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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6회 (2004년 6월)

수상작 9편 · 출품 후보작 3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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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작 9편

심사평

박인규 이달의기자상심사위원 /프레시안 사장 전체 추천작 31건 가운데 본심에 오른 기사는 7개 부문 16건이었다. 13명의 심사위원이 참여한 본심에서 최종 수상작으로 결정된 기사는 취재보도부문의 3건을 비롯, 모두 9건이었다. 특히 취재보도부문의 경우 본심에 오른 3건의 기사 모두가 수상작으로 결정되는 진기록을 남겼다. 각 언론사의 취재보도 역량이 상향 평준화되고 있다는 조짐으로도 받아들일 수 있겠다. 취재보도부문 수상작 중 세계일보 특별취재팀(류순열, 임정재, 조동식)의 ‘국가기관 전산망 뚫렸다’는 이른바 ‘사이버 테러’라는 새로운 유형의 위협에 대해 남보다 먼저 경보를 울렸다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 언론의 경비견(watchdog) 기능을 모범적으로 수행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문화일보 홍순도 기자의 ‘투먼 탈북자 강제 북송’은 탈북자 문제에 대한 기자의 지속적인 관심이 돋보였다. 강제수용된 탈북자 실태는 사안의 특성상 현장 확인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속적 관심을 갖고 나름대로의 정보원(sources)을 구축했기 때문에 이런 기사가 가능했을 것이다. KBS 이웅수 기자의 ‘김선일씨 피랍 시점은 5월 31일’은 김선일씨 피랍 의혹에 대한 최초의 문제제기라는 점에서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이 사건에 관한 ‘유일한 특종’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다만 김선일씨 석방 가능성을 낙관적으로 예상한 것은 성급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의‘테마기획 연금 기획’(이데일리 박동석, 양효석, 김춘동)은 전사회적 관심사인 국민연금 문제에 대한 발빠른 문제제기라는 점에서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문제제기의 내용에 대해서는 참신하지 않다는 소수의견도 있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의‘수돗물 비상’(MBC 박승진, 이창순)은 직물공장의 제조공정에서 치명적 수돗물 오염물질이 발생한다는 점을 밝혀낸 점이 높이 평가됐다. 지역취재보도부문에서 연합뉴스 경남지사 김영만, 이종민 기자의‘경남 고성서 이타이이타이 의심환자 집단발생’은 환경관련 질병인 이타이이타이병의 발생을 최초 보고했다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 아직은 의심환자라는 점에서 지속적인 후속 보도가 필요하다는 주문도 있었다. 지역기획 신문·통신부문의‘국민소득 1만달러시대, 불 꺼지고 물 끊겨 겹고통’(국제신문 정금용, 강필희, 김희국, 박태우, 문철진)은 단전·단수 가정들을 일일이 확인 취재해 빈곤층의 실상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현장취재의 개가다. 매일신문 특별취재팀(김병구, 안상호, 김인탁)의‘아 대가야’는 잊혀져 가는 향토사, 우리 고대사의 사각지대인 대가야사를 꼼꼼하게 재현 낸 점이 심사위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마지막으로 사진보도부문의‘오빠...’는 피랍, 살해된 김선일씨 여동생의 애끊는 오열을 통해 그의 죽음에 대한 전국민의 애도를 잘 표현했다는 점에서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출품 후보작

수상하지 못한 작품까지. 원본 사이트에서는 따로 찾아 들어가야 보입니다.

문화일보 국제부 홍순도 기자
후보 1-01 취재보도 부문
KBS 국제부 이웅수 기자
후보 1-02 취재보도 부문
세계일보 특별취재팀 류순열, 임정재, 조동석 기자
후보 1-03 취재보도 부문
서울신문 정치부 김수정, 이지운 기자
후보 1-04 취재보도 부문
서울경제 사회부 이재철 기자
후보 1-05 취재보도 부문
이데일리 경제부 박동석, 양효석, 김춘동 기자
후보 2-01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
한겨레 온라이뉴스부 이승경 기자
후보 2-02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
동아일보 경제부 이원재, 이병기, 박용, 김창원, 경영총괄팀 박현진 기자
후보 2-03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
CBS 사회부 최철, 김태훈 기자
후보 3-01 기획보도 방송부문
MBC 2580부 박승진, 이창순 기자
후보 3-02 기획보도 방송부문
연합뉴스경남지사 김영만 이종민 기자
후보 4-01 지역취재보도 부문
울산방송 보도국 이달우, 최문호 기자
후보 4-02 지역취재보도 부문
CBS울산 보도제작국 박준일, 장영 기자
후보 4-03 지역취재보도 부문
대전방송 보도국 김상기, 김석민, 성낙중, 김경한 기자
후보 4-04 지역취재보도 부문
경기일보 정치부 이용성 기자
후보 4-05 지역취재보도 부문
광주MBC 보도국 한신구, 계상, 김철원, 박재욱 기자
후보 4-06 지역취재보도 부문
부산일보 문화부 임깁실 기자
후보 4-07 지역취재보도 부문
경남신문 사회부 김명현, 정치부 정오복, 경제부 전강준, 양영석 기자
후보 4-08 지역취재보도 부문
전남일보 사회부 한현묵 기자
후보 4-09 지역취재보도 부문
목포KBS 방송부 김광진, 김강용 기자
후보 4-10 지역취재보도 부문
뉴시스 사회2부 윤상구 기자
후보 4-11 지역취재보도 부문
경기방송 보도국 안영찬, 유현숙, 안자영, 김정환 기자
후보 4-12 지역취재보도 부문
매일신문 경제부 이상준 기자
후보 5-01 지역 기획 신문·통신부문
매일신문 특별취재팀 김병구, 안상호, 김인탁 기자
후보 5-02 지역 기획 신문·통신부문
국제신문 사회1부 정금용, 강필희, 김희국, 박태우, 문철진 기자
후보 5-03 지역 기획 신문·통신부문
KBS춘천 보도국 윤홍식, 조중기 기자
후보 6-01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광주MBC 보도국 한신구, 김철원, 박재욱, 전윤철 기자
후보 6-02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목포MBC 보도부 한승현, 신영 기자
후보 6-03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한겨레 사진부 이종근 기자
후보 7-01 사진보도 부문
전남매일 사진부 김태규 기자
후보 7-02 사진보도 부문
부산방송 사회부 진재운 기자
후보 8-01 출판제작 부문

취재후기

수상 기자가 직접 쓴 1인칭 기록 4편

이달의 기자상 지역기획 신문통신부문
국민소득 1만 달러 시대 '불 꺼지고 물 끊겨 겹고통' 취재과정에서 만난 이일선씨가 기자에게 처음 한 말은 앞으로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이었다. 14년간의 하사관 생활을 마치고 닥치는대로 일을 벌렸지만 뜻대로 풀리지 않아 결국 전기요금도 제대로 못내는 처지가 됐지만 다른사람에 대한 원망은 없었다. 오히려 안타까운 심정으로 이씨의 말을 듣는 기자를 위로했다. 부산 사하구에 사는 박모씨 일가도 취재 당시 보름째 전기가 끊기고 물이 안나와 살아도 산 것이 아닌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지만 세상에 대한 증오나 비판을 쏟아내지는 않았다. 해운대에 사는 이인숙씨도 단지 자신들이 못나서 처지가 어렵게 됐을 뿐이라고 한탄했다. 이 세 가구의 공통점은 어렵지만 희망을 얘기했고 신세 한탄은 하더라도 세상과 다른 사람들에 대한 증오와 원망은 없었다는 점이다. 그러나 취재를 하면 할수록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이들을 관리해야 할 정부나 사회보장기관들조차도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정부나 각종 사회단체에서 이들을 돕는 것은 고사하고 실태파악조차 제대로 되어있지 않았다. 보건복지부에서 부산시로, 시에서 일선 구로 내려온 빈곤층 실태조사 지침들은 말 그래도 휴지조각일 뿐이었다. 바쁘다는 핑계로 혹은 일손이 모자란다는 이유로 아예 손을 놓고 있었다. 사무실에 앉아서 한 발자욱도 움직이지 않으니 당연히 단전단수로 고통받는 이들이 보일리 없었다. 본사 취재진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단돈 몇만원이 없어 `불 꺼지고 물 끊겨' 고통받는 이들은 우리 주위 어디에서나 쉽게 찾아볼 수 있었고 경기불황으로 그 수는 상상도 못할만큼 점점 늘어나고 있었다. 이들은 주위의 무관심 속에서 우리 사회 한 구석에 소외된 채 방치되어 있었던 것이다. 단전단수 가정의 간절한 희망이 원망과 증오로 바뀌기 전에, 소중한 가정이 무너지기 전에 우리 모두가 조금씩만 관심을 갖는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끝으로 힘든 취재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주신 이일선씨, 이인숙씨, 박씨 가족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기자상의 영광을 어려운 우리 이웃 모두에게 돌리고 싶다. 그리고 이번 취재가 사랑의 불빛찾아주기 운동 캠페인으로 이어져 미약하나마 언론 본연의 역할을 했다는데 보람을 느낀다. 박태우기자 / 국제신문 사회1부
이달의 기자상 사진보도부문
오빠...... 글을 쓰기 앞서 먼 이국땅에서 혼자서 힘든 인생의 무게를 견디다 먼저, 우리의 곁을 떠난 고 김선일씨의 명복을 빕니다. 또한 이 사진으로 해서 어느정도 그때의 고통에서 벗어나, 힘들지만 열심히 살아갈 가족들에게 또다른 아픔을 주는 것이 아닌지도 미안할 뿐입니다. 일주일동안 취재를 핑계로 가족들에게 폐를 끼친 점 이 자리를 빌려 다시금 죄송함을 표합니다.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윌리엄 셰익스피어는 '리어왕' 1막 4장에서 말했다. 일년중 낮이 제일 길다는 하지는 6월21일이지만, 단오인 6월22일이 아마 내 인생에 있어 제일 긴 하루가 아니었나 싶다. 고 김선일씨가 이라크에서 한 저항단체에 피랍됐다는 소식이 뉴스에 흘러나온 것이 하지인 21일 아침이었다. 그 무장단체는 ‘한국군의 이라크 철수와 추가파병 철회’를 요구하며 한국 정부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김씨를 살해하겠다며 그 시한으로 ‘24시간’의 시간을 주었다. 우여곡절 끝에 고속열차를 타고 부산역에서 내려 처음 만난 김씨 부모와 동생에게 느낀 감정은 바로 우리들 곁에서 항상 만나 볼 수 있는 순하디 순한 착한 사람들처럼 느꼈다. 김씨 부모를 뒤쫓아 간 부산 동구 범일동. 안창마을이 또다른 이름이다. 산꼭대기에 위치한 안창마을은 부산에서도 가장 낙후된 지역의 한곳이라고 한다. 재래식 화장실에 다닥다닥 붙은 집들, 큰비라도 한번 내리면 엄청난 수해가 날 그런 곳이었다. 그런곳에서 김씨의 집이 있었다. ‘24시간’의 급박한 여유는 한국시각으로 22일 새벽 1시 앞뒤가 되는 시간이었다. 그렇게 그날밤은 꼬박 김씨 집 근처에 세워든 차속에서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한채 하루 밤을 보냈다. 피곤한 몸이지만, 아직 별일이 없었다는 것에 만족하며 새날을 맞이했지만 운명의 시간은 그렇게 우리들에게 한발짝씩 다가오고 있었다. 22일 새벽녘에 처음 울리는 핸드폰소리도 잊은채 잠을 청했지만, 다시 울리는 전화벨 소리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빨리 올라와”라고 외치는 부산에 계신 최상원 선배의 목소리. 정신이 멍한 상태에서 티브이를 켜자 김씨의 사망소식이 긴급뉴스를 뜨고 있었다. 부리나케 장비를 챙기고 올라오니 가족들은 오열하고, 방송기자들의 불빛, 사진기자들의 스트로보가 번쩍거리고 있었다. 재빨리 취재를 한 뒤 회사에 보고 마지막 8판을 마감하고 나니 얼추 2시 30분 정도였다. 허탈했다. 어제만 해도 실낱같은 희망의 소식도 전해져 한층 더 당혹했다. 저렇게 김씨 가족들은 오열하고 있는데 난 그들 앞에 다가가 그 우는 모습을 메모리카드에 담아야 한다는 사실도 참으로 민망했다. 동네 주민들도 이런 참사를 듣고 하나 둘씩 그 새벽에 김씨 집으로 모였다. 급하게 영정도 만들어졌다. 동생 정숙씨가 오빠를 부르며 오열하는데, 난 감히 스트로보를 치며 사진을 찍을수가 없었다. 그렇게 또 많은 시간이 또 흘렀다. 내가 그렇듯이 많은 사람들 기억속에서도 고 김선일씨는 많이 잊혀져 가는듯 하다. 지금 다시 이런 일을 하는 것도 바른 것인지, 내가 그때 뭘 했는지, 올바른 행동을 했는지도 지금껏 모르겠다. 얼마 안되는 ‘24시간’의 짧은 시간을 두고 무장세력에 대해 정부는 고작 파병 원칙에는 변함 없다는 말 밖에 할 수 없었는지, ‘국가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재외국민을 보호할 의무를 진다’라는 헌법의 조문도 허튼소리인지. 그저 리어의 대사와 고 김선일씨가 마지막으로 했다는 말이 떠오른다. “나는 살고 싶습니다. .... 제발, 이라크에 한국 군인들을 보내지 말아주십시오. 나는 한국에 가고 싶습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이달의 기자상 취재보도부문
국가기관 전산망 뚫렸다 6월 어느날 밤 잘 아는 정부 인사가 전화를 걸어왔다. 그는 약간 떨리는 목소리로 "지금 나라에 엄청난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 알고 있느냐"고 했다. 순간 긴장했지만 이어진 그의 제보는 약간 실망스러웠다. 국가 주요기관 전산망이 해킹당하고 있다는 것인데 이같은 일이 처음은 아닌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목소리에서 이런 마음을 읽었는지 그는 "이건 전쟁"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문화부에서 주말섹션 팀장으로 내근만 하던 필자가 '국가기관 전산망 뚫렸다'는 난데없는 특종을 한 것은 분명 행운이었다. 소개했듯 한마디로 '그냥 굴러들어온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대전 임정재 차장, 사회부 조동석 기자가 발로 뛰었기에 가능한 일이기는 했다. 다만 취재의 단초가 바로 필자가 받은 전화 한 통이었기에 하는 말이다. 그러나 단순히 행운이라고만 하면 '특종의 위신'이 서지 않을 것 같다. 그래서 굳이 특종의 비결을 말하라면 '필연이 우연을 통해 관철된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세계일보가 이같은 사실을 특종보도한 날 제보했던 인사에게서 만나자는 연락이 왔다. 그는 시원하게 맥주를 들이키고는 "괜히 얘기했나 싶어 그동안 밤잠도 제대로 못잤는데 차라리 잘 됐다"고 말했다. 그가 필자에게 전화를 걸어야 했던 속내는 알 수 없다. 다만, 비밀은 밝혀지고 마는 역사의 필연이 비밀을 간직하는 것이 불안했던 한 인간을 통해 관철됐고, 그 길목에 필자가 있었을 뿐이다. 특별취재팀 류순열 기자 ryoosy@segye.com
지역기획신문통신부문
아 대가야 매일신문 김병구 기자 '껴묻이 널'이 뭔지도 몰랐던 필자. 골목만 들어가면 'ㄱ'자, 'ㄴ'자에 헤매고, 'ㄷ, ㄹ'자로 꺾어지면 도저히 되돌아 나올 수 없는 운전팀장(김성원). 조급증에 밥숟가락도 놓기 전에 시동을 걸라며 재촉하는 사진팀장(안상호). 늘 '기사 좋다' '사진 좋다'며 너스레를 떠는 편집팀장(임광규). '어려워, 힘들어, 곤란해'를 남발하며 엄살과 공갈을 일삼는 총괄기획팀장(김채한). '아! 대가야' 시리즈는 이렇게 시작됐다. 지난해 6월, 당시 사회부장은 '기자생활하면서 장기 시리즈가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 '죽을 각오를 하고, 한번 해봐라'며 부추겼다. 일각에서는 '시경 캡(사회부 대구경찰청 담당)이 무슨 시리즈냐' '책임회피 아니냐'는 질책과 비난도 있었다. 눈 지그시 감고, 밀어붙였다. 만만치 않았다. 취재량도 그랬지만, 수수께끼 속 대가야의 실체는 더욱 그랬다. 대가야를 한낱 삼국시대 귀퉁이에 있던 소국으로만 여겼던 터였다. 책 몇권 읽고, 경북 고령만 들락날락하다 보면 파헤쳐질 줄 알았다. 그런데 장난이 아니었다. 욕심을 내다보니 발 품을 팔아야 할 곳이 한 두 군데가 아니었다. 고령에서 출발해 경남 합천 거창 함양, 백두대간을 넘어 전북 남원 장수 진안, 섬진강을 따라 임실 순창 구례 하동…. 다시 남강을 따라 의령 진주, 북쪽으로 산청으로. 전남 여수 고락산성에도, 순천 시내에도 대가야의 유적과 유물이 버티고 있었다. 전북 변산반도로, 강원도 강릉으로, 전남 나주로 전국을 훑었다. 취재공간은 400년대 후반 대가야의 문물이 바다를 건넌 일본열도로, 사신이 왕래한 중국 난징으로 넓혀졌다. 한반도에서 훔쳐간 유물이 가득한 도쿄박물관 조선관과 도쿄대박물관, 가야금이 있는 나라현 정창원, 가야인을 모신 시가현의 안라신사, 그리고 대가야 토기와 철기가 출토된 일본의 지중해, 세토나이카이 연안 유적들. 일본열도를 20여 일 샅샅이 뒤졌다. 서쪽 황해도 건넜다. 신라와 가야를 침공한 고구려 광개토왕의 무덤과 비문을 찾아서, 대가야 사신이 항해한 루트를 따라 중국 대륙을 누볐다. 취재를 통해 △가야, 특히 대가야가 삼국과 같은 비중으로 다뤄져야 할 만큼 소중한 역사.문화적 자취를 갖고 있는 웅장한 세력이며, △소중한 유적.유물이 지자체의 손길에서 벗어나 파헤쳐지고 방치되고 있으며, △남겨진 문화유산을 후손들에게 물려줄 책무가 바로 우리에게 있다는 것을 보고, 깨달았다. '아! 대가야 시리즈'를 계기로, 고령 지산동 고분에 묻힌 왕들의 음덕이 널리 퍼져 대가야의 역사가 올곧게 자리매김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