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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0회 (2016년 6월)

수상작 8편 · 출품 후보작 60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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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작 8편

심사평

제310회 '이달의 기자상' 수상 경쟁은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 이번 달에는 현장 기자들의 땀과 노력이 깃든 총 67편의 후보작이 제출돼 올해 심사 중 가장 많은 출품 수를 기록했다. 전통적인 특종 영역인 취재보도 부문에서 중앙과 지방을 가릴 것 없이 많은 수작이 제출됐다. 이는 감시와 견제라는 언론의 전통적 역할이 우리 사회에서 여전히 필요하고 중요함을 보여주는 방증일 것이다. 다만 검찰·경찰의 수사를 따라가거나 사회적 공론화로 문제가 드러나기 전에 언론이 먼저 좀 더 끈질기고 선제적으로 문제를 추적·발굴하고 어젠다를 설정해 사회적 논의를 주도하는 모습이 최근 약화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자성의 목소리도 심사 과정에서 제기됐다. 심사위원들은 치열한 토론 끝에 8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취재보도 부문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된 동아일보의 '국민의당 선거비용 리베이트 수수 의혹'은 총선 직후 정치권에서 떠도는 소문을 계기로 취재에 착수, 의혹을 하나씩 확인하고 선관위의 고발 시점에 맞춰 기사화한 깔끔한 단독 보도였다. 해당 보도가 없었더라도 결국은 공개될 사안이라는 지적도 있었지만 과감히 의혹을 터뜨리고 후속보도를 통해 이슈를 이끌고 나가며 큰 파장을 일으켰다는 호평을 받았다. 중앙일보의 '남부지검 자살 검사, 부장검사 폭언 및 폭행 의혹'은 한 젊은 검사의 안타까운 자살의 뒷얘기를 놓치지 않고 추적, 검찰 조직에 남아 있는 없어져야 할 문화의 일단을 확인시킨 보도가 돋보였다. 다만 잘못된 명령·지시에 여전한 복종 문화가 존재하는 검찰의 조직문화 전반을 좀 더 심층 깊게 파고들었더라면 하는 아쉬움과 비슷한 문화의 다른 조직의 실태까지 파악했더라면 더 좋았겠다는 지적도 나왔다. TV조선의 '서영교 의원 친인척 채용·보좌관 후원금 상납'은 그동안 자의적으로 행해져 왔던 국회의원 보좌진 채용 등의 잘못을 잘 드러냈고, 제도적 개선을 이끈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가 나왔다. 경제보도 부문에서는 경향신문의 '홍기택 전 산업은행장 단독 인터뷰-"대우조선 지원, 최경환·안종범·임종룡이 결정"' 보도가 수상했다. 홍 전 회장이 자신에게 쏠리는 책임을 피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지만 관치금융의 폐해를 잘 드러낸 인터뷰 기사였다는 데 심사위원 대부분이 공감했다. 홍 전 회장의 실명 인터뷰가 나오면서 파장은 상당히 컸고, 청와대 서별관회의의 여러 문제점이 부각되는 계기도 됐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된 오마이뉴스의 '불법파견 위장취업 보고서' 심사 과정에선 기자가 위장취업을 통해 취재한 상황과 관련해 언론의 취재윤리와 언론보도의 공익성과의 관계에 관한 토론이 벌어졌다. 미국에선 슈퍼마켓 직원으로 위장 취업해 쇠고기 유통기간 변조를 취재한 방송 기자에 대해 배상금을 물게 한 판례도 있지만 이 역시 사안마다 다르며, 결국은 공익이나 공공성 증대를 위해 ‘이익형량’의 원칙에 따라 공익이 더 큰지 아닌지를 보면서 판단해야 한다는 데 심사위원들의 공감대가 형성됐다. '불법파견 위장취업 보고서'는 기자가 직접 체험하는 방식의 보도를 통해 파견근로자가 처한 현실과 이들이 받는 각종 부당한 대우, 파견 노동과 관련한 여러 불법적인 행태들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 출품된 목포MBC의 '여교사 성폭행 사건'은 전 국민에게 큰 충격을 줬던 만큼 수상작 선정에 이견이 없었다. 이번 사건을 첫 보도하고 계속 추적하며 사회적 문제로 부각시킨 데 공헌이 컸다. 이번 사건의 완전한 실체가 드러나기까지 언론 전체의 협업 성과도 있었지만 선발 보도의 의미가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또 다른 수상작인 경인일보의 '이천 SK하이닉스 주변 논 황폐화'는 오랜 시간 발품을 들여 끈질기게 추적하며 문제의 원인을 발견하고 개선책까지 이끈 기자의 노력이 돋보인 지역밀착형 뉴스의 전형을 보여줬다. 전문보도부문에서는 SBS의 '5·18 항쟁:전염병처럼 번진 왜곡의 실체 등'이 선정됐다. 상당한 노력을 들여 팩트체크라는 언론 본연의 기능에 집중했고, 의도적으로 물타기나 왜곡돼 퍼지는 사안의 확산을 막는 데 경종을 울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자상 심사위원회)

출품 후보작

수상하지 못한 작품까지. 원본 사이트에서는 따로 찾아 들어가야 보입니다.

데이터 저널리즘의 정수를 맛보다-美 총기난사범 84인, 그들은 누구인가
후보 10-01 전문보도부문 연합뉴스 디지털뉴스부 이상서
한국에서 나고 자랐지만…방치된 ‘그림자 아이들’
후보 10-02 전문보도부문 국민일보 사진부 곽경근*
5·18 항쟁:전염병처럼 번진 왜곡의 실체 등
후보 10-03 전문보도부문 SBS 뉴미디어편집부 권지윤*·박원경
물러나지 않는 불법중국어선
후보 10-04 전문보도부문 한겨레신문 사진부 김봉규*
영남권 신공항 백지화, 1면 백지 편집
후보 10-05 전문보도부문 매일신문 편집1부 박진규*
모바일제보CMS 구축을 통한 ‘크로스 플랫폼 콘텐츠’ 뉴스
후보 10-06 전문보도부문 YTN 디지털뉴스팀 이승현*·서정호
삼성물산, 육아휴직 신청 때 ‘위법각서’ 강요
후보 1-01 취재보도1부문 JTBC 뉴스제작2부 김상진*
고교생 22명이 여중생 성폭행…5년 만에 ‘지옥’을 털어놨다
후보 1-02 취재보도1부문 서울신문 사회부 김양진*·강신
국정원, 탈북종업원 하나원 안 보낸다
후보 1-03 취재보도1부문 한겨레신문 통일외교팀 김진철
5·18 ‘계엄군 발포지’ 옛 전남도청 앞 6·25 특전사 퍼레이드 논란
후보 1-04 취재보도1부문 중앙일보 지역뉴스부 김호*
차량용, 공기청정기 필터서 살균제 성분 OIT 검출
후보 1-06 취재보도1부문 MBC 사회2부 남재현*·곽동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록물’ 유네스코 등재 사업 정부 예산 전액 삭감
후보 1-08 취재보도1부문 JTBC 정치1부 윤설영*
30대 택배기사 사망사고
후보 1-09 취재보도1부문 민중의소리 사건팀 옥기원*·박소영*·이승훈*·지형원
‘모야모야’ 여대생 강도 및 범죄피해자 지원 문제
후보 1-11 취재보도1부문 YTN 사회부 이승배*·이상엽*
北, 황강댐 이례적 ‘만수위’ 유지…“기습방류 우려”
후보 1-12 취재보도1부문 KBS 정치외교부 유광석·김경수*
이런 대우조선...직원이 180억원 빼돌려도 8년동안 까맣게 몰랐다
후보 1-13 취재보도1부문 한국경제신문 지식사회부 박한신
‘홍만표 오피스텔 123채’ 등 법조 비리
후보 1-14 취재보도1부문 TV조선 TV조선 사회부 법조팀
‘불법영업·거짓진료·탈세..탄자니아 北 병원 실태’ 검증
후보 2-01 취재보도2부문 KBS 국제부 김덕훈
대우조선 부실방치 논란 홍기택 AIIB부총재 휴직
후보 3-01 경제보도부문 머니투데이 경제부 정혜윤
권영수-공무원 ‘불편한 점심’
후보 3-02 경제보도부문 아시아경제 산업2부 강희종·안하늘*
면세유 탈세 기획 시리즈
후보 3-03 경제보도부문 아주경제 경제부 배군득·김동욱*·노승길*·송종호
법원 “삼성물산 합병때 주식매수가 낮게 산정” 외
후보 3-05 경제보도부문 한겨레신문 경제부 이정훈*·곽정수
구멍 뚫린 청약제도, 불법 편법 부추긴다
후보 3-06 경제보도부문 서울경제신문 건설부동산부 조권형*
이케아 말름서랍장 한국 리콜 차별 논란
후보 3-07 경제보도부문 뉴스1 산업2부 양종곤*
현대중공업 ‘핵심기술 도면’ 중국 유출 추적
후보 3-08 경제보도부문 채널A 사회정책부 배영진*
재스민 혁명 5년, 끝나지 않은 아랍의 봄
후보 4-01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한국일보 국제부 김현우*·정지용*
초저출산의 덫에 갇힌 대한민국
후보 4-02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헤럴드경제 정책섹션·김대우*·배문숙*·원승일*
중국 일본에도 없는 이런 규제 없애라
후보 4-03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한국경제신문 산업부 김현석*·노경목
좋은 일자리 프로젝트
후보 4-05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한겨레신문 경제부 임지선*·허승
스토리펀딩 ‘소년이 희망이다’
후보 4-06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국민일보 종교국 전정희·유영대·이사야·김태희*
프리미엄 리포트-미세먼지, 우리 동네는 괜찮나
후보 4-07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동아일보 정책사회부 임현석·홍정수
국민신문고-‘자! 살자’
후보 5-01 기획보도 방송부문 YTN 기획제작팀 홍상희·박정호*
NASA와 석탄화력발전소를 통해본 미세먼지 기획
후보 5-02 기획보도 방송부문 JTBC 사회2부 정제윤
법 지키면 바보? 가짜 친환경식탁보
후보 6-01 지역 취재보도부문 KNN 사회부 강소라·정용수*
사창가 포주도 울고 갈 고교생 엽기행각 충격
후보 6-02 지역 취재보도부문 경기일보 사회부 이인엽*·최성원*·박연선*
양림동 문화유산 ‘선교사 사택’ 사라질 위기
후보 6-03 지역 취재보도부문 전남일보 사회부 진창일
안동시, 마약 양귀비 꽃길 조성 논란
후보 6-04 지역 취재보도부문 매일신문 경북부 전종훈·김영진*
‘교육역행’ 작은 학교 통폐합
후보 6-05 지역 취재보도부문 대구MBC 뉴스취재부 조재한·김종준·장성태
시 공모사업에 공무원 유착 의혹
후보 6-06 지역 취재보도부문 TBC 사회부 한현호*·권기현*
가슴 ‘뭉클’ 야생오리가족 이주 대작전 외
후보 6-07 지역 취재보도부문 KNN 경남본부 진재운*·정기형·육근우·전재현*
불산 공포 3년 추적..“경고도 매뉴얼도 무시했다”
후보 6-08 지역 취재보도부문 대전CBS 보도제작국 고형석*·김미성
장애인 울리는 장애인 콜택시…‘미터기 조작’
후보 6-09 지역 취재보도부문 KBS광주 사회팀 양창희·신한비
국민 안전 위협하는 결함버스 “도로 위 시한폭탄”
후보 6-10 지역 취재보도부문 TJB대전방송 사회부 조혜원·황윤성
국정교과서 정보공개 238일간의 기록
후보 6-11 지역 취재보도부문 제주CBS 보도제작국 이인·문준영*
순천시 41억 원대 수의계약 비리 의혹
후보 6-12 지역 취재보도부문 KBS광주 순천방송국 이성각*·김종윤*
안동 도서관 여고생 폭행사건
후보 6-13 지역 취재보도부문 안동MBC 엄지원*·최재훈*
‘실탄 갖고 탑승’ 청주공항 보안 구멍...은폐 의혹
후보 6-14 지역 취재보도부문 청주CBS 사회부 장나래*
14명 사상…남양주폭발사고, 무자격 일용직이었다
후보 6-15 지역 취재보도부문 중부일보 지역사회부 이호진*·김동욱*·임성봉*
‘자문관’ 감투 쓰고 억대 금품·재취업 요구
후보 6-18 지역 취재보도부문 전주MBC 취재부 김아연*
학교전담 경찰관들이 담당 여고생과 성관계 파문
후보 6-19 지역 취재보도부문 연합뉴스 부산취재본부 민영규·김재홍*·차근호
청도 소싸움사업의 딜레마
후보 8-01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영남일보 경제부 노인호*·백경열*·최보규*
‘청년실업’ 두 번 울리는 국가자격시험
후보 8-02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기호일보 경제부 박노훈·김재학·양진영*·전승표
학교전담 경찰들 담당 여고생과 성관계
후보 8-03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국제신문 사회부 김현주*·김화영*·권용휘·박호걸·안세희
원양어선서 베트남선원, 한국인 선장 등 2명 살해
후보 8-04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연합뉴스 부산취재본부 민영규·오수희·김선호*·김재홍*·차근호
안전하지 않은 안전매뉴얼
후보 9-01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울산MBC 탐사보도부 설태주·유희정
시사기획 판-‘짓고 또 짓는 체육시설’
후보 9-02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JTV전주방송 시사제작국 이승환*
살아있는 전기 22,900V..불편한 진실
후보 9-03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KBS광주 보도국 임병수·박석수
수백억 경제효과 전지훈련 실적 조작 파문
후보 9-04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KBC광주방송 탐사팀 정영팔*·양세열*·정규혁*
해양폐기물 불법처리 실태 고발
후보 9-05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목포MBC 양현승·고재필
위기의 왜성
후보 9-06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KNN 경남본부 김상철*·육근우

취재후기

수상 기자가 직접 쓴 1인칭 기록 8편

남부지검 자살 검사, 부장검사 폭언 및 폭행 의혹 중…
남부지검 자살 검사, 부장검사 폭언 및 폭행 의혹 중앙일보 사회2부 손국희 기자 심증뿐이었지만 이해가 되지 않았다. 서른셋, 누구보다 의욕적이었다던 젊은 검사가 ‘업무 스트레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다니. 취재에 돌입했지만 쉽지 않았다. 김홍영 검사의 생전 행적을 퍼즐 조각처럼 맞춰보자는 생각으로 지인들을 수소문했다. 대학, 사법연수원 동기부터 고등학교 동창까지. 20여명의 지인들을 접촉했다. 떠난 이는 말이 없다지만, 남은 이들은 입을 열었다. 지인들의 증언에 유독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있었다. ‘2월’ 그리고 ‘부장검사’였다. 쾌활했던 김 검사가 올 2월부터 전혀 다른 사람이 됐다는 것이다. 새로 부임한 부장검사의 폭언이나 부당한 행동들을 언급하며 “자살하고 싶다” “죽고 싶다”는 말을 수도 없이 되풀이했다고 했다. 문제는 증거였다. 지인들에게 이를 입증할 김 검사의 문자메시지 내용을 공개해줄 것을 설득했다. 지인들은 처음엔 주저했다. 이들은 대부분 현직 법조인이다. 보도 이후 감찰, 조사 과정에서 문자메시지를 제공한 이들의 신원이 불가피하게 드러난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았다. 하지만 지인들은 끝내 큰 용기를 냈다. 그 결과 김 검사가 동기들에게 보낸 20여건의 카카오톡, 문자메시지 내용을 입수했다. 업무상 질책 수준을 넘어선 부장검사의 폭언이나 폭행 정황, 자살 충동을 언급한 내용이었다. 이 무렵 김 검사의 부모님과도 접촉했다. 대검찰청과 청와대에 탄원서를 제출했지만 한 달 넘게 성의 있는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했다. 보도가 나간 뒤 대검찰청에서 감찰을 시작했고, 그 결과가 7월 27일 발표됐다. 잘잘못을 가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번 보도, 감찰 결과를 계기로 검찰 조직의 일부 그릇된 문화가 개선되길 기대한다.
국민의당 선거비용 리베이트 수수 의혹 동아일보
국민의당 선거비용 리베이트 수수 의혹 동아일보 정치부 차길호 기자 6월 한 달 내내 이어진 국민의당 비례대표 선거비용 리베이트 수수 의혹 사건은 정치권에 떠도는 작은 소문에서 시작됐다.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근거 없는 얘기로 흘려버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당 내부에서 흘러나오는 얘기가 비교적 구체적이라는 판단에 취재를 시작했다. 쉽지는 않았다. 당 핵심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관련 사실을 강력히 부인했다. 오히려 내부 단속에 나섰다. 소문의 진원지에 대한 색출 작업과 일부 인사들에 대한 인사 조치가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일부 당직자들은 억울함을 호소하다 쓰러져 구급차에 실려 가기도 했다. 진술과 심증은 있었지만 확실한 물증을 찾지 못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일부 핵심 당직자들의 이중적인 행태에 공분하는 목소리를 외면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하루하루 관련 단서와 증언을 하나씩 축적해 나갔다. 그러던 중 선관위와 검찰도 이미 제보를 받고 내사 중이라는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당 내부 취재를 통해 사건의 개요를 어느 정도 파악한 상황에서 두 기관의 조사와 수사 진행 상황을 계속 추적했다. 단순 의혹 제기만으로는 정치적 논란만 불러일으킬 수 있어서 이들 기관에서 확인될 때까지 보도 시점을 늦추기로 했다. 첫 보도 이후 국민은 물론 대다수 언론, 정치권은 믿기 힘들다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본보 보도 이후 선관위는 보도자료를 배포했고, 검찰은 곧바로 정식 수사에 착수했다. 언론 보도가 이어지면서 국민의당 안철수 천정배 공동대표는 20일 만에 대표직을 사퇴했다. 선관위는 관련 제도 개선책 마련에 들어갔다. 선거 때마다 계속된 정치권의 불법적인 국고 빼돌리기 관행이 사라지는 계기가 될 것을 기대해 본다.
서영교 의원 친인척 채용·보좌관 후원금 상납 TV…
서영교 의원 친인척 채용·보좌관 후원금 상납 TV조선 사회부 하누리 기자 취재원을 대할 때 마음은 항상 미묘합니다. 지탄받을 일을 한 사람이라도, 제가 캐물으며 '완장질'을 하는 게 아닌지 매번 어렵습니다. 이번 취재도 처음에는 그랬습니다. '딸을 왜 채용했느냐'는 질문에 서영교 의원은 한숨을 뱉었습니다. 또 불편해졌습니다. 하지만 전화를 끊기 직전 들은 이 말 덕분에 마음이 단단해졌습니다. "이게 뭐가 문제가 되죠? 기사를 쓰면 가십은 되겠죠. 그것뿐 아닌가요? 그런 기사 쓰지 마세요." 서 의원은 딸을 인턴으로 채용한 것을 ‘잘못’이라고 인식하지 않았습니다. 혹은 국회 인턴이라는 자리를 대수롭지 않게 본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그 자리가 청년들에게 얼마나 간절한 것인지 몰랐던 모양입니다. 국회의원 한 명에 관한 표적기사로 보일까 봐 고민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서 의원 외에도, 많은 의원이 친인척을 채용하고 보좌관으로부터 후원금을 받는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보도하기로 했습니다. 보도 후 친인척 채용을 한 또 다른 의원들이 줄줄이 나왔습니다. ‘자수’를 한 의원도 있었습니다. 가십으로도 표적으로도 끝나지 않아 다행이었지만, 그만큼 나쁜 현실을 봤습니다. 국회가 약속한 대로 잘 고치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취재하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이해관계가 엮여 있는데도 국회 관행을 바꿔야 한다며 제보를 해준 관계자들이 있었습니다. 취재 도와주신 김미선 선배께도 감사드립니다. 민감한 취재와 기사를 정치하게 다듬어주신 배태호 팀장과 김홍진 부장, 유독 더웠던 6월 함께 촬영해주신 이원일 선배와 류재현·곽재순 기자, 이틀 연속 뉴스 한 시간 전에 오디오 넘겼는데도 멋진 그림 만들어주신 채문기 선배, 고생 많고 사이좋은 우리 법조팀 감사합니다.
홍기택 전 산업은행장 단독 인터뷰-“대우조선 지원…
홍기택 전 산업은행장 단독 인터뷰-“대우조선 지원, 최경환·안종범·임종룡이 결정” 경향신문 산업부 박재현 기자 중국의 혁신 기업을 취재하기 위해 지난 5월 중국 베이징과 선전을 방문했다. 이 과정에서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을 만났다. 그는 지난 3년간 산업은행장으로 활동하다, 지난 2월 출범한 중국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부총재로 선임돼 베이징에 머물고 있었다. 환담 과정에서 최대 현안인 구조조정과 관련해 ‘국책은행 책임론’이 거세고 일고 있는 국내 상황을 전하자 홍 전 회장은 자신의 입장과 당시 상황들을 얘기하기 시작했다. 주요 내용은 지난해 10월 대우조선해양 지원은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 임종룡 금융위원장 등이 참석한 청와대 서별관회의에서 결정됐고, 산업은행은 그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는 것이었다. 또 낙하산 인사 자리를 청와대와 금융당국, 산업은행이 3분의 1씩 가져갔다는 등 그야말로 관치금융의 실상과 구조조정의 내막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내용이었다. 홍 전 회장의 발언 내용은 사실 증거만 없을 뿐 금융계에서는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산업은행의 대우조선 지원 등에 대해서도 그동안 고위관계자 등 익명으로 보도된 정도였다. 공공연한 비밀이 익명이라는 한계에 부딪혀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한 게 사실이다. 실명으로 기사를 쓰기로 했다. 이대로 가다가는 경제 위기는 시간문제일 수밖에 없다는 절박한 심정이었다. 보도의 파장은 예상을 뛰어넘었고, 그 여진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국책은행의 역할론, 서별관회의의 비공개 운영에 대한 사회적 논란도 커지고 있다. 이 기사가 경제정책에 대한 투명성을 높이는데 조그마한 역할을 했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출장을 함께하며 기사의 큰 줄기를 잡아주시고 기사 데스크까지 마다치 않았던 박용채 논설위원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불법파견 위장취업 보고서 오마이뉴스
불법파견 위장취업 보고서 오마이뉴스 이슈팀 선대식 기자 영화 <신세계>는 숨 막히는 긴장감에 진땀을 쏟게 하는 영화입니다. 주인공 이자성(이정재 분)은 범죄조직에 잠입한 경찰입니다. 그의 신분이 노출될 위기에 처할 때 느껴지는 긴장과 긴박함은 보는 이에게 숨 쉴 틈을 주지 않습니다. 저 역시 지난 2, 3월 공장에 위장 취업한 뒤 신분이 노출될까 가슴을 졸였습니다. 취재 첫날, 파견회사를 돌아다니며 일을 구했습니다. 한 파견회사에서 적당한 일을 찾았고, 이튿날부터 일하기로 했습니다. 긴장과 흥분이 섞인 마음에 서둘러 파견회사를 빠져나왔습니다. 돌아가는 길, 뭔가 허전했습니다. 아뿔싸! 파견회사에 가방을 놓고 나온 걸 깨달았습니다. 가방에는 불법 파견 자료가 잔뜩 들어있었습니다. 재빨리 돌아갔지만, 유리문은 굳게 닫혀있었습니다. 문 너머로 가방이 보였습니다. 5분, 10분... 파견회사 직원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별별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혹시 가방을 열어보지 않았을까.’ 1시간이 지나서야 그들이 돌아왔습니다. 쿵쾅거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가방을 놓고 나왔다”고 말했습니다. 진땀이 났습니다. 한 직원이 말했습니다. “아, 저기 있네요.” 다행히 가방을 열어보지 않은 모양이었습니다. 안도의 한숨이 나왔습니다. 기획기사가 차례로 나간 뒤 관련 부처에서는 불법 파견 근절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보람을 느꼈습니다. 가끔 이런 생각을 합니다. 또 위장취업을 해야 한다면 어떻게 하지? 사실 답은 정해져 있습니다. “당연히 해야지.”
여교사 성폭행 사건 목포MBC
여교사 성폭행 사건 목포MBC 보도부 김진선 성범죄는 단독에 목마른 사건기자에게도 무겁다. 이번 사건이 발생한 다음 날부터 다양한 경로로 사실관계를 확인했음에도 열흘 동안 섣불리 보도하지 못한 이유다. 어떤 범죄보도는 피해자가 보호돼야 하지만 이번 사건은 피해자의 신상이 알려질 위험이 컸다. 고민하던 사이 이 사건과 관련한 제보 두 통을 받았고, 같은 마을 주민 등을 중심으로 소문이 퍼져가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피해자의 남자친구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인터넷 글도 함께 퍼지면서 과장되거나 허위 사실도 덧붙여졌다. 보도를 늦추거나 하지 않는 것이 피해자를 보호하는 것은 아니라는 판단에 로컬 뉴스데스크에서 단독으로 보도했다. 피해자가 최대한 노출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방침이었다. 2차 피해 우려로 지역 이름까지도 특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타 매체들도 따라붙기 시작하면서 결국 지역과 섬은 물론 학교 이름, 교사의 신상과 관련한 정보들도 공개됐다. 그 섬에 학교가 단 두 곳뿐인 데다 초등학교는 그나마 한 곳이었다는 점, 또 신안에는 아직 경찰서가 없다는 사실들을 알 수 없었던 일부 매체들은 억측을 더 한 보도로 피해자와 마을 사람들에게 또 한 번 상처를 주기도 했다는 점은 아쉽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충격이 컸던 만큼 제도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도서벽지 근무 안전 종합대책’이 발표됐고, 정치권은 신안경찰서 신설 추진을 약속했다. 피해자나 당사자 가족들의 상처는 되돌릴 수 없게 됐다. 다만 범죄가 일어난 직후 절차대로 신고해 증거를 남긴 피해 교사의 용기가 헛되지 않도록, 꾸준히 가해자들의 재판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물론 교육부와 정치권이 내놓은 대책과 약속들이 제대로 지켜지는지 끊임없는 취재와 보도를 이어갈 것이다.
이천 SK하이닉스 주변 ‘논 황폐화’ 경인일보
이천 SK하이닉스 주변 ‘논 황폐화’ 경인일보 정치부 전시언 기자 지난해 4월 경찰서를 돌며 하루 3~4시간의 쪽잠을 자던 수습기자 시절, 이천의 한 논에서 폐수로 인해 벼가 고사했다는 이야기를 우연히 듣게 됐다. 나는 곧장 현장으로 달려가 현장을 확인하고 원인 파악에 나섰다. 전문기관의 도움을 통해 알아봤더니 놀랍게도 반도체를 만드는 SK하이닉스에서 황산 함유량이 많고 전기전도도가 높은 폐수를 하루에 7만5천t이나 방류하고 있었다. 또 썩어가고 있는 논 주변 하천에는 매일 1만5천t의 폐수가 흘러들어 가고 있었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에 메르스 등 여러 가지 큰 이슈와 부서이동 등으로 후속 취재가 미뤄졌고, 올 3월에야 다시 현장취재에 나섰다. 최근 3개월 동안 일주일에 한 번씩 이천 현장으로 달려가 지역 농민과 주민, 부동산중개인 등을 대상으로 취재했다. 그 결과 문제가 된 논은 결국 SK하이닉스에서 내보는 폐수 때문이라고 결론을 내리고, 처음 기사를 구상한 지 1년여 끝에 'SK하이닉스 주변 논이 썩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총 6차례에 걸쳐 후속 기사도 썼다. 전문가와 관계기관 등의 과학적 실험을 통해 문제점을 입증하니, 책임이 없다며 발뺌하던 SK하이닉스, 이천시, 경기도까지 나서서 주민들에게 사과하고 후속대책을 마련해 발표했다. 대기업을 상대로 한 취재라 혼자서 힘에 부치고, '과연 이것이 기사화될까?' 걱정하며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 적도 부지기수다. 그럴 때마다 버틸 수 있게 도와준 고마운 분들이 있다. 단순히 직장동료가 아닌, 고민을 공유하고 함께 해결책을 찾아준 '참 선배'였다. 나보다 앞서 벽에 부딪혔던, 이를 경험 삼아 방어벽이 되어준 선배들이 있었기에 기사가 비로소 빛을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5·18 항쟁: 전염병처럼 번진 왜곡의 실체 SBS
5·18 항쟁: 전염병처럼 번진 왜곡의 실체 SBS 뉴미디어편집부 권지윤 기자 ‘선동은 한 문장으로 가능하지만, 반박에는 수많은 문서와 증거가 필요하고, 반박하려 할 때면 이미 사람들은 선동돼 있다.’ 나치 선동가 괴벨스의 말이다. 그의 말이 우리 현실에 통할 것이라는 건 생각하지도 못했었다. 그러나 5.18 역사 왜곡은 ‘99%의 거짓과 1% 진실을 배합하면 100% 거짓보다 훌륭하다’는 괴벨스의 말을 답습하듯 그렇게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었다. 역사 왜곡에 대한 소극적인 정부, 사회의 무관심이 만든 결과였고, '5.18 역사 왜곡 시리즈'를 준비한 배경이다. 장시간 이뤄진 역사 왜곡의 근원을 찾기는 힘들었다. 왜곡의 주체가 누구였고, 그 변화상은 어땠고, 과학을 빙자한 왜곡의 허구성을 입증하기도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복잡하게 얽힌 실타래를 푸는 가장 훌륭한 방법은 묶인 줄을 한 줄 한 줄 참고 푸는 것이라고 했다. 지난한 작업 끝에 극우 인사와 극우사이트의 분업 구조를 확인했다. 그들 주장의 허구성을 밝히기 위해 5.18 항쟁 유족들을 추적해 그들이 북한군과는 전혀 무관한 시민이었다는 사실도 입증했다. 많은 취재와 고민을 거쳤던 보도 과정에서 다시금 배운 건 '자명한 진리'였다. '역사의 진실'은 끊임없는 기록과 교육, 망각과의 투쟁으로 지속할 수 있다는 것. 앞으로도 언론이 역사 왜곡을 감시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번 보도는 SBS<마부작침>의 동료 박원경 기자, 분석가 한창진, 개발자 임송이 등 모두의 노력으로 이뤄진 결과였고, 이들의 집단지성이 함께 할 수 있기에 더욱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