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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작 제248회 · 2011년 4월 기획보도 방송부문 출품 4-01

시사매거진 2580 ‘공포의 집합 1~2’ 편

MBC 보도제작2부

취재후기

(248회) 시사매거진 2580 ‘공포의 집합 1~2’ 편 / MBC

시사매거진 2580 ‘공포의 집합’ MBC 시사매거진 2580 김재용 방송 직후 2580 사무실은 전화벨 소리로 요란해졌다. 십여 대의 전화기가 동시에 울려댔다. ‘도대체 학교가 어디냐? 엄하게 처벌해야한다’는 식의 항의가 빗발쳤다. 수화기 너머로 분노의 기운이 가득했다. 분노의 정확한 원인은 무엇인가? 방송에서 드러난 학생들의 매질이 우리사회에 존재하는 폭력의 최대치였기 때문일까? 그건 아닐 것이다. 언론에 가끔 등장하는 ‘용역들의 폭력’은 얼마나 끔찍한가? 대학 내 폭력과는 비교조차 어렵다. 그렇다면 세간을 달군 분노의 의미는 어디서 찾아야 할까? 우선 대학에서 벌어진 폭력상황이 그간 접해왔던 '엿보기 수준'을 넘어서 낱낱이 드러난 것에 대한 당혹감이 꼽히지 않을까 싶다. ‘大學’. 합리와 순수만이 존재할 것 같고, 또 그래야만 하는 곳. 그래서 폭력이 전혀 어울리지 않고, 어울려서도 안 되는 곳에서 발생한 폭력상황은 시청자들에게 엄청난 배신감을 줬을 것이다. 후속 보도를 준비하면서 매질을 했던 학생들을 설득 끝에 만날 수 있었다. 축 처진 어깨, 푹 떨군 얼굴. 이들은 흐느꼈다. 방송에서는 모자이크로 가렸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잘 알아볼 수 없었지만, 이들의 얼굴은 눈물로 범벅이 됐다. 그리곤 “죽을죄를 지은 것 같다”고 말했다. 세간의 따가운 비판을 감당하기 너무도 어려워서였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뿐이었을까? 우리는 가끔 사진이나 동영상에 찍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어색해한다. 타자화된 자신을 마주할 때 느끼는 생경함이 한 요인이다. 평소엔 잘 느끼지 못하지만, 자신의 동작 하나하나, 표정 하나하나가 모조리 객관화되고 적나라해지는 것이다. 더구나 이런 객관화의 광경이 폭력상황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가행 학생들뿐만이 아니라 당시 현장에 있던 후배 학생들, 즉 피해자들조차도 "평소엔 그냥 힘들다는 생각만 해왔을 뿐인데, 방송으로 보니까 너무나 끔찍했습니다."라며 놀라워했다. '폭력은 너무나 끔찍한 것이라는 것을 화면을 보고서 더 뼈저리게 느꼈다'는 것이다. 인터뷰 과정에서 ‘죽을죄를 지었다’고 말하며 눈물을 쏟는 학생들. 이들의 눈물은 바로 이런 발가벗겨진 폭력성에 대한 충격적인 자괴감을 드러낸다. 심지어 한 학생은 결코 작성해선 안 될 ‘문서(?)’까지 써놨다가, 이 문서가 동기들에게 발견돼, 요즘 동기들로부터 24시간 밀착감시까지 당하고 있다고 했다. 내 마음도 너무 무겁다. 이 대목은 나도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그러나 우리 모두는 정도의 문제일 뿐 일종의 공격성을 품고 사는 건 아닌지 냉정하게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다른 사람보다 위에 있고 싶고, 명령하고 싶고, 또 지배하고 싶은 근원적인 공격성 말이다. 그러나 평소엔 이걸 잘 인식하지 못하고 늘 정당화한다. ‘질서를 지키기 위해서, 예절을 지키기 위해서 불가피하게 휘두른 폭력이었다’라는 것이다. 우리를 둘러싼 서열구조 속에서 폭력에 대한 핑계를 찾는 것이다. 지금도 어느 대학에선가 공포의 집합을 하고 있을 선배들이 그렇고, 술에 취해 자녀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가장이 그렇고, 또 매질을 해놓고 '사랑의 매였을 뿐'이라고 주장하는 일부 선생님들도 그렇다. 그러나 폭력을 당해야 하는 사람들 입장에선 결코 '사랑의 매'가 될 수 없다. 다만 쉽게 반박하고 대들 수 없기 때문에 숨죽일 뿐이다. 공포심이 그만큼 큰 것이다. 취재 중 만난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 박사는 '우리 사회가 너무도 공격적인 사회'라고 표현했다. 실제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어린 학생들의 입에서 나오는 말들의 상당 부분이 욕이고, 운전하다 다른 운전자가 조금만 답답하게 운전해도 욕이 튀어나오고, 하다못해 내가 응원하는 팀의 선수가 헛발질을 하거나 헛스윙을 할 때도 가끔 거친 단어가 튀어나온다. 이런 분위기 속에 ‘잘못한 사람은 좀 맞아야지’, '응징이 필요해'라는 도식이 우리 머릿속에 깔려지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입장을 바꿔, 내가 맞는 사람이 됐을 때 얼마나 괴롭고 공포스러울지는 잘 따져보지 않는다. 하지만 따져보면 우리의 일상사에서 폭력을 당해도 마땅할 정도의 잘못과 어긋남이 도대체 얼마나 될까? 그러나 우리는 이런 공포의 감정을 위계질서, 서열구조 속에선 너무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한때 피해자였다가도 서열의 상층부에 오르게 되면 얼마 전까지 느꼈던 공포심을 잊고 각종 유무형의 폭력을 휘두른다. 폭력이 대물림되는 과정은 그래서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군대에서 이른바 ‘뺑뺑이’와 ‘줄빠따’가 퇴색하기 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렸나 생각해보면 자명하다. 이제 이런 폭력의 대물림, 악순환의 구조를 깨야할 때다. 그리고 이 작업은 어른들이 먼저 해야 한다. 인터뷰를 한사코 거부했던 용인대 김정행 총장, 그리고 원로 교수들. 또 대학에 이런 문제로 개입하기 어렵다며 매우 부담스러워했던 교육과학기술부까지……. 교육계에 남아있는 폭력의 잔재를 깨기 위해선 적어도 이들이 먼저 앞장서야 한다. 방송에서 시범케이스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학생들을 비판하기에 앞서 폭력을 대물림해준 어른들이 크게 반성하지 않는다면 이런 공포의 인습은 영원히 반복될 수밖에 없다.

회차 심사평

제248회 전체 총평

제248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평 이용원 서울신문 특임논설위원 제248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9개 부문에 38편이 응모해 4개 부문, 5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심사는 ‘부산저축은행’ 보도로 시작했고, 마무리됐다. 첫 번째 대상인 <취재보도>부문에서 한겨레21이 낸 ‘돈을 갖고 튀어라-영업정지 전날 밤 100명 VIP에 100억 몰래 빼준 부산저축은행’과 SBS가 출품한 ‘부산저축은행 100개 계좌 특혜 인출’이 격돌했기 때문이다. 보도 시점은 SBS가 4월21일 였고, 한겨레21이 4월24일(배포 기준)이었다. 심사위원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SBS 보도에 부산저축은행 임직원과 대주주가 영업정지 직전 100개 계좌에서 수천억원을 인출했다는 핵심 내용이 포함된 만큼 특종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반면 SBS 보도 내용은 국회에서 나온 신건 의원 등의 발언을 인용한 것으로 그 날 다른 매체들도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고 지적이 있었다. 심사위원단은 일단 판정을 미루고 회의 시간 내에 사실관계를 추가 확인한 다음 마지막 대상으로써 다시금 심사하기로 결정했다. 결국 다른 출품작 심사가 모두 끝난 뒤 재심에 들어갔고, 투표 결과 한겨레21 출품작만이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취재보도>부문에서는 스포츠서울이 낸 ‘톱스타 서태지, 배우 이지아 이혼소송 충격’이 또한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의 없는, 심사위원 전원일치의 결정이었다. <기획보도 방송> 부문에서는 최종 심사에 오른 2편 가운데 MBC의 ‘시사매거진 2580-공포의 집합 1~2 편’이 상을 받았다. 몇몇 심사위원은 해당 대학에서 선후배 간 체벌이 있는 건 새로운 내용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제보를 받고 출동한 게 아니라 현장에 카메라를 미리 설치, 잠복해서 얻은 영상이어서 그만큼 생생했다는 평가와 함께 제작진의 노력을 높이 산 심사위원이 더 많았다. <지역 신문`통신> 부문은 경인일보의 ‘긴급진단 광교신도시-명품인가 졸품인가’가 수상작이 되었다. ‘의미 있는 문제 제기에 꼼꼼한 구성이 돋보였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다만 일부 심사위원이, 입주예정자들의 목소리를 담는 게 부족했고 경기도 당국의 책임을 추궁하는 데도 미흡하지 않았느냐는 아쉬움을 제기했다. <전문보도> 부문에서는 뉴시스가 출품한 사진 ‘호기심 가득한 북한병사’가 뽑혔다. 판문점을 시찰하는 줄리아 길라드 호주 총리 일행보다 창에 얼굴을 대고 밖에서 그들을 살피는 북한 병사에 초점을 맞춘 사진이다. 여러 종합일간지의 1면을 장식해서인지 별 논란 없이 선정됐다. 이번 기자상 선정에는 스포츠 신문이 연예 뉴스로 <취재보도> 부문 상을 처음 받는 기록을 세웠다. 심사위원들은 “스포츠지가 연예 뉴스를 출품해 놀랐다. 세태 변화를 실감했다.”고 말하면서도 만장일치로 뽑아줬다. 기사가 가치 있고 취재기자의 노력이 돋보이면, 뉴스 성격에 상관없이 기자상을 주어야 한다는 원칙을 새삼 확인했다고 하겠다. 반면 이번 심사에서 아쉬웠던 점은 <경제보도><기획보도 신문`통신><지역취재보도><지역경제보도><지역기획 방송>등 5가지 부문에서 수상작이 없었다는 사실이다. 이 가운데 <지역기획 방송> 부문은 제242회를 마지막으로 여섯달 째 수상작을 내지 못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도 두달 연속 제외됐다. 제249회 심사에서는 이 부문들에서도 수상작을 선정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이 회차 수상작 2011년 4월

제248회(2011년 4월)에서 상을 받은 작품입니다.

취재보도부문 ·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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