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기
수상 기자가 직접 쓴 1인칭 기록 11편
‘비리 유치원’ 명단 공개 MBC
‘비리 유치원’ 명단 공개
MBC 박소희 기자
10월11일 첫 보도가 나간 후 두 주 만에 정부 대책이 발표됐습니다. 그리고 한 달여가 지난 지금 국회에서 야심차게 발의됐던 ‘유치원 3법’은 여야를 막론하고 반대가 없을 거라는 당초 반응과 달리 여전히 국회에 막혀 있습니다.
취재 중 만난 한 보좌관이 저에게 한 말이 떠오릅니다. “한유총은 세상에서 로비를 가장 잘하는 집단이다. 원하는 것이 이뤄질 때까지 찾아온다.” 보도가 국민적 공분을 산 이후 이 말은 ‘옛말’이 될 거라 생각했는데, 아직도 갈 길이 먼 듯합니다. 2012년 누리과정지원금이 지급된 이후 이런저런 비리가 있다는 것을 교육 관계자들은 다 알고 있었지만 보도 전까지 공론화 되지 못했던 이유도 같은 곳에 있을 겁니다.
하지만 3개월 간의 취재를 통해 우리 사회에는 아직 희망이 많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보도과정에서 ‘정치하는 엄마들’, 시도교육청 감사관, 박용진 의원실 등 이 보도를 위해 힘써준 수많은 분들처럼 각자의 자리에서 어떤 댓가를 바라지 않고 ‘정의’를 찾는 일에 ‘보람’을 느끼는 사람들을 만났기 때문입니다.
사립학교법 개정까지 이뤄져 유아교육이 공공의 영역에 안전하게 안착할 때까지 MBC 취재진은 계속 감시하고 보도하겠습니다. 학부모와 시민들의 눈과 입이 되겠습니다. 공영방송 MBC가 추구해야 하는 뉴스란 그런 것이니까요.
숙명여고 시험문제 유출 의혹 아시아경제
‘숙명여고 시험문제 유출 의혹’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취재 과정 내내 안타까웠습니다. 처음엔 ‘도대체, 두 학생의 성적이 얼마나 급상승했기에 학부모들이 이렇게까지 의혹을 제기하나’ 확인하고 싶었는데, 교육청의 감사와 경찰 수사 결과로 밝혀진 시험문제 유출 과정은 다분히 계획되고 의도된 ‘반칙’이었습니다. 그 반칙을 바로잡겠다며 매일 저녁 거리집회에 나선 학부모들은 “지금 드러난 사안은 빙산의 일각”이라며 다른 학교의 내신비리까지 전수조사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현 입시 제도를 향한 분노도 쏟아지고 있습니다. 내신도, 수행평가도, 학교생활기록부도 모두 공정하지 못하다면 학생들은 과연 학교를 신뢰할 수 있을까요? 사회에 나오기도 전에 불신을 경험한 학생들이 스스로 무언가를 더 열심히 배우고, 미래를 위한 능력을 키워가려는 노력을 할 수 있을까요?
수시로 전화와 카톡으로 단서가 될 만한 제보를 전해주고, 혹여 자녀가 학교에서 불이익을 받을까 하는 염려 속에서도 용기를 내주신 학부모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취재는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학교 내신비리가 석 달 넘도록 이렇게 이슈화될 수 있었던 건 ‘공정한 경쟁, 공정한 사회’에 대한 국민적 열망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것을 교육당국은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이번 사안이 그릇된 부정(父情)에서 비롯된 한 교사의 개인적 일탈이 아닌 우리 학교와 입시가 공정성과 신뢰를 회복하는 전환점이 되길 바랍니다.
서울교통공사 고용세습 의혹 중앙일보
‘서울교통공사 고용세습 의혹’
중앙일보 임선영 기자
‘서울교통공사 직원의 가족·친척 정규직 전환자 108명 명단’. 이 명단을 입수한 순간, 최악의 청년실업률 속 수많은 취업 준비생들이 떠올랐다. 좀 더 공정한 사회를 위해 기자로서 해야 할 일을 하고 싶었다. 최초 보도 이후 의혹을 키우는 일들이 연달아 터져 나왔다. 청년들은 분노했다. 대학 캠퍼스들에는 대자보가 붙었고, 온라인을 중심으로 국민들의 성토가 쏟아져 나왔다. 최초 보도부터 취재 과정이 쉽지 않았다. 자료 한 장, 증언 하나를 모으기까지 피를 말리는 과정의 연속이었다. 팩트 한 줄 한 줄을 써 내려가기 위해 밤낮, 주말 없이 수많은 확인 과정을 거쳤다.
누군가 이 의혹 제기의 본질을 흐릴 때마다 오히려 제보들이 늘어났다. 밤낮없이 취재하는 힘든 과정 속에서 취재원들의 ‘용기’는 큰 힘이 됐다. 그들은 하나같이 “공정한 과정”을 원한다며 취재에 응해줬다. 결국 정부는 전국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채용 비리 전수조사를 결정했다. 또 여야 5개 정당의 합의로 국정조사가 이뤄지게 됐다. 채용과 정규직화 과정이 투명하게 조사돼 청년들의 좌절과 분노를 씻어주길 바란다.
이 보도를 계기로 공정한 일자리가 한 개라도 더 생긴다면 기자에게 가장 큰 보람이다. 오랜 기간 이어진 보도 과정을 함께해 준 모든 선후배 기자들에게 감사드린다. 그리고 이 상을 ‘공정한 과정’ ‘공정한 결과’를 기대하며 열심히 노력하는 취준생들에게 바치고 싶다.
한국 7개 은행에 대북제재 경고 동아일보
‘한국 7개 은행에 대북제재 경고’
동아일보 최우열 기자
동아일보 정치부의 <미 재무부, 한국 7개 은행에 대북제재 경고> 보도는 ‘정보는 준비된 자에게 다가온다’는 점을 다시금 확인하는 기회였습니다. 취재팀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문재인 정부의 남북관계 ‘과속’에 불만을 품고 있다는 점을 이미 8월 북한산 석탄 수입 논란을 깊이 취재할 때부터 주목하고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술자리의 전언으로 흘러가는 얘기를 전언이 아닌 제보로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이를 신속히 확인, 기사화해 공론화 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한 것도 한미 관계에 대한 배경 지식과 사전 취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정보는 역시 현장에 있었습니다. 여러 차례 확인시도에 실패한 뒤, 취재팀조차 낙담해 ‘국제적 낭설’로 전락할 뻔했던 정보는 팀원들의 취재 경험과 인맥 등을 활용한 금융권 밑바닥 취재에서 되살아났습니다.
조선의 망국과 한국의 분단과 전쟁, 경제 부흥과 북핵 위기…. 대한민국 역사의 운명을 결정해 왔던 계기는 국내 정치권 정쟁과 게이트성 사건이 아니라 국제환경적 요인임을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국제보도와 해외 정보에 대한 기자의 관심과 취재가 역사의 중요한 지점에서 국민들의 선택을 이끌 수 있다는 사명으로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공정이란 무엇인가 SBS
‘공정이란 무엇인가’
SBS 심영구 기자
전·현직 주요간부 12명이 무더기로 재판 받고 있는 공정거래위원회. 과연 퇴직자 채용 압박 문제뿐일까 싶었다. 이름에 ‘공정’이라는 가치를 포함시킨 유일한 국가기관인 공정위, 본연의 업무에선 공정한가? 이 질문에서 시작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 데이터 저널리즘팀에서 보니 새삼 그렇구나 싶던 속담이다. 다 공개돼 있었지만 14년 치 의결서를 정리해 분석해 보니 안 보이던 사실이 드러났다. 과징금 평균 52% 감면, 특히 위원 재량이 큰 3차에서만 47%를 깎아줬다.
1년에 최대 8번까지 과징금을 부과 받았던 기업들 인식은 “재수 없으면 걸리는 것, 공정위 관리를 잘 해야 하는 것”이었다. 불법은 아니다, 하지만 공정하지도 않다는 게 우리 결론이었다.
함께 자료를 보고 또 보고 오류를 잡고 또 잡아냈던 김학휘, 안혜민 기자, 방대한 양의 그래픽을 한눈에 알기 쉽게, 깔끔하게 디자인한 김그리나 디자이너, 전 부문을 두루두루 도왔던 윤현영 인턴이 없었다면 중도에 포기했을 작업이었다. 영광스런 상까지 받게 된 건, 의미 있는 기사라고 믿고 격려해 준 이주형 부장과 진송민 데스크 덕분이다.
가짜뉴스의 뿌리를 찾아서 한겨레신문
‘가짜뉴스의 뿌리를 찾아서’
한겨레신문 김완 기자
어떤 현상은 사건이다. 제주도에 예멘 난민이 입국하자 한국 사회엔 기다렸다는 듯 ‘혐오’가 창궐했다. 한 번도 난민 문제를 ‘우리 안의 문제’로 인식해보지 못했던 입장에서 뜻밖이었다. 어떤 이들은 왜 분노하는 것인가, 무슨 공포로 공동체의 밑동이 흔들리는 것인가. 그 전쟁을 주도한 건 ‘가짜뉴스’였다.
후배들과 함께 가짜뉴스의 뿌리를 찾아보기로 했다. 시작은 지지부진했고, 과정은 쉽지 않았다. 회로 안에 들어서지 못하고 입구인지 출구인지 모를 지점에서 계속 맴돌았다. 그렇게 ‘3단 연결망 분석’이라고 이름 붙인 ‘가짜뉴스 생산-유포-전달자’ 그림을 완성하는 데 한 달이 넘게 걸렸다. “우리야말로 한국 사회에서 가짜뉴스를 가장 많이 본 기자들”이란 농담을 위로처럼 건네며 만들어낸 한국 사회 혐오 지형도였다. 거기서 하나의 집단이 떠올랐다. ‘에스더기도운동’이었다. 연결망 분석 이전부터 추적하고 있었던 가짜뉴스의 발원지, 공장의 실제 출현을 보았다.
한겨레 보도 이후 가짜뉴스 전파가 상당히 둔화된 양상이다. 가짜뉴스의 진원지를 심층 취재하자 유포와 확산이 위축된 모습도 보인다. 가짜뉴스가 좀먹는 건 결국, 사회적 신뢰다. ‘진짜뉴스’ 집단의 토양이자 생존 방식이 훼손된다. 이번 보도를 통해 더 이상 언론사 안에서도 저널리즘을 말하는 게 겸연쩍은 시대, 진짜뉴스를 해나가는 일이 뭔지에 대한 뭔가 뭉클한 용기를 얻게 됐다.
삼성 차명부동산, 흔들린 조세정의 SBS
‘삼성 차명부동산, 흔들린 조세정의’
SBS 정명원 기자
취재를 진행하면서 국세청 등 국가기관이 삼성 일가를 위해 어떻게 조세정의를 내팽개쳤는지 확인하게 됐습니다. 탈루 사실을 찾아냈으면 제대로 과세를 해야 할 국세청 간부들이 오히려 삼성에 컨설팅을 해주고, 드러난 문제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고 덮으려 한 사실도 취재됐습니다. 삼성과 권력기관 사이의 단단한 카르텔도 재확인했습니다.
용기를 낸 내부제보자들 덕분에 ‘딱 떨어지는’ 내부 문건들을 증거로 국세청의 시인도 이끌어 냈습니다. 앞으로 감사원 감사가 진행될 예정이고, 국세청도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며 불공정 거래의 경우 의무적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통보하도록 하는 내부 규정까지 만드는 중입니다. 긴 시간 동안 지치지 않고 열정과 환상의 팀워크를 보여준 ‘끝까지 판다’ 동료 기자들이 거둔 값진 성과입니다.
인강학교 장애학생 폭행 의혹 더팩트
‘인강학교 장애학생 폭행 의혹’
더팩트 이새롬 기자
지난 6월 다급한 제보 하나를 받았다. 서울 인강학교에서 근무하는 일부 사회복무요원들이 장애 학생들을 지속적으로 폭행한다는 내용이었다. 가해자들은 의사 전달을 제대로 할 수 없는 학생들에게 화장실이나 사회복무요원실 등 CCTV가 없는 사각지대에서 폭행을 가했다. 은밀하고도 교묘한 이들의 폭행에 증거를 잡기가 쉽지 않았다.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한 폭행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하지만 늘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사건이 무마되곤 했다. 제보자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취재는 난항을 겪었을 것이다. 증거를 찾기까지 3개월의 시간 끝에 음지에서 행해지던 장애인 폭행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보도 이후 변화는 시작됐다. 유은혜 교육부장관은 즉각 현장을 방문해 학부모들과 간담회를 갖고 병무청과 공동으로 사회복무요원이 배치된 전국 150개 특수학교를 전수 조사키로 했다. 각종 매체를 통해 새로운 폭행 사건들도 밝혀졌다. 가해자들은 검찰에 넘겨졌다. 하지만 여전히 풀어야할 숙제가 많다. 올바른 특수교육교사 양성과 장애 인식 개선 등 장애 학생들의 인권침해 해결을 위한 후속 대책 마련이 반드시 필요하다.
취재 기간 동안 용기를 낸 제보자들에게 감사를 표한다. 또한 박순규 편집국장과 이효균 사진영상기획부장을 비롯한 임영무 팀장, 팀원들과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수상의 영광을 돌린다.
정신병원 끌려간 고아소녀들의 눈물 광주일보
‘정신병원 끌려간 고아소녀들의 눈물’
광주일보 김한영 기자
추석 연휴기간 중에 만난 보육생은 여느 여대생과 다르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인터뷰 내용은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충격적이었다. 광주의 어머니 조아라 여사가 6·25 전쟁고아들을 수용하기 위해 ‘가난하지만 성스러운 여자아이들이 사는 집’이라는 설립운영 취지로 세운 성빈여사에서 어린 고아소녀들이 학대를 당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보육생은 “자신이 말을 잘 듣지 않고 허락 없이 쌍꺼풀 수술을 했다는 이유로 강제로 정신병원에 입원 할 뻔 했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취재진은 <욕설 학대… 지옥같은 10년>을 제목으로 첫 보도를 했고 이후 고아소녀들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자 후속 보도를 이어갔다. 광주·전남지역 시민·사회단체들까지 앞 다퉈 나서며 광주 YWCA의 책임감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광주시 동구청은 해당 보육시설에 전수조사와 특별감사에 들어갔다. 감사결과 원장이 후원금을 개인적으로 쓴 사실이 밝혀졌다. 원장은 직무정지가 됐으며, 추가적으로 아동학대 사실을 은폐한 것이 드러나 150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앞으로도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아이들이 국가의 보호조차 받지 못하고 두 번, 세 번 버려지는 일이 없도록 끝까지 취재해 나갈 계획이다.
난개발 그늘, 해안의 역습 부산일보
‘난개발 그늘, 해안의 역습’
부산일보 이승훈 기자
“오지도 않은 ‘해양 재난’으로 공포심만 조장하는 거 아닙니까.”
이번 보도의 최대의 벽은 그동안 쌓여온 ‘재난 불감증’이었다. 지구온난화 등으로 부산 해안엔 100~200년 급 해일 발생 가능성이 예상됐다. 지난 50년간 태풍 각도, 빈도, 시기 등 모든 데이터가 ‘초대형 매미’ 발생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런데도 국립해양조사원, 부산시 등은 ‘주민 불안’만 조장할 수 있다며 침수예상도 공개를 꺼렸다. 그 이면엔 해안에 줄줄이 서 있는 초고층 빌딩의 집값 하락 우려도 숨어 있었다. 부동산업자, 주민 반발도 심하니 괜한 보도로 분란을 일으키지 말라는 뜻이었다. 실제 첫 보도 이후 본사는 물론 기자들에게까지 항의 전화가 잇따랐다.
하지만 기획팀은 언론의 예언자적 역할을 포기하지 않았다. 기후 변화와 무분별한 인위적 개발로 부산 해안에 ‘이상 신호’가 감지되는 사실을 인지시켰다. 전문가 의견은 물론 차바, 매미, 콩레이 내습 등 때 피해 현장을 돌며 점차 커지는 위험성을 부각했다. 고리원자력발전소, 남포동 상권, 강서구 산단 등까지 침수돼 ‘부산 마비’의 현실화 가능성도 제시했다.
사후 대책 위주의 방재 대책을 180도 바꾸는 것도 쉽지 않았다. 보도 이후 기후, 건축 전문가를 비롯해 이를 지원할 행정·입법기관들의 관심이 잇따랐고, 이는 성공적인 대 토론회로 이어졌다. ‘블루벨트’ 개념 첫 제시 등 가시적인 성과도 잇따랐다. ‘해양 도시’ 부산이 국내를 넘어 세계적인 해안 방재 도시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
한국당 경선 불법 무더기 구속 TBC
‘한국당 경선 불법 무더기 구속’
TBC 권준범 기자
“경선 결과에 승복합니다. 하지만, 저의 정치 인생은 여기가 끝이 아닙니다.” 자유한국당 이재만 전 최고위원은 결연해 보였다. 대구시장 경선에서 패배한 실망감은 찾아 볼 수 없었다. 다음 목표는 총선이었다.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불법 여론조사에 대한 의혹도 모두의 관심에서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대구 정치가 왜 이 지경이 되었던가. 생각해보면 악순환의 연속이었다. 보수 정권이 들어섰을 때는 늘 집토끼 취급을 당했고, 정권을 내준 뒤에는 산토끼 취급을 받았다. 다른 선택지도 없었다. 불법으로 선거판을 어지럽혀도 정치란 원래 그런 것이니 생각하기 일쑤였다. 또 이러기를 반복할 것인가? 후속 취재는 그렇게 시작됐다.
이 전 최고위원의 친누나가 공천 신청자에게 불법 착신 전화 개설을 종용하는 녹취록을 시작으로 후속 보도가 시작됐다. 이 전 최고위원은 자신도 몰랐던 일이라고 발뺌했다. 선거 캠프 관계자와 공천 탈락자를 쫓아다니며 추가 팩트를 확인했다. 여러 번의 설득 끝에 경선 투표 당일 조직적인 대리 투표가 이뤄졌고, 대포폰으로 실시된 불법 여론조사의 배후에도 이 전 최고위원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재만 전 최고위원 등 6명이 구속되고, 59명이 불구속 입건됐다. 이번 보도는 특정인을 겨냥한 게 아니었다. 보수 민심에만 기대온 일부 몰지각한 정치인, 그 누구도 여기서 자유로울 수 없다. 보수의 심장이라는 곳에 왜 보수 정치인이 없는가? 당연한 귀결이겠지만, 다양해져야 한다. 경쟁을 시켜야 진짜가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