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 단독 인터뷰
-한국일보 정반석 기자
이명박(MB) 전 대통령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의혹 수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 ‘키맨’으로 떠올랐습니다. “진실을 밝히게 된 계기를 그대로 담겠다”며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당시 김 전 실장은 일각에서 자신을 배신자로 몰아세우는 분위기에 심적인 부담이 컸던 것 같습니다.
그는 “배신자로 호도되는 것도, 진실을 밝히는 의인으로 미화되는 것도 싫다”며 오해를 풀고자 했습니다. “억측 보도로 옛 동료가 고생하니 바로 잡아 달라”는 부탁을 하는 데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했고, MB를 겨냥한 의혹 제기 중에서도 사실이 아닌 부분은 바로 잡았습니다.
조심스럽던 그의 태도와 달리 기사의 파장은 컸습니다. 검찰 수사가 정치보복이라며 기자회견을 열었던 MB 측은 침묵으로 돌아섰습니다. “워낙 검찰 수사가 탄탄해 부인할 수 없었다"던 그의 말대로, 이후 다른 측근들도 검찰 조사만 받으면 입을 열고 있습니다. 이 기사가 정치보복 공방을 넘어 사건의 본질에 집중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다면 다행입니다.
마지막으로 취재를 독려해주신 정진황 사회부장, 고찬유 차장, 강철원 법조팀장께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특히 실수투성이 신참을 이끌며 취재 전 과정을 지휘한 안아람 선배에게 거듭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회차 심사평
제329회 전체 총평
제329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에는 총 8편이 최종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전문보도 온라인부문에서는 SBS의 <2018 예산회의록 전수분석-예산심사 왜 그렇게 하셨어요?> 가 선정됐다. “예산 기사는 그 중요성에 비해, 딱딱해서 가독성이 낮은 경우가 많은데 쉽게 잘 스토리텔링을 잘 했다”, “젊은 감각으로 짧게짧게 치고 나갔다”, ”4700장이 넘는 회의록을 전수분석하고 문제된 국회의원들을 끈질기게 추궁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는 호평이 나왔다. 반면 ”기획보도가 아니라 전문보도 출품이라는 점에서 시각화를 더 강화했어야 한다“, ”이전 보도들에 비해 참신함이 높지 않았고, 신문성 느낌이 강했다“는 아쉬움도 나왔다.
취재보도부문에서는 두 작품이 선정됐다. 한국일보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 단독 인터뷰>는 ‘이명박 대통령의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의혹‘ 사건의 실체를 분명하게 보여준 인터뷰라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김희중 전 실장이 이 전 대통령의 핵심측근이었고, 수사가 한참 진행중인 상황에서 나온, 어려운 인터뷰였기 때문이다. 반면 “일방적일 수 있는 인터뷰”라며 “김 전 실장이 검찰에서 한 진술을 밖에서 똑같이 얘기한 것으로 보이는데, 검찰조사 전에 나왔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JTBC의 <안태근 성추행 사건 폭로 및 ‘미투’ 운동 연속보도>는 서지현 검사 단독인터뷰가 국내 ’미투‘운동의 출발점이 됐고, 현직 검사가 생방송에서 공개 폭로를 하고 나왔다는 점에서 파괴력이 큰 기사였다는 점이 인정됐다. 여성의 인권이 무참하게 유린됐던 권위주의적 문화에 대한 사회적 성찰을 추구하는 미투 운동의 출발점인데다, 성역과 같았던 현직 검사의 폭로를 방송인터뷰를 통해 공개적인 사회적 공론장으로 이끌어낸 점에 대해 호평이 제시됐다. 서 검사 폭로내용이 언론과 SNS 등에 이미 알려진 상태에서 이뤄진 인터뷰의 성사 과정에서 기자들의 역할이 어느 정도였느냐를 놓고 열띤 토론이 이어지는 등 저널리즘과 페미니즘의 관점에서 다양한 의견도 제시됐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경향신문 <신년기획 벌거벗은 ‘임금’님 시리즈>가 다른 임금 관련 기사들과 달리 생애사와 함께 다루면서 생생한 현실을 보여줬다는 점이 인정됐다. 경향신문이 어떤 가치를 지향하는지를 잘 보여줬다는 평도 있었다. 한국일보의 <‘마약리포트-한국이 위험하다’ 8부작 시리즈>는 마약문제를 질병으로 인식하는 시각 전환을 시도했고, 마약보도가 내포하기 쉬운 선정성을 잘 극복했다는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서는 국제신문의 <돈과 권력에 밀린 도로 안전-부산외곽순환고속도로 부실 설계>가 초기부터 생생하면서도 세밀하고 끈질기게 문제점을 짚어냈다는 점이 인정받아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그러나 설계 왜곡에 영향을 미친 지역 국회의원 등 외부권력에 대해 더 깊이 파고들었어야 했다는 아쉬움도 지적됐다. 부산일보 <울산 고래고기 ‘전관예우 의혹’ 사건>은 경찰이 발표하고 나면 아무도 관심 두지 않는 ‘고래고기’의 행방을 추적하면서, 검경수사권 문제까지 연결시킨 취재기자의 집요한 노력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도 역시 부산일보였다. <일몰제의 경고-도심 속 공원이 사라진다>는 새로운 발굴은 아니었으나, 부산뿐 아니라 전국적 사안인 도심공원을 둘러싼 문제를 성공적으로 이슈화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