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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작 제211회 · 2008년 3월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출품 2-02

천국의 국경을 넘다

조선일보 인터넷뉴스부

취재후기

(211회) 천국의 국경을 넘다 / 조선일보

첫 보도가 나간 지난 3월 3일 아침. 부산에 계신 어머님께 전화가 왔습니다. 무척 화가 나신 목소리였습니다. “너 지금 제 정신이냐. 중국 경제를 취재한다더니 어찌된 일이냐.” 탈북자 취재를 시작하면서 외국 출장이 잦았습니다. 그 때마다 부모님께는 출장 이유를 그럴 듯하게 둘러댔습니다. 한동안 이어진 통화에서 어머니는 섭섭함을 말했습니다. ‘천국의 국경을 넘다’ 기사가 신문에 실리는 새벽이면, 어머니는 끔찍함에 가슴을 부여잡고 전화를 거셨습니다. 요새 어머니는 이른 새벽에 눈을 뜬다고 하십니다. 배달되는 신문을 통해 외아들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입니다. 재작년부터 부쩍 늦잠이 느셨다고 했는데 그저 죄송할 따름입니다. 이달의 기자상 수상 소식을 듣고 가장 먼저 어머니가 떠오른 까닭입니다. 수상에 대한 어머니의 반응은 이랬습니다. “다시는 그런 일 하지 마라.” 다음 주말엔 아내와 함께 부산을 찾아갈 생각입니다. 부모님을 만나면 거짓말에 대한 사과부터 하겠습니다. 그리고 탈북자들의 어머니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지난 10개월간 중국과 북한의 국경마을에서 월세를 살았습니다. 그동안 북한 군인이 개입된 인신매매와 마약밀매 현장을 목격했습니다. 탈북자 신분으로 두 차례에 걸쳐 중국에서 태국에 이르는 전 과정도 동행 취재했습니다. 밀입국 횟수만 여섯번입니다. 러시아에 숨겨진 북한 자치구, 벌목소도 찾아갔습니다. 아슬아슬한 취재를 하면서 중국 군인과 경찰, 라오스 경찰에 세 번 끌려갔습니다. 그리고 기적처럼 빠져나왔습니다. 그동안 우리가 만난 탈북자의 수는 300명이 넘습니다. 그들이 조국을 등진 사연은 조금씩 달랐습니다. 하지만 어머니와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은 한결 같았습니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 자신의 몸을 인신매매 시장에 내던진 윤희씨. 중국 농가에서 씨받이로 살아가는 옥순씨. 자유를 찾아 중국과 라오스 국경을 몰래 넘었던 영화씨. 러시아 벌목소를 빠져나와 모스크바를 떠도는 만수씨. 그들은 모두 어머니를 말하며 통곡했습니다. 아마 저희 어머니도 탈북자의 현실을 들으시면 저를 이해하실 겁니다. 그래도 어머니는 아들을 언제든 만날 수 있는 대한민국 국민이니까요. 또 상금의 일부를 탈북자 인권단체에 기부한 것도 “잘했다” 칭찬하시리라 믿습니다. ‘천국의 국경을 넘다’ 보도 이후, 탈북자 인권에 대한 국내외 관심이 늘었습니다. 반가운 일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반기문 UN사무총장을 만나 탈북자 문제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을 요청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도 북한 인권문제를 올해 6대 과제에 포함시켰습니다. 정부도 북한 인권교육을 강화한다고 합니다. 미국 부시 대통령은 탈북자의 미국 정착을 돕기로 했고, ‘북한 인권 재승인 법안’은 미국 하원을 통과했습니다. 이런 성과도 어머님께 자랑하겠습니다. 수상의 기쁨은 중국과 러시아 국경에서 같이 지냈던 정인택 PD, 한용호 AD 등 다큐멘터리 스텝들에게 돌립니다. 또 믿고 맡겨주신 김창기 편집국장, 김형기 부국장, 이종원 부장, 방정오 팀장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탈북자 관련 정보를 상세하게 알려준 안용현, 안준호, 박수찬 등 편집국 동기와 후배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합니다. 취재에 협조를 아끼지 않은 두리하나선교회와 천기원 목사께도 박수를 보냅니다. 마지막으로 중국 국경 마을에 계실 이웃 분들께도 안부를 전하고 싶습니다. 조선일보 이학준기자

회차 심사평

제211회 전체 총평

제211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평 양영유(중앙일보 차장) 이명박 정부 출범 첫 달인 3월에는 기자들의 취재 경쟁이 치열했다. 내각도 새로 출범하고 4월 총선으로 정치권도 요동쳤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제 211회 이달의 기자상(3월)에는 출품작이 41편으로 많은 편이었다. 하지만 새 정부나 총선, 정치권과 관련된 내용보다는 일상적인 보도가 대부분이었다. 이번에는 모두 5편이 뽑혔다. 취재보도 부문 2편,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1편, 지역취재보도부문 1편, 지역기획 방송부문 1편이다. 출품작은 많았으나 심사위원들의 무릎을 탁 치게 할만한 수작이나 사회적 파급력이 컸던 기사는 적었던 것이다. 특히 지방언론사들은 16편이나 신청해 '이달의 기자상'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취재보도 부문은 내일신문의 '국가무선 통합망(TRS사업) 문제점 보도'와 SBS의 '잔혹한 납치시도'가 선정됐다. 3조 5000억원이 들어가는 정부의 TRS사업은 내용이 전문적이어서 언론이 쉽게 다루기 어려운 영역이지만, 2004년 3월부터 올해 4월까지 4년간 끈질기게 문제점을 파고든 기자정신이 높이 평가받았다. 특히 통합망 시범사업의 부실과 1000억 원대의 무전기 납품 담합 문제를 세밀하게 보도해 감사원의 감사를 이끌어내는 성과를 거뒀다는 평도 많았다. 잔혹한 납치시도는 아동 폭력에 대한 경종을 울리고 사회 이슈화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어른이 엘리베이터 앞에서 아이를 폭행하는 생생한 장면이 담긴 CCTV를 단독 입수해 방영한 것은 일부 센세이셔널 한 측면도 있었다는 지적도 있었다. 하지만 사회적 반향이 컸고 부실한 경찰 수사의 문제점를 짚고, 아동폭력을 사회 아젠다로 만드는 방점을 찍었다는 후한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은 논의가 가장 뜨거웠다. 본선에 5편이 올라왔지만 조선일보의 '천국의 국경을 넘다'가 낙점됐다. 심사위원들은 작품의 자격을 놓고 격론을 벌였다. 방송과 신문 제작을 동시에 한 새로운 시도(크로스미디어)를 했고, 작품의 완성도도 높다는 데는 이의가 없었다. 문제는 생생한 영상이 작품의 핵심인데 특별취재팀에 참석한 방송제작팀의 PD와 AD를 제외하고 신문제작에 참여한 기자 두 명에게만 상을 주는 것이 합당하느냐는 것이었다. "특별상을 주자" "기자협회 회원이 아닌 사람에게 이달의 기자상을 주는 것은 안 된다" "기자 두 명만 상을 신청했으므로 두 명을 대상으로 하는 게 옳다" 등등-. 이달의 기자상 심사과정에서 이렇게 논의가 분분했던 사례도 드문 일이었다. 결국 심사위원들은 "밀착, 잠행취재와 현장성을 살린 영상미가 돋보였지만, 신문을 통해서도 충분하게 내용이 전달됐다는 점을 인정하자"고 뜻을 모았다. 기획보도 부분의 '치솟는 물가에 서민 시름'과 '휴대폰 유통가격의 비밀', '소방관이 쓰러진다.'등 세 작품은 아깝게 탈락했다. 지역취재 보도부문은 출품작은 16편이나 됐지만 내용이 진부하고 완성도도 떨어져 경인일보의 '도청과 통화하면 녹취 당한다' 한편만 살아남았다. 이 작품은 국가권력의 인권침해 고발이라는 난제를 도청 측의 조직적인 취재 거부의 어려움을 극복하며 쓴 수작이라는 평을 받았다. 특히 도청이 녹취 서버를 시범운영한 사실까지 취재했다는 호평을 받아 심사위원 대부분이 후한 점수를 줬다. 지역기획 방송부문에 뽑힌 대전CBS의 '그들도 우리이웃…철거민'은 방송에서도 짧은 분량을 압축적이고도 효과적으로 잘 다뤘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철거민 문제는 그동안 여러 지역에서 다뤘던 내용으로 새로운 보도는 아니라는 지적도 있었다. 하지만 철거민은 우리이웃의 모든 문제로 특히 무분별한 개발사업이 도시빈민만 양산하고, 일부 공무원들의 투기대상으로까지 악용되는 실상을 잘 짚었다는 점에서 수상작이 됐다. 기획보도 방송부문과 지역기획 신문통신부문, 전문보도부문은 아쉽게도 수상작이 나오지 않았다. 취재보도 방송부문은 '환자 울리는 약값, 한국은 '봉이다(SBS)'와 '끝나지 않은 고통, 어린이 유괴 살해(CBS)' 두 편이 출품됐으나 내용이 평이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문보도 부문은 사진 세편과 코리아타임스의 외국인교수협회 추진 기사가 쓴잔을 들었다.

이 회차 수상작 2008년 3월

제211회(2008년 3월)에서 상을 받은 작품입니다.

취재보도부문 · 2편
국가무선 통합망(TRS 사업) 문제점 보도
1-01 내일신문 전호성
잔혹한 납치시도’외 2건
1-05 SBS 조성현·한정원·김형주·이한석·최우철·정경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 1편
천국의 국경을 넘다 지금 보는 작품
2-02 조선일보 박종인·이학준
지역취재보도부문 · 1편
도청과 통화하면 녹취당한다
4-11 경인일보 전상천·양은선
지역기획보도 방송부문 · 1편
그들도 우리이웃...철거민
6-03 대전CBS 신석우·정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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