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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7회 (2011년 3월)

수상작 5편 · 출품 후보작 3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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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작 5편

심사평

제247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평 김보라미 변호사 나라 안팎에서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많았던 시기인지라, 이번 심사에서는 다양한 특종들이 눈길을 끌었다. 먼저, 취재보도부문은 ‘행안위, 정치자금법 개정안 기습처리...청목회 사건 등 국회의원 입법로비에 면죄부(연합뉴스)’ ,'인도네시아 특사단 숙소 침입사건 보도(SBS)', ‘상하이 스캔들’ 최초 및 연속 특종 (동아일보)', '상하이총영사관의 비위와 정보유출 의혹 사건 최초 보도 및 연속 특종(연합뉴스)'가 본선에 올랐으나 SBS 기사만이 압도적인 득표수로 수상작이 되었다. 이 기사는 드라마나 영화 등을 통해서만 막연히 알고 있던 국정원의 위상, 위치, 그리고 그와 관련된 스파이 전쟁에 대해서 국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켜주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 기사는 최초 보도당시 국정원이 관여하였는지 여부 등을 밝히지 못하였다는 점에 있어서 아쉬움이 남았으나, 이 기사만으로도 파장이 컸으며 후속보도에 중요한 도화선이 되었다는 점에서 14표의 과반수의 표를 얻는 데에는 무리가 없었다. "상하이 총영사관"의 비위라는 같은 주제로 경쟁한 동아일보와 연합뉴스의 기사에 대하여는 큰 파장성 등은 인정되나, 최초 보도의 기획과는 달리 "스캔들"이라는 선정성만 남은 결말이 되었다는 지적이 많아 아쉽게 탈락하였다. 행안위 정치자금법개정안기습처리(연합뉴스) 보도 역시 좋은 평가를 받았으나 과반수의 표를 받지 못하여 아쉽게 탈락하였다. 경제보도부문은 좋은 작품들이 많이 출품되어 본선에 오른 ‘한-EU FTA 번역 오류’ 연속 보도(한겨레신문)','기아차 카니발 에어백 허위광고·부당계약(SBS)' 두편 모두 심사위원들의 극찬을 받고 수상작이 되었다. 한겨레 신문의 위 작품은 취재보도로 갔더라도 좋았겠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 작품은 한-EU FTA 등과 더불어 우리 정부가 그간 국제 외교에 있어서 보여준 아마추어적인 부분을 구체적으로 부각하여 그 파장이 컸다. 송기호 변호사의 프레시안 칼럼에의 기고와 그 이후의 프레시안의 보도가 한겨레 신문의 위 작품에 도화선 역할을 하였다고 평가하는 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으나, 이러한 선행보도를 받아 한겨레 신문이 파급력 있는 심층적인 후속보도를 한 점은 특종으로서 인정되기에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SBS 작품에 대해서는, 광고주와의 관계를 고려할 때 타매체와의 관계에서 파급력이 크지 못했던 점이 아쉬웠으나, 작품 스스로 "허위광고"라는 점을 적시하여 이 사건의 본질이 무엇인지 보여주고 있다는 점, 실제 기아차의 리콜이라는 결과를 이뤄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SBS 보도와 관련하여 다른 언론사의 직무유기를 탓하는 어느 심사위원의 지적도 존재하였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SNS시대와 언론변혁' 시리즈(아시아투데이)','스마트폰 국내개발 서비스는 다 뚫렸다(서울신문)' 2개 작품이 본심에 올라왔으나, 두 작품 모두 심사위원들의 격론속에서 모두 과반수 이상을 받지 못하여 안타깝게 기자상의 주인공이 되지 못하였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은, '집단폭행 사망 중학생 유가족 두 번 울린 경찰과 119(TJB대전방송)',엉터리 내진설계(KBS대구보도국) 2작품이 접전을 펼쳤으나, TJB대전방송의 작품은 어려운 사람들의 시각에서 문제제기를 한 점, 최근 문제되고 있는 위치정보와 관련된 좋은 사례보도라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KBS 대구보도국의 보도는 해당 보도국의 인력에 비하여 공들인 수작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좋은 평가를 받았으나, 일본의 지진뉴스에 비해서는 파장이 크지 않았다는 점에서 안타깝게 탈락하였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빼앗긴 땅땅땅(경인일보)'이 유일하게 본심에 올랐다. 위 작품은 알려지지 않았던 부분을 집중 조명한 점 등에 대해서는 좋은 평가를 받았으나 아쉽게도 과반수 이상의 득표를 얻지 못하여 탈락하였다. 이 보도와 관련하여서는 매우 필요한 지적이며, 이 보도와 관련된 내용들이 정책에 반영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될 정도로 좋은 평가가 많았다. 지역기획 부문은 (2편)은 모두 본심에 오르지 못하여 아쉬움이 남았다. 전문보도(사진) 부문에서는 '북한 주민 ‘50일 만에 송환’ 되던 날 (연합뉴스)'가 본심에 올라 심사위원들의 격론속에 당선작이 되었다. 이 작품은 다른 보도들과는 달리, 현장에 가서 직접 확인하고 취재하는 과정에서 북한이 NLL의 실체를 인정한다는 점을 밝힌 수작으로 극찬을 받았다. 왜 방송국에서 망원렌즈로 줌인하여 찍었어야 하지 않았나 지적이 있을 정도였다. 심사전후로 뉴미디어시대의 특종이 무엇인가에 대하여 심사위원간 논쟁이 있었다. 비록 본심에 오르지 못했지만 리비아 현장에 목숨을 걸고 현장을 확인하는 것이 뉴미디어시대에도 기자가 해야 할 일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이 나타나는 현실에서, 저널리즘은 다양한 시도와 변화의 한 가운데에 있다. 그 다양한 시도와 실험들에 대해서는 실수를 일방적으로 비난하기보다는 좋은 점들을 칭찬하고 고무하여야 할 필요가 커 보이며 한국기자협회의 기자상이 그런 움직임에 동참하기를 희망한다.

출품 후보작

수상하지 못한 작품까지. 원본 사이트에서는 따로 찾아 들어가야 보입니다.

일본 대지진' 방사성 물질 공포…공항 ‘무방비
후보 1-01 취재보도부문 MBN 경제2부 최윤영
‘행안위, 정치자금법 개정안 기습처리...청목회 사건 등 국회의원 입법로비에 면죄부’ 외
후보 1-02 취재보도부문 연합뉴스 정치부 김호준*·이한승
독어 교과서도 동해를 ‘Sea of Japan’으로 표기
후보 1-03 취재보도부문 파이낸셜뉴스 사회부 박인옥·손호준
‘상하이 스캔들’ 최초 및 연속 특종
후보 1-05 취재보도부문 동아일보 사회부 김지현*·박재명·강경석*
9시뉴스 ‘리비아 내전 현장을 가다’
후보 1-06 취재보도부문 KBS 국제부 김개형·성인현·민창호
교과서에 실린 인터넷 유언비어
후보 1-07 취재보도부문 국민일보 사회부 태원준·김원철*·임성수*·박유리*
상하이총영사관의 비위와 정보유출 의혹 사건 최초 보도 및 연속 특종
후보 1-08 취재보도부문 연합뉴스 사회부 이웅*·전성훈·나확진
리비아 전투 현장에 북한 무기
후보 1-09 취재보도부문 SBS 국제부 양만희
‘김경준 기획입국 증거 삼은 편지는 조작’ 등
후보 1-10 취재보도부문 세계일보 사회부 정재영*
‘쓰레기 식재료’ 파는 가락시장
후보 1-11 취재보도부문 KBS 보도국 변진석·조세준·정환욱
스팩 합병 1호 나온다 등 4건
후보 2-01 경제보도부문 이데일리 마켓뉴스부 신성우·김세형*·하지나
서민 울리는 부동산 친목회
후보 2-04 경제보도부문 SBS 경제부 이병희*
상장사 ‘준법지원인’ 내년부터 의무화
후보 2-05 경제보도부문 한국경제신문 증권부 백광엽
'SNS시대와 언론변혁' 시리즈
후보 3-01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아시아투데이 편집국 강세준·김종훈*·홍경환·성희제
‘아직도 먼 학생인권’ 시리즈
후보 3-02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경향신문 사회부 정유진*·심혜리
곪은 성역, 한국 교수사회 심층 보도
후보 3-03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한국일보 사회부 남상욱*·김혜경*·남보라
스마트폰 국내개발 서비스는 다 뚫렸다
후보 3-04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서울신문 산업부 안동환·이두걸·류지영*
3.1절 특집다큐 - 일본이 찍은 체포사진 속 인물 그는 윤봉길인가?
후보 4-01 기획보도 방송부문 SBS 보도제작부 김천홍
시사기획 KBS10, 전기차의 질주, 기로에 선 한국차
후보 4-02 기획보도 방송부문 KBS 탐사제작부 홍사훈·조현관
동백동산 습지 원앙 기습 몸살 연속보도
후보 5-01 지역 취재보도부문 JIBS제주방송 보도국 조창범·강명철
‘도심 속 흉기’ 버려진 치안센터
후보 5-03 지역 취재보도부문 KBS전주 보도국 황현택*·이주노
‘엉터리 내진설계’ 연속 보도
후보 5-04 지역 취재보도부문 KBS대구 보도국 유경현·김동욱*
영장 기각으로 풀려난 피의자 열흘만에 살인
후보 5-05 지역 취재보도부문 경기방송 사회부 이재호*
경기도의원, ‘스크린골프 동호회’에 도민 혈세를...
후보 5-06 지역 취재보도부문 경인일보 정치부 김태성*·송수은
점오(.5)산업이 21c형 지역전략산업이다
후보 7-01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전북도민일보 문화교육부 한성천*
빼앗긴 땅땅땅
후보 7-02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경인일보 지역사회부 김환기·최재훈*·민정주
특별기획 다큐멘터리 “성공신화 정주영”
후보 8-01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울산MBC 기획특집부 박치현
그린오션, 살맛나는 村이야기
후보 8-02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KBS전주 보도국 안태성*·신재복
택시 블랙박스 입찰 비리 의혹 ‘솔솔’ 외 3건
후보 8-03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KBS청주 보도국 임재성·최영준
일본이 핵에 무너진 날…“우리는 모두 일본인이다!” (문화)
후보 9-01 전문보도부문 프레시안 편집국 강양구
북한 주민 ‘50일 만에 송환’ 되던 날 (사진)
후보 9-02 전문보도부문 연합뉴스 하사헌·배재만·진성철
주먹은 멈추지 않는다. 챔피언 되는 그날까지. (사진)
후보 9-03 전문보도부문 서울신문 사진부 정연호

취재후기

수상 기자가 직접 쓴 1인칭 기록 5편

북한 주민 50일 만에 송환 되던 날 연합뉴스
'북한 주민 50일 만에 송환 되던 날' 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기자상 수상 소식을 접하고 연평도의 바다가 다시 생각났다. 북한 주민들이 5t짜리 소형 목선을 타고 건너왔을 그 바다. 그리고 눈으로 직접 확인한 50일만의 송환이 이뤄졌던 그 바다. 북한의 황해도 개머리 반도와 연평도 사이의 바다는 온통 푸른 빛만 가득했으나 그 사이엔 눈에 보이진 않지만 절대 건널 수 없는 군사분계선이 존재한다. 그 분단의 현장에서 긴박하게 이뤄진 북한 주민들의 송환은 분단 국가의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표류해서 남하한지 50일만의 송환은 판문점을 통한 육로 송환과 귀순자를 포함한 전원 송환 사이에서 결국 귀순자를 뺀 27명의 북한 주민을 원래 넘어왔던 그대로 보내달라는 북한의 요구에 남측이 합의하면서 전격 시행됐다. 이번 취재는 판문점을 통하면 바다 상황이 어떻든 선박 수리가 어떻든 상관없이 빠르게 진행됐을 터였는데 해상 송환의 방식을 통하느라 기나긴 기다림의 연속이었다. 연평도에서 앞바다에 정박해있는 해군 선상기지를 하릴없이 보다가 때론 북한의 개머리 반도 땅굴 진지를 살펴보다가 때론 민박집에서 왠지 모를 조급함에 잠시 누웠다가 다시 몸을 일으켜 섬 일대를 둘러보는 등. 매일 매일 해군과 해경을 담당하는 인천취재본부와 전화하고 통일부 출입기자에게 확인하고 현장에서 재확인하는 날들이 계속됐다. '혹시 안오면 어쩌지?', '왔는데 모르고 있다가 취재 못하면 어쩌지?' 온갖 공상들이 머리를 혼란스럽게 하고 무기력하게 만들면서 섬을 나가고 싶은 충동이 계속됐지만 결국 기다림은 달콤한 열매를 선물했다. 사실 이번 취재는 연합뉴스 본사와 지방간의 원활한 협조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취재였다. 송환 장면을 포착하기 위해 사진부와 인천취재본부가가 앞장섰지만 통일부, 국방부 등 유관 기관 출입기자들과의 긴밀한 정보 공유도 주효했다. 사진기자의 장점은 '늘 현장에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때론 순식간에 때론 오랜 기다림끝에 나타나긴 하지만 중요한 공통분모는 '현장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린 그 연평도의 바다에 있었다. 인천 부두에 있었다. 그럴 수 있었던 우리가 자랑스럽다.
집단폭행 사망 중학생 유가족 두 번 울린 경찰과 119…
집단폭행 사망 중학생 유가족 두 번 울린 경찰과 119 TJB대전방송 노동현 기자 '경찰하고 119에서 위치추적만 제때 해줬더라도...' 끔찍한 집단폭행 사건으로 생떼 같은 늦둥이 외아들을 떠나보낸 아버지의 절규는 한달여간의 지속적인 보도를 가능케한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 숨진 학생이 폭행당해 신음하던 곳은 집에서 불과 100여미터 거리. 하지만 경찰은 휴대전화 위치추적권이 없다며 119에 미뤘고 119는 위급한 상황이 아니라며 유가족들의 위치추적 요청을 거부했다. 그러는 사이, 집 바로 옆 빈 건물 옥상에서 지모군은 싸늘한 시신으로 변해갔지만 책임 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기자가 외동아들로 자라 그런지 유가족들의 슬픔이 마치 내 가족의 일처럼 느껴져 취재에 더욱 매달렸던 것 같다. 결국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119 신고 당시 녹취록을 뒤늦게나마 입수할 수 있었고, 유가족들과 지속적인 접촉을 통해 경찰의 무성의한 수사로 유족들이 두 번 고통받고 있음을 세상에 알릴 수 있었다. 숨진 지군의 부모는 기자에게 다시는 이런 가슴 아픈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달라고 수차례 당부했다. 경찰과 119가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요청할 수밖에 없는 가족들의 급박한 심정을 헤아려주었으면 한다는 바람이었다. 보도 이후 대전소방본부에서 경찰 신고만 이뤄지면 위치추적을 해주는 방안을 검토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것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다. 이번 취재를 하면서 만난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도 미국의 911처럼 시민들의 생명과 관련된 위급한 구조, 구급 상황이면 범죄 관련성 여부를 떠나 경찰과 소방본부가 유기적으로 공조하는 시스템 마련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아울러 학교폭력 위험 등 사회적 약자일 수밖에 없는 10대 청소년에 한해 경찰에 신고하면 곧바로 소방당국과 긴밀히 협조해 위치추적이 가능케 하는 방향으로 관련 법 개정도 서둘러 이뤄져야 한다. 이와 관련한 사회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일은 앞으로 기자에게 남겨진 또 하나의 숙제일 수밖에 없다. 쉰 살이 넘어 낳은 외동아들을 잃은 감당하기 힘든 슬픔과 고통 속에서도 한달여동안 기자를 만나 담담하게 취재에 응해준 숨진 지모군의 부모에게 기자상의 모든 영광을 돌리고 싶다. 아울러 끔찍한 학교폭력으로 허망하게 세상을 떠난 지군이 하늘나라에서 편히 쉴 수 있기를 마음으로 빌어본다. 늘 마음으로 성원해주는 가족들과 TJB 보도팀,영상취재팀 식구들과도 수상의 기쁨을 함께 하고 싶다.
기아차 카니발 에어백 허위광고·부당계약 SBS
기아차 카니발 에어백 허위광고·부당계약 SBS 권애리 기자 취재 과정에서 만난 대부분의 승용 카니발 소유자들은 “설마 내 차에도 에어백이 없는 건 아니겠죠?”하고 제게 반문했습니다. ‘승용 카니발이 국산 SUV 차량에서 보기 드물게 전좌석 에어백을 장착해 가족을 태우기에 적합한 차라고 판단했다, 그 옵션이 아니었다면 굳이 이 차를 구입할 필요가 없었다’는 게 이 분들의 공통된 얘기였습니다. 전좌석 에어백을 기본장착했다던 2011년식 카니발 뿐 아니라, ‘전좌석 에어백’을 옵션판매한 지난 3년 내내 카니발에 3열 에어백이 장착된 적이 한 번도 없다는 사실이 이번 취재로 밝혀지자, 자신이 있지도 않은 에어백을 구입했다는 사실을 비로소 알게 된 이 분들은 모두 크게 분노했습니다. 그 분들을 더욱 실망시킨 건, 기아차가 이번 일에 대해 ‘표기상의 실수’란 말만 반복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전좌석에 에어백을 장착하는 것과 1~2열까지만 에어백을 넣는 것은 완전히 공정이 다른 작업입니다. 차량의 ECU, 즉 에어백을 비롯한 여러 기능을 조절하는 전자제어장치도 손봐야 합니다. 에어백을 넣고 빼는 일이 '단순 실수'할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한 일이 아니라는 겁니다. 돈이 들고, 생산 과정이 달라지는 일입니다. 결정적으로 기아차는 그 동안 1~3열 에어백을 명시해 에어백 옵션 계약을 맺고 카탈로그와 매뉴얼에도 그렇게 명기해 왔으면서, 매뉴얼에 넣은 에어백 관련 그림만, 사고 발생시 1~2열 에어백이 터지는 모습으로 2009년부터 슬그머니 바꿨습니다. 카탈로그와 매뉴얼 제작자도 3열 에어백이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단 얘깁니다. SBS 보도 사흘만에 이 사건이 국내 최초의 공익소송 사례로 선정되자, 기아차는 사실상 리콜을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카니발 소유자들에게만 DM을 보내 이런 사실을 알리고, 이 DM에도 '단순 실수’라는 말을 빼놓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기아차의 보상 결정을 취재한 기자들에겐 “광고만 실수가 있었을 뿐, 지난해까지 옵션 판매했던 에어백은 1~2열에 해당하는 것”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SBS 보도에서 이미 명백히 지적한 사실에 대해 거짓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기아차가 이런 태도로 일관하는데 실망한 일부 카니발 소유자는 "'단순 실수'라는 해명은 소비자를 더욱 기망하는 것"이라며 공익소송에 앞서 스스로 소송을 제기하고 나섰습니다. 제가 만났던 한 카니발 소유자는 작은 사업을 하는 분이었는데, "동네에서 이러이러한 서비스를 한다고 써 붙였다 아닌 게 들통나면 큰일이 나고, 주민들에게 이해할 만한 해명을 하지 않는 한 같은 자리에서 장사하기 힘들 텐데, 대기업이 어떻게 이러는지 모르겠어요."라고 실망감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이해할 수 있는 해명이야말로 진정한 사과이고, 그게 우리가 대기업에 기대하는 상식입니다. 기아차가 정말로 세계적인 기업으로 도약하고자 한다면, 사건을 축소하는 데 급급할 게 아니라 소비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책임 있는 원인 규명과 재발방지 약속을 내놔야 할 것입니다. 자동차 대기업의 진정한 진가는 으리으리한 진용을 앞세운 모터쇼가 아니라, 이런 위기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는가에서 판가름 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대기업들이 단지 매출 덩치만 ‘큰’ 모습이 아니라, 진정한 선진 기업의 ‘큰’ 모습을 보여주는 날이 오기를 기대합니다. 그리고 제 취재에 응해준 소비자들이 보도 이후, "언론보도가 이렇게 즉각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것인지 몰랐다"고 제게 말씀해 주신 것처럼, 이런 선진 기업환경이 제대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저를 포함한 기자들이 앞으로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하는 게 아닐까 새삼 다짐합니다.
‘한-EU FTA 번역 오류’ 연속보도 한겨레신문
‘한-EU FTA 번역 오류’ 연속보도 한겨레신문 정은주 기자 2010년 12월24일 오후 7시께, 서울 중구 태평로의 한 식당에서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 출입기자들이 송년회를 열었다. 10월에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을 공식 서명하고 12월에 한-미 자유무역협정 재협상을 타결한 터라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미국 쪽이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에 도전하라고 권했다는 협상 뒷얘기를 전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끌었다. 그때 기자들은“2010년 대외협상에 열중했던 통상교섭본부가 2011년에는 대내협상에 힘써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새해가 떠오르자 통상교섭본부가 대내협상에 소홀했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잇따라 터져나왔다. 통상법 전문가인 송기호 변호사가 2월21일 <프레시안>에 낸 기고문에서 “왁스류와 완구류의 ‘원산지 판정기준’이 한-EU FTA 협정문 한글본과 영문본에서 다르다”고 지적한 게 출발점이었다. 통상교섭본부는“실무적 실수”라고 해명하고 비준동의안을 철회한 뒤 수치만 달랑 고쳐 국회에 다시 제출했다. 2월 국회에서 한-EU FTA 비준동의 절차를 끝내겠다는 욕심에 무작정 서두른 것이다. 문제는 ‘실무적 실수’가 아니라는 점에서 비롯됐다. 이미 발효된 한-아세안 FTA와 한-인도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의 협정문에서도 번역 오류가 다수 나타났고(<한겨레>3월2일치8면) 그 오류도 1년6개월이나 방치됐으며(<한겨레>3월3일치2면) 한-미 FTA에도 엉터리 번역이 수두룩하다는 지적(<한겨레>3월4일치1면)이 잇달았다. 그리고 국회에 새로 제출한 한-EU FTA 협정문에도 번역 오류가 또 발견됐다는 기사(<한겨레>3월7일치1면)까지 나왔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는 마침내 ‘오류투성이’ FTA를 심의할 수 없다고 선언했고 통상교섭본부는 FTA 협정문 재검독과 통상협정 번역제도 개선안을 발표했다. 4월4일 한-EU FTA 협정문에서 번역 오류 207개를 추가로 발견했다고 공식 발표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아직도 갈 길은 멀었다. 한-EU FTA에서 여전히 오류가 나오고 재검독 중인 한-미 FTA에도 무더기 오류가 발견되고 있어서만은 아니다. 번역 오류를 처음 지적했던 송기호 변호사는 “번역 상 문제가 생긴 것은 대외적으로 입 노릇 하는 통상교섭본부와 대내적으로 중요한 통상산업을 결정하는 정부부처 사이에 실질적인 내부 커뮤니케이션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산업 담당 부처와 국회, 이해관계자인 기업인·농민·어민과의 충분한 협의가 없었다는 뜻”으로도 풀이했다. 대내협상보다 대외협상을, 한글본보다 영문본을 중시하는 통상교섭본부가 변하지 않는 한 번역 오류는 끊임없이 재현될 것이라는 얘기다.
인도네시아 특사단 숙소 침입사건 보도 SBS
인도네시아 특사단 숙소 침입사건 보도 SBS 권영인, 이한석 한국 정보기관의 반성의 기회가 되길 바라며... 인도네시아 대통령 특사단 숙소 침입 사건을 취재하면서 생경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국정원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입니다. 인도네시아 특사단 숙소가 털렸다는 최초 보도 이후 국정원의 소행으로 밝혀지기까지 과정을 지켜보고 취재하면서 국정원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신뢰와 기대가 제 생각보다 상당히 높다는 것이었습니다. 각종 속보들이 쏟아져 나오는 과정에서 국민들이 언론을 바라보는 시각은 국정원의 치부와 문제점들을 속 시원하게 고발해주기보다는 ‘그 정도 실수는 할 수도 있다’는 마음으로 안타깝게 바라보는 시선들이 많았습니다. 곤혹스러웠습니다. 대한민국 대표 정보기관이 안방에서 그것도 외교적으로 가장 친밀한 인도네시아를 상대로 정보수집활동을 펼치다 어이없이 발각된 작전 실패 사례가 드러났는데도 국민들은 연이어 생산되는 기사들에 대해서 불편해하는 시각이 많았습니다. 곰곰이 생각을 해봤습니다. 왜일까? 자신의 세금이 허투루 쓰이는 상황에는 어느 나라 국민들보다 강하게 대처하는 대한민국 국민들인데 전혀 전문가답지 못했던 국정원의 작전 수행을 일면 이해해주려는 의식을 갖고 있었습니다. 일주일간의 취재기간 동안 분명히 느낄 수 있었던 일반적인 인식이었습니다. 국민들이 왜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결국 정확한 해답을 찾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국정원이 그런 국민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국정원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와 신뢰가 기자가 생각하는 수준 이상으로 우리 사회에 자리 잡고 있는 만큼 국정원은 그 기대와 신뢰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었습니다. 하지만, 사건 초기에 들려오는 소식들은 실망스러웠습니다. 반성과 쇄신의 주춧돌로 삼겠다는 이야기보다 정보가 새나간 경위를 찾겠다면서 내부 제보자 색출에 돌입했다는 소식이 먼저 들렸습니다. 조직 내부 갈등을 배경으로 한 음모론도 돌아다녔습니다. 이 사건의 책임을 지고 3차장이 뒤늦게 물러나긴 했지만, 국민들이 바라는 건 지도부의 교체가 아니었을 겁니다. 이 사건과 관련해서 뇌리에 깊게 남은 문구가 있습니다. 국민들은 국정원을 ’아이리스‘나 ’아테나‘로 믿고 있었지만, 실제 모습은 ’7급 공무원‘이었다. 기사의 물꼬는 텄지만, 마무리를 못한 입장에서 길게 말씀드리는 게 송구스럽긴 합니다만, 저희 기사가 국정원의 변화와 발전에 작은 기회라도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