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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8회 (2013년 10월)

수상작 6편 · 출품 후보작 70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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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작 6편

심사평

부산일보 ‘건강 최악 도시’ 지역에 바탕 둔 기획·취재 돋보여 언론이 현대사회에서 권력과 자본의 횡포를 감시하고 비판함으로써 민주사회 시민들의 삶에 기여해야 한다는 기자의 사명감이 더욱 충실해지는 징후인가? 10월 기사를 대상으로 한 이번 심사에는 출품작이 74편에 달해 최근 5년내 최다 출품의 기록을 세웠다. 매달 평균 출품작 40~60편 사이를 크게 넘어선 출품 기록이다. 최근 다양한 국내외 활동에 따라 높아진 한국기자협회와 ‘이달의 기자상’의 권위와 신뢰에 부응, 사회 모순을 파헤치려는 기자들의 특종 열망이 커지는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하면 지나친 것일까? 예심을 통과한 작품들은 모두 호평 속에 수상작으로 선정됐고, 심사위원들 모두 저널리즘 본연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한 작품들이라는 데 이견이 없었다. 그러나 일부 출품작의 경우 특종임을 과시하기 위해 성과와 의미를 과장하거나 타사의 경쟁작을 폄하하는 사례가 있었고, 이같은 행태는 자제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음을 알린다. 취재보도 1부문에서는 한겨레신문이 보도한 ‘효성그룹 수천억 탈세·국세청 검찰 고발키로’와 ‘군 사이버사 대선개입 의혹’ 두 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효성그룹…’ 보도는 여러 건의 단독보도가 서로 다른 각도에서 다양하게 조명됐으며, 역외탈세 문제까지 다룬 점과 금융감독원의 후속 조치까지 이끌어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효성그룹 탈세에 대한 연속 취재를 힘있게 끌고 갔으며, 다른 언론 보도를 주도한 시의적절하고 알찬 내용을 담았다는 호평을 받았다. ‘군 사이버사…’ 보도는 한겨레신문이 추적 취재하지 않았으면 미궁에 묻혔을 사안을 발굴해 단독 보도한 수작으로, 보도 기간 진행된 국정감사로 여론의 조명을 집중적으로 받는 운도 따랐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정보기관과 정부 부처의 대선 개입 파문이 국민적 충격을 준 가운데 정치적 중립지대의 마지막 보루인 군마저도 대선에 개입한 사실을 밝힌 것은 역사적 의미가 있다는 호평을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부문의 한겨레신문 ‘보조출연자 쥐어짜는 드라마 왕국’은 화사한 주연배우의 그늘에 가린 방송국 보조출연자들의 심각한 현실을 잘 포착해 보도함으로써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그동안 많이 다뤄진 주제임에도 보조출연자들의 실태를 밀착 취재함으로써 현장 상황을 세심하게 드러낸 미시적인 접근법으로 겉보기에 화려한 방송국의 어두운 면을 잘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의 KBS ‘시사기획 창-후쿠시마의 진실’은 혹시 모를 방사능 피해의 위험을 감수한 취재정신을 높이 산다는 긍정적 평가와 기자라면 당연히 감수하는 위험을 지나치게 강조했다는 부정적 평가가 엇갈렸지만, 심사결과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일부 심사위원들은 수상작의 1회성 현장취재와 달리 일상생활에서 방사능 노출 피해의 위험을 감수하면서 후쿠시마 방사능 누출사건을 취재해온 도쿄 상주 특파원들의 고뇌와 고통도 언급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지역기획보도 신문부문의 부산일보 ‘건강최악도시 부산, 공공보건의료 바꾸자’는 지역언론이 전통적인 취재방식에서 벗어나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준 좋은 기획기사라는 호평을 받았다. 특히 대한민국 제2의 도시인 부산마저 최악의 상황에 놓인 점을 잘 보여줬고, 지역사회가 어떻게 발전해야 할지를 지방도시에 바탕에 두고 기획과 취재를 조화롭게 진행했다는 평을 받았다. 전문보도부문에서는 경향신문의 ‘숭례문 단청 박락’ 사진작품이 선정돼 오랜만에 사진 분야의 수상작을 냈다. 단발성 사진보도지만 사진기자가 부실한 문화재 관리의 현장을 꼼꼼하게 확인해 보도했고, 정부가 이같은 보도내용을 수용해 후속 대책을 내놓고 이후 문화재청장까지 경질되는 등 사회적 파장이 큰 특종보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기자상 심사위원회>

출품 후보작

수상하지 못한 작품까지. 원본 사이트에서는 따로 찾아 들어가야 보입니다.

숭례문 단청 박락 (사진보도부문)
후보 10-01 전문보도부문 경향신문 사진부 이상훈*
‘이렇게 기다리면 임여인은 절대 안나온다’ (사진보도부문)
후보 10-02 전문보도부문 시사IN 사진팀 신선영
해경, 철판두른 불법중국어선 검거작전 현장 (사진보도부문)
후보 10-03 전문보도부문 동아일보 사진부 박영철
효성그룹 수천억 탈세·국세청 검찰 고발키로 외
후보 1-01 취재보도1 부문 한겨레신문 경제부 곽정수
<독주하는 국회권력> 시리즈
후보 1-02 취재보도1 부문 한국경제신문 특별취재팀 김재후·김주완*·남윤선·손성태·이태명·이태훈*·주용석
지난대선에서 자동개표기 오분류 확인 및 관련 연속보도
후보 1-03 취재보도1 부문 뉴시스 정치부 우은식·강세훈·박성완*
‘대선 트위터 글’ 국정원 직원 3명 긴급 체포
후보 1-04 취재보도1 부문 한겨레신문 사회부 김정필*·송호진
“머리수술 못하면 우리아이 곧 죽어요”...억장 무너지는 부모들
후보 1-05 취재보도1 부문 헤럴드경제 문화부 김태열
황교안 장관 떡값 수수 의혹 보도
후보 1-06 취재보도1 부문 한국일보 사회부 남상욱*
파독 동포 울린 김문희 회장은 누구
후보 1-07 취재보도1 부문 중앙일보 사회2부 김민상·정종훈·강나현*
야스쿠니, 독도 망언에 훈장 준 정부
후보 1-08 취재보도1 부문 SBS 정치부 한정원
‘막말 판사’ 이번에는 여성비하 논란
후보 1-09 취재보도1 부문 SBS 시민사회부 하대석
일본산 고등어 ‘국산 둔갑’ 시중 대량 유통
후보 1-10 취재보도1 부문 MBC 경제부 양효걸
국정원 직원 압수수색 등 대선 개입 사건 연속보도
후보 1-12 취재보도1 부문 경향신문 사회부 정제혁*·장은교·류인하·정희완·이효상
파독 광부 초청 사기극 연속보도
후보 1-13 취재보도1 부문 조선일보 사회부 김형원·원선우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뒷돈거래 파문 연속보도
후보 2-01 취재보도2 부문 뉴시스경기남부 유명식*
무선전화기, 돌연 ‘석달 뒤 사용금지’외 연속보도
후보 2-02 취재보도2 부문 SBS 정치부 김수형
특파원현장보고 ‘죽음과 바꾼 노동’
후보 2-03 취재보도2 부문 KBS 국제부 이경진*·오범석·윤성구
국세청 동양그룹 세무조사 보고서
후보 3-01 경제보도부문 동아일보 신동아팀 한상진*
동양 ‘사기성 CP’ 발행의혹 추적고발 보도
후보 3-02 경제보도부문 연합뉴스 증권부 황철환·배영경
아모레퍼시픽 불공정 거래 의혹 연속보도
후보 3-03 경제보도부문 YTN 정치부 박조은·곽영주
동양파이낸셜대부 회계감사 엉망
후보 3-04 경제보도부문 매일경제신문 증권부 박승철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와 FTA 협상 재개
후보 3-05 경제보도부문 한국경제신문 경제부 조미현
정홍원 총리 담화 외촉법 일자리 창출효과 과대포장
후보 3-06 경제보도부문 경향신문 정책사회부 강진구
탐사보도 ‘줄줄 새는 혈세, 구멍 뚫린 감시망’
후보 4-01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세계일보 특별기획취재팀 주춘렬·나기천·김예진·조병욱
논픽션드라마 ‘두만강변의 배신’ 5회 시리즈
후보 4-03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동아일보 사회부 신광영·손효주
‘국민과 난민 사이’ 기획연재
후보 4-04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한겨레신문 박현정·김성환*·엄지원*
<신 해양 실크로드>북극항로를 가다 - 연속10회 기획
후보 4-05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서울신문 사회2부 조한종
흔들리는 BK21플러스
후보 4-06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국민일보 사회부 이도경·황인호
이민 150년-해가지지 않는 한민족
후보 4-07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중앙일보 정치부 장세정·강인식*·이소아*·정원엽
살림 나아졌지만 삶은 더 팍팍
후보 4-08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세계일보 경제부 박성준*·정진수·서필웅
길바닥 위의 공무원
후보 4-09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머니투데이 경제부 정혁수*·박재범·김지산·우경희
삼성, 중고품이 A급?
후보 5-01 기획보도 방송부문 MBC 시사제작2부 이호찬
교장 승진제도 무엇이 문제인가?
후보 5-02 기획보도 방송부문 EBS 교육뉴스특임부 박용필*
‘촉법소년 심층해부’ 연속 기획보도
후보 5-03 기획보도 방송부문 CBS 사회부 이대희*·김연지*·김민재*·김지수*·전솜이
농협 금고에 무슨 일이?
후보 5-04 기획보도 방송부문 KBS 탐사제작부 최서희·오광택
카톡으로 기밀 유출...허술한 군 보안
후보 5-06 기획보도 방송부문 YTN 사회1부 이만수·이강진*
“감시하는 사회” 연속보도 3편
후보 5-07 기획보도 방송부문 SBS 시민사회부 채희선*·하대석
‘코피노의 눈물’ 4부작
후보 5-08 기획보도 방송부문 MBC 사회2부 김경호*·남형석*
시사기획 창 ‘미납추징금 25조 원...안 내실 겁니까’
후보 5-09 기획보도 방송부문 KBS 탐사제작부 이영현·이석재·김진환
‘위기의 해양보호생물’ 연속보도
후보 6-01 지역 취재보도부문 삼척MBC 보도부 조규한
‘암 집단 발병’ 공포에 떠는 남원 내기마을
후보 6-02 지역 취재보도부문 전북일보 제2사회부 홍성오
경기도 청소년수련원 쪼개기 후원금 의혹 등 연속보도
후보 6-03 지역 취재보도부문 뉴시스통신 경기남부 유명식*
예산 새는 임대농기계 사업
후보 6-04 지역 취재보도부문 KBS춘천 보도국 박상용*·김민준*
떴다방 대구 아파트 당첨 싹쓸이
후보 6-05 지역 취재보도부문 TBC대구방송 보도팀 박석현·서은진*·김태영*
‘시내버스 뇌물 입사비리’ 연속보도
후보 6-06 지역 취재보도부문 KBS대전 보도국 황정환*·박병준*·김빛이라·이동훈*·심각현·최원석*
이슬람 사원 건축 허가 축소 사태 연속 보도
후보 6-07 지역 취재보도부문 인천일보 사회부 박범준·최성원*
‘부산판 도가니’ 특수학교 성추행 연속 보도
후보 6-08 지역 취재보도부문 KBS부산 KBS부 이이슬*·한석규
母 시신 버리고 부의금만 챙겨 줄행랑 삼남매 ‘충격’ 외
후보 6-09 지역 취재보도부문 대전CBS 보도제작국 신석우·고형석*
‘제2의 오장풍’ 칼부림 체벌교사 연속보도
후보 6-10 지역 취재보도부문 CJB청주방송 충주본부 황상호
대연혁신도시 전매 다운계약서 취재
후보 6-11 지역 취재보도부문 부산MBC 보도국 이만흥
‘희대 사기극’ 680억원대 전기자동차 사기
후보 6-12 지역 취재보도부문 뉴시스광주전남 전국부 송창헌*·맹대환*·구용희*
개최도시 빠진 세계군인체육대회 엠블럼 논란
후보 6-13 지역 취재보도부문 매일신문 사회2부 고도현
LH공사, 2조7천억원대 ‘먹튀’ 단독보도 및 ‘LH발 난개발’ 연속보도
후보 6-14 지역 취재보도부문 중부일보 정치부 김만구·이복진·송주현
시민접근 가로막는 시민공원
후보 6-15 지역 취재보도부문 KNN 사회부 진재운*·전성호
‘부산판 도가니’ 부산맹학교 성추행 사건보도
후보 6-16 지역 취재보도부문 국제신문 사회1부 김미희*·송진영·조봉권
지방 이전 공공기관 도덕적 해이 경종
후보 7-01 지역 경제보도부문 국제신문 경제부 최현진*·박태우*
나무섬과 남형제섬 수중생태 보고서
후보 8-01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국제신문 사진부 박수현*
소양강댐 준공 40년 그 후
후보 8-02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강원도민일보 레포츠·뉴미디어부 레포츠·김영희
긴급진단, 지자체 파산위기
후보 8-03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전남일보 편집국 이건상*·김기중*·홍성장·김성수*·김주현*·공국진
태안 해병대캠프 참사 100일
후보 8-04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중도일보 법조사건팀 윤희진*·조성수
시와 같이 걷는 남도길
후보 8-05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광주매일 사회부 노병하*·김기식
불법으로 얼룩진 상아탑
후보 8-07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중부일보 사회부 이주철*·문완태*·천의현·이정현*·이재형·강제원
해상 면세유 불법거래 연속보도
후보 9-01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KNN 사회부 정기형
돌직구40 ‘대기업이 이래서야’
후보 9-02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울산MBC 탐사보도부 박치현·설태주·유희정
100억 차익 노린 불법개발, 공무원 개입의혹
후보 9-03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KBC광주방송 동부방송본부 박승현*·최복수*
기획, 젊어지는 노인들
후보 9-04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KNN 경남본부 주우진
다중이용시설 실내공기질 오염조사 엉터리
후보 9-05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TBC대구방송 보도팀 이종웅*·박영훈*
돌직구40 ‘투기로 얼룩진 산업단지’
후보 9-07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울산MBC 탐사보도부 설태주·박치현·유희정
여순사건 65주년 기획보도 <잊혀진 기억...진실은?>
후보 9-08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KBS순천 방송부 류성호·김종윤*

취재후기

수상 기자가 직접 쓴 1인칭 기록 5편

숭례문 단청 박락 경향신문
숭례문 단청 박락 경향신문 이상훈 기자 “설마,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시사주간지 기자가 가장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월요일 점심. 구내식당으로 가는 길에 우연히 광고국 기획위원으로 있는 김경은 부장과 마주쳤다. 김 부장은 “시중에 떠도는 이야기”라며 “복원된 숭례문의 단청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는 말을 전해주었다. 식사 후 망원렌즈를 챙겨서 현장으로 나갔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월요일에는 일반인 관람을 위한 개방을 하지 않는 날이어서 가까이 접근할 수가 없었다. 펜스 밖에서 600mm 망원렌즈를 꺼내들고 숭례문을 한 바퀴 돌아보니 단청에 별 이상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뭔가 이상이 있으니까 소문이 났겠지 하는 생각이 들어 누각 2층의 서까래를 하나하나 확인해 나갔다. 1시간30분 정도 흘렀을까. 망원렌즈로 단청사진을 찍고 최대한 확대해 보기를 반복하니 조금씩 이상한 단청이 발견됐다. 카메라 모니터 상에서 이상이 확인된 단청만 7개, 그 중 4개가 남쪽에 몰려 있었다. 어이가 없었다. 대한민국의 내로라하는 장인들이 모두 동원돼 국민적 관심 속에 복원된 숭례문 단청이 이렇게 흉한 모습을 드러낼 수가 있는가. 회사로 돌아와 문화재청을 출입하는 본지 문화부 도재기 부장에게 사진을 보여주며 현장 상황을 상세하게 전해주었다. 도 부장은 곧바로 문화재청과 단청장을 비롯한 관계자들로부터 단청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증거사진을 손에 쥐고 물어보는 도 부장의 송곳질문을 피해나갈 길이 없었을 것이다. 이렇게 해서 복원 5개월 만에 형편없는 모습으로 전락한 숭례문 단청의 훼손사실을 지면에 게재할 수 있었다. 경향신문에 기사가 나간 당일 문화재청은 숭례문 현장에서 기자설명회를 열어 단청의 훼손상황 및 향후 수리 계획 등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러한 일련의 대책은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었다. 일반 토목공사 현장처럼 공기에 맞춰서 충분한 조사와 연구, 실험 없이 복원공사가 진행된다면 제2, 제3의 숭례문은 또 나올 수밖에 없다. 26년차 기자가 ‘이달의 기자상’을 받는다는 것이 조금은 머쓱하기만 하다. 하지만 옛날 같으면 퇴직할 나이에 아직도 카메라를 들고 현장을 뛸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한다. 바람이 있다면 기자생활 30년차 기념으로 대특종을 하나 터뜨리고 퇴직하고 싶다는 것이다. 운칠기삼(運七技三)이라고 하지만, 열심히 뛰어다니다보면 운도 비켜가지 않으리라 믿는다. 제보해준 김경은 부장과 신속하고 정확한 확인으로 원석을 보석으로 다듬어준 도재기 부장과 영예를 함께 하고 싶다.
건강최악도시 부산, 공공보건의료 바꾸자 부산일보
건강최악도시 부산, 공공보건의료 바꾸자 부산일보 김경희 기자 저희가 보도한 ‘건강최악도시 부산, 공공보건의료 바꾸자’ 시리즈는 보도 횟수로만 13회, 관련기사와 후속보도를 포함하면 20여 회에 걸쳐 본보에 게재됐습니다. 첫 보도가 6월 10일이었으니, 11월 초까지 6개월여 동안 시리즈가 이어진 겁니다. 부산은 지난 20여년 간 전국에서 가장 낮은 기대수명과 가장 높은 사망률이 계속돼 왔습니다. 부산에 살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시민들은 일찍 사망하고, 많이 죽음에 이르는 것이지요. 건강이 화두가 되어온 것은 여러 해가 되었지만 지금까지 건강은 그저 개인이 관리하고 민간병원이 치료하는 지극히 개인적인 분야로 인식돼 왔습니다. 하지만 어느 지역에 사는가에 따라 개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사망률과 기대수명 같은 건강지표가 현저히 떨어진다는 것이 단순히 개인의 문제로만 치부돼야 하는 영역일까요? 기자는 단호히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국가가, 정부가, 지자체가 더 세심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관리하지 않는다면 대다수 평범한 시민들은 물론, 의료사각지대에 놓인 저소득층은 더욱 건강관리에 취약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장기간 보도를 이끌어오면서, 무엇보다 힘이 됐던 것은 함께 이 문제를 직시하고 해결방안을 고민해왔던 부산의 공공의료 전문가와 의식있는 보건소장님들, 의료분야 시민사회단체들의 지지였습니다.다소 충격적인 보도를 접하고, 비교적 침착하게 문제 인식을 함께 했던 시민들의 반응도 좋은 기폭제가 됐습니다. 이번 기회를 빌어 큰 감사를 전합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아쉬운 점은 시민들의 건강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부산시의 지지부진한 움직임입니다. 어느 정도 가시적인 정책변화가 시작되고 있지만, 심각한 부산의 현실에 비춰보면 기대 이하의 수준입니다. 그래서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리즈 보도는 끝났지만 기자라는 제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여러가지 노력들을 꾸준히 이어나가려고 합니다. 개인적 소회를 덧붙이자면, 올해 기자생활 10년을 맞은 저는 이번 기획 시리즈를 계기로 한 계단 정도 더 성장한 느낌입니다. 이제 스스로 기획안을 만들고, 취재 아이템을 찾고, 후배를 이끌어갈 수 있는, 10년 차 기자의 포스를 갖게 됐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겠다던 입사 때 초심, 흔들려가던 그 첫 마음을 단단히 붙들고 더 좋은 기사 쓸 수 있도록 힘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시사기획 창 - 후쿠시마의 진실 KBS
시사기획 창 - 후쿠시마의 진실 KBS 윤지연 기자 후쿠시마의 가을은 맑고 고요하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은 유난히 청명하고, 들녘에는 벼가 영글어 간다. 누렇게 물들어가는 가을 들판의 적막을 깨는 것은 증기기관차의 기적 소리뿐이다. 힘찬 연기를 내뿜는 육중한 검은색 기관차는 마치 시간을 거슬러 달리는 것 같은 묘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후쿠시마는 여전히 잔인하다. 잠시나마 차창 밖에 펼쳐지는 고즈넉한 풍광에 매료될라 치면, 운전석 옆에 설치한 ‘공간 선량계’가 수시로 ‘놀라운’ 수치를 기록하며 경고음을 울려대 이곳이 얼마나 위험한 곳인지 각인시킨다. 방사능 오염 지대를 피해 강제로 이주할 수밖에 없었던 이들의 이야기는 무겁고 아프다. 돌아올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시간이 날 때마다 고향집을 찾아 손때 묻은 집기류를 어루만지는 할머니의 모습에선 알 수 없는 분노가 치밀어 오르기도 했다. 후쿠시마의 현재는 바로 이 ‘평화로움과의 싸움’으로 보인다. 취재팀은 후쿠시마 원전 주변의 바다오염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돼 있고, 후쿠시마 원전에서 250㎞ 이상 떨어진 도쿄만까지 광범위한 바다 오염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현지 대학과의 공동 조사를 통해 확인했다. 현재 일본 정부는 오염수 통제에 심각한 결점을 드러냈고, 제염작업 폐기물을 쌓아둘 장소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현지에서 ‘방사능 공포’를 찾아보기란 쉽지 않았다. 어디를 가도 ‘이제는 괜찮다’고 말하는 사람들과 원전사고로 중단했던 조업을 재개한 어부의 환한 미소를 보고 있자면, 마스크를 쓰는 일 조차 머쓱할 정도였다. 취재팀 뿐 아니라, 일본인 스스로 ‘방사능 위험’을 말하는 것 역시 어려운 상황이다. 취재를 통해 만난 이들 가운데 방사능 위험을 걱정하는 일본인들은 하나같이 신원 공개를 꺼렸다. 그들의 입을 막는 것은 정부나 거대 권력이 아니었다. 가족의 안전을 위해 이주를 원하는 주부가 염려하는 것은 ‘유난 떨지 말라’며 핀잔을 주는 남편과 친척들이었고, 도심의 방사능 오염 지역을 찾아 알리는 시민들을 위협하는 것 역시 지역사회의 차가운 시선이었다. 이번 프로그램에서 ‘후쿠시마의 현재’만큼 중요한 부분이 바로 ‘우리 식탁의 안전성’이었다. 이를 위해 국내 취재를 맡은 손원혁 기자는 부산 어시장 주변에서 며칠씩 잠복 취재에 나섰고, 김연주 기자는 다양한 경로로 국내에 들어오는 일본산 식품 전반을 점검했다. 이렇게 취재한 내용은 일본 현지 취재 분량과 함께 이주형 팀장의 지휘 아래 50분의 ‘시사기획 창’에 고스란히 담길 수 있었다.
보조출연자 쥐어짜는 드라마 왕국 한겨레신문
보조출연자 쥐어짜는 드라마 왕국 한겨레신문 박유리 기자 한겨레 사회부 24시팀 박유리 기자입니다. 부족한 기사임에도 상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9월 말부터 8회 연재한 ‘엑스트라 쥐어짜는 드라마 왕국’은 개인적으로 4년간 지켜 본 보조출연자 업계에 대한 노동 보고서입니다. 2009년 문화부 방송 담당 기자 시절 알게 된 보조출연자들의 인권 유린 실태를 언젠가는 탐사 보도 해야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렇게 실현할 수 있어서 기쁩니다. 이 시리즈는 지난해 겨울, 잠시 기자직을 떠나 있을 때 보조출연자 노조 위원장 등에게 했던 약속이기도 합니다. 부당 노동 행위를 당했다며 위원장이 제게 연락을 취했지만 당시에는 업무 현장을 떠나 있던 때여서 보도를 할 수 없었습니다. 그때 업무에 복귀하게 되면, 꼭 보도를 하겠다는 약속을 했었습니다. 좋은 기자가 무엇인지는 늘 제 삶에 있어서 화두입니다. 아직은 그 답을 찾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좋은 기획이 무엇인지는 조금 알 것 같습니다. 취재 대상에 대한 애정과 열정, 그리고 부당한 현실을 바꾸겠다는 강한 의지, 이러한 것들이 기획 기사의 자양분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 시리즈를 시작했을 때 가장 두려웠던 것은 ‘과연 현실을 바꿀 수 있을까’란 의문이었습니다. 보조출연 업계에 대한 지상파 방송 3사의 무관심이나 수십 년간 굳어진 보조출연 기획사 업계를 감안하면, 현실을 바꾸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었습니다. 취재는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두려움이 컸습니다. 그런데 감사하게도 청와대, 문화체육관광부 등에서 제도 개선을 위해 움직이고 있습니다. 몇 가지 후회도 남습니다. 성폭력 당한 자매 자살 사건을 취재하면서 숨진 여성이 남긴 유품을 뒤지고 비밀번호가 걸린 휴대전화를 복구시키는 등 여러 가지 노력을 했지만 객관적이고 결정적인 증거를 찾는 데는 결국 실패했습니다. 아무래도 1인 기획이 남긴 구멍이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어떤 분은 제게 저널리스트가 되기에는 피가 너무 뜨겁다는 조언을 한 적도 있습니다. 제가 가진 단점이자 기자로서 더 발전하지 못하는 덫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번 시리즈에서는 뜨거웠던 피가 있었기에 두 달이란 시간 동안 앞만 보고 일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늘 제게 자극을 주고 반성하게 하는, 그리고 존경하는 사회부 24시팀 선후배님들께 감사합니다. 제가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준 24시팀이 함께 받은 상입니다.
군 사이버사 대선개입 의혹 한겨레신문
군 사이버사 대선개입 의혹 한겨레신문 하어영 기자 “군도 댓글을 달았다.” 한마디 제보로 시작됐습니다. 무심코 한마디를 던진 상대방과 달리 정신이 퍼뜩 들었습니다. 군의 대선개입은 국정원의 정치공작과는 다른 의미를 지닙니다. 군은 민주주의의 방화벽과 같은 존재입니다. 군의 정치적 중립이 무너질 때 어떤 상황이 벌어지는 지는 독재의 상처를 남긴 지난 역사가 보여줍니다. 예전처럼 개인정보 접근이 수월하지 않은 취재환경에서 대선개입 여론전을 펼친 의심 아이디를 군 사이버사령부 요원의 것으로 확인하는 작업은 지루하고 길었습니다. 수사를 맡고 있는 국방부 조사본부에서는 아직도 어떻게 취재가 가능했는지를 묻습니다. 합법적으로 구할 수 있는 정보와 구글링 작업이 전부입니다. 그렇게 한달여를 매달렸습니다. 대선개입 의혹 제기와 함께 군 사이버사 요원 3명으로 시작한 보도가 4명으로, 5명으로, 결국 15명으로 늘어났습니다. 그렇게 수사대상은 90명을 넘어섰습니다. 조사본부는 수사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지만 진실은 여전히 저 너머에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군 사이버사령부 대선개입 의혹은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의 쌍둥이입니다. 빙산의 일각이 드러나고 사건의 확장되는 양상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뿐만 아닙니다. 첫 보도 뒤부터 작전상 비밀이라 확인해줄 수 없다는 답을 계속하는 당국자의 태도, “대선개입이라고 하기에는 올린 글의 수가 너무 적다”는 여당 의원들의 논리까지 국정원 사건과 다를 바 없습니다. 요원들의 태도도 마찬가지입니다. 첫 보도 직후 요원들의 정치글은 대거 삭제됐고, 일부 트위터, 블로그 계정들은 비공개로 전환됐습니다. 군 수사기관에서는 엄정수사를 공언했지만 첫 압수수색까지 일주일이 넘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앞으로의 전개상황까지 예견될 정도입니다. 여기에 국민의 ‘의식 오염’을 말하는 장관의 태도는 모든 상황을 압축적으로 보여줍니다.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당국자의 말은 결론을 암시합니다. 우여곡절 끝에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은 이제 국가기관의 대선개입으로 확장됐고, 할 일은 그만큼 늘어났습니다. 국방부 조사본부는 수사가 막바지에 달했고, 진실을 규명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게 현재의 상황입니다. 다시 묵묵하게 할 일을 해야겠습니다. 이 자리가 있기까지 주위 선후배들의 도움이 컸습니다. 한 달이 넘는 시간, 취재를 위해 떠난 빈자리를 나눠 맡아준 정치부 동료들께 감사드립니다. ‘모든 정부는 거짓말을 한다’는 한 미국 언론인의 금언이 요즘처럼 사실에 부합하는 때는 없는 듯합니다. 취재는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