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으로

제327회 (2017년 11월)

수상작 5편 · 출품 후보작 53편

← 제326회 → 제328회 협회 원문 ↗

수상작 5편

심사평

제327회 이달의 기자상은 많은 작품이 출품된 가운데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 1건, 방송 부문 1건, 지역취재보도 부문 2건, 전문보도부문 1건 등 5건의 수상작을 배출했다. 이번 출품작 가운데는 심사위원들의 평가가 엇갈려 최종 수상으로 이어지지 않은 작품들이 적지 않았다. ‘발굴과 격려’라는 시상 목적을 따져본다면 다소 아쉬운 대목이며, 취재 현장에서 저널리즘의 원칙을 지키면서도 더욱 사회적 파급력과 의미가 큰 보도를 위해 분발해주길 기대하는 심사위원들의 제언이 있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인 한겨레신문의 ‘18살 고교 실습생은 왜 죽음으로 내몰렸나’는 지역 취재보도부문 수상작인 제주CBS의 ‘누가 18살 민호를 죽음으로 내몰았나-제주 현장 실습 사망사고 최초 연속보도’와 심사 초반부터 같이 논의됐다. 제주CBS는 최초 보도부터 가족, 기업 등 관련자 인터뷰와 후속 보도까지 충실한 현장 보도로 눈길을 끌었다. 한겨레신문은 최초 보도는 아니지만 1면 심층 보도를 통해 사건 자체를 이슈화하고 다른 언론사들의 후속보도를 끌어낸 점이 높이 평가됐다. 통상 이 같은 기사의 경우 최초 보도에 더 비중을 두게 마련이지만, 충실한 심층 및 기획보도의 의미도 중요하다는 심사위원들의 평가가 나오면서 두 작품이 모두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제주CBS는 가족들의 심정까지 배려한 따뜻한 보도태도가, 한겨레는 경쟁 속 협업을 촉발한 파급력 부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고, 결국 이례적으로 같은 사건에 대한 취재·기획 두 부문에서 각기 다른 언론사가 상을 받게 됐다. 기획보도 방송부문 수상작 JTBC의 ‘삼성전자 직업병 첫 사망 54명 확인 분석’ 보도는 이미 반올림 등을 포함한 관련 단체의 자료와 재판 과정 등을 통해 축적된 내용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내용상으로는 전혀 새로울 게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자본에 의한 언론의 지배가 심화되는 한국 언론 상황에서 그동안 소수 언론만이 일부 다뤘을 뿐 대다수 언론들이 외면했던 내용을 삼성그룹과 연관성이 큰 JTBC가 방송으로 용기 있게 보도했다는 점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하는 심사위원이 적지 않았다. 이번 시상은 내용을 다 알고 있으면서도 취재 보도를 기피하는 다른 언론사들이 저널리즘의 원칙에 충실해 주길 바라는 기대와 더불어 경고의 의미도 담았다. 지역보도 취재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광주일보의 ‘견고하던 5·18 침묵의 카르텔을 깨뜨리다’ 기사는 그동안 간헐적으로 나왔던 공수부대 일반 사병들의 증언과 달리 영관급 장교가 실명 인터뷰를 통해 5.18의 실상을 일부 밝혔다는 점에서 의의가 컸다. 해당 인물을 장시간 설득해 인터뷰에 응하게 하고 5.18 유골 암매장 장소까지 지목하게 만들었으며, 유해발굴단 결성까지 이끌어낸 기자의 끈질긴 노력은 상찬할 만하다는 평가였다. 현재 유해발굴 작업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인터뷰의 진실성이 검증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견해도 있었음을 밝혀둔다. 전문보도부문 수상작인 한겨레신문의 ‘불타버린 코리안드림’은 인상적인 사진과 스토리텔링을 엮어 메시지를 극대화한 점이 높이 평가됐다. 수상자인 김성광 기자는 시리아 난민사태, 홍콩 우산혁명 등 주요 사건의 현장마다 직접 발로 뛰며 취재하는 등 기자로서의 프로의식이 남달랐고, 특히 이번 작품을 통해 사진기자와 취재-편집 기자 간 영역이 무의미 해지는 디지털 시대 영상 저널리즘의 모범사례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끈질기게 자신만의 보도세계를 개척해가는 기자의 자기계발 노력과 저널리즘의 성과에 대해서도 호평이 이어졌다. 수상의 영광을 안은 기자들에게는 박수를, 좋은 작품을 위해 밤을 지새우며 취재하고 보도를 했음에도 아쉽게 탈락한 기자들에게는 격려와 기대를 보낸다. (기자상 심사위원회)

출품 후보작

수상하지 못한 작품까지. 원본 사이트에서는 따로 찾아 들어가야 보입니다.

‘포항 강진’ 아수라장 된 도로(사진)
후보 10-01 전문보도부문 경상일보 사진영상부 김동수*
불붙은 드럼통 쾅 쾅... 그곳은 전쟁터였다(사진)
후보 10-02 전문보도부문 경남신문 사진부 전강용
북한군 1명 JSA지역서 총격 받고 부상 귀순(그래픽뉴스)
후보 10-04 전문보도부문 연합뉴스 그래픽뉴스팀 반종빈·장예진
‘도떼기시장’ 같은 대피소, 이게 최선인가요?(온라인)
후보 10-05 전문보도부문 연합뉴스 뉴미디어팀 이상학*
세월호 사고 원인은 ‘과적’이 아니었다
후보 1-01 취재보도1부문 시사저널 금융부 이용우*
댓글 수사 결과 발표, 국정원·경찰·청와대·새누리당 사각 커넥션 의혹
후보 1-02 취재보도1부문 한겨레신문 한겨레21부 하어영·변지민*·정환봉·송채경화·김완*
재벌 3세 또 갑질…대형로펌 변호사 폭행·폭언
후보 1-03 취재보도1부문 매일경제신문 사회부 양연호·류영욱
지진 지반침하 원인 ’액상화 현상’ 국내 첫 관측
후보 1-04 취재보도1부문 KBS 포항지진특별취재팀 박정호*·강전일·이호*·정형철
포항 지열발전소 ‘물 주입’ 직후 지진 발생…사업 관리 허술
후보 1-05 취재보도1부문 JTBC 사회3부 손용석*·박준우*·이선화*
성심병원 간호사 선정적 장기자랑 등 인권 침해 실태
후보 1-06 취재보도1부문 CBS 사회부 김명지*·송영훈*
4세 아기 등 탈북자 10명 중국선양서 체포 ’북송 위기’
후보 1-07 취재보도1부문 국민일보 종교기획부 유영대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 금품비리
후보 1-08 취재보도1부문 한국일보 사회부 김청환·손현성·김현빈
박근혜 정부 국정원 특활비 게이트
후보 1-09 취재보도1부문 JTBC JTBC 법조팀
GS건설, 조달청·경기도에 수십억원 로비…5000억원대 관급공사 불법 수주
후보 1-10 취재보도1부문 시사저널 사회탐사팀 조해수*
‘친박핵심’ 최경환에게도 국정원 특수활동비 1억원 전달 정황
후보 1-11 취재보도1부문 JTBC 정치1부 안지현·서복현*·박병현
논바닥서 물 퐁퐁 솟아.. 이런 일 난생 처음
후보 1-12 취재보도1부문 세계일보 사회부 윤지로·하상윤*
세월호 유골 발견 은폐
후보 1-13 취재보도1부문 경향신문 토요판팀 김형규*
국정원의 MBC 등 방송사 보도지침 및 연예계 블랙리스트 청와대 보고 의혹
후보 1-14 취재보도1부문 경향신문 산업부 구교형·유희곤·이혜리*·정대연·박광연
문 정부 첫 사학특감, 두원공대 갑질·국고횡령비리 추적
후보 1-15 취재보도1부문 경향신문 탐사보도팀 박주연*·강진구
‘세월호 이틀 뒤 박근혜 시술’ 등 특검보고서 연속보도
후보 1-16 취재보도1부문 SBS 경제부 최우철·박수진*
명성교회 세습 관련 연속 보도
후보 2-01 취재보도2부문 JTBC 사회3부 윤샘이나*·이한길*
끝나지 않은 키코 사태
후보 3-01 경제보도부문 이투데이 기업금융부 정다운*·최재혁*
2017 교통안전, 행복사회-교통사회 공화국 빅데이터로 읽다
후보 4-02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서울신문 사회부 이영준·박재홍*·문경근·박기석·이하영
연중기획-작은 배려, 대한민국을 바꿉니다
후보 4-03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헤럴드경제 사회부 강문규·원호연·이현정*·김진원*·유오상*
창간 71주년 기획 ‘혐오를 넘어’
후보 4-04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경향신문 경향신문 혐오를 넘어 특별취재팀
놀이가 미래다
후보 4-05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사회부 사건팀
나는 에너지 아나키스트다
후보 4-06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한국일보 기획취재부 박상준*
세월호, 마지막 네 가족
후보 4-07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오마이뉴스 기동팀 이경태·소중한·신나리*·유성애·이희훈
30년 일터에서 여전히 신입사원 신세... 용역업체 유니폼만 세 번째예요
후보 4-08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한국일보 멀티미디어부 박서강·김주영*
2017 도숙자(賭宿者) 리포트
후보 4-09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중앙일보 사회부 한영익*·김준영*·하준호
군대·죽음·상처-트라우마센터 만들자
후보 4-10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오마이뉴스 탐사보도팀 소중한·이희훈·안정호
로봇, 인간을 치유하다
후보 5-01 기획보도 방송부문 채널A 산업부 곽민영*·박선희*·박수유·황규락
죽음의 현장실습, 교육 아닌 노동 착취
후보 5-02 기획보도 방송부문 SBS 기획취재부 이병희*·김종원*·정성진
37년 만에 드러난 기무사 5.18 비공개 기록
후보 5-03 기획보도 방송부문 SBS 기획취재부 장훈경·정성진
미성년 여군 하사 성범죄 축소·은폐한 군
후보 5-04 기획보도 방송부문 CBS 사회부 정석호
삼성전자 직업병 첫 사망 54명 확인 분석
후보 5-05 기획보도 방송부문 JTBC 사회3부 임진택*·박진규*·김지아*
무너진 청춘의 꿈, 고교생 현장실습 잔혹사 外
후보 5-06 기획보도 방송부문 YTN 편성제작국 김주영*·박정호*
국립대안학교 X파일 ‘잔혹동화 5년의 기억’
후보 6-01 지역 취재보도부문 경기방송 보도2팀 오인환*·서승택*
행정직이 떠난 경찰 헬기연수
후보 6-02 지역 취재보도부문 강원CBS 보도제작국 진유정*·박정민*
안동 대중교통 34년 만에 체질개선
후보 6-03 지역 취재보도부문 경북매일신문 권기웅
‘퇴학 선처’ 학부모에 성상납 요구한 교사 등
후보 6-04 지역 취재보도부문 TBC 사회부 한현호*·박영훈*·김남용*
충주경찰서 여경이 남긴 ‘감찰의 진실’
후보 6-05 지역 취재보도부문 충청타임즈 사회부 하성진·조준영*
장의차 통행료 갈취 등 전국 이장단 갑질 행태 집중보도
후보 6-07 지역 취재보도부문 세계일보 사회2부 전상후
포항 지진 액상화 첫 심층 보도와 대책
후보 6-08 지역 취재보도부문 국제신문 사회1부 박호걸
영흥화력발전소 석탄분진 피해 실태 고발
후보 6-09 지역 취재보도부문 중부일보 정치부 주재홍·이정용*
신생업체 ‘수상한 수주’ 관급공사 검은 고리 5개월의 기록
후보 6-12 지역 취재보도부문 경인일보 정치부 강기정·신지영
‘1천억원대 강원상품권 허와 실’ 1년 8개월의 추적
후보 7-01 지역 경제보도부문 강원CBS 보도제작국 박정민*·진유정*
제주해녀문화 유네스코 등재 특집기획:제주출향해녀기록-한국해녀를 말하다
후보 8-01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한라일보 행정사회부 고대로·강경민*·김희동천·강동민
연중기획-디아스포라 고려인
후보 8-02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전남일보 사회부 노병하*·홍성장·배현태·강송희·김천
외환위기 20년 빛과 그림자
후보 8-03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동해안 해녀가 사라진다
후보 8-04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강원도민일보 지역사회부 안은복·김영희·박주석
인구지진, 당신의 고향이 사라진다
후보 9-01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대구MBC 보도국 마승락
장애인도 비장애인도 아닌 아이들…80만명
후보 9-02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대전CBS 보도제작국 김정남

취재후기

수상 기자가 직접 쓴 1인칭 기록 5편

18살 고교 실습생은 왜 죽음으로 내몰렸나 등 한겨…
18살 고교 실습생은 왜 죽음으로 내몰렸나 등 -한겨레신문 사회부 김미향 기자 22일 한겨레가 이민호군의 사망 사건을 첫 1면 보도하기 전, 10일간 병상에 있다 숨을 거둔 고 이민호군의 이야기는 사회면에 짧은 단신으로 소개됐다. 하지만 이 사건의 이면을 들여다본 것은 <한겨레>의 사회부 기자들이었다. 특성화고 학생들이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추모 집회를 연 것을 계기로 ‘시민들이 촛불을 든다’부터 의제 설정을 시작했다. 고교 현장실습생이 안전을 돌봐줄 사람 없이 장시간 고된 노동을 했다는 사실을 한겨레 편집국이 10대의 노동인권 측면에서 의지를 갖고 5일 연속 1면 톱으로 보도했다. 제주 지역 기자인 허호준 기자는 제주도의 현장 상황을 빠르고 정확히 포착해 실시간 보도를 쏟아냈고, 24시팀(경찰팀) 사건기자인 고한솔 기자는 제주도의 경찰서와 소방서의 사고 당시 대응을 10대 특성화고 학생들을 만나 호소력 짙게 기사화했다. 교육부를 담당하는 김미향 기자는 이번 실습생 사망사고는 이군 한 명의 사고가 아니라 수년간 반복되어온 사회구조적 문제며, 근본적 원인은 기업, 정부, 학교가 함께 만들었다는 사실을 다각도로 짚어냈다. 무엇보다 이번 보도로 인해 현장실습의 제도적 변화를 이뤄낸 것이 큰 성과다. 보도를 시작한 뒤 열흘이 지난 뒤 교육부는 조기취업 형태의 현장실습 전면 폐지를 선언했다. 조기취업 형태의 현장실습 폐지는 10대를 더 빨리, 더 많이 취업시키기 위해 경쟁해온 지난 10년간의 고교 직업교육 패러다임을 바꾸는 변화였다. 의미 없는 죽음이란 없다. 짧은 사건도 깊이 들여다보면 우리 사회의 제도적 문제점이 자리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를 발견해 사회 제도의 변화까지 이끌어내는 것은 <한겨레>의 의제 설정이 아니었으면 거두기 힘든 성과였다고 생각한다. 한겨레가 이 사안에 대해 보도한 수십 건의 기사에는 10대 청소년의 노동인권, 고졸 차별 문제, 질 낮은 일자리에 내몰리는 젊은이들의 고된 삶, 우리 사회에 만연한 장시간 노동 문화까지 정치, 사회, 경제 여러 분야에서 많은 생각거리를 던졌다. 현장실습 문제를 취재하며 만난 노무사, 노동인권전문가, 직업교육에 헌신한 교사들은 하나같이 말한다. ‘교육’이자 동시에 ‘노동’인 현장실습제도만 바로 세워도 그동안 교육과 일자리로 인해 고통받아온 우리 사회의 많은 청년 문제가 해결된다고. 이번 보도를 계기로 ‘헬조선’에서 살면서 누구나 겪는 고통이 되어버린 교육과 일자리에 대해 우리 사회가 새롭게 성찰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삼성전자 직업병 첫 사망 54명 확인 분석 JTBC
삼성전자 직업병 첫 사망 54명 확인 분석 -JTBC 사회3부 박진규 기자 "삼성전자 직업병 문제는 이미 끝난 이야기 아닌가?" 저희 팀이 취재하면서 많이 들은 질문입니다. 어느 순간부터 언론에서 사라져버린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노동자들의 이야기. 고 황유미씨가 2007년 백혈병으로 사망한 이후 10년이 지났지만, 이야기는 현재진행형이었습니다. 지난 추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일했던 고 이혜정씨가 사망했습니다. 전신성경화증이란 희귀병이었습니다. 황유미씨의 죽음에서 이혜정씨의 죽음까지. 10년간 우리 사회가 바뀐 건 무엇일까요. 우선 지난 10년간 보도의 흐름과 중요 사건들을 모았습니다. 2008년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역학조사 이후 2014년 삼성전자 사과 기자회견, 2015년 조정위원회 구성과 보상위원회 출범이 이어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마치 직업병 문제가 모두 해결된 것처럼 단정 짓는 보도가 많아진 겁니다. 하지만 취재를 할수록 매듭지어진 건 아무것도 없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정확한 피해자 숫자에 대한 통계조차 없었습니다. 반올림 측은 삼성전자 반도체, LCD 부문 피해 제보자가 230여명이고 이중 사망자가 80명이라고 주장해왔습니다. 삼성전자 측은 단순 제보 또는 들은 이야기로만 부풀려진 숫자라고 의심하는 상황이 10년간 이어져 온 겁니다. 학계 연구결과에 대한 논란도 있었습니다. 2008년 발표된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역학조사는 삼성이 자주 인용하는 보고서입니다. 반도체 라인과 암 발병률간의 연관관계가 밝혀진 바 없다는 주장입니다. 그런데 취재진이 보고서를 작성한 연구진들은 직접 만난 결과 표본이 작아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할 수 없었을 뿐 여성의 경우 백혈병, 림프종 발병률이 분명 높았다고 말했습니다. 게다가 이 연구는 2019년까지 진행되고 있습니다. 취재진은 2015년 중간 보고서를 입수해 보도했습니다. 물론 지난 10년간 아무것도 바뀌지 않은 건 아닙니다. 최근 법원에서는 반도체 공정과 질병 사이에 정확한 인과관계를 밝힐 수 없다 하더라도 폭넓게 산업 재해를 인정해야 한다는 판결을 잇달아 내놓고 있습니다. 아직도 확인해야 할 것이 많습니다. 사망자 분석 이후 이번에는 투병자들을 직접 심층 인터뷰해 병의 양태와 작업장 환경에 대한 보다 구체적 설명을 들을 예정입니다. 이번 기획보도를 통해 삼성전자뿐 아니라 모든 산업계가 산업 재해에 대한 인식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되길 희망합니다.
누가 18살 민호를 죽음으로 내몰았나 ‘제주 현장 실…
누가 18살 민호를 죽음으로 내몰았나 ‘제주 현장 실습 사망사고 최초 연속보도’ -제주CBS 사회부 문준영 기자 지난 11월 9일 제주도소방안전본부에서 19살 남성이 공장 벨트에 목이 끼어 중상을 입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취재 결과 사고 업체는 제주시 구좌읍에 위치한 용암해수단지 내 음료 제조회사. 노동자로 보기엔 피해자 나이가 어렸다. 정확한 경위 파악을 위해 사고 발생 공장으로 전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튿날 업체 본사로 전화를 걸었다. 회사 관계자는 ‘피해자가 아르바이트생이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단기계약직”이라고 설명했고, “혈압도 좋아지고 있어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사고 경위에 대해서는 ‘피해자가 기계 안으로 들어가 사고가 발생한 것’이라고 짧게 설명했다. ‘10대 노동자가 스스로 기계 안에 들어갔다?’ 이해가 되지 않았다. 관할 수사기관과 교육청 등으로 취재를 이어갔고, 피해자가 현장실습생이란 걸 확인했다. 제주 서귀포산업과학고등학교 18살 이민호. 원예과 전공. 3학년 2학기 파견형 현장실습생. 그는 ‘노동자’가 아닌 ‘학생’이었다. 업체 관계자의 말은 모두 ‘거짓’이었다. 제주 현장실습 사건은 이렇게 세상에 드러났다.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생에게는 취업자에 준하는 근로기준법 등이 적용되고 있다. 업체와 근로 계약이 체결되지 않으면 보호가 어려운 실정이다. 하지만 학생에게 근로 기준이 적용되는 순간 사업장과 교육당국은 현장실습생을 ‘학생’이 아닌 ‘노동자’의 관점으로 바라본다. 문제는 여기서 파생되고 있었다. 업체 모니터링 등 학생을 위한 제도 또한 현장에서 지켜지지 않았다. 후속 취재 결과 민호는 12시간이 넘는 중노동에 시달렸고 월급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 교육당국과 사고 업체는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했다. 언론과 분노한 국민들이 현장실습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했고, 결국 정부는 조기 취업 형태 현장실습제도 전면 폐지를 선언했다. 대통령까지 나서 제도 개선을 촉구했고 관련 부처가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번 보도를 통해 제2의 민호가 발생하지 않길 간절히 바란다. 이는 장례식장에서 “우리 아이가 마지막이야 한다”며 슬피 울던 민호 어머니, 아버지의 바람이기도 하다. 더 이상 억울한 죽음이 발생하지 않도록 우리 사회가 변해야 한다. 그 변화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치열하게 취재하고 고민할 것을 재차 다짐한다. 이 상을 하늘에 있는 민호에게 바친다.
견고하던 5·18 침묵의 카르텔을 깨뜨리다 광주일…
견고하던 5·18 침묵의 카르텔을 깨뜨리다 -광주일보 사회부 김용희 기자 지난달 초 5·18과 관련해 귀가 솔깃한 제보를 받았다. 5·18 민주화운동 행방불명자의 암매장과 전일빌딩 헬기 기총소사에 관한 내용을 알고 있는 당시 계엄군 지휘관이 전북 진안군에 살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헬기사격·전투기 출격 의혹을 조사하는 국방부 5·18특별조사위원회가 출범하고 5·18 기념재단이 행불자 암매장 발굴조사에 들어간 상황에서 해당 지휘관은 꼭 만나야 하는 사람이었다. 수소문 끝에 연락처를 확보하고 조심스레 통화를 시도했다. 신분을 밝히고 인터뷰 의중을 묻자 그는 “내가 무슨 할 말이 있겠느냐”며 사절했다. 다시 한 번 설득해 “5·18 당시 헬기사격을 받은 전일빌딩에 있었던 그 언론사의 기자”라고 말하자 “시간이 나면 얼굴이나 한 번 봅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곧바로 자동차로 한 시간 반을 달려간 끝에 만난 그는 막 농사일을 마치고 온 듯 소탈한 복장에 인심 좋은 웃음을 지어 보였다. 자신을 1980년 당시 3공수여단 11대대 4지역대장이라고 밝힌 신순용 전 소령은 “그동안 광주시민들이 얼마나 억울하게 살았냐”며 “그 억울함을 조금이라도 풀어주고 싶다”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마을회관에서 두시간여 동안 진행된 인터뷰에서 들었던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신 전 소령은 자신이 부대원들과 함께 당시 시위대를 사살하고 직접 암매장했다고 고백했다. 이후 신 전 소령은 5·18기념재단이 발굴 조사를 하고 있는 옛 광주교도소 부지를 방문해 자신이 목격한 지점을 지목했다. 5·18기념재단은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곧 발굴조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70세가 가까운 나이에 37년 전 일을 또렷이 떠올리는 데는 다소 무리가 있었지만, 그가 한 가지 분명하게 기억하는 건 광주시민의 따뜻함이었다. 광주시민들은 하루종일 배를 곯은 그와 부대원들에게 빵과 음료수를 나눠 줬고 “오늘 저녁은 시위가 격렬해질 테니 조심하라”고 일러주기까지 했다고 한다. 광주시민은 37년 전 그날의 과오를 떳떳이 밝히고 용서를 구하는 신 전 소령에게 따뜻한 시선과 감사의 마음을 보내고 있다. 이를 계기로 신 소령 같은 용기 있는 인사들의 양심고백이 계속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불타버린 코리안드림 한겨레신문
불타버린 코리안드림(사진) -한겨레신문 사진에디터석 김성광 기자 2014년 봄, 화상 산업재해(이하 산재) 관련 문제를 드러내기 위해 취재를 시작했다. 취재를 시작한 지 한 달 뒤, 경기도 부천에 사는 한 캄보디아 이주노동자로부터 같은 고향 출신의 화상 산재 피해자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며칠 뒤, 카메라 장비를 챙겨 포항으로 향하는 열차에 몸을 실었다. 해가 저물 무렵 도착한 포항의 이주노동자센터에서 화상으로 얼굴이 심하게 훼손된 피로르스 씨를 만났다. 화상 상처보다 더 큰 상처를 가슴에 안고 있었고, 눈에 맺힌 눈물 너머에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가 선명히 남아있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심리치료는 받은 적 없었다. 한국어가 서툰 그가 모국어인 크메르어로 심정을 토로할 수 있는 대상은 심리치료사가 아닌 고향에 있는 가족뿐이었지만, 본인보다 힘들어할 어머니를 생각하며 사고 사실을 숨겼다. 27만여 명의 이주노동자 사이에는 제2, 제3의 피로르스가 수없이 많았지만, 세월호 참사와 2014 인천 아시안 게임, 메르스, 최순실 국정농단 등 급박하게 돌아가는 일정으로 화상 산재 피해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취재는 간헐적으로 이뤄졌다. 보도 역시 오랫동안 미뤄졌다. 4년에 이르는 시간 동안 김성진 포항이주노동자센터장은 늘 같은 자리에서 화상 피해 이주노동자들을 돌보며, 그중에 알게 된 피해자들의 사연을 기자에게 소상히 전했다. 김 센터장의 도움으로 경남 통영에서 폰록 씨를, 스리랑카파나두라에서 딜란타 씨를 추가로 만날 수 있었다. 화상을 입은 이들의 눈과 코는 문드러져 있었고 귀는 모두 타들어 가 흔적만 남아있었다. 보는 것만으로도 충격이었지만, 더 큰 문제는 화상 산재 피해 이주노동자 대부분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 허점으로 법 이름에 명시된 ‘보상’과 ‘보호’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데에 있었다. 화상 산재의 경우 대체로 치료 과정에서 비급여비중이 높아 많은 피해자가 비용 부담으로 복원 성형 수술을 포기했다. 또 한국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지 못하는 이주노동자들은 언어적인 문제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보상신청과 처리 과정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했다. 참혹한 사고를 당한 피해자들에 대한 보도로 상을 받게 돼 마음이 무겁다. 앞으로도 이주노동자의 더 나은 일자리 환경과 그들의 권리를 위해 더 열심히 듣고 찍고 쓰는 기자가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