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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작 제276회 · 2013년 8월 지역취재보도부문 출품 6-06

‘엉터리 등기행정’ 수십억 주택채권 날벼락 파문

부산일보 경제부

취재후기

(276회) ‘엉터리 등기행정’ 수십억 주택채권 날벼락 파문…

‘엉터리 등기행정’ 수십억 주택채권 날벼락 파문 부산일보 이현우 기자 법원은 뻔뻔했다. 잘못을 저지르고도 당당했다. “법도 제대로 모르면서 쓸데없이 불평한다”고 국민을 윽박질렀다. “잔말 말고 시키는 대로 하든지, 아파트 등기를 포기하든지 알아서 하라”고 억지 부렸다. 알고 보니 법을 제대로 모르는 쪽은 법원이었다.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남부산등기소는 전혀 엉뚱한 법률 근거로 740여 명의 서민아파트 집주인들에게 거액의 경제적 부담과 손해를 강요했다. 주거환경개선지구 내 신축 아파트에 입주하는 경제적 약자들은 가구당 300만~500만 원에 달하는 국민주택채권을 강제로 사야 했다. 그야말로 날벼락이었다. ‘주거환경개선사업에 따른 건축허가를 받는 때와 부동산등기를 하는 때에는 주택법 제68조의 국민주택채권의 매입에 관한 규정은 적용하지 아니한다.’(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42조) 너무나도 명백한 이 법률 조항을 법원은 끝까지 외면했다. 법률 근거를 내미는 민원인들에게도 “당신이 잘못 알고 있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기자가 확인에 나서자 “법률은 맞는데 해당 지역이 주거환경개선사업 지구가 아니다”는 궤변으로 맞섰다. 온갖 법률 근거를 들이대며 기자를 헷갈리게 만들었다. 국토교통부, 부산시, 부산 남구청, 부산도시공사 등 관련 기관 어디에다 확인해도 같은 답이 돌아 왔다. “법원이 무슨 근거로 그런 주장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주거환경개선사업 지구가 맞습니다.” 그런데도 법원 등기소 측은 “정부, 지방자치단체, 지방도시공사가 법률을 오해하고 있다”고 버텼다. 한 달에 걸친 끈질긴 취재 결과 법원이 법률 적용을 엉터리로 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등기 관련 법률 근거인 대법원 등기처리규칙의 엉뚱한 조항을 기준으로 업무를 처리한 것이다. 신문 보도로 법원의 황당한 행정처리를 폭로하자 이번에 법원은 ‘오리발 작전’으로 나왔다. 법원은 아무런 잘못이 없고 아파트 시행사인 부산도시공사가 모든 일을 잘못 처리했다고 떠넘겼다. 영문도 제대로 몰랐던 저소득층 밀집지의 주민들은 법원의 강요로 큰돈을 날린 사실에 분노했다. 그런데도 법원은 사과는커녕 책임 회피에만 몰두했다. 사회적 비난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코너에 몰리고 나서야 법원은 백기를 들었다. 피해자들에게 돈을 모두 돌려주겠다고 발표했다. 그제야 사과문을 돌렸다. 제도개선에도 나섰다. 사회적 파장 속에 손가락질이 쏟아지자 이를 견뎌내지 못하고 두 손을 든 것이다. 진작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면 이 지경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문제 제기를 외면하지 않고 조금 더 깊이 살펴봤다면 얼마든 바로잡을 수 있는 일이었다. 고압적 태도로 ‘갑질’만 하는 법원이 비판의 도마에 오르자 “통쾌하다”는 응원이 쏟아졌다. “안타깝다”는 걱정은 전혀 없었다. 슬픈 일이다. 사법부의 생명의 뿌리는 국민의 신뢰이다. 사법부의 뼈저린 뉘우침을 기대한다.

회차 심사평

제276회 전체 총평

KBS춘천 ‘농지은행 사기 실태 보도’ 현장 취재 호평 제276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에서는 대부분의 심사위원들이 한국일보의 ‘이석기 의원 참석 비밀회합 녹취록 단독입수 보도’가 사안의 비중과 파장의 기준으로 볼 때 매우 뛰어난 단독보도가 분명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또한 이 기사는 예비채점에서도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신청자가 공적설명서에서 녹취록 입수 경위를 “녹취록을 입수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한 끝에 A4용지 62쪽 분량의 녹취록을 입수했다”고 간략히 설명한 점을 놓고서는 심사위원들 사이에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일부 심사위원들은 “국가기관에서 고의로 기사를 리크(leak)했다는 강력한 의심이 있으니 신청자에게 취재경위를 좀 더 상세히 밝혀 달라는 소명서를 요청해야 한다”, “권력의 의도에 놀아나는 것일 수 있으니 상을 주는 것은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는 등의 반대 의견을 개진했다. 다른 작품들과 함께 심사위원들의 투표를 거친 뒤에도 논란은 이어져 몇몇 심사위원들은 “취재 경위에 의문이 있으니 신청자에게 추가 설명을 먼저 요청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수상을 유보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반면 다른 심사위원들은 “기자가 취재원과 쌓은 평소의 인맥이 자산일 수 있고 취재원 보호를 위해 취재 경위를 밝히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는 만큼 의구심을 제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반론을 폈다. 논란이 거듭되면서 심사위원들의 의견은 첫째, 상을 주고 국가기관의 의도에 휘둘릴 수 있다는 의구심을 심사평에 쓰자는 의견, 둘째, 상을 주고 취재경위에 대한 소명을 요구하자는 의견, 셋째, 상을 유보하고 취재 경위에 대한 소명을 확인한 뒤 추후에 확정해야 한다는 의견 등 크게 세 가지로 갈렸다. 결국 긴 시간의 토론을 거쳐 ‘상을 주고 국가기관의 의도에 휘둘릴 수 있다는 의구심과 심사위원회의 토론 내용을 있는 그대로 심사평에 적시하자’는 결론을 채택했다. 한겨레신문 ‘기업 내 보수격차 대해부 연속 보도’는 누구나 알고 있는 기업 내 보수격차를 실제 증거를 제시해 분석했다는 점, 신선하고 깊이 있는 분석으로 의미있는 보도를 이끌어냈다는 점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한겨레신문 ‘다원(옛 적준용역) 철거범죄 2차 보고서’는 20년 전에 보도한 사안에 대해 그 이후의 의미와 상황을 추적해 깊이 있게 접근한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부산일보 ‘엉터리 등기행정 수십억 주택채권 날벼락 파문’은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사안을 집요하게 추적해 시정까지 이끌어 냈다는 점에서 뛰어난 보도로 평가됐다. KBS춘천 ‘농지은행 사기 실태 연속보도’는 단순히 검찰의 수사를 추적하는 데 그치지 않고 농민들을 찾아다니며 현장 취재를 한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전문보도부문의 연합뉴스 ‘4대강 관련 건설사 골프장서 골프친 MB’는 흥미로운 현장을 정확히 포착한 노력이 돋보이는 사진기사로 평가받았다. <기자상 심사위원회>

이 회차 수상작 2013년 8월

제276회(2013년 8월)에서 상을 받은 작품입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 2편
기업 내 보수격차 대해부 연속보도
4-01 한겨레신문 류이근·김경락
다원(옛 적준용역) 철거범죄 2차 보고서
4-03 한겨레신문 이문영·송호균
지역취재보도부문 · 1편
‘엉터리 등기행정’ 수십억 주택채권 날벼락 파문 지금 보는 작품
6-06 부산일보 이현우
지역경제보도부문 · 1편
농지은행 사기 실태 연속보도
7-02 KBS춘천 송승룡·전성관
취재보도1부문 · 1편
이석기 의원 참석 비밀회합 녹취록 단독 입수 보도
한국일보 이진희·강철원·남상욱·김청환·김혜영·정재호·조원일·김기중
전문보도부문 · 1편
4대강 관련 건설사 골프장에서 라운딩 즐긴 MB
연합뉴스광주전남 박철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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