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기
수상 기자가 직접 쓴 1인칭 기록 6편
연세대 총장 부인 편입학 청탁 금품수수 의혹 보도 한…
(206회)연세대 총장 부인 편입학 청탁 금품수수 의혹 보도/한겨레 사회부문 이 완
[취재보도부문]
제보자로부터 들은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연세대 현직 총장 부인이 편입학 합격을 대가로 돈을 받았다’. 쉽게 믿을 수 없었다. 내용이 충격적인 만큼 한겨레는 바로 취재에 들어갔다.
제보 확인은 쉽지 않았다. 처음부터 돈을 줬다는 학부모의 인적사항과 주소가 틀렸다. 그러나 아파트의 이름만큼은 틀리지 않으리라 생각해 며칠간 추적을 한 끝에 의심되는 한 집을 찾을 수 있었다. 학부모는 제보 내용을 완강히 부정했다. 끈질긴 대화 끝에 학부모는 돈을 주고받은 과정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며 긴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실제 검찰은 배임수재도 뇌물이나 사기도 성립하기 어렵다고 지금 말한다. 막상 돈을 준 사람의 진술도 확보했지만 확인도 쉽지 않았다. 차례차례 찾아간 총장 부인과 총장 부인을 소개해준 사람, 돈을 모아준 직원 등 주위 관련자 들은 모두 그런 사실을 부인했다.
하지만 이들의 말은 일관성이 없었다. 총장 부인은 소개해준 사람을 안다고 했지만, 소개해준 사람은 총장 부인을 모른다고 했다. 또, 연세대 직원들이 모여 편입학 관련 얘기를 들었다고 했던 날, 참가했던 사람들은 모임 자체도 부정했지만, 참가한 사람의 부인은 그날 모임을 기억해냈다.
진술은 엇갈리고, 증거는 진술뿐이었다. 다시 제보자와 돈을 준 학부모를 찾았다. 똑같은 이야기를 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제보자와 학부모가 기자에게 똑같은 이야기를 할 이유가 없었다. 연세대로부터 돈을 준 학부모의 자녀가 실제로 편입학 전형에 응시했다는 것을 확인하자 한겨레는 기사를 썼다.
막상 돈을 준 학부모의 자녀가 편입학 전형에 떨어지지 않았거나, 학부모의 항의를 받은 총장 부인이 돌려줄 돈을 급히 마련하기 위해 직원들을 끌어들이지 않았다면 절대 세상에 밝혀지지 않았을 이야기였다. 검찰 수사 결과 이들은 관련 사실을 인정했다.
한겨레 보도가 나간 뒤 한 수험생이 메일을 보냈다. 편입학 공부를 그동안 열심히 했는데 억울하다는 내용이었다. 편입학은 우리 사회에서 높은 학벌을 보장해주는 또 다른 길임에 틀림없고 수많은 학생들이 이 길을 뚫고자 노력하고 있었다.
한겨레는 의대와 치의학과 편입학 과정에 대한 추가 의혹보도를 계속했다. 연세대에 대한 교육부 감사도 진행됐고, 검찰 수사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번 기회에 편입학에 대한 시스템이 더욱더 공정해지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한달에 걸친 취재를 믿고 맡겨준 한겨레 24시팀과 제보자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전군표 국세청장에게 6천만원 줬다“ 진술 파문 C…
(206회)“전군표 국세청장에게 6천만원 줬다“ 진술 파문/CBS 사회부 권혁주
[취재보도부문]
기쁘다. 그리고 부끄럽다. 취재후기를 대표로 집필할 만큼 보도에 기여한 바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국세청 뇌물 사건이 처음 불거진 것은 지난 8월 말이었다. 정윤재 전 청와대 비서관이 뇌물 주고받는 자리를 주선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슈가 되기 시작했다. 전 부산국세청장에게 뇌물을 건넨 건설업자에 대한 특혜의혹이 잇따라 제기되고 세금을 열심히 거둬야 할 국세청 직원이 오히려 세금 떼어먹는 방법을 컨설팅(?)해준 것으로 드러나는 등 고구마 줄기처럼비리 의혹이 불거졌다.
중앙언론사 법조 출입기자들도 대거 부산으로 몰려가 취재경경쟁을 벌였다. 그러기를 한 달여. 사건은 정 전 비서관을 구속하는 선에서 수습될 듯이 보였다.
건설업자로부터 뇌물을 받은 전 부산국세청장이 입을 굳게 다물면서 뇌물의 연결고리가 잘 찾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쉬웠다. 분명 이게 다는 아닌 것 같은데….
더욱이 1억원을 받았지만 ‘내 돈이 아니었다’고 했다는 전 부산국세청장의 말. 이런 아쉬움과 궁금증이 이번 보도의 출발점이었다.
사건에 대한 관심과 집요한 취재는 성과로 나타났다. 10월19일 정윤재 전 비서관이 구속될 쯤. 검찰 내부의 갈등이 감지됐던 것.
대검은 계속 신중한 수사를 주문하고 있었고 축소수사 의혹으로 한차례 홍역을 겪었던 부산 수사팀은 폭발 직전이었다. 전군표 국세청장의 뇌물 수수 혐의를 둘러싼 갈등이었다.
하지만 현직 세무행정의 수장인 국세청장의 뇌물혐의를 기사화하기는 쉽지 않았다. 정상곤 전 부산청장이 “전군표 국세청장에게 6천만원을 줬다”고 진술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데 최종 사흘 낮밤이 걸렸다.
사상 초유의 현직 국세청장 검찰 소환과 구속으로 이어진 이번 보도가 공직자의 윤리는 물론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뇌물 관행을 고민하고 개선하는데 작은 보탬이라도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 부패로부터 자유롭다던 참여정부의 도덕성에 상처가 되는 기사였지만 대부분의 공직자들은 정직하고 성실하게 일하고 있다고 믿고 싶다.
고생한 후배들과 입술 터져 가며 취재보도를 진두지휘했던 권영철 사회부장께 존경과 감사의 뜻을 전한다.
차별없는 노동, 차별없는 사회 한겨레 사회정책팀 황…
(206회)차별없는 노동, 차별없는 사회/한겨레 사회정책팀 황보연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도대체 이럴 수가 있는 겁니까?”
비정규직법 시행을 두달 여 앞둔 지난 5월, 뉴코아 강남점의 한 비정규직 계산원이 들려준 이야기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계약기간이 공란으로 비어 있는가 하면, 지우개로 언제든지 지울 수 있도록 연필로 한 달짜리 계약기간을 써 놓기도 했다. 이른바 ‘0개월 계약’으로 언제든지 비정규직 노동자를 해고하려 했던 것이다. 비정규직을 해고한 뒤에는 이유 조차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다며 40대 중반의 계산원은 분통을 터뜨렸다.
이 때만해도 한겨레의 ‘0개월 계약 해고 예고장’ 보도는 큰 파장을 일으키지 못했다. 그러나 7월 비정규직법이 시행되면서, 사태는 좀 더 심각해졌다. 차별 시정 의무를 벗어나려는 이랜드그룹은 외주화를 서둘렀다. 이랜드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의 고달픈 투쟁이 시작된 뒤에야, 사회와 언론도 뒤늦게 해법을 찾자고 외쳤다.
그 즈음 한겨레는 비정규직법 시행 이후 벌어지고 있는 양상에 대해 더 입체적이고 체계적 분석이 필요하다고 믿었다. 중계방송식 보도로는 결코 채워지기 어려운 비정규직법의 모순과 부작용, 이로 인해 더 절박해진 차별받는 노동의 실상을 알려야 한다고 믿었다.
이런 맥락에서 비정규직법 시행을 전후로 나타난 중규직의 출현이나 무분별한 외주화의 문제, 대기업 비정규직만도 못한 중소기업 정규직들의 열악한 환경, 정규직노조의 이기주의 등의 문제를 다른 언론에 비해 한발 앞서 심층 보도할 수 있었다.
법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라는 인식에서, 유럽 여러 나라의 사례를 통해 우리가 배울만한 정책과 관행도 부지런히 담아 왔다.
‘차별없는 노동, 차별없는 사회’ 8부작 시리즈를 마친 뒤, 비정규직법을 만든 당사자들 조차 보완입법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하지만 해법 찾기는 아직도 갈길이 멀다. 정책선거의 손을 놓아버린 대선 후보들은 8백만명이 넘는 비정규직 유권자의 답답함을 달래주지 못하고 있는데다, 이랜드·뉴코아노조나 코스콤 비정규직노조, 케이티엑스 여승무원들도 아직 일터로 돌아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더 많은 관심과 고민이 필요한 때다.
탐사기획 ‘영혼이 흔들리는 아이들’ 세계일보 특별…
(206회)탐사기획 ‘영혼이 흔들리는 아이들’/세계일보 특별기획취재팀 채희창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방학 때만 되면 소아청소년 정신과, 복지관에 치료받는 아이들이 몰려 북새통이다. 정신과 다닌다는 소문나는 게 두려워 일부러 먼 곳으로 다닌다.”
“ADHD로 산만하고 인터넷 중독에 빠진 아이들이 한 반에 3∼4명이나 돼 수업하기가 매우 어렵다. 통제가 안되는 아이들이 많다.”
평소 지인들에게 두 가지 얘기를 들고 ADHD, 틱 장애, 반항 장애, 우울증 등 정신질환을 앓는 아이들이 어떻게 살아가는 지 궁금했다.
기초취재를 해보니 아동청소년 정신질환에 대한 전국적인 유병률 조사가 한번도 이뤄지지 않았다.
보건복지부는 “관련 통계가 없고 추정해 본 적도 없다”는 어이없는 답변을 했다. 당연히 취재하고 싶어졌다.
최소한 1백20만명이 넘는 아동청소년 정신질환자들이 ‘주변인’으로 밀려나고 있다. 학교에서는 왕따당하고, 부모들은 사회의 편견 때문에 소아정신과 병원 문턱을 넘지못한 채 속앓이만 한다. 빈곤층 질환 아동들은 치료를 받지못해 범죄의 늪에 빠져들기 일쑤다.
우리는 이 문제를 사회구조적인 시각으로 접근해 편견과 실태, 치료 인프라, 가족들 내면의 고통까지 심층취재했다.
자녀의 질환을 ‘쉬쉬’하고 나서기를 꺼리는 부모들 때문에 헛걸음도 제법 했다.
섹시하지는 않지만 ‘사회적 의미가 크다’는 확신이 있는 취재였기에 밀고 나갔다.
취재결과 우리나라는 정신건강 문제에 대해선 아직도 후진국 수준이었다. 질환 자녀를 둔 부모 절반이 “한국을 떠나고 싶다”고 할 정도였다.
보도후 며칠 뒤 서울시교육청은 특별예산을 편성, 2008년 초등학교 입학생 2만여명에 대해 ADHD 검사 및 치료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복지부도 내년 초1, 중1, 고1 9만9천명에게 정신건강 검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요즘 기자들의 자긍심이 바닥까지 내려갔지만 이런 아이템을 공론화시키면서‘기자질’하는 보람을 느낀다. 의미있는 기사를 써보겠다는 시도였는데 상까지 받게되니 기쁨이 두배다.
회사와 선배들의 배려와 팀원들 노력이 고맙다.
쇳가루 35년 진실은?(1부), 못 믿을 환경영향조사(2…
(206회)쇳가루 35년 진실은?(1부), 못 믿을 환경영향조사(2부)/포항MBC 보도부 장성훈
[지역기획 방송부문]
포항제철소와 철강공단 굴뚝 코 밑에 사는 동네 사람들, 그들을 처음 만난 건 집회현장이었다. 예순은 족히 넘어 보이는 사람들이 매일같이 아스팔트 바닥에 앉아 머리띠를 두르고 구호를 외쳐 댔다. 어설펐지만 절박함이 묻어났다.
동네를 찾은 첫날, 암과 호흡기 질환, 피부염 등 갖가지 질병이 좁은 골목길을 엄습해 있었다. 주민들의 호소가 진실임을 직감했다. 질병이 일상이 된 탓인지 주민들은 담담하게 환경피해 실태를 보여줬다. 그리고 방송국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풀어놓은 것만으로도 행복해 했다.
방송국 카메라가 포스코에는 문지방이 닳도록 드나들면서 왜 코 밑에 사는 이들은 보지 못했을까, 아니 보지 않았을까. 부끄러웠다. 동시에 가슴이 뜨거워졌다.
포스코 인근 주민 환경피해 보고서 제1부 ‘쇳가루 35년 진실은?’이 방송된 이후, 포스코는 곧바로 방송국을 항의 방문했다. 일방적인 주장을 담은 해명자료까지 만들어왔다. 그런 상황에서 1주일 뒤, 제2부 ‘못믿을 환경영향조사’가 방송됐다.
방송국은 어수선 했다. 그 속에는 최대 광고주이자 대기업 포스코에 대한 비판을 부담스러워 하는 모습들이 역력했다. “포스코가 소송을 걸어올 경우, 방송국이 감당할 수 있냐“ 는 우려 섞인 이야기까지 들려왔다. ‘이것이 우리 언론의 현실인가’라는 자괴감도 느꼈다. 그러나 많은 선후배와 동료들은 격려를 아끼지 않았고 지역 시민사회의 양심은 아직 살아 있었다. 취재를 시작할 때부터 민주노동당 단병호 의원이 진실에 접근하려는 다양한 노력을 함께 했고, 취재에도 큰 도움이 줬다.
방송 후 지역 7개 시민단체가 ‘포항시민 건강권 연대’를 구성해 앞으로 진실규명에 착수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 자리를 빌어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프로그램의 완성도에 대해선 사실 부끄럽다. 시간에 쫓겨 또 기획력 부재로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전하지 못한 것 같아 스스로 아쉽고 주민들에게도 미안하다.
앞으로 지속적인 취재로 만회할 기회를 찾도록 노력하겠다. 함께 고생한 후배 이용철 카메라 기자를 비롯한 제작 스텝, 그리고 아내와 함께 수상의 영광을 나누고 싶다.
막힌 입 뉴시스 사진영상국 권주훈
(206회)막힌 입/뉴시스 사진영상국 권주훈
[사진보도부문]
10월 11일 오전 대통합민주신당 의원들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BBK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서 관련 상임위에서 증인채택이 이루어 질 것이라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국회에서 열리는 법사위, 정무위, 재경위 등 각각의 상임위에서 긴장감이 돌았다.
그러나 정무위를 제외하고는 아무일이 없이 평상의 상임위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정무위는 박병석위원장과 한나라당 의원들간의 설전을 벌어지며 정회를 거듭하고 있었다.
저녁 지지부진한 정무위원회 증인채택 관련 공방은 오늘 처리되지 못할 것 같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각사 기자들은 내일을 기약하며 회사로 또는 집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정무위 회의장은 밤 11시경 한나라당 정무위 소속 의원들이 위원장석을 점거하고 있던 중 대통합민주신당 의원들과 보좌관들이 박병석 위원장과 함께 회의장으로 들어서며 몸싸움 끝에 위원장석 앞자리까지 도달, 그 시각이 밤 11시 18분 30초. 박병석 위원장은 의원들간 몸과 팔 얼굴등이 뒤엉키며 한나라당의 한의원이 안건상정을 하려는 위원장의 입을 막으며 저지하는 순간. 박위원장은 이명박 후보의 의혹관련 증인 채택안건을 통과시키며 상황은 종료되었다.
의원들간의 몸싸움, 그속에서의 비명, 명패도 날아다니며 벌어진 순식간의 일이었다. 아수라장이 된 장내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은 증인채택을 몸으로 막았다며 이야기하고 신당의 의원들은 위원장의 상정이 정당하게 이루어졌다며 다시금 공방이 시작되다 자정을 넘겨 모두가 퇴청하게 된다.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가 시작되기전 국정감사에서 ‘이명박 국감’이라는 이야기를 만들게된 하나의 시초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