제39회 한국기자상 심사평(2007년)
박영규 심사위원장(언론중재위원회 중재위원)
올해는 11개의 수상작이 나왔다. 지난해에 비해 1편이 늘었다. 영예의 대상은 올해도 나오지 않았다. 6년 연속 대상이 없는 셈이다. 대상 기준의 문턱이 높아서일까? 열띤 토론을 벌였음에도 결국 대상작을 내지 못한 심사위원들의 마음은 무거웠다.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만큼 튀는 기사가 없는 데 대상을 꼭 내야하냐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취재보다 기획부문의 수상작이 많았다. 취재보도에서 3개의 수상작이 나온 반면 기획보도에서는 6개가 나왔다. 해가 갈수록 스트레이트보다는 탐사 기획물의 수상 비율이 높아지는 추세다. 사진도 2개의 수상작을 냈다.
지역 언론이 강세를 보인 것도 특징이다. 수상작 11편중 7편을 지역 언론이 차지했다. 전문부문 2개의 수상작도 지역 언론사가 차지했다.
취재보도부문의 수상작인 연합뉴스의 "김승연 한화그룹회장 보복폭행" 보도는 한화그룹과 경찰이 철저히 은폐하려한 사건을 익명이지만 첫 보도하고 지속 추적한 공로가 인정됐다. 타 언론매체의 보도를 촉발시키고 사회적 공론화에 영향을 주는 등 3박자를 맞춘 기사였다는 평을 들었다. 10대뉴스에 뽑힐 만큼 관심과 사회적 파장이 컸지만 첫 기사부터 실명을 썼더라면 금상첨화였을 거라는 아쉬움도 남겼다. 그런 면에서 한겨레신문의 첫 실명화 의미가 부각됐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의 수상작 "민주화20년, 지식인의 죽음(경향)"은 지식인의 역할을 생각케 하는 계기를 준 기사로 취재 노력이 돋보이고 완성도도 높은 참신한 기획이란 평을 들었다. 최종 탈락했으나 세계일보의 신약 임상시험 기사나 비정규직 문제를 다룬 한겨레의 차별 없는 노동 관련 기사도 돋보였다는 칭찬을 들었다.
2개의 수상작을 낸 기획보도 방송부문 작품 중 KBS의 "시사기획 쌈 김앤장을 말한다."는 자본과 전직 권력자들을 앞세워 국내 법률시장을 장악한 거대 로펌의 문제를 잘 들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SBS의 뉴스추적 전직교수 김명호, 그는 왜 법을 쐈나?"는 여론의 화살을 받는 피의자 입장에서 `법'의 문제를 드려다 본 과감한 착상으로 개인과 조직, 폭력과 비폭력에 내면적 문제까지 폭넓게 다룬 역작이란 평을 들었다.
지역취재보도 부문 수상작중 "YTN의 욕정에 눈먼 70대의 공포의 해상 연쇄살인"은 실종으로 묻힐 수 있던 사건을 탐정 식으로 추적해 경찰 수사로 까지 몰고 가 진상을 파헤친 인상적인 사건 기사였다. 후속보도까지 제대로 갖춘 사건기자의 교육용 사례로 삼을만한 가치가 있다는 평가가 내려졌다. 대전일보의 "`죽음의 공장' 한국타이어 근로자 연쇄사망"은 후속보도가 미흡했으나 지역사회 문제를 가장 먼저 제기했다는 점을 인정받았다.
지역기획신문통신부문의 "신음하는 주거복지(부산일보)"는 극빈층의 열악한 주거 실태를 직접 체험을 통해 파헤치고 통계적 기법 등을 곁들여 완성한 고품질의 기사란 평을 받았다. "우리나라지적제도 전반에 대한 문제점 지적과 대안 제시(경인일보)"는 전국적인 지적제도의 문제점을 탐사한 공들인 기획물로 제도개선을 촉구한 캠페인 기사였다. 막대한 고비용 때문에 현실적인 제도개선은 어려울 것이란 판단이 따랐다.
지역기획방송부문의 수상작 "여수참사 200일의 기록(KBS)"은 잊혀진 사건을 끄집어내 후속 처리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해 제도개선까지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문보도 부문의 수상작 "로드킬 견공들의 항의(매일신문)"와 "비운의 괭이 갈매기(영남일보)는 모두 동물을 소재로 한 사진으로 인간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큰 수작이란 평을 들었다. FTA반대 분신과 태안앞바다 기름띠 오염 사진도 현장을 생생하게 포착했다는 평을 들었지만 아쉽게 탈락했다.
7개 부문에서 최종심사까지 오른 작품은 21건이었으나 이중 10건이 탈락했다. 그러나 탈락작들도 손색이 없는 작품이었다고 평가하고 싶다. 분투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