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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7회 (2010년 5월)

수상작 5편 · 출품 후보작 2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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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작 5편

심사평

제237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평 박승준 인천대 초빙교수 제237회 이 달의 기자상 심사에서는 취재보도 부문 2편의 수상작이 모두 김정일 북한 조선노동당 국방위원장의 5월초 중국 방문 관련 보도에서 선정됐다. 연합뉴스 조성대 베이징 지사장과 인교준, 홍제성 베이징 특파원, 박종국 선양특파원 등 4명의 명의로 출품된 ‘북 여객열차 단둥 도착…특별열차인 듯’과 KBS 원종진 상하이 특파원 명의로 출품된 ‘김정일 위원장 건강 이상 징후 단독 포착’은 중국이라는 어려운 취재환경에서 한국기자들이 기자정신으로 건져 올린 대형 특종급 수상작으로 평가된다. 연합뉴스 국제3부 소속 특파원들은 김정일의 중국 방문과 관련 각종 설이 난무하는 가운데에서도 끈질긴 취재로 김정일이 실제 중국 방문에 나서 압록강을 건너 단둥, 다롄, 톈진을 거쳐 베이징으로 향하는 이동 경로를 정확히 보도했으며, 일본과 미국, 유럽의 통신과 신문들이 연합뉴스의 보도를 인용해서 김정일의 방중을 보도하게 함으로써 한국 언론의 국제적인 성가를 높였다. KBS 원종진 특파원의 ‘김정일 위원장 건강 이상 징후 단독 포착’은 김정일이 방중 첫날인 5월3일 밤 다롄 푸리화 호텔에서 이동하는 화면을 맞은 편 호텔에서 5시간 잠복 끝에 촬영한 것으로, 세계적인 특종이라 할 만하다. 이 화면은 김정일의 방중 사실을 국제사회에 사실로 확인 보도한 화면일뿐만 아니라, 김정일이 지난 2008년 9월9일 북한정부수립 기념행사에 불참함으로써 그의 건강에 관한 각종 미확인 보도가 나도는 가운데 그가 다롄 푸리화호텔에서 15초 가까이 왼쪽다리를 끌며 이동하는 화면을 촬영함으로써 김정일의 건강에 관한 가장 확실한 팩트로 인정될 보도를 한 것으로 평가된다. 김정일은 지난 2006년 1월 방중때도 광둥성 광저우의 호텔 로비에서 이동하는 장면이 일본 TV 취재진에 의해 촬영된 일이 있으나, 당시는 건강이상이 발생하기 이전이었다. KBS 원 특파원의 보도는 김정일의 건강과 관련, 북한과 중국이라는 권위적인 정부에 의해 통제되고 조정되지 않은 생생한 정보를 담은 화면을 취재했다는 점에서 글로벌한 특종이라고 평가해야 할 것이다. 이번 237회 기자상 심사에 올라온 26편의 후보작 가운데 지역취재보도 부문의 광주일보 사회부 김호,양수현 기자의 ‘대학 시간강사 유서남기고 자살’과 제주MBC 조인호, 강흥주 기자의의 ‘현명관 제주도 지사 후보 동생 돈봉투 사건 특종 보도’는 심사위원들의 가장 높은 지지를 받은 수상작이다. 특히 광주방송의 ‘대학 시간강사 자살’은 사건취재 기자들이 흔히 ‘가십성 변사사건’이라고 말하는 대학 시간강사의 자살을 전국의 대학들이 구조적으로 안고있는 문제이지만 소문과 비리의 벽 뒤쪽에 감추어져 있던 사학들의 대학 교수 채용 조건 금품 요구 사실을 적나라하게 폭로함으로써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도록 채찍질을 가했다는 공로를 인정하는데 심사위원들은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제주MBC의 ‘현명관 제주도지사 후보 동생 돈봉투 사건 보도’에 대해서는 특히 지방자치 단체장 선거에 나선 후보의 실명을 적시해서 보도한 점이 다른 관련 보도들과 달랐다는 점을 평가해야 한다는 심사의견이 있었다. 기획보도 신문ㆍ통신부문의 경향신문 사회부 최민영, 김기범 기자와 정치부 이주영, 전국부 임아영 기자의 ‘특별 기획 어디 사세요-주거의 사회학’은 특별하지 않은 소재를 특별한 깊이와 넓이로 다룬 데다가 서울의 주택 가격 상승이 서울을 안고 있는 경기도의 사회구조적 변화로 연결되는 과정까지 취재 보도한 점이 높이 평가됐다. 본심까지 올라온 후보작이 많은 편은 아니었으나, 글로벌한 특종으로 평가할 만한 보도내용이 포함돼있는데다가, 취재의 기초를 충실히 지키는 높은 기자정신을 담은 작품들이 많아 수상작을 가리기 위한 심사위원들 사이의 토론 열기의 상당한 고온이었다는 점을 아울러 기록해둔다.

출품 후보작

수상하지 못한 작품까지. 원본 사이트에서는 따로 찾아 들어가야 보입니다.

SBS 8뉴스 <대입 이중등록자 2700명...합격취소 대신 ‘쉬쉬’>
후보 1-02 취재보도부문 SBS 보도제작2부 김정윤·최우철
경찰 불심검문권 강화...인권위 “인권침해 소지”
후보 1-03 취재보도부문 연합뉴스 사회부 박성민*·한상용
청계천에 웬 섬진강 물고기
후보 1-04 취재보도부문 경향신문 사회부 목정민
수술 받고 싶어요
후보 2-01 경제보도부문 한국경제TV 사회팀 한창호·김지예*·전재홍*·박영우*·김주영*
론스타 막대한 차익에도 세금은 모르쇠
후보 2-02 경제보도부문 KBS 경제팀 이영섭·윤양균·김승조·이상훈*·오광택
정부발표 20대 실업률 8.4%인데...사실은 23.1%, 20代청년 4명중 1명 백수
후보 2-03 경제보도부문 매일경제신문 경제부 이진우*
‘현지추적’ 탈레반 테러, 한국은 안전한가
후보 3-01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한국일보 사회부 문준모*
대한민국 형사가 늙는다
후보 3-02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국민일보 사회부 엄기영·전웅빈·김수현*·이용상·유성열*
뉴이머징마켓 아프리카
후보 3-04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한국경제신문 정치부 장진모·이상은*·임원기
‘2010 집중기획’ 한국농업 희망찾기 46~49회
후보 3-05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농민신문사 기획취재팀 박종구
글로벌 뉴챔피언 뱅크의 비결
후보 3-06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매일경제 금융부 서정희*·위정환·김태근·손일선·박유연*·임성현·전정홍·문지웅
시사기획 KBS10 '잃어버린 보물, 잊혀진 유산‘
후보 4-01 기획보도 방송부문 KBS 탐사보도팀 조현진*·김경득
G20 정상회의 경호 문제없나
후보 4-02 기획보도 방송부문 mbn 사회1부 갈태웅*
검찰 고위직 출신 변호사 ‘편법 수임’ 논란
후보 4-03 기획보도 방송부문 MBN 사회1부 유상욱*·안형영*·송한진*·김경기·정주영*
건협 시도 고위 공무원 수십년 유착 의혹
후보 5-01 지역 취재보도부문 중도일보 사건법조팀 김민영*
‘건축 폐기물로 시공’ 외
후보 5-02 지역 취재보도부문 KBS부산 KBS부 이상준*·권태일
스포츠 꿈나무 브라질 연수 파행
후보 5-03 지역 취재보도부문 중도일보 도청팀 최두선
선거법 88조, 야권 공조 불법 관련 보도
후보 5-05 지역 취재보도부문 경인일보 정치부 김태성*
정부 5.18기념식서 ‘임을 위한 행진곡’ 뺐다
후보 5-07 지역 취재보도부문 전남일보 강현석 강현석*·고강인
창사특집 ‘신의 나라, 부富를 구하다’ 2부작
후보 8-01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부산MBC 보도제작팀 남휘력·김효섭*
죽어가는 수원 도심의 하천
후보 8-02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경기방송 사회부 박상욱*·이재호*

취재후기

수상 기자가 직접 쓴 1인칭 기록 4편

대학 시간강사 유서 남기고 자살 광주일보
-시간강사 이명박 대통령에 유서 남기고 자살- 광주일보 사회부 김호기자 사건체크를 위해 여느 때와 다름 없이 광주서부경찰서를 찾은 지난 5월 26일 오전. 당직 형사팀장의 책상 위에는 1장 짜리 ‘변사사건 발생 보고서’가 놓여있었다. 보고서의 제목은 ‘최근 교수임용에 탈락한 시간강사가 자신의 집 안방에서 연탄을 피우고 자살한 사건’이었다. 보고서를 보게 된 뒤 형사팀장에게 가장 먼저 물었던 것이 유서의 분량과 내용이었다. 팀장은 기자의 질문에 “유서는 A4용지 2매 분량이며, 주로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다”고 답변했다. 이어 “언제·어느 대학에 탈락한 것이냐, 시간강사가 교수 임용에 탈락하는 일은 자주 발생하는 일인데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계기가 있느냐”고 물었지만 팀장은 “특별한 사항은 없다. 시간강사들이 신변비관으로 자살하는 일은 이전에도 있었는데 왜 이렇게 꼬치꼬치 캐 묻냐”고 대답하며 인상을 찌푸렸다. 더이상 경찰서에서는 취재가 불가능하다고 판단, 차로 20분 거리에 있는 병원 영안실에 있는 고인의 빈소를 찾았다. 고인의 유가족 등 10여명만 외롭게 빈소를 지키고 있었다. 조심스럽게 신분을 밝히고 방문 이유와 취재 목적에 대해 설명했다. 하지만 충격에 휩싸인 유가족은 쉽게 유서를 건네주지 않았다. 빈소에 도착한 지 2시간쯤 흐른 뒤 유가족들로부터 어렵게 유서를 건네받을 수 있었다. 유서의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A4 2매라던 유서는 총 5매였으며, 특별한 내용이 없다던 유서에는 ‘이명박 대통령께’라는 말과 함께 ‘모 대학에서 6천만원, 또 다른 대학에서 1억원을 교수 채용 조건으로 제안받은 적이 있다’는 믿기 어려운 말이 적혀있었다. 또 ‘논문 대필’과 관련된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곧장 사건캡에게 유서의 내용을 보고한 뒤 본격적인 취재에 들어갔다. 유서에서 등장한 대학이 실제로 죽은 시간강사에게 채용을 빌미로 돈을 요구한 적이 있는지, 시간강사가 논문대필을 지시했다고 밝힌 교수를 직접 만나 유서의 내용을 언급하며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하지만 대학과 교수 모두 “그런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다음날인 27일 광주일보 1면에 ‘교수 되려면 1억 내라고 했다’는 제목으로 전날 발생한 시간강사의 죽음과 관련된 기사가 소개됐다. 전날까지 수사계획이 없다던 경찰은 유서 내용을 토대로 대학과 교수를 상대로 수사에 착수했다. 사건을 담당한 광주서부경찰서는 보고 누락으로 광주지방경찰청에 진상보고를 했다. 당직 형사팀장의 말처럼 평범한 시간강사의 죽음으로 기사를 썼던 타사의 기자들이 유서를 확보하기 위해 새롭게 취재를 시작했다. 사건이 발생한 지 40여일이 지난 7월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경찰의 수사결과는 발표되지 않았고, 월 80만원으로 생활하던 시간강사들의 생활이 확연히 나아진 것도 아니다. 하지만 하마터면 묻힐 뻔 했던 한 시간강사의 유서가 세상에 공개됨으로써 시간강사들의 처우가 조금씩 개선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현명관 제주도지사 후보 동생 돈봉투 사건 특종 보도…
‘현명관 제주도지사 후보 동생 돈 봉투 사건' 제주 MBC 조인호 기자 파업이 한달 째를 맞은 금요일 오후였습니다. 출근 시간 선전전을 위해 이른 아침부터 동료들과 함께 피켓을 들고 거리에 나선 뒤였습니다. 주말을 앞둔 나른한 오후 노동조합 사무실에서 긴급한 소식을 들었습니다. ‘제주 MBC 노동조합 선거보도지원팀’은 곧바로 현장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리고, 그날부터 숨 가쁜 며칠이 지나갔습니다. 보도가 나간 뒤, 파장은 생각보다 훨씬 컸고 반응도 빨랐습니다. 돈 봉투 사건이 발생하기 전까지 이번 지방선거는 현명관 후보의 승리로 사실상 끝났다는 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사건 발생 다음날 실시된 여론조사부터 지지도는 역전됐습니다. 결국, 한나라당은 나흘 만에 공천을 취소하고 말았습니다. 취재를 하면서도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이었습니다. 평소에는 둔감한 듯 보였던 민심이 얼마나 민감하고 무서운지, 여론을 형성시킬 수 있는 언론의 보도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됐습니다. 이번 사건은 매우 단순한 사건이었습니다. 선거 때면 심심찮게 발생하는 금품살포 사건이었습니다. 모든 언론사들이 취재에 나섰고, 원칙적으로 특종이 나올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마치 약속이나 한 듯 머뭇거렸습니다. 지금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결국, 다른 언론사들의 안일한 대응 때문에 MBC가 특종을 하게 된 것입니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배경을 따지거나 파장을 계산하기에 앞서, ‘사실은 사실대로 전달해야 한다’는 가장 기본적인 명제를 소홀히 한 것은 아닌지 묻고 싶습니다. 사건 당시 저희는 MBC 노동조합의 전국적인 파업에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역의 공영방송으로서 지역 주민의 삶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지방선거에 대해서만은 최소한의 취재인력을 지원한다는 지역 MBC 노동조합 19개 지부장단의 결의에 따라 취재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회사에서 볼 때 저희는 ‘불법파업 참가자’일 뿐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이달의 기자상을 출품하는 과정에서도 우여곡절을 겪었습니다. 만약, 기자협회 지회장이 아닌 회사의 추천을 받아야 했다면 저희들의 이름으로 출품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파업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이름을 드러내지 못한 점 때문에 한국기자협회도 심사과정에서 고심했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래서, 이런 모든 상황을 고려해 내려준 협회의 결정이 더 고맙고 한편으로는 놀랍기도 합니다. 물론, 이달의 기자상을 수상한 것은 기자로서 더할 나위 없이 큰 영광입니다. 하지만, 저희들이 출품한 것은 개인적인 영광을 위해서만은 아니었습니다. 한달이 넘는 파업으로 뉴스가 단축되고 심각한 파행을 겪는 와중에서도 MBC는 지방선거의 흐름을 바꾸는 특종보도를 했습니다. 그 배경에 어떤 힘이 있었는지 알리고 싶었습니다. 이번 보도에서 저희들이 한 역할은 매우 작습니다. 제보자의 역할이 결정적이었고, 동료 기자들의 도움도 컸습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MBC가 아직까지 살아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파업이라는 극단적인 상황 속에서도 사실은 사실대로 전달한다는 기본적인 명제는 지켜졌습니다. MBC 파업을 둘러싼 시각은 다양하고 논란도 있습니다. 하지만, ‘공영방송 MBC를 왜 지켜야 하는지’ 이번 사건 보도를 통해서도 충분히 설명되었다고 믿습니다. 마지막으로, “권력과 자본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방송, 불의를 고발하고 정의를 추구하는 방송, 그래서 국민들이 사랑하는 방송을 만들자”던 이근행 전국언론노조 문화방송본부장님, 파업기간 동안 함께 고민했던 동료 조합원들, 어려운 시기에도 MBC를 믿고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특별기획 ‘어디 사세요? - 주거의 사회학’ 경향신…
특별기획 ‘어디 사세요? - 주거의 사회학’ 경향신문 최민영 기자 한국사회에서 정치, 사회, 경제문제를 농축해놓은 키워드로 ‘집’만한 게 없을 것이다. 2008년 총선결과를 갈랐고, 사는 주택형태와 지역이 사실상의 ‘호패’로 기능하며, 보통사람의 재산의 80%를 주택이 차지하면서 내수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2000년 이후에는 집값이 무섭게 뛰면서 주택보유자와 비보유자간의 격차는 갈수록 커져 사회통합에도 역기능이 심각하다. 하지만 지금껏 국내 언론에서는 이같은 문제에 대한 종합적인 고찰이 부족했다. 부동산과 권력, 자본, 학계까지 결탁한 상황에서 단발성처럼 쏟아지는 부동산 정보는 평범한 주택 수요자들을 위한 정보이기보다는 광고주의 입맛에 맞는 정보일 때가 더 많은 것도 사실이다. 특별기획 ‘어디사세요? -주거의 사회학’ 이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집’의 본연의 기능이 ‘정주’라는 점을 환기하고, 무주택자의 고통에 귀기울이고, 대출로 주택보유자가 된 이들의 고충을 헤아리면서 이처럼 ‘투전판이 된 주택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해부해 19회에 걸쳐서 실었다. 팀장을 맡은 본인을 포함해 이주영, 김기범, 임아영 기자 네 명으로 팀이 구성됐고, 인턴기자 김설아, 황성호가 합류했다. 총괄책임은 김봉선 정치·국제 에디터가 담당했다. 철저한 현장취재로 저널리즘 본연의 기능을 고집한 넉 달의 시간이었다. 고생도 많았지만 보람이 더 컸다. 길음뉴타운의 원주민 정착률을 알아보기 위해 길음 5구역의 등기부등본 1000통을 일일히 확인하느라 토끼눈이 된 팀원들은 급기야 “‘등’자만 들어도 토할 것 같은 기분"이었다. 덕분에 집주인 정착률도 22%밖에 되지 않는 뉴타운 사업의 변질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정치부에서 잔뼈가 굵은 입사 10년차 이주영 기자는 아파트 재개발로 동네가 보수화되는 현상을 ‘서울의 재구성’ 편에서 짚어냈고, 국토해양부 출입 경험을 살려 ‘토건세력의 그늘’을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포착했다. 팀의 '청일점' 김기범 기자는 지방 건설사들의 투기적 행태와 시멘트 개발 등으로 망가지는 우리의 환경을 발로 뛰며 확인했다. ‘쇠도 씹어먹는다’는 열혈 2년차 임아영기자는 가재울 주민 50여명을 몇 주에 걸쳐 전화인터뷰와 대면인터뷰로 확인한 작업과 남양주시 묵현리 취재에서 역량을 발휘했다. 독일 도시계획에 관한 취재가 아이슬란드 화산폭발로 인한 결항으로 무산될 위기에 놓이자 “이스탄불까지만 갈 수 있다면 버스나 배를 타서라도 독일로 가겠다”며 열의를 불태워 선배들을 감동시키기도 했다. 이 시리즈는 게재되는 동안 주택·경제·건축 등 각계 전문가들로부터 호평을 받았고 올 가을에는 단행본으로 출판될 예정이다. 당초 목표와 달리 천안함 논란에 묻혀 지방선거에서 주택문제가 의제화되지 못했던 만큼 출판 이후에 좀 더 많은 이들이 함께 우리의 주택문제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계기가 마련됐으면 한다.
北 김정일 국방위원장, 방중 특종 연합뉴스
北 김정일 국방위원장, 방중 특종 연합뉴스 국제뉴스3부 인교준 특파원 북한 취재는 참 쉽지 않다. 베일에 가려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동정은 더 그렇다. 모든 게 비밀이다. 김 위원장의 방중 취재가 어려운 까닭이다. 김 위원장은 늘 한반도 정세가 갈림길에 선 시점을 택해 중국 방문을 해왔다. 어김없이 이번에도 그랬다. 북한의 제2차 핵실험, 클린턴 전 미 대통령과 보즈워스 미 특사의 방북 등의 '심상치' 않은 상황 가운데 올 벽두부터 그의 방중이 예고됐다. 일본 언론은 아예 수개월간 단둥에 카메라 취재진을 배치, '툭하면' 김 위원장 방중 가능성을 타전했다. 때문에 연합뉴스는 낌새가 보일 때마다 선양과 베이징이 번갈아 가며 단둥에 달려가 김 위원장 방중 길목을 지켰다. 연합뉴스 베이징 지사의 막내인 홍제성 특파원은 단둥 중롄호텔에서 무려 10여일 낮밤을 두눈 부릅뜨고 특별열차가 압록대교를 지나는지 지킨 적도 있다. 지난 5월3일 새벽에도 연합뉴스의 박종국 선양 특파원은 중롄호텔의 투숙객을 '퇴거'시킨다는 제보를 듣고 김 위원장 방중의 낌새라고 판단해 전날 밤부터 압록강변에서 공안과 숨바꼭질을 하면서 현장을 지켜 1보를 타전했다. 곧 2보도 썼다. 그러나 그 다음이 문제였다. 북한과 중국이 입을 꽉 닫고 있고 우리 정부는 사실상 정보에서 배제(?)된 탓에 누가 확인하랴... 다행스럽게 2보가 나간 다음에 인교준.홍제성 특파원을 통해 '김 위원장의 중국 다롄(大連)행'이 송고됐다. 여러 경로에서 '확인'한 것이었다. 이 보도로 김 위원장의 방중은 기정사실화됐다. 그러고서 김 위원장은 다롄 푸리화호텔에서 모습을 보였다. 김 위원장은 '친절하게' 언론에 노출까지 해줘 방중이 공식 확인됐다. 이후 다롄과 톈진 방문에서 김 위원장은 과거와는 달리 공개적으로 모습을 많이 비쳤으나 접근은 어려웠다. 문제는 베이징이었다. 김 위원장이 5월5일 오후 베이징에 도착한 후 북중 정상회담 개최 여부에 초점이 맞춰졌다. 연합은 각종 쪼각 정보들을 맞춰 5일 저녁 인민대회당에서 김정일-후진타오 북중 정상간에 '만찬후 정상회담' 개최 기사를 타전했다. 그러나 6일 일본의 대부분 언론은 북-중 정상 간에 '만찬'만 했으며 정상회담은 없었다며 전날의 연합뉴스 기사를 뒤집는 기사를 타전했다. 그러나 그 보도는 북.중 양국이 같은 날 정상회담 개최를 확인하면서 일본 언론의 보도는 오보로 판명됐다. 연합뉴스는 4박5일간 김 위원장 방중을 사실상 '중계'했다. 그 동선을 전하고 북-중 정상회담, 김정일-원자바오 회동을 통한 경제협력 논의, 그리고 김 위원장의 방중 의미 및 결산 기사와 사진, 동영상 등 수백건을 타전했다. 그 과정에서 외신은 김 위원장 방중기간 내내 연합뉴스 기사를 인용보도해야 했던 반면 연합뉴스는 그와 관련해 외신을 거의 인용하지 않았다.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그간 미국과 일본 등의 서방언론에 한 발 뒤처지는 수준이었다면 이번에 '확실한' 자리바꿈을 했다고 본다. 그러나 여러가지 제한으로 인해 '심도있는' 접근 취재를 못한 점은 아쉽다. 그럼에도 이번 김 위원장 방중 특종은 홍콩과 베이징에서 10년 가까이 근무하면서 취재원을 잘 관리해온 조성대 연합뉴스 베이징 지사장의 적절한 지원 취재와 김 위원장의 동선을 발로 따라 다녀준 박종국.홍제성 특파원, 베이징 지사를 지키며 기사를 전담한 인교준 특파원, 그리고 믿음을 갖고 꼼꼼하게 기사를 수정 송고해준 본사 지일우 국제3부장(당시) 간에 '찰떡 호흡'이 만든 것이라는 점에서 연합뉴스의 취재력에 자부심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