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자급, 우리 농산물은 지켜내야"
먼저 6개월 동안 귀찮고 힘든 일을 묵묵히 해 낸 후배 팀원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여름철 뙤약볕을 마다하지 않고 논과 밭은 물론 일면식도 없는 강원도 옥수수시험장, 경기도 참깨공장 등을 찾아다니며 대안찾기에 발품을 판 그들이다.
기자상은 차지하고라도 '막오른 식량전쟁, 위기의 농업 대안을 찾자'는 농도 전남을 독자로 한 언론으로서 당연히 했어야 할 일이었다.
FTA와 무한 자유시장경제 체제 아래 농업은 설땅을 잃고 있다. 농사를 포기하는 사례들이 속출하면서 우리의 곡물자급률도 해마다 떨어지고 있다.그런데도 우리 사회는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아니 농업 자체를 백안시 하고 있다.
그러다 연초 고유가와 국제 메이저 곡물들의 농간 등으로 곡물가 급등하면서 농업을 되돌아 보게 했다. 식량 자국 보호주의는 언제든지 '곡물이 무기'로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일깨워 준 것이다.
'막오른 식량전쟁, 위기의 농업 대안찾자'란 기획 시리즈는 수입개방 여파 등으로 농업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식량자급의 중요성과 함께 우리농산물을 지켜야 한다는 대명제 아래 시작됐다.
쌀을 제외한 식량자급률이 고작 27%에 머물고 있는 한국의 실정에서 전 세계 식량대국들이 수출국에서 수입국으로 전환되고 수출을 규제하는 등 식량 무기화로 위기가 올 경우 그 타격은 '무한대'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부터 9월까지 6개월여 동안 3부로 나눠 서민경제는 물론 설땅잃은 신토불이, 현주소와 대안 등을 3부로 눠 식량생산의 주체인 전남과 강원 등을 돌며 주식인 쌀과 옥수수, 콩, 보리, 깨 등 주요작물들에 대한 정책 현주소를 진단했다.
본보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되고 보니 강원도옥수수시험장을 비롯해 인천의 참기름 가공공장, 주요 작목별 관계자와 농민 등 그동안 본보 취재에 적극 협조해주신분들의 얼굴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취재중 놀란 사실은 당국자들이 곡물자급에 대한 어떠한 기준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주무부처인 농림수산식품부는 작목을 주먹구구식으로 관리하고 있었다. 특히 쌀 이외에는 품목은 수입하면 그만이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었다. 국회 또한 농업을 외면하고 있다. 각종 식량관련 법률들이 관심을 끌지 못한 채 사장되고 있었다.
취재를 마치면서 해외사례분석 등 미진한 부분에 대한 아쉬움이 많았다.
앞으로 기회가 되면 보완취재를 통해 식량자급률 법제화 등에 노력할 것이다.
그것이 일면식도 없는 취재진에게 도움을 준 분들에게 보답하는 길이라 생각한다.
농업·농촌에 대한 인식제고를 위해 부단히 노력할 것을 다짐해 본다.
김종석기자
회차 심사평
제217회 전체 총평
제217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평
황치성(한국언론재단 연구위원)
제217회 이달의 기자상 후보에는 총 35편의 기사가 출품됐으나 11편만 예선을 통과했다.
취재보도 부문에서는 대기업 총수의 개인자금 담당 직원이 비자금을 사채로 운용하다 조직폭력배를 동원해 청부살인까지 계획한 전모를 파헤친 동아일보(조수진, 김기현 기자)의 ‘200억대 총수 돈 관리 대기업 직원, 몰래 사채로 운용’ 기사가 선정됐다. 다른 매체의 보도와 달리, 후속보도에서도 관련 대기업을 익명 처리한 데 대해 논란이 있었지만 복잡하게 얽혀있는 대기업 총수의 비자금과 그로인한 문제점을 최초 보도한 특종이라는데 이견의 여지가 없었다. 동아일보 기사와 경합했던 CBS의 ‘사상 최대 유출…GS칼텍스 1천만명 개인정보 유출’은 사회적 반향이 큰 기사였지만 ‘제보자 확인’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면서 아쉽게 탈락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에서는 세계일보 탐사보도팀의 ‘2008 불임의 사회학’과 경향신문 특별취재팀(배명재 기자 외 7명)의 ‘한국인 절반 이렇게 산다-비정규직 800만 시대’가 경합을을 벌였으나 경향신문 작품만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우리가 늘상 접하고 사회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문제임에도 예외적으로 방치돼 있는 비정규직 문제의 심각성을 삶과 민주주의 위기 차원으로 끌어올렸다는 점이 주효했다. 8명의 기자를 투입, 서울은 물론 전국에 걸친 입체적 취재를 통해 비정규직 문제의 실상을 잘 보여줬고 구체적인 대안까지 제시했다는 점도 후한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KBS의 ‘MB정부 부동산정책 점검-건설족 전성시대 열리나’와 ‘시사기획 쌈-지역신문, 그들만의 생존방식’, 그리고 CBS의 ‘세계의 에너지대전, 한국의 선택은’ 등 세 편이 본선에 올랐으나 수상작이 나오지 않았다. 특히 KBS 시사기획팀에서 출품한 기사는 언론으로선 부담스러운 지역신문의 문제를 파헤치고 사회적 공론화를 시도한 점에서 인정을 받았지만 총체적 접근이 아쉬웠다는 평가와 함께 1표 차로 탈락했다.
지역 취재보도 부문에서는 총 11편의 작품이 출품되어 경쟁이 치열했으나 대규모 이권사업을 둘러싼 기업과 지자체 간의 유착 의혹과 사업자 선정 절차의 문제점을 파헤친 전주방송 특별취재팀(성지호, 이상윤, 이승환, 권대성, 하원호 기자)의 ‘전주시 유수율 제고사업 입찰의혹’ 기사가 최종 선정되었다. 지자체의 사업자 선정 절차의 투명성을 이끌어냈을 뿐만 아니라 한 사건을 놓고 3개월 동안 40편 이상 끈질기게 보도한 점이 강점으로 작용했다.
지역기획 신문통신 부문에는 농산물 개방 확대와 함께 식량자급화 문제가 가시화되는 시점에서 농작물 재배와 유통현황, 그리고 그에 대한 정책 현실 등을 집중 취재한 무등일보(김종석, 유지호, 강동준, 양기생, 윤재영 기자)의 ‘막오른 식량전쟁, 위기의 농업 대안 찾자’ 가 선정되었다. 전통적 농도인 전남지역의 식량자원 문제에서 출발한 이 기사는 전국적인 현장 취재를 통해 식량자급의 중요성을 국가적인 이슈로 제기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8편의 작품이 경합을 벌인 지역기획 방송부문에서는 제주MBC(문홍종, 송원일 기자)의 ‘창사특집 HD다큐멘터리 “어메니티, 미래를 설계하라’ 1편만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 작품은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장밋빛 개발의 청사진 아래 자칫 간과되기 쉬운 과잉 개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도시와 농촌이 고유 특성을 살려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어메니티’ 개념으로 구체화한 점이 돋보였다. 특히 치밀한 기획 아래 6개월 간에 걸친 국내외 현장취재와 사례분석을 통해 미래지향적이고 활용가능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국단위 기획방송으로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달에는 기자상 수상작이 5편으로 올 들어 가장 적었지만 수상자 수는 22명으로 여느 때보다 많아 합심의 의미를 새삼 일깨워주었다. 비리를 고발한 작품, 그늘진 곳을 들춰낸 작품, 미래지향적 대안을 제시하는 작품 등 수상작들의 면면은 달랐지만 하나같이 우리 사회에 대한 고민의 흔적이 역력한 작품들이었다.
곧 연말이 다가온다. 경제적으로 어려운데다 크고작은 갈등이슈들이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잔뜩 찌프러져있는 서민들의 마음을 따스함으로 녹여내는 기사가 많아지길 기대해 본다. 황치성(한국언론재단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