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기
(299회) 임대주택 꼼수에 혈세 줄줄 샜다 / 이데일리
(299회) 임대주택 꼼수에 혈세 줄줄 샜다
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임대 아파트를 분양한다고요? 그것도 비싸게요?” 소식을 접한 것은 지난 4월이었습니다. 귀를 의심했습니다. 부동산 시장을 3년 넘게 취재하면서 임대주택을 분양한다는 말은 처음 들었기 때문입니다.
방식도 특이했습니다. 이 아파트는 10년 공공임대주택이었습니다. 최대 10년간 저렴한 임대료를 내고 살고, 입주 후 5년이 지나면 건설사가 입주민에게 분양 전환을 할 수 있습니다. 이 업체는 5년 뒤 ‘확정 분양가’를 미리 약속하고 분양대금의 약 98%를 입주 때까지 받고 있었습니다. 분양 아파트와 다를 게 없었습니다.
이에 대한 전문가·담당 공무원의 답변은 같았습니다. ‘문제 될 게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실태는 생각보다 심각했습니다. 이런 편법 분양이 전국에서 판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업계의 ‘관행’이라고까지 했습니다.
문제는 정부가 이런 편법 분양주택에까지 막대한 혜택을 퍼준다는 점이었습니다. 민간 자본을 빌어 공공임대주택을 한 채라도 늘려보려는 정부 제도와 관리에 구멍이 뻥 뚫렸던 셈입니다. 감시의 눈이 닿지 않는 공공사업에서 새고 있는 세수가 한두 푼이 아니었습니다.
그간 부동산 시장을 취재하면서 타인의 눈높이에서 기사를 쓴다는 생각을 한 적이 많았습니다. 서울 강남의 고가 아파트, 중산층의 전유물로 변해가는 전세. 이번에는 스스로 떳떳한 기사를 썼다고 자부합니다. 지난해 세상을 떠난 송파 세 모녀처럼 절실히 필요한 분들께 공공의 재원을 사용하는 작은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또 힘을 실어주신 많은 분께도 감사드립니다.
이 회차 수상작 2015년 7월
제299회(2015년 7월)에서 상을 받은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