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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3회 (2016년 9월)

수상작 11편 · 출품 후보작 3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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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작 11편

이번엔 ‘스폰서 부장검사’...수사검사에 사건무마 청탁
수상 1-02 취재보도1부문 한겨레신문 사회부 최현준·서영지*·김지훈*
불길 속 이웃 살리고 ‘식물인간’
수상 1-05 취재보도1부문 채널A 사회부 허욱
미르·K스포츠재단 권력형 비리 의혹
수상 1-07 취재보도1부문 TV조선 특별취재팀
청담동 주식부자의 허상
수상 3-03 경제보도부문 서울경제신문 증권부 유주희·지민구*
독한 사회–생활화학제품의 역습
수상 4-05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경향신문 정책사회부 김기범·이혜인*·이혜리*·이효상
국정원 공제회 양우회 대해부
수상 4-06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한겨레신문 경제부 고나무·김경욱*·김민경*
광주사립고 생활기록부 무단 수정 및 성적 조작 의혹
수상 6-02 지역취재보도부문 전남일보 사회부 최동환·조시영*·진창일·김정대*
그래도 되는 죽음은 없다-부산교도소 재소자 사망 사건
수상 6-07 지역취재보도부문 부산일보 사회부 최혜규·장병진·민소영*·조소희*·김준용*
전면 재시공...‘부실’ 스크린 도어
수상 6-08 지역취재보도부문 TBC 취재팀 사회팀
복지사각 ‘제로맵’
수상 8-03 지역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부산일보 사회부 이자영·이대진·장병진·민소영*·안준영
한국동서발전 발암물질 유출 수산물 파문
수상 지역취재보도부문 울산MBC 이용주·설태주·김동석*

심사평

연일 쏟아지는 비리와 추문으로 나라 꼴이 말이 아니다. 무거운 마음으로 9월 이달의 기자상 심사에 임했는데, 어느 때보다 알찬 출품작들을 보며 더없이 반가웠다. 출품작 수는 평소보다 다소 적었지만 권력비리추적에서 평범한일상에도사린위험환기까지다양한주제가깊이있게다뤄졌다. 덕분에 올해 들어 가장 많은 11편의 수상작이 나왔다. 취재보도 부문에선 세 편이 선정됐다. 한겨레의 ‘이번엔 스폰서 부장검사…수사검사에 사건무마 청탁’은 이견의 여지가 없는 완벽한 특종 보도였다. 스폰서 당사자의 제보가 시발점이었으나 치밀한 취재 덕에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한겨레가 진경준 전 검사장을 비롯해 법조비리를 끈질기게 추적해 온 점이 제보의 계기가 된 점도 평가를 받았다. ‘초인종 의인’사연을 최초 보도한 채널A의 ‘불길 속 이웃 살리고 식물인간’은 단신 처리됐던 화재 사건의 현장을 꼼꼼히 취재한 기자의 노력이 돋보였다. 속도에 쫓겨 자칫 소홀하기 쉬운 현장 취재의 힘, 발품 들인 기사의 가치를 새삼 돌아보게 했다. ‘미르ㆍK스포츠재단 의혹’은 사실 TV조선이 7,8월 집중 보도할 당시엔 관심을 받지 못하다가 9월 한겨레 보도를 계기로 뒤늦게 이슈화됐다. 그러나 TV조선의 취재가 없었다면 수면 위로 드러나기 어려웠던 사안이고 후속 기사 대부분이 TV조선이 다뤘던 내용이었을 정도로 애초 보도가 훌륭했다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 새로운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검찰 수사도 시작된 만큼 TV조선을 비롯한 언론들이 더 끈질기게 추적해 주기를 바란다. 경제보도 부문에선 서울경제의 ‘청담동 주식부자의 허상’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소문으로만 떠돌던 ‘청담동 주식부자’의 장외주식 부정거래 의혹을 피해자 취재 등을 통해 밝혀냄으로써 한탕주의가 만연한 사회에 경종을 울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부문은 탄탄한 기획력을 자랑해 온 경향신문과 한겨레가 또 나란히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경향신문의 ‘독한 사회?생활화학제품의 역습’은 가습기 살균제 파문에서 그치지 않고 일상생활에서 무심코 사용하는 각종 화학제품들의 위험성을 실험 등 다양한 접근법을 통해 경고한 수작이다. 한겨레의 ‘국정원 공제회 양우회 대해부’는 접근 자체가 쉽지 않은 국정원, 그것도 실체가 거의 알려지지 않은 양우회를 파헤친 수작이다. ‘감시의 공백’이었던 영역에 감시의 칼날을 들이댄 발군의 취재력이 돋보였다. 지역취재보도 부문은 무려 4편의 수상작이 나왔다. 전남일보의 ‘광주사립고 생활기록부 무단 수정 및 성적 조작 의혹’은 비슷한 사례 보도가 없지 않았으나 학교 차원의 조직적인 생기부 조작에서 교육당국의 허술한 관리감독, NEIS 시스템의 문제까지 두루 지적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부산일보의 ‘그래도 되는 죽음은 없다-부산교도소 재소자 사망 사건’은 한 명의 죽음만이 아니라 징벌방 등 교도소 운영의 구조적 문제까지 추적해 재소자 인권 문제를 환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TBC의 ‘전면 재시공...‘부실’ 스크린 도어’는 플랫폼 추락사고를 막기 위해 도입한 스크린도어가 얼마나 허술하게 설치ㆍ관리되고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지속적인 추적 보도가 기대된다. 울산MBC의 ‘한국동서발전 발암물질 유출 수산물 파문’은 해경의 조사결과 발표가 단초가 됐지만 심층 취재를 통해 지역 밀착보도의 좋은 사례를 만들어냈다. 지역기획보도 부문 수상작인 ‘복지사각 제로맵’은 탐사보도에 강한 면모를 보여 온 부산일보의 기획력과 취재력이 십분 발휘됐다는 상찬이 쏟아졌다. 문헌 연구와 통계 분석이 중심에 놓였으나 동네 골목골목을 훑는 현장 조사, 그리고 멀리 해외 취재까지 아울러 땀 냄새 물씬 나는 수작을 빚어냈다. 지역별로 구조와 도움이 필요한 정도를 보여주는 ‘부산 SOS 지수’ 개발도 흥미로운데, 앞으로 이를 활용한 더 심층적인 보도를 기대한다. 온 나라를 탄식과 분노로 들끓게 한 ‘최순실 의혹’ 보도를 지켜보며 한 언론학자는 “타락한 권력에 대한 증오가 언론의 가장 오래된 그리고 고유한 사회적 기능”이라는 말을 상기시켰다. 언론 본연의 역할을 잊지 않은 기자들의 분투를 응원한다. (기자상 심사위원회)

출품 후보작

수상하지 못한 작품까지. 원본 사이트에서는 따로 찾아 들어가야 보입니다.

‘희대의 연쇄살인범’ 정두영..사다리 만들어 교도소 탈옥 시도 외(온라인)
후보 10-01 전문보도부문 SBS 뉴미디어부 김태훈*·엄민재*
뉴스다큐 ‘부산in(人)바다’(방송영상)
후보 10-02 전문보도부문 부산MBC 보도국 민성빈
수거함에 내몰린 ‘수고로운 삶’(사진)
후보 10-03 전문보도부문 경남신문 사진부 성승건
반말로 주문하면 반말로 주문 받습니다(사진)
후보 10-04 전문보도부문 한국일보 멀티미디어부 박서강·류효진
국정원, 북한식당 집단탈북 기획
후보 1-01 취재보도1부문 한겨레신문 정치에디터석 김진철
백남기 씨 사인은 병사?…기재 원칙 어긴 사망진단서 외
후보 1-03 취재보도1부문 JTBC 사회2부 강버들·박현주*·서효정
“병사 고혈 팔아 軍 간부들 경품잔치” 외
후보 1-04 취재보도1부문 YTN 정치부 안윤학·이형원
‘이주노동자 대부’ 김해성 목사 성추문
후보 1-06 취재보도1부문 오마이뉴스 탐사보도팀 구영식·김도균*·유성애
에탄올 주사 맞아 육군 병장 왼팔 마비…軍 개선책 발표
후보 1-08 취재보도1부문 YTN 사회부 최기성*·이현오
셀프주유소 결제 오류
후보 1-09 취재보도1부문 YTN 사회부 최기성*·권남기*·류석규·박한울·심관흠
운동부 코치, 학생 선수들 성추행 사건
후보 2-01 취재보도2부문 KBS 스포츠취재부 강재훈
쥬씨 레시피 입수…과일 대신 설탕 듬뿍
후보 3-01 경제보도부문 MBN 산업부 이혁준*·윤지원*
재벌 계열 식당의 중소상권 침투 지도 작성 및 제도 허점
후보 3-02 경제보도부문 KBS 디지털뉴스팀 김태형*·정재우*·김재현*·김양순·김웅규
갤노트7’ 새 배터리도 불량…“급속 방전·발열
후보 3-04 경제보도부문 YTN 경제부 최민기·김태형*
이재용 삼성 부회장, 프린터 사업 HP에 매각 외
후보 3-05 경제보도부문 아주경제신문 산업부 류태웅
자살, 주변에 치명적 영향…전염의 고리 끊어야
후보 4-01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동아일보 사회부 홍정수·권기범
미군 위안부, 그 생존의 기억
후보 4-02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시사저널 디지털뉴스팀 박준용*·김경민*·조유빈
고삐풀린 지방권력
후보 4-03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연합뉴스 연합뉴스 특별취재팀
당신의 노동은 안녕하십니까
후보 4-04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민중의소리 경제팀 정웅재
한반도가 흔들렸다
후보 5-01 기획보도 방송부문 KBS 영상특집부 이동환*·오승근
편견에, 차별에‥‘공(空)학’이 된 ‘여성공(工)학’
후보 5-02 기획보도 방송부문 EBS 교육뉴스부 이혜정·최이현
‘B’형 환자에 ‘A’형 수혈..병원 “명백한 실수” 외
후보 6-01 지역 취재보도부문 KBS부산 KBS부 강성원·한석규
분당 A병원, 환자 검체 샘플 장사 의혹
후보 6-03 지역 취재보도부문 경기신문 사회부 이상훈*·박국원
101호→104호로 뒤바뀐 ‘황당아파트’
후보 6-04 지역 취재보도부문 중부일보 정치부 이복진·오정인
마구잡이 석산개발..자치단체 ’나몰라라‘ 등
후보 6-05 지역 취재보도부문 KBS전주 보도국 조경모
‘안산 가스질식 동반자살’…경찰, 신고 받고도 56시간 헤맸다
후보 6-06 지역 취재보도부문 중부일보 사회부 신병근*·백창현·류준·안원경
고교 엉터리 시험 채점으로 ‘성적정정 321건’
후보 6-09 지역 취재보도부문 TJB대전방송 보도국 노동현·채효진·윤상훈
뉴스빅데이터로 본 충북 살인사건 보고서
후보 8-01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중부매일 경제부 김미정·이규영
전국 정수장 ‘저질 활성탄’ 납품비리
후보 8-02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경인일보 정치부 송수은·이경진*·전시언·신지영·임열수*
‘부산 시민’이 세우는 금정산 고당봉 표석
후보 8-04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부산일보 사회부 이대진·민소영*
교도소 수감자 사망..부실 진료 논란
후보 9-01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KBS춘천 보도국 김영준*·김수용*·박찬규
창사특집 2부작 ‘수달도시’
후보 9-02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대구MBC 편집제작부 심병철·장성태
아파트에 사는 법
후보 9-03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KBS청주 보도국 박미영*·박준규*

취재후기

수상 기자가 직접 쓴 1인칭 기록 11편

이번엔 ‘스폰서 부장검사’...수사검사에 사건무마…
이번엔 ‘스폰서 부장검사’...수사검사에 사건무마 청탁 한겨레신문 사회부 최현준 기자 8월말 한 통의 제보 메일이 왔습니다. 본인을 사업가라 소개하며, 현직 부장검사와의 스폰 관계를 폭로하겠다고 했습니다. 여러 제보 중 하나였지만, 느낌이 달랐습니다. 곧바로 그를 만나, 술 접대와 뒷돈 제공, 수사무마 시도 사실 등을 들었습니다. 내용이 강한만큼 철저한 확인이 필요했습니다. 법조팀 전체가 나서, 김형준 부장검사와 사건 무마 의혹에 연루된 검사, 다른 고교 동창, 제보한 사업가의 지인들을 취재했습니다. 여자관계 등 자극적인 내용보다 구조적인 문제에 집중하기로 원칙을 세우고, 김 부장검사와 김씨의 스폰 관계, 김 부장검사의 수사무마 시도, 대검과 서울서부지검의 미온적 대처 등을 차례로 보도했습니다. 보도 직후 검찰은 특별감찰팀을 꾸리고, 강도 높은 수사 끝에 김 부장검사를 5000만원대 뇌물수수와 증거인멸 교사 혐의 등으로 구속했습니다. 지난 4월 <한겨레>가 특종 보도했던 진경준 검사장에 이어 올 들어 이뤄진 두 번 째 현직검사 구속 사례입니다. 한겨레 법조팀은 올 3월 진경준 전 검사장 비리에 이어 홍만표 전 검사장,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의혹 등을 집중 보도했고 여러 단독 보도를 했습니다. 이번 김 부장검사의 비리 제보가 한겨레에 온 것도 한겨레의 신뢰와 올해 보여준 성과에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불길 속 이웃 살리고 ‘식물인간’ 채널A
불길 속 이웃 살리고 ‘식물인간’ 허욱 채널A 기자 서울 마포구의 빌라에서 난 화재로 한 청년이 의식불명에 빠졌습니다. 어쩌면 단신 보도에 머물렀거나 애인의 이별통보에 격분한 20대 조선족 청년의 방화사건 취재에만 그쳤을 수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기자 스스로도 믿기 어려운 이야기를 접했습니다. 최초 신고자인 안씨가 신고 뒤 불이 번지는 건물 안으로 다시 뛰어들었고, 혼자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되는 비상식적인 이야기가 전개된 겁니다. 그렇다면 이웃 주민을 구하러 들어갔단 말인가? 취재 방향은 곧바로 안씨로 향했습니다. 안씨의 가족은 평소 안씨의 태도에 비춰 틀림없다고 했지만, 경찰은 고개를 갸우뚱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며칠 간 안씨의 동선 파악과 이웃 주민 증언을 확보하기 위해 발품을 팔았습니다. 안씨가 ‘의인’이라는 확신이 생긴 다음날 보도를 결정했습니다. 보도 이후, 우리 사회의 분위기는 달라졌습니다. 안씨의 희생정신을 기리는 후속보도가 이어지며 큰 반향을 낳았습니다. 안치범씨는 결국 의사자로 지정됐습니다. 이뿐 아니라 이번 채널A 보도의 가장 큰 수확은 사건사고 현장마다 제2, 제3의 안치범이 등장했다는 점입니다. 의사상자 지원과 확산을 위한 민간 차원의 논의도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안씨의 고귀한 희생이 어디까지 세상을 바꿀 수 있을지 계속 지켜보겠습니다.
미르·K스포츠재단 권력형 비리 의혹 TV조선
미르·K스포츠재단 권력형 비리 의혹 정동권 TV조선 기자 <국가브랜드는 왜 졸속이 됐을까> <차은택씨는 어떻게 문화계 황태자로 군림했을까> <기업들은 왜 미르·K스포츠재단에 돈을 ‘군소리’없이 냈을까> <돈은 어디에 쓰려했을까> <문화융합벨트는 왜 관광기금 등 예산을 막 끌어다 쓸 수 있었을까> 등등. 숱한 물음 속에 시작된 취재였다. 통상은 코끼리 다리 만지기식으로 시작해 정점을 향하지만, 이번엔 고지를 먼저 보고 오르는 길을 찾는 역취재방식이었다. 청와대 미르·K스포츠재단 문체부 문화융합벨트 코이카 이화여대와 최순실씨 주변 등에 방대한 취재망을 짜고 기자 한명이 2~3개의 영역을 맡았다. 방대한 탓에 구멍도 있었지만, 7월 초 국가브랜드가 졸속이 된 과정 등을 거쳐 미르·K스포츠재단을 둘러싼 권력형 비리 의혹으로 발전시켜 나갔다. 다른 언론이 주목하지 않은 상태에서 40여일 넘게 단독 보도가 이어졌다. 이젠 모든 언론이 파헤치고 나섰고, 많은 의문들도 더해졌다. 정보공개나 답변을 거부하는 일도 많아 권력의 힘을 실감했고, 예상 밖 복병도 있었다. 거침없는 기사를 밀고 나간 주용중 본부장, 설계도를 그리고 취재를 진두지휘한 이진동 부장, 치밀하게 팩트들을 건져 올린 서주민 송지욱 이상배 이재중 박경준 박성제 민봉기 기자 우리 모두는 ‘퍼스트 펭귄(The first penguin)’이었다.
청담동 주식부자의 허상 서울경제신문
청담동 주식부자의 허상 유주희 서울경제신문 기자 한 케이블TV 예능프로그램에서 ‘그’를 보았을 때만 해도 본의 아닌 시리즈 기사를 쓰게 될 줄은 몰랐다. 증권부로 발령난 지 두 달쯤 지난 시점이었다. 화려한 청담동 자택을 과시하던 그는 증권가에선 이미 유명인, 바로 ‘청담동 주식부자’였다. 그는 모두의 의심 속에서도 재산과 유명세를 불려오고 있었다. 그에 관한 의혹을 다루는 이는 회계사든 증권맨이든 블로거든 고소·고발의 위협에 시달려야 했다. 나와 지민구 기자 역시 청담동 주식부자에 대한 기사를 쓰면서 밤길을 조심해야 하는 것 아닌가 내심 걱정됐다. 다행히 기사의 파장은 컸고, 기사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금융당국과 검찰의 행보도 빨랐다. 피해자분들과 그동안 이희진을 주시해 온 분들이 전화와 댓글로 고마움을 표해 오면서 더욱 힘이 났다. 지금까지의 모든 피해를 완전히 보상하기는 불가능하다는 사실이 안타깝지만, 청담동 주식부자 시리즈로 금융투자업계가 한층 투명해지는 데 조금이나마 힘을 보탰길 바라본다. 기사를 쓰면서 피해자분들이 전달해 준 수많은 자료가 큰 도움이 됐다. 기사를 키우고 다듬고 채찍질(?)을 아끼지 않으신 데스크와 편집국 전체에 감사를 표한다.
독한 사회-생활화학제품의 역습 경향신문
독한 사회-생활화학제품의 역습 이효상 경향신문 기자 취재와 집필이 모두 괴로웠다. 팀에서도 의견 일치를 보기 어려웠다. 시리즈는 뜨거운 반향을 불러 일으키는데 실패했다. 그러나 필요한 일이었다고 믿는다. 고민의 시작은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었다. 끔찍한 일이 벌어졌지만 누구도 손을 쓰지 않았다. 기업은 안전성에 대한 아무런 보장없이 제품을 판매했고, 정부는 이를 걸러 낼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다. 언론은 주목하지 못했고, 전문가는 나서지 않았다. 고통을 오롯이 받은 피해자만 남았다. 더욱 끔찍한 일은 생활화학제품을 둘러싼 환경이 1994년 가습기 살균제가 처음 탄생하던 시절과 비교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기업은 여전히 허용치 이하로 물질을 넣어 팔면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정부는 이제 문제를 알았지만 예산·인력·의지 모두 역부족이다. 언론은 이 문제가 너무 까다롭다 생각하고, 신뢰할만한 전문가는 여전히 드물다. 그러나 대부분의 생활화학제품은 사람을 죽이기보단 서서히 병들게 한다. 더 알아채기 어렵다. 한국인 눈에는 완벽한 시스템을 갖춘 독일도 스스로를 “멀었다”고 한다. 갈 길은 너무 멀다. “10년에 한 걸음씩 가자”는 취재원의 이야기가 오래 남는다. 그만큼 끈질긴 언론의 관심이 필요하다.
국정원 공제회 양우회 대해부 한겨레신문
국정원 공제회 양우회 대해부 김경욱 한겨레신문 기자 국가정보원 현직 직원들의 공제회인 양우회에 대한 취재를 시작한 것은 순전히 ‘세월호 참사의 실체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 때문이었습니다. 양우회가 선박 펀드를 통해 세월호에 투자한 것 아니냐는 의혹은 오래전부터 제기돼왔지만, 이런 의혹과 양우회의 실체를 적극적으로 취재하고 다룬 언론은 많지 않았습니다. 관련 의혹이 해소되지 않더라도 적어도 양우회를 통해 국정원의 예산집행과 조직운영의 불투명성 문제를 엿볼 수 있을 거라고 판단했습니다. 취재는 쉽지 않았습니다. 양우회와 관련해 공개된 정보가 사실상 전무했고, 국정원은 사실상 취재를 거부했기 때문입니다. ‘사람’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금융업계 관계자, 양우회가 투자한 사업에 관여한 이들, 양우회와 송사로 얽힌 사건 당사자, 양우회 전·현직 임원, 국정원 전·현직 직원 등 수십명을 만나 관련 자료와 정보를 수집하며 양우회 실체 파악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를 통해 확인한 양우회는 알려진 것과 달리 훨씬 거대하고 불투명하며 법 위의 조직이었습니다. 국정원 현직 직원들이 국정원직원법을 위반해가며 양우회에 소속돼 영리업무를 하고, 국정원 기금이 양우회로 지원되는 사실 등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취재과정에서 수많은 이들로부터 도움을 받았습니다. 특히 국정원과 양우회의 개혁을 바라며 ‘무명의 헌신’을 해준 국정원 전직 직원분들께 진심으로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광주사립고 생활기록부 무단 수정 및 성적 조작 의혹…
광주사립고 생활기록부 무단 수정 및 성적 조작 의혹 최동환 전남일보 기자 취재는 고등학교 교사의 용기있는 제보로 시작됐다. 학교에서 일부 상위권 학생을 특별관리하면서 생활기록부를 조작하고 있다는 내부 고발이었다. 하지만 증거 자료를 확보하지 못해 다방면으로 확인 작업을 거쳐야만 했다. 취재 결과 해당 학교 학생들은 물론 다른 학교 교사들과 학생들에게서도 이 학교에서 생활기록부 조작이 이뤄지고 있다는 정황을 확신하게 됐다. 지난 7월 첫 보도에 이은 연속 보도로 교육청 감사와 경찰 수사가 진행됐고 결국 생활기록부 무단 수정과 성적 조작 의혹은 사실로 드러났다. 이같은 잘못된 행위는 이 학교 뿐만이 아니라 전국의 다른 학교에서도 공공연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이 같은 일은 우리나라 대학입시제도의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됐다. 입시 경쟁 제도에 따른 학교 서열화와 대학입시에서 학생부종합전형의 비중이 커지면서 학교들은 더 나은 대학입학 성과를 내기 위해 생활기록부 무단 수정 및 성적 조작이라는 유혹에 빠진 것이다. 교육계에선 전남일보 보도 이후 생활기록부 무단 수정 근절 대책과 자성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이런 성과는 사회부 김기봉 부장의 지도 아래 사회부원들 모두 힘을 합쳤기에 가능했다. 이번 문제는 잘못이 드러난 특정 학교만의 문제가 아닌 만큼 보도에서 주로 언급된 특정학교 학생들에게 피해가 없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도 되는 죽음은 없다-부산교도소 재소자 사망 사…
그래도 되는 죽음은 없다-부산교도소 재소자 사망 사건 김준용 부산일보 기자 “부산교도소에서 동생이 죽었습니다.” 지난 8월18~19일 두 통의 전화로 취재는 시작됐다. 이틀 사이에 부산교도소에서 두 명의 재소자가 하늘로 출소했다. 교도소는 자신들도 당황스럽고 예상하지 못한 죽음이라고 수차례 말했다. 교도소 의무기록, 병원 기록, 재소자의 교도 일지 등은 두 재소자가 살 수 있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한 달여간의 보도로 부산교도소장은 전격 교체됐다. 국가인권위원회, 법무부도 두 재소자 사망 사건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유가족들은 국가를 상대로 한 민사소송을 준비 중이다. ‘부산일보의 보도 이후 교도소는 그나마 조금 나아졌습니다.’ 회사에는 1주일에 3~4통가량의 편지가 교도소로부터 온다. 교도소 재소자, 재소자 가족들이 교도소의 상황을 알리는 편지다. 전화, 편지에는 한 가지 전제가 항상 달려 있다. 취재팀의 보도 이후 교도소는 변했다는 것이다. 외진도 자주 보내주고 교도관들이 재소자들 몸상태도 더 자주 확인한다고 한다. 그들의 감사 인사에 교정 행정이 개선됐다고 마냥 보람을 느낄 수도 없다. 그동안 교도소에서 최소한의 것들이 얼마나 지켜지지 않았는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된다. 두 재소자의 죽음이 헛된 죽음이 되지 않기 위해 교정 행정은 아직도 많은 감시와 변화가 필요하다. 교도소는 죽으러 가는 곳이 아니기에, 그래도 되는 죽음은 없기에.
전면 재시공…‘부실’ 스크린 도어 TBC
전면 재시공…‘부실’ 스크린 도어 TBC 사회팀 ‘안전도시 대구’. 2·28 지하철 참사의 아픔을 겪은 대구시의 슬로건이다. 하지만 정작 스크린 도어 설치율은 전국에서 가장 낮았고, 지난해 천억원대 규모의 스크린 도어 설치 사업 입찰이 시작됐다. 그런데 이 사업은 황당하게도 스크린 도어 제작 능력이 없는 대기업에 넘어갔다. 선정 과정에서 국제안전인증업체를 부당하게 탈락시켰다는 제보, 대기업이 차액을 남기고 하청업체에 불법으로 사업 전체를 떠넘긴 제보를 입수해 확인했다. 게다가 조달청을 통해 확인한 결과 대구도시철도공사는 이러한 사업을 시설공사가 아닌 물품구매로 발주했다. 하도급에 대한 규제도 없는데다, 안전 관리비까지 빠져 있었다. 대기업의 각종 부정행위들에 대해 빌미를 제공한 셈이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었다. 안전을 담보해야 할 스크린 도어가 부실 시공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구조물을 지지해 주는 앵커볼트가 시방서와는 달리 강도가 약한 부적격 제품이 사용된 것이다. 또 감전 사고를 막는 절연 도장도 날림 공사로 진행됐다. 결국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던 대구시의 약속이 공염불에 지나지 않았다는 게 확인된 순간이었다. TBC 보도로 스크린 도어 설치가 옳은 방향으로 진행된 건 다행스러운 사실이지만, 관급 공사에 만연한 일괄 하도급 문제가 되풀이된다면 이런 문제는 언제든 되풀이 될 수밖에 없다.
한국동서발전 발암물질 유출 수산물 파문 울산MB…
한국동서발전 발암물질 유출 수산물 파문 이용주 울산MBC 기자 공기업 한국동서발전이 ‘디메틸폴리실록산’이란 유해물질을 바다에 유출했다는 울산해경의 보도자료가 나왔다. 하지만 해당 물질이 배출되면 안 된다는 명확한 법규가 없다는 동서발전의 해명과 생태계에 얼마나 영향을 끼쳤는지 정확한 피해 내역이 없다는 이유로 사건은 ‘논란거리’ 취급을 받기 시작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해양수산부도 관련 법규를 서로 달리 해석하며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했다. 발전소가 수십 년에 걸쳐 유해물질 수천 톤을 방류한 게 단순히 논란거리에 그치는데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주변 바다에 대한 성분 분석을 해봤다. 취재 결과 발전소 온배수 배출에 사용된 소포제는 불순물이 가득한 단가 맞추기용 싸구려 제품인 것으로 드러났다. 발전소 주변 바다에서 해녀들이 채취한 수산물에서는 1급 발암물질 벤조피렌이 EU허용 기준치의 7배를 초과해 검출됐다. 울산해경은 9월 초 한국동서발전 사건을 마무리 짓고 검찰에 송치했다. 배출 공정이 비슷한 타 지역 발전소와 이들을 담당하는 수사기관들이 울산의 검찰 수사와 재판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 사건이 어떻게 결론나는지, 산업부와 해수부의 대책과 해경본부의 전수조사가 제대로 이뤄지는지 끝까지 지켜보겠다.
복지사각 ‘제로맵’ 부산일보
복지사각 ‘제로맵’ 이대진 부산일보 기자 재송1동과 2동. 부산 해운대구에 있지만 도로 하나 사이로 두 동네의 생활 여건은 뚜렷한 차이가 난다. 윗동네 주민들은 ‘센텀시티’로 불리는 아랫동네를 닮으려 간판마다 ‘센텀’ 두 글자를 붙인다. 아이들도 아랫동네, 윗동네를 구분하며 따로 어울린다. 정(情)은 고사하고 시기와 배제의 대상이 돼버린 이웃 동네.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동네별 격차’를 줄일 수 없을까. 특별취재팀은 삶의 척도가 되는 통계를 모은 뒤, ‘추락’의 정도가 심한 동네를 찾아 나섰다. 봄꽃이 지고 장맛비가 내릴 때까지 현장 취재는 계속됐다. 노인정, 미용실, 골목 구석구석 주민들을 만나며 ‘동네별 맞춤 지원’의 필요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구체적인 해결책을 찾는 데 ‘사전 해외취재’가 큰 도움이 됐다. 영국이 사회정책 전 분야에서 쓰고 있는 ‘복합결핍지수(IMD)’의 활용법을 배웠고, 이를 바탕으로 국내 실정에 맞는 ‘부산 SOS 지수’를 개발할 수 있었다. 인구, 건강, 빈곤, 주거, 교육 등 어떤 분야가 취약한지 동네별로 확인하고, 구조신호(SOS)가 심한 곳부터 맞춤형 지원을 한다면 점차 격차가 줄어들 줄로 믿는다. 이번 보도를 통해 복지사각, 삶의 사각을 없애는 ‘제로맵’의 밑그림을 그렸다. 여기에 선을 더하고 색을 칠할 행정기관과 전문가들의 작업에 계속 함께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