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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작 제280회 · 2013년 12월 취재보도2부문 출품 2-03

현대문학 유신 언급 작품 연재 거부 연속 보도

경향신문 문화부

취재후기

(280회)현대문학 유신 언급 작품 연재 거부 연속 보도 / 경향…

현대문학 유신 언급 작품 연재 거부 연속 보도 경향신문 정원식 기자 작고한 문학평론가 김현은 <한국문학의 위상>(문학과지성사, 1977)에서 이렇게 말했다. “문학은 배고픈 거지를 구하지 못한다. 그러나 문학은 그 배고픈 거지가 있다는 것을 추문으로 만들고, 그래서 인간을 억누르는 억압의 정체를 뚜렷하게 보여준다.” 이 말은 오늘의 현실에서도 여전한 울림을 갖고 있다. 그런데 문학이 억압의 정체를 고발하는 날카로운 판관이기를 포기하고 스스로 억압의 주체가 돼버린 참담한 사건이 지난해에 벌어졌다. 월간 문예지 ‘현대문학’은 지난해 9월호에 현직 대통령의 수필을 찬양한 이태동 서강대 명예교수의 글을 실었다. ‘현대문학’은 박근혜 대통령이 1990년대에 쓴 수필 4편도 함께 수록했다. 최고 권력자 또는 그 측근들을 수신 대상으로 삼은 ‘박비어천가’임에 분명해 보였지만, 확증이 없었다. ‘현대문학’으로서는 ‘원로 문학평론가가 보내온 글을 실었을 뿐’이라고 변명할 여지가 있었던 것이다. 하여, 입맛이 씁쓸했지만, 이 사건은 우발적인 ‘해프닝’으로 끝나는 듯했다. 이것이 우발적인 해프닝이 아니라 ‘현대문학’ 측의 적극적 의지가 개입된 사건이었음이 드러난 것은 몇 개월이 지난 지난해 12월이었다. 2014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예심이 그 계기였다. 심사를 위해 모인 젊은 문인들은 그 즈음 그들 사이에 화제가 되고 있던 소설가 이제하씨의 페이스북 글에 대해 말했다. ‘유신’과 ‘87년 민주화항쟁’이라는 단 두 단어 때문에 ‘현대문학’ 측이 이씨의 소설 연재를 거부했다는 얘기였다. 그들은 또 ‘현대문학’ 9월호에 실린 이태동 교수의 글을 비판적으로 언급한 한 비평가의 글에 대해 ‘현대문학’이 수정 요구를 했다는 얘기도 했다. 페이스북을 확인하고 이제하씨·해당 비평가와 통화했다. 사실이었다. 보도의 규모를 이틀 연속 1면 기사로까지 키울 수 있었던 결정적인 단서는 베테랑 문학기자인 경향신문 한윤정 문화부장이 확보하고 있던 소설가 정찬씨의 이메일이었다. 정씨도 정치적 언급을 이유로 연재를 거부당했다. 그의 제보를 통해 소설가 서정인씨도 같은 일을 겪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모든 일을 주도한 것은 ㈜현대문학 오너인 양숙진 ‘현대문학’ 주간이었다. 이 모든 일이 문제의 9월호 발간을 전후한 시점에 벌어졌다. 양 주간은 문학을 사유화하고 문인들을 모욕했다. 경향신문 보도 후 일어난 젊은 문인들의 ‘현대문학’ 거부 선언, ‘현대문학상’ 수상 문인들의 수상 거부, ‘현대문학’ 주간과 편집위원들의 전원 사퇴는, 뒤늦긴 했지만 마땅하고도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이 보도는 시작부터 끝까지 한윤정 부장의 두뇌와 손끝에서 이뤄졌다. 바이라인을 단 기자가 한 일은 일부에 불과하다. 문화부 선배들은 어리숙한 후배 기자를 시종일관 격려하고 다독여주었다. 부장을 포함한 문화부 선배들에게 깊이 감사드린다. 그 어떤 좋은 기사도 혼자 힘으로 쓰여지는 법은 없으며 좋은 동료들과 좋은 매체의 합작품일 수밖에 없음을, 이제야 알겠다.

회차 심사평

제280회 전체 총평

제280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평 전주MBC ‘육식의 반란2’ 축산분뇨 위험성 잘 드러낸 수작 2013년을 마무리하는 12월 이달의 기자상에 총 45편이 출품됐다. 최근 심사위원들의 평가기준이 엄격해지면서 예심을 통과하는 작품이 많지 않았던 것처럼 이번에도 기준을 통과한 작품은 소수였다. 이에 추가 논의가 심사위원들 간에 치열하게 진행됐고 최종적으로 7개의 작품이 이달의 기자상으로 선정됐다. 취재보도 1부문에서는 한겨레신문이 출품한 ‘국정원이 사이버사령부에 심리전 지침 내렸다’와 ‘청와대 행정관, 채동욱 전 검찰총장 혼외의심 아들 정부 유출’ 보도 2편이 선정됐다. 국방부의 “지침은 없었다”는 해명이 한겨레 취재진의 지속적인 취재로 거짓임이 드러난 것은 물론 대선개입의 컨트롤 타워가 어디인가를 밝혀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던 작품으로 예산권을 국정원이 가지고 있었다는 점에서 국정원 개입이 유추 가능했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기자상 선정에는 영향을 주지 않았다. 또다른 한겨레의 수상작 ‘청와대 행정관 개입’ 기사는 수사중인 사안이고 경로유출 결과가 드러나지 않았지만 취재진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최고권력기관인 청와대가 연루됐다는 의혹을 사실로 확인시켰고, 새정부의 태도까지 보여준 점이 높이 평가됐다. 취재보도 2부문에서는 경향신문의 ‘현대문학 유신 언급 작품 연재 거부’와 YTN의 ‘우리 동네 유독물 공장 지도’가 선정됐다. 경향신문의 보도는 취재진의 집중적인 보도가 없었다면 자칫 넘어갈 수 있는 사안이었지만 취재를 통해 성향이 뚜렷하지 않은 문인들마저 시대적인 분위기로 제약을 받는 현실을 잘 보여주었다. YTN의 유독물지도는 유독성 사업장과 관련된 이전의 기사가 사후적 보도였다면 이번 작품은 통계분석과 대안제시를 통해 독자들에게 예방적 차원의 정보를 상세하게 제공, 독자의 알권리를 충족시켰다는 평을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의 KBS의 ‘고위공직자 재취업보고서-공생의 세계’는 이번 심사에서 최다표를 받았다. 이 작품은 재취업 사례를 구체적으로 밝히기 위해 1000여명의 인물을 하나하나 찾아가는 취재로 치열한 기자정신을 보여주었고 공기업은 물론 사기업과 대기업까지 진출한 고위공직자의 재취업 사례를 입체적으로 밝혀내 호평을 받았다. 지역경제부문에서는 전주MBC의 ‘육식의 반란 2-분뇨사슬’이 1편 마블링의 음모에 이어 또다시 수상의 영광을 차지했다. 이번 작품은 분뇨사슬이 가져다 줄 재앙에 대한 우려를 국내외 사례를 통해 그동안 무관심했던 축산분뇨의 위험성을 잘 드러낸 수작으로 평가됐다. 전문보도부문(사진) 수상작인 한겨레신문의 ‘조계종 주지급 승려들의 밤샘 술판’ 보도는 기자정신이 돋보인 작품으로 호사스러운 술판이 아니었더라도 도박 등 잇따른 종교계의 도덕불감증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 기사였으며 종교계의 자성을 가져오는 계기가 됐다. 이번 심사에서 심사위원들이 가장 많은 고민과 토론을 벌였던 작품은 YTN의 ‘장성택 실각 및 주변인물의 처형’ 보도였다. 사전 취재가 있었고 시간적으로 가장 빠른 보도를 했던 시간차 특종이었던 것에는 심사위원 모두가 공감했지만 정보당국이 곧바로 공개할 정보였다는 등의 이유로 수상작에는 포함되지 못했다.

이 회차 수상작 2013년 12월

제280회(2013년 12월)에서 상을 받은 작품입니다.

취재보도1부문 · 2편
‘국정원이 사이버사령부에 심리전 지침 내렸다’ 등
1-04 한겨레신문 하어영·정환봉
청와대 행정관, 채동욱 전 검찰총장 혼외의심 아들 정보 유출 개입 보도’
1-12 한겨레신문 서영지·정환봉
취재보도2부문 · 2편
현대문학 유신 언급 작품 연재 거부 연속 보도 지금 보는 작품
2-03 경향신문 정원식
우리 동네 유독물 공장 지도 공개
2-04 YTN 함형건·김수진·양일혁·권민석
기획보도 방송부문 · 1편
고위공직자 재취업 보고서 – 공생의 세계
5-01 KBS 공아영·김연주·최형원
지역경제보도부문 · 1편
육식의 반란 2 – 분뇨사슬
7-01 전주MBC 유룡
전문보도부문(사진보도) · 1편
조계종 주지급 승려들의 밤샘 술판
한겨레신문 김봉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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