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기
수상 기자가 직접 쓴 1인칭 기록 6편
삼성 화학·방산사업 한화에 판다 한국경제신문
*’삼성-한화 빅딜’ 취재후기
한국경제신문 증권부 정영효
처음 취재망에 오른 곳은 삼성토탈이었다. 2년 전인 2012년 겨울로 기억한다. 호형호제하는 인사가 “삼성토탈 상장설이 돌길래 알아봤더니 상장이 아니라 매각을 한다는군” 했다. 하지만 두 회사가 극도의 보안을 유지한 탓에 접근가능한 정보는 거기까지였다. 길고 지루하며 소득없던 취재에 돌파구가 열린건 올 초였다. 프랑스 토탈그룹에 지분을 매각하는 협상이 안 풀리자 삼성그룹이 국내 대기업 H사나 L사에 지분을 넘기려 한다는 정보였다. 올 여름부턴 움직임이 긴박해졌다. 정식 매수자(한화였다)가 나타났다는 거였다. 9월초엔 또다른 매수자가 나왔다는 정보도 입수됐다. 삼성그룹이 ‘빅딜’을 준비하는 건 확실한데 어떤 자회사를 누구에게 파는진 여전히 알지 못하는 답답한 상황이었다.
아주 우연한 자리였다. 한참을 말없이 앉아있던 그는 갑자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김동관 한화그룹 실장의 주도아래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을 한꺼번에 한화그룹에 넘깁니다”라고 말했다. 내 첫반응은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 마세요”였다.
두 그룹의 의사결정은 상상을 초월하게 신속했다. 12월 중순쯤이란 예상과 달리 11월 마지막 목요일(27일)에 발표한다는 것이었다. 허겁지겁 기사 초안을 만들고 월요일(24일)부터 뻗치기에 들어갔다. 두 그룹의 거래 관계자들이 모두 만남을 거부하는 것을 보며 발표임박을 확신했다. 목요일자로 기사를 준비하는데 25일(화) 밤 세 명의 취재원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발표일이 목요일이 아니라 내일(수)이란다. 당장 기사를 쓰는게 좋겠다‘는 내용이었다. 두 그룹의 거래 관계자 4명에게 연락을 취했더니 셋은 ’당장 쓰라‘는데 가장 중요한 한 명이 ’목요일‘을 고수했다. 기사를 지를 수 없어 두 그룹의 핵심 거래 관계자 두명을 수배했다. “내일입니까, 모레입니까 그것만 알려주십시오.” 한참을 망설이던 두 관계자는 “쓰려면 지금 쓰세요”하고 전화를 끊었다. 25일 밤 9시50분 기사가 나갔지만 목요일이라던 취재원이 걸렸다. 잠을 이루지 못해 밤 12시께 ’오보여서 저 잘리면 소주 한잔 사주세요.‘라고 문자를 보냈다. ’특종예감, 안녕히 주무시오.‘란 답이 왔다. 2012년 겨울 이래 2년 만에 처음으로 ’삼성토탈‘ 네글자를 머릿속에서 지우고 편하게 잤다.
비리로 얼룩진 청년창업 영남일보
비리로 얼룩진 청년창업
영남일보 <최우석 정재훈>
대구·경북은 취업을 준비 중인 청년들에게 너무나 막막한 도시입니다. 높은 연봉이 보장되는 대기업은 사실상 전무하고, 장기화된 경제 침체로 인해 지역기업은 취업준비생들이 기대하는 연봉 수준에 한참 미치지 못합니다.
자연스레 청년창업은 대구·경북 청년들에게 희망이 됐습니다.
이명박 정권이 청년창업을 강조한데다 현 정부의 창조경제 정책으로 지자체는 물론 다양한 기관들까지 청년창업에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사업성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이뤄지지 않은 채 ‘퍼주기 식’으로 외형 부풀리기에만 집중한 무분별한 지원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브로커를 통하지 않으면 청년창업을 할 수 없다는 소문까지 공공연히 퍼져있었습니다.
취업난에 지친 청년들을 또다시 낙담하게 하는 소식입니다.
취재진은 여기에 관심을 두고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지역의 청년 벤처업체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업체들의 사업자 등록 시 작성한 주소에 직접에 찾아가 기업 존재 유무를 확인하는 방법으로 페이퍼 컴퍼니 업체의 존재를 확인했습니다.
또 타 청년창업 사업에서 억대의 국가보조금을 횡령했다 실형을 선고받은 브로커의 공모자들과 대구시 청년창업지원자들과의 연계성도 확인했습니다.
영남일보 보도 후 대구시 및 관련기관이 감사에 착수했습니다. 수사기관도 내사를 시작했습니다.
무분별한 청년창업지원에 내재된 문제를 환기시킨다는 소기의 성과는 거둔 셈입니다.
하지만 이제 시작이라고 봅니다. 현재도 청년창업 및 유사한 사업과 관련한 각종제보가 들어오고 있으며, 역시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수상이 부끄럽지 않게 더욱 열심히 취재하고 보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시사기획 창 - 중국, 동해를 삼키다 KBS강릉
시사기획 창 - 중국, 동해를 삼키다
<중국 동해를 삼키다> 취재 후기
KBS강릉 정면구
'그 많던 동해 오징어 어디로?'
동해안은 오징어 하나로 먹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 주요 수산시장에는 연일 나선 관광객으로 넘쳐나지만, 어민과 상인들 분위기가 예년 같지 않다. 대표 수산물인 오징어 어획량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10년 전만 해도 연간 25만 톤이 넘었던 국내 오징어 생산량은 지난해 15만 톤으로 줄어들었다. 어민들의 소득도 그만큼 줄었고 지역경제는 크게 위축됐다. 어민들은 동해 북한수역에서 조업하는 중국어선을 의심하고 있었다. 동해는 중국 산둥반도에서 1,000km미터 이상 떨어져 있지만, 해마다 1,000척이 넘는 중국어선이 동해로 진출해 오징어를 싹쓸이한다는 것이다. 중국어선은 왜 이렇게 멀리 떨어진 동해까지 몰려들고 있나. 취재는 그렇게 시작됐다.
'과연 취재할 수 있을까?'
본격적인 취재가 시작되자마자 난관에 부딪혔다. 서해나 남해와 달리 동해에서는 중국어선을 취재하기 힘들었다. 동해로 진출한 중국어선은 우리 수역이 아닌 대부분 북한 동해수역에서 조업하기 때문이다. 서해나 남해처럼 불법조업 혐의로 해경에 나포되는 중국어선도 전혀 없었다. 그렇다고 취재진이 중국어선 취재를 명목으로 북한 바다로 들어갈 수도 없었다. 결국 보이지 않는 현장을 취재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오징어 철이면 몇 달씩 바다에 나가있는 채낚기 어민들에게 매달렸다. 해양수산부와 해양수산개발원 등 관계기관도 수소문하기 시작했다. 북한에는 들어갈 수 없지만, 우리 수역을 지나가는 중국어선이라도 취재해야했다. 하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았다.
'중국어선을 만나다'
어렵게 섭외한 동해어업관리단과 함께 바다로 나갔다. 어업관리단은 중국어선이 우리 동해를 지나 북한으로 북상할 때 혹시 불법조업을 하는지 등을 감시하고 있다. 하지만 매번 중국어선을 만나는 것은 아니었다. 3번째 동행한 현장에서 겨우 중국어선을 포착할 수 있었다. 동해 남부 먼 바다를 유유히 항해하던 중국어선 4척. 소형 고무보트로 중국어선에 옮겨탄 뒤 바닥의 냉동창고를 열어봤다. 동해산 살오징어 13톤이 실려있었다. 중국어선 선장은 불법으로 잡은 게 아니라고 했다. 그러더니 이런저런 서류를 내밀었다. 그 순간 익숙한 한글이 눈에 들어왔다. 북한이 발급해 준 '물고기잡이 허가증'이었다. 취재팀은 고스란히 영상으로 담아낸 허가증에는 중국어선의 선적지와 톤 수, 조업 기간 등이 자세히 적혀 있었다. 해경 조사 결과, 이 허가증의 가격은 한 척당 약 30만 위안. 우리 돈으로 5천만 원 정도였다. 이렇게 허가를 받고 북한 동해 수역에 들어간 중국어선이 올해 들어서만 1,700척이 넘는다. 중국어선이 처음 진출한 2004년 140여 척보다 10배가 넘는 규모다.
'이유 있는 중국의 동해 진출'
오징어는 중국 연안에서 거의 나지 않는 탓에 원래 중국의 선호 수산물이 아니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중국은 전 세계 오징어 생산량 1위국으로 급부상했다. 매년 오징어 백만 톤 정도를 잡아들이고 30~40만 톤을 더 수입하고 있다. 중국 현지 상황이 궁금했다. 곧바로 취재팀을 꾸려 중국으로 들어갔다. 중국의 오징어 소비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중국 해안가에 국한돼 있던 오징어 소비가 소득 증가와 냉동설비 확대 등으로 내륙까지 확대되면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었다. 오징어 수요가 늘어난 중국과 외화벌이에 나선 북한의 이해가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바로 이 지점이다. 실제로 중국의 주요 어업 전진기지에서는 중국어민들이 동해에서 잡아온 오징어를 하역하는 장면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었다. 중국은 단순히 해상 뿐만 아니라 북한이나 러시아와 협력하며 육로로 동해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동해는 더 이상 중국에게 먼 바다가 아니었다.
프로그램 성격상 배를 많이 타는 취재여서 시작할 때부터 걱정하고 막막했던 게 사실이었다. 실제로 한일중간수역인 대화퇴 취재에 나섰을 때는 왕복 60시간을 바다에서 보내야 했다. 야간 조업을 하는 오징어잡이 어선에 옮겨타다 밤바다에 빠져 죽을 뻔한 순간도 있었다. 멀미약 과다 복용으로 배에서 내린 뒤에는 매번 한참을 두통에 시달리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에 보이는 실태와 이면의 상황을 잘 전했는지는 아쉬움이 남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방송 이후 어민들이 주는 격려와 이런 좋은 상이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다소 쑥스럽다. 지역 언론은 인력을 포함한 취재 여건이 알려진 것보다 더 열악하다. 한사람이 빠지면 여러 사람이 일을 나누며 고생할 수밖에 없다. 이 프로그램 취재를 핑계로 연일 비워진 자리를 묵묵히 채워준 보도부장과 선후배들에게 너무 감사하다. 특히 프로그램을 지휘하며 현장 취재까지 나섰던 권혁일 부장과 연일 계속된 강행군에도 생생한 현장을 카메라에 담아낸 김중용 선배, 툭하면 집을 비웠던 취재팀의 가족들에게 다시 한번 고생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끝)
예산 돋보기 시리즈 40회 기획 조선경제i
예산 돋보기 시리즈 40회 기획
조선경제i
경제 관련 정치, 정책 기사 중에서 독자들의 '클릭 세례'를 받는 기사는 단연 세금에 대한 것입니다. 자기 지갑에서 직접 돈이 나가는 뉴스인 만큼 세금이 오르는 문제에 대해서는 늘 반응이 뜨겁습니다. 하지만 정작 세금의 최종 지출처인 예산에 대한 관심은 그리 높지 않습니다. 세금 항목에 비해 예산 사업이 워낙 많아서, 자신과 관련성이 낮거나 무관한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특히 정치인들은 표심을 얻기 위해 예산 사업을 계속 늘리려는 경향을 보일 수밖에 없는데, '의회 권력'이 과거 대비 강력해진 요즘에는 예산 낭비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선거 때의 각종 공약이 재정에 부메랑으로 돌아오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예산이 효율적으로 쓰이지 않는다면 설사 세금을 올려 메운다고 해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저희는 이러한 문제점을 구석구석 지적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예산 낭비를 지적하는 내용의 기획기사를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취재를 하면서 예산 집행 과정 구석구석에 비효율이 상상 이상으로 많다는 점을 알게 됐습니다. 예를 들자면 대통령의 공약이라는 이유로 사업 진행이 더딘데도 예산을 2배로 대폭 증액한 행복주택사업, 취업 성공률은 매우 낮음에도 매년 수백억 원씩 투입하는 해외취업 지원사업, 사업 실적이 전무한데 예산을 증액한 택시 개조사업 등 이름을 알만한 각종 재정 사업에 실적과 별 상관없이 예산이 투입되고 있었습니다.
어처구니 없는 혈세 낭비 사례도 부지기수였습니다. 국방부는 평택미군기지 이전 과정에서 미군들이 임시로 호텔급 숙박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루 30만원씩 수당을 주겠다며 예산을 짰고, 조달청은 전 차장이 원장으로 자리를 옮긴 연구기관에 연구용역을 몰아주기도 했습니다.
민간에서였다면 성사되지도 않았을 사업이 예산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관행적으로 이뤄지는 것을 보면서, 예산 사업에 대한 감시의 눈이 많아져야 하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특히 고령화로 복지지출 등 경직성 지출이 크게 늘어만 가기 때문에 불필요한 예산 사업을 솎아내는 것은 더욱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이번 취재에서 중앙정부 외에 지방정부의 예산 사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다루지 못한 것은 아쉬운 점이지만, 모쪼록 저희 기사가 예산 낭비의 전반적인 문제점을 상기하는 데 기여했기를 바랄 뿐입니다.
서울대 교수 인턴 여학생 성추행 혐의 한겨레신문
(291회)서울대 교수 인턴 여학생 성추행 혐의
한겨레신문 서영지
‘서울대 교수 인턴 여학생 성추행 사건’은 단순한 성추행 사건이 아니었습니다. 이 사건은 그동안 잠재되어 있던 교수와 학생들 간의 ‘갑을 문제’를 수면 위로 떠오르게 만든 상징적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보도 뒤 다른 학교의 비슷한 문제가 잇따라 불거졌고, 교육부에서는 성추행 등을 저지른 교수를 의원면직하지 않도록 학칙을 개정하라고 권고했습니다.
취재는 지난 11월 초 ‘서울대 교수가 국제학술대회 때 여성 인턴을 심하게 성추행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시작됐습니다. 그 뒤 며칠 동안 경찰과 검찰, 세계수학자대회 조직위원회, 해당 교수를 만나거나 인터뷰하면서 사실을 하나씩 모아갔습니다. 수사기관에서는 민감한 사항이라며 사실 확인을 꺼려했지만, 주말 동안 이어진 취재를 통해 사실관계를 하나하나 확보해 나갔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첫 보도가 나간 뒤 서울대 학내게시판에는 “나도 피해를 당했다”고 얘기하는 학생들의 글이 이어졌습니다. 학생들은 그동안 교수의 지위 등의 이유로 이 사실을 외부로 알리지 못 했다고 했습니다. 그 뒤 ‘‘천재 수학자’는 어떻게 ‘성추행범’이 되었나’ 등 10여 차례가 넘는 지속적인 보도를 통해 이 문제를 공론화시키고자 노력했습니다.
결국 해당 교수는 지난 2008부터 6년여에 걸쳐 여학생 9명을 성추행하고, 8명에게는 성적 괴롭힘에 해당하는 문자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보낸 혐의로 구속 기소됐습니다. 이 사건이 보도되고, 서울대에서는 성희롱 예방교육을 의무화하고, 교육부에서 교수를 의원면직하지 않도록 학칙을 개정하라고 권고한 것은 의미 있는 변화였다고 생각합니다.
여전히 사건은 진행 중인 만큼 이 사안에 대해 관심을 놓지 않을 것입니다. 이 기사가 보도될 때까지 정말 큰 힘을 주신 사회부장과 사건데스크. 그리고 캡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24시팀 선배들에게도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인권침해·비리백화점, 사회복지법인 향림원 경기…
인권침해·비리백화점, 사회복지법인 향림원
경기일보 이관주
‘철옹성’
경기도 광주 사회복지법인 향림원에서 자행된 장애인 인권침해와 이사장 일가의 각종 비리를 취재하면서 느낀 솔직한 속내다.
향림원 인권지킴이단은 이사장 며느리가 공동대표를 맡으며 유명무실했다. 향림원으로 지원되는 각종 후원금과 법인 수익금은 이사장 일가의 손아귀에 들어갔다.
그러나 누구 하나 이에 대한 문제제기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사회복지법인의 폐쇄성 때문이다.
이는 정부의 각종 지원금을 받아 운영되면서도 마치 사유재산처럼 움직이는 사회복지법인 시스템 자체의 문제이기도 하다.
보건복지부와 해당 지방자치단체에서 관리ㆍ감독을 한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법인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 또한 여전하다.
서울 인강원 사태만 해도 그렇다. 전국민의 분노를 일으킨 인강원에 대한 폐쇄는 사건이 터진 1년여가 지난 현재까지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장애인 인권활동가가 한 말이 있다. “인권침해와 횡령은 고전적인 형태의 시설 비리”라고. 오죽 자행됐으면 ‘고전적인’이라는 표현이 사용될 정도였다.
향림원도 다르지 않았다. 60년 전 설립 당시 숭고한 의미는 시간이 지나면서 퇴색됐고, 사회복지법인이 단순한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하면서 이런 문제는 이미 예견된 것인지도 모른다.
경찰 수사를 통해 거주 장애인의 인권침해와 이사장 일가의 각종 비리가 드러났지만, 아직 향림원 사태는 끝나지 않았다. 앞으로도 취재진은 향림원 이사진의 교체와 관선이사 파견이 이뤄지는 등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관심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다.
현행 사회복지법인 운영 시스템도 개선되길 바란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제2, 제3의 향림원이 어디에서 나타나고 있을 지 모른다.
이달의 기자상이라는 영광을 누릴 수 있게 된 과정에서 감사한 분들이 너무도 많다. 어리석은 후배를 이끌어 주신 이명관 차장님과 한상훈 차장님, 현장을 누벼주신 전형민 부장님께 감사드리며, 인내심을 가지고 끝까지 믿어주신 최종식 편집국장님과 정일형 부국장님께도 깊은 감사의 말을 전한다.
마지막으로 여전히 향림원 내에서 인간다운 삶을 위해 외롭게 투쟁하고 있는 Y형과 K누나에게 조금이라도 이 상이 위로가 됐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