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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7회 (2016년 3월)

수상작 10편 · 출품 후보작 37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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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작 10편

심사평

2016년 4월 제 307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는 기자들의 땀과 노력이 깃든 좋은 작품이 많아 어느 때보다 오랜시간 논의 끝에 10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출품작에는 오래 공들인 깊이 있는 기획이나 스쳐 지나갈 법한 사안을 예리하게 포착해 이슈화한 작품들이 많았다. 취재보도 부문에 선정된 연합뉴스의 ‘전(前) 법무장관·검찰총장 불법 사외이사’ 보도는 관행적으로 있었던 행태들을 문제의식을 갖고 지속적으로 문제점을 추적한 보기드문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변호사협회 등 전문가들의 견해도 구하면서 고위 법조인들의 다양한 전관예우 사례를 제대로 파헤쳐 수상작으로 선정하는데 별다른 이견이 없었다. CBS의 ‘대림산업 이해욱 “백미러 접고 달려라” 상습폭언·폭행 슈퍼갑질’은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킨 보도였다. 단순 제보로 시작해 끈질기게 추적, 녹취까지 따내는 등 완벽한 작품을 만들어냈다. 최근 재벌구조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는 시점에 재벌가들의 도덕적 해이를 잘 파헤침으로써 그들에게 조금이나마 경종을 울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민일보의 ‘로스쿨 불공정 입시 의혹’ 보도는 법조계 비리나 관행이 도를 넘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음을 잘 알게했다. 은밀하게 벌어지는 상황에서도 끈질기게 추적 보도를 해 그 민낯을 드러낸 것에 호평이 쏟아졌다. 한겨레신문의 ‘진경준 검사장 ‘수상한 주식대박’ 의혹’도 법조계의 문제점을 인지해 이슈를 잘 끌고 나갔다는 평가다. 현장기자의 문제의식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잘 보여주었다. 특히 왜 문제인지를 집요하게 추적하고 관행과 비리에 비수를 잘 들이댄 수작이라는 평가다. 경제보도 부문에 한국경제신문의 ‘대우조선, 손실 2조 축소…딜로이트의 실토 파문’은 최근 문제가 되고있는 조선업의 실태를 딱 부러지게 잘 취재한 수작이었다. 탄탄한 기획력과 이를 뒷받침한 꼼꼼한 취재력이 단연 주목을 받았다. 다만 회계책임의 문제를 조금 더 소소하게 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 경향신문의 ‘부들부들 청년’ 시리즈는 연초 신년기획으로 시작해 오랜기간 연재하며 우리나라 청년 문제를 잘 지적했다. 대부분 청년 문제를 지적할 때 청년 당사자의 목소리는 없고 전문가들의 분석과 지적이 많았는데 이번 기획은 장기적으로 끌고 가면서 청년층이 처한 위치에 따라 다양한 의미를 담은 것이 돋보였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 TV조선의 ‘특별기획 다큐멘터리-일본군 위안부’는 그동안 많은 매체들이 위안부 문제를 다룬 바 있어 자칫 식상할 수 있었으나 다각적으로 내용을 잘 분석했다. 독일과 일본의 태도를 비교한 내용도 비교적 조명이 잘 됐다는 호평이 이어졌다. 다소 교육용 다큐멘터리 형식이라는 지적도 있었지만 필리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해외의 위안소 찾아 보여주는 등 애써서 만든 작품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 CJB청주방송의 ‘총기로 살해위협.. 법무부의 은밀한 폭행’은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가해지고 있는 우리사회의 다양한 사회적 편견과 박해가 집중적으로 잘 드러난 작품이라는 평가다. 특히 외국인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다각도로 듣고 우리사회가 약한자의 인권을 얼마나 경시하는지를 잘 보여주었다. 연합뉴스 경기취재본부의 ‘평택 원영이 사건’은 발로 뛴 전형적인 수작으로 호평받았다. 경찰 교육청의 공식발표를 받아만 쓰는 것이 아니라 특별취재팀까지 꾸려 현장확인을 통해 당국보다 한발 앞서 사실과 문제점을 집요하게 파헤쳐 세상에 내놓음로써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왔다.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 부산MBC의 ‘해양레저특구의 진실’은 지자체와 지역 기업의 담합 천태만상을 잘 보여준 전형적인 작품이다. 그동안 대부분의 언론은 해당기관의 홍보 자료에 치중한 반면 특구 이면의 문제점을 제대로 점검하고 짚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자상 심사위원회)

출품 후보작

수상하지 못한 작품까지. 원본 사이트에서는 따로 찾아 들어가야 보입니다.

‘식물왕 정진영’ 시리즈(온라인)
후보 10-01 전문보도부문 헤럴드경제 산업부 정진영*
여성 연예인 성매매, ‘소문은 사실’(온라인)
후보 10-02 전문보도부문 더팩트 연예팀 강일홍·문병희·이덕인
4.13 총선 시리즈
후보 10-03 전문보도부문 SBS 뉴미디어편집부 권지윤*·박원경
황교안 총리 과잉 의전
후보 10-04 전문보도부문 CBS 뉴미디어부 김지수*
“결혼한다” 알리자 “그만둬라”..여직원 압박
후보 1-01 취재보도1부문 SBS 시민사회부 박수진*
유엔 제재 대상 북한 선박 추적
후보 1-02 취재보도1부문 YTN 정치부 이선아
이번엔 ‘명문대 악마 선배’(‘악마 동기생’, ‘악마 선배’ 연속보도)
후보 1-06 취재보도1부문 서울신문 사회부 송수연
‘충돌 직전 끼이익’ 청주공항 위기일발
후보 1-07 취재보도1부문 YTN 사회부 김평정·이강진*·원인식
약탈당한 줄 알았던 국보, 박물관 창고에 묻혀 있었다
후보 2-01 취재보도2부문 서울신문 문화부 김승훈
中, ‘블랙리스트 北 선박’ 접안 거부 등
후보 2-02 취재보도2부문 SBS 국제부 임상범·이상엽*
벤츠, 변속기 미인증 판매 등 벤츠 문제점 연속보도
후보 3-01 경제보도부문 서울경제신문 산업부 강도원*·박재원*
‘내부갈등에 무너지는 한국사회’ 시리즈
후보 4-01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매일경제신문 사회부 김희래*·서태욱·백상경·정슬기*·이재철*
도박에 빠진 대한민국
후보 4-02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중앙일보 내셔널·박진호*·최종권
‘신뢰 잃은 검찰 이대로 좋은가’ 시리즈
후보 4-03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세계일보 사회부 이강은·김태훈*·박현준·정선형·김건호
학생부의 배신-불평등 입시 보고서
후보 4-05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한겨레신문 사회부 진명선
시사기획 창-고객님, 실손보험 드셨죠
후보 5-01 기획보도 방송부문 KBS 탐사제작부 김준범*·김진환
국민신문고-의원님들의 이상한 월급 계산법
후보 5-02 기획보도 방송부문 YTN 기획제작팀 박조은·박정호*·홍성노
장애인거주시설의 인권유린 실태보도 및 국가보조금 횡령 연속보도
후보 6-01 지역 취재보도부문 영남일보 사회부 서정혁·최보규*
‘사내결혼이 죄인가요?’ 농협 여직원 퇴사 강요 실태
후보 6-02 지역 취재보도부문 강원CBS 보도제작국 박정민*
여고생 집단폭행 사건
후보 6-03 지역 취재보도부문 대구MBC 뉴스취재부 도성진*·이승준*
국회의원, 지방의원 선거수당 가로채기
후보 6-04 지역 취재보도부문 KBS강릉 보도부 송승룡·김중용
쫓겨나는 황금박쥐
후보 6-06 지역 취재보도부문 kbc광주방송 서부본부 이계혁*·이동근*·정의석*·박도민*
국가기록원 여성독립운동사 자료총서 부실 편찬
후보 6-07 지역 취재보도부문
개발과 보존의 덫, 달맞이 고개 버스주차장 건설 논란
후보 6-09 지역 취재보도부문 국제신문 사회부 김화영*
참다랑어 조업 중단, 어민 범법자 만드는 부실협상
후보 6-10 지역 취재보도부문 부산일보 해양수산부 이현정*
박수근 화가 유작 반세기만에 공개 등
후보 6-11 지역 취재보도부문 강원도민일보 문화부 오세현
묻지마 돌팔매질..차량 수십 대 파손
후보 6-12 지역 취재보도부문 JIBS제주방송 사회부 구혜희·강명철
교내 성폭력 은폐 교장 국내 첫 해임 사태
후보 6-13 지역 취재보도부문 부산일보 사회부 이현우*·최혜규·이승훈*·김건수
제2의 원영이 없는가
후보 6-14 지역 취재보도부문 KNN 사회부 주우진
길·예·담(길 위의 예술을 담다)
후보 8-01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경남신문 문화체육부 도영진·이슬기*·강지현·이준희*
도서관을 지식놀이터로
후보 8-02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국제신문 기획탐사팀 유정환·정홍주
제주 원산지 왕벚나무 자생지 논쟁 넘어 세계로
후보 8-03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한라일보 논설위원실 강시영·강경민*
한평에서 찾는 희망
후보 8-04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부산일보 사회부 이대진·안준영·조소희*·민소영*·김준용*
SOS! 아동보호전문기관
후보 8-05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경인일보 정치부 강기정·전시언
위기의 청소노동자…안전사고에 무방비
후보 9-01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CBS 경인취재센터 변이철
‘셉테드’의 진실과 거짓
후보 9-03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부산MBC 뉴스취재부 김유나*·김욱진·손영원
방임청소년 보고서
후보 9-04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 대전CBS 보도제작국 정세영*·김정남

취재후기

수상 기자가 직접 쓴 1인칭 기록 10편

前법무장관 검찰총장 불법 사외이사 연합뉴스
前법무장관 검찰총장 불법 사외이사 연합뉴스 사회부 방현덕 기자 기사로 막은 기업의 법조인 전관예우 통로 일요일 오후, 법원 기자실에 앉아 3월 주주총회에서 새로 선임된 법조인 출신 사외이사 명단을 뒤적이다 일부 고위 검사 출신 변호사가 과거 수사를 맡았던 기업에 둥지를 틀었다는 점을 알게 됐다. 아무런 규제가 없다는 게 의아해 변호사 단체를 취재했고, 사외이사를 맡을 때 변호사 단체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변호사법 규정이 유명무실한 상태란 걸 파악했다. 심지어 전 법무장관 2명, 전 검찰총장 2명 등 검사장 이상 고위 전관 변호사 10여 명이 '무허가'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었다. 현직 때 물렁한 수사를 하고 퇴직 후 기업의 전관예우를 받는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도 상당수였다. 일부와 접촉해봤다. "법을 몰라 그랬다"는 사람도 있었지만 도리어 자신은 잘못이 없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한 검찰총장 출신 변호사는 "똑바로 알아보라. 그렇지 않으면 문제가 생길 것"이란 경고도 했다. 하지만 기사는 이들의 위법을 있는 그대로 고발했다. 반향은 컸다. 이는 결국 검찰 고위 전관 변호사가 수사를 맡은 기업에 사외이사로 갈 수 없도록 하는 새 규제로 이어졌다. 기사가 기업의 법조인 전관예우 통로를 봉쇄한 것이다. 규정을 지키지 않은 전 법무장관 2명 역시 변호사 단체의 징계 심판대에 올렸다. 서울지방변호사회는 기사가 "잘못된 관행을 타파하고 낡은 제도를 개선하도록 견인했다"고 평가했다.
대림산업 이해욱 “백미러 접고 달려라” 상습폭언·…
대림산업 이해욱 “백미러 접고 달려라” 상습폭언·폭행 슈퍼갑질 CBS 산업부 김연지 기자 곪을대로 곪아있었다. "원래 재벌들은 다 그렇다"며 오너가의 주먹에 익숙하고 인격따윈 포기한 지 오래였다. 고충을 토로할 대나무숲마저 없던 수행기사들에게, 어쩌면 그저 자기 얘기를 들어주고 위로해줄 누군가가 가장 절실했으리라. 우연한 자리에서 듣게 된 수행기사의 세계는 영화적 상상력을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다 그렇고 그런 가운데서도 슈퍼 갑질 선두 재벌에 대림산업 이해욱 부회장이 있었다. 쉽지 않았다. 대림산업 지하 1층에 기사 대기실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건물로 무작정 향했다. 출입증이 없는 탓에 맨땅에 헤딩을 시작했다. 주차장 출구를 거슬러 지하로 들어가 기사대기실을 찾았다. 그러나 "대림산업 기사는 상시모집이다. 이 부회장 업계에서 유명하다"는 것 외에 구체적인 얘기는 듣기 힘들었다. 현직 기사들은 어느 누구 선뜻 나서주지 않았다. 다들 "처자식이 있고, 이해욱은 무섭다"는 이유였다. 재벌은 이미 칼을 쥔 권력이었다. “수행기사의 짐승만도 못한 현실을 보도하겠다”며 다가가면, 그간의 고달팠던 일들을 모두 털어놓을 거라 생각했지만 오산이었다. “기사가 나온다고 우리한테 좋을 줄 아냐"는 대답은 기자에게도 충격과 상처로 다가왔다. 재벌은 이들의 밥줄을 쥐고선 무자비한 폭력을 휘둘렀고, 재벌에겐 푼돈에 불과한 월급을 받으려면 "벙어리처럼 지내야만 한다, 우리를 진정 생각한다면 이 바닥을 알려고도 하지 말라"며 기사들은 인터뷰를 거부했다. "제대로 보도될 리도 없고 그런다고 나아지지도 않을 것"이라는 언론에 대한 불신도 마음 아팠다. 그러나 대기업에 휘둘리는 언론 현실을 뒤돌아보는 계기가 됐고, 더욱 오기가 생겼다. 이 보도로 하루 아침에 모든 기사들의 삶이 지옥에서 천국으로 바뀌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인간적인 대우는 받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계속되는 퇴짜에도 휴대전화버튼을 눌렀다. 포기하지 않았다. 여러차례 시행착오와 설득 끝에 곪을대로 곪아있던 물집은 결국 터져나왔다. ‘사이드미러 접고 운전하라, 폭언에도 참으라'는 수행가이드도 입수했다. 그렇게 첫 기사가 보도된 직후, 이 부회장 전 수행기사들의 제보가 잇따랐다. 터질 게 터진 것이다. 이번 보도는 '갑질‘ 재벌의 보복에 대한 두려움마저 무릅쓴 수행기사들의 용기 덕분에 가능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노동청에서 조사가 들어가자 이 부회장은 폭언과 폭행 등 주요 혐의에 대해서 모두 부인하고 있다. 점점 세상은 ‘부끄러움’을 잊어가고 있다. 재벌의 잘못된 관행에도 “재벌은 원래 그렇다”라며 웃어 넘기는 우리 역시 부끄러움에 관대해지고 있지는 않은지. 더이상 품위를 잃지 않았으면. 더이상 재벌 갑질 기사가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
로스쿨 불공정 입시 의혹 국민일보
로스쿨 불공정 입시 의혹 국민일보 사회부 이도경 기자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불공정 입시 의혹 보도는 ‘미완’의 보도입니다. 로스쿨 입시가 사법시험 수준의 공정성을 확보해 ‘현대판 음서제’란 오명을 벗을 때까지는 누구든 계속 문제 제기해야 하는 사안입니다. 이달의 기자상에 선정된 것은 이런 문제 제기를 멈추지 말라는 요구로 받아들입니다. 로스쿨은 우리나라의 법조인을 양성해 배출하는 중요한 제도입니다. 법조인으로 가는 첫 관문인 로스쿨 입시부터 불공정 시비가 이어진다면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는 요원할 것입니다. 본보 보도로 소문 수준으로 떠돌던 로스쿨 입시의 불공정성이 일부 사실로 드러났으며, 이 문제가 공론의 장으로 나오는 데 일조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낍니다. 하지만 로스쿨 입시의 불투명성을 고려하면 극히 일부만 드러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 부정을 찾아내 단죄하는 일을 무엇보다 중요할 것입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부정과 비리가 싹틀 여지가 없도록 제도를 개선하는 일입니다. 정부는 지난 2일 로스쿨 입시 실태에 대한 전수조사를 바탕으로 투명하게 입시 제도를 바꾸겠다고 공언했습니다. 교육부가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는지 감시자 역할을 충실히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진경준 검사장 ‘수상한 주식대박’ 의혹 한겨레신…
진경준 검사장 ‘수상한 주식대박’ 의혹 한겨레신문 사회부 최현준 기자 이번 보도는 ‘그럴 수도 있지’와 ‘그럴 수 있을까’의 차이였다. 지난 3월25일 정부 고위공직자 재산 공개에서 눈길을 끈 사람은 단연 진경준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 본부장(검사장)이었다. 총 재산 156억원으로 법조인 중 1위였고, 이 가운데 게임회사 넥슨 주식을 팔아 얻은 수익만 126억원이나 됐다. 당일 오후 온라인과 다음날 신문들은 그를 ‘주식 투자로 대박 난 검사장’ 정도로 소개했다. 딱 거기까지였다. ‘그럴 수도 있지’라고 생각한 것이다. 생각을 달리해 봤다. 현직 검사장이 비상장 주식에 투자해 100억원 넘는 수익을 올리는 게 과연 타당한 일인가? 게다가 그는 게임회사 주식을 80만주나 보유한 채, 11년 동안 검사로 일해 왔다. 그의 검사 경력은 ‘경제통’으로 불려도 될 정도였지만, 그는 넥슨에 대한 구체적인 투자 과정이나 금액 등을 제대로 얘기하지 않았다. ‘그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화제성 기사로만 넘어갈 수 없는 사안이라고 판단했다. 진 검사장에게 해명을 요구하는 한편, 자료 등을 구하고, 법조계 및 금융계 관계자들을 취재해, 재산 공개 사흘만인 3월28일 한겨레 신문 1면에 주식투자 과정의 적절성과 직무연관성 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기사를 썼다. <한겨레> 보도 뒤, 언론뿐만 아니라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진 검사장의 재산 검증에 나섰다. 이번 보도로 현직 검사가 특별한 검증절차 없이 주식을 보유한 채 수사에 나서는 제도적 허점이 드러났다. 아직 결론이 나진 않았지만, 고위 법조인과 기업인과의 불투명한 커넥션도 조명 받았다.
“대우조선, 손실 2조 축소”…딜로이트의 실토 ‘파…
“대우조선, 손실 2조 축소”…딜로이트의 실토 ‘파문’ 한국경제신문 증권부 이동훈 기자 대우조선해양의 부실감사는 '의혹'으로 제기돼 오던 일이었다. 소문은 무성했지만 '사실' 확인은 되지 않았다. 고발성 기사의 특성상 내부자 확보가 절실했지만 자신이 몸담고 있는 회사에 피해가 가는 내용을 제보할 취재원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지루하며 소득없던 취재에 돌파구가 열린 것은 올 초였다. 딜로이트안진이 대우조선해양에 과거 재무제표를 정정할 것을 요청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대우조선해양의 부실감사 '의혹'을 '사실'로 밝힐 수 있는 실마리를 잡았다. 민감한 사안인만큼 철저한 검증 작업을 거쳐야 했다. 제보자를 확보하기는 여전히 어려웠지만 포기할 수는 없었다. 이번 사건에 개입돼 있는 사람들을 한달여 간에 걸쳐 끈질기게 탐문하고 추적한 결과 해당 사안에 대해 일부 확인해주는 제보자를 몇 명 찾았다. 처음에는 모르쇠로 일관하거나 잘 알지 못한다고 회피했지만 이번 기사가 공공의 이익에 도움이 되고 한국 재계와 회계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수차례 설득했다. 그 결과 가까스로 증언들을 들을 수 있었다. 인터뷰와 정보를 분석하고 확인을 거듭한 끝에 대우조선해양이 지난해 기록한 손실 5조5000억원 중 2조원 넘는 금액을 2013년과 2014년에 미리 반영됐어야 한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장기매출채권 충당금 △노르웨이 ‘송가프로젝트’손실 미반영 △총공사비에 대한 예정원가 과소 책정 등의 손실 세부 내역도 함께 알아냈다. 모든 내용이 정리됐을 무렵 대우조선해양에서 감사보고서 제출 지연 공시가 나왔다. 2013년과 2014년 재무제표 수정 작업을 실시했기에 벌어진 일이었다. 적절한 출고시점이라고 생각하고 기사를 송고했다. 기사가 나간 뒤 대우조선해양의 부실 감사는 예고된 비극이었다는 말을 가장 많이 들었다. 주변에서는 "한국 기업의 회계 투명성이 그만큼 낮다"고도 전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용기있게 나서준 취재원분들에게 감사함을 전한다. 더불어 그분들께 약속했던 것처럼 기사가 한국 기업의 회계 투명성 제고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기를 기대해본다.
‘부들부들 청년’ 시리즈 경향신문
‘부들부들 청년’ 시리즈 경향신문 ‘부들부들 청년’팀 송윤경 기자 청년은 ‘잠수함 속 토끼’다. 토끼는 잠수함의 밑바닥에서 가장 먼저 위험을 감지하고 비명을 지른다. 저성장에 접어든 한국 사회는 예전만큼 노동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노동자의 권리를 가볍게 여기는 사회 분위기와 나이 중심의 위계서열도 여전하다. 청년들은 사회 곳곳에서 ‘잉여’ 취급을 받는다. 2007년 ‘88만원 세대’가 나온 후 10년이 흘렀다. 청년문제는 한국의 여러 모순을 타고 심화됐다. IMF 때 타격을 입은 부모세대는 고된 일을 마다하지 않으며 자녀 교육에 힘썼지만 과거와 달리 자녀에게 기댈 수도 없다. 부모·자녀세대 모두 질 나쁜 일자리로 생계를 이어가야 한다. 비수도권 지역 청년들은 “우리는 꿈의 가짓수부터 다르다”고 말한다. 그들은 공무원 이외에 자신이 택할 수 있는 괜찮은 일자리를 선뜻 떠올리지 못했다. 파견직을 전전하는 고졸 청년들은 기자에게 “헬조선이 무엇이냐”고 되물었다. 기존의 청년담론에서 이들은 배제돼 있다. 느리더라도 제대로 바꿔 나가자고 말하고 싶었다. “한국이 미개하다”고 말하는 청년들에게 원하는 사회상을 물었을 때 가장 많이 나온 단어는 ‘인정’이었다. 청년을 동등한 구성원으로 인정하고 그들의 문제의식을 중요하게 받아들이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한국사회가 청년을 대하는 방식이 ‘부들부들 청년’을 계기로 조금이라도 바뀌기를. 청년들이 각자의 고민을 꺼내 놓는 데 ‘부들부들 청년’이 조금이라도 기여했기를. 취재팀이 소망한 것은 딱 그만큼의 진전이다.
개국 5주년 특별기획 다큐멘터리-일본군 위안부 T…
개국 5주년 특별기획 다큐멘터리-일본군 위안부 TV조선 일본군 위안부 특별취재팀 이상준 기자 제작기간 1년, 총 제작비 6억원, 9개국 33개 도시 현지 취재… 광복 70주년이자 한일 수교 50주년을 맞아 기획된 TV조선의 [일본군 위안부] 취재는 우리의 아픈 역사를 정확히 기록하겠다는 사명감으로 시작됐다. 가해자와 피해자, 증거와 상처가 분명한 ‘역사’임에도 해석과 공방이 존재하는 모순된 상황. 피해 할머니들을 만나고 그들의 기억하는 악몽의 현장을 찾아다니며 취재팀은 이 문제가 대한민국을 넘어 태평양전쟁에 휘말렸던 전 세계의 비극적 역사라는 점을 확인했다. 그리고 막연히 알고 있던 그 상처의 모습을 생생히 기록하고 전파하여 모두가 보고 느끼게끔 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제작 종반이던 지난해 12월 28일, 갑작스러운 한일 정부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와 그로 인해 갈라진 여론을 바라보며 이 문제에 대한 우리의 무지와 객관적인 기록의 부재를 더욱 깊이 느꼈다. 그래서 더욱 피해자들의 이야기와 그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증거들을 화면으로 직접 보여주는데 집중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지금 이 시각에도 지구촌 분쟁지역 곳곳에서 여전히 반복되고 있는 현재의 역사다. ‘불가역적’ 해결이 불가능한 ‘불가역적’ 상처를 계속해서 취재하고 보도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총기로 살해위협.. 법무부의 은밀한 폭행 CJB청주…
총기로 살해위협.. 법무부의 은밀한 폭행 CJB청주방송 사회부 황상호 기자 세렌디피티, 우리말로 준비된 우연쯤 해석될까. 나는 아직도 경찰서 문턱이 낯선 6년 차 사회부 기자다. 그냥 나도 모르게 경찰이 밉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그렇다. 그날도 강력팀 사무실로 들어갈까 말까 경찰서 로비에서 망설이고 있었다. 그런데 한 중국인 가족이 무슨 일인지 해매고 있었다. 짧은 중국어로 물어보니, ‘경찰서’를 ‘검찰청’으로 착각해 잘못 온 것이었다. 직접 차로 검찰청으로 안내해 드리고 명함 한 장을 건넸다. 도움이 필요하시면 연락하세요. 한 달 뒤. 중국인, 우즈베키스탄인, 키르시스스탄인 등 외국인들의 제보가 이어졌다. 모두 청주외국인보호소에 갇혀 있는 아시아계 불법 이주노동자들이었다. 이들을 통해 감춰져 있던 법무부 직원들의 폭력의 실상을 들을 수 있었다. 통제에 따르지 않는다며 총기로 살해 위협을 하고 때리고 무시하고. 기사에 다루지는 않았지만 전기충격기까지 들었다는 말까지 나왔다. 취재가 참 어려웠다. 청주외국인보호소는 법무부 산하다. 법을 잘 아는 조직이다. “기자 같은 것들”이라며 시작부터 어깃장을 놓더니 나중에는 외국인과의 면회도 금지했다. 유엔이 정한 ‘피구금자 처우에 관한 최저기준 규칙’ 위배다. 이 싸움은 현재 진행형이다. 전화통화로 제3 인물을 통해 자료를 받아 계속 취재했다. 한국기자협회에서 받는 첫 상이다. 참 감사하다. 하지만 받지 않아야 할 상이기도 하다. 우여곡절 끝에 사건의 목격자를 찾아 경찰이 모두 폭력 혐의가 있다고 보고 사건을 검찰로 송치했지만, 요즘 검찰 수사가 마뜩잖다. 독직폭행 기소율 0.013%. 검찰 수사 초기 준 구속 사건으로 보고 있다고 말하더니 요즘 말을 바꾸고 있다. 찜찜하다. 얼마 전 피해자가 자살을 기도했다.
평택 ‘원영이 사건’ 연합뉴스 경기취재본부
평택 ‘원영이 사건’ 연합뉴스 경기취재본부 강영훈 기자 인천 맨발 소녀를 시작으로 아동학대 사건이 잇따르던 2016년 3월, 이번 만큼은 아니길 바랐다. 매번 의심해야 하는 기자임에도 "길에 버렸다", "살해는 안했다"는 계모와 친부의 진술을 곧이 곧대로 믿고 싶었다. 그러나 매일 평택을 오가며 원영이의 행적을 추적해보니 아동학대로 의심되는 정황이 너무나도 많았다. 온몸이 멍든 채 한겨울에도 얇은 옷을 입고 돌아다니고, 밥을 먹을 때에는 씹지도 않고 허겁지겁 삼키던 원영이에게는 이미 수년 전부터 지속적인 학대가 가해지고 있었던 게 틀림 없었다. 초기 충실한 현장 취재는 수사 결과를 토대로 하는 관행적 보도에서 탈피, 사건을 처음부터 끝까지 낱낱이 파헤치기로 취재팀 전원이 뜻을 모은 계기가 됐다. 문제는 원영이가 실종된 지 벌써 3주가 됐다는 점이었다. 사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다는 뜻이다. 그 사이 친할머니부터 친모까지, 직접 만난 원영이의 가족들은 "빨리 원영이를 찾아달라"고 기자를 붙잡았다. 천진난만하게 웃는 원영이의 사진을 내주면서 말이다. 모두의 염원과는 달리, 안타깝게도 원영이는 끝내 숨져 암매장된 채 발견됐다. 차디찬 화장실에 3개월 동안 갇혀 락스학대와 찬물세례를 온몸으로 받아낸 원영이가 숨져간 그 시간, 계모와 친부는 족발에 소주를 마셨다. 이들 부부는 시신을 이불에 둘둘 말아 방치하다 야산에 암매장했고, 이후 친부는 정관수술 복원 상담도 했다. 이들 부부의 악행을 글로 담아내는 일은 원영이의 사망 소식을 접하고 보도할 때 만큼이나 힘들었다. 돌아보면 사건 기자를 하면서 이토록 간절했던 적이 있나 싶다. 기자이기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 원영이의 무사귀환을 기도했고, 진심을 담아 하루하루 기사를 작성했다. 취재팀이 한마음이 돼 그렇게 쓴 기사가 한 달 동안 100건이 넘었다. 그럼에도 연합뉴스 경기취재본부의 '원영이 사건' 취재는 현재 진행형이다. 살인죄가 적용된 계모와 친부에 대해 법의 엄중한 심판이 가해지는지, 원영이 사건 이후 우리 사회 아동학대 방지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등등. 헤아려 보면 여전히 할 일이 많기 때문이다.
해양레저특구의 ‘진실’ 부산MBC
해양레저특구의 ‘진실’ 부산MBC 인사이드팀 임선응 기자 지난했던 질문 서울에서 가족과 친구 등등 손님들이 많이 온다. 부산에 살다보니, 특히 그렇다. 그네들이 오면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소위 관광 명소를 돌아본다. 송정이나 동백섬, 수영강 등지 말이다. 이 아름다운 자연 속에는 흉물처럼 건물들이 서있다. 가족과 친구 등등은 종종 이 건축물이 무엇인지 궁금해 했다. 그런 질문을 받기 시작한 게, 수습으로 눈물 질질 짜며 경찰서를 돌던 2011년부터였다. 이후, 해마다 같은 물음을 들었다. 이번 보도는 그 지난했던 질문들에 대한 대답이다. 별다를 것 없는 취재 과정 해양레저사업을 부산의 미래라고들 한다. 해양레저를 통해, 부산을 세계적인, 비록 가본 적은 없지만, 광고나 영화에서나 볼법한 멋진 바다 도시로 만들겠다는 목표에서다. 그런 이유로 정부를 포함한 지자체는 해운대구를 해양레저특구로 지정했다. 벌써 10년도 더 된 이야기다. 자연 속에서 흉물로 전락한 위의 건물들은, 해운대구가 해양레저특구가 된 뒤에 들어선, 해양레저시설들이다. 취재과정은 지극히 고전적이었다. 누구나 그러하겠지만, 어떤 취재를 하든지 간에, 가장 첫 번째로 해야 하는 건, 내가 알아야 할 대상에 대한, 거의 완전한 재구성이다. Full Story를 꿰어야 한다. 해운대구가 해양레저특구로 이름 붙여진 지, 10여 년 동안의 자료가 모두 필요했다. 자료 확보에만 석 달이 넘게 걸렸다. 받은 자료를 쌓아보니,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의 분량이었다. 틈이 날 때마다 읽었다. 별일 없을 때면 읽고, 자기 전에도 읽고, 일요일에도 읽고, 휴가 때도 읽었다. 5회독 정도 하면서, 요약본을 만들었다. 그리고 요약본을 통해 해양레저특구를 들여다보면서,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의혹들을 다시 목록으로 만들었다. 해당 목록과 관련한 현장을 돌고, 이와 관련된 사람들을 만나고 다녔다. 기자들은 현장에서 종종 쾌감 같은 걸 맛본다. 이번 취재의 경우에도, 페이퍼 속에 들어있던 의혹들이 현장에서 확인될 때마다, 몸 한 켠이 찌릿 찌릿 했다. 수영강 수중탐사 과정에서 수백 톤의 건축 폐기물을 눈으로 보았을 때. 부동산 공인중개 업체에서 땅 투기와 관련한 답변을 들었던 순간. 특구추진위원회에 몸담았던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통해 취재에 대한 확신을 가졌던 때 등등. 어느 취재가 그렇지 않겠냐마는, 힘들고 어려웠지만, 다 지나고 돌아보니, 이 직업을 선택하기를, 참 잘했다는 시간들이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