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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7회 (2004년 7월)

수상작 9편 · 출품 후보작 39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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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작 9편

심사평

신동식 (이달의 기자상 심사위원 / 한국여성언론인연합대표) 7월에 보도된 신문 방송 통신 기사 이번 회에도 우수한 기사들이 많았습니다. 취재보도부문 11편, 기획보도 방송부문 2편, 지역취재보도부문 11편, 지역기획 신문. 통신부문 5편, 지역기획 방송부문 7편과 사진 부문 3편 등 총 39편 모두가 우수했습니다. 우열 비교평가에 심사위원 모두가 1차 2차 최종 결심에 이르기까지 치열하게 몰두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전국언론매체 취재 보도 수준이 더욱더 높아지고 기자들 자질과 내공이 질 높게 평준화 되어 가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취재보도 부문에서는 경향신문의 "탈북자 수백명 집단입국" 과 동아일보의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고구려 삭제" 두 편을 최종 선정 했습니다. 경향신문 정치부 김진호 씨 등 취재팀은 기사 단서를 끈기 있게 노력해 확인하고, 특종 감을 2주간이나 묵히며 탈북자들 안전입국을 진지하게 고민한 보도 태도 등이 크게 평가 됐습니다. 동아일보 정치. 국제부서 취재팀은 수년전부터 시작된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문제 핵심이 중국정부의 직접개입 여부라는데 착안, 서울과 베이징 외교가에 취재망을 형성하고 공동 추적 노력한 점과 중국정부의 고구려사 왜곡 개입 증거를 확인 보도한 파장이 상당히 컸던 점을 평가 했습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 SBS의 "국부유출 13조원"은 시청자들에게 불법 외환거래와 재산유출 자금세탁 실태를 실감 있게 전달하고, 국부 유출에 대한 심각성을 일깨웠습니다. 이 보도는 특히 "국부유출"이라는 추상적 개념의 경제문제를 부산지검 수사팀과 동행한 국내 환치기 조직 실상보도, 자금유출 경로 추적, 미국 LA 중국 상하이 현지에서 이루어지는 환치기 실태, 검은 돈 유입과 부동산 투기 등을 취재해 보여 줌으로써 그 대책 문제를 공개적으로 촉구한 점을 평가 했습니다. 지역취재보도 부문에서는 대전MBC의 "건강검진 세일 중", 경인일보의 "어처구니없는 용인시 행정"을 우수작으로 뽑았습니다. MBC 취재팀은 전국적으로 행해지고 있는 집단 건강검진 사업이 검진 기관들의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는 문제점을 대전이라는 지역을 표본으로 해서 조목조목 들춰내어 시정 점을 제시한 역작이었습니다. 그동안 검진 사업의 실효성과 보건사업 비용 낭비에 대해 무감각 하거나 검진기관들 불법 실상을 외면 해왔던 행정 당국에 시정 단속을 촉구한 보도로 평가 됐습니다. 경인일보 사회부 취재팀의 "어처구니없는 용인시 행정" 은 경기 용인시가 공단이 들어설 수 있는 곳인지 따져보지도 않고 상수원 보호지역에 대규모 산업단지를 조성한다며 6년여 동안 행정절차를 밟아 온 지방 행정의 허점을 들춰 낸 기사 입니다. 공단조성이 불가능 하다는 사실을 뒤늦게 파악한 결과 기존사업체들 이전 문제가 허공에 떠 이전지에 들어설 분당선 연장 노선과 용인 경전철 역사 건설도 무산될 위기에 있다는 점을 밝혀냈습니다. 일선 지방자치단체의 어이없는 행정사례를 지역주민들에게 알리고, 행정 당국이 사업 차질로 예상되는 지역주민들 피해를 줄일 수 있게 대처하는 것을 촉구한 역작입니다. 지역 기획 신문. 통신부문 수상작은 부산일보의 "미국 기밀문서로 드러난 민간인 학살의 진상" 으로 결정 했습니다. 한국전쟁 중 수많은 민간인 학살 행위가 저질러졌고, 그 후유증이 50여년 지난 지금까지 논란 되고 있는 요즘 언론사 취재팀이 1년간 대규모 자료 조사를 실시한 노력과 민간인 학살 관련 기록문건 조사는 언론계 학계 연구소 중에서도 처음이라는 점을 평가했습니다. "기획 의도는 평가 되지만 국내외 여건상 아직 1년간 한정된 시간에 일부 문건 발굴로 부분 보도하기는 미흡하고 문건의 기록 공신력도 객관적으로 더 검증 되어야 할 사안" 이라는 일부 심의 평가 의견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취재에 예상치 못한 장벽이 있었음에도 1년간 끈질기게 미국 국립 문서기록 관리청 (NARA)에서 관련 문건을 찾아내는데 노력하고, 펜실베니아 육군역사연구소, 워싱턴D.C. 해군기록도서관, 의회도서관, 버지니아 노폭 맥아더 기념관, 조지워싱턴 대학 민간 기록 관리 전문 기관, 스위스 제네바의 국제적십자사 본부 등을 섭렵한 노력을 크게 평가 했습니다. 지역 기획 방송부문에서는 KBS의 해양기획 "새로운 도전, 미래의 바다 양식", 춘천 MBC의 "DMZ엔 비상구가 없다"를 수상작으로 뽑았습니다. KBS 보도는 제주총국의 지역보도이지만 국내 연안 양식사업이 무분별한 개발 해양오염 생산성 저하 등으로 한계에 이른 문제점을 짚어 내고 그 대안으로 미국 등지의 외해양식 현지 취재로 문제점 개선책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을 높이 평가 했습니다. 특히 미국 현지 취재에서 수심 40미터에 설치된 가두리 시설에 직접 잠수해 생생한 화면으로 밀착 취재하여 환경친화적이고 소득증대 가능한 수중 양식 모델을 제시한 보도는 수산 양식뿐 아니라 해양환경 교육 자료로도 훌륭하다는 시청자 공감을 얻을 만 했습니다. 춘천 MBC의 전방 비무장지대 기획 보도는 시청자들에게 전쟁이 멈춘 곳, 자연의 보고로만 인식된 이 지대가 전염병 방역의 사각지대가 됐으며 그로 인한 우리 군인과 인근 지역주민에 대한 위해를 일깨운 문제작 이면서도 아름다운 영상을 보여준 좋은 보도라는 평을 얻었습니다. 심의 위원들 모두 "내용도 좋고 영상이 기가 막히게 아름답다"는 평을 했습니다. 해방 공간과 6.25 전쟁 후 가난한 시절 우리부모세대와 윗세대 들이 겪었던 학질, 광견병 바이러스 등에 더해 전쟁 중 중공군 따라 남하한 것으로 판명된 유행성 출혈열 바이러스가 그곳에서 재생되어 인근 지역을 위협하고 있다는 화면 보도는 시청자들에게 북한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함을 일깨웠습니다. 비무장지대 관리 방안과 주요 과제를 생생하게 전달한 작품이었습니다. 사진부문에 추천된 세 작품도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습니다. 연합뉴스의 "발목 감시 장치를 풀고 있는 로버트 김", "자이툰 부대 군수물자 선적", 한겨레의 "한국서 훈련중인 스텔스 전폭기" 모두에 고민고민 하다가 미군 감축문제 등과 관련하여 한반도 지형 숙지훈련중인 스텔스기 사진은 의미가 있다는 평이 모아져 선정 됐습니다.

출품 후보작

수상하지 못한 작품까지. 원본 사이트에서는 따로 찾아 들어가야 보입니다.

MBC 보도제작국 박범수, 이창순 기자
후보 1-01 취재보도 부문
경향신문 정치부 김진호, 박명환 기자
후보 1-02 취재보도 부문 탈북자 탈북자 수백명 집단 입국
연합뉴스 사회부 정성호, 정윤섭 기자
후보 1-03 취재보도 부문
서울신문 사회부교육부 박홍기 기자
후보 1-04 취재보도 부문
CBS 보도국 정태영 기자
후보 1-05 취재보도 부문
세계일보 사회부 나기천 기자
후보 1-06 취재보도 부문
KBS 정치부 최문호, 사회부 김현경, 영상취재부 강승혁 기자
후보 1-07 취재보도 부문
디지털타임스 정보통신부 박창신, 이형근 기자
후보 1-08 취재보도 부문
디지털타임스 정보통신부 박창신, 강동식, 이형근 기자
후보 1-09 취재보도 부문
동아일보 정치부 부형권 황유성, 김승련, 최호원 기자
후보 1-10 취재보도 부문
YTN 사회1부 경찰팀
후보 1-11 취재보도 부문
SBS 뉴스추적부 김문환, 유희준 기자
후보 3-01 기획보도 방송부문
MBC 보도제작국 이상호, 권희진 기자
후보 3-02 기획보도 방송부문
춘천MBC 취재부 강화길, 차주표 기자
후보 4-01 지역취재보도 부문
대전MBC 보도국 김지훈, 이교선, 조형찬, 장우창 기자
후보 4-02 지역취재보도 부문
부산방송 보도국 표중규, 전재현 기자
후보 4-03 지역취재보도 부문
경인일보 사회부 배상록, 왕정식 기자
후보 4-04 지역취재보도 부문
경기일보 편집국 경제부 김동수 기자
후보 4-05 지역취재보도 부문
국제신문 사회1부 배재한 기자
후보 4-06 지역취재보도 부문
한빛일보 취재부 이호상 기자
후보 4-07 지역취재보도 부문
인천일보 정경부 변승희 사회부 홍성수 기자
후보 4-08 지역취재보도 부문
대구방송 보도본부 박철희, 신경동, 김명수 기자
후보 4-09 지역취재보도 부문
전남매일 사회부 함진숙 기자
후보 4-10 지역취재보도 부문
CBS광주 보도제작국 이승훈 기자
후보 4-11 지역취재보도 부문
부산일보 편집부 김기진 기자
후보 5-01 지역 기획 신문·통신부문
경기일보 정치부 김창학, 이용성, 김동식 기자
후보 5-02 지역 기획 신문·통신부문
한라일보 기획특집부 강시영, 강경민 기자
후보 5-03 지역 기획 신문·통신부문
경남신문 사회부 사건팀 김명현 기자외 6명
후보 5-04 지역 기획 신문·통신부문
강원도민일보 사회2부 태백주재 홍성배 기자 외 14명
후보 5-05 지역 기획 신문·통신부문
마산MBC 보도제작부 박종웅, 영상제작부 주상동 기자
후보 6-01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부산MBC 보도국 윤주필, 배일진, 이두원 기자
후보 6-02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부산MBC 보도국 김용성, 장기홍, 이윤성 기자
후보 6-03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CBS제주 보도제작국 김종배 김대휘 기자
후보 6-04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KBS제주 보도국 조강섭, 조영천 기자
후보 6-05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KBS청주 보도국 지용수, 박준규 기자
후보 6-06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춘천MBC 보도국 전영재, 김동욱 기자
후보 6-07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연합뉴스 국제뉴스부 김대영 기자
후보 7-01 사진보도 부문
연합뉴스부산지사 조정호 기자
후보 7-02 사진보도 부문
한겨레 사진부 김봉규 기자
후보 7-03 사진보도 부문

취재후기

수상 기자가 직접 쓴 1인칭 기록 5편

이달의 기자상 지역기획보도부문
춘천MBC 전영재기자 한반도의 허리를 자른 댓가로 얻은 땅. DMZ 그동안 비무장지대를 취재해오면서 보았던 그 곳은 인간의 자유를 담보로 많은 동식물들의 자유가 인정된 곳, 생명문화재들의 신천지였다. 그러나 인간의 간섭이 미치지 못하는 시간동안 자유와 함께..., 어두운 그늘이 생성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 것도 10여 년 전이었다. 바로 남한지역에서는 사라질 것으로 믿었던 무시무시한 광견병이 중부전선 DMZ에서 창궐하기 시작해 해를 거듭 할수록 남으로 남으로 그 세력을 넓혀가고 있다. 또한 후진국 질병인 말라리아가 다시 등장해 무서운 기세로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고 해악을 끼치는 온상이 된 것도 바로 비무장지대였다. 남북이 상생의 길을 나아가고 있고 더구나 서부전선과 동부전선 끝자락에서는 다시 통일의 길이 분단 반세기만에 다시 잇는 협력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지금 과연 비무장지대가 우리 민족의 건강한 삶터이자 생명의 땅으로 남기 위해서는 어떤 조치가 시급한지 기획하고 입체적인 집중 취재에 나섰다. 비무장지대 자연의 그늘에 있는 법정 전염병은 무엇이 있는가? 광견병에 걸린 개의 영상을 확보하기 위해 강원도 지역은 물론 경기도 지역 가축 위생 시험소와 수의사들에게 기별을 했다. 광견병 예방 접종 그림으로는 그 위험성을 시청자에게 알릴 수 가 없었기 때문이다. 철원 비무장지대에서 촬영하고 있을 때 강원도 가축 위생 시험소 측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광견병 감염이 의심되는 큰 개 한 마리가 후송돼 왔다는 반가운 소식이었다. 쇠창살을 물어뜯어 이빨이 다 빠지는 현장감 있는 그림을 확보할 수 있었다. 문제는 말라리아 부분이었다. 말라리아 모기의 유충들이 부화하는 장면은 7주일 가량 밤을 새 촬영을 마쳤지만 흡혈 장면이 문제였다. 취재팀은 말라리아 모기가 득실득실 대는 우사에서 상의를 벗은 채 모기가 물기만을 기다렸다. 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모기 한 마리가 취재팀에게 다가와 피똥을 쌀 때까지 피를 빠는 장면을 촬영하는데 성공할 수 있었다. 유행성 출혈열의 매개체인 등줄 쥐의 생태를 취재하고 촬영하기 위해서 밤마다 숲 속에서 잠복하며 그들의 움직임을 살피느라 한달 가량을 밤을 하얗게 세워야 했다. 인간이 대립의 틈을 뚫고 그곳에서 자유를 누리는 그것들은 이제 우리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비무장지대의 어두운 그림자를 기획 취재하면서 나날이 번져 가는 야성에서 우리들의 건강한 삶터를 위협받고 있는 지금..., 우리는 DMZ를 과연 자연의 보고라는 이름 하에 그대로 방치해 두어도 될 것인지... 통일 시대의 건강한 삶터로 자리 매김 하기 위해서 지금! 우리는 살아나갈 길을 택해야 한다. 과연 우리가 택할 수 있는 길은 있을까... 임진강과 북한강의 발원지는 모두 북쪽! 만약 북쪽에서 수인성 질환이 발생한다면. 큰 혼란은 물론 국민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수질 조사와 남북의 공동자원인 물 관리 정책에 대한 방향을 지금 체계적으로 구축해 놓지 않으면 통일 후에 어떤 혼란이 가중될 지도 모른다. 2000년 6월 15일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의 상생길이 모색되고 있다. 그러나 이 상생의 길에서 비무장 지대의 문제는 아직 거론되어지질 않는다. 법정 전염병의 무방비 지대... 분단의 대가로 얻은 천혜의 보고인 이 곳이 우리 민족에게 재앙의 씨앗이 되어 다가 올 날이 있을 지도 모른다. 비무장 지대에 대한 확실한 조사는 건강한 남북의 삶의 터전으로 가꾸는 일..., 우리의 한반도 생명터전을 밝게 가꾸는 일이 될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남북은 비무장지대 법정 전염병에 대한 공동방역체계 확립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그것이 남북 상생의 지름길이 될 것이다.
이달의 기자상 취재보도부문1
`탈북자 460여명의 집단 입국'. 경향신문 정치부 김진호 기자 지난 7월23일자 경향신문의 단독보도가 있기 전까지 누구든 상상하기 힘든 시나리오였다. 하지만 정부 고위당국자들이 털어놓은 바에 따르면 사상 최대 규모의 탈북자 `기획입국'은 꼬박 2달에 걸쳐 007작전을 방불케 하는 특급보안 속에 준비됐다. 통일부와 외교통상부는 물론, 국가정보원 등 정부 관련부처 내에서도 소수의 간부들만 전모를 알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향 정치부 외교안보팀 취재망에 `탈북자 300~400명 대거 입국'과 관련한 1차 정보가 전달된 것은 7월 초순. 처음엔 `정보'라기 보다 `첩보' 수준이었다. 1998년만해도 동남아 해당 국가에서 5명의 탈북자를 데려오는 데에도 정부의 협상력이 총동원되다시피 했는데 불과 7년 만에 그 100배를 한번에 데려온다니 쉽게 믿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른바 `조용한 외교'라는 원칙을 고수해온 정부가 수백 명을 데려와야만 했던 사정 역시 불투명했다. 의문투성이었다. 하지만 외교안보팀이 곳곳에 가설해놓은 취재 안테나가 가동되면서 물음표는 하나씩 느낌표로 바뀌어갔다. 물론 그 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았다. `극비'를 취재할 때 기자의 가슴은 시꺼멓게 타들어갈 수밖에 없다. 평소 아무리 인간적으로 친분이 있는 당국자들이라고 해도 공무원으로서 국가기밀을 유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취재는 변죽을 울리는 방식이 될 수밖에 없었다. 보름 가까이 정부 관련부처 및 기관, 탈북자 지원단체는 물론, 동남아 현지의 지인들까지 총동원된 끝에 조각그림 맞추기 작업은 완성됐다. 정작 가장 큰 난관은 모든 취재가 끝난 다음이었다. 섣부른 언론보도로 탈북자 이송계획이 백지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냥 기다릴 수만도 없었다. 보안에 만전을 기했더라도 취재과정에서 관계당국이 눈치를 챘을 수 있는데다 국내외 몇몇 언론매체들도 비록 팩트가 부실했지만 낌새를 채고 있다는 사실이 감지됐기 때문이다. 결국 보도시점은 정부나 동남아 해당국가가 탈북자 국내이송 계획을 번복하기 어려워진 시점이 D데이로 결정됐다. 취재 및 기사작성이 끝나고 열흘이상 기다린 뒤였다. 보도가 나가고 4~5일이 지난 27, 28일 양일 동안 동남아 남방가옥에서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몇년 동안 갇혀지내던 탈북자들은 전원 무사히 한국 땅을 밟았다. 깔끔한 입성에 건강한 모습들이었다. 보도 이후 엉뚱한 곳으로부터 반향이 왔다. 북한 당국이 탈북자 문제에 언급을 피했던 과거와 달리 이례적으로 강한 톤의 비난성명을 내놓았다. 비슷한 시기 미 하원을 통과한 북한인권법안과 맞물리면서, 북한에 대한 적대시정책의 일환이라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물론 국제사회가 한동안 잊고 있었던 탈북자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울릴 수 있었다.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 추산으로만 10만 명에 달하는 중국내 탈북자들을 언제까지 짐승만도 못한 상황에 방치해놓을 수 없는 탓이다.
이달의 기자상 취재보도부문2
‘심증 있는 물증’ 찾기 동아일보 정치부 부형권 기자 필자는 올 4·15 총선이 끝난 직후 정당팀에서 외교통상부로 출입처를 옮겼다. 당시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문제는 이미 한중간 중요한 외교현안이었다. 그 핵심은 중국 정부가 직접 왜곡에 가담하고 있느냐는 것이다. 심증은 충분하지만 물증이 없었다. 밤마다 외교부 기자실에서 서울과 베이징의 외교소식통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체크하는 ‘전화 마와리’(경찰서를 돌아다니는 사건기자를 지칭하는 ‘사쯔마와리·察廻’에서 파생된 기자사회의 은어)를 돌기 시작했다. 그렇게 하기를 두 달여 만인 7월 8일 오후 11시경. 한 외교소식통으로부터 귀가 번쩍 뜨이는 말을 들었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서 최근 고구려가 삭제됐다는 말이 있다”는 것. 그것이 사실이라면 중국 정부 차원의 고구려사 왜곡에 대한 첫 증거가 되는 셈이다. 통일부를 출입하는 김승련 기자, 국방부를 출입하는 최호원 기자, 황유성 베이징 특파원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를 이 잡듯 뒤지는 ‘한밤의 대작전’이 전개됐다. 그러나 한글도 아닌 중국어로 된 홈페이지에서 고구려 세 글자의 ‘실종’ 여부를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11시 45분 경 홈페이지의 한국 개황 중 삼국시대 관련 기술 부분에서 ‘신라’와 '백제’만 남아 있는 것이 간신히 확인됐다. 몇 초간의 고민에 빠졌다. 주요도시 시내판 마감 시간(자정경)이 임박한 상황이어서 기사가 지면에 크게 팔리기(실리기) 어려웠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기사를 하루 묵혀서 내일 팔까.’그러나 중국 정부 차원의 첫 고구려사 왜곡 증거를 하루라도 빨리 독자에게 알리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예상대로 기사는 7월 9일자 A2면 박스 기사로 비교적 싼값에 (지면에) 팔렸다. 그러나 이 기사는 고구려사 왜곡 문제의 외교적 국면을 질적으로 변화시켰다. 외교통상부는 같은 달 14일 리빈 주한 중국 대사를 불러 정식 항의했다. 중국 정부는 8월 5일 홈페이지의 한국 고대사 전체를 삭제하는 미봉책을 썼으나 사태는 진정되지 않았다. 8월 22일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이 문제 해결을 극비 방한(22일자 동아일보 A1면 단독 보도)했고 한중 양국은 진통 끝에 24일 5대 양해 사항에 합의했다. 그러나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문제는 완료형이 아니라, 여전히 진행형이다. 끝으로 본 기사가 큰 비중으로 보도되지 않았는데도 차지한 지면의 크기보다 그 의미를 평가해 소중한 상을 주신 심사위원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이달의 기자상 지역취재보도부문
건강검진은 세일중! 대전MBC 김지훈, 이교선, 조형찬 기자 많은 회사에서 사원의 복지차원에서 하는 건강검진이 형식적이지 않을까라는 의문을 갖고 취재를 생각한 건 올 5월 회사의 건강검진을 받은 직후였다. 보통 오전 중에 진행되는 검진에는 4∼50명의 인원이 받다보니 피뽑고 혈압을 재고 1분 내외의 문진을 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건강검진 결과를 받아본 사람들은 결과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기도 하지만 큰 문제가 발견되지 않은 사람 대부분은 자신의 건강함을 보증 받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건강검진은 이미 하나의 큰 시장으로 변해버렸다. 건강검진시장을 놓고 검진업체들간의 치열한 생존경쟁은 의료서비스라는 본래 취지를 퇴색시켰다. 의료법상 환자 유인행위로 판단돼 불법인 식사제공, 기념품제공, 무료백신접종 등은 지금도 당연하게 자행되고 있다. 검진철만 되면 환자 유치를 위해 간호사보다 많은 영업사원들이 덤핑을 해대는 곳은 비단 회사뿐만 아니라 학교현장까지 파고들고 있다. 문제는 과당경쟁의 피해가 결국 건강검진을 받는 수검자에게 돌아간다는 것이었다. 수백 명이 하루 반나절에 검진을 받는 학교검진의 형식성은 아이들의 건강을 보증하지 못한다. 회사차원에서 실시하는 건강검진을 받는 직장인들도 적정인원을 넘어선 검진에 자신이 알고 싶은 건강정보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검진비가 수십 만원을 넘지만 자신의 돈을 내고 받는 검진이 아니기 때문에 직장인들은 건강검진 항목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또 개인별로 다른 가족병력 등에 대한 검진이 이뤄져야 하지만 붕어빵처럼 똑같은 검진은 기계처럼 이뤄진다. 때문에 많은 직장 검진자들이 검진이 형식적이라는 느낌을 받는 건 당연할 수밖에 없다. 회사에서 돈을 대준다는 이유로 검진결과가 아무런 여과장치 없이 회사로 그대로 전해지는 것도 큰 문제로 제기했다. 인사정책에 반영할 수도 있는 위험한 정보이면서 명백한 사생활 침해지만 아직 이 부분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없었다. 개인들은 자신의 은밀한 건강정보, 심지어 함께 검진을 받은 가족의 건강검진 자료까지 파일에 담겨 회사에 제공되고 있는 것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취재를 내보낸 뒤 여기저기서 볼멘 소리가 들려왔다. 특히 첫 취재를 통해 과당경쟁과 학교건강검진을 놓고 벌어지는 치열한 싸움을 술술 풀어놓았던 검진 센터장은 회사까지 찾아와 강력히 항의해 취재진을 애먹였다. 건강 검진하는 자료그림을 찍으러 왔다는 기자의 말에 테입 2개 분량의 치부를 드러냈던 취재원이 있었기에 보도가 가능했음을 시인한다. 보도의 취지에 동감해 건강검진의 개선방향등 기자가 알고 싶었던 부분을 용기 있게 말해준 의사선생님들도 큰 힘이 됐음은 물론이다. “할 수 있을까?”“길어야 세 편 정도로 끝나겠지”라고 생각했던 보도가 6편의 긴 보도로 이어질 수 있었던 건 항상 믿고 지켜봐 준 분들 덕분이었다. 10초의 증언을 담기 위해 몇 시간을 기다려준 장우창 카메라기자선배와 오디오맨 김진술 ,그리고 하루하루 기사를 막기에도 바쁜 와중에 막내 기자의 느려터진 기사를 기다려준 취재데스크 서영석 부장님이 없었다면 중간에 포기했을 것이다.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
이달의 기자상 기획보도방송부문
국부유출 13조원 SBS 유희준 기자 벌써 넉 달 전 일이다. 보도본부장으로 부터 부유층들의 해외 재산도피에 대해 취재해보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난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서울 강남 일대 부동산 중개업소를 뒤져봤지만, 이미 해외로 돈을 빼돌린 부유층들에 대해서는 대부분 함구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돈에 꼬리표가 붙어있는 것도 아니어서 도대체 얼마나 많은 돈이 어디로 어떻게 유출되는지 파악하는 게 쉽지 않았다. 금융감독원이나 한국은행에서도 국부유출의 실태에 대해 막연한 답변만 늘어놨다. 실제로 지난 '99년 '외환자유화' 조치 이후 한국은행에 신고한 개인들의 해외 부동산 취득 건수는 단 한건도 없었다. 당국에서 속수무책으로 방관하고 있는 게 어쩌면 당연한 상황이었다. 데스크에게 이런 내용을 알렸다. 데스크는 보도본부장을 직접 만나보라고 얘기했다. 본부장은 최근 미국 LA에서 한인들을 상대로 1천 억 원대의 투자사기 사건이 일어났다며, 그 사건을 파헤치다 보면 미국으로 유출되는 돈을 흐름을 추적할 수 있지 않겠냐고 조언했다. 운 좋게도 며칠 뒤 미국 부동산 업자를 만날 수 있었는데, 그는 최근 LA에서 한국 부유층들이 골프장이나 고급주택을 매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실태 취재는 물론 고급주택 내부 촬영까지 도와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렇게 미국 출장 취재가 시작됐다. 미국 LA를 찾아간 취재기자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른바 '찰리 리' 사건의 피해자들이 적게는 10만 달러에서 많게는 1천만 달러, 우리 돈으로 1백 억 원이 넘는 돈을 잃고서도 오히려 쉬쉬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피해 규모가 우리 돈으로 1천 억 원이 넘는 투자사건의 전모가 드러날 경우, 미 금융당국(IRS)의 세무조사를 받는 것은 물론 중과세를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피해자들이 사건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기피하고 있었다. 피해자들 가운데 일부는 한국에서 흘러 들어온 뭉칫돈이나 검은 돈이 개입됐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국부유출 실태는 생각보다 심각한 수준이었다. 법인등록 조건이 우리보다 쉬운 미국에서 이른바 '유령회사'(Paper Company)를 만들어 본국에서 거액을 송금한 뒤, 투자 명목으로 골프장이나 초호화 주택을 구입하는 편법이 가장 대표적인 국부유출 경로였다. 또 취재진은 현지 일간지 광고에 게재된 외환송금 업자들을 만나 몇 시간 만에 수백 만 달러를 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유출하는 '환치기' 현장도 취재했다. 미국에서 부촌으로 이름난 '비벌리 힐즈'나 '팔로스 버디스'에서 취재진은 한인들이 최근에 매입한 초호화 주택을 어렵지 않게 찾아낼 수 있었다. 일부 부유층들의 재산 해외도피는 LA와 상하이 등에서 부동산 투기바람을 일으키는 배경이 됐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자들이 투자처를 찾아 국 내,외로 눈을 돌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래서 취재한 내용이 공허한 메아리로 끝나지 않을까 우려했다. 그러나 방송 직후 관세청 등으로 부터 취재진이 해외에서 포착한 불법유출 사례에 문의 전화가 걸려왔다. 검찰과 금융감독원에서도 불법적인 외화유출에 대한 수사와 단속을 지속적으로 해나가겠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국부유출에 대한 방송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시청자들에게 불법 외환송금과 자본유출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만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