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기
수상 기자가 직접 쓴 1인칭 기록 5편
5·18묘지 상석 밟는 안상수 대표 연합뉴스 광주
광주 5.18묘지 상석 밟은 안상수 대표(사진)
연합뉴스 광주전남취재본부 장덕종 기자
북한의 소행이다, 반란이다, 폭동이다..
최근 우리사회에 떠돌고 있는 5.18을 왜곡하는 말들이다. 4년동안 5.18 관련 기사를 다루며 수많은 관련 기사가 올라갈 때마다 네티즌들은 '폭도의 소행' '북한 배후설' 등을 주장하며 유족과 관련자들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다.
문제는 이같은 인식이 일부가 아닌 너무나 많은 사람들에 의해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점이다. 호남이라는 지역이 갖고 있는 특수성(지역 차별)과 결부되면서 5.18이 광주의 전유물로 전락하고 있는 현실은 안타깝기만 하다. 이런 분위기에 여당의 대표가 편승했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보온병, 자연산 등의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안상수 대표는 5.18묘지 상석을 밟는 실수로 또한번 입방아에 올랐다. 일부에서는 "안 대표의 실수일 뿐이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안 대표가 5.18묘지를 방문하면서 묘지의 상징성과 중요성에 대해 얼마나 진지하게 생각했는지 묻고 싶다. 수많은 정치인들이 5.18묘지에 들러 참배하고 민주열사들의 묘지에 들른다. 의례적으로 묘지 앞에서 묵념하고 묘비를 만지며 추모의 예를 갖춘다. 그러나 그들의 행위에는 진정성이 보이지 않았다. 안 대표의 행위는 실수가 명백하다. 바쁜 일정상 참배만 하려 했던 안 대표는 경황이 없어 실수를 했을 것이다. 그러나 어린 아이들도 제사상에 발을 올리지 않는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 기자들도 5.18묘지를 들를 때면 묘지를 혹시나 밟지 않을지 조심한다. 이래도 실수를 침소봉대 한다고 비판할 수 있을까.
광주에서 태어나 자랐지만 나를 포함해 광주의 젊은이들은 부끄럽게도 5.18을 사실 잘 모른다. 정규교육 과정에서 5.18에 대해 배울 기회는 거의 없었고 대학을 다니며 선배들에게 귀동냥으로 들은게 전부이다. 심지어 화려한 휴가 같은 영화에서 배운 지식이 전부라면 과장일까. 하지만 부모님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막연하게나마 무섭고 슬픈 시기였다는 생각은 들었다. 5.18을 담당하는 기자가 되면서 5.18을 배워야했다. 자랑스러운 기억보다는 부끄러운 기억이 더 많았다. 피해자들은 이권을 챙기는데, 정치인들은 표를 얻기 위해 바빴다. 정치인들은 5.18은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승리라며 추켜세웠지만 정작 피해자 보상, 후유증 치료, 왜곡 등의 문제에 대해서는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았다. 5.18은 위대한 민주주의의 승리라는 환호성 뒤에서는 5.18이 왜 민주주의의 승리인지를 따지고, 가르치고, 이해하는 노력들은 보이지 않았다.
안 대표와 한나라당 지도부는 총선, 대선을 앞두고 불모지인 광주를 공략하기 위해 대거 광주를 찾았다. 광주의 상징인 5.18묘지에서 참배하고 시민들을 향해 "이제는 우리를 사랑해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그들의 노력은 5.18묘지의 상석을 밟는 안 대표의 행위로 인해 상당 부분 묻혀 버렸다. 광주 시민들의 마음을 얻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라는 사실을 잘 보여줬다. 안 대표가 진심으로 광주 시민들의 마음을 얻고 싶다면 먼저 5.18을 공부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선행되야 하지 않을까. 물론 우리나라의 모든 정치인들도 마찬가지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화재의 원인과 불법점유 집중…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화재의 원인과 불법점유 집중보도
경인일보 사회부 이재규 기자
늘, 누구에가 상을 받는 일이란 기쁘고 들뜨게 한다. 이달의 기자상에 응모하라는 연락을 받았을 때 '글쎄' 하면서도 한 구석에선 '혹시나'하는 마음이 들었음이 솔직함이었으랴.
후배 기자들과 소주 한잔 기울이며 "왕년에 선배가 말야…"로 시작되는 주사 아닌 주사가 늦게나마 꼭 허언이 아니었고, 말발이 먹히게 돼 위안으로 삼는다.
지난 2004년 11월 수상 이후 6년 4개월만이다. '현장에 기사가 있다'는 단순하면서도 불멸의 진리(?)를 다시금 깨닫는 계기를 마련해 준 심사위원들과 함께 특히 편집국장 및 데스크 등 선·후배들에게 지면을 빌려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지난해 12월 13일 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부천 중동나들목 구간 교량하부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통행이 전면 통제됐다 3개월이 지난 15일 새벽 6시부터 통행이 재개됐다.
경인일보는 화재 사건 자체에 대한 관심과 함께 사건의 원인과 배경에 대한 집중적인 취재에 들어갔다.
화재의 원인을 놓고 경찰은 실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었고, 소방서측은 방화설에 무게를 두는 등 서로 다른 의견을 내놓았던 점도 취재의 핵심이었다.
경찰에 대한 밀착 취재를 통해 유조차 기사에게서 유력 용의점이 포착됐다는 사실을 가장 먼저 확인, 최초 보도하는 성과를 냈다.
서울외곽순환로 부천구간 하부공간의 불법점유 문제가 다른지역보다 유독 심각하다는 점도 주목했다. 부천구간 교량하부 공간의 73%나 불법점유되고 있었다.
취재를 통해 속속 드러난 사실들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전 시의원을 포함한 유력 인사들이 계약서 한 장 없이 한국도로공사로부터 임대차 계약을 맺은 것처럼 행세하며 연간 수천만원씩을 챙겨온 것으로 드러났다. 그야말로 '현대판 봉이김선달'이었다. 단독보도로 이어졌다. 유조차 기사 역시 불법 점유된 주차장 관계자들과 공모해 유조차의 기름을 빼 내려다 화재를 일으켰다. 관련자 4명 모두 사법처리됐다.
화재 발생 직후 '그동안 불법점유를 해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던 도공이 정작 물류업체 등에게 교량하부에 대한 장기간 점용을 허가하며 수십억원을 챙기는 돈벌이를 해왔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주인(도공) 스스로 교량하부 점용을 통해 돈벌이를 하다보니, (봉인 김선달의)불법점유에 제대로 된 대처할 수 없는 것이 너무나 당연했다. 역시 단독보도였다.
경찰은 불법점유와 관련한 수사를 통해 5명을 구속하고 90명을 무더기로 입건했다. 공식 확인된 '봉이 김선달'들의 부당이득만 17억원이나 됐다.
10여년 가까이 한국도로공사의 엉성한 관리로 불법점용이 만연하고 화물차와 컨테이너 등으로 흉물처럼 방치됐던 인구 87만의 부천시 관문인 외곽순환로 하부공간이 오는 10월이면 배드민턴, 테니스, 족구, 게이트볼장 등으로 조성돼 시민들 품으로 돌아온다. 감히 경인일보의 보도가 일조했다고 자부한다. 기자로 살아가는 또 다른 보람이다.
충격실태 - 국가시험이 샌다 SBS
충격실태 - 국가시험이 샌다
SBS 보도제작부 김정윤 기자
지난해 11월 초, 의료인 국가시험에 조직적인 부정과 담합 의혹이 있다는 짧은 제보를 받았습니다. 의사 국가시험 문제를 조직적으로 유출해 공유하는 비밀 홈페이지가 운영되고 있고, 시험 직전에는 거의 모든 수험생들이 호텔에 모여 고급 출제정보를 이른바 ‘족보’의 형태로 비밀리에 돌려본다는 내용이었습니다.
12월 중순에는 초등교사 임용시험 비리 의혹을 밝혀달라는 제보가 잇따랐습니다. 시험에 앞서 각 교육대학마다 경쟁적으로 ‘특강’을 열고 있는데, 이 특강에서 출제위원으로 위촉된 교수들이 자신의 학교 학생들에게만 출제정보를 비밀리에 알려준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국가시험에서 부정과 담합 의혹이 일고 있다니, 쉽게 믿기지 않았습니다. 제보의 사실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관련자들과 접촉을 시도해 봤습니다. 그러나 전문직 시험은 일정 자격을 갖춘 이들만 볼 수 있는 시험이어서인지 취재원들을 만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어렵게 만난 한 취재원에게서 아이디를 건네받아 의대생들의 비밀 홈페이지에 접속해 봤습니다. 놀랍게도 당시 한창 치러지고 있던 의사 실기시험 문제들이 일목요연하게 복원돼 있었습니다. 학교별로 복원해야 할 분량까지 할당돼 있었습니다. 실기시험은 3천여 명이 3달 동안 순서대로 치르는데, 나중에 시험 보는 학생들은 문제 대부분을 미리 알고 시험을 칠 수 있는 구조였습니다. ‘호텔 족보’의 존재는 사실일까? 합숙 일정을 취재해 해당 호텔들에 잠입해보니, 의료계열 학생들이 호텔을 전세 내다 시피 하고 있었습니다. 과연 시험 직전 비밀 족보가 배포되고 있었고, 손목에 후배들의 확인 도장을 받아야만 호텔 안으로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보안이 철저했습니다.
초등교사 임용시험을 친 수험생들은 ‘특강’ 내용이 담긴 MP3 파일들을 취재진에게 보내왔습니다. 이 녹취 내용을 실제 출제문제와 비교해보니 상당한 유사성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올해 출제될 문제를, 어떤 교수는 에둘러, 또 다른 교수는 직접적으로 언급하고 있었습니다. 외부로 유출하지 말라며 비밀 유지를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의료인과 교사를 선발하는 전문직 국가시험은 해당 교육을 이수한 사람들만 응시할 수 있는 시험입니다. 그래서 그동안 시험이 어떻게 치러지는지, 시험을 둘러싸고 무슨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감시하고 비판하는 목소리는 거의 없었습니다. 팀은 심층 취재를 통해, 복마전이 돼 버린 국가시험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관리하기 위해 사회적인 관심과 제도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했습니다.
쉽지 않았던 3달여의 취재는, 며칠 밤을 새가며 취재했던 원진주 막내 작가, 좋은 글과 구성을 생산해낸 조민경 작가, 호텔 잠입 취재를 능숙하게 해 낸 백경화 VJ, 눈빛만 봐도 통하는 파트너 양두원 카메라기자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우리 팀원들에게 수상의 모든 공을 돌립니다.
'함바 게이트' 정관계 연루 의혹 연속 특종 보도 SB…
'함바 게이트' 정관계 연루 의혹 연속 특종 보도
SBS 사회2부 임찬종 기자
건설 현장 식당, 이른바 '함바' 운영권을 사고 파는 사업가 유모씨가 검찰의 수사선상에 올랐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은 지난해 하반기였습니다. 정관계 인사들의 이름도 함께 거론됐습니다. 당시에는 본격적으로 취재할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인맥을 과시하기 좋아하는 누군가가 터무니없이 과장한 이야기 정도로 여겼습니다
얼마 뒤 브로커 유씨가 검찰에 체포됐습니다. 유씨의 로비 행각에 대한 구체적인 정황이 속속 취재되기 시작했습니다. 유씨를 검찰에 고소한 사람들 중 한 명은 유씨의 사무실에서 유력인사 수백명의 명함을 발견했다고 말했습니다. 강희락 경찰청장을 통해 수 많은 민원을 해결해, 업자들끼리 강 청장을 비롯한 고위급 인사들을 지칭하는 은어까지 있다는 증언도 들었습니다.
1달 가까운 취재 끝에 유씨가 정관계 전반에 걸쳐 광범위한 로비를 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검찰이 유씨의 진술에 신빙성을 두고, 강희락 전 경찰청장과 이길범 전 해양경찰청장을 출국금지한 것도 취재했습니다. 강원랜드 사장-방위사업청장 등 현직 정관계 고위급 인사들을 수사하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해 보도할 수 있었습니다. SBS 보도 이후 브로커 유씨의 정관계 로비 행각에 대해 여러 언론사의 집중적인 취재가 시작됐습니다. '함바 게이트'라는 이름도 붙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유력 인사'들은 약속이나 한 듯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함바에 대해서 아무런 결정 권한이 없습니다. 관련도 없습니다. 제가 왜 함바 브로커의 돈을 받습니까?"
틀린 이야기는 아닙니다. 경찰청장, 해양경찰청장, 방위사업청장, 강원랜드 사장이란 공직은 분명 함바와 관련이 없는 자리입니다. 그러나 유씨가 헛 돈을 쓴 것은 결코 아니었습니다.
강희락 전 경찰청장에 대한 검찰 수사 결과를 살펴보면 비공식적인 '힘'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생생히 느낄 수 있습니다. 검찰은 유씨가 강희락 청장에게 각 경찰서장이나 정보과장에게 전화를 걸어달라고 부탁했다고 설명합니다. 청장의 전화를 받은 각 지역 경찰서장은 유씨의 크고 작은 부탁을 거절하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경찰대 출신 어떤 경찰 간부는 강희락 전 청장의 전화를 받고고 유씨의 부탁을 들어주지 않았다가 인사에서 손해를 봤다고 제게 털어놨습니다. 유씨는 또 언제든지 강희락 청장과 통화할 수 있는 자신의 '인맥'을 이용해 승진을 원하는 다른 경찰 간부들을 '관리'하기도 하고, 자신과 계약 관계에 있던 건설회사들의 민원을 처리해주기도 했습니다.
'청장의 전화 한 통화'는 경찰청장 복무지침에 명시된 권한은 아니지만, 유씨 입장에서는 만날 때 마다 1천만원씩 안겨줄만한 가치가 있는 '힘'이었던 것입니다.
'함바 게이트' 수사는 마무리됐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함바 로비의 최대 피해자는 공사장 근로자들이다. 현장 식당 동태국에 동태 살은 없고 뼈만 있어서 '동태 사골국'이라는 말이 있다. 이번 수사로 이런 말이 사라진다면 최고의 보람일 것이다."라고 소회를 밝혔습니다. 공사 현장에서의 로비와 비리는 잠시 사라졌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정관계의 고위인사들이 정당한 권한이 아니라, 비공식적인 '힘'에 도취돼 있다면 제 2, 제 3의 '함바게이트'는 필연입니다. 기자들이 권력에 대한 감시를 멈출 수 없는 것도 이 때문일 것입니다.
‘민간인 사찰, 민정수석실 보고 확인’ 단독 보도 …
‘민간인 사찰, 민정수석실 보고 확인’ 단독 보도
서울신문 사회부 강병철 기자
누군가 고위직에 내정됩니다. 그럼 청문회가 열리고 임명동의안이 통과하는 순간까지 언론 등은 내정자에 대한 ‘폭로’를 끝없이 쏟아냅니다. 대다수는 그냥 견딜 만합니다. 그러나 가끔은 ‘다양한 이유’로 도저히 버틸 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면 내정자는 결국 ‘용퇴’를 하게 되고, 그 폭로는 ‘특종’이 됩니다.
‘자리’와 그에 따른 ‘사람’, 즉 ‘인사’와 관련된 특종은 대부분 이런 매커니즘을 가집니다. 또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 씁쓸한 뒷맛을 남깁니다. 누군가는 고배를 들어야 하고, 때로는 그날의 상처가 영영 낫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런 기사는 취재팀 선배의 말씀대로 누군가 ‘등에 칼을 꽂는’ 짓인 셈이지요.
저희 서울신문 법조팀의 수상작 ‘민간인 사찰, 민정수석실 보고 확인’(서울신문 2011년 1월 10일자 1, 4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기사는 취재팀이 발생 당시부터 꾸준히 관심을 갖고 기사화했던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 사찰’ 사건의 연장선이었지만, 결과로 보건대는 결국 당시 감사원장으로 내정된 정동기 내정자를 겨눈 폭로였습니다.
당시는 이미 정 내정자에 대한 폭로가 한창 물오른 때였습니다. 검찰을 퇴직한 그가 전관예우를 받아 ‘7개월간 7억원’을 벌었다는 것이 주된 공격 방향이었습니다. 하지만 이건 그에게 ‘견딜만 한’ 폭로였던 모양입니다. 논란이 거셌음에도 다양한 해명(또는 변명)을 내놓으며 꿋꿋이 청문회 준비를 하고 있었지요.
그러다 1월 10일 이 기사가 나갔고, 그는 결국 이틀 뒤 용퇴를 했습니다. 그러면서 “두루미는 날마다 미역 감지 않아도 새하얗고 까마귀는 날마다 먹칠하지 않아도 새까맣다”는 성현의 말씀까지 인용했습니다. 이로써 저희 팀의 기사는 특종이 됐고, 민정수석 출신이 감사원장이 되는 초유의 감사원 중립성 훼손 사태는 일단 미뤄지게 됐습니다.
하지만 씁쓸한 기분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공익을 위한다고 하지만 기자도 사람일진대 ‘등 뒤에 칼이 꽂힌’ 사람에게 미안한 마음이 전혀 없을 수는 없겠지요. 누가 두루미인지 까마귀인지는 차치하고서 말입니다.
물론 안타까운 점도 한둘이 아닙니다. 그의 용퇴에는 분명 도저히 버틸 수 없는 ‘다양한 이유’가 있었을 겁니다. 정치권에 있는 사람들은 그 중 하나가 ‘정권의 부담’이라고 하더군요. 취재팀의 보도로 민간인 불법 사찰 결과가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던 정 내정자에게 보고됐다는 사실이 끝내 확인되면서, 이 사건에 다시 불이 붙을까봐 그를 쳐냈다는 것이지요.
진실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어쨌든 그가 용퇴하면서 민간인 불법 사찰 논란은 결국 다시 잠잠해지고 말았습니다. 민간인 불법 사찰의 ‘윗선’이 과연 누구였는지, 청와대가 어느 정도 관여를 한 것인지, 언젠가는 또 이를 폭로할 특종이 나올 때가 오지 않겠습니다. 기다리고 있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