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기
수상 기자가 직접 쓴 1인칭 기록 5편
안철수 원장 국립 5·18 민주묘지 참배 단독보도 뉴…
안철수 원장 국립 5·18 민주묘지 참배 단독보도
뉴시스 광주전남본부 류형근 기자
9월14일 오전 휴대전화가 울렸다. 휴대전화 너머에서는 선배의 다급한 목소리가 이어졌다. "안철수 원장이 5·18묘역에 있는 것 같다. 빨리 가봐라" 이 한마디 였다.
전화를 받은 광주 남부경찰서에서 북구 운정동의 묘역 까지는 20여분 거리다. 하지만 무작정 가속페달을 밟았다.
운전을 하면서도 수 만가지 생각을 했다. "만날 수 있을 까. 어떤 질문을 먼저 해야 하나. 비공개인데 취재가 가능할까" 등을 고민하는 사이 10여 분 만에 묘역에 도착했다.
도착 하는 순간 국립5·18민주묘지 민주의 문 앞의 분위기가 이상함을 느꼈다. 직원들이 휴대전화를 들고 안절부절 하는 모습이 눈에 띄어 아직 안 원장이 돌아가지 않았음을 감지했다.
그리고 장비를 챙겨들고 민주 열사들이 안장돼 있는 곳까지 뛰어 올라갔다. 그곳에는 안철수 원장과 일행들이 참배를 마치고 추모관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미리 예상했던 취재방법은 온데간데없고 일단 카메라에 손이 갔다. 거의 동물적 반사신경으로 셔터를 눌렀다. 안 원장과 일행도 기자처럼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동안 비밀리에 이동하며 잠재적 대선 후보 행보를 보이던 안 원장의 대선 출마가 기정사실화되는 순간이었다.
지난 2002년 국립묘지 승격과 함께 민주화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한 국립5·18민주묘지는 야권 대선 후보들이 고비 때 마다 찾아 해법을 구상해 온 데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호남구애의 시발점이라는 상징적인 평가를 받아왔다. 안 원장도 5·18묘역을 참배한 지 5일 만에 대선 출마를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오직 뉴시스만이 역사의 한 순간을 사진취재로 오롯이 담아낸 것이다.
뉴시스 보도는 안 후보의 대선 출마를 기정사실화시킴으로써 그동안 출마 여부와 시기를 놓고 벌어졌던 소모적인 사회적 논란을 종식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안 원장의 공식명칭은 이제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로 불리고 쓰여진다. 또 안 후보는 유력 후보로 거론되며 일거수 일투족이 기사화 되고 있다.
안 후보는 또 이제는 공개적으로 광주를 방문해 호남 표심잡기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안 후보는 문재인 후보와 야권 단일화 방안을 놓고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어떤 결정이 내려지던 간에 역사의 한 순간을 유력 대선 후보와 함께 했다는 자부심은 오랫동안 가슴에 남아 있을 것 같다.
탐사기획 “한반도 바다가 변하고 있다 울산MBC
탐사기획 “한반도 바다가 변하고 있다
울산MBC 서하경 기자
오래전부터 이슈가 된 지구온난화.
필리핀이 고향인 파랑돔이 독도에 정착해 대를 이어 서식하고 , 한반도로 몰려오는 미귀록 희귀 열대어종들.....
그러나 제주해역이나 동해안 독도,울릉도 인근에서 가끔 관측되는 희귀 아열대 어종이 우리가 바다에서 접할 수 있었던 지구온난화의 대부분이었다.
지금까지 한반도 근해에서의 변화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진 바가 없었다. 제작진은 바로 그 지점에서 취재를 시작했다.
우리는 한반도 해양생태계가 과연 어디까지 진행되고 있는지 동해바다에서 그 현장을 확인하고자 하였다. 특히 동해가스전은 가스 생산을 위해 각종 구조물이 많아 해양 생물들이 서식하기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지만 가스기지라는 위험시설물의 특성과 심한 조류 때문에 취재가 매우 어렵고 위험한 해역으로 분류돼 언론사들이 주목하지 않았다.
먼저 수중탐사와 함께 국립수산과학원의 탐구호 트롤조사, 플랑크톤 분석 등 대대적인 해양조사를 실시했다. 특히 우리가 주목한 점은 최근 고래떼가 유난히 동해바다를 많이 찾는다는 점이었다. 무엇이 고래를 이동하게 만들었을까, 고래의 먹이 멸치떼가 많아졌다면 그들은 왜 우리해안으로 몰려드는 것일까, 그렇다면 그로인한 변화는 어떤 것일까?로 궁금증은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동해가스전 인근에서 조업을 하고 있는 꽃게잡이 어선과 가자미어선들의 목격담과 동해가스전에 근무하는 석유공사 직원들의 관측을 분석해 여름철 한반도 동해 바다에 엄청난 참치떼가 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인간의 논리적 추론만으로는 알기 힘든 자연의 섭리를 깨닫는데는 직접 눈으로 보는 것이 최고의 진리다. 보다 생생한 화면을 전달하고자 온갖 위험을 무릎쓰고 바다속을 헤매기를 수차례 동해가스전에서 우리는 거대한 참치떼를 만날 수 있었다. 에메랄드빛 물결속에 군무를 펼치는 그들은 아름답다 못해 경이로웠다.
인간에게 1도가 엄청난 변화이듯 바다속 동식물들에게 있어 지난 40년간 바닷물 온도 1.3도의 상승은 그들의 삶의 터전을 흔들었다. 그들은 살기위해 움직이고 있었다. 냉엄한 생존환경에 내버려진 그들의 이동에 자연의 거대한 움직임이 느껴졌다.
국가산업시설이라는 특수성때문에 촬영허가가 힘들었고, 동해안에서의 어종의 변화에 대한 과학적인 조사나 자료가 불충분해 사전 취재가 상당히 어려웠다. 또 바다라는 특수상황때문에 우리의 의지보다는 날씨에 의존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촬영또한 힘들었다. 베테랑 수중촬영감독도 놀라워하는 환경에서 우리는 특종의 감을 조금씩 느꼈고, 드디어 낚았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동해바다의 참치떼부터 그들을 쫓아온 동해안 고래떼는 시청자들로부터 좋은 호응을 얻었다. 뛰어난 고발기사는 어니었지만 누구나 일상에서 직접체험하며 느끼는 온난화를 소재에 생생한 화면이 더해져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고 본다.
자연의 움직임은 너무 더뎌 우리가 느끼지 못하지만 분명 지금도 우리주변 어딘가에서는 진행중이다. 그 소리에 귀기울이고 좀더 다가가다보면 또다른 이야깃거리가 기다리고 있다.
나주 초등학생 납치 성폭행 최초보도 뉴시스광주
나주 초등학생 납치 성폭행 최초보도
뉴시스 광주 이창우 기자
이번 사건은 어린자녀를 품어줄 최소한의 안전지대인 가정의 울타리가 무너졌다는 것과 성범죄에 대한 사회적 안전장치를 다시금 논의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또 성범죄에 대한 언론의 보도 매뉴얼에도 문제가 없는지 되돌아보게 했다.
지난 8월30일 오전 전남 나주는 태풍 '볼라벤'의 내습으로 배 과수원과 시설하우스가 큰 피해를 입어 복구가 한창이었다. 연이은 태풍 '산바'의 북상 소식에 편한 복장에 노트북과 카메라를 챙겨들고 피해 현장을 취재하고 있었다.
이동 중 정복을 착용한 경찰 수 개 중대가 시내 곳곳에서 열을 지어 돌아다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태풍 피해 복구를 위한 대민지원 활동을 나왔다면 운동복 차림이었어야 하는데 정복이라니…. 직감적으로 뭔가 큰 일이 났구나 싶었다.
한 의경에게 다가가 무슨 일이냐고 묻자 "수색 중이다"는 짧막한 답변만 돌아왔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일단 카메라를 꺼내들고 수색 중이던 경찰들의 모습을 담은 뒤 경찰을 상대로 실타래를 하나씩 풀어나갔다.
이어 "초등학교 1학년 여학생이 집에서 잠자다 사라졌으며 가출인지 실종인지 확인 중이다"는 소스를 확보했다. 본격적인 취재를 위해 실종된 초등학교 1학년 A양의 집을 수소문해 찾아갔다.
A양의 집은 한 눈에도 허술해 보였다. 도로가와 인접한 출입문은 평소에도 잠겨 있지 않았고 유리창은 내부를 들여다 볼 수 있을 정도였다. 기본적인 방범장치가 전혀 작동되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집을 기준으로 좌측 130m 떨어진 스쿨존과 우측 300m 사거리에 각각 방범용 폐쇄회로(CC) TV가 1대씩 설치돼 있었으나 '먹통'에 가까워 경찰을 당혹스럽게 했다.
취재 도중 이날 낮 12시께 A양이 집 인근에서 탈진 한 채 경찰에 발견돼 급히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으며 몸에 멍 자국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A양이 잠자던 중 이불째 납치돼 성폭행 당했다는 끔찍한 내용을 첫 보도했다.
사건 발생과 범인 검거 후 사회적 여론은 들끓기 시작했다. 반사회적 성폭력범에 대한 양형 강화와 전자발찌 착용 대상 확대, CCTV 설치 확대, 불심검문 부활 등 관련 대책이 쏟아졌다. 하지만 무엇보다 우리사회에 필요한 것은 내 이웃에 대한 관심과 건전한 사회공동체 정신 회복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국제대회 경제효과 부풀리기 대구MBC
국제대회 경제효과 부풀리기
대구MBC 도성진 기자
대구라는 행정도시가 생긴 이래 가장 큰 규모로, 가장 많은 예산을 들여, 가장 많은 시민이 동원돼 치러진 국제 스포츠 행사인 ‘2011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많은 수식어들이 따르는 이 행사는 또 다른 의미에서 김범일 대구시장이 임기이래 가장 큰 업적으로 삼는 메가 이벤트이기도 하다.
대회 1주년에 즈음한 지난 7월, 누구나 당연시하고 대구시가 대회 유치의 최우선 공약으로 내세운 8조원대의 경제유발 효과가 과연 현실성이 있었는지 따져보는 일은 그래서 의미있는 일이었다.
제보자 없이 단순한 의문에서 시작한 취재였기에 정보공개청구와 관련 논문 검토 등을 통해 다양한 자료를 수집했고, 특히 경제효과 부문에 집중해 대회 전 연구분석이 얼마나 현실성이 있었는지, 이후 실제로 나타난 경제지표들과는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짚어보고자 했다.
이를 점검하고 확인하는 과정에 경제효과 분석을 담당한 연구원을 만나고 관련 논문을 발표한 교수들을 만나면서 ‘경제효과 분석’이 어떤 과정을 통해 얼마나 부풀려졌는지에 대한 다소 충격적인 사실들을 확인할 수 있었고, 단순한 점검으로 시작한 취재가 ‘국제대회 경제효과 부풀리기’라는 큰 줄기의 기획기사로 확대됐다.
취재과정에 ‘2011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물론 ‘2003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도 똑같이 대구시의 요구에 따라 경제효과를 고의로 뻥튀기한 사실을 확인했고, 이는 대구시와 대구경북연구원의 종속적 관계에서 기인했다는 사실도 들춰냈다.
보도 뒤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대구시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고, 결국 대구시는 공식 사과를 하고 개선책을 내놓기에 이른다. 보도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2011대회 뒤 대구시가 또 엄청난 세금을 들여 추진하고 있는 ‘포스트 2011사업’에 대해서도 점검을 해 이 사업 역시 당초 시민들에게 알린 청사진과는 달리 세금만 날리고 진전은 없는 ‘속 빈 강정’이라는 사실도 밝혀냈다.
누군가에겐 ‘성공 스토리’지만 많은 사람에겐 ‘불편한 진실’일 수 있는 사안을 가려내고 그 실상을 알리는 것이 기자의 존재이유라 생각하기에 비록 취재 내내 힘들고 불편했던 이번 기획보도가 더 큰 의미로 와닿고 수상의 소회 또한 남다르게 느껴지는 이유인 것 같다.
다만 내가 몸담고 있는 MBC를 둘러싼 현재의 언론환경이 녹록지않아 제대로 된 기쁨을 누릴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고 하루빨리 모든 것이 제자리를 되찾았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본다. 내년이면 10년차 기자가 되는 지금의 나를 만들고 키워준 대구MBC 보도국 선후배들에게도 이번 수상의 영광을 돌린다.
‘노조파괴 전문’ 자문회사, 7년간 14개 노조 깼다…
‘노조파괴 전문’ 자문회사, 7년간 14개 노조 깼다
한겨레신문 김소연 기자
취재를 하다보면 반드시 내 손으로 ‘끝을 보고 싶다’는 주제가 생기곤 한다. 창조컨설팅이 그런 존재였다.
노동현장에선 수년전부터 컨설팅 업체가 사용자와 계약을 맺고 각종 불법적인 방법으로 ‘노조 파괴’에 나서고 있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노조 활동은 헌법에 명시된 기본권으로 컨설팅 업체들이 상품처럼 거래를 하고 있는 것은 심각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물증이 없어 속만 태워야 했다.
어설프게 접근하면 오히려 부작용이 커진다는 점을 취재 과정에서 알게 됐다. 지난해 5월 충남 아산의 유성기업 노사 갈등 당시 발견된 문건에 ‘창조컨설팅’이란 이름이 언급됐고, 그 팩트를 바탕으로 ‘노조 파괴’ 의혹을 제기했다. 보도가 나가고 창조컨설팅의 매출액이 엄청나게 올랐다는 얘기를 뒤 늦게 듣고 절망했다. 기사가 오히려 광고가 됐던 셈이다.
올해도 ‘노조 파괴’는 계속됐다. 자동차부품회사인 에스제이엠(SJM)과 만도 등에서 ‘직장폐쇄 → 용역투입 → 노조 무력화’ 등 비슷한 형태로 또 다시 노조가 무너져갔다. 컨설팅 업체들이 워낙 비밀리에 움직이고 있는 터라 실체를 밝혀낸다는 것이 상당히 어려웠다. 이 부분에 관심이 많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민주통합당 은수미 의원실 보좌관과 함께 ‘노조 파괴’ 컨설팅 문제를 파헤쳐 보자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9월24일 용역폭력 청문회가 확정됐고, 이 시기에 맞춰 이슈 파이팅을 하기로 했다. ‘노조 파괴’ 컨설팅 업체의 실체는 우리 사회에서 단 한 번도 제대로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는 만큼, 언론과 국회가 힘을 모아야 그나마 이슈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정보를 모아가는 과정에서 너무도 귀한 제보가 들어왔다. ‘노조 파괴’ 컨설팅 업체로는 거의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창조컨설팅의 내부 문건을 확보할 수 있었다. 문건의 양은 1000페이지가 넘었고, 열흘 동안 잠을 줄여가면서 자료를 봤다. 언론의 집중보도와 정치권의 문제제기가 결합되면서 결국 창조컨설팅은 법인 인가가 취소되고, 대표이사의 노무사 자격은 박탈됐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왜 우리 사회에서 이런 일이 가능했던 것일까? 노조를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선, 허술한 제도, 무책임한 정부, 사용자에게는 한 없이 관대한 처벌 등이 ‘노조 파괴’를 부추긴 원인이 됐다. 실제 창조컨설팅과 ‘노조 파괴’를 공모했던 사업주들은 아직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고 있다.
기본권은 예외 없이 지켜져야 우리 사회가 건강해진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감시하고 보도할 것을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