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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1회 (2009년 1월)

수상작 5편 · 출품 후보작 34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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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작 5편

심사평

제221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평 이석우 심사위원(서울신문 선임기자) 올해 첫 ‘이달의 기자상’인 제 221회에는 모두 45건이 출품됐다. 이 가운데 취재보도 부문 1건, 지역취재보도 부문 2건, 전문보도 부문 2건 등 5건이 뽑혔다. 지역취재보도에서 지역언론들의 출품작들이 충실한 내용이 많았다는 평을 받았다. 기획보도는 신문통신이나 방송에서나 모두 수상작을 내지 못했다. 취재보도 수상작으로 선정된 헤럴드경제(라이프스타일부 이영란 기자)의 한상률 국세청장 ‘그림로비’ 의혹 보도에 대해선 “사실 확인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었다. 하지만 전군표 전 국세청장의 부인 이미정씨의 실명 인터뷰를 통해 당시 현안이던 국세청 내부 비리 의혹을 구체적으로 제기했고 국세청 개혁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일으키는 등 사회적 파급효과도 컸다는 점에서 평가가 일치했다. 또 첫 보도는 아니었지만 첫 보도에서 놓친 핵심 관계자의 인터뷰와 의혹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등 적극적인 후속 보도를 이어나갔다는 점도 호응을 얻었다. 취재보도부문에서 경합했던 “독도, 일본 섬 아니다” 日 법령 발견(조선일보 기획취재부 유석재 기자) 기사는 사회적 반향이나 파급효과에서는 높은 호응을 있었던 특종 보도였지만 ‘시간차 특종’ 성격이 강하다는 의견을 넘어서지 못해 수상에선 탈락했다. 대구MBC(특별취재팀 김환열기자 등)의 ‘낙동강 1,4-다이옥산 검출 특종 및 연속보도’는 첫 보도에서도 가장 빨랐고 다이옥산이 수질 기준치를 넘게 된 원인과 구조적인 문제들을 들춰내는 후속보도에서도 충실했다는 점에서 지역취재보도 수상작으로 이론이 없었다. 대전방송(보도국 노동현기자 등)의 ‘석면광산 폐질환 공포, 공식 확인’은 최초 보도는 아니었지만 심층 보도로 석면이 어떻게 한 지역사회와 개개인들을 황폐화시키는지를 파고들어 경각심을 불러일으켰고 관계 당국의 후속 조치를 유발시키는데 성공한 기사였다는 점이 평가돼 지역취재보도부문의 수상작으로 뽑힐 수 있었다. 같은 부문의 ‘해군기지 유관회의록 파문’(KBS제주 보도국 김익태 기자)은 해군기지 건설을 둘러싼 해당 지역사회의 뜨거운 찬반 양론속에서 보도돼 큰 파문을 일으켰고 지역사회의 반대 움직임에 대한 당국자들의 폭력적, 공안적 시각을 들춰내고 도지사의 사과도 이끌어내는 등 위력을 보였지만 심사위원 과반의 문 턱을 넘지는 못했다. 기획보도부문에서 한국경제신문의 ‘현인에게 길을 묻다’ 및 ‘외환위기를 극복한 사람들’(사회부 하영춘 기자 등)은 가상 인터뷰란 재치있고 참신한 방식으로 새로운 글쓰기 형식을 도입해 경제문제의 극복방안을 모색했다는 점에서는 호응을 받았지만 수상에는 못미쳤다. 가상 인터뷰의 대상 선정 및 서술 방식의 객관성 확보란 점에서 생각할 과제를 남겼다. 같은 기획보도부문 ‘불법 마스터클래스에서 유명교수 과외성행’(국민일보 서윤경 기자 등)도 짜임새있는 기획력과 집중력을 선보였다. 김남윤·정명화씨 등 유명 음악가들의 실명 인터뷰 등을 통해 관례화된 예능 과외의 문제점을 부각시키는 등 공도 많이 들어간 기사였다. 하지만 전형적인 기획 기사라기보다는 취재부문에 더 적합하다는 지적 속에서 수상에는 다가서지 못했다. 코리아타임스(사회부 강신후 기자)의 ‘입양되는 한국아이들, 거짓말 하는 미군학교’는 전문보도 부문에서 오랫만에 영자신문의 수상을 이끌었다. 끈질기고 세밀한 취재를 통해 의혹을 검증해나가는 기자로서의 노력과 근성을 높게 샀다. 지난해에도 해당 신문은 미군학교의 한국인 편법 입학문제를 여러차례 파헤치는 기사를 내놓은 바 있다. 사진보도부문에는 우리사회의 쟁점이 됐던 용산참사에 대한 세 곳의 회원사의 출품작이 경합했다. 그 가운데 ‘불길에 휩싸인 철거민’(CBS 사진팀 한재호 기자)이 선정됐다. 한 장의 사진으로도 충격적인 당시 모습을 간결하고 극명하게 전달해줬다는 평을 받았다. 나머지 두 회사의 출품작들도 사각 시간에 묵묵히 현장을 지키면서 당시 참사 장면들을 포착해 독자들에게 전달한 수작이었다는 데에는 이론이 없었다. 다만 너무 많은 사진을 한꺼번에 한 묶음으로 출품해서 오히려 초점을 흐리게 해 점수를 잃은 측면도 있었다. 전문보도부문에 두 편의 방송영상보도도 출품됐었다. 수상은 못했지만 따뜻한 시선으로 더 힘겨워지고 고달파진 민초들의 모습을 살피려했고, 더 열악해진 취재 환경속에서도 발품 팔아가며 등불 역할을 마다하지 않는 일선 기자들의 노력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공감이 있었다.

출품 후보작

수상하지 못한 작품까지. 원본 사이트에서는 따로 찾아 들어가야 보입니다.

1급 공무원 신분보장 철폐한다
후보 1-01 취재보도 부문 동아일보 사회부 김상수*·이헌재
“독도, 일본 섬 아니다” 日 법령 발견
후보 1-02 취재보도 부문 조선일보 기획취재부 유석재
검사장급도 사표, 검찰고위직 조기개편 파장 단독보도
후보 1-03 취재보도 부문 매일경제신문 정치부 민석기
제2롯데월드 지으려고 KA-1 부대 옮기나
후보 1-04 취재보도 부문 동아일보 출판국 이정훈*
현장추적, 국회의원의 금지된 ‘선물’
후보 1-06 취재보도 부문 KBS 사회팀 송영석·박준석*
사채업자 폭행 동영상 및 국정원 직원 개입 확인
후보 1-07 취재보도 부문 KBS 사회팀 이효연·김성현*
끊이지 않는 학교 운동부 폭력
후보 1-08 취재보도 부문 KBS 사회팀 김상민*
현인에게 길을 묻다’ 및 ‘외환위기를 극복한 사람들
후보 2-01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 한국경제신문 사회부 하영춘·이상은*·조일훈·안재석*·박동휘·김태훈*·김용준*·유승호*·안상미·오상헌*·이익원
두 번 버려진 아이들
후보 2-02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 중앙일보 사회부 안혜리·김은하·강기헌·김진경*
불법 마스터클래스에서 유명 교수 과외 성행
후보 2-03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 국민일보 권기석 서윤경*·권기석·염성수·김아진·권지혜·양진영*·조국현*
8시 뉴스 도전! 2030
후보 3-01 기획보도 방송 부문 SBS 사회1부 배재학·편상욱·김정윤·최희진*·조제행
개천의 용을 꿈꾸는 아이들 “내 꿈은 얼마인가요”
후보 3-02 기획보도 방송 부문 SBS 보도제작2부 김범주*·하대석
줄줄 새는 농업용 면세유
후보 4-02 지역 취재보도 부문 GTB강원민방 보도국 정영훈*·백행원*·원종찬*
불법투성이 기숙형 입시학원 집중취재
후보 4-04 지역 취재보도 부문 광주MBC 보도국 이재원*·박용필*·박재욱
저소득층 결식아동 지원용 ‘식품권’이 샌다
후보 4-05 지역 취재보도 부문 KBS전주 보도국 안태성*·신재복
동부산관광단지 수천억원 빚잔치 파산우려 외 5편
후보 4-06 지역 취재보도 부문 KBS부산 KBS부 이영풍·강상윤
500년 전통한과가 중국산이라니
후보 4-07 지역 취재보도 부문 영남일보 사진부 박진관·우태욱*
20년째 계속되는 허위거래 현장 적발
후보 4-08 지역 취재보도 부문 KBS대구 보도국 이종영·김동욱*·박병규
섬 개발 욕심에 갯벌 파괴
후보 4-09 지역 취재보도 부문 경기방송 보도국 안영찬·유현숙
남은 음식물 재사용 집중취재
후보 4-10 지역 취재보도 부문 전주방송 보도국 정원익*
해군기지 유관회의록 파문
후보 4-11 지역 취재보도 부문 KBS제주 보도국 김익태*
대구 고도정수장 다이옥산 못 걸러
후보 4-12 지역 취재보도 부문 대구방송 사회부 이혁동*·이진호*
지역 최대 도시개발사업 비리 복마전
후보 5-01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 중부매일 경제부 이민우*·김정미·김미정
기획리포트 ‘수안보, 미래를 묻다’
후보 6-01 지역 기획보도 방송 부문 충주MBC 보도제작국 정재환
낙동강 식수원 오염 사고 원인 추적
후보 6-02 지역 기획보도 방송 부문 대구방송 사회부 서은진*·박영훈*·최상보*
부실투성이 해외심화연수
후보 6-03 지역 기획보도 방송 부문 부산BBS 보도팀 박찬민*
‘용산참사, 그날’ (사진보도 부문)
후보 7-01 전문보도 부문 연합뉴스 사진부 배재만
Asylum Seekers' Rights Ignored (영자신문 부문)
후보 7-02 전문보도 부문 코리아타임스 사회부 박시수
철거민 참사 부른 토끼몰이 진압 (사진보도 부문)
후보 7-03 전문보도 부문 한겨레신문 사진부 김명진*
입양되는 한국아이들, 거짓말 하는 미군학교 (영자신문 부문)
후보 7-04 전문보도 부문 코리아타임스 사회부 강신후*
“빛을 향해 달리다” (방송영상 부문)
후보 7-05 전문보도 부문 부산MBC 영상취재팀 박태규·최병한
충격...실종되는 철인 도전자 (사진보도 부문)
후보 7-06 전문보도 부문 중부일보 사진부 최영호*
당신이 희망입니다 (방송영상 부문)
후보 7-07 전문보도 부문 대구방송 편집영상부 김용운*
‘불길에 휩싸인 철거민’ (사진보도 부문)
후보 7-08 전문보도 부문 CBS 사진부 한재호*

취재후기

수상 기자가 직접 쓴 1인칭 기록 5편

불길에 휩싸인 철거민 CBS
새벽 4시, 헐레벌떡 다시 현장으로 차를 몰았다. 불과 두 시간 전까지 조용했던 용산 한강로 남일당 빌딩 일대는 수많은 경찰과 차량들, 사이렌 소리, 경광등 불빛들로 정신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철거민들의 점거농성에 대한 경찰의 유례없이 신속한 진압작전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전날 철거민들이 건물을 점거한 직후 현장에 모인 기자들은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던 오산이나 상도동을 떠올리며 경찰이 쉽게 진압을 하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대부분의 기자들은 해가 저물기도 전에 현장을 떠났고 실제로 자정이 넘도록 별다른 움직임이 없어 사무실에 들러 장비를 챙기는 사이에 벌어진 일이었다.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경찰 병력들과 다가오는 거대한 크레인을 향해 철거민들은 이따금 화염병을 던져댔지만 사방에서 뿌려지는 물대포에 우왕좌왕 당황해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경찰특공대를 태운 컨테이너가 크레인에 매달려 진입을 준비할 무렵 카메라 파인더 안으로 화염병을 든 검은 복면의 철거민이 들어왔고 순간적으로 셔터를 누르는 찰나, 그의 온 몸이 불길에 휩싸였다.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은 화염병이 터지면서 불씨가 그를 덮친 것이었다. 그는 시야 너머로 쓰러졌고 마치 신호탄처럼 경찰특공대의 진압작전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순조롭게 보였던 진압작전은 철거민이 설치한 망루에 불이 붙으면서 말 그대로 아수라장으로 변해갔다. 그렇게 미친 듯이 타오르던 불길은 결국 여섯 명의 희생자를 낳고서야 잦아들었고 24시간 동안의 취재도 끝이 났다. 그리고 현장에서 송고한 ‘불길에 휩싸인 철거민’ 사진은 인터넷을 통해 퍼져나가 독자들로 하여금 이번 ‘용산 참사’의 심각성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었고 과분하게도 이번 수상의 영광을 안겨주었다. 혹자들은 사진 속 철거민의 생사에 대해 물어오기도 하고 그가 화염병을 들었다는 이유로 철거민들의 폭력성을 강조하기도 한다. 하지만 잘잘못을 따지기보다 그 사진이 그곳에서 타오른 불길에 여섯 명의 죽음이 있었다는 사실로 사람들의 기억에 박혀 잊혀지지 않게 하는 매개가 되었으면 하고 바란다. 잊혀지지 않는다면 반복되지도 않을 것이라 믿는다.
입양되는 한국아이들, 거짓말 하는 미군학교 코리아…
<취재 후기> `미군으로서 자부심을 지키자.' 미 군속에게 허위 입양되어 미군학교에 다니고 있다는 한국 학생들을 취재하기 위해 미군 기지 내로 들어가기 전, 용산 미8군 검문소에 붙어있던 포스터의 글귀다. 교육때문에 입양 되어지는 한국아이들을 보도하게 된다면 한국 학부모들의 왜곡된 교육열은 몰라도 세계의 경찰이라고 자칭하는 미군이 적어도 위장입양에 대한 대책을 강구할거라는 기대감을 갖게 해준 캐치프레이즈였다. 하지만 돈 거래까지 이루어지고 있다는 보도 후 미군의 반응은 교육때문에 자식의 호적을 파는 한국 학부모들보다 더 기가 막혔다. ``양부모가 합의해서 합법적으로 입양된 것이고 학교에서도 서류에 화자가 없어서 입학시킨 것인데 무엇이 문제냐?'' 라는 것이었다. 이런 비상식적인 답변과는 타협할 수 없었다. 우리나라의 세금으로도 운영되고 있는 이 학교가 설립 취지대로 학생을 선발하고 있는지 다시 취재했다. 미국에서 온 미군 자녀들이 한국 학생들 때문에 입학을 못하는 경우가 있었고, 이미 이런 일이 빈번했던 터라 미군 자체 조사가 한 차례 있었다. 입양은 되었지만 미처 시민권을 취득하지 못해 한국국적을 가지고 이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에 대해서는 `한국정부의 허가가 있었다'는 등 자신들의 거짓말을 합리화하기 위해 또 다른 거짓말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결국 월터 샤프 주한미군 사령관이 한국 학생들을 미군학교에 합법적으로 입학 시키겠다는 발표를 하는데 까지 이르렀다. 문득 한 출입국 관리사무소장의 말이 생각났다. 불법 노동 이민자들의 수가 늘어나 비난 여론이 높아질 때 간단한 해결책이 있다는 것이다. 불법 외국인들을 합법 신분으로 전환해주면 된다는 것이다. 어떤 미군학교 학부형은 ``한국 학생들이 합법적으로 입학하게 되면 불법 입양은 없어지지 않겠느냐?''라고 말한다.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지만 문제없다던 미군측에서 나름의 해결의지를 보였다는 데에 의의를 두고 아쉬움을 달래본다. 이번 건을 취재 하던 중 들었던 미군 대변인 데이브 파머씨의 격노하는 목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맴돈다. ``당신은 루머로 미군 이미지만 더럽히고 있소. 진정 당신이 원하는 게 뭐요?" 대답했다. ``진실을 알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부단히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이 있는 진실을 추구하고 싶다. 이런 발판을 마련해준 코리아 타임스, 그리고 이 사명을 펼칠 수 있게 도와주시는 이창섭 국장과 조재현 부장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
석면광산 폐질환 공포, 공식 확인 대전방송
“충남 석면광산 폐질환 공포, 공식 확인” TJB 대전방송 노동현 기자 몇 년 전 ‘티핑 포인트’라는 용어가 유행한 적이 있다. 엄청난 변화가 때로는 작은 일에서 시작되고, 대단히 급속하게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로 사용되는 사회학적 개념. 이번 ‘석면 광산’ 보도가 그랬다. 지난해 3월, 한 환경단체 간부와 가벼운 식사 자리에서 처음 제보를 받았고, 당시 취재를 시작할 때만 해도 석면광산 문제가 이렇게 큰 사회적 관심으로 이어질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시 충남 홍성 덕정마을 취재 당시를 떠올리면 지금도 아찔하다. 마스크 등 아무런 안전장비 착용 없이 석면광산 갱도로 사용된 토굴에서 용감한(?) 취재를 감행했기 때문이다. 취재당시 도움을 받은 대전 모 대학병원 산업의학과 교수님은 취재화면을 보고, 석면 잠복기를 생각할 때 30년 후쯤 석면질환이 나타날지 모른다며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이 에피소드는 기자를 포함해, 석면 문제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심의 층위가 얼마나 얕은지 보여주는 부끄러운 사례다. 취재진은 취재 과정에서, 석면 문제가 과거의 문제가 아닌 철저한 미래의 문제임을 몸으로 체득했다. 대표적 석면질환인 ‘악성 중피종’은 잠복기가 길어, 석면질환으로 고통 받는 환자의 수는 오는 2045년까지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통계는 그야말로 충격적이다. 그런 만큼 석면광산에서 일한 노동자들의 피해실태와 그들에 대한 보상, 추가피해 예방체계가 시급히 만들어져야 한다. 이번 보도 이후, 정치권에서 석면피해자들에 대한 광범위한 보상방법 등을 담은 ‘석면특별법’을 여야 3당에서 법안을 제출한 것은 그런 점에서 매우 뜻 깊은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석면에 대한 사회적 감시체계와 적극적인 홍보다. 전국의 재개발 지역에서는 아직도 석면 슬레이트가 제멋대로 처리돼 방치되고 있고, 지하철 역사의 석면문제도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다. 하지만 일반인들은 아직도 ‘보이지 않는 살인마’ 석면이 얼마나 무서운 물질인지 심각하게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게 우리의 현실이다. 얼마 전 홍성 출신 지방의원과 식사를 한 적이 있다. 이번 달부터 석면광산 지역 주민들에 대한 건강검사가 실시됐는데, 주민들 대부분 병원에서 진찰받기를 꺼린다는 얘기였다. 피해자들 대부분 고령인데다, 석면질환의 심각성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대부분 병원 검사를 미루고 있는 것이다. 앞서 티핑 포인트를 이야기했다. TJB 보도는 석면 광산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폭발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분명 티핑 포인트로서 작은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집중적인 방송보도의 파급력이 큰 만큼, 언론의 무관심으로 인한 전염성도 무서운 것이기 때문이다. 현지주민들의 건강검사 참여가 적은 데는 지난 1월에 비해, 언론의 관심이 뜸해진 탓도 있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다음달 환경부가 지난 1월 중간 발표했던 ‘석면광산 주민들의 역학조사’에 대한 최종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아울러 여야 3당이 발의한 석면특별법 처리도 서둘러야 진행돼야 한다. TJB는 앞으로 석면문제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바탕으로, 지역의 환경감시자로서 역할을 충실히 매진할 것임을 약속드린다.
낙동강 1,4-다이옥산 검출 특종 및 연속보도 대구M…
지난 12월 중순 시경캡으로 출입처가 바뀌었다. 시작할 때면 늘 그렇듯 새로운 의욕과 욕심을 부릴만도 했지만 그러질 못했다. 연말연시 대구 동성로와 서울 여의도 차가운 연말연시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에 앉아 새해를 맞아야 했다. 그렇게 보름을 지내고 내가 있어야 할 곳으로 다시 돌아오자마자 다이옥산 사태가 터졌다. '낙동강에서 1,4-다이옥산이 나왔다는데 그게 뭐지?' 급하게 인터넷을 뒤져보니 클 것 같다는 감이 온다. 이 도시가 페놀부터 시작해 퍼클로레이트까지 각종 화학약품에 오염돼 한두번 수돗물 공포에 떨어야 했던 곳이 아니지 않던가. 사실확인을 위해 환경청에 전화를 하니 곧 회의해야하는데 준비하느라 바쁘다고 한다. '회의라? 일단 가봐야겠다' MBC로고가 찍힌 카메라가 회의장에 들어오는 걸 막을법도 한데 모두 가만히 있는다. 자기들도 급하게 비밀스럽게 모였는데, 생각지도 못했던 기자가 들어오니까 제법 당황스러웠나 보다. 운좋게도 회의장에서는 제법 많은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이옥산 수치가 일시적으로 높아진게 아니었고, 관계기관사이에 협조도 전혀 유기적이지 않았다. 그렇게 그날 밤 뉴스데스크를 통해 전국에 첫 특종보도가 나갔다. 다음날 다이옥산 수치가 급상승했다. 사태는 급박하게 돌아가 정수장 가동이 중단되고 급기야 대구시장이 나서 수돗물 반드시 끓여먹으라며 제한급수 가능성까지 제기했다. 한달여 동안 수돗물 공포에 생수는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설선물로 50만원을 넘는 생수세트가 최고 인기상품으로 뜰 정도였으니까. 환경당국은 오랜 가뭄으로 수치가 높아졌을 뿐이고, 별로 해롭지도 않은 다이옥산을 언론에서 떠드는 바람에 일이 커졌다며 볼멘 소리를 하기도 했다. 그럴까? 취재할수록 환경당국의 부실행정은 속속 드러났다. 다이옥산 배출업체의 배출량을 정한 협약서는 물론 사후관리조차 엉망이었고, 250만 시민에게 수돗물을 공급하는 고도정수시설조차 다이옥산을 포함한 상다수 화학약품을 거의 걸러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고도 상수도사업본부 대부분 직원은 최근 4년 사이 한번씩은 해외연수를 다녀왔을만큼 잦은 외유로 선진정수시설을 보고 왔다고 한다. 대구MBC 취재팀은 낙동강에 발암물질 검출이란 단순 특종이 아니라 후속보도에서도 앞서 언급한 내용들을 집중적이고 심도있는 보도해 여론을 형성하고 각종 개선대책을 이끌어냈다. 물론 아직도 수돗물 안전을 위한 조치는 턱없이 미흡한 수준이다. 대구시와 경상북도, 환경부에서 급한대로 내놓은 임시처방과 어떻게 될 지 모를 중장기 대책, 일이 터졌을 때 와서 얼굴비추고 간 정치인들의 공약, 이 모든 것들을 잊지않고 있다. 물만큼은 마음놓고 마실수 있도록 끝까지 추적해 확인보도할 것이다. 이번 다이옥산 사태를 취재하며 선후배간의 끈끈한 유대관계, 너나 구분없이 열심히 뛰면서 언론계 안팎으로 힘든 현실에서도 많은 힘을 낼 수 있었다. 아직, 앞으로도 언론은 우리 사회에서 해야할 일이 적지 않다. 어두운 곳에는 빛이 되고 썩어져 가는 곳에는 소금이 돼야 할텐데, 신문마다 방송마다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주변상황은 더 많은 악재로 둘러쌓여 있다. 해야할 일이 더 많이 있음을 느낀다. 대구MBC가 있는 이 지역사회에서 수돗물의 안전뿐 아니라 이 사회의 건강성을 지켜내기 위해 더 열심히 뛸 것이다. '이 달의 기자상'이 한 발 더 뛰며 취재하고 우리뿐 아니라 타사 동료 기자들에게도 좋은 격려가 되고 힘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한상률 국세청장 ‘그림로비’ 의혹 헤럴드경제
몇년 전 일본 아사히신문을 찾았을 때 나는 내 눈을 의심해야 했다. 넓은 편집국에, 백발의 노(老)기자들이 너무나도 많이 포진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은 어떤가? 40대 중후반이면 현장을 떠나는 게 대부분이다. 그러니 연식(?) 오래 되고, 인물 안 되고, 개인기까지 달리는 나같은 ‘선수’는 곤란할 때가 많다. “아니, 왕고참께서 어찌 취재를?”하며 애통(?)해하는 이들을 종종 목도하니 말이다. 하지만 어쩌랴. 다시 태어나도 신문기자가 돼, 눈썹 휘날리며 현장을 누비고, 찰진 뉴스를 독자들에게 빠르게 전하고 싶으니 말이다. 사설이 길어졌는데 이번 ‘그림로비 의혹’특종은 오랜 현장경험과, 이를 토대로 닦은 네트워크 때문임을 강조하고 싶어서다. 보도의 출발은 새해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시내 찻집에서 우연히 마주친 한 인사가 “전(前) 국세청장이 받은 그림이 화랑가에 나왔다는데 혹시 아느냐?”고 묻는 것이었다. 귀가 번쩍 뜨이는 말이라 내용을 캐물었지만 그 인사는 더 이상 아는 게 없었다. 그냥 설(說)일 수도 있었으나 궁금함을 참지 못해 연신 전화통과 씨름했다. 그러나 휴일이라 진척이 없었다. 그리고 이튿날인 1월12일 월요일 아침, 오전 6시반에 출근해 조간을 체크하던 중 ‘전군표 前 청장 뇌물성그림 매물로 나와’라는 기사가 눈에 확 들어왔다. 특히 “그림을 매물로 내놓은 전 前 청장 부인과 수차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결이 안됐다”는 대목에선 보다 진일보한 ‘팩트 확인’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파헤쳐보면 무언가 ‘똑 부러진 게’ 나올 것 같은 예감에 가슴이 뛰었다. 이에 곧바로 그림이 매물로 나온 것으로 지목된 평창동 화랑가를 취재했고, 한 화랑주로부터 “문제의 그림을 보관 중”이라는 답변을 들었다. 그를 통해 그림의 입수경위와 위탁자를 취재한 후, 기자와의 접촉을 극도로 피하는 전군표 전 청장의 부인(이미정씨)을 설득한 끝에 단독인터뷰를 하게 됐다. 이 씨는 “오늘 조간에 남편이 모 화랑 세무조사를 무마해주는 대가로 그림을 받은 것처럼 보도됐는데 정말 분통 터진다. 사실은 남편의 부하직원이었던 한상률 당시 차장이 ‘정적인 TK출신 인사를 제거해달라’며 건넨 것인데 말이다”며 폭탄선언을 했다. 현직 국세청장이 인사청탁과 함께 상관에게 그림을 건넸다는 증언은 기자의 귀를 의심케 하는, 메가톤급 폭로였다. 그러나 그럴수록 증언의 신빙성이 관건이었기에 그림을 받은 구체적인 장소와 시간, 어떤 방식으로 건넸는지를 두번, 세번 체크했다. 그러자 이씨는 당시 상황을 아주 소상하고도 생생하게 털어놓았고, 이 내용은 1월12일 석간 헤럴드경제 1면과 3면에 단독보도되며 엄청난 파란을 몰고왔다. ‘그림로비’라는 반갑잖은 신조어를 탄생시킨 이번 사건은 요직을 둘러싸고 로비와 뇌물상납 의혹이 여전한 국세청의 부정적 면모가 또다시 드러나면서 국민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줬다. 이에 많은 언론이 국세청의 환골탈퇴를 촉구했고, 감사원의 집중감사와 정부의 쇄신작업이 한창이다. 따라서 국세청은 더 이상 구두선이 아닌, 진정한 개혁으로 답해야 할 것이다. 이영란/헤럴드경제 라이프스타일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