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기
(292회)비선 실세 국정개입 의혹 / 세계일보
(292회)비선 실세 국정개입 의혹 / 세계일보
세계일보 조현일 기자
세계일보가 지난해 11월28일 불과 두 쪽에 불과한 청와대 문건을 일부 공개한 뒤 대한민국은 큰 충격과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본지 보도 후 정치권과 언론계, 시민단체, 국민 여론 등 각계각층은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 규명을 촉구하며 특검과 국정조사, 청와대 쇄신을 요구했습니다.
취재팀은 박근혜 대통령 전 비서실장인 정윤회씨가 국정에 개입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은 문건을 입수한 뒤 오랜 시간에 걸쳐 여러 취재원을 통해 내용의 진위 등을 확인하는 지난한 작업을 거쳤습니다.
세계일보는 청와대 문건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지면 박 대통령이 대대적 인적쇄신 등을 통해 청와대 난맥상이 정상화하고 국정운영도 제자리 잡을 것이라는 기대를 품었습니다.
그러나 청와대 반응은 기대와 달랐습니다. 박 대통령은 “정윤회 국정개입 의혹 문건은 찌라시에 불과하다”며 문건의 의미를 축소했고, 청와대 문건 유출을 수사하던 검찰에 가인드라인을 제시했다는 의혹을 일으켰습니다.
본지 보도가 있은 뒤 두달이 흐른 2015년 2월 현재까지도 소위 ‘문고리 권력 3인방’으로 불리는 청와대 이재만·정호성·안봉근 비서관은 건재한 상태입니다.
반면 기자들은 검찰에 줄줄이 불려나가 수사를 받았고 현재도 피의자 신분이며 신문사는 압수수색을 당할 뻔했습니다. 세계일보 모기업 계열사는 현재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취재 과정은 물론이고 그 후에도 여러 일을 겪고 있지만 진실은 멀지 않은 장래에 밝혀지리가 생각합니다. 세계일보 압수수색 위기에서 보여준 기자협회와 동료 기자들 성원과 기대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취재후기
(292회)비선 실세 국정개입 의혹 / 한겨레신문
(292회)비선 실세 국정개입 의혹 / 한겨레신문
한겨레신문 하어영
“나쁜 사람이라더라”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대통령이 수첩을 보면서 한 말이다. 제보였다. 그 ‘나쁜 사람들’은 해당 부처의 국장과 과장이었다. 결과적으로 대통령이 부처 국장과 과장의 인사를 직접 챙겼다는 것이었다.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오래지 않아 두 담당자가 2013년 5월 청와대의 요청으로 이뤄진 이례적인 승마협회 조사의 담당자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국장과 과장은 누군가의 말을 듣고 보고하라는 애초 지시와 달리 ‘중립적’인 입장에서 보고서를 작성해 나쁜 사람의 신세가 됐고, 요직에서 한직으로 밀려난 사실도 확인됐다. 무엇보다 승마협회는 비선실세로 지목된 정윤회씨 딸의 국가대표 선발과 관련돼 논란이 된 바 있는 곳이었다. 따라서 비선실세 국정개입의 실체를 드러낼 수 있는 기회라는 판단아래 해당 부처 기자 등이 공조해 즉각적인 취재에 들어갔다.
다른 방법은 없었다. 맨 땅으로 돌진했다. 한 달여의 취재 끝에 제보가 진실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 과정 중 <세계일보>의 청와대 문건보도가 있었다. 취재해 오던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을 드러내는 것이었다.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프레임은 비선실세 국정농단의 실체적 진실이 아니라 문건유출의 진상으로 옮아가기 시작했다. 특히 12월2일, 대통령은 직접 나서서 “문건은 루머이며, 문건유출은 국기문란”이라고 밝히면서 프레임 전환은 기정사실처럼 됐다.
<한겨레>의 보도가 나온 것은 그 다음 날인 12월3일이었다. 12월4일...5일...연이은 보도로 비선실세 국정농단의 생생한 속살을 드러냈다. 정치권을 비롯한 독자들의 큰 반향을 불러왔다. 검찰도 수사를 하겠다고 나섰다.
그리고 한 달이 흘렀다. 문체부 장관 관련 수사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지금도 비선실세 의혹은 여전히 살아있는 주제다.
석진환 기자, 김원철 기자, 김외현 기자가 취재를 함께한 주인공들이다. 또 이름을 밝힐 수 없는 선·후배 등 많은 동료들의 협업이 보도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영광은 모두 그들의 몫이다.
이 회차 수상작 2014년 12월
제292회(2014년 12월)에서 상을 받은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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