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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6회 (2010년 4월)

수상작 8편 · 출품 후보작 30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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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작 8편

심사평

CBS 'VIP 메모‘, 포토 저널리즘의 진면목 과시 한겨레21 ‘영구 빈곤 보고서’, 발로 뛴 현장취재 돋보여 홍성완 연합뉴스 본부장 후보작이 36편에 달하고 예비심사를 거쳐 본심사에 19편이 올라와 양적으로 풍성함을 보였다. 본심사에 오른 19편 가운데 다수가 예비심사 결과와 비슷비슷한 점수를 받아 우열을 가리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이번 심사에서 두드러진 것은 전문보도 부문으로 사진 7편과 그래픽 1편의 많은 작품이 출품된 것이다. CBS 윤창원 기자외 1명의 ‘김태영 국방장관에게 전달된 VIP 메모’는 이달의 기자상으로 뽑는데 전혀 이견이 없었다. 한마디로 “사진이 할수 있는 특종을 제대로 해낸 것”이라는 평가였다. 천안함 사태 발생후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국회 본회의장에서 건져 올린 이 한 장의 사진이 던진 메시지는 파장이 적지 않았다. 문제의 메모는 일부 타사 기자도 찍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기에 더욱 값진 특종이 되어버렸다. 특종 기사를 발굴하고도 데스크에서 내보내지 않아 이른바 ‘물을 먹은’ 몇몇 과거 사례가 생각나는 것은 왠 일일까. 그렇기에 수상의 명예를 안은 기자와 더불어 담당 데스크에게도 박수를 보내고 싶다. 한겨레신문 김봉규 기자의 ‘이명박 대통령과 김영남 북한최고인민위원회 위원장’ 사진은 천안함 사태를 둘러싼 남북 긴장국면에서 순간을 잘 포착했다는 평가를 받아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다만 풀 사진인 것으로 알려져 풀 기자 작품의 특종 여부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논란이 있었으나 상황에 따라 판단할 일이며 해당 작품은 사진의 완성도가 높다는 평가였다. ‘아픈 상처 드러낸 천안함 함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는 수상에서 아깝게 탈락했지만 각사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찍은 사진이어서 사진기자들로 부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는 후문이다. ‘신문에서 보는 3D 입체사진’(한국일보 류효진 기자)도 비록 수상은 못했으나 이달의 기자상 심사 기준과의 부합 여부를 떠나 새로운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됐다. 기획보도 부문에서 한겨레 21 안수찬 기자외 1명의 탐사기획 ‘영구 빈곤 보고서’는 VIP 메모 사진처럼 만장일치로 수상작에 뽑혔다. 우리사회의 그늘진 곳을 찾아 문제점을 제기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 언론의 핵심 책무라고 볼때 빈곤문제야 말로 도외시할 수 없는 주제이다. 수상작은 영구임대아파트 단지 주민의 빈곤 문제를 실감나는 그래픽 등을 곁들여 다각도로 조명했다. 문제의식과 발품을 아끼지 않은 땀이 가져온 결과라고 본다. 이달의 기자상 심사에서는 공적 설명서를 잘 써내는 것이 중요하다. 때로는 기사 내용은 빈곤한데 공적서만 화려해서 쓴 웃음을 자아내는 경우도 있지만 ‘영구 빈곤 보고서’는 본 기사 못지않게 공적서도 꼼꼼하게 작성하는 정성을 보여줬다. 세계일보 기획취재팀의 수상작 ‘내부기관 장애인 실태 보고서’는 그동안 언론에서 다루지 않았던 분야를 다뤄 신선한 느낌을 줬다. ‘장애인 속의 장애인’으로 불리는 내부기관 장애인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 KBS 탐사보도팀의 ‘학자와 논문 2부작’은 교수사회에 만연한 논문 이중게재 행태에 철퇴를 가하는 경고 역할을 했고 부산일보 강승아 기자외 1명의 ‘교사 단식 및 학교 급식비 지원 시스템 문제점 보도’는 한 교사의 단식 사연을 통해 학교 급식비 문제를 파헤침으로써 관심을 증폭시켰다는 평가와 함께 수상작으로 뽑혔다. 또한 지역기획 부문 수상작인 경인일보 김대현 기자외 3명의 ‘대학 캠퍼스 경기도 러시, 약인가 독인가’는 캠퍼스 러시 현상에 대해 그동안 긍정적인 보도 위주였던데 비해 ‘속빈 강정’과 같은 허상을 잘 짚어냈다는 지적이었다. 취재 보도부문에서 CBS 최선욱 기자외 2명의 ‘현직 군수, 국회의원에 2억원 전달하다 체포’는 딱 떨어지는 팩트라는 점, 지방선거를 앞두고 불법 타락행위 가능성에 경종을 울렸다는 점 등에서 수상작으로 뽑는데 어려움이 없었다. MBC 뉴스데스크의 ‘천안함 군 상황보고 문건 보도’는 본심사에서 상당한 논란이 있었다. 군 상황보고 문건을 발굴한 것은 상당한 취재력이라는 평가와 군 발표와 달리 실제 상황이 당일 오후 9시 15분께 있었다는 내용은 앞서 타사에서도 휴대폰 문자서비스와 관련해 보도된 바 있으나 수상을 못해 형평성 문제가 있다는 지적 등이 엇갈렸다. 천안함 사태는 워낙 비중있는 사안이어서 지금까지 언론의 관련 보도를 어떻게 봐야할지 숙제로 대두된 가운데 후속 파장이 이어지고 있어 더욱 활발한 취재 보도가 요망된다는 의견들이 나왔다.

출품 후보작

수상하지 못한 작품까지. 원본 사이트에서는 따로 찾아 들어가야 보입니다.

차별에 시달리는 이태원 속 아프리카
후보 10-01 특별상부문 연합뉴스 편집국 김연숙·배영경·송혜진·조민정*·황정현·고상민
광복장...생색내기 훈장, 말로만 ‘영웅대접’
후보 1-02 취재보도부문 KBS 경제팀 정정훈·홍수진·정지주·김시원·최형원·윤성욱
경찰, 서울교육감 선거 정보수집 논란
후보 1-03 취재보도부문 연합뉴스 사회부 김태균
46인의 수병들, 우리 가슴에 귀환한다
후보 1-04 취재보도부문 동아일보 사회부 길진균
MBC 뉴스데스크 천안함 군 상황보고 문건 보도
후보 1-05 취재보도부문 MBC 이성주·배선영·김대경·김정호*·여홍규·최형문·김세진*·전재호*
단기자금시장 개편안 기획 취재 시리즈
후보 2-01 경제보도부문 이데일리 금융부 이진우*·원정희·정영효*·이학선*·이태호*·이정훈*
미소금융 찾은 1만3400명, 탈락…탈락…대출은 24명
후보 2-02 경제보도부문 동아일보 경제부 문병기·장원재·차지완·정재윤
‘전기차’ 시리즈
후보 3-02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부실 교과서’ 현주소
후보 3-03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MIU 제복이 존경받는 사회
후보 3-04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동아일보 사회부 길진균
<69시간 생존설은 허구> 外 천안함 사태 관련 연속 단독 보도
후보 4-01 기획보도 방송부문 CBS 사회부 최선욱*·조기호*·박지환*·조은정·김효은·박슬기
보금자리 공습, 부동산 패러다임이 바뀐다
후보 4-03 기획보도 방송부문 한국경제TV 부동산팀 박준식*·권영훈·이준호*·안태훈*·김효정*·이유정*
나라가 이런데 불꽃쇼라니...
후보 5-01 지역 취재보도부문 전남일보 정치지역부 이기수*
국회의원, 선거 수사 개입의혹
후보 5-02 지역 취재보도부문 TBC 사회부 권준범*·김남용*
노인일자리 다단계 판매장 전락 및 후속보도
후보 5-03 지역 취재보도부문 KBS강릉 보도부 엄진아·김정은*
18년만에 소결핵 발생...당국은 ‘쉬쉬’
후보 5-04 지역 취재보도부문 JIBS 보도국 송종훈*·부정석*·오일령*
기획보도 ‘짓밟히는 멸종위기종’
후보 5-06 지역 취재보도부문 TJB대전방송 취재팀 최윤호·신동환*
부산 빈곤 리포트
후보 7-01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국제신문 사회1부 권혁범*
연속진단 / 푸대접 받는 제주 왕벚나무의 세계화
후보 7-03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한라일보 정치부 강시영·강경민*
4·3 특별법 10년, 그 후
후보 8-01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제주MBC 보도팀 권혁태·강석태
울산MBC 특별기획 “쿠로시오 해류의 비밀”
후보 8-02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울산MBC 보도제작국 박치현·전상범
전주MBC 45주년 창사특집 HD 다큐멘터리 ‘아리울’ 3부작
후보 8-03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전주MBC 콘텐츠통합서비스팀 이창익
천안함사태 관련 ‘침몰한 쌍끌이 어선’ (사진보도부문)
후보 9-01 전문보도부문 뉴시스 사진영상국 서재훈*
이명박 대통령과 김영남 북한최고인민위원회 위원장 (사진보도부문)
후보 9-02 전문보도부문 한겨레신문 사진부 김봉규*
대통령도 울고, 국민도 울던 바로 그날... (사진보도부문)
후보 9-03 전문보도부문
아픈 상처 드러낸 천안함 함미 (사진보도부문)
후보 9-04 전문보도부문 연합뉴스 사진부 황광모
기자가 왔을 때 갔을 때 (사진보도부문)
후보 9-05 전문보도부문 국민일보 사진부 강민석*
지면에서 새로운 미디어의 방향성 제시 (사진보도부문)
후보 9-06 전문보도부문 한국일보 사진부 류효진
김태영 국방장관에게 전달된 VIP 메모 (사진보도부문)
후보 9-07 전문보도부문 CBS 구용회·윤창원
천안함 침몰 그래픽 시리즈 (그래픽뉴스부문)
후보 9-08 전문보도부문 중앙일보 그래픽부 고윤희·신재민*·박춘환·김회룡·김주원*·김영옥·박경민*·차준홍*·장주영*

취재후기

수상 기자가 직접 쓴 1인칭 기록 8편

김태영 국방장관에게 전달된 VIP 메모 CBS
* 김태영 국방장관에게 전달된 VIP 메모 CBS 윤창원 기자 천안함 침몰사고와 함께 비상이 걸렸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46명의 희생자 낸 가슴 아픈 사고였다. 난 사건사고의 현장을 지키는 사진기자이지만 팀 특성상 명확한 출입처가 없이 드물게 국회를 찾다, 얼마 전, 4월부터 첫 국회 출입을 하기로 내부적 방침이 정해진 관계로 백령도 사고 현장에는 투입되지 못한 상태였다. 국회 현장 적응과 업무 인수인계 등으로 출입 첫날을 어떻게 보냈는지 모르게 둘째 날이 밝았다. 군 초유의 사건인 천안함 침몰사고와 관련 국회 본회의 긴급 현안질의가 예정되어 있었다. 사고 며칠째 함수와 함미로 분리된 함정의 정확한 위치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수색구조작업을 벌이던 UDT대원이 사망하는 사고까지 발생하는 등, 아무런 객관적 자료나 구체적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 정부의 국회 현안보고는 곧 의원들과의 사고원인에 대한 날 선 공방으로 이어지고 군의 책임론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의원들과 국무총리의 질의와 답변 중간중간 본회의장에 앉아있던 김태영 국방부 장관에게 몇몇 관계자들이 접근하여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과 함께 한 장의 문서를 유심히 바라보는 모습이 관찰되었다. 국방부 장관에게 집중되는 국민적 시선이나 행동을 이해하며 몇 장의 사진을 촬영하였다. A4용지 크기의 문서에 희미하게 보이는 장관님과 두어 번 고쳐 적은 듯한 VIP라는 글이었다. 현장에서 카메라로 그 이상의 해석은 어려웠다. 송고를 위해 노트북을 켜고 최대한 확대한 결과 장관의 답변에 관한 내용이었다. 구체적 내용 확인이 어려운 상태에서 정치부, 사회부와의 긴급한 논의가 이어졌다. 침몰원인으로 '어뢰 공격설', '좌초설', '피로 파괴설', '내부 폭발설' 등 갖가지 설들과 음모론이 난무하는 가운데 곧 사회부 구용회 선배의 추가적인 확인취재가 이루어졌다. 사고 이후 날짜별 시간대별 군과 청와대의 발언을 비교로 입장 변화와 시각차이를 생각해 볼 수 있게 하는 내용의 문서였다. 사건사고 기사에서 속보만이 뉴스의 큰 가치는 아닐 것이다. 46명 희생자 유가족의 아픔과 (대북관계?)의 거대한 후폭풍이 예상되는 천안함 사태에서 예단에 앞서 정확한 상황 파악과 사실 전달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과 김영남 북한최고인민위원회 위원장…
이명박 대통령과 김영남 북한최고인민위원회 위원장 김봉규 한겨레신문 사진부 부장대우 한국기자협회 주관 이달의 기자 상은 지난 2004년 9월 제167회 이달의 기자 상에서 ’보이지 않은 스텔스기 폭격기’로 상을 받은 뒤 두 번째입니다. 그 당시 미국 본토 알래스카에서 비공개로 날아온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은 스텔스 폭격기를 군산 공항에서 훈련 중인 것을 포착 국내신문과 외국 통신사를 타고 보도된 성과로 수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청와대 출입기자로서 지난 4월30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엑스포 개막식에서 이명박 대통령 내외가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주최 만찬장에 참석하면서 북쪽의 대표로 참석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무심히 지나는 순간을 단독으로 포착 취재로 이번 ‘제236회 이달의 기자 상’을 수상하게 되었습니다. 두 번의 수상에는 남북 분단의 현실이란 상황이 놓여있음을 알 수가 있습니다. 청와대 출장 현지 취재 여건상 풀(POOL) 취재로 본인 혼자 취재를 하였으나, 만찬장에 있던 각국의 기자들뿐만 아니라 세계 유수 통신사 및 방송사와 중국 취재진들도 이 순간을 포착하는 데는 실패를 했습니다. 취재 현장은 장충체육관 크기의 만찬장의 규모였습니다. 참가자는 대략 700여 명이고 그사이 사이 도우미들이 붐비는 상황이었습니다. 본인은 최소한 남과 북의 최고 지도자들이 반갑게 마주하지는 않더라도 조우 내지는 스쳐 지날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이명박 대통령보다 20여 분 먼저 들어와 자리에 앉아있던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에 망원렌즈로 초점을 맞추고 기다리다 이 순간을 포착 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취재된 장면은 중앙일간지 및 경제지 7개사 대부분이 신문 1면 톱 사진기사로 처리하게 되었습니다. 최근 천안함 사고로 남북의 분위기가 경색되어있는 가운데 이명박 정부의 남북 관계의 상징적 순간이라고 판단합니다. 지난 주말에도 한ㆍ일ㆍ중 3국 정상회의가 제주도에서 열렸습니다. 그 자리에서도 천안함과 관련이야기가 주된 사항이었습니다. 이명박 정부는 전쟁이란 입에 담을 수 없는 단어를 최근 수시로 띄우고 있습니다. "전쟁을 두려워하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전쟁을 원하지도 않다."라는 매우 위험한 발언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전쟁’이란 단어로 국민을 압박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당연히 북쪽도 남쪽을 자극하지 말아야 하며 이명박 정부는 천안함 사고 초기부터 알았을 정보를 소상히 국민에게 밝혀야 하는 의무가 있음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듯 지금의 남북관계의 극도로 달궈진 긴장의 현실에는 남북 모두가 책임이 있음을 알고 있으므로 만 끝낼 문제가 아니라 긴장 완화의 노력으로 이뤄져야 할 것 입이다. 희망해 봅니다. 남북의 최고 지도자들이 활짝 웃으면서 서로 끌어안으면서 반겨주는 모습을 카메라 파인더로 바라보고 싶습니다. 다시 한 번 공동취재단 사진을 수상작으로 선정해주신 심사위원들의 깊은 고뇌와 판단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대학 캠퍼스 경기도 러시, 약인가 독인가? 경인일보
대학 캠퍼스 경기도 러시, 약인가 독인가? 경인일보 최해민 기자 '가장 좋은 보도자료는 현장이다' 처음 수습생활을 시작할 때 선배들이 입버릇처럼 하던 말이다. 아무런 자료가 만들어지지 않은 '불모지' 아이템이라도 현장에서 사람들의 얘기를 듣다보면 방금전까지 막막하기만 하던 기사방향이 서서히 뚜렷해 질 것이라던 가르침이다. 이번 기획보도는 개인적으로 굉장히 의미가 컸다. 기자생활에 있어서 '현장의 의미'를 다시한번 되새길 수 있는 취재였기 때문이다. 최근 수년간 서울 주요 대학들이 경기도로 이전해 오겠다는 발표가 잇따랐다. 언론에서도 경기도와 해당 지자체 및 대학의 자료를 받아 발표 내용 그대로 홍보기사를 출고했다. 기사를 접하면서 '수 십년간 없었던 대학이전 계획이 왜 하필 최근 집중돼 발표될까. 유명 대학들은 왜 유독 경기도로의 이전을 고집하는 걸까. 왜 대학들은 캠퍼스 일부만 이전하려는 걸까'라는 조금은 다른 시각에서 문제제기를 했던 것이 바로 기획보도의 시작이 됐다. 대학 캠퍼스 이전사업은 대학이 이전해 '주는 것'이고, 지자체에서는 유치를 성공시킨 게 됐다. 이 입장차이 탓에 지자체에서는 불평등한 조건의 MOU를 체결한 채 사업을 벌이기 일쑤였고, 이로인해 제대로 진행된 사업은 거의 없다시피한 상황이었다. 특히 대학을 유치한다던 지자체에선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둘러 사업을 발표, 치적을 홍보했고, 이로 인해 해당 지역의 땅값은 술렁이기 시작했다. 주민들이 평생을 살아온 터전을 대학 유치에 혈안이 된 지자체에 빼앗기고 떠나갈 때, 대학측은 연구투자보단 시설 불리기를 통한 자산확대에 주력, 캠퍼스 일부를 떼어내 경기도의 개발 유력지역 땅을 사들이고 있었다. 수년 전 이미 캠퍼스 일부를 이전해 온 대학의 경우 땅값이 최대 10배 가까이 뛴 경우도 밝혀졌다. 이번 기획보도를 통해 경기도와 각 지자체에서는 대학 캠퍼스 이전사업에 대한 기준을 재정립하고, 신중한 발표와 추진을 다짐했다. 정책의 변화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다른 언론에서도 대학 이전 사업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갖게 됐다는 점에서 경인일보가 여론을 주도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고 자부한다. 경인일보는 각 기관에서 내는 단 한장 짜리 보도자료라도 '왜?'라는 질문을 다시 해가며 건전한 견제, 비판적인 시각을 유지해 가는 언론의 역할에 더욱더 최선을 다해 나갈 것이다. 아울러 하루 300㎞가량 되는 취재현장을 매일같이 누비며 함께 취재에 응해준 취재팀과 의정부주재 최재훈선배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전하고 싶고, 데스크로 승진하신 뒤 석달 만에 두번의 이달의 기자상을 이뤄내신 사회부장께도 축하의 말씀을 전한다.
교사 단식 및 학교 급식비 지원 시스템 문제점 보도
교사 단식 및 학교 급식비 지원 시스템 문제점 보도 부산일보 강승아 기자 초·중·고 담임교사들이 새 학년이 시작되는 3월에 해야 하는 가장 힘든 일은 무엇일까. 교사들은 “급식비 지원 대상자 선정”을 손꼽는다. 학생들 얼굴도 제대로 익히지 못한 상황에서 급식비 지원 대상자들의 신청서와 관련 서류를 받아야 하고 서류상 입증하기 힘든 실질 빈곤층 자녀를 파악해 담임 추천서도 써야 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대상 학생들은 본의 아니게 ‘노출’된다. 이런 힘든 과정을 거쳐 ‘선별’한 학생들 중 일부가 급식비도 지원 받지 못하고 뒤늦게 ‘탈락’한다면 담임교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몇몇 교사는 지역교육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했고 한 교사는 열흘이 넘게 점심 단식을 했다. 대상 학생들에게 ‘상처도 함께 주는’ 급식비 지원 체계의 문제점을 제대로 들여다보게 된 계기는 “차라리 내가 굶겠다”고 나선 한 교사의 ‘항의 단식’이었다. ‘주눅 들어 빈곤 입증 서류를 냈던 아이들에게 또 한 번의 상처를 줄 순 없다’고 생각한 선생님은 예산이 부족한 게 아니라 지원 의지가 부족한 시교육청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단식을 선택했다. 기사에 대한 독자들의 반향은 의외로 컸다. “급식비를 지원받지 못하는 것보다 학생들 마음의 상처가 더 클 것 같아 걱정”이라며 기부를 하고 싶다는 중소 기업인에서부터 현행 급식비 지원 체제의 문제점에 공감하며 누가 급식비를 못 내는 지 전혀 알 수 없게 하는 영국의 급식비 지원 시스템을 소개해 준 직장인까지 다양한 독자들의 전화와 메일이 편집국으로 날아들었다. 시교육청도 뒤늦게 ‘행정상의 실수’를 인정하고 급식비 지원 신청을 했다가 탈락한 학생 전원에게 급식비를 지원하고 추가 예산 43억 원을 확보해 올해 급식비 지원 대상자를 1만2천 여 명 추가로 늘리겠다는 개선책을 내놨다. 하지만 학교 급식비 지원 문제는 시교육청이 올해 탈락됐던 학생들을 구제하는 것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 급식비 지원 시스템이 지금처럼 해당 학생들을 해마다 가려내고 ‘빈곤 입증 서류’를 매년 제출하도록 하는 한 대상 학생들이 눈칫밥을 먹는 행태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보도가 나가는 동안 ‘야당의 공통 공약인 무상급식에 왜 힘을 실어 주냐’며 정치적 잣대를 들이대려는 의심의 눈초리도 만만치 않았다. ‘교사 단식 및 학교 급식비 지원 시스템 문제점 보도’는 입사 이래 가장 많은 마음고생을 했던 기사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이들이 눈치 보지 않고 밥을 먹을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은 이데올로기의 문제가 아닌 인권의 문제이다. 급식비 지원 대상 학생들이 본의 아니게 공개되는 현행 급식 지원 시스템 문제는 무엇보다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다.
학자와 논문 2부작 KBS
시사기획 KBS10 ‘학자와 논문’ 2부작 KBS 탐사보도팀 박중석 ‘논문 한번 해보면 어떨까?’ 지금은 통합해 사라진 탐사파트에서의 기획회의에서 튀어 나온 말이었다. ‘한 두 사람이라면 모를까 수백 명의 교수가 가능할까?’ 1년 전 이맘때의 일이다. 일단 하기로 했다. 관련 자료를 찾아 학습하고 자문을 구했다. 그 다음 중요한 게 논문 검증 방법론이었는데 600명이 넘는 교수와 공직자의 논문을 일일이 엑셀 파일로 정리하는 데만 수개월이 걸렸다. 확인한 논문건수만 6만 건이었다. 이에 따른 자료 수집과 데이터 구축 등에만 수천만 원이 들었다. 적지 않은 금액이다. 그러나 취재진은 좋은 ‘영상’을 위해 제작비를 써야 하는 것처럼 가치 있는 ‘팩트’를 위해서도 투자를 해야 한다는 믿음이 있었고, 실제로 그렇게 했다. 자료 수집과 데이터 구축은 취재의 시작일 뿐이었다. PDF 형태의 논문을 다시 표준 텍스트 파일로 고치는 작업과 함께 변환한 파일을 다시 컴퓨터 프로그램에 넣어 비교, 확인,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눈으로 다시 한 번 확인 했다. 아침부터 밤늦은 시각까지 말 그대로 지겨움의 연속이었다. 그렇게 한 여름에 시작했던 논문 검증 작업은 추운 겨울이 지나고, 해를 넘겨서야 겨우 마무리돼갔다. 이 과정은 일체의 제보없이 해냈다. 중간 그만둬야 하는 게 아니냐는 위기의 순간도 있었다. 지난해 12월 같이 해왔던 ‘탐사 전문리서처’가 KBS를 그만두고 ‘대학 연구원’으로 이직하던 과정, 탐사파트가 해체되던 과정, 시간이 흐를수록 빚독촉 받는 것처럼 ‘아이템 되겠는냐는’식의 회의 등이 대표적이다. 그때마다 끊임없이 독려했다. ‘우리가 하는 것은 아무도 해보지 않았고, 그 누구도 가보지 않는 길을 가는 것’이라고. 해를 넘겨, 자료가 정리되고 현장 취재가 시작됐다. 이 역시 만만치 않았다. 숨이 막힐 만큼 긴장의 연속이었다. ‘너희들이 논문을 알아’하는 식의 냉담한 반응, ‘교수의 논문검증을 기자들이 헌법에라도 위임받았냐? 는 식의 냉소적인 반응은 취재진을 힘들게 했다. 하지만 취재의도에 대해 공감하는 교수들도 적지 않았다. 특히 젊은 서울대 교수들의 경우 이번 기회에 이중게재 등 연구윤리 문제를 고민하고 자성의 계기를 삼자는 분위기도 느낄 수 있었다. 이렇게 2백명이 넘는 사람을 일일이 만나고 이메일로 연락하고 전화통화를 하며 확인 작업을 벌였다. 취재진이 서울대 교수와 공직자들을 대상으로 논문 이중게재를 제기한 것은 다른데 있지 않다. ‘변화하는 시대에 맞게 엄정한 연구윤리 확립이 더욱더 절실해지고 있고, 이는 성숙한 학문발전을 이루는데 근간이 되기 때문이다.’ 언제나 취재의 중심을 잡아준 김태형 기자, 강인한 돌파력을 보여준 김정환 기자, 영상을 고민했던 고성준, 장세권 촬영기자와 촬영 보조 서현민 씨, 정보를 찾아가며 큰 역할을 한 전문리서처 ‘류한조 씨’, 마지막 정리 작업을 해낸 또 다른 전문리서처 ‘신세영 씨, 야근도 마다하지 않았던 3명의 리서처, 서혜진씨, 김새별씨, 정혜림 씨, 또다른 리서처 박이정씨. NLE 편집을 훌륭하게 한 김철 씨. 그리고 늘 웃는 얼굴의 AD 윤혜진씨와 김정화씨. 취재와 제작의 모든 공은 이들 전체의 몫이다. <끝>
탐사기획 ‘영구 빈곤 보고서’ 한겨레신문
탐사기획 ‘영구 빈곤 보고서’ 한겨레신문 안수찬 기자 고충없는 취재가 있다면, 누구건 기자노릇을 자처했을 것이다. ‘시민기자’ 시대가 왔다는 이야기가 많지만, 취재 과정의 고충을 매순간 감내하는 ‘직업기자’의 자리는 여전히 굳건하다. 시민은 분노와 각성의 기운을 빌어 한 순간 기자가 되어볼 수 있지만, 프로페셔널한 기자는 일상과 인생을 통틀어 간난신고를 감수한다. 그런 이치를 모르지 않지만, 인내없이 진짜 기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을 모르지 않지만, 참말이지 빈곤 취재는 환장하도록 힘들다. ‘탐사기획 - 영구빈곤 보고서’는 약 8주에 걸친 취재의 결실이다. 3주 동안 교수·사회복지사·시민운동가 등 여러 전문가들을 인터뷰하고 관련 서적과 논문을 검토하면서 사전취재를 했다. 5주 동안 영구임대아파트 2개동 360세대를 일일이 방문해 현장 취재를 했다. 기사집필과 보충취재에 보낸 3주까지 더하면, 석달 동안 이 작업에 매달렸다. 가난한 사람들은 집에 없거나, 있어도 문을 열어주지 않거나, 문을 열어놓고서는 기자를 돌려보냈다. 그들을 만나 심층면접하기 위해서는 인내가 필요했다. 오전·오후·저녁으로 시간을 나눠 찾았고, 평일은 물론 주말까지 할애했다. 독거·맞벌이·장애인 등 빈곤 가구의 특성상 그들을 만나는 것 자체가 어려웠다. 만나도 말문을 열지 않았다. 노동에 지쳐 일찍 잠든 가족도 있었고, 장애인이나 병자가 있다며 방문 취재를 사양한 가족도 있었다. 그러나 두드리고 또 두드려서 121가구를 설득해 1시간 이상씩 면접 조사했다. 이 가운데 20가구는 다시 추가 방문하여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임지선 기자는 나보다 `후배'라는 이유로 특별히 더 많이 인내해야 했다. 힘들었던 것은 몸보다 마음이다. 무기력은 전염된다. 눈높이를 맞춰 대화를 시작하면, 그들의 끝없는 인생곡절이 오감을 강하게 자극하다못해 끝내 무디게 하였다. 어쩔 수 없고, 방도가 없고, 그저 운명인 일들이 그들에겐 참 많았다. 가족 가운데 누군가 일찍 죽음을 맞이한 경우가 많았는데, 죽음조차 그들의 무기력을 뒤엎어놓진 않았다. 아무 감정없이 가족의 죽음을 돌아보던 그들의 눈빛을 잊을 수 없다. 기사를 보고 “불편하다, 외면하고 싶다”는 독자의 반응도 있었는데, 실은 기자들부터 그러고 싶었다. 그럼에도 발품을 팔아 무기력의 감염을 인내한 이유가 있다. 빈곤 문제를 보도하는 한국 언론의 전형적 패턴을 극복하고 싶었다. 달동네·쪽방촌 등 전통적 빈곤 거주 지역에 주목하거나 노숙자·독거노인 등 절대 빈곤을 겪고 있는 이들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한국 언론은 빈곤을 보도한다. 이런 시도가 의미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빈곤 문제를 대하는 한국 언론의 관성이 깃들어 있다. 한국의 빈곤층은 보통 사람들이 상상하기 힘든 곳에서 대단히 예외적인 모습으로 살고 있다는 일종의 편견말이다. 1990년에 들어선 ‘대규모 영구임대아파트 단지’는 도심 중산층의 거주 지역에 끼어 있다. 노태우 정부가 마련했다. 뒤이어 들어선 정부들은 저마다 서로 다른 주거 대책을 내놓았다. 영구임대아파트 단지는 정책 논쟁에서조차 제외됐다. 결과적으로 그들은 지난 20년간 한국 도시 빈민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채 ‘잊혀진 존재’로 살아 왔다. 난곡·가리봉동 등 기왕의 빈민촌이 철거되는 동안에도 서울 도심에서 집단 거주의 공간을 지키며 가난하게 살아왔다. 굶어 죽을 지경인 사람들에 대한 예외적 관심이 아니라, 우리 곁에서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고 있는 듯한 상대적 빈곤층의 실상을 그들에게서 발견했다. 언젠가는 잘 살게 될 것이라 믿었던 ‘희망의 절대 빈곤’ 시대가 저물고, 끼니를 해결하긴 하지만 가난을 벗어날 길이 전혀 없는 ‘절망의 상대 빈곤’ 시대가 도래 했음을 생생한 현장을 통해 전하고 싶었다. 언론은 ‘주장하는 조직’이 아니라 ‘보여주는 사람들의 모임’이라고 믿는다. 보이지 않는 것, 보지 않으려는 것 가운데 하나가 빈곤이다. 그걸 드러내어 보여주는 일에 좀 더 인내심을 가지려 한다. 그게 진짜 기자가 되는 길이라 믿으므로.
내부기관 장애인 실태 보고서 세계일보
내부기관 장애인 실태 보고서 세계일보 안용성 기자 ‘장애인 속의 장애인’. 내부기관 장애인 실태를 취재하던 중 한 대학 교수가 그들이 처한 상황을 두고 한 말이다.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배려와 처우는 점점 개선되고 있지만 내부기관 장애인은 여전히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신장, 심장, 호흡기, 간, 장루·요루, 간질 6개 분야 11만 내부기관 장애인들은 질병으로 인한 삶의 불편·불리와 함께 과중한 의료비 부담, 정책에서의 소외 등으로 지쳐있다. 취재팀이 만난 내부기관 장애인들은 제대로 된 이익 단체도 구성하지 못한채 고독하게 질병과 싸우고 있었다. 수소문 끝에 어렵게 만난 내부기관 장애인들을 인터뷰 하기도 쉽지 않았다. 이들은 자신들의 장애를 드러내서 얻는 도움보다 잃는 것이 많다고 생각했다. 친구들과 이웃의 수근거림이나 차별 등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입을 열자 가슴 속에 숨기고 있던 아픔을 한꺼번에 토해냈다. 직장암 수술로 항문 기능을 잃어 22년째 옆구리에‘똥 자루’(배변자루)를 차고 다니는 김금자씨는 주변 친구둘에게조차 숨겨온 장애 사실을 힘겹게 공개했다. 사회적 편견으로 직장에서 쫓겨난 간질 장애인, 휴대용 산소 공급기가 지원되지 않아 이동권을 제한받고 있는 호흡기 장애인의 절박한 삶은 지금도 취재팀의 가슴속에 안타까움으로 남아 있다. 김금자 씨의 사연이 보도되자 한 독자는 취재팀에 연락해 배변을 받아내는 장루 주머니를 지원하겠다고 나서기도 했다. 이 독자는 장루 주머니 20상자를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장애인들에게 전달해달라는 뜻을 전해왔다. 보건복지부는 본지의 기사 취지에 공감하며, 내부기관 장애인의 아픔을 덜어줄 수 있는 정책을 적극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대표적 장애인 단체인 장애인먼저실천운동본부, 장애인단체연맹 등도 앞으로 내부기관 장애인들에 대해 체계적인 연구와 대책 수립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각 내부기관 장애협회들은 본보 기사를 정부 정책 건의에 적극 활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큰 소득은 그동안 관심이 소홀했던 내부기관 장애인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촉구한 점이다. 취재팀은 이번 보도로 우리 사회가 내부기관 장애인들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길 기대한다. 아울러 이들을 위한 더 많은 정책적 배려가 이뤄지고, 사회적 시선이 바뀌어 장애를 떳떳하게 여기는 때가 오기를 소망한다. 내부기관 장애인이라는 사회적 약자를 긴 호흡으로 바라볼 수 있었던 것은 특별기획취재팀이라는 든든한‘울타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하루하루 마감에 쫓기면서도 관심과 격려를 아끼지 않은 선후배 기자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현직 군수, 국회의원에 2억원 전달하다 체포 CBS
현직 군수, 국회의원에 2억원 전달하다 체포 CBS 최인수 기자 현직 군수가 국회의원과 도심 추격전을 벌이고 있다는 제보가 익명을 요구한 취재원으로부터 들려왔다. 이기수 경기도 여주군수가 지역구 국회의원인 이범관 의원을 만나 수행비서에게 현금이 든 쇼핑백을 건넨 뒤 줄행랑을 쳤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이 군수는 6.2지방 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한 상태였다. ‘돈 공천’에 대한 짙은 의혹이 일었다. 당시 취재진은 경기도 평택 해군 2함대에 있었다. 천안함 침몰사고 취재로 분주했다.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할 때였다. 잠시 고민에 빠졌다. 일단 이기수 군수에서 전화를 걸었다. 이 군수는 “지금 어디를 가고 있는 중인데 뭔가 와전된 것 같다. 나중에 전화하겠다”는 대답과 함께 다급하게 전화를 끊었다. 제보에 대한 어느 정도 신뢰가 생겼다. 112신고 이후 추격전을 벌이고 있는 장소가 경부고속도로 서울요금소 앞이라는 사실을 확인한 뒤 가장 가까운 경기도 분당경찰서에 연락했다. 그런데 경찰 측에서는 “이 사건에 대해 아는 바 없다”고 발뺌했다. 처음에는 당황스러웠지만 취재를 이어갔다. 그 결과 당시 시점이 이 군수가 분당경찰서로 연행되던 순간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추가 취재를 위해 곧바로 분당경찰서로 향했다. 경찰서로 내달리는 동안 황당하고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우리 정치 현실의 단면에 대한 씁쓸함이 더 컸다. 현직 군수가 공천과 관련해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금품을 전달하다 현장에서 적발된 것은 처음이었다. 이 사건은 우리 정치권과 선거 공천이 불법과 비리의 구태를 벗지 못했음을 여실히 드러냈다. 마치 ‘정치 풍자쇼’ 같은 이번 사건을 직접 취재하면서, 돈보따리 공천과 사전내정설이라는 ‘검은 거래’가 우리 선거판에서 사라지지 않았다는 실망감도 들었다. 이번 사건이 '성공한 검은 거래’로 끝났을 가능성이 있었을 뿐 아니라 조용히 묻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돈으로부터 투명한 선거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또 하나의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