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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살림, 새 틀을 짜자(재정 복지 개혁 기획 시리즈)
취재후기
(295회) 나라 살림, 새 틀을 짜자 / 한국일보
(295회) 나라 살림, 새 틀을 짜자
한국일보 경제부 강아름기자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마치고 1년 3개월 만에 경제부로 복귀했습니다. 기사 작성의 ABC도 다 잊은 것 같고 경제 용어는 외래어처럼 느껴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거대 미션이 떨어졌습니다. 이영태 경제부장으로부터 “당분간 출입처 배정도 않고, 야근도 안 시킬 테니 전담해서 ‘증세 없는 복지’ 관련 기획을 준비하라”는 지시를 받은 것입니다. 뒤이어 “총 2부작 10회인데 1회당 2~3개면 정도 생각하면 될 거고 지면안을 구성하면서 더 쓰고 싶으면 늘려도 된다”는 말도 웃으면서 하시더군요.
그렇게 기획의 ‘전담자’가 되었습니다. 사실 세금에 대해 개인적 유감이 많았던 터였습니다. 둘이 벌 땐 덜했는데, 육아휴직 중 남편의 월급으로만 생활하다 보니 세금 항목 하나하나에 예민해졌습니다. 남편과 월급내역서를 보면서 늘 상 하던 말이 “세금 내는 것 자체가 억울한 게 아니라 이렇게 많이 떼어간 세금이 제대로 쓰이냔 말이지. 자영업자들은 빼돌리는 돈도 많을 것 아냐. 정부를 믿을 수가 없어” 였습니다.
그 기억을 떠올리며 기획 구성에 돌입했습니다. 관련 기사가 워낙 많이 나왔던 터라 통계 구하는 것은 쉬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자료 수집부터 막혔습니다. 공신력 있는 통계는 둘째 치고 의외로 원하는 통계 자체가 없었습니다. 자문을 구하려 전문가집단을 수소문했지만 “윗선(정부)이 관련 시뮬레이션이나 연구에 참여하는 걸 싫어해서” “시간이 촉박해서”라는 등의 이유로 거절당하기 일쑤였습니다. 시뮬레이션을 해주기로 한 교수가 기사 출고 이틀 전에 못하겠다며 발을 빼기도 했습니다. 연말정산과 담뱃값 인상으로 촉발된 증세 논란이 정치권 최대 이슈가 되면서 오늘 작성한 기획안이 바로 다음날 폐기 처분된 적도 여러 번 입니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경제부와 사회부에서 10명의 기자가 모이게 됐고 2월 23일자를 시작으로 3월 17일자까지 총 10회가 나갔습니다. 평일엔 주로 기획안 조정과 자료 수집, 새로운 통계 구하기 등 기사 외적으로 할 일이 많았기에 기사는 주로 주말에 썼습니다. 기획 시리즈가 끝날 때까지 주말이면 집 근처 도서관과 커피숍을 옮겨 다니며 기사를 썼습니다. 그 기간 동안 두 돌도 안된 아들을 볼 수 있는 시간은 잠자는 시간 밖에 없었습니다.
이렇게 고생을 하고 나니, 놀랍게도 기사 쓰는 ‘감’이 저절로 돌아왔습니다. 기사 작성 시간도 이전보다 단축됐습니다. 기획 시리즈로 단번에 업무 적응을 시켜준 이영태 경제부장께 감사드립니다. 함께 해준 선후배, 동료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아침마다 ‘쿨’하게 저를 보내주는 18개월 아들과 제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는 가족한테는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 회차 수상작 2015년 3월
제295회(2015년 3월)에서 상을 받은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