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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회 (2006년 7월)

수상작 7편 · 출품 후보작 35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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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작 7편

심사평

이달의 기자상 심사평 손석춘 심사위원(한겨레 기획위원) 무더위를 잠시 잊을 만큼 좋은 ‘작품’들이 많았다. ‘작전통제권 소동’이 민망스럽게 벌어지는 가운데서도 한국 저널리즘은 곳곳에서 ‘보물’을 캐가고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심사위원회에 제출된 작품은 취재보도 7건, 기획보도 6건, 지역취재보도 14건 지역기획보도 9건, 전문보도 5건으로 모두 41건이었다. 그 가운데 22건만 예심을 통과했다. 본심에 오른 출품작 가운데 심사위원 전원일치로 결정된 수상작은 <경인일보>의 ‘한나라당 경기도당 수해골프’다. 애초 취재 부문(정치부 정의종)과 전문 부문(사진부 김종택)으로 나누어 출품되었으나 본심 과정에서 합쳤다. 사진의 독자성을 강조한 심사위원도 있었지만 같은 사안을 별개로 처리하는 게 어색하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언론 본연의 ‘감시 기능’을 온전히 구현했을 뿐만 아니라 파장도 컸다는 점을 평가받았다. <국민일보>의 ‘김병준 교육부총리 논문 표절 의혹 및 BK21 연구실적 중복기재 단독보도’는 김씨의 ‘낙마’를 불러왔다는 사실 못지않게, 학자가 고위관료가 되는 데에 새로운 검증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일각에서는 ‘논문 표절’이 정확한 사실보도가 아니었다는 점에서 문제점을 제기했지만, 교수의 자기표절은 대학에서 추방사유라는 외국학계에 견주어 한국 학계의 ‘관행’에 쐐기를 박았다는 점을 평가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 앞으로 학계의 관행을 고발하고 감시하는 보도가 이어질 것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한겨레>의 ‘한미반환기지 환경협상관련 단독보도 4건’은 취재하기가 쉽지 않은 영역에서 일궈낸 특종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기사 내용도 꼼꼼하고 성실한 취재가 돋보였다는 평가도 나왔! 다. 기획보도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작품은 <한국방송>의 ‘법은 평등한가?’였다. 심층 취재에 더해 공영방송의 공익성을 제대로 살린 보도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매일경제>의 ‘유기농 대해부’는 소비자들에게 유익한 기사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였다. 다만, 유기농들의 자발적 인증 시스템이 나름대로 정착되어 있는 상황을 전혀 무시해 지나치게 일방적 접근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기독교방송>의 ‘목숨 건 외줄타기, 성전환수술’은 성전환수술이 지닌 위험성을 알렸다는 점에서 본심까지 오르고 좋은 평가도 받았으나 심사위원 과반의 표를 얻지는 못했다. 지역기획보도 부문에선 <경기일보>의 ‘구멍 뚫린 팔당댐 국유지 관리’와 <부산문화방송>의 ‘섬: 긴급진단 초고층 주택’이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이번 심사에서 가장 아쉬움을 남긴 것은 <매일신문>의 ‘대구 리딩그룹 211인 대해부’다. 대구지역에서 보도하기 어려운 내용을 과감하게 기사화했고 과학적 검증까지 거친 좋은 기사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1표 차이로 탈락했다. <대구문화방송>의 ‘사이공 아리랑’이나 <울산문화방송>의 ‘경찰 압수물 감쪽 사라져’도 본심에서 아쉽게 탈락한 작품들이다. 심사위원들은 광고주인 재벌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방송들이 ‘법은 평등한가?’와 같이 재벌 총수의 실명을 거론하며 부도덕한 치부를 과감하게 고발하는 작품들을 많이 생산해주길 기대했다.

출품 후보작

수상하지 못한 작품까지. 원본 사이트에서는 따로 찾아 들어가야 보입니다.

잠실 고시원 화재 단독 촬영
후보 1-01 취재보도부문 MBC 영상취재부 이창훈*
탈세동맹
후보 1-03 취재보도부문 MBC 2580부 백승규·황상욱
'미군기자 4곳 추가인수 숨겼다' 등 한·미 반환기지 환경협상관련 단독보도 4건
후보 1-05 취재보도부문 한겨레 사회정책팀 김정수*·차장*·유신재
부끄러운 IT강국 코리아
후보 1-06 취재보도부문 아시아경제 정보과학부 박용준*
'매일유업 카페라떼 변질사고' 추적보도
후보 1-07 취재보도부문 아시아경제 사회부 정경진*
법조비리, 고리를 끊자
후보 2-01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세계일보 사회부 박희준·이천종·김귀수*·강구열·신미연
갈등관리 시스템이 없다
후보 2-02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세계일보 특별기획취재팀 이돈성·부장*·신상득·남상훈·김창덕
한강, 평화와 생태의 젖줄로 1·2부
후보 2-04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한겨레 24시팀 김규원·이유주현·조기원
목숨건 외줄타기, 성전환수술
후보 3-02 기획보도 방송부문 CBS 사회부 심나리
추적, 폭발 부른 불량기름
후보 4-01 지역취재보도부문 대전MBC 보도국 안준철·신규호
어민들 목숨 건 불법개조
후보 4-02 지역취재보도부문 제주일보 사회부 김대영*·차장*·고경호*
창원 '용동 공원 사업' 특혜의혹 및 후속보도
후보 4-03 지역취재보도부문 마산MBC 보도국 박종웅·우무진
새 잠수병치료기 중고품 구입 의혹 '파문'
후보 4-04 지역취재보도부문 제민일보 사회부 김영헌*
헬기를 타고 : 악천후 속 구조 활동
후보 4-05 지역취재보도부문 강릉MBC 보도제작국 김인성·김종윤*
오색마을 고립 현장
후보 4-06 지역취재보도부문 강릉MBC 보도제작국 김인성·김종윤*
날벼락 난민생활
후보 4-07 지역취재보도부문 강릉MBC 보도제작국 김인성·김재욱*
서류 위조 골프장 사업 불법 취득
후보 4-08 지역취재보도부문
육군 소령이 사병 수십명 성추행
후보 4-09 지역취재보도부문 경인일보 지역사회부 오연근·김평석*
경찰 압수물 감쪽 사라져
후보 4-10 지역취재보도부문 울산MBC 보도제작부 박치현·부장*·전재호*·차종환
제주도 보존자원관리 실태 보고서
후보 4-11 지역취재보도부문
아파트 들어설 땅에 중금속이!
후보 4-12 지역취재보도부문 YTN 사회2부 박종혁
영서북부 수해 보도
후보 4-13 지역취재보도부문 춘천MBC 보도국 전영재*·박대용·허주희·이재규*·김동욱*·정규준·최정현·김종원*
대구 고교 내신성적 조작
후보 4-14 지역취재보도부문 매일신문 사회1부 김재경*·최병고
대구 리딩그룹 211인 대해부
후보 5-01 지역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매일신문 기획탐사팀 박병선·차장*·서상현
수해에 이은 피서특수 실종 ... 대책이 시급하다
후보 5-02 지역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강원도민일보 사진부 최원명·차장*·이호*·백오인
짓눌리는 특기적성강사 - 방과후학교 강사처우 실태와 대책
후보 5-05 지역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부산일보 사회부 김은영·차장*·최혜규
선택과 도전, 제주특별자치도
후보 6-01 지역기획보도 방송부문 JIBS제주방송 보도국 송종훈*·윤인수*
'부르는 게 값', 만연한 진료비 부당 청구
후보 6-03 지역기획보도 방송부문 TBC대구방송 보도본부 박영훈*·권기현*
대구MBC 창사 43주년 특별기획 "사이공 아라랑"
후보 6-04 지역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술실에서의 화상(火傷)-우연인가?
후보 6-05 지역기획보도 방송부문 대구MBC 보도국 윤태호·윤종희
독도 주변에서 마주친 한일 경비함(사진보도부문)
후보 7-01 전문보도부문 동아일보 사진부 전영한
화해하러온 강재섭. 이재오는 글쎄요(?)(사진)
후보 7-02 전문보도부문
필사의 구조(사진)
후보 7-03 전문보도부문 강원일보 사진부 김명섭*
한나라당 경기도당 '수해골프'(사진)
후보 7-04 전문보도부문 경인일보 사진부 김종택
강원도 '물폭탄'(사진)
후보 7-05 전문보도부문 연햡뉴스 강원·이상학*

취재후기

수상 기자가 직접 쓴 1인칭 기록 6편

특별기획 2부작 <섬>
특별기획 2부작 <섬> / 부산MBC 조수완 기자 제1부 제로공간 제로 공간은 초고층 주택에서의 화재를 다룬 작품이다. 한 화재 전문가가 "지하철 화재(대구)이후, 다음 차례는 초고층 주택 화재"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취재 이후, 제작자로서의 소감 또한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운이 좋아서, 불이 초기에 진화 되면 그만이겠지만, 불행히도 화재 규모가 커지면, 그 인명피해는 지하철 화재를 능가할 것으로 우려된다. 문제는 초고층 주택에 대한, 국내 소방대책이라는 것이, 스프링클러가 제대로 작동했을 경우만을 가정한 것이며, 아니면 재빨리 도망가는 것이란다. 초고층 주택에 대한 화재 우려는 진작부터 제기 돼 왔다. 하지만 실제로 화재가 발생했을 때, 어떤 재앙으로 이어질지는 전혀 짐작할 수 없는 상태다. 취재진은 이 부분에 대한 답을 얻고자 삼성방재연구소를 찾았고, 화재 및 피난 시뮬레이션을 실시하게 된 계기가 됐다. 여기에 소방관들도 초고층 주택에 대한 큰 불신을 갖고 있었다. 직접 진화에 나서게 될 소방관들의 초고층 주택에 대한 우려는 심각한 것이었으며, 이런 이유로 부산시 소방본부의 적극적인 협조가 이뤄졌다. 결국 삼성방재연구소와 소방본부,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등 국내 화재 전문가들이 갖고 있던 방재정책에 대한 불신이, 아이러니컬하게도 적극적인 제작 협조로 이어졌고, 다양한 실험과 접근을 가능하게 했다고 생각한다. 제2부 소리없는 고통 초고층 주택과 건강 문제는, 크게 3가지 이유로 압축된다. 주민들의 생활 방식 변화와, 건물의 흔들림, 그리고 연돌효과(고층건물 내에서 발생하는 공기의 강한 상승 효과)다. 소문으로만 떠돌던 '초고층 주택과 주민들의 건강 문제!' 이에 대한 전문가도 국내엔 별로 없는 상태였다. 전문가라 해 봐야 대부분이 심증 수준을 넘어서지 못했다. 제작진은 한마디로 논문 한편을 쓰는 심정으로, 작품 제작에 임해야 했다. 때문에 2부는 제작 전 과정이 고통의 연속이었다. 그 동안 학계나 일반인들을 통해 다양하게 제시돼온 주장들을, 실험을 통해 일일이 증명해 나가야 했고, 그 과정에서 많은 실패를 경험해야 했다. 다행히 일본에서 간헐적으로 발표된 초고층 주택과 주민 건강에 대한 논문, 그리고 홍콩의 사스 사례들은 2부 제작의 밑거름이 됐으며,이를 기초로, 직접 주민 설문조사와, 건물 흔들림 실험, 층별 실내공기질 측정 등이 이뤄졌다. 이런 과정 또한 주민들의 반발과 아파트측의 비협조 등으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방송 이후, 건설 관련 단체와 건설사들의 문의가 잇따랐고, 한 대형 건설사는 사내 교육 프로그램으로 우리 작품을 활용하기로 했다고 하니, 뒤늦게나마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
구멍 뚫린 팔당댐 국유지 관리
구멍 뚫린 팔당댐 국유지 관리 / 경기일보 전상천 탐사보도팀장 폭염으로 밤마다 잠을 설치던 7월 초 광주 남종면 족동마을에 전원주택을 지으려던 60대 모 교수로부터 연락이 왔다. 기존 전원주택 주인들이 팔당호변의 땅에 펜스를 쳐 정원으로 꾸미는 등 일반인들의 접근 자체를 봉쇄, 수려한 팔당호와 더불어 노년을 보내려던 계획이 무산됐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제보였다. 이에 본보 탐사보도팀은 팔당호변을 끼고 있는 광주시 남종면 족동마을내 호화 전원주택들이 '현대판 봉이 김선달'처럼 수천여평의 국가 땅을 무단 점용해 테라스와 낚시터, 정원으로 꾸며 사용하는 등 부동산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실태를 취재한 후 보도했다. 이후 건교부와 한국수력원자력(당시 한전), 경기도 등 팔당댐 건설 당시 책임기관에 대한 팔당댐 국유지 관리 실태에 대한 집중취재에 들어갔다. 건교부와 한전이 팔당댐 국유화 범위를 놓고 벌인 13년간 땅 분쟁을 벌이면서 사실상 국유화 조치를 하지 않은 채 30여년간 사실상 방치하고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경기도를 비롯, 팔당 인근 광주시 등 5개 시ㆍ군의 등기부상 개인명의로 남아있는 국가 땅에 대한 국유조치를 하지 않는 것은 물론 특정인이 독점해 사용했으나 이에 대한 단속조차 제대로 하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특히 ‘정부 부처간 이기주의’와 ‘복지부동’, ‘책임 떠넘기기’ 등 행정조직의 병폐가 상수원에서 30여년간 또와리를 틀고 앉아 시민들의 눈을 속이고 있었던 것이다. 본보는 ‘구멍 뚫린 팔당댐 국유지 관리:30여년간 방치된 국가 땅’란 제하로 7회에 걸쳐 국가의 잘못된 팔당댐 인근 국유재산 관리의 문제점을 집중보도했다. 건교부는 결국 팔당댐 인근 국유재산 환수조치에 나섰고, 검찰과 경찰이 국가 땅을 사유화한 이들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 것이다. 최근 인터넷신문과 포털사이트 등장 등 언론환경의 급변으로 탐사보도의 중요성이 잇따라 제기되어 왔다. 그러나 본보는 턱없이 부족한 기자인력 등 때문에 미뤄오다 지난 6월 경기·인천지역 언론사에서 처음으로 탐사보도팀을 신설했다. '탐사보도에 대한 개념조차 없는 기자들이 잘 할 수 있을까'란 우려반 기대반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 본보 탐사보도팀이 불과 2개월만에 지역기획보도부문에서 이달의 기자상 수상으로 안팍의 우려를 어느 정도 불식시키게 돼 기쁘다. 시대적 요청에 순응한 우리의 선택이 현명했음을 입증해 준 것이다. 탐사보도가 아니었으면 이 사안을 총체적으로 다룰 수 없었을 것이라는 게 의견이기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탐사보도팀이 이제 막 걷기 시작했다. 아직 갈 길이 멀다. 부단히 걷지 않으면 산을 오르지도 못할 지 모른다. 하지만 끝까지 나 자신을 벼랑 끝까지 밀어 부쳐 볼 작정이다. 이 지면을 빌려 새로운 출발을 하는 탐사보도팀에 격려의 말로 힘을 실어줬던 선후배님들에게 감사드린다.
법은 평등한가?
법은 평등한가? / KBS 탐사보도팀 성재호 우리 사회 최후의 양심이라는 사법부. 그 사법부가 내놓은 재판 결과에 대해 가타부타 언급하는 것은 언론이라고 해도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 ‘유전무죄’나 ‘전관예우’와 같은 사법부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점차 팽배해지고 있음을 누구나 인식하고 있다. 본 방송 보도 직후 터져 나오기 시작한 판, 검사들의 법조 비리는 이 같은 불신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는 현실이다. 그동안 방송은 ‘자주’는 아니었지만 우리 사법부의 현실과 문제점을 지적하는 보도와 다큐멘터리를 해왔다. 그러나 우리가 기억하는 한 유전무죄와 전관예우와 같은 핵심적이고 본질적인 문제에 대해 직접적이고 과학적인 검증을 시도한 적은 없었다. 취재팀은 가장 기본적인 물음에서 출발했다. ‘혹시 사법부를 비롯한 우리 법조계의 강고한 인적인 네트워크가 공정해야할 재판 결과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혹시 그들은 국민들과 전혀 다른 생각과 가치관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의심마저 가졌다. 무모해보일지 모르지만 과학적인 검증과 통계작업을 위해 수십만 건의 소송정보와 수 천여 건에 이르는 판결문을 수집했다. 또한 만2천여 명에 이르는 국내 법조인들의 경력 정보도 어렵게 구했다. 소송정보 가운데 필요한 것은 일일이 판결문을 통해 그 결과를 확인했고 엑셀파일로 데이터베이스화했다. 취재팀은 이를 바탕으로 재판에 참여한 판사와 변호사의 관계 또는 피고인의 사회적인 지취에 따라 재판 결과가 어떻게 나타났는지를 분석했다. 방송 보도에서는 한 번도 시도된 적이 없었던 사회관계망 분석을 이용한 검증도 병행했다. 그 결과 우리 사법부의 재판이 전관예우와 유전무죄적인 경향을 띠고 있음이 드러났다. 단순하게 한, 두 개의 재판 결과를 갖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 기간 동안 적어도 천여 건의 재판을 분석한 것이었다. 최태원 SK회장이 사재출연 약속을 3년째 지키지 않고 있다든가 조희준 전 국민일보 대표가 벌금 50억 원을 한 푼도 내지 않은 채 해외로 잠적했다는 뉴스는 이러한 방대한 데이터와 데이터 분석결과를 확인 취재하는 과정에서 나오게 된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물이었다. 재판 결과에 대한 비판은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가장 상식적인 수준에서 했다. 다행히(?) 우리가 취재한 담당 재판부 그 어느 곳으로부터도 보도 이후 공식적이거나 비공식적인 항의를 단 한 건도 받지 않았다. 참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셨다. 지난해 말 처음 아이디어를 냈을 때부터 끝까지 인내심을 갖고 도와준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실 관계자분들을 비롯한 수많은 도움이 없었더라면 이 같은 영광은 없었을 것이다.
유기농대해부 시리즈
유기농대해부 시리즈 / 매일경제 이호승 기자 시리즈의 기획은 그야말로 일상생활에서 갖게 되는 작은 물음이었다. "여기저기서 다 유기농이라고 판매하는 상품들이 과연 모두 유기농일까?" 조그만 질문이 시리즈로 기획되고 취재계획이 수립되기까지는 1년여의 시간이 걸렸고, 올 4월부터 본격적인 취재가 시작됐다. 취재의 초점은 `유기농의 수요와 공급이 모두 폭발적으로 늘고 있지만 생산과 인증, 사후관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가'였다. 가장 먼저 시중의 주요 유통업체에서 판매되고 있는 유기농제품을 수거, 농약 등 잔류물질이 검출되는지 여부를 알아보기로 했다. 이를 위해 주요 백화점과 할인점 등에서 `유기농' 인증마크가 붙은 농산물 30여점을 구입한 뒤 이화여대 부설 연구소에 시험검사를 의뢰했다. 유기농이란 3년간 농약과 화학비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아야 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해당 물질이 검출된다면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문제를 제기할 수 있고, 기사 밸류가 크게 높아질 수 있었다. 시험검사 결과는 100% 음성으로 나왔다. 취재 첫단계부터 의도한 바와 다른 결과가 나오자 취재팀은 잠시 실망하기도 했지만 `미리 결론을 내릴 필요는 없다'며 다시 취재를 시작했다. 취재는 생산농가와 민간 인증기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농림부, 학계, 소비자단체, 유통업체 등을 다방면을 상대로 광범위하고도 치밀하게 이뤄졌다. 취재 과정에서 내린 결론은 `생산과 인증, 사후관리, 유통 전단계에서 제대로 된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고 특히 시스템과 인력, 재원부족으로 인증과 사후관리가 부실하다'는 것이었다. 취재 과정과 시리즈 게재 와중에는 농민단체와 생산 농민 등으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다. 기사가 편파적이고, 선의의 피해자가 나온다는 것이었다. 일부 취재원들로부터는 취재거부도 당했다. 그러나 기사의 기획의도는 국내 유기농산업 자체를 비판하려는 것이 아니라 유기농산업이 국가적 정책산업으로 한단계 발돋움하기 위해 고칠 점은 고치고, 곪은 부분은 도려내야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득했고, 대부분의 취재원들도 결국에는 이를 수긍했다. 국내 유기농 산업의 바람직한 대안을 찾기 위해 해외사례 수집에도 나섰다. 미국과 뉴질랜드, 독일, 영국, 중국 등 유기농 산업의 선진국들을 찾아 앞선 시스템을 취재해 지면에 소개했다. 이를 위해 기자 3명이 도합 2주간의 기간 동안 해외 현지 취재를 진행했고, 이는 기사에 그대로 반영됐다.
한나라 경기도당 수해골프
한나라 경기도당 수해골프 / 경기일보 전상천 탐사보도팀장 폭염으로 밤마다 잠을 설치던 7월 초 광주 남종면 족동마을에 전원주택을 지으려던 60대 모 교수로부터 연락이 왔다. 기존 전원주택 주인들이 팔당호변의 땅에 펜스를 쳐 정원으로 꾸미는 등 일반인들의 접근 자체를 봉쇄, 수려한 팔당호와 더불어 노년을 보내려던 계획이 무산됐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제보였다. 이에 본보 탐사보도팀은 팔당호변을 끼고 있는 광주시 남종면 족동마을내 호화 전원주택들이 '현대판 봉이 김선달'처럼 수천여평의 국가 땅을 무단 점용해 테라스와 낚시터, 정원으로 꾸며 사용하는 등 부동산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실태를 취재한 후 보도했다. 이후 건교부와 한국수력원자력(당시 한전), 경기도 등 팔당댐 건설 당시 책임기관에 대한 팔당댐 국유지 관리 실태에 대한 집중취재에 들어갔다. 건교부와 한전이 팔당댐 국유화 범위를 놓고 벌인 13년간 땅 분쟁을 벌이면서 사실상 국유화 조치를 하지 않은 채 30여년간 사실상 방치하고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경기도를 비롯, 팔당 인근 광주시 등 5개 시ㆍ군의 등기부상 개인명의로 남아있는 국가 땅에 대한 국유조치를 하지 않는 것은 물론 특정인이 독점해 사용했으나 이에 대한 단속조차 제대로 하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특히 ‘정부 부처간 이기주의’와 ‘복지부동’, ‘책임 떠넘기기’ 등 행정조직의 병폐가 상수원에서 30여년간 또와리를 틀고 앉아 시민들의 눈을 속이고 있었던 것이다. 본보는 ‘구멍 뚫린 팔당댐 국유지 관리:30여년간 방치된 국가 땅’란 제하로 7회에 걸쳐 국가의 잘못된 팔당댐 인근 국유재산 관리의 문제점을 집중보도했다. 건교부는 결국 팔당댐 인근 국유재산 환수조치에 나섰고, 검찰과 경찰이 국가 땅을 사유화한 이들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 것이다. 최근 인터넷신문과 포털사이트 등장 등 언론환경의 급변으로 탐사보도의 중요성이 잇따라 제기되어 왔다. 그러나 본보는 턱없이 부족한 기자인력 등 때문에 미뤄오다 지난 6월 경기·인천지역 언론사에서 처음으로 탐사보도팀을 신설했다. '탐사보도에 대한 개념조차 없는 기자들이 잘 할 수 있을까'란 우려반 기대반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 본보 탐사보도팀이 불과 2개월만에 지역기획보도부문에서 이달의 기자상 수상으로 안팍의 우려를 어느 정도 불식시키게 돼 기쁘다. 시대적 요청에 순응한 우리의 선택이 현명했음을 입증해 준 것이다. 탐사보도가 아니었으면 이 사안을 총체적으로 다룰 수 없었을 것이라는 게 의견이기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탐사보도팀이 이제 막 걷기 시작했다. 아직 갈 길이 멀다. 부단히 걷지 않으면 산을 오르지도 못할 지 모른다. 하지만 끝까지 나 자신을 벼랑 끝까지 밀어 부쳐 볼 작정이다. 이 지면을 빌려 새로운 출발을 하는 탐사보도팀에 격려의 말로 힘을 실어줬던 선후배님들에게 감사드린다.
교육부총리 논문표절 의혹
교육부총리 논문표절 의혹 / 국민일보 하윤해 기자 글쓰기에 앞서 후배의 기사를 뚝심있게 받쳐준 국민일보 사회부 선배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된 취재였다. 언론도 교육부총리에 대한 검증 책임이 있다고 판단해 김병준 교육부총리 내정 직후부터 취재를 시작했다. 김 부총리 국회 인사청문회 때 한 여당의원의 말처럼 큰 결점은 드러나지 않았다. 김 부총리가 1984년부터 교수 생활을 했다는 점에 착안,학자적 업적에 대한 검증을 시도했다. 논문 목록 입수에서부터 논문 수집,저작권 전문가들의 분석과 자문,취재 보도까지 3주 이상이 소요됐다. 제자 논문과 제목이 비슷한 김 부총리의 논문을 발견한 것은 첫 전환점이었다. 몇번을 정독한 뒤 두 논문의 내용까지 매우 유사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교수를 포함한 국내 저작권 전문가들에게 표절 여부 판단을 의뢰했다. 표절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사회부장과 여러 차례 회의를 한 뒤 기사화를 결정했다. 긴 싸움의 시작이었다. 그러나 본보 취재팀에게는 새로운 팩트가 있었다. 김 전 부총리가 속한 연구팀의 BK(두뇌한국) 21 연구실적 보고서였다. 아무리 구하려고 해도 구할 수가 없었던 그 자료를 취재원을 통해 입수했을 때 앞으로 어떤 상황이 전개될지 솔직히 두려움이 앞섰다. 자료를 분석한 뒤 김 전 부총리의 BK21 연구실적 중복기재 사실을 보도했다. 사퇴 여론이 들끓었고 김 부총리 거취문제는 여야간 논쟁을 넘어 여당과 청와대 간의 갈등으로 비화됐다. 취재 과정에서 교수,대학원생 등 대학사회 소속원들로부터 많은 제보와 격려 전화를 받았다. 본보 기사가 학문 윤리와 관련한 대학사회 자정노력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낀다. 마지막으로 첫 보도 이후부터 지지와 성원,그리고 따끔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던 국민일보 선후배 기자들께 그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는 사실이 기뻤음을 이 자리를 빌어 고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