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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0회 (2017년 4월)

수상작 9편 · 출품 후보작 2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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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작 9편

심사평

제320회 이달의 기자상은 9편이 선정됨으로써 이례적으로 높은 수상률을 기록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거치면서 ‘권력의 재갈’에서 풀려난 언론의 취재 열기가 우리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를 고발하고 있고, 국민의 권리와 민주주의의 원칙을 지키려는 저널리즘이 더욱 활성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언론계의 정상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 참으로 반가운 일이며, 현장 기자들이 국민의 편에서 더욱 뜨거운 열정으로 정론직필-실사구시의 정신을 불태워주길 기대한다. 취재보도 부문에서는 모두 3편의 수상작이 선정됐다. 시사저널 <탄기국, 40억원대 기부금 불법 유용 및 사기·배임 의혹> 보도는 탄기국(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 현 대통령 탄핵무효 국민저항 총궐기 운동본부)이 국민으로부터 모금된 40억원대의 기부금을 불법으로 운용했으며, 탄기국의 기부금 모금이 기부금품법 위반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탄기국의 기부금 내역을 단독 입수해 탄기국의 수입·지출 내역을 최초로 공개한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의혹사안의 취재 과정에서 충실한 근거 제시와 꼼꼼한 사실 확인을 통해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는 점이 호평을 받았다. 한국일보의 <안종범 신(新) 업무수첩 39권 단독 입수> 보도는 박 전 대통령과 삼성의 ‘뇌물 커넥션’ 의혹을 뒷받침해 주는 내용들이 대거 담겨있는 사건의 보물창고를 단독입수를 통해 국민에게 알렸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심사위원들은 이를 통해 박근혜 정부 청와대의 심각한 ‘권력 남용’을 확인하고, 청와대가 권력층의 온갖 인사 청탁이 오고 가는 비리의 집결지임을 밝힌 기자들의 취재 노력과 성과에 대해 호평을 보냈다. 한겨레신문의 <국가정보원 비선 민간여론조작 조직 실체> 보도는 국정원이 2009년 자체 조직 내에 심리전단을 독립편제로 만들고, 2012년 12월 대선 개입 이전부터 우파 단체들을 직접 지원하며 사회 주요 현안에 대한 여론을 조작해왔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세상에 알린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단독보도이며 국정원이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다른 언론의 후속보도는 많지 않았지만, “청와대도 국정원 여론조작 민간조직 지원했다” “국정원, 우파 정치단체 설립 협의했다” “국정원, 알파팀에 직접 돈 줬다” 등 일련의 보도를 통해 국정원의 민낯을 파헤친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경제보도 부문에서는 매일경제신문의 <가계부채 악화 소비자 역선택 조장하는 ‘주류대출’>이 수상했다. 이는 도매상과 점주 간 사적인 금융거래여서 금융기관도 집계를 못 하고 정체조차 모르는 악성 대출인 ‘주류대출’의 어두운 관행과 실체를 적나라하게 밝혔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지역 취재보도 부문에서는 3편의 수상작이 선정됐다. 경인일보의 <5조원대 지방재정 폭탄 ‘학교용지부담금 반환 사태’, 5개월간의 추적> 보도는 '학교용지부담금 반환 판결 경인지역 지자체 수천억 폭탄' 보도를 시작으로 원인 분석 및 예상되는 추가 문제점들을 연속보도하며, 중앙집권적인 대한민국 행정구조의 실태를 고발했다. 또 관계 기관이 테이블에 둘러앉아 대화하면 시너지효과가 날 수 있다는 연정(聯政)의 모범사례를 만들어 냈다는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KBC광주방송의 <광주시립예술단 비리> 보도는 지역 예술단체의 인사 채용 비리, 업체와의 유착 및 리베이트 관행, 뒷돈 수뢰, 예술단 단원들의 부적절한 행태와 예산 남용, 허위 서류 제출 등 그동안 금기시되어온 비리 관행을 밝혔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지역의 지인들끼리의 연계고리를 고려할 때 쉽지 않은 보도였다는 점에서 이 같은 추적 보도에 격려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JTBC의 <성추행·폭행이 일상...지옥같은’ 대안학교> 보도는 한 기숙형 대안학교에서 수년째 일상처럼 반복되고 있는 끔찍한 폭행과 성추행 실태를 취재함으로써 대안학교의 실태를 진단하고 해법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지역 경제보도 부문에서 오랜만에 수상작을 배출한 전주MBC의 <산골 시외버스 부당요금 10년 만에 인하> 보도는 고속도로가 개통했음에도 10년 전의 구불구불한 산길의 구 노선을 고집하고 있는 전북 지역의 산골 시외버스 노선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를 심층보도 함으로써 해법을 모색하고 제도적 개선책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전문보도 부문에서는 매일신문의 <전격 배치된 사드> 사진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사진 분야에서 오랜만에 배출한 수작으로, 경북 성주골프장에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핵심장비를 기습 반입한 현장 취재를 한 달 전부터 치밀하게 준비함으로써, 차량형 이동식 사드 발사대가 요격미사일 발사관을 하늘로 향한 채 세워진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냈다. 촬영이 어려운 상황에서 꼼꼼하게 준비했고, 외신에서도 인용 보도하는 등 사회적 반향이 컸다는 점에서 저널리즘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자상 심사위원회)

출품 후보작

수상하지 못한 작품까지. 원본 사이트에서는 따로 찾아 들어가야 보입니다.

대선 SNS 프로젝트 ‘대선 안드로메다’(온라인)
후보 10-02 전문보도부문 YTN 디지털뉴스팀 홍상희·서정호
안철수쪽 ‘천안함 유가족 홀대 논란’ 가짜뉴스 아니었다
후보 1-02 취재보도1부문 오마이뉴스 대선기획취재팀 구영식·김시연·이경태·소중한
5세 아이는 왜 치유원에서 죽었나
후보 1-03 취재보도1부문 파이낸셜뉴스 사회부 김규태*
‘최규선 게이트’ 최규선, 재수감 피해 도주
후보 1-04 취재보도1부문 YTN 사회부 이승현*·최두희·김승환*·이상엽*
박근혜 “독방 지저분해”…이틀간 당직실 취침
후보 1-07 취재보도1부문 CBS 사회부 고무성
해외 사치품 브랜드의 국내 영업 실태 시리즈
후보 2-01 취재보도2부문 코리아타임스 경제부 박재혁*
특별기획-네덜란드 강소농업 들여다보기
후보 4-01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농민신문 편집국 최상구·임현우*
건설업계 민낯, 대우건설 광교 현장비리 집중 추적보도
후보 4-02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경향신문 탐사보도팀 박주연*·강진구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다’ 시리즈
후보 4-03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세계일보 사회2부 김유나*·이창훈*
추적 ‘박정희 비자금’을 찾아서
후보 5-02 기획보도 방송부문 JTBC 탐사기획팀 박지윤*
문 캠프, 장애인의 날 ‘장애인 주차구역’ 점령
후보 6-01 지역 취재보도부문 강원CBS 보도제작국 박정민*
대구시립희망원이 ‘절망원’이 된 이유, 1년의 기록
후보 6-02 지역 취재보도부문 영남일보 사회부 서정혁
조선 최고의 정원 ‘소쇄원’ 훼손 논란
후보 6-04 지역 취재보도부문 kbc광주방송 취재부 정지용*·이준호*·염필호*
초등교육 망치는 교사 배구대회
후보 6-05 지역 취재보도부문 대구MBC 뉴스취재부 조재한·장우현
길 위의 급식, 아이들 식판이 위험하다
후보 6-07 지역 취재보도부문 부산일보 사회부 안준영·이승훈*·김준용*
공정사회 기획-마이너리티 리포트
후보 8-01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인천 개발사업 흑역사
후보 8-02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기호일보 정치부 이병기*·조현경·이승훈*
비리 복마전 방과후학교 집중 취재
후보 9-01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TBC 정치경제부 박철희*·서은진*·강중구*
강원상품권 불편한 이면
후보 9-02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강원CBS 보도제작국 박정민*·진유정*
벼랑 끝 알바노동자 시대
후보 9-03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부산MBC 보도국 김유나*·이경수*
오래된 미래, 작은 학교
후보 9-04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대전MBC 취재부 이승섭
나는 왜 주거난민이 됐나
후보 9-05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대전CBS 보도제작국 김정남

취재후기

수상 기자가 직접 쓴 1인칭 기록 9편

탄기국, 40억원대 기부금 불법 유용 및 사기·배임 의…
탄기국, 40억원대 기부금 불법 유용 및 사기·배임 의혹 -시사저널 디지털뉴스팀 조유빈 기자 지난해 4월 ‘어버이연합 게이트’ 단독보도를 통해 탈북자 알바가 보수집회에 동원됐다는 사실, 청와대 행정관이 관제데모를 지시했던 정황 등을 보도했다. 탄핵정국에서도 보수집회는 계속됐다. 보수단체들은 일명 ‘태극기집회’에 참여했고, 탄기국을 만들어 수십억원대의 기부금을 모았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 속에서 탄기국과 퇴진행동은 수백만 국민집회의 두 축이었다. 그러나 탄기국의 수입·지출내역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아 사용처에 대한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모금에 법적 문제점이 있는지, 수입·지출내역은 투명한지 분석해 보도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단독 입수한 탄기국 수입·지출 내역을 통해 탄기국이 버스 임차료 등으로 억대 기부금을 사용한 사실 등을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탄기국이 기부금을 새누리당 창당 자금으로 사용한 사실도 확인됐다. 모금 자체도 기부금품법 위반이었다. 특히 탄핵정국에서 가짜뉴스는 큰 사회적 문제로 지적됐다. 가짜뉴스 논란 매체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일방적인 내용을 보도했고, 잘못된 기사에 대한 조정신청이 언론중재위원회에 여러 건 접수되는 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탄기국이 이 매체들의 발행비와 창간비를 국민의 기부금으로 지원했다는 사실도 취재 결과 밝혀졌다. 보도 이후 탄기국의 기부금품법 위반 및 사기·배임 혐의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됐고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도 문제로 떠올랐다. 수사는 진행되고 있고,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분들이 많다. 의혹을 사실로 밝혀내는 노력을 계속해 나가겠다.
안종범 新업무수첩 39권 단독 입수 한국일보
안종범 新업무수첩 39권 단독 입수 -한국일보 사회부 김정우 기자 기자들이 쓰는 취재수첩을 보는 듯했다. 안종범의 업무수첩에는 그가 청와대에 근무하며 ‘직접 들은’ 모든 내용이 적혀 있었다. 말은 곧바로 증발하지만, 기록물은 두고두고 남아 과거를 복원시켜 준다. “안종범 본인의 생각을 적었을 수도 있다”는 박근혜 전 대통령 측의 주장은 사법기관에서 전혀 통하지 않았다. 영화 <살인의 추억>에 나온 형사 서태윤(김상경)의 대사대로, 서류는 절대로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안종범의 업무수첩은 ‘박근혜 청와대’에 대한 생생한 현장 리포트였다. 지난해 말 검찰이 입수한 17권에 이어, 올해 초 특검이 안종범의 업무수첩 39권을 추가 확보했다는 소식에 모든 언론이 주목했던 것은 그래서 당연했다. ‘삼성 뇌물’ 혐의를 입증하는 단서가 많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2차 구속영장 발부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말까지 흘러나오자 더욱 관심의 대상이 됐다. 수사기관이야 범죄 성립 여부에 집중하지만, 언론의 시야는 그보다 훨씬 넓다. 형사처벌 가능성과는 관계없이, 청와대의 부적절한 권한 남용 실태가 대체 어느 정도였는지 파악하는 게 중요했다. 오랜 노력 끝에 안종범 수첩 39권을 단독 입수한 한국일보는 이 부분에 주안점을 두고 내용 분석에 들어갔다. 만만치 않은 작업이었다. 일단 분량이 2,000쪽을 훌쩍 뛰어넘을 만큼 방대한 데다, 수기(手記)로 흘려 적은 필체 탓에 해독도 어려웠다. 각자 9, 10권씩을 맡아 유의미한 부분들을 추려 냈는데, ‘여자문제’ 문구를 ‘예과날레(?)’로 정리한 후배 기자가 있었을 정도다. 수첩 원본과의 크로스 체크를 반복해야만 했다. 취재와 보도 방향을 제시하고 이끌어 준 편집국장과 사회부장, 법조팀장에 감사드린다. 아울러 1차 생산물인 기사를 ‘지면’과 ‘온라인’ 형태의 최종 완성품으로 잘 포장해 준 편집국 동료들에게도 특별히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국가정보원 비선 민간여론조작 조직 실체 한겨레신…
국가정보원 비선 민간여론조작 조직 실체 -한겨레신문 한겨레21부 김완 기자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부림주택’의 지하에 탄핵 반대 보수단체, 가짜뉴스를 만든 언론사, 보수단체들이 했던 캠페인을 영화로 만들며 정부 지원금을 싹쓸이한 영화사가 함께 모여 있다는 사실을 취재하며 그 배후에 어떤 조직이 있을까, 그게 국정원은 아닐까 의심했다. 쉽지 않았다. 우파 단체들은 덮어놓고 거부했고, 추론을 이어줄 근거는 미약했다. 그렇게 두 달여를 방황하다 한 통의 메일을 받았다. ‘우파 단체들과 국정원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 것인지 알고 있다’는 제보의 내용은 어떻게 이런 게 왔을까 싶을 정도로 완벽하게 딱 떨어졌다. 그래서 오히려 망설였다. 제보 받은 내용의 진위보다 제보에 등장하는 국정원 요원을 특정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거기서 출발했다. 한겨레는 어떤 매체보다 오래 국정원 문제를 취재해왔다. 이전부터 누적된 경험과 취재 루트들을 바탕으로 <한겨레21> 편집국에 팀을 꾸렸다. 국정원 댓글 의혹을 최초 보도했던 정환봉 기자, 세월호 7시간 올림머리를 단독 보도했던 하어영 기자와 함께, 두려움 없이 썼다. ‘국정원 알파팀’의 존재가 확인된 것은 보수 정권하에서 국정원이 벌여온 여러 공작과 국내 정치 개입의 원형을 확인했단 점에서 출발점일 뿐이다. 지난 정부에서 펼쳐진 이해할 수 없는 반민주적 악행 곳곳에 국정원이 숨은 그림자로 드리워져 있다. 그 세월 동안 국정원이 어떤 일들을 벌여왔는지는 아직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의 출범과 함께 뜻밖에 감시받지 않는 권력이라며 ‘한경오’ 문제에 시민들의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한경오’와는 비할 수 없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해 온 국정원 문제는 아직 정면으로 다뤄지지 않고 있다. 국정원의 부조리를 드러내기 위해, 은밀했던 그 음지의 활동을 양지로 드러내기 위해 계속 방황하겠다.
가계부채 악화 소비자 역선택 조장하는 ‘주류대출’…
가계부채 악화 소비자 역선택 조장하는 ‘주류대출’ -매일경제신문 주간국 노승욱 기자 자영업 시장을 취재하던 중이었다. 한 자영업자가 "'주류대출'을 받았다가 쓴맛을 봤다"고 말했다. 주류대출이 무엇이냐고 물으니 '프랜차이즈에서 예비 창업자에게 최대 5000만원까지 무이자로 해주는 대출'이란다. 이게 말이 되나 싶었다. 30년 넘게 식당을 하신 어머니는 한 번도 1금융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수입이 불확실한 자영업자는 신용이 낮다는 이유에서다. 그런데 예비 창업자는 아예 수입이 없다. 알고 보니 프랜차이즈는 알선만 하고, 실제 대출을 해주는 건 주류도매상이었다. 단, 조건이 있다. 자영업자는 해당 도매상으로부터 수년간 술을 독점 납품받아야 한다. 납품 기간을 못 채우면 대출금의 25%를 위약금으로 무는 ‘노예 계약’이다. 무이자도 아니다. 도매상은 최대 20% 안팎 고리(高利)를 술값에 전가한다. 프랜차이즈, 주류제조사, 2·3금융권은 이런 사정을 잘 알면서도 한통속이 돼 각자 이권을 추구하고 있었다. 팩트 체크를 위해 봉구비어와 가르텐비어에 예비창업자를 가장해 창업 상담을 신청했다. "창업자금이 부족해 주류대출이 필요한데 가능한가"라고 묻자 "최대 5000만원까지 무이자로 가능하다"며 창업을 종용했다. 소득, 대출 이력 등 상환능력에 대해선 묻지도 따지지도 않았다. 국세청은 단속에 손을 놓고 있었다. 국세청 담당 직원에게 주류대출 단속 현황을 묻자 "업계 관행이고, 문제가 있다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다룰 문제"라며 책임을 회피했다. 주류대출이 없었으면 영세 자영업자들의 무리한 창업으로 인한 시장 포화와 연쇄 도산도 없었을 것이다. 이런 '나비 효과'를 감안하면 주류대출의 가계부채 조장 효과는 최소 연 1조원이란 게 업계 추산이다. 가계부채가 한국경제 뇌관으로 떠오른 지금, 이제라도 정부의 감시와 단속을 촉구한다.
5조원대 지방재정 폭탄 ‘학교용지부담금 반환 사태…
5조원대 지방재정 폭탄 ‘학교용지부담금 반환 사태’, 5개월간의 추적 -경인일보 사회부 전시언 기자 취재계획을 올릴 때면 고민을 많이 합니다. '읽고 싶은 뉴스'와 '필요한 뉴스'가 다를 때 특히 그렇습니다. 이 고민은 취재를 위한 물리적 비용을 분배하는데도 영향을 미칩니다. '학교용지부담금 반환 사태' 보도는 특히 더 그랬습니다. '최순실 국정개입' 사건이 다른 뉴스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던 지난해 11월 말부터 시작됐기 때문입니다. 취재도 쉽지 않았습니다. 생소한 용어와 법령을 이해해야 했고, 기관 간 갈등에 대해 과거까지 추적해야 해 시간도 많이 필요했습니다. 1·2심을 완전히 뒤집은 대법원의 판결로 어렵사리 승기를 잡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입을 닫았고, 준비 없이 위기를 맞은 지자체는 그때그때 자료를 요청해야 할 정도로 대응력을 갖추지 못한 상황이었습니다. 본격적인 취재에 앞서 LH와 지자체 간 쌓인 곁가지 사안들까지 영향을 미쳐 상당히 복잡해 손을 놓을까 생각도 했습니다. 하지만 복잡한 내막과 달리 결과물은 간단했고 예상되는 피해는 막대했습니다. "지방재정 파탄." 경기도에서만 5조원 가량의 세금을 당장 LH에 돌려줘야 했습니다. 모두 국민이 짊어져야 할 부담이었습니다. 아무리 복잡하고 재미없더라도 국민이 꼭 알아야 할 '필요한 뉴스'라고 생각했습니다. 편집국 내에서도 '계속 보도 여부'에 대한 이견이 있긴 했지만, 마지막까지 지원을 해주시며 취재 의지를 충족해주셨습니다. 그 결과 학교용지법이 개정되고 불합리한 규제도 개선되는 등 실질적인 성과를 이끌어냈습니다. 사실 수상소식을 접하는 순간에도 '읽고 싶은 뉴스'와 '필요한 뉴스' 사이에서 저울질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곤 '한 번 더' 해보기로 했습니다. 다만 '앞으로도'에 대한 결정은 다음번으로 미루기로 했습니다. '클릭 수'라는 현실에 부딪히지 않고 취재할 수 있는 세상이 오길 소원합니다.
광주시립예술단 비리 kbc광주방송
광주시립예술단 비리 -KBC광주방송 탐사팀 박성호 기자 불합리한 관행은 침묵을 먹고 커 나갔습니다. 돈을 되돌려 달라는 요구를 받은 누군가는 권위에 굴복해 입을 닫았습니다. 관리감독을 해야 할 누군가는 바쁘다는 핑계 뒤로 숨었습니다. 예술계의 비리는 그렇게 독버섯처럼 자라났습니다. 침묵을 깬 것은 용기 있는 한 예술인의 증언이었습니다. 소문으로만 떠돌던 소위 ‘리턴’의 관행은 실존했습니다. 상납의 고리 끝에는 지역 예술계에서 가장 큰 어른으로 불리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어설프게 건드릴 거라면 시작도 하지 말아달라”는 증언자의 간곡한 부탁은 이번 취재를 끝까지 갈 수 있도록 해준 원동력이 됐습니다. 실마리를 잡았지만 취재는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폐쇄적인 예술계에서 유력자의 입김이 닿지 않는 곳은 없었습니다. 증거를 얻기 위한 설득의 줄다리기는 점점 길어졌습니다. 믿고 기다려준 회사와 빈자리를 채워준 동료가 없었다면 예술계의 비리는 여전히 감춰진 관행으로 남았을 겁니다. 첫 보도가 나가고 용기 있는 제보가 이어졌습니다. 상납 관행에서 시작된 취재는, 악기업체와 예술단과의 리베이트 거래 의혹으로, 또 무료 공연에 거마비를 요구했던 사례로 꼬리에 꼬리를 물었습니다. 폐쇄적인 예술계에 드리웠던 그림자가 생각보다 더 길고 짙었다는 사실은 입맛을 씁쓸하게 했습니다. ‘예향’ 광주에서 문화예술을 지원하는 데 한 해 사용하는 예산은 3백억 원에 달합니다. 이번 취재로 드러난 비리는 어쩌면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업체와의 유착 등 아직도 소문으로만 들려오는 의혹들은 아직 걷히지 않았습니다. 문화예술계를 살찌울 예산이 새어나가는 동안 젊은 예술인들은 무대 대신 편의점 아르바이트 현장을 전전하고 있습니다. 예술계 비리와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성추행·폭행이 일상...‘지옥같은’ 대안학교 JT…
성추행·폭행이 일상...‘지옥같은’ 대안학교 -JTBC 부산총국 배승주 기자 “나중에 커서 경찰이 돼 학교를 찾아가려고 했어요. 거기 갇힌 아이들 모두 구해내고 어른들 벌하려고요.” 취재 중에 만난 한 졸업생의 한 맺힌 절규였습니다. “한 달에 한 번 외출에 인터넷, 전화도 못 하지요. 선생님들 눈 밖에 나면 그럼 완전 그 안에 갇히게 되겠죠. 미쳐버립니다.” 학교는 넘지 못할 마치 큰 산과 같았고 그 속에서 그저 무기력한 존재에 불과했습니다. “00선생님과 비슷한 눈매를 가진 남자를 보면 지금도 무서워서 피하게 돼요.” 일상처럼 반복된 폭행과 성추행은 학교를 떠난 뒤에도 트라우마로 남아 여전히 그곳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했던 겁니다. 그런데 취재과정에서 학부모들의 반응은 사뭇 달랐습니다. 이미 지난 일 들추지 말라며 취재를 거부했습니다. 자신의 손으로 체벌동의서에 서명하고 아이가 탈출하거나 전학시켜 달라 하면 인내심이 부족하다며 나무라기까지 한 부모들은 뒤늦게 후회했습니다. 보도 이후 학교장을 포함해 2명이 구속됐습니다. 교사와 교직원들도 줄줄이 형사 처분을 앞두고 있습니다. 일부 사안에 대해선 여전히 경찰 수사가 진행 중입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재학생 부모들은 여전히 학교에 남아 있겠다고 합니다. 학기 중에 전학 가면 적응하는 데 문제가 있으니 여기서 졸업시켜달라는 겁니다. 결국 교육당국에선 당장 폐교 절차를 밟지도 못하게 됐는데 이게 나쁜 선례가 될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입니다. 이번 일의 시발점은 어디였을까? 라는 고민을 하다 보면 오랫동안 풀지 못한 실타래를 다시 꺼내 들었다는 생각에 여전히 마음이 무겁기만 합니다.
산골 시외버스 부당요금 10년 만에 인하 전주MBC
산골 시외버스 부당요금 10년 만에 인하 -전주MBC 취재부 유룡 기자 전국이 고속도로로 사통팔달 연결되는 시대이다. 하지만 구불구불 경사진 길을 고집하는 시외버스가 많다. 이유는 요금을 더 받을 수 있기 때문. 현행 ‘국토교통부의 시외버스 요금, 운임 및 요율 기준’에 따르면, 고속도로를 경유하면 1km 당 62원을 징수할 수 있지만 일반국도를 통과하면 2배인 116원을 징수할 수 있다. 그래서 승객의 안전도, 빠른 시간도 외면하고 산길을 오르내린다. 전북의 동부 산간 무주, 진안, 장수에서 한 달 전까지 이런 못된 짓거리가 계속됐다. 업체는 편도 900원, 연간 3억 원 이상 수익을 챙겼다. 뉴스 보도가 나가자 지역 주민들이 분노했다. 촌로들이 요금 인하 탄원 서명부를 만들어 경로당에, 농협에 비치했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굽은 손으로 이름 한자 한자를 적어 내려갔다. 전국이 촛불로 뒤덮였던 지난 봄, 진안이라는 작은 군에서는 서명운동이라는 감격스러운 혁명이 들불처럼 번져나가고 있었다. 버스업체를 비호하던 지역 정치권과 행정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도의원들이 도지사를 붙들고 요금을 내리자고 사정하는 일이 벌어졌다. 전라북도는 뉴스 보도 한 달 만에 전격적으로 요금을 900원 인하한다는 발표를 했다. 하지만 업체와 연간 3억 원을 손실 보전해 줄 테니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요금을 내리자는 물밑대화가 확인됐다. 전주MBC뉴스는 도민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이런 행태에 대해 재차 따져 물었고 업체는 손을 들었다. 보조금 없이 12개 노선 45편의 요금을 900원씩 일괄 인하됐다. 아직도 전국 곳곳에 산길을 고집하는 수많은 버스가 있을 것이다. 지역 방송의, 지역 신문의 누군가가 이런 불합리에 메스를 들이대야 한다. 지역의 언론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설 수 있다.
전격 배치된 사드(사진) 매일신문
전격 배치된 사드(사진) -매일신문 사진부 우태욱 기자 주한미군이 4월26일 경북 성주골프장에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핵심장비를 기습 반입했다. 이날 새벽 경찰의 철통 경계 속에 군은 수 십대의 트레일러를 동원해 장비를 실어 날랐다. 오산 공군기지에 사드 핵심 장비가 도착한지 51일만이었다. 그 당시 군은 사드 장비가 하역되는 장면을 사진으로 찍어 언론에 배포했다. 하지만 이후 성주골프장 반입 시기와 방법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했다. 성주골프장으로 이동할 사드가 왜관 미군기지에 보관 중이라는 추측만 무성했다. 기자들은 사드가 골프장으로 반입될 시기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었다. 성주골프장은 요새나 마찬가지였다. 주민들과 미디어의 접근 차단 위한 경찰 병력이 24시간 상주했다. ‘한반도에 사드가 배치됐다’는 팩트를 가장 잘 표현해 줄 이미지는 뭘까? 골프장에 사드 발사대가 놓인 장면을 머릿속에 그려보았다. 주민 집회 등 취재를 위해 몇 차례 골프장 인근을 찾을 기회가 있었다. 그때마다 틈틈이 산길을 둘러보았다. 경찰이 주요 산길을 차단하고 있어 우회 길을 찾아내야 했다. 인터넷 포털의 지도를 활용해 촬영 지점을 정할 수 있었다. 골프장 남쪽 바위산을 목표로 숲을 헤집는 시행착오를 여러 차례 거쳐야 했다. 사드 반입 소식이 전해진 당일 오전 간단한 장비만 챙겨 현장을 찾았다. 경찰 경비가 없는 마을회관 뒷산을 찾아 잠입했다. 능선을 타고 2시간여 만에 골프장 앞 바위산에 오르는 데 성공했다. 80-400mm 렌즈를 통해 사드 발사대 2기를 발견할 수 있었다. 차량형 이동식 사드 발사대가 요격미사일 발사관을 하늘로 향한 채 세워진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