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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얄리아 새 그림을 그리자-거버넌스와 공공저널리즘의 결합
취재후기
(233회) 하얄리아 새 그림을 그리자 / 부산일보
하얄리아 새 그림을 그리자
부산일보 사회부 박세익 기자
뉴욕의 명소인 맨해튼 센트럴파크가 19세기 말 뉴욕 한 언론사의 공원조성 캠페인으로 시작됐다. 부산의 도심 하얄리아 미군기지의 공원화는 부산일보 취재팀의 노력과 열성이 배여 있다.
그래서 즐거웠다. 기자로서 가졌던 미래사회의 꿈을 펼쳐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각계 젊은 전문가들과 꿈의 실행방안을 제시하고, 그들과 함께 미국 공원을 여행하면서 밤을 새며 좋은 공원에 대해 토론한 시간은 행복했다.
하얄리아미군기지는 100년째 일제와 미군에 강점됐던 도심속의 땅이다.
부산시는 세계적인 조경설계가가 명품공원 설계를 마쳤다며 공사만 하면 된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도시계획과 조경, 공원 전문가들을 하나둘 인터뷰하다보니 '혹시나 하던 기우가 사실'로 확인됐다.
부산시의 조급증이 곳곳에서 드러났다. 현장 측량은 물론이고, 생태·조사·문화재조사 조차 없이 조급하게 설계를 마쳤다. 모든 것을 토목공사하듯이 일사천리로 진행된 그 과정 곳곳에는 지역의 정서나, 시민의 의견, 전문가의 깊은 고민이 들어갈 틈도 시간도, 기회도 없었다.
하얄리아 공원 콘셉트디자인을 했던 뉴욕 필드오퍼레이션스사의 제임스 코너 대표는 "부산시가 설계와 조성과정에서 너무 조급했고, 문제가 많다"고 직접 밝히기까지 했다.
행정팀장인 이병철 차장과 해당 미군기지를 관할하는 경찰팀 김진성 기자 등 3명으로 특별취재팀이 구성됐다.
탐사보도방식으로 공원조성의 문제점을 심층취재해 이슈를 발굴해냈다. 취재팀은 한발 더 나아가 이 문제를 부산일보가 주도해 해결의 실마리를 제시하기로 했다. 공공저널리즘의 기법을 도입해 부산일보가 촉매가 돼 전문가와 시민, 행정, 정치권이 모두 모여 미래 공원의 대안을 모색해 보자는 데 합의했다.
우선 전문가로 구성된 FGI(Focus Group Interview)로 취재를 시작했다. 갖가지 문제점이 쏟아졌다. 여기에 3개월간의 현장 취재와 각종 자료 발굴을 통해 '하얄리아 새 그림을 그리자'는 시리즈가 보도됐다.
보도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다. 전문가들과 독자들은 지역사회가 놓쳐버린 이슈를 다시 끄집어 낸 취재팀에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고, 이 참에 제대로 된 공원을 만들기 위해 부산일보가 더 노력해 달라는 격려도 쏟아졌다.
취재과정에 참여한 도시계획, 공원, 조경, 건축 전문가와 함께 복지, 환경, 문화, 여성 전문가, 시민단체 관계자 등과 함께 '하얄리아공원포럼'을 결성했다.
6개월에 걸친 포럼에서의 심도있는 토론과 전문가 제언을 매달 보도해 '지역 공동체의 공론의 장'으로서의 역할했다. 허남식 부산시장도 스스로 포럼을 찾아와 '적극적으로 포럼 의견을 반영해 설계를 수정하겠다'는 약속을 했고, 부산시의회에서도 주요 현안으로 떠올랐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포럼 회원과 취재팀 10명은 지난해 12월 열흘간의 일정으로 미국 샌프란시스코 프레시디오, 크리시필드와 어바인 그레이트파크, 샌디에이고 발보아파크, 뉴욕 맨해튼 하이라인, 배터리파크, 거버너스아일랜드 등 주요 공원을 방문했다. 공원 성공의 노하우를 배우기 위한 취재여행이었다. 물론 자원봉사였다. 회원들은 직장에서 연월차를 내고, 왕복항공권 경비도 개별 부담했다.
취재여행에서 대규모 공원을 조성중인 어바인시 강석희 시장은 "시민들과 함께 가야 한다"는 조언을 해줬다. 이는 모두 '하얄리아, 미국에서 길을 묻다'라는 또 다른 시리즈로 보도해 지역 사회의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 보도는 부산일보 지면뿐만 아니라 전북일보와 경인일보 등 한국지방신문협회 회원사에도 공동 게재했다. 지역언론의 콘텐츠 공유라는 새로운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기회였다.
하얄리아 취재 프로젝트는 이번이 끝이 아니다. 앞으로 `하얄리아 친구들'과 같은 형식의 민·관 거버넌스 조직을 탄생시켜 공원 설계·조성·관리운영을 담당토록 하는 것이 목표다. 앞으로도 수십년에 걸쳐 '하얄리아프로젝트'는 살아있을 것이다.
이 회차 수상작 2010년 1월
제233회(2010년 1월)에서 상을 받은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