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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항공기 사고 원인 추적 보도
취재후기
(192)아시아나 항공기 사고 원인 추적 보도 - 한겨레 이재명
아시아나항공 사고 원인 추적보도 취재후기- 한겨레신문 24시팀 이재명 기자
아시아나 항공기 사고에서 극적인 비상착륙의 `후반부'만 집중적으로 조명되고 있던 지난 6월 중순 어느날, 데스크와 선배 기자들은 강한 의문을 잇따라 던졌다. "왜 `전반전'의 얘기는 없지?" "사고 원인이 석연치 않은데" 선배들의 의문이 강도높은 취재 지시로 바뀌기까지는 2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원리를 이해하지 못하면 첨단기계는 그저 경이로움의 대상일뿐이다. 활주로를 이륙해 하늘로 날아오르는 비행기를 보면 여전히 신기하다. 초짜 기자가 그것도 기초지식도 없는 항공분야에 대한 취재라니. 막막했지만 취재가 진행될수록 `의문'은 점점 더 커졌다. 다른 항공기들과 달리 왜 사고항공기만 구름의 오른쪽으로 운항했을까. 조종사노조들과 일선 조종사들을 광범위하게 접촉하기 시작했고, 그러던 중 몇몇 조종사들로부터 다양한 도움말이 쏟아졌다. 수십년 비행경력의 전직 조종사에서부터 사고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의 현직 조종사에 이르기까지 취재과정에서 접촉한 조종사들 대부분은 단호하고도 명쾌한 설명과 조언을 내놓았다. 동시에 취재팀에는 표준정규항로, 기상도, 항적도, 조종사의 습관, 비행 관행, 회피비행 등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최소한의 지식과 정보도 하나씩 쌓여가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사실의 확인은 명쾌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사고조사를 이유로 관련기관은 모두 입을 다물었다. 아시아나항공이나 건설교통부 사고조사위원회 등 당사자들의 입을 통해 진실을 확인하는 것은 어렵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이제 남은 것은 그동안 어렵게 수집한 사고 항공기와 관련된 각종 정보를 재조립하고 분석하는 일이 남았다. 이를 통해 사고기의 항적도는 그려내는 데 성공했다. 정규항로와 당시의 구름위치, 사고기의 고도와 속도 등을 토대로 항적도의 대강이 완성됐다. 여기에 뒤늦게 아시아나쪽은 어설프게 나마 사고기의 항적도를 취재진에 털어놨다. 취재팀이 그린 항적도와 정확히 일치했다.
사고장소와 시각도 바로잡았다. 여기에 같은 한겨레신문 24시팀원인 임인택 기자가 기상청에서 사고 당시 고도의 레이더 기상영상도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사고당시의 항적도과 기상영상도를 포개놓자 사고원인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 한마디로 사고기가 우박이 쏟아지는 비구름대 속으로 들어간 것이다.
비슷한 시기 아시아나 조종사 노조 홈페이지에 ‘로그북, 고도 1만1천피트 속도 320노트’ 라는 짤막한 글이 실렸다.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 또다시 취재가 이어졌다. 누군가 사고 항공기 조종사가 작성한 로그북을 보고 이 글을 올린 것이었다. 아시아나쪽에 직접 물을 수밖에 없었다. 아시아나쪽은 “우박 사고로 조종실 전자제어장치가 꺼지면서 속도가 증가해 320노트가 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얼마후 이를 번복해 “사고로 전자제어장치가 꺼지면 사고전의 속도가 그대로 유지된다”는 내용이었다. 해명을 번복하는 과정에서 사고직전 속도가 밝혀진 것이다.
보도 후 두달이 지나 사고조사를 발표한 항공철도사고 조사위원회는 사고기가 사고당시 구름사이를 통과하고 있었고, 사고당시 속도가 지나치게 높았다고 결론 내렸다. 시도때도 없이 전화를 걸어 귀찮게 했지만 마다하지 않고 도움을 준 조종사분들께 거듭 고마움을 표한다
이 회차 수상작 2006년 8월
제192회(2006년 8월)에서 상을 받은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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