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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작 제233회 · 2010년 1월 취재보도부문 출품 1-02

SAT 문제유출 사건 단독 보도

동아일보 사회부

취재후기

(233회) SAT 문제유출 사건 취재후기 / 동아일보

SAT 문제유출 사건 취재후기 동아일보 신민기 기자 미국 대학수학능력시험(SAT) 문제유출 사건을 보도한 뒤, 한 학부모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SAT 학원 설명회에서 만난 학부모였다. 격앙된 목소리의 학부모는 “기사에서 학부모들을 시험 문제유출을 독려하는 파렴치로 몰았다”며 “신문사 하나 정도 우스운 학부모들이니 조심하라”고 은근한 협박을 해왔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E어학원에서는 예고에 없던 설명회가 열렸다. 아시아와 미국의 시차를 이용해 SAT 문제지를 빼낸 강사가 전에 몸담았던 곳이다. 문제유출 사건에 대해 학원 관계자가 설명회에 나와 해명을 했다. 학원은 개입하지 않았고, 이와 관련해 학원이나 학생들이 피해를 입을 일도 없다는 거였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히 하겠다는 약속도 이어졌다. 학원 원장의 해명이 끝나고 학부모들이 하나 둘 입을 열기 시작했다. 학부모들이 학원 관계자에게 매섭게 따질 것이라는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공부를 시키려 보낸 학원에서 부정을 도왔으니 학부모로서 학원에 책임을 묻는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의외의 반응이 나왔다. 설명회에 참석한 30여명의 학부모들은 “일부 학생에게만 문제 유출의 이익이 돌아가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한 학부모는 “솔직히 고액의 수강료를 낸 만큼 그만한 이득을 봐야 하는 것 아니냐”며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SAT 문제유출 사건을 취재하면서 씁쓸한 마음이 든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대한민국 사교육 1번지, 서울 강남구 대치동은 일그러진 한국 교육 현실의 단면이었다. 학원가는 ‘터질 것이 터졌다’는 반응이었다. 지금도 SAT 대비 학원가에서는 온갖 편법, 불법을 통한 고득점 비결이 나돌고 있다. 거액의 수강료를 챙긴 강사들은 앞 다퉈 SAT 시험문제를 유출해 왔다. 태국 방콕까지 가 문제를 빼낸 학원 강사, 경찰이 수사에 나서고 연일 언론이 문제유출 사건을 보도하는 와중에도 대담하게 시험지를 찢어 나온 강사가 줄줄이 입건되고 구속됐다. 재계약을 거부하다 학원 대표에게 납치를 당했다는 ‘1타강사’ 손모 씨도 문제유출 혐의로 경찰에 조사를 받았다. 손 씨는 여기서 끝이 아닐 거라고 말했다. 손 씨는 시험 고득점과 명문대 입학 때문에 부정에 찌들어버린 학원과 학생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자신도 그 안에 깊숙이 몸담고 있었기에 예외는 아니었다. 학원이 직접 기출문제를 빼내오기 위해 미국 등 외국에 나가 브로커를 통해 문제를 구입하기도 하고 “왜 선생님은 기출문제 없느냐”고 당연한 듯이 묻는 학생들도 있다고 한다. SAT 문제지 유출사건이 일어난 데 대해 예일, 컬럼비아, 프린스턴, 하버드 등 미국의 주요 대학들은 SAT 성적은 여러 전형요소 가운데 하나일 뿐이며 이 점수가 입학을 결정짓는다고 믿는 것은 큰 착각이라고 전했다. 유독 한국 학생들이 SAT에 과도하게 집착하고 있다며 높은 SAT 점수에 비해 대학에서의 수학 능력은 그렇지 못한 점을 꼬집기도 했다. 대입 수학능력시험에 집착하고 시험 점수 몇 점을 위해 목을 매는 한국의 비뚤어진 교육열이 새삼 부끄러운 순간이었다. 그래도 아직은 희망이 있다고 믿는다. 취재를 하며 만난 대다수의 학생은 정직하게 공부해 당당한 결과를 내겠다고 했다. 선생, 학부모가 부정을 가르치고 학생들은 부정을 배우는 한국 교육의 현실을 마주하면서 부족하기만한 기사가 그래도 의미 있기를 바랐다. 일련의 보도를 통해 우리 교육의 곪은 상처를 드러내고 자정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회차 심사평

제233회 전체 총평

지방 두 작품 ‘호평’…만장일치 선정 (김동훈 이달의 기자상 심사위원 대변인-한겨레신문 기자) 2010년 첫 출품작을 대상으로 한 ‘이달의 기자상’ 심사는 심사위원들이 대폭 바뀐 가운데 진행돼 다른 달에 견줘 약간 적은 여섯 작품이 선정됐다. 총 응모작도 32편으로 다른 달에 견주면 적은 편이었다. 하지만 예심을 통과해 본심에 오른 작품도 14편에 불과했다. 한 심사위원은 “일선 기자들이 좀 더 분발해야겠다”고 충고했다. 이런 가운데 지방에서 올라온 두 작품이 심사위원들의 눈길을 끌었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과 신문·통신부문에 각각 출품한 대전MBC의 ‘특별기획 다큐뉴스 50부작 하늘동네 이야기’와 부산일보의 ‘히얄리아 새 그림을 그리자-거버넌스와 공공저널리즘의 결합’이 그것이다. 우선 ‘하늘동네 이야기’는 대전MBC가 창사 45주년을 맞아 2009년 1년간 기획한 장기 기획물이다. 지난해 1월 사상 초유의 경제 위기 속에 대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대전시 동구 대동 산 1번지 달동네를 조명한 것이다. 취재진은 1년 동안 그들과 동고동락하면서 그들의 희로애락을 생생하게 보여준 점에 심사위원들은 감명을 받았다. 캠페인성 뉴스는 자기 메시지에 매몰돼 언론 본연의 기능을 잃기 십상인데, 이 보도는 그렇지 않다고 호평했다. 특히 기존 1분20~30초짜리 데일리 뉴스의 틀을 깨고 3분 분량으로 뉴스에 다큐멘터리기법을 접목한 이른바 ‘다큐뉴스’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점도 심사위원들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 작품은 심사위원 14명 만장일치로 이달의 기자상에 선정됐다. 부산일보 ‘하얄리아 새 그림을 그리자’ 역시 새로운 취재기법 시도에 많은 심사위원들이 박수를 보냈다. 하얄리아는 일본군과 미군이 약 100년 동안 점령했던 부산의 잃어버린 땅이다. 미군기지로 쓰던 땅이 2005년 한국에 반환하기로 결정됐지만 부산시는 ‘국적없는 명품공원’으로 조성할 참이었다. 심사위원들은 여기서 시작된 부산일보의 문제의식에 주목했고, 전문가 집단인터뷰와 공공저널리즘 기법을 활용해 7회 연속 1·3면 보도로 부산지역의 주요 이슈로 만드는데 성공한 점도 “참신한 시도”라고 평가했다. 특히 취재 과정에서 부산시의 ‘명품공원’ 조성 의뢰를 받은 미국 유명 조경 설계사가 부산에 하루, 이틀씩 고작 두 차례 다녀갔을 뿐 측량은 커녕 현장조사조차 하지 않은 사실을 밝혀낸 점도 기사의 설득력을 더욱 높였다고 칭찬했다. 이 작품 역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취재보도 부문에서는 동아일보 신민기 기자의 ‘SAT 문제유출 사건 단독 보도’가 심사위원들로부터 단연 높은 평가를 받았다. 미국대학수학능력시험(SAT) 문제가 아시아와 미국 등 다른 나라의 시차를 이용해 유출되고 있다는 사실을 경찰과 학원가를 돌며 집요하게 취재해 단독 보도한 것으로, 심사위원들은 경찰기자의 끈끈한 취재력이 돋보인 훌륭한 작품이었다는데 이견이 없었다. 특히 일회성 단독보도에 그치지 않고 심층 기획 등 후속 보도를 게을리 하지 않은 점도 높이 평가받으며 심사위원 14명 중 13명이 수상작으로 결정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수상작으로 결정된 세계일보의 ‘다문화 한가족 시대’는 무려 1년5개월 동안 66회에 걸쳐 다문화 가족의 실태를 생생히 전달한 점이 심사위원들의 눈길을 끌었다. 오랫동안 공 들인 훌륭한 작품이라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특히 기존 다문화가정의 실패담 위주에서 벗어나 다문화가정에 자존감을 가진 사람 등 긍정적인 면과 성공사례를 부각해 많은 다문화가정에 희망을 준 점도 평가됐다. 다만 성공을 미화 또는 과장한 측면이 없지 않다는 지적이 따랐지만 심상위원 14명 중 10명이 수상작으로 결정했다. 올해 처음 제정된 경제보도부문에서는 경향신문(위크리경향) 권순철 기자의 ‘금감원은 KB에서 무엇을 뒤졌나’가 첫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금융당국이 강정원 KB금융지주회장 내정자를 사퇴압력 의혹을 뒷받침하는 결정적인 물증을 입수해 단독 보도한 특종이었다는 데 이의가 없었다. 이 부문과 함께 신설된 지역경제보도부문에 지원작이 없었다는 점은 유감이다. MBC 백승규 기자의 ‘1등급만 뽑은 연고대 입학사정관제’는 연·고대 등 주요 대학들이 입학사정관제 도입 취지를 무시하고 1등급 학생들만 선발하고 있다는 점을 고발한 특종보도였다. 다만 기획부문(방송)이 아니라 취재보도 부문에서 경쟁했어야 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비수상작 중에선 동아일보 정치부의 ‘18대 의원 278명 법안 투표 성향으로 본 이념지도’가 좋은 평가를 받았으나, 일부 논란 속에 아깝게 수상작에 이르지 못했다.

이 회차 수상작 2010년 1월

제233회(2010년 1월)에서 상을 받은 작품입니다.

취재보도부문 · 1편
SAT 문제유출 사건 단독 보도 지금 보는 작품
1-02 동아일보 신민기
경제보도부문 · 1편
금감원은 KB에서 무엇을 뒤졌나
2-03 경향신문 권순철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 1편
多文化 한가족 시대
3-01 세계일보 장영태·박석규·박찬준·문준식·박연직·신진호·김형구·김준모·김보은
기획보도 방송부문 · 1편
1등급만 뽑은 연고대 입학사정관제
4-01 MBC 백승규
지역기획보도 방송부문 · 1편
특별기획 다큐뉴스 50부작 ‘하늘동네 이야기’
8-01 대전MBC 김지훈·이교선·고병권·임소정·김준영
지역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 1편
히얄리아 새 그림을 그리자-거버넌스와 공공저널리즘의 결합
부산일보 이병철·김진성·박세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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