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기
수상 기자가 직접 쓴 1인칭 기록 5편
호기심 가득한 북한병사 뉴시스
호기심 가득한 북한병사
뉴시스 허경
줄리아 길라드 호주 총리의 판문점 시찰을 취재하기 위해 이른 새벽 판문점으로 향하는 차에 올랐다. 판문점은 두 번째였다. 첫 번째 취재 때 느낀 점은 아무나 갈 수 없는 곳, 북이 바로 코 앞에 보이는 곳, 긴장감이 흐르는 곳 그렇게 내 머릿속에 기억되어 있었다.
흥분 반 긴장 반으로 판문점에 도착해 내외신 선배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일요일 이른 시간, 언론의 관심이 부족해서인지 국내 통신매체와 외신만이 판문점을 찾았다.
호주 총리 일행보다 2시간 정도 일찍 도착한 취재진은 동선을 파악한 후 공보관의 요청에 따라 구역별 근접 현장풀로 취재가 이루어졌다. 내가 맡은 구역은 군사정전위 회담장이었다.
오랜 기다림 끝에 호주 총리가 헬기에 내리면서부터 취재는 시작됐다. 여기저기서 셔터를 누르며 취재진은 분주히 움직였다. 호주 총리뿐만 아니라 판문점에서만 볼 수 있는 북한 마을과 경계병들의 모습을 카메라 앵글에 담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 날은 보기 드물게 중국 관광객들이 북측에서 판문점을 견학 중이있다. 횡재다 생각하며 취재를 하던 중 호주 총리 일행이 내가 맡은 회담장 안으로 향했다.
호주 총리 일행이 브리핑을 듣고 있는 가운데 북한병사들이 창문 사이로 총리 일행을 보기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호주총리와 북한군의 경계심을 한 장에 담을 있는 기회다!’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취재를 하던 나는 생동감 있는 표정을 담기 위해 창문 옆으로 다가가 북한군의 표정에 집중했다. 그 결과는 좋았다. 다음날 몇몇 일간지와 지방지의 1면을 장식했다. 통신사에서 근무하는 나로서는 크나 큰 보람이었다.
60년이 넘는 긴 세월동안 남북이 갈라져 있는 이 현실 때문에 사진속의 상황이 각광받았으나 아이러니하게도 사진속의 피사체가 되어 준 북한 병사에게 고맙다는 말 한 마디조차 전하지 못 한다는 사실이 분단의 아픔을 다시 한 번 떠올리게 했다.
긴급진단 광교신도시, 명품인가 졸품인가 경인일보
긴급진단 광교신도시, 명품인가 졸품인가
경인일보 박상일 기자
광교신도시는 인지도로 따지자면 '전국구'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지자체가 조성하는 대규모 신도시, 저밀도 친환경 도시, 자족도시, 첨단 교통도시 등으로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부동산 시장에서 소위 '가장 잘나가는' 신도시로 꼽힌다. 긴 부동산시장 불황 속에서도 여전히 '불패신화'를 이어가고 있으며, 오는 9월부터 시작되는 본격적인 입주로 주변 부동산시장까지 들썩이게 하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화려하게 포장돼 있는 광교신도시의 이면에는 쏟아지는 민원과 보이지 않는 갈등이 숨어있었다. 특히 입주 날짜가 다가오면서 수원시와 경기도시공사에는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민원이 쏟아져 담당 공무원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광교신도시 택지개발계획이 계속해서 이리저리 뜯어고쳐지고 있었다.
도대체 어째서 '명품신도시'를 내세운 광교신도시를 놓고 입주예정자들이 수천건에 달하는 민원을 쏟아내고 있는지, 왜 공동사업자인 경기도와 수원시가 사업을 놓고 마찰을 빚고 있는지, 당초에 내걸었던 핵심사업들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보이지 않는 다른 문제점들은 없는지를 전반적으로 분석해볼 필요가 있었다. 특히 그동안 단편적으로만 진행돼 왔던 문제점 지적에서 벗어나, 과연 광교신도시가 수많은 문제를 떠안게 된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이었는지를 따져보고 싶었다.
기획취재를 보고하고 본격적인 취재에 나섰다. 우선 광교신도시와 관련해 주요 민원들을 정리하고, 조성에 참여한 지자체 및 사업자들간의 갈등들도 찾아 내용을 파악했다. 그리고 애초 광교신도시 조성계획이 어디부터 시작됐고, 어떻게 바뀌어 왔는지 각종 정보들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기사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를 고민하고, 그에 맞춰 취재를 해 나갔다. 취재가 쉽지는 않았지만, 취재원들을 설득하고 자료를 받고 정보를 수집해 어렵게나마 기사를 쓸 수 있었다.
취재를 하고 기사를 쓰면서 우리나라 신도시 정책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됐다. 엄청난 규모의 신도시를 조성하면서 지자체나 주민들의 의견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정부에서 모든 것을 결정해 집행하는 구조가 결국 수많은 민원과 갈등을 야기한다는 것을 알았다. 광교신도시 역시 면피에 급급한 정부의 부동산정책과 일관성 없는 SOC 사업들로 인해 피해를 입었고, 결국 그 피해가 민원과 갈등의 원인이 됐다. 결국 소통없는 정책이 문제를 일으키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번 기획기사에서는 이런 이야기들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했다. 광교신도시의 문제점들을 쫒아가기 급급했다. 모든 것을 다 쏟아내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늘 하는 다짐을 또 해본다. '다음에는 더 잘하자!'라고.
시사매거진 2580 ‘공포의 집합 1~2’ 편 MBC
시사매거진 2580 ‘공포의 집합’
MBC 시사매거진 2580 김재용
방송 직후 2580 사무실은 전화벨 소리로 요란해졌다. 십여 대의 전화기가 동시에 울려댔다. ‘도대체 학교가 어디냐? 엄하게 처벌해야한다’는 식의 항의가 빗발쳤다. 수화기 너머로 분노의 기운이 가득했다.
분노의 정확한 원인은 무엇인가? 방송에서 드러난 학생들의 매질이 우리사회에 존재하는 폭력의 최대치였기 때문일까? 그건 아닐 것이다. 언론에 가끔 등장하는 ‘용역들의 폭력’은 얼마나 끔찍한가? 대학 내 폭력과는 비교조차 어렵다. 그렇다면 세간을 달군 분노의 의미는 어디서 찾아야 할까?
우선 대학에서 벌어진 폭력상황이 그간 접해왔던 '엿보기 수준'을 넘어서 낱낱이 드러난 것에 대한 당혹감이 꼽히지 않을까 싶다. ‘大學’. 합리와 순수만이 존재할 것 같고, 또 그래야만 하는 곳. 그래서 폭력이 전혀 어울리지 않고, 어울려서도 안 되는 곳에서 발생한 폭력상황은 시청자들에게 엄청난 배신감을 줬을 것이다.
후속 보도를 준비하면서 매질을 했던 학생들을 설득 끝에 만날 수 있었다. 축 처진 어깨, 푹 떨군 얼굴. 이들은 흐느꼈다. 방송에서는 모자이크로 가렸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잘 알아볼 수 없었지만, 이들의 얼굴은 눈물로 범벅이 됐다. 그리곤 “죽을죄를 지은 것 같다”고 말했다. 세간의 따가운 비판을 감당하기 너무도 어려워서였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뿐이었을까?
우리는 가끔 사진이나 동영상에 찍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어색해한다. 타자화된 자신을 마주할 때 느끼는 생경함이 한 요인이다. 평소엔 잘 느끼지 못하지만, 자신의 동작 하나하나, 표정 하나하나가 모조리 객관화되고 적나라해지는 것이다. 더구나 이런 객관화의 광경이 폭력상황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가행 학생들뿐만이 아니라 당시 현장에 있던 후배 학생들, 즉 피해자들조차도 "평소엔 그냥 힘들다는 생각만 해왔을 뿐인데, 방송으로 보니까 너무나 끔찍했습니다."라며 놀라워했다. '폭력은 너무나 끔찍한 것이라는 것을 화면을 보고서 더 뼈저리게 느꼈다'는 것이다.
인터뷰 과정에서 ‘죽을죄를 지었다’고 말하며 눈물을 쏟는 학생들. 이들의 눈물은 바로 이런 발가벗겨진 폭력성에 대한 충격적인 자괴감을 드러낸다. 심지어 한 학생은 결코 작성해선 안 될 ‘문서(?)’까지 써놨다가, 이 문서가 동기들에게 발견돼, 요즘 동기들로부터 24시간 밀착감시까지 당하고 있다고 했다. 내 마음도 너무 무겁다. 이 대목은 나도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그러나 우리 모두는 정도의 문제일 뿐 일종의 공격성을 품고 사는 건 아닌지 냉정하게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다른 사람보다 위에 있고 싶고, 명령하고 싶고, 또 지배하고 싶은 근원적인 공격성 말이다. 그러나 평소엔 이걸 잘 인식하지 못하고 늘 정당화한다. ‘질서를 지키기 위해서, 예절을 지키기 위해서 불가피하게 휘두른 폭력이었다’라는 것이다. 우리를 둘러싼 서열구조 속에서 폭력에 대한 핑계를 찾는 것이다.
지금도 어느 대학에선가 공포의 집합을 하고 있을 선배들이 그렇고, 술에 취해 자녀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가장이 그렇고, 또 매질을 해놓고 '사랑의 매였을 뿐'이라고 주장하는 일부 선생님들도 그렇다. 그러나 폭력을 당해야 하는 사람들 입장에선 결코 '사랑의 매'가 될 수 없다. 다만 쉽게 반박하고 대들 수 없기 때문에 숨죽일 뿐이다. 공포심이 그만큼 큰 것이다.
취재 중 만난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 박사는 '우리 사회가 너무도 공격적인 사회'라고 표현했다. 실제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어린 학생들의 입에서 나오는 말들의 상당 부분이 욕이고, 운전하다 다른 운전자가 조금만 답답하게 운전해도 욕이 튀어나오고, 하다못해 내가 응원하는 팀의 선수가 헛발질을 하거나 헛스윙을 할 때도 가끔 거친 단어가 튀어나온다.
이런 분위기 속에 ‘잘못한 사람은 좀 맞아야지’, '응징이 필요해'라는 도식이 우리 머릿속에 깔려지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입장을 바꿔, 내가 맞는 사람이 됐을 때 얼마나 괴롭고 공포스러울지는 잘 따져보지 않는다. 하지만 따져보면 우리의 일상사에서 폭력을 당해도 마땅할 정도의 잘못과 어긋남이 도대체 얼마나 될까?
그러나 우리는 이런 공포의 감정을 위계질서, 서열구조 속에선 너무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한때 피해자였다가도 서열의 상층부에 오르게 되면 얼마 전까지 느꼈던 공포심을 잊고 각종 유무형의 폭력을 휘두른다. 폭력이 대물림되는 과정은 그래서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군대에서 이른바 ‘뺑뺑이’와 ‘줄빠따’가 퇴색하기 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렸나 생각해보면 자명하다. 이제 이런 폭력의 대물림, 악순환의 구조를 깨야할 때다.
그리고 이 작업은 어른들이 먼저 해야 한다. 인터뷰를 한사코 거부했던 용인대 김정행 총장, 그리고 원로 교수들. 또 대학에 이런 문제로 개입하기 어렵다며 매우 부담스러워했던 교육과학기술부까지……. 교육계에 남아있는 폭력의 잔재를 깨기 위해선 적어도 이들이 먼저 앞장서야 한다. 방송에서 시범케이스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학생들을 비판하기에 앞서 폭력을 대물림해준 어른들이 크게 반성하지 않는다면 이런 공포의 인습은 영원히 반복될 수밖에 없다.
톱스타 서태지, 배우 이지아 이혼 소송 충격 스포츠…
톱스타 서태지, 배우 이지아 이혼 소송 충격
스포츠서울 남혜연 기자
연예기자로서 온갖 소문을 접한다. 일명 '찌라시'라 불리는 증권가 사설정보지에 거론되는 연예인들에 관한 소문과 관계자들 사이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기, 그리고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흘러나오는 목격담까지 때로 솔깃하기도 하지만 가끔 황당한 소문과 마주하기도 한다.
스포츠서울이 4월21일 특종보도한 '톱스타 서태지, 배우 이지아 이혼 소송 충격'은 기자들에게도 충격 그 자체였다. 처음 관련된 제보를 받았을 때는 너무 놀라운 내용이라 반신반의, 아니 반도 믿지 못했다. 개인적으로는 수 년 전 한 연예계 관계자가 두 사람을 거론하며 "깜짝 놀랄 사실인데 아무도 모를 거야"라며 묘한 뉘앙스를 남겼던 기억이 교차하기도 했다. 사실이라고 하기에는 몹시 황당하고 충격적인 제보. 설혹 사실이라고 해도 사생활이 철저히 비밀에 부쳐진 두 사람을 취재한다는게 가능할까 싶었다.
그렇다고 머뭇거릴 수는 없었다. 만에 하나 사실이라면 연예기자로 일하며 이보다 더 큰 특종을 만나기 어려울 터였다. 서서히 두 사람의 주변부에서 취재를 진행하던 차에 '법원에서 이지아를 봤다'는 결정적인 제보가 들어왔다. 반도 믿지 못했던 소문이 사실일 것이라는 직감으로 확 살아나게 한, 절묘한 제보였다.
이 때부터 온 부서가 나서서, 그러나 조용히 기밀을 유지하며 백방으로 서태지와 이지아에 대해 수배했다. 두 사람에 대해 기존에 알려진 프로필은 잊고 원점에서 다시 취재해 나갔다. 본명은 누구인지, 실제 나이는 몇 살인지 등이 하나씩 손에 잡혔다. 먼저 확인된 것은 이지아가 본명인 김지아라는 이름으로 정현철에 대해 위자료 및 재산분할 청구소송을 제기, 진행 중이라는 사실이었다. 이어 이 정현철이 서태지가 맞는 지를 확인하는 더욱 어려운 물밑 작업이 이뤄졌고 그마저 확인되는 순간 떨리는 손으로 기사를 마무리했다.
스포츠서울닷컴을 통해 온라인에 먼저 기사를 띄운 뒤 5분여나 흘렀을까, 홈페이지 서버가 일시 마비됐고 편집국의 전화가 사방에서 울려댔다. 한때 시대적 아이콘이었던 서태지의 놀라운 과거를 접한 팬들과 독자들은 패닉에 빠진 듯했다. 이 기사로 인해 1996년 11월 스포츠서울이 역시 특종 보도했다가 서태지 팬들의 거센 항의를 받은 '서태지 결혼'보도가 사실이었던 것으로 뒤늦게 확인되면서 서태지의 결혼과 이혼 관련 소송까지의 전 과정을 스포츠서울이 전하게 돼 다시 한번 화제가 되기도 했다.
두 사람의 소송은 아직 진행 중이다. 관련된 루머에 대한 취재 역시 계속되고 있다. 서태지와 이지아의 사생활은 어느 선까지 공개해도 되는 지에 대한 고민도 이어지고 있다.
눈길을 끌기 쉽다는 이유로 연예기사가 넘쳐나는 세상이다. 제대로 취재된 연예기사는 다르다는 점을 보여주는 기회가 됐다면 더 바랄게 없겠다. 무엇보다 온 부서가 함께 이뤄낸 일, 팀워크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달았다. 끝으로 연예분야의 기사에 기자상의 문호를 활짝 열어 준 심사위원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스포츠서울 남혜연기자>
돈을 갖고 튀어라 - 영업정지 전날 밤 100명 VIP에 1…
돈을 갖고 튀어라 - 영업정지 전날 밤 100명 VIP에 100억 몰래 빼준 부산저축은행
한겨레신문 하어영 기자
모든 것은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었습니다.
“영업정지 전날 VVIP와 직원 인출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금융당국과 은행으로부터 “그럴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답을 들었습니다. 지금은 상상하기 힘든 상황입니다만, 4월중순만 해도 그랬습니다. 이 말은 “VVIP면 재산권을 지킬 만한 정보를 얻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 무슨 잘못이냐”는 말로 나아갔습니다. 예금액, 거래기간 등 몇가지 기준을 충족하는 우수고객에게 예약해지를 종용했다는 사실까지 복수의 취재원으로부터 확인됐습니다. 쉽지 않은 취재였지만 어렵지 않게 답하는 취재원들에게 아연실색했습니다. 주워담을 수 없는 얘기를 자랑하듯 꺼냈던 VVIP 당사자만이 아닙니다. 은행관계자, 금융당국 모두 마찬가지였습니다.
금융당국이 부산저축은행에 최소 6개월전부터 상주하고 있었던 현장에서 벌어진 아비규환이 2개월여동안 밖으로 알려지지 않은 것은 당사자들의 불공정, 비상식에 대한 공감능력 결여때문이었습니다. 보도 뒤에도 금융당국은 미동도 하지 않았습니다. “인출은 불법이 아니다” “법으로 규율하지 못하는 것을 기사로 작성한다고 해서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말이 더해졌습니다. 금융당국은 6개월이 넘게 부산저축은행에 파견돼 있었던 직원들을 두둔했습니다. 영업정지 전 날 불법인출의 현장에 있었던 직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의 업무는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모든 게 정상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한겨레 21>은 상세하게 보도했습니다. 저축은행 청문회로도 여론이 일어서지 못한 사건이 <한겨레 21>의 보도로 공명한 것은 다른 이유가 아닙니다. VIP인출과 금융당국의 사실상 방조는 우리 사회가 얼마나 공정함과 거리가 멀어지고 있는 지를 보여준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줬기때문입니다. 금융사건으로 단일 최대규모라고도 불리는 이 저축은행 사태보도는 이렇게 시작됐습니다.
3월초 한 마디의 제보로부터 시작된 취재는 한달여의 취재기간동안 저를 괴롭혔습니다. 그 기간동안 5천만원 이상의 예금자들과 후순위 채권을 매입한 금융피해자들이 거리로 나섰습니다.
“우리한테는 은행이면 다 같은 은행 아닙니까?” 평생을 모은 돈의 사연들은 차고도 넘쳤습니다. 그들 앞에서 고수익을 누렸으니 위험도 감수해야 한다는 말은 쉽게 꺼낼 수 없습니다. 그래서 4월24일 첫 보도 이후 저축은행에 대한 보도를 멈출 수 없었습니다. 연이어 부산아닌 전주에서도 동일한 사태가 있었던 사실을 확인해 단독 보도했습니다. 6월4일 부산저축은행 핵심관계자들이 구명을 위해 현정권 최고 실세를 만나 로비를 벌였다는 내용을 보도도 그 연장선에 있습니다.
그리고 힘없는 금융소비자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합니다. 금융피해로 신음하는 금융소비자들이 있는 더 넓은 세상으로 나섭니다. 보도는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