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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작 제282회 · 2014년 2월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출품 4-05

우리가 만드는 기적 4만 7000원

시사IN 정치팀

취재후기

(282회)우리가 만드는 기적, 4만7000원 / 시사IN

우리가 만드는 기적, 4만7000원 시사IN 장일호 기자 “해고 노동자에게 47억원을 손해배상하라는 이 나라에서 셋째를 낳을 생각을 하니 갑갑해서, 작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시작하고 싶어서입니다. 47억원… 뭐 듣도 보도 못한 돈이라 여러 번 계산기를 두들겨봤더니 4만7000원씩 10만명이면 되더라고요.” ‘노란봉투 캠페인’의 시작이 된 배춘환씨의 편지에 적힌 주소지로 찾아가던 1월의 어느 오후. 이미 독자의 편지는 국장 브리핑으로 지면에 소개된 터였고(독자 동의를 구하지 못해 이때까지만 해도 실명을 쓰지 못했다), 이를 읽은 독자 몇몇이 자신들도 참여하고 싶다며 무작정 편집국으로 편지를 보내오고 있었다. 참여방법을 알려달라는 독촉전화도 심심찮게 왔다.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 국장이 방법을 찾아보라고 했다. 솔직히 난감했다. 대체 언론사는 이럴 때 무엇을 할 수 있나. 그리고 걱정했다. 처음 편지를 보낸 이 독자가 ‘선수’는 아닐까, 라는. 이미 수년간 쌍용자동차 관련 기사를 써왔던 매체의 기자 입장에서 무리는 아니었다. 그들을 도우려면 굳이 언론사로 돈을 보낼게 아니라, 여러 루트가 있었을텐데. 혹시 다른 ‘노림수’가 있었던건 아닐까.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인터뷰 하러 가서, 인터뷰를 ‘당하고’ 왔다. “파업이 정말 불법인가요?” “왜 방송 뉴스에서는 이런 기사를 볼 수 없나요?” “손해배상 소송 해법은 없나요” <시사IN>을 보기 시작한지 1년 남짓 됐다는 부부는 선수가 아니라 ‘순수’했다. 대답을 하면서도 ‘대체 어디부터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갑갑함을 느낄 정도로. 기자가 가진 정보량은 일반 독자보다 훨씬 많다. 어쩌면 그래서 늘 독자보다 앞서서 판단해버리는지도 모른다. ‘이미 나온 얘기다’ ‘얘기 안 된다’라는 한 마디로 얼마나 많은 아이템들이 회의에서 죽는지(!) 떠올렸다. 누군가에게는 삶이 통째로 걸린 문제를, 우리는 어쩌면 너무 쉽게 판단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게 온전히 틀렸다는 게 아니다. 기자는 좀 더 친절해질 필요가 있고, 그래야 한다고, 그 날 회사로 돌아오면서 생각했다. 그런 측면에서 ‘손배 10년 잔혹사’는 끊임없이 새로이 불러내야 할 이야기였다. “작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한다”라는 배춘환 독자의 편지 역시 자꾸만 마음을 두드렸다. <시사IN>이 할 수 있는 일은 하나였다. 기사를 쓰는 것. 기본적으로 ‘2차 생산자’인 기자는 사건이나 현상없이 기사를 쓰기 쉽지 않다. 손배가압류 문제도 마찬가지다. 누군가 죽어야 쓸 수 있는 문제였다. 2012년 한진중공업에서 최강서씨가 손배가압류 문제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때, <시사IN>은 3쪽의 지면을 할애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달랐다. 배씨의 편지를 계기로 편집국에는 매주 손배 관련 기획안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331호부터 341호까지, 모두 44쪽을 썼다. 그사이 다른 언론사에서도 비슷한 기획이 나오기 시작했다. 누군가 더 이상 죽지 않도록. 기획하면서, 기사를 쓰면서 신이 났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이슈인데도 때때로 새롭고, 자주 숨이 막혔다. 지난한 과정을 거쳐 아름다운재단이 모금 파트너로 결정됐을 때, 또 손배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기구인 손잡고가 출범식을 가졌을 때, 모금액의 그래프가 매일 앞으로 뻗어나갈 때, 정치권이 움직이고 법조계가 고민하기 시작했다는 시그널을 봤을 때…. 지난 두 달은 매일이 기적이었다. 법과 제도를 바꾸는 것이 결국 사람임을 새삼 깨달았다. 한 평범한 엄마가 보낸 4만7000원은 서로의 마음을 허무는 시작이었다. 이건 단순한 모금이 아니었다. 손배가압류에 대한 강력한 문제제기였다. 그렇게 사람들이 손잡기 시작하자, 정치권이 움직이고, 법조계가 고민하기 시작했다. 쌍용차 해고자 이창근 실장의 말처럼 “노란봉투가 더 많이 모여야 하는 이유”가 갈수록 분명해진다. <시사IN>이, 언론이, 해야 할 일도 여기에 있다고, 믿는다.

회차 심사평

제282회 전체 총평

제282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평 연합뉴스 ‘수백억원 벌금 미납 대주그룹 회장…’ 지역 토착기업-법조계 유착관계 고발 제282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에는 41편이 출품돼 7편의 수상작을 배출했다. 최근 70~80편이 출품돼 5~7편이 선정된 것과 비교하면, 이번 회 출품작에 대해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가 내려졌음을 알 수 있다. 12편이 출품된 취재보도1 부문에서 3편이나 수상작이 나왔고, 오랜만에 전문보도 부문 수상작을 배출했으며, 주간지가 기획보도 부문에서 선정된 것은 언론의 다양성 측면에서 반가운 일이다. ‘취재보도1 부문’에 선정된 3편은 모두 단발성 보도에 그치지 않고, 심각한 사회 현안을 파고드는 집요하고 끈질긴 언론정신, 땀 흘리며 현장의 발품을 판 기자정신이 살아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CBS의 ‘여(與) 사무총장 아프리카 노동자 착취 논란’ 연속보도는 다문화 및 이주노동자 문제에 대한 심각성이 커지는 가운데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착취사례의 피해자를 찾아내 인터뷰를 하는 등 끈질긴 취재 노력과 지속적인 기획을 통해 이 문제가 왜 중요한 사회적 현안인지를 밝혀준 수작이었다. 그러나 가해자가 집권여당의 고위 당직자여서인지 여타 언론사의 후속보도로 이어지지 못했고, 전국적인 실태 파악 등 연속성을 이끌어가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제기됐다. JTBC ‘염전 노예 사건 연속보도’는 염전 주위에 살고 있는 주민과 피해자의 인터뷰를 심층적으로 다뤘고, 단발성으로 끝날 수도 있는 기사를 발품을 팔아 현장감을 살린 좋은 보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보도자료에 매몰될 위험성을 벗어나 피해자의 동선을 역추적하는 열정적인 취재를 통해 인권 문제를 보편적인 사회 현안으로 심도 있게 다뤘다는 평가를 받았다. YTN ‘국산 항공안전장비 총체적 부실’은 사고 발생 시 초대형사고로 연결될 수 있는 항공기 안전 문제를 꼼꼼하게 취재해 보도한 수작이었다. 다만 후속 심층보도로 연결돼 광범위한 사회적 현안으로 확산됐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과 함께 경쟁자 없이 진행되는 군 관련 납품행위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총체적으로 분석됐으면 하는 아쉬움도 제기됐다. ‘기획보도 신문부문’에서는 5편의 출품작 중 한겨레신문 ‘대기업으로 흐르는 나랏돈’이 부의 편중 현상과 사회적 부조리를 밝혀낸 좋은 기사의 전형이라는 호평과 함께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9개월에 걸쳐 대기업과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 보조금의 흐름, 공공자금 사용의 기준 등 여러 분야를 취재해 완성도를 높인 점도 돋보였다. 그러나 국가 및 공적자원의 배분 시스템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이 이뤄지지 않은 채 대기업에만 유리했다는 결과로 연결된 점과 분야별로 세세한 기준에 대한 검증이 미비한 점 등을 보완해야 할 것이라는 조언도 나왔다. 시사IN ‘우리가 만드는 기적 4만7000원’은 독자가 격려편지와 함께 보낸 4만7천원으로 시작됐지만, 언론사가 사회의 중요한 현안을 기획 겸 캠페인으로 연결시킨 좋은 보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유명연예인 이효리씨가 참여하면서 사회적 파장이 촉발되는 등 언론의 기획력과 사회적 연대성을 확인시켜준 훌륭한 캠페인의 전형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지역 취재보도 부문’에 선정된 연합뉴스 광주·전남 취재본부의 ‘수백억원 벌금 미납 대주그룹 회장 해외 호화생활’은 지역에 기반을 둔 토착기업과 법조계의 오랜 유착관계 및 부당판결의 연결고리를 끈질기게 보도해 성과를 낸 결과물이다. 지역언론 차원에서는 오래된 현안이어서 사회적 의제로 끌어올리기가 쉽지않았지만, 집중적인 문제 제기를 통해 사회적 현안으로 끌어내는 성과를 올렸다. 해외 호화생활과 노역 논란 문제는 요란했지만, 본질적인 제도 개선에 대한 지적이 약했고 후속보도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제기됐다. ‘전문보도’ 부문에는 매일경제신문 ‘내 사랑 스톤-컬링 여자대표팀의 올림픽 도전기’가 선정됐다. 컬링이라는 비인기 종목에 주목했다는 점과 사진과 동영상을 이용해 온라인에 노출하는 등 새로운 언론 플랫폼을 사용해 뉴스 가치를 높이고 확산했다는 점이 평가받았다. 한편 ‘취재보도1 부문’에 출품된 CBS의 ‘서울대 음대 교수 비리 및 공채 파행’ 보도는 만연한 교수 비리와 학벌문제를 고발한 좋은 기사였으나 수상에는 이르지 못했다. 상대의 반론을 보장하는 당사자 취재와 복잡한 계파 갈등 등을 다각적인 현장취재를 통해 보완하면 완결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경제보도 부문’에 출품된 뉴스토마토의 ‘KT 자회사 발 초대형 대출사기사건 보도’는 발 빠르고 의미 있는 취재보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이 이미 조사를 진행해온 사안으로 다른 언론사들의 의미 있는 보도도 많았다는 점에서 아쉽게도 수상에 미치지 못했다. 전통적인 속보성도 중요하지만 정확성, 취재추적 및 탐사과정, 사회적 파급력, 기획의제 설정 등이 더욱 중시되는 최근 언론상 심사의 경향을 참고해 분발하기를 격려의 말씀과 함께 제언한다. 좋은 보도를 위해 노력해준 현장기자들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국민의 편에 선 정론보도를 기대한다.

이 회차 수상작 2014년 2월

제282회(2014년 2월)에서 상을 받은 작품입니다.

취재보도1부문 · 3편
국산 항공안전장비 총체적 부실
1-12 YTN 이만수·한동오·최윤석·강영관
與사무총장 ‘아프리카 노동자 착취’ 논란
CBS 김민재·김지수·김연지
염전노예 사건
JTBC 김관·홍상지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 2편
대기업으로 흐르는 나랏돈
4-04 한겨레신문 류이근·이완·송경화
우리가 만드는 기적 4만 7000원 지금 보는 작품
4-05 시사IN 천관율·장일호·김은지·송지혜·전혜원
지역취재보도부문 · 1편
수백억 벌금 미납 대주그룹 회장 해외 호화생활
6-01 연합뉴스광주전남 박성우·전승현·손상원
전문보도부문 · 1편
내 사랑 스톤 - 컬링 여자대표팀의 올림픽 도전기
매일경제신문 진성기·신헌철·정승환·최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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