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기
수상 기자가 직접 쓴 1인칭 기록 5편
-취재보도)-수협 학교급식 및 군납 관련 보도 - 한겨레…
한겨레 임인택 기자
수협, 농협, 축협 등은 안전 식품의 보증수표처럼 간주된다. 브랜드 앞에서 그렇게 무장해제됐던 게 사실이다. 최소한 이번 취재의 중심에 섰던 수협은 그런 믿음을 저버렸다. 선입견을 깨거나 습관을 바꾸는 일, 지난 기대를 접는 일은 쉽지 않다. 그러나 조금 불편하고 소란스럽고 버거운 일인 만큼, 변화된 풍토를 담보해내는 일이기도 하다.
세 차례의 연속 보도로 떠들썩했던 사회가 잠잠해질 즈음, 수협 임직원을 만날 일이 있었다. 영업에 큰 타격을 입었다는 수협 쪽에, 속 편하고 주제 넘는 말이었을지 모르지만 진심을 실었다. “수협에게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수협은 한국 수산물 유통시장을 선도하니까 품질이든, 영업 관행이든 수협이 조금만 달라져도, 다른 유사 업체들이 변하지 않을 수 없지 않나.”
이번 취재는 수협 중앙회 등 학교 급식에 수산물을 납품하는 업체들의 원산지 위반 혐의를 잡고 서울지방경찰청이 벌이고 있는 수사가 축소되는 것 같다는 업계의 뒷얘기를 우연히 포착하면서 시작됐다.
모든 취재가 그렇지만, 발품을 많이 팔아야했다. 별 다른 단서가 없는 가운데 사실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전현직 임직원을 숱하게 만나 듣고, 보는 일이 전부였던 탓이다.
결정적 돌파구를 마련해 준 게 2004년 클레임 일지 입수였는데, 그 내용 하나하나에 기가 찼다. 만일 납품된 상태 그대로 아이들의 입에 들어갔더라면 어떻게 됐을까? 상상 자체가 폭력이었다.
해동하면 조리할 수 없을 만큼 식재료가 으스러지거나, 파리 등 별의별 이물질이 들어가 있다거나, 조리했는데 악취가 너무 심해 학생들이 음식을 먹지 않았다는 내용들이 생생하게 일지에 담겨 있었다. 한 교사가 먹던 음식에서 못이 나와 입안을 다쳤다는 기록은 ‘18살 이상 열람가’다.
클레임 일지는 2004년도치였지만 현재 또한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업계 임직원들을 통해 확인했고, 무엇보다 수협 임직원들의 일부 주장대로 2006년 급식물의 상태가 개선되고 있다 하더라도 지난 과오에 대해 누구도 문제를 제기하거나 책임지지 않았던 사안이라 지난 클레임 일지가 갖는 문제성은 여전히 심각하다고 판단했다.
학교 급식은 물론, 군에 수산물을 독점 납품하는 과정에서도 문제점들이 추가로 드러났다. 확인하기 위해 강서 외발산동 기지에서 새벽 4시부터 늦게는 밤 12시까지 ‘잠복’했던 고된 기억, 영하 20도의 창고에서 30분 넘게 수협 임직원의 설명을 들었던 기억도 이젠 아련해진다.
수협을 포함한 수산물 납품 업체의 원산지 조작도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으며 영업 과정에서 일선 학교 교장에게 50~1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는 단서도 잡아 상당 부분 취재를 마쳤지만 <한겨레>의 취재가 이뤄지자 경찰이 급작스레 중간 수사 결과를 언론에 공개하는 해프닝도 발생하면서 취재의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잇속을 위해 먹을거리로 소비자를 기만해서는 안 된다’는 아주 작은 문제의식에서 취재 의지가 계속 추동되었다고 본다. 특히 그 소비자가 자라나는 청소년이거나 군 장병들이라면 더더욱 간과할 수 없는 문제일 것이다. 수협은 자신의 이름이 주는 권위에 기대 발 빠른 성장을 거듭해왔다. 하지만 성장의 이면을 한 차례도 들춘 적은 없었다. 일반 국민이 “그래도 수협이니까 낫겠지”라며 무의식적으로 기대며 소비해왔던 편견을 깨면서, 이렇듯 일반 국민의 기대를 받는 수협에게 더 무거운 책임을 지우는 계기가 되었다고 자평한다.
먹을거리에 대한 뉴스는 언제나 커다란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다. 1차 책임은 생산·유통자에게 지울 수밖에 없다. 우리 입에 들어가는 식품의 위생 및 안전은 생산, 유통선의 책임 의식 없이는 담보되기 어려운 탓이다. 그러한 윤리 의식, 책임 의식을 기반으로 기업들은 이윤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한겨레> 보도가 이를 위해 작은 보탬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기획보도 신문통신) 불법 다단계 제이유 네트워크 추…
내일신문 기획특집팀 김은광 기자
지난주는 기자가 되겠다고 맘먹은 이후 가장 기쁜 때였습니다. 기자협회가 주관하는 이달의 기자상을 수상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1월부터 최근까지 불법 다단계 제이유그룹의 실체를 파고들었던 노력을 인정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썼던 기사의 면면을 살펴보면 솔직히 별 게 아닙니다. 누구나 쓸 수 있는 기사였고, 각고의 노력을 담은 취재과정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기자상을 받았다는 게 쑥스럽기 그지없습니다.
다만 사람들이, 언론들이 크게 주목하지 않은 부분을 파고들었다는 것과 제이유측의 집요한 방해와 회유가 있었음에도 중심을 지켰다는 것은 감히 성과라고 자부합니다. 그 성과는 제 개인적인 몫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내일신문 편집국의 든든한 지원 덕분입니다.
지난 1월 3일 ‘제이유의 허위과장 홍보’를 주제로 첫 기사를 썼습니다. 첫 기사 이후 제이유 대표 주수도씨는 본지 대표이사와 편집국장, 팀장 등을 차례로 접촉하며 후속 취재와 기사를 막으려 했습니다. 하지만 회사에서는 “현장에서 뛰는 기자를 만나 직접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라”며 주씨가 만나자는 제안을 단호히, 그것도 수차례나 거듭 거절했습니다.
회사측의 대응은 이후 일선 기자인 제게 큰 힘과 용기가 됐습니다. 불법과 타협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윗분들이 몸소 보여주신 덕택에 저는 더욱 자신감을 갖고 제이유의 실체를 알리는데 주력할 수 있었습니다. 30여차례의 크고 작은 기사로 결국 공정위와 검찰의 조사를 이끌어냈습니다. 그 과정은 지난주 이달의 기자상 수상으로 결실을 맺었습니다.
타사 동료기자들이 열정과 의지로 끈질기게 취재하다가도 쉽게 타협하려는 회사측의 소신 없는 태도로 기가 꺾이는 걸 봐왔습니다. 그에 비하면 저는 정말 행복한 기자입니다. 취재 사안에 대해 끝까지 물고 늘어지지 못하는 것에 대한 질책은 있을지언정, 훼방은 없기 때문입니다.
지난 2월의 어느 늦은 밤 강남경찰서 기자실에서 제이유의 마케팅을 놓고 주수도 회장과 약 1시간가량 전화 논쟁을 벌인 적이 있습니다. 그때 기자실에 함께 있던 모 신문사 선배가 “노력은 가상하지만 제이유 비판 기사를 쓰기 힘들 것”이라고 말한 것을 기억합니다. 그 선배는 제이유 취재를 하다 중도에 그만둘 수밖에 없었던 자신의 경험을 얘기하며 앞으로 제가 겪을지 모르는 좌절을 미리 달래주려 했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그 선배의 예상은 빗나갔습니다.
내일신문이 어떤 언론사인가에 대해서 꼭 한번 말씀드리고 싶던 차에 기자상 수상을 계기 삼아 회사 자랑 한번 했습니다. 행복한 기자로서 앞으로의 목표는 실력을 높이고, 그만큼 더 겸손한 인간이 되는 것입니다. 목표에 도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취재보도)-불량 방독면 41만개, 정부가 은폐 - KBS…
"불량 방독면 41만개, 정부가 은폐’ (KBS 탐사보도팀 임장원 기자)
국민방독면에 관한 자료 한 다발이 취재기자의 손에 넘어온 건 지난해 말. 자료를 준 정보원은 중앙일간지와 방송사 고발프로그램을 한 번 거쳤다 온 자료라고 했다. 국민방독면 수십만 개가 불량품이라는 것을 비롯해 여러 의혹들을 제기한 내용이었는데, 그 절반은 갖가지 기관에 탄원을 제기했다가 돌려받은 회신들로 채워져 있었다. 행정자치부, 국가비상기획위원회, 부패방지위원회, 소방방재청 감사실 등에 보내진 탄원서들은 한결같이 ‘이상없다’는 답변을 안고 돌아왔다. 2년 전 경찰이 수사를 했고, 그래서 불량품이 적발돼 17만개가 리콜됐다, 나머지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내용이었다.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두 차례나 의혹 제기가 됐지만, 별 탈 없이 넘어갔던 기록도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불량품이, 그것도 수십만 개가 방치돼있다는 게 과연 가능한 일일까? 고민스러운 상황에서 취재의욕을 불어넣어준 건 엉뚱하게도 당시 뜨거웠던 줄기세포 논문 조작 파문이었다. 사이언스가 검증을 했다는 세계적인 논문도 상식을 뒤집는 놀랄만한 사실이 나오지 않았던가...
자료를 읽고 또 읽으면서 수많은 문서에 등장하는 수치들을 외울 정도가 될 무렵, 중요한 허점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2002년 8월 이전에 생산된 방독면 60만개가 모두 불량인데 17만 개만 리콜이 이뤄졌다는 핵심 의혹에 대해 여러 기관들이 ‘이상없다’는 답변을 내놨지만, 어느 문서에도 해당 기간의 제품을 검사해봤다는 명확한 기록이 없었던 것. 한 번 해볼만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백억 예산이 투입된 국책사업이었지만, 국내엔 제대로 된 검사기관 한 곳이 없었다. 일본을 뒤졌다. 최대 방독면업체 S제작소가 검사가 가능하다는 답변을 줬다. 그런데, 검사할 제품이 S물산 거라고 하자 이런 저런 이유를 대며 검사를 피했다(나중에 알고보니 서로 제휴업체였다) 검사할 곳을 찾느라 한 달을 수소문한 끝에 3월 초 방독면 10개를 트렁크에 채워넣고 일본행 비행기에 오를 수 있었다.
‘괜히 출장비만 날리는 게 아닐까?’하는 걱정은 검사 시작과 함께 사라졌다. 검사 시작 1분 만에 일산화탄소 농도가 기준치의 세 배인 1000ppm을 넘어서버린 결과를 놓고 검사를 해준 방독면업체 공장장은 ‘이게 정말 시중에 유통된 제품이냐’며 반문했다. 일본인 앞에 한국의 치부를 드러낸 듯이 낯이 뜨거워졌다.
안도감과 씁쓸함을 함께 안고 돌아온 뒤, 본격적인 취재가 시작됐다. 그동안의 문서 검토와 일본에서의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두 가지 ‘가설’을 세웠다. 첫째, ‘2002년 중반까지 생산된 국민방독면 수십만 개가 불량품이다.’ 둘째, ‘담당 공무원들이 계속된 문제제기를 고의로 묵살, 불량품을 은폐해왔다.’ 설마하면서 세워봤던 이 ‘가설’들은 취재가 진전될 수록 ‘사실’로 굳어져갔다.
4월 초 드디어 마지막 관문을 뚫기로 했다. 소방방재청을 찾아가 공동검사를 요청했다.
일본에서의 검사 결과를 그냥 방송해버리겠다며 머뭇거리는 공무원들을 협박(?)한 끝에 가까스로 공동검사가 이뤄졌고, 일본에서보다 더 심각한 불량품들이 확인됐다.
취재가 99% 진척된 상황, 남은 1%는 납품업체에 반론권을 주는 것이었다. 업체는 검사 참관 요청도, 인터뷰 요청도 거부하더니 결국 보도 직전에 KBS 취재가 엉터리라며 방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냈다. 방영금지 가처분 신청은 기각됐고, 4월 11일 9시뉴스 <현장추적>을 통해 ‘국민방독면 상당수가 불량품’이라는 첫 보도를 내보낼 수 있었다. 그 후 한달에 걸친 방재청의 실태조사 끝에 ‘41만개 불량’이 공식 확인된 5월 초, 인내심을 갖고 묵혀뒀던 <4년간 은폐 의혹> 등 구조적 부실행정을 다룬 보도들이 잇따라 전파를 탔다.
4월 첫 보도 때는 외로웠다. 타사의 특종은 가급적 외면하는 우리 언론의 생리 탓인지 다른 매체의 후속보도도 없었다. 최종 결과가 나오고 은폐 의혹이 구체적으로 제기되자, 상황이 달라졌다. 정치권과 시민단체들이 규탄 성명을 내고, 다른 언론도 중요하게 다뤄줬다. 이런 사회적 반향은 조용히 정리하고 넘어가려던 소방방재청에 제동을 걸었고, 결국 상급기관인 행자부가 먼저 감사원에 감사를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국민방독면 문제는 현재 진행형이다. 취재진이 보도한 것은 불량품 문제였지만, 취재과정에서 국민방독면 사업 전체가 갖가지 문제점의 백화점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보도에 담아내지 못했지만 규명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들에 대해선 취재진이 확보한 자료를 감사원에 넘겼다.
기자가 탐사보도팀 소속이 아니었다면 이 아이템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아무런 데드라인도 없이 ‘꽝’ 날지도 모를 아이템에 매달리는 기자를 몇 달씩 지원해준 데스크는 든든한 우군이었다. 지금 이 시간에도 묻혀있는 진실을 외롭게 파헤치고 있을 탐사기자들과 수상의 기쁨을 나누고 싶다.
-지역기획보도 신문통신) 가정의 달 기획(뉴아웃사이…
가정의달 기획(뉴아웃사이더)
지난 5월 초, 지역의 한 조손가정세대를 방문한 적이 있다.
칠순의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초등학교 3학년 여자아이의 소원은 놀이공원에 가 보는 것.
TV에서만 보던 놀이기구를 직접 타 보는 상상을 하며 생글생글 웃음 짓는 아이에게 취재진은 내일이라도 당장 놀이동산에 같이 가자고 얘기를 꺼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참 무책임한 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기자랍시고 집을 불쑥 찾아와 한다는 말이 ‘놀이동산에 가자’라는 말이었으니...
조금전까지만 해도 웃으며 말하던 아이의 얼굴엔 금새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운 채 짧게 ‘그건 싫어요’라는 답변이 귓가를 때렸다.
후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 아이는 이미 수차례 자원봉사자들과의 이별을 경험한 터라 새로운 만남 자체를 두려워한다는 것이다.
조손가정의 아이들이 겪는 또 다른 고통을 단편적으로나마 보여준 셈이다.
지난 4월말, 취재팀은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의 범주에 속하지만 언론이나 사회에서 외면 된 계층에 대한 소재를 찾던 중 조손가정에 초점을 맞추게 됐다.
조손가정은 외환위기 이후 급증한 가정해체의 여파로 주위에서 심심찮게 접해 왔기 때문에 기획 당시 실태 파악이나 관련 취재가 어렵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취재를 시작한 지난 4월, 이 같은 추측은 완전히 빚나갔다.
대구시청과 경북도청은 물론 일선 구청에서 조차 조손 가정에 대한 현황은 고사하고 추정치조차 파악이 되지 않는 실정이었다.
무엇보다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은 자치단체들의 반응이었다.
관할 자치단체에서는 이들에 대한 기초 자료가 없었을 뿐 아니라 보도 이후 관련 업무가 늘어날 것을 우려해 오히려 취재를 만류하는 경우도 있었다.
결국 지역의 민간 복지 단체와 대구시교육청을 통해 입수한 1천여세대의 급식 지원 조손가정 자료를 어렵사리 구한 다음에야 본격적인 취재가 시작됐다.
취재 과정에서 느낀 조손가정들의 문제는 단순히 경제적 문제로만 치부하기에는 너무나 복잡한 세대간의 갈등이 버티고 있었다.
아이들과 얘기 자체가 통하지 않는 조부모들은 일상적인 대화조차도 거의 나누기 힘들었고 이 같은 환경이 지속되며 아이들은 정상적인 인격 형성에 더 큰 장애를 입고 있었다.
결국 세대간의 단절을 통해 얻어진 불완전한 인격형성이 다음세대의 아이들에게 전달되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들에 대한 단순한 경제적 지원은 순간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들, 특히 자녀들의 자립심 형성에는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취재팀은 이들에 대한 보다 실질적이고 근본적인 대안을 고민하던 중 지역 복지단체 중 조손가정의 손자녀와 조부모들을 위한 맞춤식 멘토링 사례와, 동일한 아픔을 공유한 조부모들간의 소규모 그룹 형성 사례도 접할 수 있었다.
한 달여 동안의 취재와 기사 작성을 마친 후 5명의 기자들의 입에서 한결 같이 나온 말이 있다.
바로 ‘조손가정도 가족이다’라는 말이다.
‘부모만 다시 되돌아오면 그만’이라는 임시적인 가족 개념이 아니라 가족의 울타리 내에서 올바른 인격을 형성해 나가야 할 이 땅의 많은 조손세대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국가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이들에 대한 시각을 달리 해야 할 당위성은 충분하지 않을까?
끝으로 어렵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전해준 지역의 많은 조손가정과 관계 복지기관 및 연구기관 관계자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뜻을 전한다.
-지역취재) 무릎꿇은 교권 - CJB청주방송 보도국 조용…
무릎꿇은 교권(CJB청주방송 보도국 조용광)
학부모의 제보를 받았을때 학교급식문제를 지적하는 학부모의 단순 항의쯤으로 여겼다.
하지만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은 순식간에 벌어졌다.
교장의 잇단 사과에도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던 학부모들 앞에 초등학교 2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여교사가 무릎을 꿇었다.
15분안에 급식을 비우지 못한 자녀들에게 반성문을 쓰게하고 청소를 시키고 체벌까지 가했다며 교사의 사표를 요구하는 학부모와 어린 제자들에게 반성문을 쓰게 해서라도 올바른 교육을 펴고 싶었다는 여교사.
교사의 집과 학교를 오가며 이어진 강력한 항의에 촌지를 받았다는 오해가 싫어 학부모들 만나는 것도 피했다는 8년차 여교사가 스스로의 교육적 자존심을 내던졌다.
문제의 학부모는 일년에 200일가까이를 자녀를 등하교시켰다는 열정적인 부모였다.
이런 과잉보호속에 자란 자녀는 의존적인 존재로 자랐고 이런 제자를 교사는 획일적인 잣대로 대했다.
보도의 파장은 생각보다 컸다.
보도가 나간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수만건의 댓글이 이어지며 당일 검색순위를 1위에 랭크됐다.
수백통의 전화가 쏟아졌고 중앙언론사들의 인터뷰 요청도 이어졌다.
교원단체의 성명서 발표에 이은 비난여론에 학부모들은 학교에 사과문을 보내고 청주교육청의 고발로 학부모는 업무방해와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조사까지 받는등 보도의 파장은 일파 만파로 번져갔다.
보도 여부를 결정하는데에 대한 고민도 컸다.
교권침해의 심각성을 되짚어보는 계기로 삼자는 본래 의도와는 다르게 전혀 다른 방향으로 파장이 일 수 있다는 우려때문이었다.
우려는 현실로 나타나 전국에서 걸려온 전화의 상당수는 교육계 종사자들의 항의전화였다.
하지만 4편의 교권시리즈를 방영하면서 한두명씩 보도의 본래의도를 이해주는 시청자들의 전화가 이어졌음에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교권침해는 학부모와 교사 어느 한쪽의 문제가 아님은 엄연한 사실이다.
자녀를 한두명만 낳는 소자녀화.
자신의 자녀만은 명품으로 키우고 싶다는 왜곡된 사랑이 학교 교육에 대한 지나친 간섭으로 나타나고 이는 두 교육주체간의 갈등으로 표현돼 교권이 붕괴되는 악순환으로 반복되고 있다.
교사도 학부모와의 잦은 마찰속에 학생의 잘못을 방관하고 외면하는 일이 빈번해지고 스스로도 실력과 도덕성을 겸비하는 일보다는 이권투쟁에 전념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스스로를 스승이 아닌 직업인으로 격하시키고 있다.
학부모와 교사간의 장벽을 허물어야 한다.
뿌리깊게 자리잡아가고 있는 교권에 대한 불신과 갈등 해소를 위해서는 서로간의 신뢰와 존경을 바탕으로 한 지속적인 의사소통 채널이 필수적이다.
학부모는 교사에게 믿음과 존경을 실어주고 교사는 학생과 학부모들로부터 존경 받을 수 있는 교사상을 확립할 때 위기의 교권은 다시 일어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