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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3회 (2015년 1월)

수상작 9편 · 출품 후보작 59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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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작 9편

심사평

제293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평 한국일보 ‘현직 판사, 사채왕과 유착 커넥션’ 끈질긴 추적·기자정신 돋보여 KBS청주 ‘항체형성률 100% 구제역’ 탁상행정이 불러온 일방적 축산정책 고발 2015년 새해에도 기자들의 진실을 향한 열정은 뜨겁다. 제293회 이달의 기자상은 새해 첫 심사임에도 모두 65편이 출품돼 9편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이번 수상작에는 진실을 감추려는 사람과 기관을 대상으로 집요한 추적을 통해 어둠을 밝혀낸 기사, 단순한 뺑소니 사고로 넘어갈 수 있던 기사를 사회적 공감 스토리로 만들어 전 국민의 분노를 이끌어 낸 작품 등 그 어느 때보다 기자들의 발품이 만들어낸 특종이 많았다. 또 그동안 상대적으로 수상작이 적었던 지역취재부문에서 4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될 정도로 좋은 작품이 많았다. 수상작 중 심사위원들로부터 가장 호평을 받은 작품은 취재보도 1부문의 한국일보 ‘거액 금품수수 현직판사 사채왕과 유착 커넥션 추적’이다. 지난해 4월 첫 보도 이후 대법원까지 나서 보도내용을 전면 부인하는 상황에서도 10개월간의 끈질긴 추적으로 현직판사의 검은 비리를 밝혀 내는 등 투철한 기자정신이 만들어 낸 수작이었다. 같은 부문의 연합뉴스(경기 인천)의 ‘인천 어린이집 교사의 네 살배기 폭행’ 은 기사와 동영상을 통해 어린이집에서의 아동학대를 적나라하게 드러냈으며 전 국민적 분노와 함께 정책변화로 이어지는 성과를 얻어 수상작으로 선정 됐다. 취재보도 2부문의 동아일보 ‘북한 무장탈영병 중국서 조선족 4명 살해’는 민감한 지역에서 상대국가의 국민을 살해한 외교적 사안을 첫 보도함으로써 한국은 물론 중국 등 국제적인 뉴스로 이어진 점이 높게 평가됐으며 진행형 사건으로 후속 기사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한겨레신문의 ‘MB 31조 자원외교 대해부’가 탐사보도의 모범을 보여준 수작으로 해외취재를 통해 자원외교의 허실을 잘 보여주는 등 그동안 불거진 의문점을 상당부분 해소해 주었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기획보도 방송부문의 EBS의 ‘미니학교의 진실’은 아이들의 교육문제임에도 임대아파트를 노골적으로 차별하고 있는 우리사회의 한 단면을 잘 보여준 작품이었다. 지역취재보도부문에서는 충청일보의 ‘뱃속 새별이 얼굴도 못보고…’가 호평을 받았다. 수많은 뺑소니 사건의 하나로 넘어갈 수도 있었지만 최초 보도부터 크림빵, 임신 등 충실한 내용의 스토리를 만들어 네티즌 수사대를 이끄는 등 사회적 반향을 일으킨 스토리 저널리즘의 모범을 보여 주었다는 칭찬이 이어졌다. KBS전주의 ‘일제강점 사료 방치…재산환수 구멍’은 청산하지 못한 일본재산의 현실을 종합적으로 보도해 정부가 적극적인 해소방안을 밝히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같은 부문 목포MBC의 ‘고등학교 시험과목 바꿔치기’는 내신 성적을 올리기 위해 시험과목까지 바꿔치기한 사립고등학교의 불법적인 교육과정을 상세하게 밝혀내 충격을 주었으며, KBS청주의 ‘항체형성률 100% 구제역’은 공무원의 탁상행정으로 빚어진 구제역 확산과 대책 없는 백신 문제를 잘 지적했다. <기자상 심사위원회>

출품 후보작

수상하지 못한 작품까지. 원본 사이트에서는 따로 찾아 들어가야 보입니다.

법비사 - 고장난 저울(방송영상)
후보 10-01 전문보도부문 한겨레신문 영상센터 김도성
기부뉴스 프로젝트 ‘눈사람’(온라인)
후보 10-02 전문보도부문 SBS 보도국 이종훈*·권영인·최재영*
개념 90초, 감성 90초(방송영상-편집)
후보 10-03 전문보도부문 YTN YTN 뉴스지원팀
우리는 2주간 위메프 일용직 노동자였습니다
후보 1-01 취재보도1 부문 아시아투데이 사회부 안소연
美, 北에 대화 제의 … “성 김 방중 때 만나자”
후보 1-02 취재보도1 부문 동아일보 정치부 조숭호
인천 어린이집서 교사가 네 살배기 폭행 ... 경찰 수사
후보 1-03 취재보도1 부문 연합뉴스 인천취재본부 강종구*·배상희*·윤태현*
환자 돌려보내는 ‘국립병원’
후보 1-04 취재보도1 부문 KBS 사회2부 임명규*
‘특혜온상’ 구치소 면회
후보 1-05 취재보도1 부문 KBS 경인방송센터 김준범*
벤틀리 공포의 질주
후보 1-06 취재보도1 부문 MBN 사회1부 이성식*
검찰, ‘과거사위 불법수임’ 변호사 수사 착수
후보 1-07 취재보도1 부문 SBS 시민사회부 이한석·채희선*
가수 바비킴, 기내 난동 … 승무원 성추행까지
후보 1-08 취재보도1 부문 YTN 사회부 김대근
‘한류스타’ 장근석, 국세청에 100억원대 탈세 추징금 납부
후보 1-09 취재보도1 부문 국민일보 사회부 문동성·박은애
김무성 대표 수첩 속 K·Y는 김무성·유승민
후보 1-10 취재보도1 부문 JTBC 정치부 김형구*·김승현·유미혜*·이승필*
소셜커머스 업체 위메프 ‘채용 갑질’ 논란
후보 1-11 취재보도1 부문 MBN 산업부 최은미
삼성에버랜드 강제전직 우리사주 권리침해 집단소송
후보 1-12 취재보도1 부문 경향신문 정책사회부 강진구
거액 금품수수 현직판사 사채왕과 유착 커넥션
후보 1-13 취재보도1 부문 한국일보 사회부 강철원·김정우*·남상욱*·김청환·정재호*·조원일*
‘어린이집 CCTV설치 의무화’ 가로막은 국회의원 3명
후보 1-14 취재보도1 부문 조선경제아이 경제정책부 김명지*
‘K·Y' 김무성 수첩 내용의 진실은?
후보 1-15 취재보도1 부문 프레시안 정치팀 최하얀*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사퇴 요구 파문
후보 2-01 취재보도2 부문 KNN 보도팀 송준우*·추종탁*·김건형·이원주*
KT WIZ 신고선수 무단 방출.. ‘갑질’ 파문
후보 2-03 취재보도2 부문 뉴스토마토 정치사회부 최기철·이준혁
우즈벡 승무원 불법비행 … 국토부 ‘깜깜’
후보 3-01 경제보도부문 채널A 산업부 이준영*
1100만명, 속 쓰린 13월
후보 3-02 경제보도부문 중앙일보 경제부 김동호*·조민근·박유미·김민상
가짜 운동화 팔고 책임은 ‘모르쇠’
후보 3-03 경제보도부문 SBS 경제부 조기호*
‘이학수특별법’ 대상에 ‘이재용 삼남매’ 포함된다.
후보 3-04 경제보도부문 조선경제아이 경제정책부 김명지*·김종일*
소장펀드 환급금에 20% 농어촌특별세 ‘날벼락’
후보 3-05 경제보도부문 머니투데이 증권부 오정은
청심 등 통일교 관련社 … 국세청, 특별 세무조사
후보 3-06 경제보도부문 동아일보 경제부 이상훈*·손영일*
정치가 망친 연말정산
후보 3-07 경제보도부문 동아일보 경제부 손영일*·김재영*·홍수용*·이상훈*
2015 대한민국 빈부리포트
후보 4-01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서울신문 특별기획팀 김상연*·이두걸·유대근*·송수연
“위안부 해결” 국내외 목소리를 듣다
후보 4-02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한국일보 사회부 채지선·한형직·김민정*·김관진*
은퇴해도 못 쉬는 반퇴시대 왔다
후보 4-03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중앙일보 경제부 정경민·김동호*·김기찬·박진석*·박현영·박유미·염지현·최현주·황의영
용산참사 6년 철거민 23가구 전수조사
후보 4-04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한겨레신문 사회부 최우리·박기용*·이재욱*
매년 10조 쓰는데 아기 울음소리 못 늘린 출산정책
후보 4-06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중앙일보 사회1부 신성식·이에스더·정종훈
SBS 뉴스토리 ‘쌍둥이 이상 열품 진실은...’
후보 5-01 기획보도 방송부문
‘저격의 순간’ 누가 숨겼나?
후보 5-02 기획보도 방송부문 KBS 탐사제작부 이재석·이상훈*
미니학교의 진실(임대아파트 소외 문제)
후보 5-03 기획보도 방송부문 EBS 교육뉴스부 박용필*
‘부산경찰청장 언행에 문제’ ... 간부가 공식해명요구
후보 6-01 지역 취재보도부문 연합뉴스 부산취재본부 박창수·차근호
시설에 갇힌 장애인
후보 6-02 지역 취재보도부문 대구MBC 뉴스취재팀 윤영균·양관희·김경완·장우현·이승준*
삼성디지털시티 인근 1천세대 ‘불법원룸’
후보 6-04 지역 취재보도부문 중부일보 사회부 이주철*·천의현·김지호*·구민주*·주재한
‘대구 돈벼락’ 소동과 돌아온 양심
후보 6-05 지역 취재보도부문 TBC대구방송 보도팀 이세영*·김용운*
100억 헛돈 쓴 저탄소 마을
후보 6-06 지역 취재보도부문 KBS춘천 보도국 임서영·고순정
국가공인 한자시험 조직적 부정행위
후보 6-07 지역 취재보도부문 MBN 사회2부 안진우*·이상은*
크림빵 뺑소니 “현장에 단서 있었다”
후보 6-09 지역 취재보도부문 CJB청주방송 보도국 장원석*·박희성*
호남고속철 서대전역 경유 논란
후보 6-10 지역 취재보도부문 광주MBC 보도국 이계상·정용욱*·김철원*·김인정·이정현*
없는 것도 서러운데 상처만 준 학교
후보 6-11 지역 취재보도부문 경북매일 제2사회부 권기웅
기업인 특혜 논란, 경찰의 엉터리 총기 관리
후보 6-12 지역 취재보도부문 KNN 경남본부 이태훈*·박영준*
아파트 중금속 수돗물 파문
후보 6-13 지역 취재보도부문 KBC광주방송 박승현*·최복수*·박성호*·장창건*
세월호 참사 잊었나 … 편법 화물적재 여전
후보 6-14 지역 취재보도부문 KCTV제주방송 김기영·김용민*
부실한 소방용수시설 관리
후보 6-15 지역 취재보도부문 매일신문 사회2부 마경대·최경철·장성현·전종훈
인질살해범 김상훈, 살해한 작은 딸 성폭행 시도
후보 6-17 지역 취재보도부문 뉴시스 경기남부 이종일
백화점·대형마트, 편법으로 교통유발부담금 축소 납부
후보 6-19 지역 취재보도부문 영남일보 1사회부 최우석*
김해상의신협 수백억원 부정대출 사건
후보 7-01 지역 경제보도부문 경남CBS 보도제작국 이상현*
국가인적자원개발컨소시엄 비리
후보 8-01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충청타임즈 취재2팀 안태희*
제주 원도심, 이야기의 발견
후보 8-02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한라일보 제2사회부 진선희*
부산, 청년을 구출하라
후보 8-03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국제신문 기획탐사팀 이노성·김화영*
부모를 대신할 수 없는 보육정책, 대안을 말하다
후보 8-04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중부일보 정치부 김요한*
시사현장 맥 ‘불신과 불안의 집 고시원’
후보 9-01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KBS광주 보도국 김기중*·이승준*
미리 보는 통일사회, 연해주 현장 보고
후보 9-02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영호남MBC 공동기획 희망대토론 ‘함께 가자, 상생의 길로’
후보 9-03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대구MBC 편집제작팀 김철우·김낙곤
아파트 중금속 수돗물
후보 9-04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여수MBC 보도부 권남기*·정연우*

취재후기

수상 기자가 직접 쓴 1인칭 기록 9편

북한 무장탈영병 중국서 조선족 4명 살해 동아일보
(293회)북한 무장탈영병 중국서 조선족 4명 살해 동아일보 구자룡 지난해 12월 27일 권총을 든 북한 병사가 두만강을 건너와 중국 지린 성 허룽 시 난핑 촌 마을 주민 4명을 살해한 사건은 국내는 물론 중국과 홍콩 대만 등 중화권 언론에서 높은 관심을 보였다. ‘병사’라는 것만 빼면 북중 변경 지대에서는 북한에서 넘어온 사람이 변경 마을의 중국 주민, 특히 조선족 주민을 살해한 사건은 드물지 않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한 건도 보도된 적이 없다. 동아일보의 보도가 나간 후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중국 국민의 변경 살해 사건을 한국 언론을 보고 알아야 하느냐”고 지적했다. 중국 언론에 대한 자성이자 보도를 통제하는 당국에 대한 불만도 동시에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중국 당국은 유족들에게 위로와 보상은커녕 유족들이 사망자 시신을 병원에 안치한 비용, 사망 원인 규명을 위한 부검비까지 유족들에게 물렸다고 한다. 지난해 12월 31일 상하이 와이탄에서 송년 불꽃놀이를 보러왔다가 압사 당한 사람들에게 불과 며칠 만에 보상 이 발표된 것과 대비된다. 송년 축제 인원 통제를 제대로 하지 않아 인명 사고가 난 것도 잘못이다. 하지만 국경 경비 소홀로 국민이 인접국 병사의 총을 맞고 살해된 것에 비할 바가 아니다. 한 주민은 최근 수년간 변경지대에서 10건에 17명의 중국 주민이 살해됐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대부분이 조선족 동포들로 어느 누구도 보상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월경 병사 사건’ 보도로 북중 변경 지대에 사는 조선족 동포들이 얼마나 위험한 지를 알렸다는데 보람을 느끼지만 중국 당국의 후속 조치에 아쉬움과 실망감을 느낀다. 중국 언론의 동료들이 ‘변경 주민의 인권 보호’를 당국에 촉구하기를 기대한다. 이번에도 외부에서 먼저 나서기 전에.
고등학교 \'시험과목 바꿔치기\' 파문 목포MBC
(293회)고등학교 '시험과목 바꿔치기' 파문 목포MBC 김양훈 취재는 한 통의 전화에서 시작됐다. 고등학교 지리시험에 과학 문제가, 과학시험에 지리 문제가 출제되고 있다는 믿기지 않은 내부 고발이었다. 하지만 증명 자료가 없어 고민에 빠질 수 밖에 없었다. 교육청이 감사를 했지만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 상황이어서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 취재에 착수한지 1주일째... 해당 시험지를 입수하면서 취재는 본격화 됐다. 연속 보도로 교육당국은 재 감사에 착수해 결국 시험과목 바꿔치기 의혹은 사실로 드러났다. 이같은 잘못된 관행은 우리나라 교육정책에 있다. 이과생들에게 ‘지리’는 이수과목이지만 수능시험을 보지 않아도 된다. 문과생들에게 ‘과학’은 이수과목이지만 수능시험을 보지 않아도 된다. 결국 학교들은 더 나은 대학입학 성과를 내기 위해 시험과목 바꿔치기라는 편법을 사용한 것이다. 다른 학교들 역시 예전부터 이같은 시험과목 바꿔치기를 공공연하게 해 왔다는 것도 사실로 확인됐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한다. 하지만 너무나 자주 바뀌는 우리나라 대입정책과 입시 위주의 교육현실이 시험과목 바꿔치기라는 편법을 가져오게 했다. 교육당국이 전수조사에 나섰고 앞으로는 시험과목 바꿔치기라는 잘못된 관행은 일선 교육현장에서 사라질 것이다. 다만 한가지 걱정에 마음이 편하지 않다. 이번 문제는 잘못이 드러난 특정학교만의 문제가 아닌 만큼 이번 보도에서 주로 언급된 특정학교 학생들에게 피해가 없으면 하는 바람이다.
인천 어린이집 교사의 네 살배기 폭행 연합뉴스 인천
(293회)인천 어린이집 교사의 네 살배기 폭행 연합뉴스 인천취재본부 윤태현 "손으로 머리를 1차례 때렸다" 경찰의 설명으로는 숨을 헐떡이며 흐느끼는 부모들의 모습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것은 살인사건 현장검증에서나 마주하는 피해자 가족들의 개탄과 흡사했다. 얼마 뒤 보육교사가 아동을 때리는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을 보고 나서야 이들의 분노를 공감했다. 곧바로 노트북을 열었다. 인천 송도 어린이집 폭행사건 기사에 대한 반응은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 "우리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에서도 교사의 폭행과 학대가 있었다"는 제보가 곳곳에서 빗발쳤다. 잇따라 수십 건의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이 기사화됐다. 피해아동 부모의 분노는 전국 부모들의 공분이 됐다. 부모들은 급기야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 사실 어린이집 아동학대는 그동안 곳곳에서 끊이지 않았다. 기사화됐지만 주목받지 못했다. 글의 한계로 사건이 온전히 전달되지 못한 점, 극히 일부 교사의 돌출행동으로 치부한 기자와 어른들의 시선 때문이라고 짐작된다. 송도 어린이집 폭행사건이 발생하기 한 달 전에도 인천 남동구의 한 어린이집에서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했다. 피의자인 교사는 25개월 된 아동을 머리 높이로 들어 올렸다가 바닥에 떨어뜨렸다. 충격적인 사건이지만 여파는 미미했다. 경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해당 교사는 교실을 떠났지만 어린이집은 현재 그대로 운영되고 있다. 송도 어린이집 폭행사건 발생 수 일 뒤 인천시청 앞에서 열린 아동학대 근절 촉구 집회에서 한 부모의 호소는 아직 기억에 남는다. 이 부모는 "넘어져 다친 아이의 상처는 병원에서 치료할 수 있지만 폭행을 당한 아이의 상처는 어디서도 치료할 수 없다. 우리는 CCTV를 믿기보다 사랑으로 가르치는 교사를 믿고 싶다"며 보육교사 처우 개선을 촉구했다. 곧이어 어린이집 CCTV 설치 의무화가 국회에서 급물살을 탔다. 더불어 보육교사 선발 과정과 근무환경 개선이 논의됐다. 폐쇄됐던 송도 어린이집은 국공립 어린이집으로 재개원했지만 아동학대에 대한 감시는 숙제로 남았다. 이 사건을 취재하면서 어린이집에는 폭력이 있을 수 없다는 어른들의 착각, 직장 때문에 아이가 폭력에 노출됐는지 몰랐다는 부모들의 자책, 폭행의 충격으로 입을 닫은 피해아동들의 심정 등은 부족한 취재력과 글재주로 모두 기사에 담지 못했다. 반성한다. 수상의 영예는 늘 따끔한 조언을 아끼지 않은 선배들과 동고동락하는 동기에게 돌린다.
항체형성률 100% 구제역 KBS청주
(293회)항체형성률 100% 구제역 KBS청주 이정훈 구제역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구제역은 결국 인간이 만든 질병이다.지난 2010년 발생한 구제역으로 소와 돼지 350만 마리가 땅에 묻혀 2조 7천억 원이 넘는 피해를 입었다.이후 정부는 구제역 청정국 지위를 포기하고 ‘예방 백신 접종 제도’를 도입했다.하지만 이번 구제역 발생과 확산 과정을 보면 구제역 대재앙의 교훈을 잊었다. 구제역은 법정 제1종 가축전염병이지만 정부는 구제역 발생의 책임을 축산 농가의 탓으로 돌렸다.백신의 효능은 충분히 검증받았는데 농가들이 백신 접종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이런 무책임한 방역 당국을 끈질기게 감시하고 실제 백신의 효능 등을 치밀하게 검증하고 따지는 언론은 드물었다.축산 농가에서는 백신 접종을 해도 항체형성이 되지 않고 이상육이 발생한다며 오래 전부터 백신의 효능을 믿지 않았다. 때문에 정부에 손해 배상을 청구하고 행정 소송까지 추진해야 한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들려왔다. 백신 효능에 대한 논란이 거셌는데 KBS가 ‘항체형성률 100%’인 농가에서도 구제역이 잇따라 발생했다는 사실을 단독 보도하자 뿔난 농심은 더욱 들끓었다.“나는 바이러스에 기는 백신”이라는 말이 사실이 되었다.최근 해외 백신 제조사마저도 국내에 공급된 백신의 효능이 떨어진다고 인정했다.하지만 정부는 명확한 원인 규명을 하지 않고 과태료 등을 부과한다며 농가를 윽박질렀다.때문에 구제역 의심 신고를 하지 않고 숨는 농가까지도 생기고 있다.책임을 농가에 떠넘기자 방역에 큰 구멍이 뚫린 것이다. 무능한 정부도 문제지만 ‘정책 실패’ 등 잘못을 전혀 인정하지 않고 책임을 지지 않는 정부는 비겁하다.끝장을 보는 끈질긴 취재를 위해 더욱 근성이 필요했다.집요하게 파고들자 정부가 구제역 백신을 허가내면서 정작 목적 동물인 돼지는 안전 시험에서 제외했고 ‘오염’된 돼지를 이용하는 등 백신 효능 시험이 엉터리였다는 사실도 드러내 파장이 더욱 커졌다. 농식품부의 일방적인 축산 정책 운영과 백신 등 관련 정보를 폐쇄적으로 독점해 국내외 논문 등 관련 자료를 밤새 뒤져야 했다.구제역 세계 표준 연구소인 영국 퍼브라이트 연구소와 백신 제조사에도 메일을 여러 차례 보내고 국제 전화로 백신 효능 등 사실 관계를 확인해야 했다.꾸준히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전문가들과 접촉해 취재의 한계를 극복했다.휴일까지 반납하며 자나 깨나 구제역에 빠져 살자 연속 단독 보도로 구제역 이슈의 흐름을 이끌 수 있었다.정부는 ‘다섯 차례’나 해명 자료를 내야 했다.결국 기존 백신을 맹신하던 정부는 신형 백신을 수입한 뒤 백신 효능을 전문가들과 검증하고 과태료 부과 기준을 개선해 마련하기로 했다. 제대로 검증 안된 ‘물백신’ 공급과 허술한 방역 때문에 구제역은 ‘상재화’가 되었다.결국 ‘가축 사육 환경’을 개선하지 않으면 구제역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 없다.정부는 구제역의 발생과 확산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이번 연속 보도를 통해 구제역 예방과 올바른 정책 수립을 위한 단초가 마련되길 바란다.특히 힘들게 혼자서 석 달 넘게 이어온 연속 보도의 기사 가치를 인정해준 한국기자협회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앞으로 구제역뿐 아니라 AI까지 더욱 끈질긴 후속 보도를 이어갈 것을 약속드린다.(끝)
일제강점 사료 방치 ... 재산 환수 '구멍' KBS전주
(293회)일제강점 사료 방치 ... 재산 환수 '구멍' KBS전주 김덕훈 시작은 조달청의 보도자료였습니다. 조달청은 토지 정리를 위해 전국의 ‘주인 없는 땅’을 정리하면서 일제강점기 때 일본인 땅 1.5㎢(여의도 면적 1/4 수준)까지 찾았노라 밝혔습니다. 내용에 수긍이 가기보다는 의문이 커졌습니다. ‘왜 아직까지 일본인 땅이 남아있을까? 얼마나 더 남아있는 걸까?’ 일본인명 DB방치..재산환수 지지부진 취재 과정에서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특히 지난 2006년부터 4년 동안 친일파 재산을 찾아 국고로 환수했던 과거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조사위원회 위원들의 도움이 컸습니다. 당시 위원회의 조사기법과 확인 가능한 문서를 토대로 현재 남아있는 일본인 땅 규모를 파악했습니다. 모두 83㎢, 조달청이 찾은 땅의 50배가 넘었습니다. 재산조사위가 수년에 걸쳐 완성한 ‘일제강점기 일본인명 데이터베이스’가 사장돼 있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일본인 DB’는 일제강점기 때 국내에 살았던 일본인 25만 명의 직업과 재산, 거주지 등 내용을 담은 기록입니다. 또, 광복 여전히 숨어있는 일본인 땅 환수에 결정적으로 쓰일 사료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정부는 친일 재산조사위가 지난 2010년 해산하며 전달하려던 일본인 명부를 곧바로 국가기록원에 이관시켰습니다. 물론 이관시킨 뒤에는 단 한 차례도 검토하지 않았습니다. ‘환수대상’ 일본인 땅을 국가가 매입 국토 소유 변천사를 공부하는 도중 국가가 마땅히 환수해야 할 일본인 땅 중 상당수가 불법적으로 한국인에게 넘어간 사실도 알게 됐습니다. 일본인 땅을 “일제시대 때 창씨개명 했던 우리 할아버지나 아버지 땅”으로 속여 가로챈 겁니다. ‘부동산 소유권 이전 등기 등에 관한 특별법’(이하 특조법)에 의해 보증인 3명만 내세우면 즉시 토지 소유권을 인정해줬기 때문에 사기 행위가 빈번했습니다. 이렇게 빼돌린 땅을 자치단체들이 돈을 주고 사들인 사실을 알고는 기가 찼습니다. 환수 대상 땅을 국가가 아무런 확인 작업도 없이 매입한 겁니다. 정부 후속조치 시작..“재산환수 전담기구 필요” 저는 이 보도로 친일파·일본인의 재산을 찾아 환수하는 상설기구가 필요하다는 점을 부각하고 싶었습니다. 단순히 “민족정기를 되찾자”는 구호가 아니라, “사회·경제적으로 단연 이익”이라는 점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이후 작업은 사건팀 식구들과 함께 진행했습니다. 법무부와 기획재정부, 조달청 등 국가기관과 민족문제연구소 같은 시민단체를 광범위하게 취재해 연속보도 시리즈를 완성했습니다. KBS의 연속 보도 이후 정부는 국가기록원에 잠들어 있는 ‘일본인 DB’를 되살리기로 했습니다. 광복 70주년이 되도록 일본인 명의로 남아있는 일본인 땅을 빠른 시일 내 환수하겠다는 방침도 밝혔습니다. 또, ‘특조법’을 악용해 한국인에게 넘어간 일본인 땅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해 국유지화 하기로 했습니다. 이 문제를 세상에 공개한 당사자로서 정부가 환수 작업을 제대로 진행할 수 있도록 돕고, 또 감시하겠습니다.
뱃속 '새별이' 얼굴도 못보고... 충청일보
(293회)"뱃속 '새별이' 얼굴도 못보고..." 충청일보 사회부 신정훈 '크림빵 뺑소니'사고는 숱한 뺑소니 사고 중 하나에 불과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번 사고 보도를 통해 국민의 관심과 제보가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를 일깨워 줬습니다. 이 사건은 단순 발생 기사로만 처리하기에는 애잔한 사연이 숨어 있었습니다. 뚜렷한 증인이나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보도를 통해 경찰수사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싶었습니다. 첫 보도 이후 인터넷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확산 된 사연은 국민들을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경찰은 국민적 관심사에 교통사고로는 이례적으로 강력계 형사까지 동원된 수사본부가 차려졌고, 압박을 이기지 못한 피의자는 수사본부 설치 이틀만에 결국 자수했습니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앞으로 사건이 중대하다고 판단되면 형사들까지 대거 투입해 적극 수사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또 국민적 관심과 많은 제보 등이 이번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해결되지 못하고 남은 미제사건에 대한 재조명되기 시작고 사건해결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한 번의 잘못된 판단으로 단란했던 두 가정이 파멸 됐음을 명심하고 더이상 사회악처럼 퍼진 음주·뺑소니 사고가 발생하지 않길 기원해 봅니다. '단순 사건·사고 보도보다 사회의 등불이 될 수 있는 기사를 작성하는 기자가 되라'고 항상 충고해 준 회사동료 선후배 기자님들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미니학교의 진실 EBS
(293회)미니학교의 진실 EBS 교육뉴스부 박용필 나였다면 어땠을까? '정말 그렇다면 이건 해도 너무한 것이니까..' 임대아파트 아이들이 이웃들에 의해 따돌려지는 사례가 있다는 것을 처음 안 것은 ‘임대아파트엔 어린이집이 없다?’ 보도를 취재하면서였다. 당시 취재차 만난 주민에게 처음 들었는데 당시에는 뭐 ‘유별난 학부모님들 몇 분이 그러시나보다’ 라고 생각을 했다. 뭐 어찌됐든 정말 가렵다는 곳을 긁어줘야겠다는 생각에 후속취재에 나섰는데... 취재를 좀 진행해 본 결과 그 정도가 아니었다. 더욱 심각했던 건 이게 이 지역의 문제만이 아닐 가능성이 꽤 있다는 정황들을 접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정말 '본격' 취재에 나섰다. 정말 그렇다면 이건 해도 너무한 것이니까... 그게 후속 보도된 '미니학교의 진실' 3부작의 시작이었다. "공무원이시기 이전에 교육자시잖아요." "공무원이시기 이전에 교육자시잖아요, 이건 해도 너무한 것 아닙니까, 조금의 실마리만이라도 주십시오." 이번 취재를 하면서 가장 많이 했던 말인 것 같다. 임대아파트 아이들을 따돌리는 이웃들, 임대아파트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가 기피학교가 되면서 폐교까지 되는 실태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바로 교육당국의 공무원들이다. 그래서 그들이 입을 열지 않으면 성공할 수가 없는 취재였다. 그래서 밤낮없이 여기저기 찾아가고 전화를 걸면서 가장 많이 했던 말이 이 말이다. '공무원이기 이전에 교육자'란 말은 교육 관련 공무원 상당수가 교사들이기 때문에 한 말이었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교육공무원이나 실무자들에게 전화를 걸고 찾아갔는지 헤아리기조차 어렵다. 길게는 한 사람을 붙잡고 4시간을 설득한 적도 있다. 그러면서 이 말을 노래처럼 해댔다. 그래도 사실 기대는 별로 하지 않았다. 이런 걸 얘기해줄 수 있는 공무원은 없다. 이런 걸 기자에게 말했다가 들통이 나면 그 어떤 공무원이 그 뒷일을 감당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놀랍게도 몇 분이 설득을 당해주셨다. 정말 공무원이기 전에 교육자였던 것이다. 해도 너무한 세태, 자신의 어린 제자 같은 아이들이 당하는 모진 꼴을 현장에서 보면서 느꼈던 가책이 결국 어찌보면 뻔하디 뻔한 이 말에도 설득을 당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일개 공무원으로는 감히 낼 수 없는 용기를 내게 만들었던 것이다. 사실 이 보도는 '섭외'보다는 '증거'가 중요한 보도이긴 하다. '그렇다더라'는 증언 몇 개나 일부의 사례로는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고 그것이 일부의 얘기가 아님을 확신하게 하는 증거가 있어야만 했다. 그래서 여기저기 증거 수집을 하고 자치구 전체의 학교를 전수조사하고 아파트와 부동산을 돌아다녔다. 그런 작업이 쉬웠다 할 수는 없지만 가장 중요하진 않더라도 가장 힘들었던 건 이미 말했듯 바로 '섭외와 설득'이었다. 아파트야 돌아다니면 되고 학교를 일일이 확인하는 것도 시간만 투자하면 되는 일이다. 그러나 그들의 입을 열게 하는 것은 그들의 양심과 용기만이 가능하게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공무원이시기 이전에 교육자시잖아요,” 이 뻔한 말에 응해 주신 양심 있는 그리고 용기 있는 '공무원이자 교육자‘이신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나였다면 어땠을까? 이 보도의 진정한 의의는 도심 속 미니학교가 생기는 진짜 원인을 규명했다거나 사회적 약자 계층의 어려움을 대변했다는 데에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바로 우리의 이기심이 어디까지 와 있는 지 확인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데 진짜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게 우리의 미래를 좀 먹을지도 모를 수준에 와 있다는 경각심을 조금이라도 일깨울 수 있었다면 거기에 가장 큰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뉴스 댓글에 이런 글이 달렸다.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하지만 나라면 내 자녀를 위장 전입시키지 않을 수 있었을까?“ 기자 본인도 이런 생각을 한다. 그래서 나는 이 기사가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취재에서 묵묵히 혼신의 힘을 다해 준 EBS 교육뉴스부의 박서영 PD와 박동진 카메라 기자에게, 그리고 격려와 응원을 해 준 선후배와 동료 모두에게 수상의 영광을 돌린다.
MB '31조 자원외교' 대해부 한겨레신문
(293회)MB '31조 자원외교' 대해부 한겨레신문 임인택 멋 부릴 말이 없습니다. 극적인 제보도, 결정적 장면도 없었습니다. ‘MB 자원외교’는 되레 ‘탐사취재하겠다’ 작정하기도 어려운 주제입니다. 몇해간 국정감사에서 굵직한 사업들과 관계자가 조명되었고, 와중에 전체 사업비용이 40조네, 50조네 꼭짓점을 찍었으며, 결국 국정조사까지 합의한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취재인력과 자원을 투입한 만큼 새 뉴스를 채굴할 수 있을지, 그러한들 회수율, 자주개발률, 탐사자원량, 발견잠재자원량 따위를 대중들이 넘고 읽어낼까 묻고 물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계산이 복잡했습니다. 꽤 주저했습니다. 단 하나의 이유만 남겨 추진을 결정했습니다. “해야한다.” 그 당위 외 하고싶다 아니다, 할 수 있다 없다는 버렸습니다. 2014년 10월 중순 취재 시작해 2015년 1월19일부터 닷새간 보도했습니다. 10기가 분량의 데이터를 소화했고, 출장 예산이 바닥날 연말께 출장비 800만원도 떼쓰듯 마련했습니다. 322매 넘는 기사를 작성했고, 그 이상의 초고를 버렸습니다. 기자 넷이 100일이 조금 못 되는 기간 전념했습니다. 합산하면 1년입니다. 그를 통해 공기업이 관여한 사업비 전체, 손실 규모, 뒷돈 거래, 현지 사업실태, 공직자 책임, 자살 등 그간 알려지거나 쟁점되지 않았던 사실들을 겨우 대중에게 전할 수 있었습니다. 1년치 품을 들인 덕분만은 아닙니다. 개인적으로 만 11년 기자 경력에서 가장 좋은 팀워크 가운데 하나를 경험했습니다. 탐사기획팀의 류이근 팀장, 최현준 기자, 경제부 김정필 기자가 울력해낸 것입니다. <한겨레>는 후속 보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각자의 위치와 수준에서 ‘책임있다’ ‘사과한다’ 말하는 위정자를 단 한 명이라도 만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여전히 데이터를 수집 분석하고, 누군가를 만나고 있습니다. --
거액 금품수수 현직판사 사채왕과 유착 커넥션 추적…
(293회)거액 금품수수 현직판사 사채왕과 유착 커넥션 추적 한국일보 강철원 상대가 현직 판사라 취재에 더 공을 들였다. 1년 가까이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 100번 이상 확신했다. 최민호 판사가 ‘명동 사채왕’에게 거액을 받아 챙겼다는 사실을. 그런데도 마음고생이 심했다.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 아니다. 검찰과 경찰은 첩보를 입수했지만 쉽게 움직이지 않았다. 덮어도 될 만큼 소소한 사건이 아니었는데도 말이다. 결국 보도를 하지 않으면 묻힐 수밖에 없었다. 대법원과 수사기관이 움직일 것으로 믿고 자신 있게 보도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너무도 비현실적인 반응을 내놓았다. 사법부의 신뢰추락 운운하며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한국일보에 으름장을 놓았다. 검찰과 경찰은 여전히 머뭇거렸고, 다른 언론들도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외로운 싸움이 시작됐다. 너무나 많은 진술과 증거, 정황이 있었지만 세 기관은 담합이라도 한 듯이 한국일보 보도를 부인했다. 위축되지는 않았지만, 진실규명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직감했다. 길지 않은 기자생활 동안 이런 특이한 상황은 처음 경험했다. 알리고 또 알리는 수밖에 없었다. 2014년 4월8일자 첫 보도를 시작으로 5월 6월 9월 10월, 그리고 2015년 1월19일자까지 24꼭지를 보도했다. 1월20일 현직 판사가 사상 처음으로 긴급체포 되자 대법원은 뒤늦게 사과했고 다른 언론들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10개월 만에 진실은 밝혀졌지만 과정은 험난했다. 특히 진실규명의 최후 보루라는 사법부가 진실을 감추는데 앞장섰던 점은 두고두고 실망스럽다. 많은 사람들에게 신세를 졌다. 대법원과 검찰, 경찰 모두가 보도내용을 부인할 때도 현장 기자의 취재내용을 끝까지 믿고 독려해준 한국일보 선후배들이 적지 않다. 이희정ㆍ김희원 전 사회부장과 이진희 법조팀장에게 특별히 감사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