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기
수상 기자가 직접 쓴 1인칭 기록 11편
이번엔 ‘스폰서 부장검사’...수사검사에 사건무마…
이번엔 ‘스폰서 부장검사’...수사검사에 사건무마 청탁
한겨레신문 사회부 최현준 기자
8월말 한 통의 제보 메일이 왔습니다. 본인을 사업가라 소개하며, 현직 부장검사와의 스폰 관계를 폭로하겠다고 했습니다. 여러 제보 중 하나였지만, 느낌이 달랐습니다. 곧바로 그를 만나, 술 접대와 뒷돈 제공, 수사무마 시도 사실 등을 들었습니다.
내용이 강한만큼 철저한 확인이 필요했습니다. 법조팀 전체가 나서, 김형준 부장검사와 사건 무마 의혹에 연루된 검사, 다른 고교 동창, 제보한 사업가의 지인들을 취재했습니다. 여자관계 등 자극적인 내용보다 구조적인 문제에 집중하기로 원칙을 세우고, 김 부장검사와 김씨의 스폰 관계, 김 부장검사의 수사무마 시도, 대검과 서울서부지검의 미온적 대처 등을 차례로 보도했습니다.
보도 직후 검찰은 특별감찰팀을 꾸리고, 강도 높은 수사 끝에 김 부장검사를 5000만원대 뇌물수수와 증거인멸 교사 혐의 등으로 구속했습니다. 지난 4월 <한겨레>가 특종 보도했던 진경준 검사장에 이어 올 들어 이뤄진 두 번 째 현직검사 구속 사례입니다.
한겨레 법조팀은 올 3월 진경준 전 검사장 비리에 이어 홍만표 전 검사장,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의혹 등을 집중 보도했고 여러 단독 보도를 했습니다. 이번 김 부장검사의 비리 제보가 한겨레에 온 것도 한겨레의 신뢰와 올해 보여준 성과에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불길 속 이웃 살리고 ‘식물인간’ 채널A
불길 속 이웃 살리고 ‘식물인간’
허욱 채널A 기자
서울 마포구의 빌라에서 난 화재로 한 청년이 의식불명에 빠졌습니다. 어쩌면 단신 보도에 머물렀거나 애인의 이별통보에 격분한 20대 조선족 청년의 방화사건 취재에만 그쳤을 수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기자 스스로도 믿기 어려운 이야기를 접했습니다. 최초 신고자인 안씨가 신고 뒤 불이 번지는 건물 안으로 다시 뛰어들었고, 혼자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되는 비상식적인 이야기가 전개된 겁니다. 그렇다면 이웃 주민을 구하러 들어갔단 말인가?
취재 방향은 곧바로 안씨로 향했습니다. 안씨의 가족은 평소 안씨의 태도에 비춰 틀림없다고 했지만, 경찰은 고개를 갸우뚱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며칠 간 안씨의 동선 파악과 이웃 주민 증언을 확보하기 위해 발품을 팔았습니다. 안씨가 ‘의인’이라는 확신이 생긴 다음날 보도를 결정했습니다.
보도 이후, 우리 사회의 분위기는 달라졌습니다. 안씨의 희생정신을 기리는 후속보도가 이어지며 큰 반향을 낳았습니다. 안치범씨는 결국 의사자로 지정됐습니다.
이뿐 아니라 이번 채널A 보도의 가장 큰 수확은 사건사고 현장마다 제2, 제3의 안치범이 등장했다는 점입니다. 의사상자 지원과 확산을 위한 민간 차원의 논의도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안씨의 고귀한 희생이 어디까지 세상을 바꿀 수 있을지 계속 지켜보겠습니다.
미르·K스포츠재단 권력형 비리 의혹 TV조선
미르·K스포츠재단 권력형 비리 의혹
정동권 TV조선 기자
<국가브랜드는 왜 졸속이 됐을까> <차은택씨는 어떻게 문화계 황태자로 군림했을까> <기업들은 왜 미르·K스포츠재단에 돈을 ‘군소리’없이 냈을까> <돈은 어디에 쓰려했을까> <문화융합벨트는 왜 관광기금 등 예산을 막 끌어다 쓸 수 있었을까> 등등. 숱한 물음 속에 시작된 취재였다.
통상은 코끼리 다리 만지기식으로 시작해 정점을 향하지만, 이번엔 고지를 먼저 보고 오르는 길을 찾는 역취재방식이었다. 청와대 미르·K스포츠재단 문체부 문화융합벨트 코이카 이화여대와 최순실씨 주변 등에 방대한 취재망을 짜고 기자 한명이 2~3개의 영역을 맡았다.
방대한 탓에 구멍도 있었지만, 7월 초 국가브랜드가 졸속이 된 과정 등을 거쳐 미르·K스포츠재단을 둘러싼 권력형 비리 의혹으로 발전시켜 나갔다. 다른 언론이 주목하지 않은 상태에서 40여일 넘게 단독 보도가 이어졌다. 이젠 모든 언론이 파헤치고 나섰고, 많은 의문들도 더해졌다.
정보공개나 답변을 거부하는 일도 많아 권력의 힘을 실감했고, 예상 밖 복병도 있었다.
거침없는 기사를 밀고 나간 주용중 본부장, 설계도를 그리고 취재를 진두지휘한 이진동 부장, 치밀하게 팩트들을 건져 올린 서주민 송지욱 이상배 이재중 박경준 박성제 민봉기 기자 우리 모두는 ‘퍼스트 펭귄(The first penguin)’이었다.
청담동 주식부자의 허상 서울경제신문
청담동 주식부자의 허상
유주희 서울경제신문 기자
한 케이블TV 예능프로그램에서 ‘그’를 보았을 때만 해도 본의 아닌 시리즈 기사를 쓰게 될 줄은 몰랐다. 증권부로 발령난 지 두 달쯤 지난 시점이었다. 화려한 청담동 자택을 과시하던 그는 증권가에선 이미 유명인, 바로 ‘청담동 주식부자’였다.
그는 모두의 의심 속에서도 재산과 유명세를 불려오고 있었다. 그에 관한 의혹을 다루는 이는 회계사든 증권맨이든 블로거든 고소·고발의 위협에 시달려야 했다.
나와 지민구 기자 역시 청담동 주식부자에 대한 기사를 쓰면서 밤길을 조심해야 하는 것 아닌가 내심 걱정됐다.
다행히 기사의 파장은 컸고, 기사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금융당국과 검찰의 행보도 빨랐다. 피해자분들과 그동안 이희진을 주시해 온 분들이 전화와 댓글로 고마움을 표해 오면서 더욱 힘이 났다. 지금까지의 모든 피해를 완전히 보상하기는 불가능하다는 사실이 안타깝지만, 청담동 주식부자 시리즈로 금융투자업계가 한층 투명해지는 데 조금이나마 힘을 보탰길 바라본다.
기사를 쓰면서 피해자분들이 전달해 준 수많은 자료가 큰 도움이 됐다. 기사를 키우고 다듬고 채찍질(?)을 아끼지 않으신 데스크와 편집국 전체에 감사를 표한다.
독한 사회-생활화학제품의 역습 경향신문
독한 사회-생활화학제품의 역습
이효상 경향신문 기자
취재와 집필이 모두 괴로웠다. 팀에서도 의견 일치를 보기 어려웠다. 시리즈는 뜨거운 반향을 불러 일으키는데 실패했다. 그러나 필요한 일이었다고 믿는다.
고민의 시작은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었다. 끔찍한 일이 벌어졌지만 누구도 손을 쓰지 않았다. 기업은 안전성에 대한 아무런 보장없이 제품을 판매했고, 정부는 이를 걸러 낼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다. 언론은 주목하지 못했고, 전문가는 나서지 않았다. 고통을 오롯이 받은 피해자만 남았다.
더욱 끔찍한 일은 생활화학제품을 둘러싼 환경이 1994년 가습기 살균제가 처음 탄생하던 시절과 비교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기업은 여전히 허용치 이하로 물질을 넣어 팔면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정부는 이제 문제를 알았지만 예산·인력·의지 모두 역부족이다.
언론은 이 문제가 너무 까다롭다 생각하고, 신뢰할만한 전문가는 여전히 드물다. 그러나 대부분의 생활화학제품은 사람을 죽이기보단 서서히 병들게 한다. 더 알아채기 어렵다.
한국인 눈에는 완벽한 시스템을 갖춘 독일도 스스로를 “멀었다”고 한다. 갈 길은 너무 멀다. “10년에 한 걸음씩 가자”는 취재원의 이야기가 오래 남는다. 그만큼 끈질긴 언론의 관심이 필요하다.
국정원 공제회 양우회 대해부 한겨레신문
국정원 공제회 양우회 대해부
김경욱 한겨레신문 기자
국가정보원 현직 직원들의 공제회인 양우회에 대한 취재를 시작한 것은 순전히 ‘세월호 참사의 실체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 때문이었습니다. 양우회가 선박 펀드를 통해 세월호에 투자한 것 아니냐는 의혹은 오래전부터 제기돼왔지만, 이런 의혹과 양우회의 실체를 적극적으로 취재하고 다룬 언론은 많지 않았습니다. 관련 의혹이 해소되지 않더라도 적어도 양우회를 통해 국정원의 예산집행과 조직운영의 불투명성 문제를 엿볼 수 있을 거라고 판단했습니다.
취재는 쉽지 않았습니다. 양우회와 관련해 공개된 정보가 사실상 전무했고, 국정원은 사실상 취재를 거부했기 때문입니다. ‘사람’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금융업계 관계자, 양우회가 투자한 사업에 관여한 이들, 양우회와 송사로 얽힌 사건 당사자, 양우회 전·현직 임원, 국정원 전·현직 직원 등 수십명을 만나 관련 자료와 정보를 수집하며 양우회 실체 파악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를 통해 확인한 양우회는 알려진 것과 달리 훨씬 거대하고 불투명하며 법 위의 조직이었습니다. 국정원 현직 직원들이 국정원직원법을 위반해가며 양우회에 소속돼 영리업무를 하고, 국정원 기금이 양우회로 지원되는 사실 등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취재과정에서 수많은 이들로부터 도움을 받았습니다. 특히 국정원과 양우회의 개혁을 바라며 ‘무명의 헌신’을 해준 국정원 전직 직원분들께 진심으로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광주사립고 생활기록부 무단 수정 및 성적 조작 의혹…
광주사립고 생활기록부 무단 수정 및 성적 조작 의혹
최동환 전남일보 기자
취재는 고등학교 교사의 용기있는 제보로 시작됐다. 학교에서 일부 상위권 학생을 특별관리하면서 생활기록부를 조작하고 있다는 내부 고발이었다.
하지만 증거 자료를 확보하지 못해 다방면으로 확인 작업을 거쳐야만 했다. 취재 결과 해당 학교 학생들은 물론 다른 학교 교사들과 학생들에게서도 이 학교에서 생활기록부 조작이 이뤄지고 있다는 정황을 확신하게 됐다.
지난 7월 첫 보도에 이은 연속 보도로 교육청 감사와 경찰 수사가 진행됐고 결국 생활기록부 무단 수정과 성적 조작 의혹은 사실로 드러났다. 이같은 잘못된 행위는 이 학교 뿐만이 아니라 전국의 다른 학교에서도 공공연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이 같은 일은 우리나라 대학입시제도의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됐다. 입시 경쟁 제도에 따른 학교 서열화와 대학입시에서 학생부종합전형의 비중이 커지면서 학교들은 더 나은 대학입학 성과를 내기 위해 생활기록부 무단 수정 및 성적 조작이라는 유혹에 빠진 것이다.
교육계에선 전남일보 보도 이후 생활기록부 무단 수정 근절 대책과 자성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이런 성과는 사회부 김기봉 부장의 지도 아래 사회부원들 모두 힘을 합쳤기에 가능했다.
이번 문제는 잘못이 드러난 특정 학교만의 문제가 아닌 만큼 보도에서 주로 언급된 특정학교 학생들에게 피해가 없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도 되는 죽음은 없다-부산교도소 재소자 사망 사…
그래도 되는 죽음은 없다-부산교도소 재소자 사망 사건
김준용 부산일보 기자
“부산교도소에서 동생이 죽었습니다.” 지난 8월18~19일 두 통의 전화로 취재는 시작됐다. 이틀 사이에 부산교도소에서 두 명의 재소자가 하늘로 출소했다. 교도소는 자신들도 당황스럽고 예상하지 못한 죽음이라고 수차례 말했다. 교도소 의무기록, 병원 기록, 재소자의 교도 일지 등은 두 재소자가 살 수 있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한 달여간의 보도로 부산교도소장은 전격 교체됐다. 국가인권위원회, 법무부도 두 재소자 사망 사건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유가족들은 국가를 상대로 한 민사소송을 준비 중이다.
‘부산일보의 보도 이후 교도소는 그나마 조금 나아졌습니다.’ 회사에는 1주일에 3~4통가량의 편지가 교도소로부터 온다. 교도소 재소자, 재소자 가족들이 교도소의 상황을 알리는 편지다.
전화, 편지에는 한 가지 전제가 항상 달려 있다. 취재팀의 보도 이후 교도소는 변했다는 것이다. 외진도 자주 보내주고 교도관들이 재소자들 몸상태도 더 자주 확인한다고 한다.
그들의 감사 인사에 교정 행정이 개선됐다고 마냥 보람을 느낄 수도 없다. 그동안 교도소에서 최소한의 것들이 얼마나 지켜지지 않았는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된다.
두 재소자의 죽음이 헛된 죽음이 되지 않기 위해 교정 행정은 아직도 많은 감시와 변화가 필요하다. 교도소는 죽으러 가는 곳이 아니기에, 그래도 되는 죽음은 없기에.
전면 재시공…‘부실’ 스크린 도어 TBC
전면 재시공…‘부실’ 스크린 도어
TBC 사회팀
‘안전도시 대구’. 2·28 지하철 참사의 아픔을 겪은 대구시의 슬로건이다. 하지만 정작 스크린 도어 설치율은 전국에서 가장 낮았고, 지난해 천억원대 규모의 스크린 도어 설치 사업 입찰이 시작됐다.
그런데 이 사업은 황당하게도 스크린 도어 제작 능력이 없는 대기업에 넘어갔다. 선정 과정에서 국제안전인증업체를 부당하게 탈락시켰다는 제보, 대기업이 차액을 남기고 하청업체에 불법으로 사업 전체를 떠넘긴 제보를 입수해 확인했다.
게다가 조달청을 통해 확인한 결과 대구도시철도공사는 이러한 사업을 시설공사가 아닌 물품구매로 발주했다. 하도급에 대한 규제도 없는데다, 안전 관리비까지 빠져 있었다. 대기업의 각종 부정행위들에 대해 빌미를 제공한 셈이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었다. 안전을 담보해야 할 스크린 도어가 부실 시공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구조물을 지지해 주는 앵커볼트가 시방서와는 달리 강도가 약한 부적격 제품이 사용된 것이다. 또 감전 사고를 막는 절연 도장도 날림 공사로 진행됐다. 결국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던 대구시의 약속이 공염불에 지나지 않았다는 게 확인된 순간이었다.
TBC 보도로 스크린 도어 설치가 옳은 방향으로 진행된 건 다행스러운 사실이지만, 관급 공사에 만연한 일괄 하도급 문제가 되풀이된다면 이런 문제는 언제든 되풀이 될 수밖에 없다.
한국동서발전 발암물질 유출 수산물 파문 울산MB…
한국동서발전 발암물질 유출 수산물 파문
이용주 울산MBC 기자
공기업 한국동서발전이 ‘디메틸폴리실록산’이란 유해물질을 바다에 유출했다는 울산해경의 보도자료가 나왔다. 하지만 해당 물질이 배출되면 안 된다는 명확한 법규가 없다는 동서발전의 해명과 생태계에 얼마나 영향을 끼쳤는지 정확한 피해 내역이 없다는 이유로 사건은 ‘논란거리’ 취급을 받기 시작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해양수산부도 관련 법규를 서로 달리 해석하며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했다.
발전소가 수십 년에 걸쳐 유해물질 수천 톤을 방류한 게 단순히 논란거리에 그치는데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주변 바다에 대한 성분 분석을 해봤다. 취재 결과 발전소 온배수 배출에 사용된 소포제는 불순물이 가득한 단가 맞추기용 싸구려 제품인 것으로 드러났다. 발전소 주변 바다에서 해녀들이 채취한 수산물에서는 1급 발암물질 벤조피렌이 EU허용 기준치의 7배를 초과해 검출됐다.
울산해경은 9월 초 한국동서발전 사건을 마무리 짓고 검찰에 송치했다. 배출 공정이 비슷한 타 지역 발전소와 이들을 담당하는 수사기관들이 울산의 검찰 수사와 재판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 사건이 어떻게 결론나는지, 산업부와 해수부의 대책과 해경본부의 전수조사가 제대로 이뤄지는지 끝까지 지켜보겠다.
복지사각 ‘제로맵’ 부산일보
복지사각 ‘제로맵’
이대진 부산일보 기자
재송1동과 2동. 부산 해운대구에 있지만 도로 하나 사이로 두 동네의 생활 여건은 뚜렷한 차이가 난다. 윗동네 주민들은 ‘센텀시티’로 불리는 아랫동네를 닮으려 간판마다 ‘센텀’ 두 글자를 붙인다. 아이들도 아랫동네, 윗동네를 구분하며 따로 어울린다.
정(情)은 고사하고 시기와 배제의 대상이 돼버린 이웃 동네.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동네별 격차’를 줄일 수 없을까. 특별취재팀은 삶의 척도가 되는 통계를 모은 뒤, ‘추락’의 정도가 심한 동네를 찾아 나섰다. 봄꽃이 지고 장맛비가 내릴 때까지 현장 취재는 계속됐다. 노인정, 미용실, 골목 구석구석 주민들을 만나며 ‘동네별 맞춤 지원’의 필요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구체적인 해결책을 찾는 데 ‘사전 해외취재’가 큰 도움이 됐다. 영국이 사회정책 전 분야에서 쓰고 있는 ‘복합결핍지수(IMD)’의 활용법을 배웠고, 이를 바탕으로 국내 실정에 맞는 ‘부산 SOS 지수’를 개발할 수 있었다.
인구, 건강, 빈곤, 주거, 교육 등 어떤 분야가 취약한지 동네별로 확인하고, 구조신호(SOS)가 심한 곳부터 맞춤형 지원을 한다면 점차 격차가 줄어들 줄로 믿는다. 이번 보도를 통해 복지사각, 삶의 사각을 없애는 ‘제로맵’의 밑그림을 그렸다. 여기에 선을 더하고 색을 칠할 행정기관과 전문가들의 작업에 계속 함께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