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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품 후보작 제230회 · 2009년 10월 취재보도부문 출품 1-07

청와대 행정관 통신 3사 기금 출연 압박 보도

한겨레신문 여론미디어팀

취재후기

(230회) 청와대 행정관 통신3사 기금 압박 보도 / 한겨레신문

청와대 행정관 통신3사 기금 압박 보도 이문영/한겨레 여론미디어팀 역시 그랬다. 권력의 사건 처리 방식은 이번에도 ‘꼬리 자르기’ 의혹이 짙었다. 책임자들은 모두 모르쇠로 일관하고, 손발이 돼 움직인 실무자가 모든 책임을 뒤집어쓰는 방식. 사건이 주는 충격보다 국민들을 더 허탈하게 만드는 ‘권력의 자기방어 시스템’이다. 지난 9월 중순이었다. 방송통신위원회 과장 출신인 청와대 행정관이 통신 3사 관계자를 청와대로 불러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코디마)에 거액의 기금을 출연토록 압박했다는 정황을 접했다. 코디마는 현 정부의 ‘IPTV 올인’ 정책을 위해 방통위가 지식경제부와의 권한다툼 끝에 발족시킨 민간단체이고, 코디마 회장은 이명박 대통령 선거 캠프에서 방송전략실장을 지냈던 김인규씨다. 특정 단체를 위해 최고 권력기관인 청와대가 나선 게 사실이라면, 한 행정관의 ‘부적절한 처신’을 훨씬 넘어서는 정권 차원의 개입이었다. 김 회장은 당시 KBS 사장 0순위 후보이자 ‘차기 방통위원장’ 설까지 돌던 방송계 실세로, 대통령 측근의 ‘성공’을 위해 청와대가 움직였다는 의혹까지 제기될 수밖에 없었다. 통신사와 방송계를 중심으로 취재에 들어갔고, 국회에선 전병헌 민주당 의원이 같은 정황을 접하고 사실 확인에 나섰다. 전 의원 확인 내용과 취재 사실 및 관련자 해명을 취합하니 앞뒤 그림이 그려졌다. 때마침 국정감사 기간이었다. 효과적인 이슈화를 위해 국감을 최대한 활용할 필요가 있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의 방통위 국정감사 당일(10월7일) 조간으로 기사를 내보냈고, 전 의원은 국감에서 내용을 폭로했다. 해당 사안은 올해 국감 최대 이슈 중 하나로 부각되며 여야의 치열한 공방이 펼쳐졌다. 진짜 문제는 다음이었다. 내용이 공개된 뒤 청와대의 석연치 않은 대응방식이 비판의 입길에 올랐다. 오전 브리핑에서 “해당 행정관이 기금을 독려했다”던 청와대는 오후 브리핑에선 “기금 조성과 무관한 모임이었다”며 말을 바꿨다. 청와대는 ‘협회 관계자가 모임에 참석해 기금 조성이 빨리 돼야 한다’고 독촉했다고 밝혔으나, 김인규 회장은 “통신사에 기금을 요구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해당 모임에 협회 관계자와 통신 2개사만 참석했다고 말했으나, 협회 관계자는 참석하지 않았고 통신 3사 모두가 참석했다는 정황도 제기됐다. 김 회장은 “청와대 수석이 설명했으므로 확인해주고 싶지 않다”는 모호한 태도를 취했고, 청와대는 “정리해 주겠다”던 출입기록을 끝내 공개하지 않았다. 행정관이 “기금 조성은 방통위에 있던 지난해부터 진행해 온 일”이라고 밝혔으나, 최시중 방통위원장은 “모르는 일”이라며 행정관에게 책임을 떠넘겼다. 청와대와 방통위는 그 흔한 ‘관리책임’조차 한 마디 언급 않고 모든 것을 행정관 잘못으로 돌리며 사건을 마무리했다. 최고 권력기관의 부적절한 행위도 문제지만, 명쾌하지 못한 뒤처리 방식은 더욱 씁쓸하다. 감추고 덮기 급급한 권력의 속성만 재확인시켰을 뿐이다. 결국 남는 것은, 씁쓸함을 해소하지 못한 나의 부족한 취재 역량이다.

회차 심사평

제230회 전체 총평

이달의 기자상 심사평 이용원 서울신문 대전`충남북 지역본부장 제230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7개 부문에 40편이 응모해 5개 부문,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취재보도 부문에서는 ‘효성 수사 축소 의혹’ 연속보도와 ‘청와대 행정관 통신3사 기금 압박’ 보도 등 2편이 선정됐다. 한국일보 법조팀의 ‘효성’ 기사는 심사위원 전원에게서 합격점을 받았다. 대검이 효성그룹에 관한 범죄 첩보 10여 가지를 분석, 위법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내리고도 수사에 착수하지 않은 사실을 단독 보도한 뒤 관련 의혹을 집요하게 추적해 이슈화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자칫 묻혀버릴뻔한 재벌 비리 의혹을 검찰이 재수사하게끔 만들었고, 또 결과적으로 효성그룹이 하이닉스 인수를 포기하도록 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등 파급효과 역시 컸다는 게 공통된 평가였다. 한겨레신문의 ‘통신3사 기금 압박’ 보도에 대해서는 일부 심사위원이 마무리가 미흡하지 않았느냐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하지만 사건의 성격상 더 이상 깊숙한 취재는 어려웠으리라는 반론이 제기됐다. 아울러 현존하는 권력을 견제하는 일이 언론의 일차적 기능이므로 보도 내용만으로도 상 받을 자격은 충분하다는 의견이 대세를 이루었다. 기획보도 신문 통신 부문은 서울신문이 출품한 ‘외국인 폭력조직 대해부’가 차지했다. 경찰조차 파악하지 못한 국내 외국인 폭력조직을, 계보도를 제시할만큼 심층 취재한 기자의 노력과 그 능력에 격찬이 이어졌다. 이론 없이,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수상작이 되었다. 지역 취재보도 부문에서는 ‘전국체전, 그들만의 빛바랜 축제’(대구MBC)가 뽑혔다. 처음 지역 체육계의 비리 의혹에서 출발한 보도가 갈수록 그 영역을 확대해 결국은 전국체전의 구조적 문제점까지 파헤치기에 이른, 해당 기자의 끈질긴 취재 의지가 높은 평가를 받았다. 부산MBC가 ‘부마 민주항쟁 30주년 특집’으로 제작한 ‘우리는 애국가를 불렀다’는 지역기획 방송 부문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1979년 10월 일어난 부마 민주항쟁은 박정희 정권의 몰락에 도화선이 된 역사적인 ‘사건’인데도 지금 이를 기억하는 이들은 거의 없다. 따라서 이번 특집은 우선 시의적절했다는 평을 받았다. 게다가 항쟁 과정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새 자료를 적극 발굴해 사료적 가치를 더한 점이 점수를 높이는 데 보탬이 됐다. 전문보도 부문에서는 코리아타임스의 ‘세금 한푼 안낸 토플 주관사’ 연속보도가 상을 받게 됐다. 이 작품을 두고는 심사위원 사이에 갑론을박이 적지 않았다. 세금을 내지 않은 책임이 토플 주관사에 있는지, 아니면 국세청에 있는지가 명확치 않다는 둥 기사가 정교하지 못하다는 지적을 여러 심사위원이 했다. 그렇지만 문제제기 자체는 의미가 크다는 반론이 적잖게 나온 데다, 영자신문에 현실적으로 따르는 취재의 제약성을 극복한 노력을 평가해줘야 한다는 주장이 더 우세했다. 이번 심사에서는 ‘기획보도 방송’과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 두 부문에서 수상작을 내지 못했다. 특히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는 5편이 응모했는데 한 작품도 예심을 통과하지 못한 건 안타까운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그 이유는 출품하는 시점(타이밍)이 대부분 적절치 않았기 때문이다. ‘이달의 기자상’은 기본적으로 특정한 한달 동안에 보도한 기사 가운데서 우수작을 고른다. 따라서 이번 230회 심사는 2009년 10월에 보도한 기사를 대상으로 한다. 그런데도 ‘흔들리는 수산도시’ ‘안면 소나무’ ‘위기의 청소년 시리즈’ 등 몇몇 응모작은 이 기본원칙을 지키지 않았다. 기획 시리즈는 진즉에 끝냈으면서도, 이와 관련한 정부 정책이 10월에 발표되자 묵은 기사에 그 발표 기사를 덧붙여 출품작으로 내놓았다. 마치 ‘이같은 정책은 우리 시리즈가 이뤄낸 성과이므로 이제는 상을 받아 마땅하다’라는 식이다. 언론의 문제 제기에 정책 당국이나 관련기관이 즉각 반응을 보이는 건 기사의 가치를 높여주는 일이다. 그러나 반응이 없다고 해서 그 가치가 떨어지는 것도 물론 아니다. 기사는 기사 자체로서 평가받을 뿐이다. ‘이달의 기자상’ 응모에 실기하는 일이 없어야 하겠다.

이 회차 수상작 2009년 10월

제230회(2009년 10월)에서 상을 받은 작품입니다.

취재보도부문 · 2편
효성 첩보보고서 단독입수 등 효성 축소수사 의혹 연속 특종 보도
1-05 한국일보 박진석·이영창·김정우·권지윤
청와대 행정관 통신3사 기금 압박 보도
한겨레신문 이문영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 1편
외국인 폭력조직 대해부
2-01 서울신문 최용규·김승훈
지역취재보도부문 · 1편
연고보다 돈, 그들만의 빛바랜 축제
4-01 대구MBC 도성진·윤종희
지역기획보도 방송부문 · 1편
부마민주항쟁 30주년특집 ‘우리는 애국가를 불렀다’
6-07 부산MBC 남휘력·김홍식
전문보도부문 · 1편
‘세금 한 푼 안낸 토플 주관사’ 단독 및 연속보도
코리아타임스 강신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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