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사위의 마약 투약 사건’ 수사 및 재판 봐주기 의혹 추적」 동아일보 사회부 장관석, 신동진, 조동주 기자
회차 심사평
제47회 전체 총평
제47회 한국기자상 심사평
이효성 / 심사위원장
언론은 부당한 권력과 자본의 횡포 및 제도적 부조리에 대한 감시와 비판이라는 저널리즘의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 사회적 불평등과 양극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고통스럽고 힘없는 서민들은 언론이 유일한 시민의 방패로서 권력과 자본의 횡포를 견제하며 제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47회 한국기자상은 전체 심사위원들의 긴 토론을 거쳐 선정됐다. 아쉽게도 대상을 찾아내는 데 실패했지만 치열한 기자정신이 반영된 우수한 출품작들이 많았다.
취재보도 부문에서는 3편의 수상작이 나왔다. 경향신문의 ‘‘성완종 최후의 인터뷰’ 및 ‘성완종 리스트’ 파문’은 올해 대한민국을 뒤흔든 핵폭탄급 보도였다. 기업과 정치 관계에서 관행이 된 검은 자금의 흐름을 드러내 현직 총리가 퇴진해 불구속 수사를 받고 있고, 전·현직 대통령 비서실장 3명이 관련되는 등 한국사회에 엄청난 파문을 던졌다. 당사자들의 발뺌, 검찰의 미진한 수사로 후속보도가 이어지지 않고 있는 한국사회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어, 정치권과 검찰의 자성, 후속보도를 이어가려는 언론의 치열한 취재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일보의 ‘거액 금품수수 현직판사 사채왕과 유착 커넥션 추적’은 현직 판사가 대형 사채업자로부터 사건 무마 청탁을 받고 거액의 금품을 수수했다는 혐의를 잡은 뒤 2년 가까이 추적해 검은 유착의 실체를 밝혀내는 데 기여한 보도였다. 보도 후 사상 처음으로 현직 판사가 긴급체포 됐으며, 해당 판사는 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는 등 투철한 기자정신이 만들어 낸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시사저널의 ‘재향군인회 ‘돈 선거’ 의혹 및 향군 비리 커넥션 추적’ 보도는 국민의 혈세를 엄청나게 쓰면서도 편향적 활동으로 지탄받아온 관변단체를 끈질기게 추적 보도해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다른 언론의 관련 보도도 있었지만, 단발성 보도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취재 노력으로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보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오랜만에 수상작이 나왔다. 매일경제의 ‘기업發 경제위기 시리즈’는 돈을 벌어도 이자를 못 내는 ‘좀비기업’과 급증하는 기업 부채가 우리 경제의 시스템 위기로 전이될 가능성을 분석한 보도였다. 외환위기 당시 위기 경고에 소홀했던 아픈 경험을 반성하고 기업 부실 진단을 통해 다가올 위기를 조명했다는 점에서 언론의 본령에 다가가려는 시도가 좋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부문에서는 3편의 수상작이 배출됐다. KBS의 ‘광복 70년 특집 다큐멘터리 <끌려간 소녀들, 버마전선에서 사라지다>’는 동남아 전선의 위안부 문제에 대해 직접 현장을 찾아 새로운 사실을 발굴하고 종전 직후 및 그 이후의 흔적을 충실히 따라가는 데 성공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한국과 일본 정부가 불가역적인 외교 합의에 나서는 등 역사적 진실을 외면하고 있고, 학계도 진실 규명과 연구에 소홀한 가운데 언론이 사회적 현안을 밝히려는 파수꾼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한겨레신문의 ‘부끄러운 기록, 아동학대’는 탄탄한 기획력과 이를 뒷받침한 꼼꼼한 취재력이 주목을 받았다. 그동안 아동학대와 같은 사회적 문제를 충격적인 방식으로 다뤄온 대다수 언론의 천박한 보도행태와 달리 잊혀진 사건을 심층취재하면서 독자들의 심금을 울린 훌륭한 기획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한겨레21의 ‘세월호 탐사 보도’는 10만 쪽이 넘는 재판기록 등 입법·행정·사법부의 각종 세월호 기록을 단독 입수 분석해 꾸준히 발굴 보도를 이어나간 기자 정신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정부가 당초 약속했던 진상규명을 방해하고, 도리어 국민들을 위험사회에 빠뜨리고 있는 사회적 상황에 굴하지 않고 진행한 치열하고 끈질긴 취재의 힘이 돋보였다.
지역취재보도부문에서는 신문과 방송이 각각 1편의 수상작을 내놨다. 경기일보의 ‘질병관리본부 오판, 강제퇴원 메르스 확산시켰다’는 민간병원의 코흐트 지정 요구를 묵살하는 질병관리본부의 오판을 최초 보도하는 등 수 편의 특종보도와 함께 지역사회의 정상화와 사회갈등 봉합을 위한 기획기사를 통해 언론의 정도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언론이 언론의 기본정신을 충실하게 구현하며, 보도의 모범을 보였다는 평가도 나왔다.
청주CBS의 ‘산업재해 은폐 의혹’은 ‘청주 지게차 사망사고’와 관련해 업체 측의 산업재해 은폐 시도를 추적, 단독 보도해 큰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단순 사고로 묻힐 뻔한 사건을 재조명해 산업재해 관련 은폐 비리를 개선하는데 크게 기여하고, 특정 현장을 정확히 포착해 노동자들이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놓여 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기획보도부문에 출품한 부산일보의 ‘생태하천 20년, 방향 잃은 물길’ 보도는 의제 설정과 일련의 심층 기획을 이어가면서 시민을 중심에 둔 공공성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시민 혈세를 쏟아 붓고도 개선되지 않는 상황을 객관적으로 드러나게 해, 공공저널리즘의 전형을 보여준 작품이라는 평가다. 지역사회와 소통하며 적극적으로 대안 제시를 한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지속적인 시도가 이어지기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전문보도부문에서는 사진기획보도인 한국일보의 ‘시각장애인들 길바닥 언어를 잃다’가 선정됐다. 시각장애인들의 또 다른 언어라고 할 수 있는 유도블록의 설치 및 관리 실태를 세밀하게 심층 보도했다. 잘 정돈된 편집과 사진 등을 통해 우리 사회가 장애인 인권을 너무 방치한 현실을 보여줬고, 또 다른 시각과 열정어린 취재, 탐구력 넘치는 편집으로 우리 사회의 현실을 냉철하게 살펴볼 수 있는 포토저널리즘을 모범적으로 보여준 사례라는 평가를 받았다.
마지막으로 심사위원단은 동료, 선후배 기자들이 열정을 바쳐 취재한 보도에 대해 더 많은 작품을 선정하지 못한 점을 혜량해주실 것을 바라며, 국민들의 편에서 더욱 날카로운 심층보도로 2016년에 더 많은 수상작을 배출해줄 것을 당부 드린다. 언론인들의 분투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