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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작 제267회 · 2012년 11월 취재보도부문

한상대 총장 최태원 4년 구형 직접 지시

취재후기

(267회) 한상대 총장 최태원 4년 구형 직접 지시 / 한겨레신문

한상대 총장 최태원 4년 구형 직접 지시 한겨레신문 김정필 기자 계사년 새해 첫 출근길, 흰눈 쌓인 서초동 언덕길을 조심스럽게 오르다 문득 ‘법조’ 짬밥이 떠올랐습니다. 연도와 손가락을 맞춰보다 어느 새 한 손을 더 쓰고 있었습니다. 다른 기자들은 어떨지 모르지만, 습관이 참 무서운 법이라 남들 기피한다는 법조 기자실도, 그리 밝은 표정으로 맞아주지 않는 검사실도 이젠 푸근해졌습니다. 매일 반복되는 야근과 술자리도 생활의 일부가 됐습니다. 시간이 가져다준 익숙함에 대견스럽다며 자기만족에 취해있다가도, 가끔 ‘도대체 여기서 뭘 했지? 뭘 해야 하는 거지?’란 반성적 문구가 등짝을 때릴 때가 많습니다. 법조 출입기자들은 1면 머리에 큼지막하게 쓸 단독기사를 항상 꿈꿉니다. 그래서 타사 기자들을 물 먹이면 자기도 모르게 어깨도 좀 들썩이고 그럽니다. 이는 법조에 국한된 얘기는 아니겠지만, 워낙 단독기사 전쟁에 열을 올리는 곳이다보니 유별납니다. 그런데 법조 출입 2년 차 때 한 검사의 얘기는 이런 착각을 한순간에 깼습니다. “기자들이 사건 기사 쓰면 몇 프로나 알고 쓸 거 같아?” 그 검사의 질문에 내심 70프로 정도를 생각하고 있던 저는 창피를 무릅쓰기 싫어 조금 깎아 절반 정도로 답했습니다. 돌아오는 그 검사의 답변은 “5프로도 될까 말까”였습니다. 어느 날, 검찰에서 꽤 잘 나가는 간부급 검사가 회식 자리에서 건배사를 요청하길래 이렇게 화답했습니다. “외청에 불과한 기관 한곳에 100명이 넘는 기자가 출입하는 출입처는 대한민국에 검찰밖에 없습니다. 사실 비정상적인 상황입니다. 수사는 검사가 합니다. 단독기사라고 으쓱 대봐야 검사들이 아는 5프로도 채 안 됩니다. 기자들이 법조를 출입하는 이유는 단독기사를 쓰기 위해서가 아니라 검찰의 사정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감시하기 위해서입니다. 힘이 있다고 봐주고, 힘이 없다고 없는 걸 끄집어 내 수사할 때 누가 견제할까요. 억울한 당사자들의 변은 누가 들어줄까요.” 한상대 전 검찰총장이 수사팀 의견을 무시하고 SK사건에 대해 징역 4년 구형을 지시한 것은 검찰 스스로 존재를 부정한 처사입니다. 한 전 총장 취임 이후 숱하게 제기된 ‘검찰 사유화’ 논란의 결정판을 보는 듯 싶었습니다. 결심 공판 당시 징역 4년을 구형한 공판 검사는 꽤 억울했는지, 구형 논고에서 울분을 토했습니다. 양형기준에도 맞지 않는 구형이었습니다. 한겨레 법조팀은 이후 일주일 간의 취재 끝에 징역 4년을 구형한 구체적인 정황을 확인했습니다. 취재원 보호 차원에서 취재 경위를 설명할 수는 없지만, 당시 괜한 오해를 받았던 수사팀 검사들 등에게는 미안함을 표하고 싶습니다. SK사건으로 촉발된 검찰 내분 사태로 검찰의 위상이 땅에 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사명감을 갖고 묵묵히 매일 밤샘을 하는 검사들이 대다수입니다. 이런 검사들에게서 희망을 봅니다. 이번 사태로 검찰이 바로 설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봅니다.

회차 심사평

제267회 전체 총평

제267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평 기자상 심사위원회 출품작이 이전과 큰 차이가 없었으나 수상기준을 통과해 본심에 올라 온 작품은 올 들어 가장 적은 7개에 불과했으며 이중 4개 출품작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대선이 중심에 있었던 시기적인 특성이 원인이겠지만 작품 수에 비하면 다소 아쉬운 결과다. 수상작에 대한 논란도 이전에 비하면 거의 없었으며 본심에 올라 온 작품 중 결과가 최종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작품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었으나 보도 내용의 타당성이 상당할 경우를 중심에 두기로 했다. 취재보도부문에서는 세 건의 작품이 본심에 논의됐으며 이 중 두 건의 작품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SBS의 ‘김광준 부장검사 거액수뢰 및 수사개입’은 이번 선정작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검찰간부의 로비 등이 일부 보도됐으나 로비를 벌인 곳이 유진그룹이라는 것과 간부검사가 누구인지를 밝힌 것은 큰 특종이었다. 이 보도를 통해 검찰 조직 내에서 곪았던 문제들이 추가로 드러나면서 검찰총장의 불명예 퇴진으로 이어진 계기가 됐다. 다만 기자상이 되기까지 다른 언론사들의 연이은 작은 특종들이 수상을 더욱 두드러지게 했다. 한겨레신문의 ‘한상대 총장이 최태원 4년 구형 직접 지시’는 검찰에 대한 개혁의 목소리가 높고 내부갈등이 심각한 가운데 검찰내부의 접근이 다소 용이할 수 있었다는 의견도 있었으나 검찰총수가 재벌총수의 구형에 직접 개입한 것을 밝혀낸 것은 접근하기 어려운 취재였다는 점에서 선정의 이유가 됐다. 아깝게 고배를 마신 CBS의 ‘성추문 검사’는 해당여성이 성폭력피해상담센터를 찾아 사건 대처를 놓고 고심한 부분을 통해 검찰의 사건 축소의혹 등을 제기해 검찰개혁의 기폭제가 된 작품이지만 새롭게 밝힌 내용이나 후속기사가 부족했다는 점에서 수상작이 되지 못했다. 기획보도 신문부문 수상작인 국민일보의 ‘유혈의 시리아 자유와 평화를 꿈꾸다’는 시리아 전쟁과 관련 보도가 내전이 벌어진 지역의 난민이나 전쟁 속보가 주를 이루고 있으나 이번 보도는 내전보다는 민주화의 과정에 중점을 두면서 ‘자유와 민주주의의 실현’이라는 새로운 시사점을 준 부분이 높게 평가됐으며 특히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현장의 중심으로 달려간 열정이 돋보였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KBS 시사기획 창 ‘조희팔은 살아있다’는 의혹차원의 일부 선행보도가 있었으나 중국 현지에서 조희팔의 생존 정황을 확인하는 골프장과 호텔 관계자의 증언 등을 추적한 것과 취재진들의 집념이 높게 평가됐다. 다만 구체적 정황에도 불구하고 살아있음을 실제 보여주지 못한 부분이 문제로 제기됐지만 취재내용의 구체성이 기사의 완성도를 높인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지역취재부분에서 KBS창원의 ‘세계유산 팔만대장경 밀거래 정황 포착’과 KBS부산의 ‘10대 경찰 정보원’이 본심에 올랐으나 수상작으로 선정되지 못했다. 팔만대장경은 취재의 착안점이 좋았고 세계적인 문화유산에 대한 보존 및 추가 존재 가능성이 대두됐지만 수상작으로는 선정되지 못했으며 10대 정보원은 다양한 취재가 이뤄졌지만 11여일전인 16일에 오마이뉴스에서 핵심피해자에 대한 선행보도가 있었다.

이 회차 수상작 2012년 11월

제267회(2012년 11월)에서 상을 받은 작품입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 1편
유혈의 시리아, 자유와 평화를 꿈꾸다
3-01 국민일보 박유리
취재보도부문 · 2편
김광준 부장검사 거액 수뢰 및 수사개입
SBS 김범주·조기호
한상대 총장 최태원 4년 구형 직접 지시 지금 보는 작품
한겨레신문 김정필·김태규
기획보도 방송부문 · 1편
시사기획 창> “조희팔 살아있다
KBS 안양봉·성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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