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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7회 (2012년 11월)

수상작 4편 · 출품 후보작 4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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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작 4편

심사평

제267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평 기자상 심사위원회 출품작이 이전과 큰 차이가 없었으나 수상기준을 통과해 본심에 올라 온 작품은 올 들어 가장 적은 7개에 불과했으며 이중 4개 출품작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대선이 중심에 있었던 시기적인 특성이 원인이겠지만 작품 수에 비하면 다소 아쉬운 결과다. 수상작에 대한 논란도 이전에 비하면 거의 없었으며 본심에 올라 온 작품 중 결과가 최종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작품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었으나 보도 내용의 타당성이 상당할 경우를 중심에 두기로 했다. 취재보도부문에서는 세 건의 작품이 본심에 논의됐으며 이 중 두 건의 작품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SBS의 ‘김광준 부장검사 거액수뢰 및 수사개입’은 이번 선정작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검찰간부의 로비 등이 일부 보도됐으나 로비를 벌인 곳이 유진그룹이라는 것과 간부검사가 누구인지를 밝힌 것은 큰 특종이었다. 이 보도를 통해 검찰 조직 내에서 곪았던 문제들이 추가로 드러나면서 검찰총장의 불명예 퇴진으로 이어진 계기가 됐다. 다만 기자상이 되기까지 다른 언론사들의 연이은 작은 특종들이 수상을 더욱 두드러지게 했다. 한겨레신문의 ‘한상대 총장이 최태원 4년 구형 직접 지시’는 검찰에 대한 개혁의 목소리가 높고 내부갈등이 심각한 가운데 검찰내부의 접근이 다소 용이할 수 있었다는 의견도 있었으나 검찰총수가 재벌총수의 구형에 직접 개입한 것을 밝혀낸 것은 접근하기 어려운 취재였다는 점에서 선정의 이유가 됐다. 아깝게 고배를 마신 CBS의 ‘성추문 검사’는 해당여성이 성폭력피해상담센터를 찾아 사건 대처를 놓고 고심한 부분을 통해 검찰의 사건 축소의혹 등을 제기해 검찰개혁의 기폭제가 된 작품이지만 새롭게 밝힌 내용이나 후속기사가 부족했다는 점에서 수상작이 되지 못했다. 기획보도 신문부문 수상작인 국민일보의 ‘유혈의 시리아 자유와 평화를 꿈꾸다’는 시리아 전쟁과 관련 보도가 내전이 벌어진 지역의 난민이나 전쟁 속보가 주를 이루고 있으나 이번 보도는 내전보다는 민주화의 과정에 중점을 두면서 ‘자유와 민주주의의 실현’이라는 새로운 시사점을 준 부분이 높게 평가됐으며 특히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현장의 중심으로 달려간 열정이 돋보였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KBS 시사기획 창 ‘조희팔은 살아있다’는 의혹차원의 일부 선행보도가 있었으나 중국 현지에서 조희팔의 생존 정황을 확인하는 골프장과 호텔 관계자의 증언 등을 추적한 것과 취재진들의 집념이 높게 평가됐다. 다만 구체적 정황에도 불구하고 살아있음을 실제 보여주지 못한 부분이 문제로 제기됐지만 취재내용의 구체성이 기사의 완성도를 높인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지역취재부분에서 KBS창원의 ‘세계유산 팔만대장경 밀거래 정황 포착’과 KBS부산의 ‘10대 경찰 정보원’이 본심에 올랐으나 수상작으로 선정되지 못했다. 팔만대장경은 취재의 착안점이 좋았고 세계적인 문화유산에 대한 보존 및 추가 존재 가능성이 대두됐지만 수상작으로는 선정되지 못했으며 10대 정보원은 다양한 취재가 이뤄졌지만 11여일전인 16일에 오마이뉴스에서 핵심피해자에 대한 선행보도가 있었다.

출품 후보작

수상하지 못한 작품까지. 원본 사이트에서는 따로 찾아 들어가야 보입니다.

국내 완성차 연비 제도 난맥상 연속 보도
후보 1-01 취재보도부문 한겨레신문 경제부 김경락*
이시형 전세금 수억원 청와대 직원들이 송금
후보 1-02 취재보도부문 시사IN 기획취재팀 주진우*·김은지*
‘성추문 검사’ 사건 수사보도
후보 1-03 취재보도부문 CBS 사회부 육덕수
북한 인권, 진보와 보수를 넘어
후보 1-04 취재보도부문 경향신문 정치부 전병역·손제민·송윤경·심혜리
짓다 말다 26년째 평양 유경호텔 서방 호텔체인이 맡아 내년 개장
후보 1-05 취재보도부문 중앙일보 국제부 이충형*
영광 3호기 제어봉 안내관 균열...원전 사상 처음 외
후보 1-06 취재보도부문 YTN 과학기상팀 박소정*
‘김광준 부장검사 거액수뢰 및 수사개입’ 연속 보도
후보 1-07 취재보도부문 SBS 기획취재팀 김범주*·조기호*
백악관 인사 8월 극비 방북...美대선 관련 거래?
후보 1-08 취재보도부문 동아일보 정치부 조숭호
한상대 총장이 최태원 4년 구형 직접 지시
후보 1-09 취재보도부문 한겨레신문 사회부 김정필*·김태규*
조희팔, 정관계·법조계 로비 의혹 경찰 수사 착수
후보 1-10 취재보도부문 중앙일보 사회2부 조택수*
“꼼수개혁‘ 드러낸 윤대해 검사 문자 보도
후보 1-11 취재보도부문 중앙일보 사회2부 심수미*·최현철
무너지는 자본시장
후보 2-01 경제보도부문 매일경제신문 증권부 황형규·이승훈*·황지혜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조작 만연’ 기획보도
후보 2-02 경제보도부문 연합뉴스 증권부 황철환·오예진·한혜원
증권거래세 부당 징수 등 잇단 단독 보도
후보 2-03 경제보도부문 머니투데이 증권부 임상연·김성호*
노인한테 ELS 4조원 ‘묻지마 판매’ 단독 보도
후보 2-04 경제보도부문 머니투데이 금융부 박종진
파주화재 장애남매의 사연
후보 3-02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경향신문 전국부 이상호*·정희완
KBS 시사기획 창 <국가인권위원회>편
후보 4-01 기획보도 방송부문 KBS 탐사제작부 정윤섭·권경환
KBS <시사기획 창> “조희팔 살아있다”
후보 4-02 기획보도 방송부문 KBS 탐사제작부 안양봉·성인현
추적60분 ‘100% 안전 보장’ 안심한우의 진실
후보 4-03 기획보도 방송부문 KBS 시사제작국 홍찬의
『이시대 반칙왕』 시리즈 보도
후보 4-04 기획보도 방송부문 SBS 기획취재팀 홍순준·김범주*·임찬묵·권영인·조기호*·박세용
전기 끊겨 촛불켜고 자다 화재로 할머니·손자 숨져
후보 5-01 지역 취재보도부문 연합뉴스 광주본부 손상원*·박철홍*
현직 경찰, 조폭과 렌트가 동업 의혹
후보 5-02 지역 취재보도부문 인천일보 사회부 박범준·최성원*
전라남도 발주, 대형 도로공사 ‘부실시공’ 의혹을 밝히다
후보 5-03 지역 취재보도부문 광주CBS 보도제작국 김형노
회야강 폐수유출 주범 “폐주물사” 관리부실
후보 5-04 지역 취재보도부문 울산신문 사회부 최창환
비리 복마전 ‘부산도시가스’
후보 5-05 지역 취재보도부문 부산MBC 뉴스총괄팀 조재형·임선응*·김효섭*
집중점검, 대형사고 잇따르는 부산 도시철도
후보 5-06 지역 취재보도부문 부산MBC 뉴스총괄팀 이두원·박준오·임선응*·이보문
세계유산 팔만대장경 밀거래 정황 포착
후보 5-07 지역 취재보도부문 KBS창원 송수진·김성현*
“무전기까지 준 비리경찰” 등 경찰 무전기 시리즈
후보 5-08 지역 취재보도부문 MBC경남 취재1부 이상훈*
울산 발바리 검거
후보 5-09 지역 취재보도부문 울산MBC 보도국 유영재
2천억 줄줄 새는 ‘뻥’뚫린 하수관로
후보 5-10 지역 취재보도부문 KBS전주 보도국 김진희*·신재복·강수헌
‘10대 경찰 정보원’ 연속 보도
후보 5-11 지역 취재보도부문 KBS부산 KBS부 장성길·권태일
부산 북항재개발, 시민참여형 공공사업 전환
후보 5-12 지역 취재보도부문 부산일보 이현우*
제구실 못하는 생태통로
후보 7-01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경기일보 사회부 김민*
창사특별기획 워터 시크릿 “수돗물의 역습”
후보 8-01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울산MBC 보도제작부 박치현·김능완
안철수·문재인 대선후보 전국 최초 특별 대담 방송
후보 8-02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광주MBC 보도국 정영팔*·배승수
“공무원이 아니랍니다” 무기 계약직의 설움
후보 8-03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전남CBS 보도제작국 고영호
‘유관순 열사의 진실 찾기’ 연속 기획보도
후보 8-04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대전MBC 취재부 권흥순·양철규
공교육의 불편한 진실 ‘두 개의 출발선’
후보 8-05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KBS광주 보도국 윤주성·이승준*
99%를 위한 경제, 협동조합 2부작
후보 8-06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안동MBC 보도팀 정윤호*·손인수
‘손’ 숨긴 박근혜 후보 - 104컷 연속사진 (사진보도)
후보 9-01 전문보도부문 오마이뉴스 사진팀 권우성
“400만 부산시민의 발” 부산지하철 전동차추돌사고 (사진보도)
후보 9-02 전문보도부문 국제신문 사진부 김동하*

취재후기

수상 기자가 직접 쓴 1인칭 기록 4편

조희팔 살아있다 KBS
조희팔 살아있다 KBS 탐사제작부 안양봉 기자 유리관에 누워 있는 남자...‘조희팔’ 경찰청이 조희팔이 중국에서 사망했다고 공식 발표한 것은 2012년 5월 21일이다. 이 때 공개된 조희팔의 장례식 영상을 보면 조희팔은 유리관 안에 황금색 두건을 쓰고 누워 있다. 우리 풍습에 맞지 않게 망자의 얼굴을 클로즈업해 보여준다. 누군가에 자신의 죽음을 알리고 싶은 의도가 담겨 있다. 조희팔은 왜 자신의 죽음을 알리고 싶었을까? 그리고 조희팔의 죽음으로 이익을 보는 사람은 누구일까? 이 같은 의혹에서 취재는 시작되었다. 조희팔 사건을 보도한 그 동안의 기사를 보면 흔히 ‘단군 이래 최대 사기 사건’, ‘희대의 사기꾼’ 등의 수식어가 붙는다. 수식어에서 드러나듯 피해자 3만 여 명, 피해액 3조 5천억 원은 단일 사기 사건으로는 최대 규모다. 하지만 이런 피해에도 불구하고 조희팔 사건은 2008년 발생 당시, 잠시를 제외하고는 언론의 주목을 그다지 받지 못했다. 불법 다단계 사건으로 피해액이 2조원 대인 ‘주수도 사건’이 세간에 잘 알려진 것과 비교해 보면 그 동안 우리 언론이 ‘조희팔 사건’에 얼마나 무관심했는지 알 수 있다. 흔히 언론의 역할을 말할 때 환경감시와 의제설정 기능을 꼽는다. 사건에 관한 정보를 수집해 사회 구성원에게 전달함으로써 여론을 환기하고, 곧 우리 사회가 풀어가야 할 의제를 제시한다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조희팔 사건은 언론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대표적 사건이다. 피해자들의 애타는 절규도, 범죄 가해자의 철면피한 행실도, 그리고 범죄 비호세력의 뻔뻔한 모습도 주목받지 못했다. ‘조희팔 사망 여부’어떻게 확인할 것인가? 막상 조희팔 죽음에 대한 의혹에서 취재는 시작했지만, 조희팔 사망의 진위 여부를 어떻게 확인할 것인지는 난감했다. 우선 과거 조희팔의 측근 세력, 특히 조희팔의 중국 밀항 과정에 개입한 인물들을 대상으로 취재를 시작했다. 이들을 통해 중국으로 밀항한 이후 조희팔의 행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중국으로 달아난 조희팔이 어디에 거처를 마련하고 은신해 왔는지, 누구와 어울렸는지, 자주 드나든 식당과 골프장은 어디인지... 등이 이때 확인되었다. 조희팔과 함께 인터폴 수배된 측근 2명을 체포한 중국 공안도 취재하기로 했다. 측근을 체포했다면 분명 조희팔의 행적을 파악하고 있을 것이라는 판단을 했다. 중국 현지 보도를 통해 체포 작전을 벌인 중국 옌타이 공안국 수사 책임자의 신원을 확인하고 중국 출장길에 올랐다. 우선 조희팔이 사망한 장소로 발표된 호텔로 갔다. 그런데 호텔 종업원은 한국 사람이 호텔에서 죽었냐는 질문에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이다. 다른 동료 직원들에게도 확인을 요구했으나 마찬가지 대답이었다. 조희팔이 죽었다는 호텔에서는 정작 그런 일이 없다고 한다. 조희팔이 자주 드나든 웨이하이와 옌타이의 골프장 5곳을 뒤졌다. 골프장 캐디들에게 사진을 보여주며 조희팔을 목격했는지 물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5곳의 골프장 가운데 2곳에서 최근에 조희팔이 골프장을 다녀갔다는 증언이 나왔다. 얼굴은 물론 조희팔이 중국에서 사용한 ‘조영복’이라는 이름까지 분명히 기억하는 캐디도 있었다. 지난해 12월에 죽었다던 조희팔이 올해도 골프를 치러 왔다. 조희팔의 죽음이 거짓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렇다면 조희팔을 어떻게 찾을 것인가? 먼저 조희팔 측근들에게 전해들은 웨이하이의 거처, 한 아파트로 달려갔다. 하지만 조희팔은 없었다. 몇 달에 한번 씩 거처를 옮겨왔다는 측근들의 말로 짐작해 보면 다른 곳으로 은신처를 옮겼을 것이다. 중국 옌타이 공안국으로 갔다. 중국 취재 특수성상 기자라는 신분은 속이고 만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옌타이 공안국의 이 수사 책임자는 더 놀라운 증언을 했다. ‘조희팔이 살아 있고, 공안에서는 행적까지 파악하고 있다’. ‘2012년 2월 조희팔 측근2명을 체포할 때 함께 검거할 수도 있었지만 상부의 지시가 없었다’. 조희팔을 체포하기 위해 그동안 중국 정부와 공조 수사를 펴왔다는 우리 수사당국의 입장을 뒤집는 말이다. 조희팔을 못 잡는 것이 아니라, 안 잡는 것이란 말인가? 그러나 더 이상 조희팔의 행적을 확인할 수는 없었다. 김광준 검사 사건마저 불거지면서 어딘 가에 더 꼭꼭 숨었을 것이다. 취재 한계에 부딪힌 의혹들... 중국 출장을 마치고 돌아오니, 국내에서는 김광준 검사 사건으로 난리가 났다. 김광준 검사는 지난 9월 본격적인 취재를 시작한 우리 취재에서도 조희팔의 비호 유착세력으로 거론된 인물이었다. 하지만 김광준의 비호 유착사실을 취재를 통해 확인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김광준의 계좌를 볼 수 없으니 우리에게 유력한 증언을 한 인사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팩트를 확인할 수 없었다. 결과적으로 경찰과 특임검사 수사를 통해 드러난 김광준의 피의사실을 보면 우리에게 정보를 제공한 인물의 증언이 터무니없지는 않았다. 이처럼 취재의 한계에 부딪혀 사실 관계를 밝히지 못해, 방송에 담지 못한 유착세력은 김광준 검사 외에도 많이 있다. 현재도 의원직을 갖고 있는 유력 정치인, 현 정부 때 불거진 다른 비리 사건으로 수형 생활을 하고 있는 인물, 그리고 유력가의 부인 등이 피해자들 사이에 거론되는 인물이다. 방송 이후 조희팔의 행적에 대한 제보도 이어졌다. “산둥성 제남으로 거처를 옮겼다”, “한국의 한 기업인과 중국 랴오닝성에 석유관련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은 일단 취재수첩 한쪽에 정리해 두었다. 다음에 기회가 있으리라. 조희팔 사건 피해자들은 조희팔이 최대 1조원의 범죄수익금을 은닉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 가운데 경찰 수사로 드러난 2천억 원 정도는 피해자에게 돌아갈 것이다. 그러나 나머지 범죄수익금은 여전히 미궁에 빠져 있다. 김광준 검사 사건으로 일부 드러난 조희팔 사건 비호세력의 실체도 밝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조희팔을 서둘러 검거해 국내로 송환해야 한다. 피해자들은 조희팔 사건을 현 정부에서 발생한 최대 게이트 사건으로 꼽고 있다. 이것이 피해자들의 근거 없는 트집 잡기인지, 아닌지를 밝힐 의무는 수사 당국에 있다.
유혈의 시리아, 자유와 평화를 꿈꾸다 국민일보
유혈의 시리아, 자유와 평화를 꿈꾸다 국민일보 박유리 기자 “와, 세계인들이 이렇게 많이 죽는구나.” 국제부에서 홀로 야근을 하면 수많은 죽음을 접한다. 전쟁, 살인, 화재, 테러, 재해, 사고…. 한밤 푸르스름한 모니터를 보면서 와, 입이 딱 벌어지거나 이걸 기사로 처리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데스크에 전화를 넣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걱정하는 건 주로 신참이다. “아프리카 수십 명 사망, 킬. 중동 테러, 킬. 중국 일본 뺀 아시아 재난, 킬.” 나중에는 이렇게 정리된다. 세계인의 목숨 값이 결코 똑같지 않다는 것, 그건 현실이다. 전쟁도 마찬가지다. 걸프전, 이라크전처럼 다국적군 또는 미군이 개입하지 않은 전쟁은 소위 흥행이 안 된다. 서방이 개입하지 않은 전쟁일수록 접근이 어렵고, 치안이 불안해 위험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미 국방부는 이라크전 당시 종군 기자 프로그램 임베드(Embed)를 한국을 비롯한 세계 언론에 제공했었다. 시리아 사태는 그런 면에서 국내선 주목받지 못한 전쟁이다. 미국 외교협회(CFR)가 국제분쟁으로 번질 위험국 1위로 꼽은 시리아는 우리나라엔 유독 먼 나라다. 우리 정부의 세계 미수교 4개국 중 한 곳이며, 대사관이 없고, 입국할 수 없는 여행 금지국이다. 지난 가을, 해외 취재를 떠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국내서 할 수 있는 외신 번역 외의 짓거리는 다 해봤기 때문이다. SNS에 올라오는 시리아인들의 독립적인 목소리 청취하기, 이태원에서 시리아인 만나기, 시리아에서 막 빠져나온 한인 접근, 정보원을 통해 받은 시리아 내 현지인의 편지. 이것 외에 더는 할 수 없다는 게 답답했다. 한계는 세 가지였다. 첫째, 시리아 사태를 내전으로 보도하는 것이 맞는 것일까? 둘째, 제대로 된 언론이 없는 그들(시리아인)의 역사를 타인(외신)의 보도를 통해 전하는 것이 어느 정도 객관적일까? 셋째, 외신이 전하지 않는 사태의 사각지대는 없을까? 그렇게 해서 찾아간 곳이 터키 이스탄불에 본부를 둔 사실상의 임시정부 시리아국가위원회(SNC)다. 외신이 시리아 내부서 전쟁을 보도할 때, 망명 정치인과 인권 활동가들이 모여든 외곽을 찍었다. 현상보다는 사람을 만나고 싶었고, 그 사람은 단순 난민보다는 시리아 사태를 전문적으로 풀어줄 사람이어야 했다. 사실, 내부에 들어갈까 고민이 없었던 건 아니다. 가족들과 새끼손가락까지 걸며 딴(위험한)짓거리 안 하겠다고 약조했지만 속마음은 반반이었다. 걱정하는 가족을 안심시키며 입국장에 들어서는 순간, 악마 같은 미소를 지으며 속으로 외쳤다. ‘기회만 된다면, 제3국을 통해 들어갈 수도 있다!’ 지금 고백하자면 시리아 내부에 들어갈 기회는 사실 있었다. 그런데 그때는 돈이 떨어졌고, 통역과의 계약기간이 끝나갔고, 통역도 없이 들어가서 폭탄소리가 들리네 하늘에서 연기가 나네 한국 언론 최초로 들어왔네 하는 내용과 전문성 없는 호들갑스런 스케치는 뭣 같은 자존심상 쓰고 싶지 않았다. 들어갔다면 언론인보호위원회(CPJ)가 집계한 2012년 시리아 내 사망 기자 28명에 들었을지도 모르지만. 시리아 내부서 반군 수뇌부에 접근한 로이터통신처럼 잘 쓰지 못할 바에는 반정부 정치인 수뇌부에 접근하자는 것이 판단이었다. 해서 이스탄불을 찍었다. 참고로, 정부군은 기자를 사절한다. 학살을 찬양하는 기자라면 모를까. “모든 언론이 시리아 사태를 왜 내전으로만 보도하는지 모르겠어요. 내전은 비슷한 세력이 권력을 나눠먹기 위해 싸우는 것 아닌가요? 왜 우리가 전쟁을 할 수밖에 없는 원인은 다뤄주지 않는 거죠?” 내가 만난 국내외 시리아인들이 가진 불만이었다. 그들이 원하는 민주주의, 자유, 선거, 인권 그리고 존엄성 시위를 담았다는 데 이 시리즈의 의미를 둔다. 그리고 정부로부터의 테러 위험으로 낯선 기자를 경계하던 망명 정치인에게, 그래서 도착 전 1달 동안 줄다리기를 해가며 접촉에 까다롭던 그들에게, 전쟁이 끝나면 시리아 우리 집으로 놀러오라던 착한 난민들에게 감사를 표한다. 6만여명이 사망한 시리아에 자유가 임하기를.
한상대 총장 최태원 4년 구형 직접 지시 한겨레신문
한상대 총장 최태원 4년 구형 직접 지시 한겨레신문 김정필 기자 계사년 새해 첫 출근길, 흰눈 쌓인 서초동 언덕길을 조심스럽게 오르다 문득 ‘법조’ 짬밥이 떠올랐습니다. 연도와 손가락을 맞춰보다 어느 새 한 손을 더 쓰고 있었습니다. 다른 기자들은 어떨지 모르지만, 습관이 참 무서운 법이라 남들 기피한다는 법조 기자실도, 그리 밝은 표정으로 맞아주지 않는 검사실도 이젠 푸근해졌습니다. 매일 반복되는 야근과 술자리도 생활의 일부가 됐습니다. 시간이 가져다준 익숙함에 대견스럽다며 자기만족에 취해있다가도, 가끔 ‘도대체 여기서 뭘 했지? 뭘 해야 하는 거지?’란 반성적 문구가 등짝을 때릴 때가 많습니다. 법조 출입기자들은 1면 머리에 큼지막하게 쓸 단독기사를 항상 꿈꿉니다. 그래서 타사 기자들을 물 먹이면 자기도 모르게 어깨도 좀 들썩이고 그럽니다. 이는 법조에 국한된 얘기는 아니겠지만, 워낙 단독기사 전쟁에 열을 올리는 곳이다보니 유별납니다. 그런데 법조 출입 2년 차 때 한 검사의 얘기는 이런 착각을 한순간에 깼습니다. “기자들이 사건 기사 쓰면 몇 프로나 알고 쓸 거 같아?” 그 검사의 질문에 내심 70프로 정도를 생각하고 있던 저는 창피를 무릅쓰기 싫어 조금 깎아 절반 정도로 답했습니다. 돌아오는 그 검사의 답변은 “5프로도 될까 말까”였습니다. 어느 날, 검찰에서 꽤 잘 나가는 간부급 검사가 회식 자리에서 건배사를 요청하길래 이렇게 화답했습니다. “외청에 불과한 기관 한곳에 100명이 넘는 기자가 출입하는 출입처는 대한민국에 검찰밖에 없습니다. 사실 비정상적인 상황입니다. 수사는 검사가 합니다. 단독기사라고 으쓱 대봐야 검사들이 아는 5프로도 채 안 됩니다. 기자들이 법조를 출입하는 이유는 단독기사를 쓰기 위해서가 아니라 검찰의 사정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감시하기 위해서입니다. 힘이 있다고 봐주고, 힘이 없다고 없는 걸 끄집어 내 수사할 때 누가 견제할까요. 억울한 당사자들의 변은 누가 들어줄까요.” 한상대 전 검찰총장이 수사팀 의견을 무시하고 SK사건에 대해 징역 4년 구형을 지시한 것은 검찰 스스로 존재를 부정한 처사입니다. 한 전 총장 취임 이후 숱하게 제기된 ‘검찰 사유화’ 논란의 결정판을 보는 듯 싶었습니다. 결심 공판 당시 징역 4년을 구형한 공판 검사는 꽤 억울했는지, 구형 논고에서 울분을 토했습니다. 양형기준에도 맞지 않는 구형이었습니다. 한겨레 법조팀은 이후 일주일 간의 취재 끝에 징역 4년을 구형한 구체적인 정황을 확인했습니다. 취재원 보호 차원에서 취재 경위를 설명할 수는 없지만, 당시 괜한 오해를 받았던 수사팀 검사들 등에게는 미안함을 표하고 싶습니다. SK사건으로 촉발된 검찰 내분 사태로 검찰의 위상이 땅에 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사명감을 갖고 묵묵히 매일 밤샘을 하는 검사들이 대다수입니다. 이런 검사들에게서 희망을 봅니다. 이번 사태로 검찰이 바로 설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봅니다.
김광준 부장검사 거액 수뢰 및 수사개입 SBS
김광준 부장검사 거액 수뢰 및 수사개입 SBS 김범주 기자 가벼운 소감 하나. 다른 곳에서 주는 기자상을 받아봤지만, 역시 기자협회가 주는 이달의 기자상을 받을 때가 가장 두근거리고 흐뭇합니다. 기자 선배들께서 직접 꼼꼼하게 살펴보고 수상자들을 정한다는 의미가 물론 큽니다. 그런데 또 한 가지, 상패에 사진을 새겨주는 부분도 또 기분이 좋습니다. 전엔 흑백으로 새겼었는데 어느새 컬러판으로 바뀌었더군요. 좀 민망하고 해서 뉴스에 나오는 제 리포트는 잘 모니터 하지 않는데, 상에 새겨진 제 얼굴을 보는 일은 이상하게도 신기하고 즐거운 일입니다. 이런 상을 주신 기자협회에 감사드립니다. 이제 무거운 소감 하나. 그런데 지금은 이런 상을 받고 혼자 기뻐하기엔 현실이 너무 혹독합니다. 열일곱 명이나 되는 기자들이 현장을 떠나 있습니다. 제가 아는 사람들도 있는데, 왜 그런 분들이 이런 힘든 시기를 겪어야 할까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어서 현장에서 다들 만나고 싶습니다. 그런 날이 곧 오리라 믿습니다. 그리고 진짜 소감. 단단한 성역 안에 숨어있는 부정을 고발한다는 것, 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힘들고 긴장되면서 또 흥분되는 일입니다. 이 기사가 최종 취재됐던 그날 오후까지는 힘들었고, 8뉴스에 이르기까지의 저녁 시간은 긴장됐으며, 뉴스가 나간 이후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 반응들을 보면서 흥분됐습니다. 하나하나가 손에 잡히듯 기억납니다. 이런 기사를 쓸 때마다 ‘다시는 이런 기사를 쓰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하지만, 다음 기사, 또 다음 기사를 만나게 될 때마다 아직 그러기엔 우리 사회가 갈 길이 멀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됩니다. 기자의 역할도 좀 더 정교하고 고된 작업을 요구하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셈입니다. 그런 점을 알고 더 잘하라고 이번 상을 주신 것으로 생각합니다. 기획취재팀원들, 특히 함께 상을 받은 조기호 기자에게 공을 돌립니다. 오랜 시간 동안 취재를 이어오면서 어려울 때도 많았는데, 조 기자는 예의 밝고 씩씩하게 어려움을 돌파해 왔습니다. 다시 숨을 한 번 고르고 또 뛰어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