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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회 (2005년 8월)

수상작 5편 · 출품 후보작 36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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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작 5편

심사평

이춘발 이달의 기자상/한국기자협회 전회장 부산방송 ‘잊혀진 姓’ 기획·구성·내용 모두 ‘탁월’ 지역언론 활약 돋보였던 9월…취재보도부문 수상작 없어 아쉬움 180 회째인 9월의 "이달의 기자상 "은 처음으로 주 종목이라 할 수 있는 취재 보도 부문에서 단 한건의 수상작을 내지 못하는 진기록을 세운 가운데 지역 신문과 지역 방송사들의 노력이 한층 돋보이는 특징을 보였다. 기획 보도 신문 통신 부문에서는 부산일보의 ‘돌아오지 못한 원혼들 야스쿠니 조선인 합사자 2만 명 신원 최초 공개’ 가 압도적인 평가 속에 유일한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함께 경합을 버렸던 매일경제의 ‘CO2 전쟁은 시작됐다’ 는 다양한 접근과 분석으로 CO2의 중요성을 계도하는데 공헌했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아쉽게도 탈락했다. 지역 취재 보도 부문에서는 KBS 대전 방송의 ‘신부전증 환자 C형 간염, 감염 무방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 기사는 좀처럼 접근이 어려운 종합 병원의 허술한 위생 간염 실상을 파헤쳐 보건 행정 개선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반면, 광주 MBC의 카메라 고발성 기사인‘경찰 기강 이래서야’ 심사위원들의 관심을 끌었음에도 소재의 일반성이라는 한계를 넘지 못하고, 근소한 표차로 탈락했다. 지역 기획 보도 신문 통신 부문에서는 국제 신문의‘안중근 의사 여동생 안성녀 여사의 행적 발굴 및 독립 유공자 후손 생활 실태 조사’가 부산 일보의 계도성 기획물인 ‘부산을 바꾸자’를 제치고, 수상작에 올랐다. 안 여사의 행적은 광복 60주년에 때맞춰 일궈낸 지역 신문의 특종 발굴 기사라는 점과 특히, 취재팀의 노력과 땀이 짙게 베어난 연재 기획물이라는 높은 평가를 받았다. 무려, 일곱 건의 후보작이 출품되어 치열한 경합을 벌인 지역 기획 보도 방송 부문에서는 3 건이 1차 심사를 통과 했으나 부산방송의 ‘잊혀진 姓, King’ 한 편만이 최종 수상작으로 뽑혔다. 일제 강점기 시절의 조선인 남양 군도 강제 이주 실태와 그 뿌리를 최초로 파헤친 이 작품은 기획과 구성, 내용 모든 면에서 찡한 감동을 주었으며 지역 방송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만들어낸 수작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그러나 KBS 제주 방송의 ‘태풍, 지진 해일 1.2편’ 과 춘천 MBC의 ‘한탄강 2부작’은 취재 구성에 많은 노력을 보여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심사 위원들이 높은 호응을 받는데 실패했다. 사진 보도부문에서는 한국일보의 ‘로드 킬..고속도로가 야생동물의 무덤으로’가 수상했다. 환경 관련 컷으로는 보기 드물게 잔잔한 사회적 파장까지 몰고 온 이 사진은 취재 기자의 치밀한 기획과 인내심이 만들어낸 성과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전체적으로 보면 이번 심사에서 가장 경합이 심한 취재 부문에 수상작이 없었다는 사실은 향후 일선 취재 기자들의 한층 분발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물론취재 부문에서 2차 심사까지 올랐던 동아일보의 ‘김윤규씨 대북 사업 개인비리 ’와 한국일보의 ‘검 .경. 언 전 방위 금품 로비 의혹사건‘기사는 분명한 특종 보도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두 건 모두 구체적 비리 사실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해 주는데 미흡했다는 점이 지적되면서 소수점차의 탈락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지역 기획 보도 방송 부문에서는 질 양 모든 면에서 한결 향상된 후보작들이 대거 출품돼 고무적이었다. 이 덕분에 심사시간이 평소 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나기도 했다 .따라서 앞으로 방송 기획물의 경우는 원본과 함께 5분 내 외의 압축 요약 분을 별도 제작해 출품 하는 것이 심사 평가에 보다 유리할 것이라는 점을 주문하고 싶다.

출품 후보작

수상하지 못한 작품까지. 원본 사이트에서는 따로 찾아 들어가야 보입니다.

동아일보 경제부 박중현, 주성원 기자
후보 1-01 취재보도 부문
한국일보 사회부 박원기 기자
후보 1-02 취재보도 부문
한국일보 사회부 김상철, 진성훈, 이진희, 안형영, 김영화, 고찬유 기자
후보 1-03 취재보도 부문
세계일보 경제부 박성준 기자
후보 1-04 취재보도 부문
세계일보 경제부 주춘렬, 김용출, 우한울, 사회부 김귀수 기자
후보 1-05 취재보도 부문
동아일보 경제부 황진영 기자
후보 1-06 취재보도 부문
파이낸셜뉴스 정치경제부 김영래 기자
후보 2-01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국민일보 사회부 정재학, 김용권, 기획취재부 임항, 전정희, 선정수 기자
후보 2-02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세계일보 특별취재팀 홍성일, 엄형준, 김종수, 김형구, 최현태 기자
후보 2-03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매일경제 기획취재팀 임상균, 전병득, 현경식, 김기철 기자
후보 2-04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경향신문 문화부 조운찬, 전국부 원희복, 기획취재부 김종목, 사회부 심희정 기자
후보 2-05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중앙일보 경제부 정경민, 김종윤, 허귀식, 김원배 기자
후보 2-06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부산일보 탐사보도팀 김기진, 김마선, 김영한 기자
후보 2-07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마산MBC 보도국 김성주, 김장훈 기자
후보 4-01 지역취재보도 부문
한빛일보 사회부 최대만 기자
후보 4-02 지역취재보도 부문
KBS대전 보도팀 홍정표, 심각현 기자
후보 4-03 지역취재보도 부문
부산MBC 사회부 이두원, 박태규 기자
후보 4-04 지역취재보도 부문
광주MBC 보도국 이재원, 김철원, 강성우 기자
후보 4-05 지역취재보도 부문
부산일보 경제부 배동진 기자
후보 4-06 지역취재보도 부문
국제신문 사회1부 광역이슈팀
후보 5-01 지역 기획 신문·통신부문
경남신문 사회2부 김상우 기자
후보 5-02 지역 기획 신문·통신부문
중부매일 경제부 이민우, 사회부 노승혁 기자
후보 5-03 지역 기획 신문·통신부문
부산일보 사회부 송대성, 김형, 경제부 강병균, 문화부 임깁실, 생활과학부 이자영 기자
후보 5-04 지역 기획 신문·통신부문
부산일보 사회부 박진국 기자
후보 5-05 지역 기획 신문·통신부문
KBS제주 보도팀 양석현, 김휴동 기자
후보 6-01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춘천MBC 보도국 옥시찬, 김동욱 기자
후보 6-02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광주방송 보도제작부 김영락 기자
후보 6-03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부산방송 사회팀 진재운, 정경팀 전용우, 영상제작팀 최진혁 기자
후보 6-04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여수MBC 보도부 양준서 기자
후보 6-05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대구MBC 보도국 도건협, 김종준 기자
후보 6-06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목포MBC 보도부 신광하, 김승호 기자
후보 6-07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국제신문 사진부 박수현 기자
후보 7-01 전문보도
연합뉴스 강원지사 이상학 기자
후보 7-02 전문보도
세계일보 사진부 김창길 기자
후보 7-03 전문보도
세계일보 사진부 이종렬 기자
후보 7-04 전문보도
한국일보 사진부 박서강 기자
후보 7-05 전문보도

취재후기

수상 기자가 직접 쓴 1인칭 기록 3편

신부전증 환자 C형 간염, 간염 무방비 KBS대전
보도팀 홍정표 문득 2년 전에 작성한 입사지원서가 떠올랐다. 지금 다시 읽어봐도 “이 사람 정말 기자가 되고 싶어서 안달이 났구나”하는 느낌이 전해질 정도로 자못 진지하고 열정으로 가득한 글. 좀 더 보람 있는 삶을 살고자 하는 선택한 기자의 길은 정말 그 열정만큼 힘들게 다가왔다. 매일 아침 두서 없이 시작하는 경찰 마와리와 항상 체한 듯 가슴을 누르는 취재계획에 대한 부담으로 나를 유지하기조차 힘에 겨운 평범한 말진 기자의 삶이었다. 혈액 투석을 하는 신부전증 환자들이 집단으로 C형 간염에 걸렸다는 내용의 제보가 나를 기다리고 있던 때는 큰 더위 없이 지나갈 것이라는 기상청의 예보를 비웃듯 연일 폭염으로 지쳐가던 7월 중순. 그 날 아침도 새롭게 시작된 한 주의 무게가 그 어느 때보다도 무거운 월요일이었다. 신부전증 환자라는 말이 가장 먼저 머릿속에 들어왔다. 신장 장애인...사전지식만으로 충분히 그들의 힘든 삶의 과정이 그려졌다. 게다가 그들이 또 간염에 걸렸다니 마음이 바빠졌다. 우선 C형 간염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게 시급했다.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질환이지만, 미국 등의 일부 나라에서는 감소 추세에 있는 B형 간염과는 반대로 감염자가 증가추세에 있다는 내용, 주로 마약 복용자나 혈액투석 환자가 걸릴 확률이 높고, 예방 백신은 없지만, 간경화나 간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질환...만약 이 정보가 사실이라면 누구를 막론하고 C형 간염은 위험한 질환이다. 게다가 신부전증 환자들이 감염된다면 그들은 결국 이식마저 포기해야 할 상황이 아닌가! 그런데 한 병원에서 집단으로 10여 명의 혈액투석 환자가 C형 간염에 감염됐단다. 예사로 넘길 일은 아니었다. 환자들을 만나고 나니 더욱 확신이 들었다. 자신이 감염됐다는 사실을 뒤늦게 안 한 환자는 가족에게 또 다시 상처를 줄 수 없다며 말을 못 이어나갔다. 팔뚝에 인공 혈관을 장착해 한 여름에도 긴소매로 가리고, 핏기 없이 까맣게 힘을 잃은 그들의 얼굴과 마음을 보고, 문뜩 2년 전 입사지원서에 밝힌 나의 소명이 떠올랐다. 누군가에게 힘이 돼주고 싶은 욕구...하지만 감염 경로를 추적해 병원의 책임을 묻는 일은 쉽지 않았다. 바로 그 때 병원에서 근무했던 한 간호사의 증언이 결정적인 힘이 됐다. 종합병원이나 다른 개인병원에서는 늘 사용하는 위생장갑을 문제의 병원에서는 사용하지 않았고, 환자와 접촉한 뒤 손을 씻을 세면대도 마련돼 있지 않았다는 병원의 실상. 게다가 병원의 위생 관계와 C형 간염 감염이 밀접한 관계에 있을 수밖에 없다는 전문의의 소견은 이번 취재를 더욱 값진 내용으로 이끌어주었다. 거의 한 달에 가까운 취재 시간, 매번 다른 환자를 만날 때마다 일부 혈액 투석 병원들의 문제점과 환자들의 피해 규모는 커져만 갔다. 고구마를 캐는 기분에 견줄 수 있을까... 줄기 하나를 잡아당기면 줄줄이 이어져 나오는 고구마 구덩이. 한 번의 취재가 끝날 때마다 속보거리가 이어져 나왔다. 불법 유인행위로 인한 환자 관리 부실, 합병증 관리가 안 돼 더 큰 피해를 보는 환자들, 그리고 이들 병원의 무책임한 의료 행위에 대해 어떠한 제재도 가하지 않고 방관만 하는 보건당국...부실하기만 한 환자관리 개선을 위해 살펴야 할 문제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아직도 신부전증 환자들의 고충은 끝나지 않았다. 때문에 나의 취재도 끝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항상 내 곁은 지켜주며 든든한 동행이 돼 준 촬영기자 후배 심각현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열악한 인원에도 충분한 취재가 이뤄지도록 길을 터 주신 KBS 대전보도팀의 선배들과 하나 뿐인 동기 최선중에게 감사의 마음을 보낸다. 마지막으로 취재기자를 더 걱정해주며 하나의 정보라도 더 주려고 애쓰신 신장장애인협회 분들과 환자분들..그리고 언제나 든든한 응원군이 돼 주시는 부모님께 상의 영광을 돌린다.
로드킬…고속도로가 야생동물의 무덤으로 한국일보
먼저, 짧지 않은 취재기간 동안 격려와 배려를 아끼지 않아주신 사진부 동료들과 취재차량을 운전하느라 밤잠을 설쳐가며 동고(同苦) 해주신 수송부 직원들께 수상의 영광을 돌리고 싶다. 또, 희망을 잃지 않고 일에 전념할 수 있게 내조해 준 아내와 딸 아이에게도 고맙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지난 봄 지방출장 길에 생태육교 표지판이 우연히 눈에 띄었다. "동물들이 지나가고 있어요." 과연 얼마나 많은 야생동물이 생태통로를 이용하는지 궁금했다. 궁금증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엄청난 숫자의 야생동물들이 도로 위에서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생태통로는 턱없이 부족했고 그 나마 있는 것들도 제 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로드킬'의 실태를 사진으로 보도하기로 결심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취재 노하우를 전수 받을 사람이 없어서 막막했다. 6월 19일, '무대뽀'로 취재를 시작했다. 밤 10시부터 동 틀 때까지 중앙고속도로를 뒤졌다. 통계상 사고가 가장 많은 남원주~홍천 구간을 살펴보기로 했다. 왕복 100Km가 넘는 거리를 시속 20Km로 이동했다. 시속 140~150Km를 예사로 넘나드는 고속도로에서 시속20Km의 속도는 그야말로 '곡예운전'이었다. 나 보다 취재차량을 운전하는 수송부 직원의 컨디션이 더 중요했다. 아찔한 순간을 넘겨가며 목격한 로드킬의 실태는 상상 그 이상이었다. 6월 말 장맛비가 오기 전까지는 매일 한 두 마리의 고라니가 쓰러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을 정도였다. 하룻밤 사이에 이 구간에서만 수 십 마리의 동물들이 죽어갔다. 실상을 접한 뒤 사진기자로서의 고민은 더욱 커졌다. 차에 치어 죽은 야생동물의 사체는 신문에 게재하기 어려울 정도로 처참했기 때문이다. 살아있는 야생동물을 위주로 취재하기로 했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눈을 부릅뜨고 전방을 주시하면서 밤을 세웠다. 졸음과의 싸움에서도 이겨야 했다. 하지만 단 한 컷도 찍지 못하는 밤이 이어졌다. 첫 출장을 마친 후에는 취재를 계속해야 할지 포기해야 할지를 결정해야 했다. 출장기간 동안 별 소득이 없었고 희망도 없어 보였지만 '로드킬'의 실태를 눈으로 본 이상 쉽게 포기할 수 없었다. 데스크는 나의 선택을 전적으로 믿어주었다. "오늘은 제발..." 매일 밤 기도하며 숙소를 나섰다. 취재를 시작한 지 2주가 지나자 밤 눈이 조금씩 트여갔다. 고속도로 위를 헤매는 동물들이 하나 둘씩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눈으로만 찍기 일수였다. 일종의 시행착오를 겪는 동안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로드킬'을 줄여보고자 시작한 일이었지만 어느 순간 돌아본 나 자신은 그 위험한 고속도로에 야생동물이 나와주길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아이러니’라고 하기엔 너무 잔인하고 이기적인 이중성이었다. 영문을 모른 채 큰 눈을 뜨고 죽어간 고라니 앞에서도 그 이중성은 여지없이 나타났다. 안타까움으로 마음 한 구석이 저려왔지만 이제 겨우 '그림'을 잡았다는 안도감과 흥분으로 얼굴은 상기됐다. 취재결과에 대한 압박감과 초조함에 사로잡힌 나에게 그 고라니는 생명이라기 보다 하나의 피사체에 불과했다. 기자로서, 아니 인간으로서 부끄러운 순간이었고 평생 잊어서는 안될 교훈을 얻었다. 다행히 취재를 계속하면서 나 자신이 변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카메라를 들기도 전에 나를 발견하고 도로 밖으로 달아나는 동물을 보면 안도감이 먼저 들었으니까.. 칠흑 같은 고속도로를 이동하면서 야생동물을 찍기란 애초부터 쉽지 않았다. 조명이라곤 차량 전조등이 유일한 상황에서 카메라의 오토 포커스 기능은 무용지물이었다. 순식간에 나타났다 사라지는 동물을 수동으로 촛점을 맞춰가며 찍어야 했다. 며칠 밤을 세운 댓가로 겨우 찍은 사진이 포커스가 맞지 않았을 땐 견디기 힘든 허탈감에 시달려야 했다. 낮과 밤이 뒤바뀌면서 서울과 원주를 오갈 때는 시차적응에 애를 먹기도 했다. 로드킬이 많다는 88고속도로와 지리산 주변, 강원지역 국도도 몇 군데 돌아보았다. 힘 들었기에 아쉬움이 많이 남는 취재였다. 두 달에 걸친 취재를 끝내기로 결정하면서도 “이 정도면 됐어”라고 자신하지 못했다. 어쨌든 사진기자 생활을 통틀어 한 장의 사진을 얻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한지를 가장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8월 12일, 마지막 출장을 마치고 서울로 향하는 고속도로 위에서도 '로드킬'들이 어김없이 널부러져 있었다. 눈살을 찌푸리며 무심히 지나는 인간들에게 제 몸을 부숴가며 간절히 부탁하는 것 같았다. 제발 내 새끼들만은 차 바퀴에 깔려 죽지 않게 해 달라고… 한국일보 사진부 박서강 기자
잊혀진 姓,'King' 부산방송
"My family name is King, but I'm not loyal family." "남태평양 어디에 King이란 성이 있는데 한국사람 후손이라더라" 프로그램이 탄생하게 된 단초는 이 한마디 였다. 지난해 10월 일본 후쿠오카 TNC에 교환기자로 갔을때 만났던 조총련계 재일동포 3세가 술자리에서 가볍게 던진 말이었다. 그가 알고있는 정보는 그가 한 말이 전부였으며 호기심은 귀국과 동시에 본격적인 발굴 취재로 옮겨졌다. "남양농업이민(南洋農業移民)" 풀어보면 '남태평양으로 농사를 짓기 위해 이주해간 조선인 농민들'이다. 지금껏 일제치하에선 조선인에 대해 징병이나 징용만이 강제력을 보였던 것으로 해석하면서 농업이민은 아직껏 다뤄지거나 해석된 적이 전무한 실정이다. 프로그램은 열대의 남태평양으로 농업이민을 떠났던 사람들 가운데 돌아오지 못한 조선인 농민들과 그 후손들을 다룬다. 농민으로 떠났다가 현지에서 태평양 전쟁 속에서도 살아 남았지만 결국 돌아오지 못하고 현지민과 결혼해 후손들을 낳고 생을 마감한다. 하지만 그 후손들은 자신들의 뿌리가 정확히 어딘지 모른채 살아가고 있다. 일제의 창씨개명과 태평양 전쟁 후 미국의 지배를 거치면서 김(金)은 King이 되고 최(崔)는Shai가 신(伸)은 Cing이 그리고 강(姜)은 Kiyoshi 등으로 성씨가 바뀌어 졌다. 하지만 아버지 성을 몰라 아버지의 이름을 성으로 하는가 하면 한국성씨와 일본호칭인 '상'을 한꺼번에 사용하는 경우도 발견됐다. 그리고 이런 성씨들은 세대를 거치면서 이미 사라졌거나 마지막 성씨로 존재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프로그램은 광복 60주년을 맞은 시점에서 이들의 존재를 추적.취재하면서 이들이 아직 한번도 기억되지 않았던 조선인 농업이민의 후손들임을 증명한다. 취재진은 이들이 열대의 혹서에서 노예처럼 노동력을 착취당했다는 증거를 아직 공개되지 않았던 미국의회 도서관 자료와 조선총독부 사료를 발굴해 낱낱이 밝혀낸다. 결국 농업이민 또한 징용이나 징병과 다를바 없는 일제의 강제 수탈의 하나였음이 확인된 것이다. psb 부산방송 진재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