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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작 제224회 · 2009년 4월 지역기획보도 방송부문 출품 6-05

한센병 백년 특집 다큐멘터리 <100年의 참회록>

KBS순천 방송부

취재후기

(224회) 「한센병 백년 특집 다큐멘터리 <100年의 참회록>」…

다리, 강물이나 바닷물을 건널 수 있게 만든 시설물. 다리가 놓이면 사람들이 오가고, 오가는 길이 생기면 사람들 사이에 마음의 길도 열리게 마련이다. 올 봄 천형의 땅으로 불린 전남 고흥 소록도에도 육지와 연결하는 다리가 놓였다. 소록대교는 그동안 대한민국 사회에서 철저히 소외됐던 한센인과의 마음을 연결해주는 소통의 상징으로 언론에 소개됐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소록대교에는 차도만 있을 뿐 인도가 없어서 한센인들이 차량을 이용하지 않고는 다리를 건널 수 없었고, 소록대교 자체도 소록도의 허리를 관통하도록 설계돼 병원 관계자들마저 ‘폭력적인 다리’라고 불렀다. 소록도에 놓인 다리에 한센인을 위한 배려는 없었던 셈이다. 소록대교의 문제점을 어떻게 보도하면 좋을까 고민하던 중 소록도에서 믿기지 않는 얘기를 들었다. 소록도에 사는 한센인 가운데 90년대에 단종(정관절제)수술을 받은 이가 있다는 얘기였다. 먼 옛날의 일로만 알았던 한센인의 단종수술이 87년 민주화가 이뤄진 뒤로도 계속됐다는 사실에 취재팀은 한센인에 관한 얘기를 보도특집으로 다뤄보기로 결심했다. 소록대교가 개통하는 시점에 지난 백 년 동안 한센인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 대한민국 사회의 잘못에 대해 제대로 된 반성문을 하나 써보자고 했다. 프로그램에 소개할만한 한센인의 사례를 모으던 중 법무법인 공감의 한 인턴으로부터 80대 한센인 남매인 최남순 최남용 씨의 기막힌 사연을 접했다. 젊어서 한센병에 걸린 남매는 한국과 일본의 한센인 수용시설에 따로따로 수용됐고, 지난 40여년 동안 만나지 못했다는 거다. 취재팀은 건강이 나빠 거동이 불편한 이들 남매에게 서로의 인사말을 카메라에 담아서 영상으로 들려줬고, 그들의 생생한 인터뷰를 통해 일제시대와 해방 이후 정부의 한센인 강제격리 정책이 한센인과 그 가족의 운명을 얼마나 뒤틀어 놓았는지 고발했다. 취재팀은 소록도에서 92년에 단종수술을 한 소록도 원생 송문종 씨의 사연을 소록도병원에 대한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처음으로 밝혀냈고 소록도 84인 학살 사건과 오마도 간척지 사건 등 일제시대 뿐만 아니라 해방 이후 우리 정부가 행한 인권침해의 역사에 대해서도 꼼꼼히 정리했다. 또, 일본과 대만의 한센인 요양시설에 대한 현지 취재를 통해 한국과 일본, 대만 아시아 3국 한센인들의 차별과 소외의 역사, 또 그 잘못을 바로잡는 노력에 대한 각국의 온도차도 생생히 드러냈다. 특히, 일본과 대만 정부는 한센인들에 대한 인권침해의 역사에 대해 총리와 총통 등 국가를 대표하는 행정수반이 직접 사과했지만 우리는 그동안 정부 차원의 사과 한 번 없다는 사실을 부각시켰고, 한센인 처녀와 비한센인 총각이 결혼에 이른 대만의 한 노부부 결혼 이야기 등을 통해 한센인을 바라보는 극명한 시각차도 전했다. 지난 4월 23일 프로그램이 방송된 지 20여일 후 한승수 국무총리가 현직 총리로는 처음으로 고흥 소록도병원을 방문해 과거의 잘못된 정책에 대해 한센인들에게 사과했다. 뒤늦은 감이 없지만 정부의 사과를 계기로 한센인에 대한 우리사회의 차별과 소외가 눈 녹듯 사라지기를 기대해본다. 고흥 소록도에는 현재 6백60여 명의 한센인이 살고 있고 노환으로 평균 일주일에 한 명 꼴로 숨지고 있다. 일제시절 일본 정부에 의한 강제격리 정책에 대해서는 보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정작 해방 이후 우리정부가 행한 인권침해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보상을 받지도 못한 채 한 많은 삶을 마감하고 있다. 지난 2007년 한센인 보상법이 제정됐지만 실효성이 없어서 다시 개정 논의가 진행중이다. 더 많은 한센인이 실질적인 혜택을 입도록 하루 빨리 관련 법이 개정되기를 바란다.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많은 이들에게 빚을 졌다. 지난 1세기 인간의 존엄성을 짓밟힌 각종 인권침해 행위에 대해, 때론 수치심을 억누르면서 인터뷰에 응해준 한센인 식구들의 도움으로 프로그램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특히, 일본의 한센인 수용시설에서 이틀 밤을 묵을 때 고국에서 찾아왔다며 맥주와 김치 등을 숙소로 가져오신 재일동포 한센인 김 씨 할머니, 단종 수술을 받던 순간을 회상하며 먼 산을 바라보던 소록도의 마지막 단종 수술자 송문종 씨의 처연한 눈빛은 평생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더불어 취재와 편집, 행정 등 프로그램 제작 과정에서 수시로 흔들릴 때마다 곁에서 중심을 잡아준 촬영기자 서재덕 선배와 열악한 지역방송국의 여건에도 불구하고 특집 제작에 전념할 수 있도록 배려해준 KBS 순천방송국의 취재기자와 촬영기자 선후배들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회차 심사평

제224회 전체 총평

제224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평 이석우(서울신문 기자(부장급) ) 올해 4번째 224회 ‘이달의 기자상’에서는 당연스럽게 여겨져 온 관행과 상식의 허술함, 그리고 약자에 대한 사회적 폭력을 고발하고 낯선 눈으로 새롭게 되돌아 볼 수 있게 하는 출품작들이 돋보였다. 39편의 출품작 가운데 5건이 뽑혔다. 지역기획 방송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한센병 백년 특집 다큐멘터리, 100년의 참회록(KBS순천 정길훈 등)은 우리와 우리사회가 얼마나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권리를 짓밟고 편견 가득찬 눈으로 대해 왔는지를 탄탄한 구성으로 설득력 있게 고발했다는 일치된 평가를 받았다. 한국과 일본에 나뉘어 40여년동안 생이별속에 격리된 삶을 살아 온 오누이의 한과 절망. 알려진 바와 달리 90년대에도 시행된 ‘단종 시술’. 타이완 한센인들의 행복한 삶을 일궈나가는 사례 등의 대비 등도 공감을 일으켰다. 시사기획 쌈 ‘황금알 민자 사업 1,2부’(KBS 김태형)는 개발사업의 만능 해결책으로 여겨져 온 민자 사업이 ‘장밋빛 미래’에 대한 통념과 달리 ‘불평등한 계약’속에 자칫 지역과 국가 재정에 발목을 잡고 민간 사업자들의 배만 불려주는 애물 단지가 될 수 있음을 다양한 실례와 밀착 취재를 통해 보여 줬다는 점에서 기획보도(방송부문) 수상작으로 이견이 없었다. 16편의 출품작들이 우열을 다툰 지역취재보도 부문에선 ‘감시되지 않은 살인가스 COE’(전남 CBS 박형주)가 수상했다. 지나치기 쉬운 사안을 물고 늘어져 문제를 제기하고 거대기업으로부터 시정조치까지 얻어냈다는 점에서 평가를 받았다. 다만 COE 가스의 위험성과 관련 사고들의 사례 등을 친절하게 설명하고 보여주는 입체적인 접근이 아쉬웠다는 지적이 있었다. 같은 부문의 ‘신종 부재자투표(거소투표) 부정선거의 실체’(중도일보 맹창호 등)는 무더기 대리투표를 고발하는 등 사회적 반향과 파급효과가 적잖은 특종보도였다. 정치 후진국에서나 있을 법한 일들이 우리 주위에서 버젓하게 일어나고 있음을 파헤치고 경종을 울린 보도였다는 평가가 대체적이었지만 심사위원 과반수 문턱을 간발의 차로 넘지 못했다. 기자상을 출품하는 기자들이 기자협회에 제출하는 공적 설명서에 기사 취재 경위와 과정을 보다 친절하고 투명하게 설명하는 노력은 정당한 평가를 위해서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임을 잊어서는 않될 것이란 지적들도 나왔다. 같은 부문의 ‘희생양은 사회복지기금’ 연속보도(KBS원주 송승룡 등)는 적절한 문제 제기란 점에서, ‘이마트서 가짜 삼겹살 판매’(KBS전주 이지현 등)도 대기업의 의도적 비행에 대한 고발이란 점에서 평가를 받았지만 모두 수상에는 이르지 못했다. 지역기획(신문통신)부문의 ‘대구 도심재창조 시리즈’(매일신문 김재경 등)는 논란 속에 있는 재개발사업이 가야 할 길을 시민들의 참여 유도를 통한 시민저널리즘의 노력 속에서 짜임새 있게 제시했다는 점에서 공감을 얻었다. 취재보도부문의 ‘모든 연체이자율, 약정이자 1.3배로 제한’(서울경제 우승호)은 법률 조항을 기자가 꼼꼼하게 분석하고 문제점을 제기해 개정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평가를 받았다. 기사를 쉽게 풀어쓰면서 일반 독자들에게 다가가야 했다는 아쉬움은 남았다. 취재보도부문에선 올 들어 우리 사회를 뒤흔들어왔던 ‘박연차 로비’와 관련된 CBS, KBS, 문화일보 등의 출품작이 있었다. 단계단계 사건의 흐름을 앞서 전했고 사회적 반향도 있었다는 점은 인정됐다. 그렇지만 큰 흐름에서 사건 의혹을 진일보하게 밝혀내고 진행 방향을 주도적으로 보여주기에는 미흡했다는 평이 많았다. 그렇지만 출품된 세 건의 기사 모두 돈과 권력의 수수관계의 진실을 규명하려는 기자들의 치열한 노력과 땀방울을 엿보는데 어려움이 없었다. 또 칼자루를 움켜쥐고 정보를 쥐락펴락하는 검찰과의 신경전 등 현장 기자들이 벌이고 있을 또 하나의 힘겨운 전선에서의 분투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 회차 수상작 2009년 4월

제224회(2009년 4월)에서 상을 받은 작품입니다.

지역취재보도부문 · 1편
감시되지 않는 살인가스 COE
4-04 전남CBS 박형주
지역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 1편
대구 도심재창조 시리즈
5-03 매일신문 김재경·서상현·이채근
지역기획보도 방송부문 · 1편
한센병 백년 특집 다큐멘터리 <100年의 참회록> 지금 보는 작품
6-05 KBS순천 정길훈·서재덕
취재보도부문 · 1편
모든 연체율, 약정이자 1.3배로 제한
서울경제신문 우승호
기획보도 방송부문 · 1편
시사기획 쌈 ‘황금알 민자사업
KBS 김태형·정수영·정정훈·신기호·안정환·강승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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