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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0회 (2009년 10월)

수상작 6편 · 출품 후보작 36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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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작 6편

심사평

이달의 기자상 심사평 이용원 서울신문 대전`충남북 지역본부장 제230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7개 부문에 40편이 응모해 5개 부문, 6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취재보도 부문에서는 ‘효성 수사 축소 의혹’ 연속보도와 ‘청와대 행정관 통신3사 기금 압박’ 보도 등 2편이 선정됐다. 한국일보 법조팀의 ‘효성’ 기사는 심사위원 전원에게서 합격점을 받았다. 대검이 효성그룹에 관한 범죄 첩보 10여 가지를 분석, 위법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내리고도 수사에 착수하지 않은 사실을 단독 보도한 뒤 관련 의혹을 집요하게 추적해 이슈화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자칫 묻혀버릴뻔한 재벌 비리 의혹을 검찰이 재수사하게끔 만들었고, 또 결과적으로 효성그룹이 하이닉스 인수를 포기하도록 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등 파급효과 역시 컸다는 게 공통된 평가였다. 한겨레신문의 ‘통신3사 기금 압박’ 보도에 대해서는 일부 심사위원이 마무리가 미흡하지 않았느냐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하지만 사건의 성격상 더 이상 깊숙한 취재는 어려웠으리라는 반론이 제기됐다. 아울러 현존하는 권력을 견제하는 일이 언론의 일차적 기능이므로 보도 내용만으로도 상 받을 자격은 충분하다는 의견이 대세를 이루었다. 기획보도 신문 통신 부문은 서울신문이 출품한 ‘외국인 폭력조직 대해부’가 차지했다. 경찰조차 파악하지 못한 국내 외국인 폭력조직을, 계보도를 제시할만큼 심층 취재한 기자의 노력과 그 능력에 격찬이 이어졌다. 이론 없이,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수상작이 되었다. 지역 취재보도 부문에서는 ‘전국체전, 그들만의 빛바랜 축제’(대구MBC)가 뽑혔다. 처음 지역 체육계의 비리 의혹에서 출발한 보도가 갈수록 그 영역을 확대해 결국은 전국체전의 구조적 문제점까지 파헤치기에 이른, 해당 기자의 끈질긴 취재 의지가 높은 평가를 받았다. 부산MBC가 ‘부마 민주항쟁 30주년 특집’으로 제작한 ‘우리는 애국가를 불렀다’는 지역기획 방송 부문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1979년 10월 일어난 부마 민주항쟁은 박정희 정권의 몰락에 도화선이 된 역사적인 ‘사건’인데도 지금 이를 기억하는 이들은 거의 없다. 따라서 이번 특집은 우선 시의적절했다는 평을 받았다. 게다가 항쟁 과정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새 자료를 적극 발굴해 사료적 가치를 더한 점이 점수를 높이는 데 보탬이 됐다. 전문보도 부문에서는 코리아타임스의 ‘세금 한푼 안낸 토플 주관사’ 연속보도가 상을 받게 됐다. 이 작품을 두고는 심사위원 사이에 갑론을박이 적지 않았다. 세금을 내지 않은 책임이 토플 주관사에 있는지, 아니면 국세청에 있는지가 명확치 않다는 둥 기사가 정교하지 못하다는 지적을 여러 심사위원이 했다. 그렇지만 문제제기 자체는 의미가 크다는 반론이 적잖게 나온 데다, 영자신문에 현실적으로 따르는 취재의 제약성을 극복한 노력을 평가해줘야 한다는 주장이 더 우세했다. 이번 심사에서는 ‘기획보도 방송’과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 두 부문에서 수상작을 내지 못했다. 특히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는 5편이 응모했는데 한 작품도 예심을 통과하지 못한 건 안타까운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그 이유는 출품하는 시점(타이밍)이 대부분 적절치 않았기 때문이다. ‘이달의 기자상’은 기본적으로 특정한 한달 동안에 보도한 기사 가운데서 우수작을 고른다. 따라서 이번 230회 심사는 2009년 10월에 보도한 기사를 대상으로 한다. 그런데도 ‘흔들리는 수산도시’ ‘안면 소나무’ ‘위기의 청소년 시리즈’ 등 몇몇 응모작은 이 기본원칙을 지키지 않았다. 기획 시리즈는 진즉에 끝냈으면서도, 이와 관련한 정부 정책이 10월에 발표되자 묵은 기사에 그 발표 기사를 덧붙여 출품작으로 내놓았다. 마치 ‘이같은 정책은 우리 시리즈가 이뤄낸 성과이므로 이제는 상을 받아 마땅하다’라는 식이다. 언론의 문제 제기에 정책 당국이나 관련기관이 즉각 반응을 보이는 건 기사의 가치를 높여주는 일이다. 그러나 반응이 없다고 해서 그 가치가 떨어지는 것도 물론 아니다. 기사는 기사 자체로서 평가받을 뿐이다. ‘이달의 기자상’ 응모에 실기하는 일이 없어야 하겠다.

출품 후보작

수상하지 못한 작품까지. 원본 사이트에서는 따로 찾아 들어가야 보입니다.

신임판사 열에 넷 특목고·강남 출신 등 5건
후보 1-01 취재보도부문 연합뉴스 사회부 차대운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 ‘경매조작’
후보 1-02 취재보도부문 SBS 보도국 한상우·심우섭·임찬종·최우철
‘싱가포르에서 남북 정상회담 접촉’ 특종 보도
후보 1-03 취재보도부문 KBS 정치외교팀 이흥철·이웅수·임세흠
김양건-이상득 비밀회동
후보 1-04 취재보도부문 MBC 국제부 한정우
CD 고시금리 결정과정 “엉망진창”
후보 1-06 취재보도부문 연합뉴스 경제부 윤근영·최윤정·최현석*·홍정규
청와대 행정관 통신 3사 기금 출연 압박 보도
후보 1-07 취재보도부문 한겨레신문 여론미디어팀 이문영
증시 하이에나 ‘검은 헤지펀드’ 시리즈
후보 2-02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머니투데이 증권부 김동하*
심층기획 2009 고용 리포트
후보 2-03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세계일보 사회부 김용출·김재홍*·나기천·이진경·강구열·이귀전·이태영*
탈북 468명 집단입국, 그 후 5년 <1>~<5>
후보 2-04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동아일보 사회부 황진영·유덕영*·김윤종·우정열·황형준·장윤정*·조종엽·신민기·이미지*
대한민국 20대 재벌총수 명성평가
후보 2-05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경향신문사 편집국 안치용·박재현*·전병역
교육, 희망을 말하다 시리즈
후보 2-06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국민일보 유병석 전석운·김지방·모규엽·유병석·우성규*·정동권*·백민정*·박지훈*·권지혜·이도경·전웅빈
뉴스9 ‘한반도 냉전사’ 중국, 구소련 비밀문건 연속보도
후보 3-01 기획보도 방송부문 KBS 국제팀 홍기섭·정인석·성인현
참치떼 국내 최초 수중촬영 특종 보도
후보 4-02 지역 취재보도부문 울산MBC 보도제작국 박치현·전상범·유영재
‘친딸 성추행’ 단독 보도 및 연속 기획
후보 4-03 지역 취재보도부문 울산MBC 보도제작국 유영재·전상범
지하수 ‘훔친’ 기업들, 눈 감은 지자체
후보 4-04 지역 취재보도부문 대구일보 사회1팀 이승욱*
엉터리 산불피해 집계
후보 4-05 지역 취재보도부문 안동MBC 보도제작국 정동원*·김종진
멀쩡한 순찰차 ‘불용차량’으로 매각
후보 4-06 지역 취재보도부문 경남신문 사회부 김호철
녹슨 경전철 ‘체결구’ 관리 비상
후보 4-07 지역 취재보도부문 부산일보 사회부 백남경·김희돈·전대식
흔들리는 수산도시 부산 - 최초 수산업 마스터플랜 수립
후보 5-01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부산일보 경제부 김형
안면소나무(松) 1000년 가치 복원된다
후보 5-02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충청투데이 정치부 임호범
무등일보 기자와 함께하는 ‘2009년 희망 프로젝트’
후보 5-03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무등일보 정치부 박석호*·손선희*·김현주*·윤재영*
유니버셜 디자인 광주
후보 5-04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광주매일신문 사회부 김명식*·김태진*·김애리·정다운*
특별기획 ‘위기의 청소년’ 시리즈
후보 5-05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부산일보 특별취재팀 김종균·천영철·이대성*·김백상
대전MBC 창사 45주년 보도특집 2부작 ‘물의 전쟁’
후보 6-01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대전MBC 방송본부 서주석·장우창
청주MBC 특별기획 <아! 안나푸르나여>
후보 6-02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청주MBC 보도취재부 김대웅·이병학
세계유산울릉도
후보 6-03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TBC대구방송 정치경제부 이혁동*·김명수*
남해안 연산호 군락지 최초 공개와 연속 기획 보도
후보 6-04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목포MBC 보도부 박영훈*·김승호*
세계무형유산, 지방 명인 어디에?
후보 6-05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JTV전주방송 시사정보팀 정윤성*
보도특집, ‘추백과 두벌감자 2호’
후보 6-06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KBS춘천 보도국 남범수·전성관
울산MBC 보도특집 다큐멘터리 ‘강 그리고 도시’
후보 6-08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울산MBC 보도제작국 김현중·설태주
지방자치 20년 특별기획 ‘그들만의 리그’
후보 6-09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KBS울산 보도부 김용진·김근영
‘세금 한 푼 안낸 토플 주관사’ 단독 및 연속 보도 (영자신문 부문)
후보 7-01 전문보도부문 코리아타임스 사회부 강신후*
이봉주 우승으로 은퇴 장식 (사진보도 부문)
후보 7-02 전문보도부문 연합뉴스 사진부 진성철·김현태*
“그러면 그렇지” “어, 아니네” … 한순간 뒤바뀐 희비 (사진보도 부문)
후보 7-03 전문보도부문 한국일보 사진부 김주성*
‘의사봉은 날아가고’... 국감 첫날부터 파행 (사진보도 부문)
후보 7-04 전문보도부문 연합뉴스 사진부 박지호
멧돼지의 도심질주 (사진보도 부문)
후보 7-05 전문보도부문 국제신문 사진부 박수현*

취재후기

수상 기자가 직접 쓴 1인칭 기록 6편

'세금 한 푼 안낸 토플 주관사' 단독 및 연속보도 코…
코리아타임스 강신후 기자 "Have you failed TOEFL test?" (토플 시험을 망쳤던적이 있나요?) 이 시험을 주관하는 미국 교육평가원 (ETS)이 응시료 수익에 대한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았다는 보도가 계속 되자 롤란드 데이비스 영국문화원장이 저녁식사 자리에서 우스개 소리로 물어본다. ETS 장학프로그램을 홍보하기 위해 취재원까지 섭외해주고 여러가지로 협조했던 대행사에게는 냉혹한게 아니었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세계에서 한국이 토플을 가장 많이 보기 때문에 받은 것을 돌려주고자 장학사업을 한다는 ETS 측의 말은 쉽사리 와 닿지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20만원이나 되는 비싼 응시료와 시험서버의 잦은 문제로 '토플대란'까지 겪어야 했던 우리 수험생들의 원성 때문이었을까? 이들이 한국에서 얼마나 벌기에 한국사람들의 토플사랑이 감사하다고 40명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준다고 선전하고 있는건지 궁금해졌다. 이 호기심을 푸는데 좀 더 부지런하지 못했던 것이 오히려 새로운 사실을 알게된 계기가 되었다. ETS의 실수익을 알기위해서 총매출에 지출을 조사해서 계산하기 보다는 국세청에 물어보는 것이 훨씬 간단할 것 같았다. 그리고 토플 수익에 대한 세금이 여태껏 부과된 적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여기서부터는 '수입이 있는곳에는 세금이 있어야 한다'는 원칙에 대한 데스크의 굳은 신념이 이번 기사들을 쏟아내도록 만들었다. 조세전문가들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고, 2007년에 ETS 한국지사가 있는 사실도 몰랐던 국세청도 ETS가 교묘하고 괘씸하게 세금을 회피하고 있다며 조사에 착수했다. ETS측은 국세청의 조사결과에 따르겠냐는 질문에 한국의 세법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국세청 담당 사무관은 계속 조사는 하고 있지만 세금을 부과하는데는 신중해야 한다며 아직까지도 뚜렷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ETS 보다 더 큰 수익을 벌어들이는 외국 기업들도 많이 있지만 살펴 보기가 벅차고, 만약 ETS가 세금 납부 명령에 불복종해 소송을 내 국세청이 패소하기라도 한다면 국가적 망신이라는 것이다. 납세의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고 있는 대다수의 국민들을 생각한다면 국세청이 너무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지는 않는가는 생각이 든다. ETS 또한 한국에서 받은것을 돌려주고자 장학사업을 한다는 말에 진정성을 가지고 있다면 한국 응시자들이 정말로 원하고 있는 응시료를 내려 보는 것은 어떨까 한다. 고정사업장이 없어서 여기서 벌어들인 수입에 대해서 세금을 낼 필요가 없었다는 말은 더 이상 꺼내지 말아야 하는 것은 두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고 말이다. '가장주관적인 보도가 진실보도이다' 라는 말이 있다. 미국 ETS 측에서 보면 이렇게 황당한 기사도 없을 것이다. 장학사업을 한다는데 비판 기사가 나오니 말이다. 하지만 토플이 한국사회에서 가지는 의미와 이 시험에 대한 한국사람들의 정서를 이해하고 있다면 그들도 이번 보도를 수긍할 수 있을것이다. 그리고 코리아 타임스는 영어신문이지만 한국신문이라는 사실도 알아줬으면 한다. 세금을 내고 있지 않는 ETS 문제를 기자보다도 더 문제 의식을 가지고 이번 기사들을 만들어주시고,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고 독려하고 계신 오영진 부국장에게 감사드린다.
부마민주항쟁30주년특집 ‘우리는 애국가를 불렀다…
부산MBC 보도국 보도제작팀 남휘력 기자 처음 만들어보는 70분 분량의 보도 다큐멘터리.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도 모르는 막막함으로 ‘부마민주항쟁’이라는 주제만 잡은 취재는 출발부터 뒤뚱거렸다. 관련 서적도 구해보고 논문도 검토했지만 윤곽이 잡히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서도 마음 한 구석에는 올 봄부터 우리 사회에서 첨예하게 표출되고 있던 ‘좌우 이념대립’ 문제를 어떻게 풀어 볼 수는 없을까 하는 동떨어진 고민이 자리하고 있었다. 노무현, 김대중 두 전직 대통령의 서거 정국 속에, 이른바 진보와 보수 두 진영의 극단적인 모습을 지켜보며 느낀 답답함이 너무 컸기에, 제 딴에는 ‘기자’이랍시고 ‘기사’를 통해 해결해보고 싶었던 것이다. 아까운 제작기간을 이렇게 무작정 흘려보내고 있던 어느 날, 아전인수와도 같은 생각이 번뜩 떠올랐다. ‘부마항쟁의 재조명을 통해 이념으로 갈라진 대결구도를 풀어볼 수는 없을까?’ 미국정부의 기밀문서를 확보하려 나선 것은 이 때문이었다. 끝도 없는 논쟁을 벌이고 있는 국내 문헌자료의 한계를 벗어나, 일정 정도 제3자의 입장에서 30년 전 당시 대한민국을 지켜보고 있었을 미국의 자료가 더 유용할 것이라고 나름 판단한 것이다. 치기로 시작한 취재가 험난한 길임을 깨닫는 것은 그로부터 채 며칠이 걸리지 않았다. 미국 현지의 관련 연구자나 기관들과의 접촉에 나섰지만, ‘부마항쟁’만을 주제로 한 자료를 한두 달 안에 찾아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었다. 미국정부 문서기록보관소(NARA)에서는, 방문해서 직접 찾아보라고 알려주면서도 체계적인 준비 없이는 원하는 자료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친절한 부연설명을 빠트리지 않았다. 지인의 소개로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찾아 간 ‘국사편찬위원회’. 이곳에서 확보하고 있는 70년대 해외 민주화 운동 관련 자료를 추리면, 당초 기획했던 취지를 살리지는 못하지만 억지로라도 부마항쟁과 엮는 식으로, 제작은 가능할 것 같았다. 그러면서도 부마항쟁과 관련된 문서가 나타났으면 하는 가망 없는 기대를 떨칠 수는 없었다. 영한사전을 옆에 끼고 문서들과 씨름하기를 한 달여. 분명히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 시기의 PUSAN이라는 알파벳 글자가 적힌 문서 목록이 눈에 들어왔다. 그러나 그것뿐이었다. 정작 목록에 해당하는 문서는 보관돼 있지 않았던 것이다. 미국에 파견된 연구원을 통해 다시 들여올 수는 있다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한 달을 기다려야 한다는 말에 기대는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보도 방향을 수정해야 할 시한이 임박했을 즈음, 국사편찬위로부터 한 통의 전자우편을 받았다. 기자가 요청한 문서 수백장을 디지털카메라로 하나하나 찍은 기밀문서철이 첨부돼 있었다. 미국에서 직접 들여오는데 걸리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생각지도 못한 기지를 발휘한 것이다. 이런 협조가 없었다면 이번 보도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한국국방연구원 대외협력실장 박원곤 박사도, 해박한 식견으로 기자가 입수한 문서의 의미와 전후 맥락을 이해하는데 빼놓을 수 없는 도움을 준분이다. 더불어 첫 장편(?) 원고를 써보는 기자에게, 보도 다큐멘터리가 지향해야 할 방향을 잡아준 보도국 선배와 소소한 서류작성을 도와준 후배, 특히 30년 전 당시의 빛바랜 방송 동영상 자료를 색상과 선명도 보정은 물론 컴퓨터 그래픽, 최근 촬영 영상 등과 일체감 있게 연결시켜, 기획의도를 배가시킨 영상취재팀 김홍식 기자와 NLE편집 박성준의 수고가 있었기에, ‘부마항쟁’을 통해 서로를 인정하는 민주주의적 가치, ‘톨레랑스’의 의미를 부각시키고 싶었던 기자의 바람을 미흡하나마 담아낼 수 있었다.
연고보다 돈, 그들만의 빛바랜 축제 대구MBC
전국체전기획] ‘연고보다 돈, 그들만의 빛바랜 축제’ 대구 MBC 도성진 기자 ‘모두가 축제에 취해 똑같은 곳을 응시할 때, 외롭지만 삐딱한 시선으로 뒤집어 보기’ 전국체전 개막식이 열린 지난 10월 20일, 대전 월드컵경기장은 그야말로 올림픽에 버금가는 화려한 개막행사로 들떠있었다. 국제 수준의 시설과 최첨단 장비를 동원한 볼거리들, 그리고 그런 모습들을 열심히 담아내는 취재진과 중계진. 전국에서 몰려든 수많은 취재진 속에 나도 함께 호흡하고 현장을 누비며 무언가를 담아내기에 분주했다. 하지만 내가 담아내고자 했던 건 그런 화려함 뒤에 숨겨진 전국체전의 일그러진 자화상이었다. 1박 2일이라는 짧은 출장 기간 동안 최대한 많은 사람을 만나야했기에 끼니를 걸러 가며 숨가쁜 취재를 했다. 그 과정에서 전국체전 만년 꼴찌팀인 제주도의 문화체육과장도 만났고, 故조오련 선수와 한 때 한솥밥을 먹었던 수영 원로는 물론 관중석을 채우기 위해 동원된 초등학생과 들러리로 참가한 비인기종목의 선수들도 만날 수 있었다. 사실 현지 취재는 이렇게 짧은 일정에 쫓기며 내달려야했지만 사전 취재와 준비 과정에는 상당한 시간과 인내가 필요했다. 전국체전 기획은 지난 5월부터 보도를 시작한 ‘대구 승마협회의 해묵은 비리’라는 또 다른 기획취재가 발단이 됐다. 20년 가까이 대구 대덕승마장을 위탁 관리해 온 단체이기에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상당한 양의 자료를 확보했고, 이 자료들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전국체전용 승마선수 스카우트’문제가 드러난 것이다. 몇 년 동안 메달 색깔과 관계없이 전국체전 한 번 출전에 7천만원을 받는 선수가 있다는 것은 당시로선 적잖은 충격이었고, 다른 종목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걸 확인한 이상, 단편적인 보도로 넘어갈 문제가 아니라는 판단이 생겼다. 그때부터 승마협회에 관한 기획보도는 이어가며 틈틈이 체육계 안팎의 목소리를 담기 시작했고, 반 년 가까이 진행된 긴 호흡의 사전 취재는 비로소 숨가빴던 1박 2일의 현지 취재를 거쳐, 전국체전이 한창이던 10월 23일 첫 전파를 타게됐다. 기사 내용 중 “수영의 한 선수는 최근 5년 동안 4개 지역의 대표로 출전했고, 근대 5종과 카누의 한 선수도 서로 다른 3개 지역으로 소속을 옮겼습니다.”라는 이 짧은 문장을 작성하기 위해 수 십 명에 달하는 체육계 안팎 인사들과 수 백 페이지에 달하는 자료 분석이 필요했고, 선수등록시스템 등 다각적인 검증과 확인이 필요했다. 이번 기획보도가 열악한 환경 속에서 제대로 된 월급도 받지 못하며 땀 흘리고 있는 수 많은 아마추어 선수들에게 괜한 오해로 상처가 되지 않길 바란다. 경기단체간 이권다툼으로 특정 종목에 지나치게 많은 점수가 배정되고 그로인해 소수 종목, 소수 선수에게만 혜택이 쏠리는 기형적인 구조를 바꿔서 결국은 전국체전과 우리 아마추어 스포츠를 정상궤도로 돌려놓자는게 이번 보도의 목적이기 때문이다. 전국체전은 이제 수 십년 만에 대수술을 앞두고 있다. 의미 없는 순위 경쟁과 텅 빈 관중석, 고장의 명예와 무관한 선수 영입경쟁.. 이젠 비뚤어진 구조 속에서 수 백억의 혈세를 건 ‘그들만의 빛바랜 축제’는 바뀌어야 한다. 반 년이 넘는 기간 동안, 취재기자보다 더 나은 현장 감각과 일 욕심으로 항상 새로운 길을 열어주고 곁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준 카메라기자 윤종희 선배에게 이번 수상의 영광을 돌린다. 그리고 기획한답시고 설쳐대는 후배를 따뜻한 시선으로 믿고 지지해준 보도국 식구들에게도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외국인 폭력조직 대해부 서울신문
외국인 폭력조직 대해부 서울신문 사회부 김승훈 기자 “외국인 조폭 실체를 한번 파헤쳐봐.” 9월 초순 어느 날 저녁, 오병남 편집국장의 주문이 떨어졌다. 머릿속에 ‘청천벽력’ ‘당혹’ ‘난감’ 같은 단어가 스쳤다. ‘조폭’만 해도 버거운데 ‘외국인’과 ‘실체’라는 낱말이 앞뒤로 붙어 있었기 때문이다. 인터넷 검색 사이트에 ‘외국인 조폭’이라고 입력해봤다. ‘베트남 하노이파 조직원 검거’ ‘조선족 폭력조직원 대낮 칼부림’ 등 사건 기사가 줄줄이 쏟아졌다. 인내를 갖고 최근 3년간의 기사를 꼼꼼히 읽었다. 그 어디에도 실체는 없었다. 단순 사건, 사고나 르포 기사뿐이었다. 국가정보원, 검찰, 경찰 등 수사당국 수뇌부와 접촉했다. 그들은 “외국인 조폭과 관련된 자료는 없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면서 국정원과 검찰은 ‘경찰’에, 경찰은 ‘검찰’에 물어보라고 했다. 오병남 국장의 주문이 떨어지던 날 뇌리를 스쳤던 ‘난감’이라는 단어가 뼛속 깊이 파고들었다. 기대를 걸 데라고는 일선 조폭담담 형사들밖에 없었다. 서울, 경기, 경남, 전북, 충북 등 전국 경찰서의 강력・폭력팀, 외사계 형사들을 상대로 취재에 들어갔다. 그러나 이렇다 할 소득이 없었다. 곁가지만 있을 뿐 핵심이 없었다. 외국인 범죄와 관련해 활동하는 시민단체 관계자와 교수들을 만났다. 그들을 통해 몇몇 외국인 폭력조직에 대한 밑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 그것을 토대로 재취재에 들어갔다. 강력・폭력팀 형사들 중 ‘조폭통’으로 일컬어지는 이들을 수소문해 중점적으로 만났다. 서울의 동서남북 경찰서를 두루 돌아다녔다. 하루에 경기 남부에서 서울의 강북까지 오르내리는 강행군도 마다하지 않았다. 하지만 취재를 거듭해도 뭔가가 부족했다. 화룡점정(畵龍點睛)이 될 ‘1%’가 없었다. 그 1%를 채우기 위해서는 조직원들을 만날 수밖에 없었다. 여러 곳에 선을 놓은 끝에 조직원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들을 통해 입국 경로, 국내 활동중인 조직원들의 출신 및 계파, 국내 폭력조직과의 연계, 주요 활동 지역, 규모, 향후 움직임 등에 대해 낱낱이 들을 수 있었다. 취재를 하는 동안 안타까움도 컸다. 폭력조직원들에게 고통받는 피해자들 때문이었다. 그들은 폭행과 금품 갈취를 당해도 경찰에 신고조차 못했다. 조직원들이 경찰에 신고하면 본인은 물론 본국의 가족까지 살해하겠다고 협박했던 탓이다. 보도 이후 외국인 전담 수사대, 합동수사본부 등이 검경에 출범했다. 모쪼록 다수 선량한 외국인 근로자들이 이땅에서 마음 편히 일할 수 있도록 외국인 폭력조직을 근절해주길 바란다. 끝으로 이번 보도는 오병남 국장의 작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의 승부사 기질이 유감없이 발휘돼서다. 취재 기회를 준 오 국장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또한 물심양면으로 응원해준 주병철 부장, 최용규 부장, 구혜영 캡과 사건팀 선후배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청와대 행정관 통신3사 기금 압박 보도 한겨레신문
청와대 행정관 통신3사 기금 압박 보도 이문영/한겨레 여론미디어팀 역시 그랬다. 권력의 사건 처리 방식은 이번에도 ‘꼬리 자르기’ 의혹이 짙었다. 책임자들은 모두 모르쇠로 일관하고, 손발이 돼 움직인 실무자가 모든 책임을 뒤집어쓰는 방식. 사건이 주는 충격보다 국민들을 더 허탈하게 만드는 ‘권력의 자기방어 시스템’이다. 지난 9월 중순이었다. 방송통신위원회 과장 출신인 청와대 행정관이 통신 3사 관계자를 청와대로 불러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코디마)에 거액의 기금을 출연토록 압박했다는 정황을 접했다. 코디마는 현 정부의 ‘IPTV 올인’ 정책을 위해 방통위가 지식경제부와의 권한다툼 끝에 발족시킨 민간단체이고, 코디마 회장은 이명박 대통령 선거 캠프에서 방송전략실장을 지냈던 김인규씨다. 특정 단체를 위해 최고 권력기관인 청와대가 나선 게 사실이라면, 한 행정관의 ‘부적절한 처신’을 훨씬 넘어서는 정권 차원의 개입이었다. 김 회장은 당시 KBS 사장 0순위 후보이자 ‘차기 방통위원장’ 설까지 돌던 방송계 실세로, 대통령 측근의 ‘성공’을 위해 청와대가 움직였다는 의혹까지 제기될 수밖에 없었다. 통신사와 방송계를 중심으로 취재에 들어갔고, 국회에선 전병헌 민주당 의원이 같은 정황을 접하고 사실 확인에 나섰다. 전 의원 확인 내용과 취재 사실 및 관련자 해명을 취합하니 앞뒤 그림이 그려졌다. 때마침 국정감사 기간이었다. 효과적인 이슈화를 위해 국감을 최대한 활용할 필요가 있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의 방통위 국정감사 당일(10월7일) 조간으로 기사를 내보냈고, 전 의원은 국감에서 내용을 폭로했다. 해당 사안은 올해 국감 최대 이슈 중 하나로 부각되며 여야의 치열한 공방이 펼쳐졌다. 진짜 문제는 다음이었다. 내용이 공개된 뒤 청와대의 석연치 않은 대응방식이 비판의 입길에 올랐다. 오전 브리핑에서 “해당 행정관이 기금을 독려했다”던 청와대는 오후 브리핑에선 “기금 조성과 무관한 모임이었다”며 말을 바꿨다. 청와대는 ‘협회 관계자가 모임에 참석해 기금 조성이 빨리 돼야 한다’고 독촉했다고 밝혔으나, 김인규 회장은 “통신사에 기금을 요구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해당 모임에 협회 관계자와 통신 2개사만 참석했다고 말했으나, 협회 관계자는 참석하지 않았고 통신 3사 모두가 참석했다는 정황도 제기됐다. 김 회장은 “청와대 수석이 설명했으므로 확인해주고 싶지 않다”는 모호한 태도를 취했고, 청와대는 “정리해 주겠다”던 출입기록을 끝내 공개하지 않았다. 행정관이 “기금 조성은 방통위에 있던 지난해부터 진행해 온 일”이라고 밝혔으나, 최시중 방통위원장은 “모르는 일”이라며 행정관에게 책임을 떠넘겼다. 청와대와 방통위는 그 흔한 ‘관리책임’조차 한 마디 언급 않고 모든 것을 행정관 잘못으로 돌리며 사건을 마무리했다. 최고 권력기관의 부적절한 행위도 문제지만, 명쾌하지 못한 뒤처리 방식은 더욱 씁쓸하다. 감추고 덮기 급급한 권력의 속성만 재확인시켰을 뿐이다. 결국 남는 것은, 씁쓸함을 해소하지 못한 나의 부족한 취재 역량이다.
효성 첩보보고서 단독입수 등 효성 축소수사 의혹 연…
효성 첩보보고서 단독입수 등 효성 축소수사 의혹 연속 특종보도 한국일보 박진석 기자 “효성 건설부문 임원 2명 기소, 효성수사 종결.” ^헛웃음이 나왔다. 길고 길었던 효성수사의 종결은 느닷없이 찾아왔다. 9월30일 서울중앙지검 기자실에 전파된 검찰 공식‘풀’내용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었지만 누구도 수긍할 수 없었던 내용이었다. ^효성에 대한 검찰 수사는 2006년 은밀하게 시작됐다. 3년 전의 일이다. 수사 본격화 시점으로 따져도 1년6개월을 넘긴 길고 긴 수사였지만 결과물은 너무도 초라했다. 검찰은 “대통령 사돈 기업이라 일반 사건보다 더 철저히 수사했다”고 주장했다. 한국일보가 보도한 검찰의 첩보보고서 내용은 이 주장에 티끌만큼의 진실성도 포함돼 있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보고서 입수 시점과 방법을 말씀 드릴 수 없다는 점 양해 바란다. 기자는 처음 그 내용을 확인한 순간, 검찰의 현주소를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현재의 검찰은 과연 ‘이용호 게이트’ ‘진승현 게이트’를 은폐ㆍ축소 수사했던 그 검찰과 다른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검찰은 말한다.“지금이 어떤 시대라고 사건을 덮을 수 있겠는가.” 천만의 말씀. 권력의 속성은 변하지 않는다. 권력은 언제라도 검찰을 주무를 수 있고 검찰은 권력의 의도에 쉽게 굴종하곤 한다. 검찰의 힘은 수사를 할 수 있는 힘에 한정되지 않는다. 수사를 하지 않을 수 있는 힘, 다시 말해 수사 대상을 편의적으로 선택하고 수사의 범위를 마음대로 한정할 수 있는 힘은 더욱 막강한 힘이다. ^물론 한 때 검찰은 변한 듯 보였다. 검찰은 살아있는 권력에 칼을 휘둘렀고 국민은 박수를 보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들어 검찰은 과거로 회귀했다. 칼은 오로지 전 정권 비리 정황이 포착됐을 때만 칼집에서 빠져나왔다. 현 정권 비리 의혹 앞에서 검찰은 분노할 줄 몰랐다. 효성 사건은 산 증거물이다. ^한국일보는 단독 입수한 첩보보고서 내용을 근거로 검찰이 효성에 대해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의혹을 대대적으로 제기했다. 해외 재산유출, 비자금 조성, 경영권 편법 승계 의혹 등 첩보보고서에 담긴 모든 의혹 사항들을 보도했고 왜 이 같은 의혹 사항들에 대한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는지 따져 물었다. 분식회계를 통한 부당한 배당 등 첩보보고서에 담기지 않았던 효성의 범법 의혹 사실까지 추가로 문제 삼았고 결과적으로 검찰은 재수사에 나섰다. ^한국일보의 노력을 인정해 준 기자협회에 감사 드린다. 살아있는 권력에 생채기를 낼 수 밖에 없는 사안을 대대적으로 보도해 준 회사에도 고맙다는 말씀을 드린다. 참 좋은 신문사에서 일하고 있다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재미동포 블로거 안치용씨께도 격려와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그의 폭로가 없었다면 검찰의 재수사 결정이 이처럼 신속하게 이뤄지긴 어려웠을 것 같다. 이 자리를 빌어 효성 사건이 한 점 의혹 없이 마무리될 때까지 함께 분투하자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