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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품 후보작 제200회 · 2007년 4월 전문보도부문 출품 7-01

“반 FTA” 분신(사진)

한겨레 사진부

취재후기

(200회)“반 FTA” 분신/한겨레 사진부 이종근

(200회)“반 FTA” 분신/한겨레 사진부 이종근 상이란 받으면 좋은 것이 틀림없다. 이 분 저 분한테 들리는 축하소리, 그저 나쁘지만은 않다. 그렇다고 결과물이 좋다고 모든 과정이 좋을 리 없겠지만, 내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기자협회에서 시상하는 이달의 기자상에 이번 경우를 포함해 두 번째 받는다. 지난 2004년 고 김선일씨가 이라크에서 무장단체에 납치·살해되었던 소식을 듣고 오열하는 동생의 모습을 취재 한국기자상과 이달의 기자상을 받았다. 이번 경우는 한미자유무역협정에 반대하는 한 노동자의 분신을 취재해 수상을 하는 영광을 얻었다. 두 취재물의 공통점을 보면 내겐 꽤 곤혹스럽다. 먼 이국땅으로 돈을 벌기 위해 갔다 예기치 못한 자신의 운명을 대신 한탄하며 울부짖는 동생의 모습과 그 뜨거운 불길 속으로 자신이 몸뚱어리를 던지며 자유무역협정을 막으려 했던 한 노동자의 몸짓. 울부짖는 동생과 불구덩이 속에 있는 노동자와 나와 현실적인 거리감은 초점거리 0.5미터에서 5미터에 지나지 않지만, 카메라 뷰파인더로 느낀 현실적인 거리는 아득했다. 사진 속에 나온 두 분은 이제 이 세상 분이 아니다. 두 번의 경우가 모두 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 된 셈이다. 그날 우연히 나간 취재현장, 교대로 나간 현장이라 오전부터 현장에 없어서 긴장감이 떨어져 있었다. 협상장인 하얏트호텔에 도착해 얼마 지나지 않아 돌발적으로 벌어진 상황이라 이런 저런 생각을 할 틈도 없었다. 갑자기 펑하는 소리와 함께 모퉁이를 돌아 뛰어 가보니 그이의 온몸은 벌써 화염으로 뒤 덮여 있었다. 마침 경찰들이 뛰어가 간이 스프레이 소화기로 불을 끄려고 처음 시도했지만 허사였다. 다시 대형 소화기를 가지고 와 급히 불을 껐지만, 너무 늦었다. 그사이 불은 계속해서 그분의 몸을 타고 들었고, 머릿속 깊은 곳까지 화기가 미쳐겠지만, 그 순간에도 ‘한미 에프티에이 중지’를 외쳤다. 너무나 무서웠다. 이런 광경을 처음 본 것도 그렇지만 저렇게 할 수 있다는 것이 과연 가능하구나. 그 짧은 순간에도 머릿속에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 순간을 기록하기 위해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것이고, 아니면 뛰어가 불을 끄는 것이던지 119에 전화하던지....... ‘케빈 카터’. 대개는 그 이름보다 1994년의 퓰리처 수상작인 「수단의 굶주린 소녀」의 사진을 기억할 것이다. 독수리 앞에 엎드려 있는 그 사진. 그 사진을 찍은 사람이 바로 카터다. 이 사진이 발표되자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고, 덕분에 퓰리처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그러나 카터가 상을 수상하자 논란이 일었다. 일부에서는 사진을 찍기보다는 먼저 소녀를 도와야 하는 것이 인간적 도리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한 부담이 컸을까? 무거운 역사의 무게 때문인지, 아니면 현실의 무게가 너무 버거웠는지 그는 1994년 7월, 친구와 가족 앞으로 편지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말았다. 33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그러나 최근에 나온 한 책에 따르면 “사진을 찍었던 순간의 상황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과는 전혀 달랐다. 현장에 있었던 동료 조아오의 진술에 따르면 사진을 찍었던 순간에 아이의 엄마가 옆에 있었으며, 독수리 역시 우연하고 찰나적인 등장이었던 것이다. 실소를 금치 못하게 하는 이런 황당한 상황 속 사진 한 장이 재능 있는 사진작가를 자살로 몰고 간 것이다. ” 정말 극적인 사진과 그 전도가 양양한 사진기자의 운명 치곤 너무 허탈할 뿐이다. 그 분이 다시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병실도 찾아갔었다. 그렇지만 이제 바람은 바람일 뿐, 현실은 달랐다. 적어도 내 기도와 달리 4월 15일 보름 만에 54년의 한 많은 세상을 사시다 떠나셨다. 빈소에서 본 그분의 영정사진 속 모습은 너무나도 환하게 웃고 계셨다. 자기의 몸을 불사른 그런 모습이 아니라 우리 옆에 있는 삼촌이나 아저씨같은 푸근한 웃음 띤 보통사람의 모습이었다. 사진 속의 그 분은 그렇게 웃고 있지만 그런 사진을 보고 있는 내 마음은 무거울 뿐이었다. 이제 그분이 우리에게 남기고 간 마음의 빚을 우리는 풀어야 할 것이다. 어떻게 하는 것이 올바르며, 우리에게 과연 국익은 어떤 것이며, 다시는 이런 일들이 되풀이되어서는 절대로 안 된다는 것. 나는 그 분을 확신범으로 생각한다. 물이나 불에 데어본 사람은 알 것이다. 그 고통을. 그 당시 뿐만 아니라 그 뒤에 겪을 고통을 생각한다면 그 어떤 확신이 있지 않고는 그런일을 하기란 불가능할 듯 보인다. 그 확신이라는 것이 어떤 이들에겐 아무 것도 아니겠지만, 그 분에게 만큼은 그 어느 것보다도 중요했을 것이다. 삶, 가족, 친구들만큼 중요한 것은 아마 자신일 것이다. 온몸이 화마가 뒤 덮여 있는 가운데도 외쳤던 그 소리는 현장에 있는 사람만이 알 수 있을 것이다. 그 분이 왜 그렇게 외쳐야 했던 것도 마찬가지리라. 그런 현장을 지켜내야만 하는 것이 바로 내 일이다. 그 일이 지금처럼 슬픈 일이 아니었으면 하는 바람일 뿐. 오늘도 내일도 꿋꿋이 현장을 지키고 있을 것이다. 사진기자의 숙명이 이런 것인가 하는 생각을 이번 기회를 통해 다시금 생각했다. 저번 한국기자상을 타고 수상 소감을 밝힐 때 다음 번에는 독자들과 사람들에게 희망이 샘솟고, 사진을 보면 환한 함빡 웃음을 터뜨릴 수 있는 그런 취재를 해 결과물을 신문에 싣고 싶고, 그런 사진으로 상을 받고 싶다고 밝힌 적이 있었다. 이번에도 그 약속을 지키지는 못했다. 아마 평생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지만, 여전히 노력은 해야겠다. 다시금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회차 심사평

제200회 전체 총평

제200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평 지국현 심사위원(매일신문 서울지사장) 한국기자협회가 1990년 9월부터 시행해온 이 달의 기자상이 이번 달로 2백회째를 맞게 됐다. 전국의 기자협회 회원 동료, 선후배들과 함께 축하한다. 이 기간 동안의 기자상 수상작품을 보면 신문이나 방송을 보지 않았더라도 시대상을 읽을 수 있고, 시대 비평을 짐작할 수 있다. 매달 한국 언론의 대표작들을 선정해온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활용한 적이 있는지 모르지만 학위 논문 소재로도 손색이 없을 것이라고 믿는다.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39편의 작품이 출품돼 17편이 예심을 거쳐 본선에 올랐고 이중 6편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취재보도부문에서는 비슷한 소재인 연합뉴스의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보복폭행’과 한겨레신문의 ‘김승연 한화회장이 직접 때렸다’가 동시에 출품됐다. 연합뉴스는 경찰과 한화 측이 사건을 은폐하려는 가운데 순발력 있게 취재망을 가동, 사실관계를 상당부분 확인한 뒤 실명을 거론하진 않았지만 제1보를 터뜨렸다. 자칫 묻힐 수도 있었던 사건을 국내 언론이 앞다투어 보도하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는 것. 다수의 심사위원들이 이점을 높이 평가해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한겨레 출품작은 대부분 언론이 익명 기사를 쓰고 있는 가운데 김 회장이 폭행에 직접 가담했다는 사실을 실명으로, 또 가장 먼저 구체적 실상을 밝혀내 보도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으나 비슷한 소재라는 점 때문에 수상작에 아쉽게 밀리고 말았다. 이번 심사에서는 특종과 실명보도라는 두 가지 측면 중 어느 쪽을 더 비중있게 평가해야 하느냐에 대해 취재, 보도의 원론적 차원에서 난상토론이 있었다. 향후 좀 더 심도 있게 이 문제를 연구해 봐야 한다는 것으로 토론을 종결했다. KBS의 ‘의사협회 전방위 로비, 녹취록 보도’는 사회적 파장이 컸던 작품으로 좋은 평가를 받아 본선에 올랐으나 아쉽게 수상작에는 들지 못했다. 경향신문의 ‘늑대복제 오류 및 연구윤리 부실 비판’도 보도자료에 의존하지 않고 서울대 교수팀의 연구성과 부풀리기 의혹을 잘 파헤쳤으나 역시 수상작에는 들지 못했다. 기획보도 신문 통신부문에서도 유사소재 작품이 출품됐다. 서울신문의 ‘E-권력 포털 대해부 ’와 전자신문의 ‘사이버 생태계 포식자 포털’이 그것. 포털사이트의 횡포와 문제점을 광범위하면서도 심층적으로 다룬 서울신문의 특집기획이 선행보도라는 점에서 본선에 올라 수상작이 됐다. 매일경제의 ‘망국적 비싼 땅값’, 동아일보의 ‘FTA시대, 글로벌 법류산업 빅뱅’, 세계일보의 ‘신개방시대-지자체 국제화 현주소’도 역작으로 평가돼 본선에 올랐으나 안타깝게 최종 관문을 넘지 못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80조 보험시장 유혹의 덫’과 ‘시사기획 쌈-친일의 땅은 살아있다’ 등 KBS의 두 작품이 본선에 올라 경합을 벌였으나 생활주변의 소재를 다룬 ‘80조 보험시장’이 수상의 영예를 차지했다. 지역취재보도부문에서는 국제신문의 ‘부산교도소에 갇힌 수감자의 인권’이 선정됐다. 피해자들의 생생한 증언을 바탕으로 교도관들의 집단폭행 등 접근하기 어려운 인권유린의 현장을 잘 파헤친 점이 평가를 받았다. 대구MBC의 ‘선거법 위반 과태료 파문’은 간발의 차이로 수상은 못했지만 타 언론이 가볍게 넘긴 제보를 적극 취재해 ‘물건’을 만들어냈다는 좋은 평가를 받았다. 매일신문의 ‘대구교대 총장 논문대필’, 강원도민일보의 ‘마사지 업소로 간 중국인 유학생’도 본선에 올랐으나 최종 순간 탈락하고 말았다. 지역기획 방송부문에서는 부산MBC ‘창사 48주년 특집4부작-삶, 죽음, 그리고 사망이후 보고서’가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잘 파헤쳤고, 기자의 다큐멘터리 제작 영역개척도 의미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기획 신문 통신 부문에서는 매일신문의 ‘청송백자 단독 규명 및 복원 필요성’과 국제신문의 ‘부산시 항공마케팅 실종’등 2편이 본선에 올랐으나 수상작을 내지는 못했다. 전문보도부문에서는 한겨레신문의 ‘반FTA분신’사진이 두말할 필요도 없는 특종이라는 점에서 이의 없이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이 회차 수상작 2007년 4월

제200회(2007년 4월)에서 상을 받은 작품입니다.

취재보도부문 · 1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보복폭행 보도
1-06 연합뉴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 1편
‘E-권력’ 포털 대해부
2-04 서울신문 이창구
기획보도 방송부문 · 1편
80조 보험시장 유혹의 덫
3-02 KBS 박종훈·신동곤
지역취재보도부문 · 1편
부산교도소에 갇힌 수감자들의 인권
4-06 국제신문 조미령·안진우
지역기획보도 방송부문 · 1편
창사48주년 특집4부작 “삶, 죽음, 그리고 사망이후보고서”
6-02 부산MBC 조수완·장기홍
전문보도부문 · 1편
사진보도 - “반 FTA” 분신
한겨레신문 이종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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