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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2회 (2009년 2월)

수상작 4편 · 출품 후보작 3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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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작 4편

심사평

제222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평 김건일(제주문화방송 보도팀장) 222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34편이 출품됐다. 수상작은 취재보도부문 1편, 지역취재보도부분 2편, 전문보도부문 1편 등 4편이 선정됐다. 역대 수상작과 비교하면 훨씬 적었지만 수상작들의 내용이 대체로 탄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취재보도부문의 수상작인 MBC의 <촛불사건 몰아주기 배당 및 이메일 사태>는 이른바 취재의 성역으로 일컬어지는 법원 내부의 문제를 비교적 집요하게 파헤쳤고, 법원 주변에서 맴돌던 소문을 정밀한 확인절차를 거쳐 사실화하고 시시비비를 명징하게 가리려는 노력을 통해 사법부와 법관의 독립 원칙을 되새기게 했다는 점이 돋보였다.. 지역취재보도부분의 마산MBC <검사기관도 속이는 원산지 둔갑 시리즈>는 문제제기도 훌륭했지만 무엇보다 기사작성이나 영상 확보에 상당히 공을 들인 흔적이 뚜렸했다. 식품의 안전성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의문을 해소하기 위한 열정이 돋보였고, 한 컷의 영상을 위해 온갖 위험도 마다했던 치열한 취재정신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경남 CBS의 <창녕 화왕산 참사 현장기록>은 현장의 중요성을 다시금 강조한 기사였다. 화재현장에 기자가 있었다는 사실 하나로 신속하게 첫 보도를 냈고 잇단 보도내용 역시 충실했다고 본다. 특히 6mm로 촬영한 영상화면은 국내외 방송이 대부분 받아 사용했을 만큼 현장의 생생한 모습을 보여줬다. 아비규환과도 같은 처절한 현장을 자신의 위험을 무릅쓰고 영상에 담아낸 기자정신 역시 높이 살만했다. 라디오방송에서 영상까지 완벽하게 확보한 것은 융합을 핵심으로 하는 뉴미디어시대를 준비하는 노력의 결과라는 평가도 있었다. 전문보도(사진) 부문에서는 경남도민일보의 <화왕산 억새 태우기 참사현장>이 수상했다. 지역취재보도부문에서 수상한 경남 CBS의 작품과 같은 내용으로 사건현장의 생생한 모습을 사진을 통해 기록했다. 출품작 가운데 전남일보의 <故 김수환 추기경의 5.18 비밀편지>는 지방에서 발굴해낸 유일한 특종이었고 사회적 의미도 컷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투표결과 아쉽게 탈락했다. 비밀편지의 원본이나 사본을 보여줬다면 하는 아쉬움이 컷다. 전북 임실에서 발생했던 <기초학력 미달학생 조작파문> 기사는 3개사에서 출품했지만 토론대상에서 제외됐다. 발굴해 낸 특종이라기보다는 어차피 알려질 사실인데 송고시간을 놓고 특종을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었다는 판단이 지배적이었다. 이번 기자상 심사에서 대부분의 심사위원들은 <공적설명서>를 작성할 때 보다 구체적이고 신중히 작성해 줄 것을 주문했다. 특히 스스로의 공적을 강조하기 위해서 상대사의 기사를 비하하거나 폄하하는 무례함을 범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출품한 모 회원사의 <공적설명서>에는 상대사의 기사를 폄하했다고 볼 수 있는 내용이 담겨 있었고, 그 상대사에서는 <공적설명서>가 자신들의 기사를 폄훼했다며 심사위원회에 항의하는 글을 보내왔다. 이와 관련해 심사위원들은 언론사간의 선의적인 경쟁과 상호 격려가 더욱 필요한 시기에 상대사의 기사를 흠집 내거나 폄하하려는 태도는 잘못됐다고 지적하고, 앞으로 <공적설명서>에는 자신의 공적설명에 보다 충실해 줄 것을 주문했다.

출품 후보작

수상하지 못한 작품까지. 원본 사이트에서는 따로 찾아 들어가야 보입니다.

이달곤 후보자 정부용역보고서 짜깁기 제출 확인 등 논문검증 보도
후보 1-02 취재보도부문 KBS 탐사보도팀 박중석*·이병도·강승혁
‘미네르바 표적수사 사실로...검찰 거짓말 드러나’ 등
후보 1-03 취재보도부문
8시뉴스 ‘기동취재’-숭례문참사 1년, 창덕궁서 LPG 취사
후보 1-04 취재보도부문 SBS 사회2부 이병희*
동의대 사건 민주화운동 여부 재심 추진
후보 1-05 취재보도부문 동아일보 정치부 박정훈*·정원수*·홍수영·류원식*
비자카드의 횡포, 한국만 해외수수료 인상
후보 1-06 취재보도부문 한국경제신문 경제부 정인설
검찰, 강금원 수사 연속 보도
후보 1-07 취재보도부문 mbn 사회1부 안형영*·조익신*
‘공교육의 힘’ 임실, 성적조작 파문
후보 1-08 취재보도부문 뉴시스 전국부 표주연·지연진*
한나라당 아프간전투병 파병 검토, 내부 문건서 드러나
후보 1-09 취재보도부문 불교방송 정치외교팀 이용환*
‘잉여인간’ 쓴 전후 최고 문제작가 손창섭 생존
후보 1-10 취재보도부문 국민일보 문화부 정철훈
경찰 수사용 모조지폐 유통 연속 보도
후보 1-11 취재보도부문 SBS 사회2부 장선이·최고운·이호건·하대석
소주회사 ‘당첨소주’ 따로 유통
후보 1-12 취재보도부문 KBS 시사보도팀 김학재*
선생님 한 명이 학교를 바꿨다
후보 1-13 취재보도부문 중앙일보 사회부 이원진
누구를 위한 재개발인가
후보 2-01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경향신문 전국부 한대광·도재기·김기범·심혜리·윤희일·박재현*
복지사각지대 ‘老·老 가정’
후보 2-02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세계일보 특별기획취재팀 염호상·박성준*·조민중·양원보*
국가지속가능성 인식조사
후보 2-03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경향신문 경제부 안치용·임지선*·김보미*
mbn 특별기획 ‘신성장 코리아’
후보 3-01 기획보도 방송부문 mbn 산업증권부 김형오·윤호진*·윤영탁*
기초학력미달학생 조작 파문
후보 4-01 지역 취재보도부문 KBS전주 보도국 류성호·안태성*·강재윤·안광석
검증 시스템 구멍 난 상아탑 - 부산 최초 교수 임용 탈락
후보 4-02 지역 취재보도부문 KNN 보도정보팀 이대완*·정성욱*
故 김수환 추기경의 5.18 비밀편지
후보 4-03 지역 취재보도부문 전남일보 사회부 강현석*
‘최상위’ 전북 임실 초등생 성적 조작 외 후속보도
후보 4-04 지역 취재보도부문 연합뉴스 전북취재본부 홍인철*·백도인·김계연
농협 배만 불리는 비료 보조금 연속보도
후보 4-05 지역 취재보도부문 KBS광주 보도국 윤수희·이주노
학업성취도평가 성적 배제 특종 및 후속보도
후보 4-06 지역 취재보도부문 KBS대구 보도국 신지원*·박순고·이상호*
유황없는 유황온천
후보 4-09 지역 취재보도부문 광주MBC 보도국 한신구·정용욱*·김영범
서해5도 해상서 中어선 모두 사라졌다
후보 4-10 지역 취재보도부문 연합뉴스 인천취재본부 최정인
부산 공기업, 그들만의 리그
후보 5-01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국제신문 기획탐사부 박창희*·이노성
‘유천동에 새희망을’ 시리즈 및 후속기사
후보 5-02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중도일보 사건법조팀 강제일
구멍뚫린 에이즈 관리체계 기획보도 5부작
후보 6-01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부산CBS 보도제작국 장규석·김혜경*·박종관*
Foreign Teachers Fight ‘Discrimination’(영자신문부문)
후보 7-01 전문보도부문 코리아타임스 사회부 강신후*
北, 볼테면 보란 듯 해안포 위장막 벗겨(사진보도부문)
후보 7-02 전문보도부문 동아일보 사진부 전영한
‘초등학생들의 국립 격투기장 견학’(사진보도부문)
후보 7-03 전문보도부문 국민일보 사진부 구성찬
화왕산 억새 태우기 참사현장 기록(사진보도부문)
후보 7-04 전문보도부문 경남도민일보 사진부 김구연*

취재후기

수상 기자가 직접 쓴 1인칭 기록 4편

화왕산 억새 태우기 참사현장 기록 경남도민일보
참사가 일어난 2월9일 그날은 유난히도 추운날 이었다. 전날까지만 해도 봄이 온것 같은 착각이 들정도로 포근한 날의 연속이었지만 마치 참사를 예견이라도 하듯 강풍을 동반한 맹추위가 아침부터 기세를 떨쳤다. 방한복으로 중무장한채 박일호 기자와 함께 현장으로 향했다. 오후 4시께 현장에 도착한 우리는 무선인터넷의 수신상태를 점검하며 마감에 대비한후 취재 구역을 분담해 각자의 위치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계속된 강풍과 추위속에도 관광객들의 행렬도 줄을 이었다.관광객들은 방화안전선 바같쪽 성벽을 중심으로 하나둘씩 자리하며 불 지르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18시10분께 행사 시작과 함께 억새밭 사방에서 동시에 불을 지르기 시작했다. 5분정도의 시간이 흐르자 억새불은 정점에 달하며 소위 그림 되는 장면을 곳곳에서 연출하기 시작했다. 하늘 높이 치솟는 불길과 구경하는 관광객들이 완벽하게 조화가 되는 환상적인 사진구도로 예년 행사때는 볼수 없었던 기가 막한 장면이었다.1면 사진으로 전혀 손색이 없는 역대 최고의 장면이었다. 좋은 1면사진을 건졌다는 생각에 안심하며 마감을 위해 장비를 챙겨 철수 준비를 시작 했다.카메라를 들고 행사장을 나서려는 순간 메케한 연기와 함께 집채만한 불길이 우리쪽을 덮치기 시작했다. 희뿌연 연기는 시야를 가려 한치 앞도 분간하지 못하게 만들었으며 불길의 방향조차 가늠하기 힘들게 했다. 숨조차 쉴수 없을 정도로 뜨거운 열기가 일대를 가득 메웠다. 카메라 셔터를 눌러야 된다는 생각보다 이러다가 큰변을 당할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앞서는 순간 이었다. 관광객들은 소리를 지르며 공포를 토해 냈다. 할수 있는 일이라야 모두들 윗옷을 얼굴에 감싸고 불길을 등진 채 죽을 힘을 다해 버티고 있을 뿐이었다. 순식간에 대혼란속으로 빠져 버린 순간이었다. 나도 두눈을 꼭감고 두손으로 입을 막은후 매케한 연기와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불길을 향해 돌아서 카메라를 들이댈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사진기자라는 생각을 잠시 잊어버릴 수밖에 없는 긴박한 상황이었다. 아차 하는 생각에 정신을 차린후 카메라를 들이 됐다. 숨을 가다듬은 후 돌아서서 2-3컷을 눌렀다가 다시 돌아서서 두눈을 감고 입을 막아야 했다.제대로 눈을 뜨고 촬영할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햐얀연기는 플래쉬 불빛을 되돌려 보냈다.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 최악의 촬영조건 이었다.아우성치는 사람들의 소리만이 귓전을 때릴뿐 상황 파악이 안되는 아수라장 그 자체였다. 정신 없이 셔터를 눌렀다. 수십컷의 사진이 완성 될무렵 지옥같은 상황도 서서히 끝나가는 듯 했다. 불과 10여분만에 일어난 대형참사였다. 여기저기서 가족의 안전을 확인하느라 모두들 전화기를 들고 애를 태우고 있었다.나도 반대편에 있던 박일호기자와 통화 시도를 해봤지만 불가능했다.가까스로 박기자의 안전을 확인하고 마감을 위해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야 했다. 아들과 아내,남편의 이름을 목놓아 부르는 절규만 뒤로 한 채..... 시꺼멓게 변한 5만여평의 억새밭위로 무심한 대보름달만 서글픈 하산길을 밝혀 줄뿐이었다.
창녕 화왕산 참사 현장기록 경남CBS
경남CBS 김효영 보도팀장 지난 2월 9일 경남 창녕군 화왕산 억새태우기 축제 중 불길이 관람객을 덮친 시각은 오후 6시 20분. 같은 시각 취재기자로부터 “불길이 번져 인명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숨가쁜 보고가 들어왔다. 1보가 송고된 시각은 6시 24분. 소방서 신고가 6시 26분에 됐으니, 소방서 인지시각보다 2분이 빨랐다. 이후 취재기자는 참혹한 현장을 영상으로 담았다. 강한 바람을 탄 불길이 사람들을 마구 덮치고, 불똥이 사방을 날아다니는 현장에서 달아나지 않고 영상을 찍고 있었으니 어찌 보면 무모하기 짝이 없는 행동이었다. 영상 속에는 몸에 불이 붙어 쓰러지는 사람들의 처절한 몸부림과, 가족을 찾는 사람들의 안타까운 울부짖음이 그대로 담겼다. <노컷뉴스>를 통해 영상이 보도되자 순식간에 150만 명이 넘는 네티즌들이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그리고 국내는 물론 해외 주요언론에서 이 영상과 영상 속 사진을 인용 보도했다. 참사발생 보도 후 취재팀은 사고원인에 대한 보다 심층적인 취재를 시작했다. ‘3년전에도 참사 위기 있었다’, ‘3년 전보다 안전요원 오히려 줄여’, ‘참사직전까지 안전조치 전혀 하지 않았다’ 등 행사 주최 측의 부실한 안전관리 실태를 고발하는데 집중했다. 사고발생부터 장례식까지, 기사는 물론 영상과 사진까지 4명뿐인 취재팀이 감당하기에 불가능해 보였다. 며칠 동안 집에 들어가는 것을 포기해야했다. 보도에 대한 열정과 동료에 대한 무한한 애정이 팀워크를 발휘하게 한 것 같다. 송봉준, 이상현, 최호영 기자와 가족들에게 감사와 함께 미안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그리고 야식을 싸들고 찾아와 주셨던 김승동 본부장님과 여러 가지로 취재팀에 힘을 준 직원들에게도 감사하다. 그러나, 죄책감도 씻을 수 없다. 밤에 수많은 사람을 산에 모아놓고 불을 지르는, 무모한 행사의 위험성을 사전에 보도하지 못한 점, 희생자들의 유족과 부상자들에게 사죄드리고 싶다.
검사기관도 속이는 원산지 둔갑 시리즈 마산MBC
"이상훈 씨! 여기 기자협횝니다. 이달의 기자상 수상자로 선정되셨거든요." 워낙 쟁쟁한 출품작들이 많아서 속으로 '그래, 출품한 게 어디야'하며 큰 기대없이 지내던 내게 초대형 사고가 터지는 순간이었다. 수상 소식을 듣자마자 이상하게도, 당시 취재 상황이 생생하게 떠오른 건 왜일까. 전국 세관직원들에겐 이미 유명인사가 된 문제의 수산물 수입업자...그 분(?)의 물건이 중국에서 입항하는 장면부터 찍기 위해 인천항 직원들의 도움이 필요했지만 혹시나 인천항 직원을 통해 정보가 새 나갈까봐 몰래 촬영하다 들키고, 결국 촬영 테이프마저 뺏길 뻔한 위급한 상황....이 상황을 마무리하느라 남의 구역에서 진땀 뺀 마산세관 직원들... 가짜 원산지 스티커를 붙였다 떼는 장면을 찍기 위해 하역 인부처럼 옷을 입고, 촬영 스태프는 물론 세관 직원까지 동원해 예닐곱 명이 창고 부근을 돌며 하루 종일 망을 보던 일.. 그 세찬 짠 바람을 맞아가며 차 안에서 먹었던 햄버거와 콜라... 평소와 다르게 냉동창고 안 깊숙한 곳에서 스티커 작업을 하는 바람에 용달차 직원처럼 냉동창고 근처까지 가 함께 즉석 연기까지 펼친 주상동 카메라 기자... 이 모든 분들의 노력 끝에 결정적인 증거 화면을 촬영할 수 있었고 낌새를 눈치챈 업자와 관련자들이 증거를 없애려는 순간, 드라마처럼 검찰의 압수수색 영장이 떨어져 현장에서 핵심적인 증거물들을 확보하기까지.... 단 한 군데도 편한 취재가 없었지만 그 상황에서도 원하던 것들을 모두 뽑아내 한숨을 돌리던 즈음, 세관과 수산물 검사원의 원산지 정보가 공유되지 않아 발생한 원산지 둔갑 수법 때문에 가슴 아프게도(?) 세관과 수산물 검사원을 지적해야만 하는 비극적 운명까지. 드라마를 써도 될 만큼 우여곡절이 많았던 아이템들이었다. 보도가 나간 뒤 전국의 모든 수입 수산물에 대한 원산지 조사가 이뤄졌고, 수산물 검사원과 세관이 원산지 정보 공유 시스템을 만들어 보도의 여파가 제법 있었다. 꼭 한 번 받아 보고 싶은 상을 받은 지금, 난 스스로에게 다짐한다. '상이 독이 되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촛불사건 몰아주기 배당 및 이메일 사태 MBC
MBC 보도국 법조팀 이정은 기자 서울중앙지법에서 심상치 않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이야기는 지난 가을부터 들려왔다. 당시 형사단독판사들의 사무실에 일일이 찾아가 물어봤지만 이미 "덮고 넘어가기로 한" 일이 된 마당에 형사단독판사 누구도 확인해주지 않아 잠정적으로 취재를 보류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 지난달, 한 판사가 인사이동을 앞두고 "사실은 맞는 내용이었다"며 양심고백(?)한 것을 계기로 막혔던 취재가 풀리기 시작했다. 부담을 느껴서인지 누구도 사건의 전말을 이야기해주지 않아 이 사람에게 이 부분을, 저 사람에겐 저 부분을 취재해 퍼즐을 맞추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다 지나간 일을 왜 이제와서 취재하냐, 이미 신영철 원장이 대법관으로 임명된 마당에 어떤 의도가 있어 취재하는건 아니냐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나 취재를 하면 할 수록, 법원 내부의 은밀한 이야기들 뿐만 아니라, 상당수 소장판사들이 '사법부 독립과 법관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취재를 시작한지 다섯달 만에 결국 보도를 하게됐다. 이번에 취재하면서 가장 큰 고민은 "기사가 사법부 독립에 도움이 되는 건강한 문제제기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과, "취재에 응한 판사들이 피해를 보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일부 언론은 이번 사태를 "사법부 흔들기"로 규정하고, 소장판사들에 대한 악의적 공격을 퍼부었다. 지난 23일 대법원은 "재판개입과 사법행정권 남용"이라는 조사결과를 내놓았다. 우리 사법부가 그나마 자기 반성을 통한 최소한의 자정기능은 갖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취재 과정에서 상당수 판사들은 "MBC 보도로 사법부가 치부를 들어내고 일신할 기회를 갖게 됐다"고 했고, 고맙다고 인사한 판사들도 있었다. 아직도 이번 사태는 끝나지 않았다. 사법부 스스로가 이번 사태를 현명하게 마무리해주길, 그래서 이번 보도가 사법부의 신뢰를 오히려 더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