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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2회 (2009년 12월)

수상작 4편 · 출품 후보작 34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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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작 4편

심사평

제232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평 이민규 심사위원 (중앙대학교 신문방송대학원 원장) 2009년을 마감하는 12월 수상작들은 맵시나 보기 좋아하고 공허한 책상물림 얼치기 논쟁 보도가 아닌 몸을 사리지 않고 직접 현장 취재에 방점을 찍는 ‘체험하는 공감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이번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37편이 응모하여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예심과 본심을 함께 진행한 심사결과 최종 4편만이 수상작으로 결정되었다. 수상작으로 결정된 4편 모두 한해를 마무리하면서 사회적 의미를 깊이 있게 전달하는 훌륭한 보도였다. 취재보도 부문에서는 아쉽게도 수상작이 나오지 않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한겨레21 안수찬 기자 등 4명의 ‘노동 OTL 연재기획’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서사적 글쓰기 인 ‘내러티브 저널리즘’ 방법론을 활용하여 무려 4개월 동안 에필로그포함 13차례에 걸쳐 빈곤 노동자 개인의 삶, 일상, 감정, 판단을 가감 없이 세밀하게 보도하여 체험을 통한 기자의 헌신적인 취재노력이 돋보인 수작으로 심사위원들로부터 거의 만장일치에 가까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주간지 특성을 최대한 살린 탄탄한 구성과 재미있는 보도였다는 평가와 함께 기사내용도 주장이나 주입식 보도가 아닌 가까이서 본 열악한 노동현장을 그대로 보도하므로 독자들이 스스로 느낄 수 있게 하였고 그로인해 설득력이 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너무 감성적인 면에 치우치지 않았나 하는 지적도 있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MBC <후 플러스> 김경호 기자의 ‘누구를 위한 보금자리?’가 차지했다. 정부의 대표적인 서민정책이라고 할 수 있는 ‘보금자리주택’제도의 문제점을 발로 뛰며 실증적으로 파헤쳐 궁극적으로 제도 개선을 이끈 수작으로 평가되었다. ‘부유층의 보금자리주책 당첨 실태’, ‘보금자리주택을 노린 청약통장 불법 매매 현장’, ‘보금자리주택의 택지비 산정 내역’ 등의 사실을 최초로 보도한 점을 높이 평가하였다. 결과적으로 이 보도를 통해서 ‘거주’ 위주로 가야할 주택 정책이 오히려 투기꾼의 ‘매매’ 위주로 되돌아가고 있는 실태를 고발하였고 이에 대해 정부가 분양가 산정과정에 대해 해명하고 장애인 등 소외계층의 피해가 없도록 하는 정책을 마련함으로써 정부 주택 정책에 대해 근본적인 개선을 시도한 수작으로 평가하였다. 지역 취재보도 부문에서는 대구MBC의 도성진, 윤종희 기자의 ‘수 천 번 불법 매립, 은밀한 공생관계’가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지난 6월부터 대구 농산물 도매시장에서 나온 쓰레기들의 처리과정을 장기간에 걸쳐 집중 취재한 결과 대부분의 쓰레기가 불법 매립되고 있고 이에 관련된 복잡하게 얽힌 유착관계를 상세하게 취재하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보도는 단순 사건이 아니라 배경이 있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근접하기 어려운 현장 영상을 촬영한 땀 냄새 나는 투혼을 높이 평가했고 궁극적으로 이 보도를 통해 제도 개선을 이끌어 낸 점을 높이 평가하여 심사위원들로 부터 거의 만장일치에 가까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마지막으로 부산MBC 조재형 기자 등 5명의 ‘닻올린 낙동강 살리기 사업’이 지역기획 방송 부문 수상작으로 결정되었다. 제목이 내용과 부합되지 않은 측면은 있지만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충분한 지역사회의 논의와 공감도 없이 지역의 젖줄이었던 낙동강이 마구잡이로 파헤치는 실태를 지역 언론 차원에서 현장성과 심도 있게 취재한 측면을 높이 평가했다. 국회예산배정이 아직 안된 가운데 공사가 진행되면서 발생하는 문제와 현장 취재를 통해서 지역 골제업자의 반응과 근교 농업의 파장도 취재하는 등 의미 있는 현장 취재가 진행되었다는 점이 그간 정치권의 대립, 환경단체의 반발을 중점적으로 보도하는 다른 언론의 책상물림 보도와는 차별된다는 점에서 심사위원들로 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 출품한 부산일보의 ‘신문화지리지-부산의 재발견’은 열심히 발품 팔아 지역주민에게 정보를 제공한 좋은 기획취재인 점은 인정을 하나 지역별로 이 같은 취재를 하였을 경우 어떻게 하겠는가와 비판이 없는 관광지도와 같은 기사라는 등 논란이 많은 가운데 아쉽게도 심사위원 과반의 벽을 넘지 못해 상을 받지 못했다. 앞으로 2010년도 저널리즘의 부흥을 위해서 기자들이 현장을 열심히 발로 뛰어 시민과 함께하는 ‘공감형’ 특종을 많이 할 수 있는 한해가 되길 기원한다.

출품 후보작

수상하지 못한 작품까지. 원본 사이트에서는 따로 찾아 들어가야 보입니다.

키코, 상품자체가 은행폭리 구조
후보 1-01 취재보도부문 국민일보 사회부 엄기영
대통령 청와대 예배 논란. 불교계 반발
후보 1-02 취재보도부문 BBS불교방송 정치외교팀 이용환*
철도공사 ‘파업유도’ 의혹
후보 1-03 취재보도부문 경향신문 사회부 정제혁*
대해부 단월드
후보 1-04 취재보도부문 동아일보 신동아팀 한상진*
‘워킹 홈리스의 힘겨운 겨울나기’ 기획 보도
후보 2-01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한국일보 사회부 문준모*·박민식
우리 아이를 용서해주세요
후보 2-02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국민일보 특별기획팀 강준구*·김찬희·김경택·조국현*·박유리*
생활체육개혁 특집 ‘스포츠 대디’
후보 3-02 기획보도 방송부문 KBS 스포츠취재팀 정재용*·권재민·김경득
시내버스 기사 채용 및 정규직 전환 비리
후보 4-01 지역취재보도부문 광주CBS 보도제작국 김형로
엉터리 시간외 수당 청구
후보 4-02 지역취재보도부문 춘천MBC 보도팀 박대용
성암소각장 TMS(대기오염물질 자동측정망) 조작 특종보도
후보 4-03 지역취재보도부문 ubc울산방송 보도취재팀 송장섭·안재영*
대전지역 ‘독거노인 죽음과 사투’ 실태 확인
후보 4-04 지역취재보도부문 충청투데이 사회부 서이석*·황의장·권순재*
탑동 방파제 긴급진단 연속보도
후보 4-06 지역취재보도부문 제주MBC 보도팀 정면구*·문홍종
암각화 흙으로 부서지나
후보 4-07 지역취재보도부문 ubc울산방송 보도제작국 조윤호*
국내 최초 철새인공도래지 ‘530억원 혈세 낭비’
후보 4-08 지역취재보도부문 KNN 보도정보팀 이대완*·박영준*
옛길을 보존하자
후보 4-09 지역취재보도부문 충북일보 사회부 최대만·임장규
“연쇄사망 성형외과 수술복없이 수술”외 연속보도 및 후속보도
후보 4-10 지역취재보도부문 부산CBS 보도제작국 장규석
‘고입선발고사 무용론’ 시리즈
후보 5-01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경인일보 사회부 김대현*·문성호*·임열수*
중국속의 백제문화; 고대 동아시아 문화의 허브, 백제를 찾다
후보 5-02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중도일보사 도청팀 박기성·김상구*
신문화지리지-부산의 재발견
후보 5-03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부산일보 문화부 김은영·백현충·이상헌*·임광면·김건수·김수진*·김호일
3.15 국가기념일 만들자
후보 5-04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경남신문 정치부 이상권·이상목·이헌장
에듀블루오션 - 부산 교육을 수출하다
후보 5-05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국제신문 사회1부 오상준·최현진*
대항해 시대를 대비하라 2부작
후보 6-01 지역기획보도 방송부문 목포MBC 보도부 신광하·정상철
도심, 부활을 꿈꾸다(다큐멘터리)
후보 6-02 지역기획보도 방송부문 KBS광주 보도국 정병준·김현웅
HD특집 <습지의 바람>
후보 6-03 지역기획보도 방송부문 대구MBC 기획제작팀 한태연·장성태
<특별기획> 산골화가. 세계를 그리다
후보 6-04 지역기획보도 방송부문 KBS대전 보도국 이정은*·임태호
보도기획 <은퇴는 없다>
후보 6-05 지역기획보도 방송부문
(집중점검) 닻올린 낙동강 살리기 사업
후보 6-06 지역기획보도 방송부문 부산MBC 보도국 조재형·이두원·윤파란·박태규·우현주
2010 상하이의 꿈
후보 6-07 지역기획보도 방송부문 여수MBC 보도팀 김종태*·서동주
“마이스터의 꿈” 2부작
후보 6-08 지역기획보도 방송부문 대구MBC 기획제작팀 최고현
주남저수지 삵 45일간의 생태보고서
후보 7-01 전문보도부문 경남신문사 사진부 김승권
노점상의 눈물
후보 7-02 전문보도부문 연합뉴스 사진부 서명곤
콰당! 콰당! 사람잡을 중앙로 실개천
후보 7-03 전문보도부문 영남일보 사진부 우태욱*
남아공 월드컵 조편성 관련 기획 그래픽뉴스
후보 7-04 전문보도부문 연합뉴스 그래픽뉴스팀 장성구·반종빈
포천 군 총탄약시험장 폭발사고
후보 7-05 전문보도부문 경인일보 지역사회부 최원류

취재후기

수상 기자가 직접 쓴 1인칭 기록 4편

닻올린 낙동강 살리기 사업 부산MBC
「닻올린 낙동강 살리기 사업」 부산MBC 윤파란 기자 낙동강 천300리에 이르는 방대한 구간이 2년 내 완공을 목표로 정비된다. 낙동강은 그 규모만큼이나 4대강 살리기 사업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4대강 사업비의 절반이 넘는 17조원의 예산이 낙동강 살리기 사업에 투입될 계획이다. 하지만 이상할 만큼 어떤 매체에서도 이 사업에 대한 심층적인 보도를 하지 않았다. 중앙 언론의 모든 관심은 ‘정치적’ 논란에만 맞춰져 있을 뿐이었다. 차분하고 긴 호흡으로 낙동강 살리기 사업을 점검할 필요가 있었다. 취재를 시작한 뒤, 왜 다른 언론사에서 쉽게 ‘낙동강 사업’에 손대지 못했는지 알게 됐다. 취재의 대상도, 구역도 너무 많고 넓었다. 비록 우리는 부산 지역 방송사지만 영남의 젖줄인 낙동강은 처음부터 끝까지 돌아봐야 했다. 보 건설 예정지를 중심으로 달성, 함안 등 낙동강을 끼고 있는 지역을 샅샅이 훑었다. 낙동강 지류를 포함한 부산권 구간은 더욱 꼼꼼히 살폈다. 치수와 환경 등 국내외 전문가들을 만나 의견을 물었다. 문제점은 곳곳에서 발견됐다. 신속한 공사를 위해 어떤 사실은 완전히 숨긴 채 진행됐고, 어떤 사실은 2배로 부풀려져 있었다. 부산시는 예산을 확보하지도 못하고 둔치 개발의 청사진만 자랑하고 있었다. 강바닥에서는 중금속이 든 오니토가 나왔지만 사업단은 문제없다는 식이었다. 낙동강이 정말로 썩어 있는가, 이번 사업은 과연 수질을 개선시킬 수 있는가에 대한 전문가의 생각도 천차만별이었다. 우리는 그 팩트들을 뉴스 안에 최대한 친절히 담아내려고 노력했고 판단은 시청자에게 맡겼다. 낙동강 사업으로 삶의 터전을 잃게 된 이들의 이야기는 더 심각했다. 한 농민은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극단적인 선택까지 했지만 현실적인 보상조차 진행되지 않고 있었다. 공사가 이미 시작된 구간에서는 우려했던 환경 훼손까지 현실화 하고 있었다. 어민들과 배를 타고 현장을 점검했고, 더 이상 낙동강에서 물고기를 잡을 수 없게 된 이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그렇게 21편의 보도가 끝났고, 부산MBC 사상 가장 긴 기획보도로 기록됐다. 보도가 나간 한달 동안 힘든 시기도 있었다. ‘4대강 사업’의 정치적 민감성 때문이었는지, 기자로서 당연히 가져야 할 감시와 비판이 정치와 이념의 문제로 비춰지기도 했다. ‘왜 이렇게 길게 하냐’는 핀잔을 들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기획 당시의 초심을 잃지 않고 끝까지 보도한 선배들. 추운 날씨 속에서도 함께 배 타고, 산 타며 화면을 만든 카메라 기자들의 끈기와 열정 덕분에 수상의 기쁨까지 안게 됐다. 마지막으로 격려와 충고를 아끼지 않았던 보도국 식구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수 천 번 불법매립, 은밀한 공생관계 대구MB…
‘수 천 번 불법매립, 은밀한 공생관계’ 대구 MBC 도성진 기자 오랜 기다림과 끈질긴 추적, 포착, 그리고 고발...마침내 드러난 은밀한 공생관계 하루 평균 150톤 안팎의 쓰레기를 쏟아내고 있는 대구 농산물 도매시장. 이 곳 쓰레기의 상당량은 채소같은 음식물쓰레기인데, 이 쓰레기들은 어떻게 처리되고 있을까? 이번 기획취재는 농산물 도매시장의 엄청난 음식물쓰레기가 불법 매립되고 있는 실태와 이를 둘러싼 각 종 의혹들에 관한 것이다. 취재 초기 현장 확인 단계에서는 일일이 발품을 팔며 관련 증거영상들을 담아야했기에 몸이 힘들었고, 현장 확인이 된 이후에는 농산물도매시장의 관리를 둘러싼 복잡한 행정체계와 관련자들의 교묘한 발뺌으로 머리가 힘들었다. 적어도 10년 넘게 계속돼 온 해묵은 비리. 관행을 넘어 일상이 돼 버린 이들의 비리는 횟수로는 5천 번이 넘고, 쓰레기 양으로는 무려 8만톤이 넘지만 지난해 6월 3차례에 걸친 의혹 보도만으로는 가시지 않는 숱한 의문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공무원과의 유착이 없으면 이런 고질적인 부패는 이뤄지기 힘들다고 판단했고, 결국 경찰이 수사에 나선 결과 농도 짙은 의혹은 충격적인 실체를 드러낸다. 가장 알고 싶었지만 확인하지 못했던 의혹인 공무원의 쓰레기 처리업체 주식 소유 문제가 경찰 수사로 드러난 것이다. 20년 넘게 매립장에서 중장비를 몰며 6급까지 승진한 공무원은 농산물도매시장 쓰레기 처리업체가 쓰레기 처리를 시작한 1998년부터 아내 명의로 주식을 투자해왔고 매년 주주총회에도 버젓이 참석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문제의 업체는 무려 7억 5천만원이나 횡령한 것으로 밝혀져, 취재 기간 내내 경기가 나빠 매년 적자를 면치 못한다고 둘러대던 변명이 모두 거짓으로 드러났다. 이는 경영 적자를 핑계로 이 업체의 외부 쓰레기 반입을 허용해줬던 농산물도매시장 관리사무소의 엉터리 행정도 여실히 드러낸 결과였다. 여기에 더해 매립장에 근무하다 대구시청으로 자리를 옮긴 또 다른 6급 공무원은 별도의 통장까지 만들어 수 천만원의 뇌물을 오랜기간 상습적으로 받아온 것이 드러나 공분을 샀고, 매립장 소장을 비롯해 대구 환경자원사업소의 폐기물 단속 관련 공무원 모두가 뇌물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대구 공직사회에 큰 충격을 안겨줬다. 수 천 번 불법매립 뒤에 숨겨져 있었던 은밀한 공생관계가 그 실체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취재착수와 의혹제기, 경찰수사와 결과발표에 이르기까지 꼬박 6개월이 걸린 힘든 취재... 의혹을 뒤로한 채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문득문득 들기도 했지만 끈끈한 취재 팀워크와 기대 이상의 의지를 보여준 경찰의 협조가 있었기에 이 모든 것들이 가능했다. 비가 억수같이 내리던 이른 새벽에서부터 뙤약볕 내리쬐던 한 여름의 숱한 날들을 함께하며 취재기자보다 더 나은 현장 감각과 일 욕심으로 항상 새로운 길을 열어준 윤종희 선배에게 수상의 영광을 돌린다. 그리고 오랜 시간, 하루하루의 뉴스 생산에 쫓기지 않게 좋은 여건을 마련해준 데스크와 보도국 식구들에게도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누구를 위한 보금자리? MBC
누구를 위한 보금자리? MBC 김경호 기자 “강남 보금자리주택 분양가 4억 원 안팎” 정부가 서민을 위해 값싼 보금자리주택을 공급하겠다며 밝힌 내용입니다. 부자들이 모여 산다는 서울 강남 지역의 아파트 분양가가 4억 원 정도라면 분명 주변 시세에 비해 매우 낮은 가격임에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지금 4억 원 짜리 아파트를 살 수 있는 사람이 서민일까?’ 과연 어떤 사람들이 보금자리주택에 당첨되는 것인지 알기 위해, 1차 보금자리주택 당첨자들의 서류접수장을 찾아가 당첨자들을 추적했습니다. 결과는 믿기지 않는 수준이었습니다. 값비싼 외제차를 타고 다니는 당첨자들에, 1억 원이 넘는 고가의 승용차를 모는 당첨자들까지... 그 중엔 서울 강남지역의 고급 오피스텔을 소유한 사람도 있었고, 심지어 부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타워팰리스’ 거주자도 있었습니다. 강남의 부동산업계에선 놀라운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보금자리주택에 입주할 수 있는 청약통장이 수천만 원에 거래되고, 일부 부유층은 이미 자녀들에 대한 편법 증여의 수단으로 보금자리주택을 노리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현장 취재 결과 불법적인 보금자리주택 분양권 거래는 사실로 드러났습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정부가 서민을 위해 그린벨트까지 풀어가며 주변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공급한다는 보금자리주택에 왜 서민이 아닌 사람들이 당첨이 되고, 불법 거래까지 이뤄지는 것일까.... 답은 분양가에 있었습니다. 취재팀은 오랜 추적 끝에 1차 보금자리주택지구의 택지비 산정내역을 단독으로 입수해, 분양가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보금자리주택의 분양가가 집 한 채 당 많게는 1억 원이나 부풀려져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도저히 서민은 입주할 수 없는 높은 분양가가 고소득 당첨자들을 부르고, 불법 거래를 낳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집은 ‘사는 것’이 아니라 ‘사는 곳’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에게 집은 오랜 기간 가장 믿을 수 있는 ‘재산 증식’과 ‘투기의 수단’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한동안 서민을 위한 임대아파트 정책의 중요성이 부각되는가 싶더니, 현 정부들어 주택 정책은 매매 위주로 다시 되돌아가고 있습니다. 서민을 위한다는 ‘친서민정책’이 오히려 서민을 내모는 현실은 비단 주택 정책만은 아닌 듯싶습니다. 언론의 역할이 더욱 필요한 때인 것 같습니다. 힘든 취재 일정 속에서도 헌신적인 노력으로 훌륭한 작품을 만들어준 장선아 작가님과 끝까지 믿어주신 데스크진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노동 OTL 연재기획 한겨레신문
노동 OTL 연재기획 안수찬 한겨레신문사 <한겨레21> 사회팀장 지난해 여름, 우리는 아무 것도 몰랐다. “노동에 대해 한번 취재해 보자.” “직접 취업해서 일해보면 어때.” “하루 이틀 말고, 적어도 월급 받을 때까지, 똑같이 먹고 자고 입어보는 게 좋겠어.” 우리는 우리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몰랐다. 그것이 거대한 삶의 무게를 다루는 일이 될 것이라곤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노동은 오래된 문제다. 그러나 언론에 등장하는 노동은 ‘화장한’ 얼굴이다. 통계청이나 노동부에서 내놓는 보도자료가 있다. 거기서 노동은 숫자로 화장을 한다. 아주 가끔 노사분규가 일어난다. 거기서 노동은 쟁의와 협상으로 화장을 한다. 기자는 숫자를 분석하거나 파업 현장을 둘러본 것으로 노동에 대한 취재를 마친다. 기자도 독자도 노동을 알만큼 안다고 생각한다. 실업자가 늘고 임금은 줄고 비정규직만 양산된다는 것쯤, 누군들 모르겠나 생각한다. - 그런데 정말 알고 있나? 그 질문이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 임인택 기자는 반월 공단 난로 공장에 취업했다. 그는 “침묵 노동”이라고 기사에 썼다. 일하는 자들은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임지선 기자는 서울의 갈빗집에 취업했다. 그는 “감정 노동”이라고 기사에 썼다. 일하는 자들은 사장, 손님, 남편을 위해 제 감정을 숨기고 꾸몄다. 전종휘 기자는 마석 가구 공장의 이주 노동자들과 함께 컨테이너에서 살았다. 그는 “닫힌 노동”이라고 기사에 썼다. 일하는 자들은 공장 밖으로 나올 수 없었다. 안수찬 기자는 서울 대형마트에 취업했다. 그는 “히치하이킹 노동”이라고 기사에 썼다. 일하는 자들은 하찮은 직업을 갈아타며 평생을 보내고 있었다. 이것은 숫자가 아니다. 강력한 구호도 아니다. 복잡한 정책은 더구나 아니다. 다만 기사로 옮기는 것조차 불편한 현실이다. 가난한 노동자는 어떻게 탄생하는가. 그들의 부모와 자식은 왜 가난한 노동자인가. 그들은 왜 아무 말 없이 감정과 의견도 숨기고 닫힌 세계를 인내하는가. 노동의 문제를 구조와 제도로 치환하지 않고, 정책적 대안을 공연히 병렬하지도 않고, 오직 그들의 감정과 경험과 일상을 생생하게 드러내는 데만 애를 썼다. 덕분에 지난해 7월 이후 우리 가운데 누구도 편하지 않았다. 임인택 기자는 말수가 줄었다. 임지선 기자는 밥 먹을 때 식당 아줌마를 재촉하지 않는다. 전종휘 기자는 엄지 손가락에 못이 박히는 산재를 입고 수염이 덥수룩해져 돌아왔다. 안수찬 기자는 아직까지도 구운 고기를 먹지 않는다. 누군가 대안을 물었다. “노동자들이 편하게 공장에 출근할 수 있는 통근 버스를 마련해주는 것”이라고 임인택 기자는 답했다. 고된 취재 끝에 우리는 작은 혜안을 얻었다. 다섯달 동안, 박용현 편집장 이하 <한겨레21>의 모든 기자들이 공장에 취업한 우리의 빈자리를 메웠다. 노동에 대한 탐사취재, 내러티브 기사작법, 5개월에 걸친 장기 연재, 1천매에 이르는 방대한 보도, 4차례에 걸친 표지 편집 등이 가능했던 것은 그들의 노동 덕분이었다. 아직 부족함이 많은 기사를 칭찬해준 심사위원들께 감사드린다. 덕분에 올해 탐사보도 농사는 신나게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