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 시외버스업체에 수백억대 ‘묻지마 퍼붓기’/매일신문 사회2부 최정암 차장.정욱진 기자
"6년 동안 국정감사에서조차 아무런 지적도 받지 않았고, 당사자인 버스업체들도 별다른 불만 없이 행해졌던 것인데 뭐가 문제냐?" "지원 기준도 건교부가 마련해준 것을 썼을 뿐인데 무슨 말이냐?"
'경북도, 시외버스업체에 수백억 원 묻지마 퍼붓기 지원' 기사를 처음 썼을 때 경상북도의 반응이었다. 일부에서는 "옛날 일을 들추어서 지원예산이 깎이게 될 경우 버스업체들만 곤란할 수 있다."며 협박에 가까운 얘기까지 나왔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볼수록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이 쏟아져 나와 취재팀이 오히려 당황하기까지 했다.
건설교통부는 시외버스에 대한 지원을 2001년에 시작하면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1대 1 비율로 비용을 대되 지방정부가 조례를 만들어 관리토록 했지만 유독 경북도만 부담 비율을 1대 2로 해 도비 지출을 두 배로 부풀렸으며, 당연히 있어야할 지원 관련 조례조차 만들지 않았다. 나아가 지원금 배분권에 대해서도 시외버스 사업자단체인 경북버스운송조합에 일임해 넘겼다. 버스조합에 지갑을 넘긴 셈이다. 또 지원금이 제대로 쓰였는지에 대한 사후 관리를 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관련 자료조차 없었다.
게다가 지원금 지급기준도 다른 시․도와 달리 경북도는 유류 사용량 50%, 버스 보유대수 40%, 벽지노선거리 10%의 비율로 업체들에게 지원금을 나눠주고 있었다. 순전히 외형만 보고 지원하는 식으로, 규모가 큰 업체에 유리한 방식이었다. 실제로 해마다 지원금의 60%를 경북지역 상위 5개 시외버스 업체가 독식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취재팀은 해마다 100억 원이 넘는 혈세를 이렇게 무책임하게 썼는데도 6년 동안 아무런 제제가 없었는지 의아스러울 뿐이었다. 단순한 행정 착오들로만 보이지가 않았다.
때문에 취재팀은 경북도 내 15개 시외버스 업체들에 대한 지원금 지급실태를 집중취재했다. 또 경기도, 경남도 사례와의 비교를 통해 경북도의 무책임한 행정을 연이어 증명했다.
결국 보도 이후 경북도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대책마련에 나섰다. 지원조례를 제정하고, 국비와 도비 비율을 연차적으로 조정해 1:1 수준으로 맞추겠다고 했다. 또 어려운 업체는 더 많이 지원해주고, 그렇지 않은 업체는 덜 지원하는 합리적인 지원기준을 만드는 한편, 시내․농어촌버스에 대한 재정지원 규모를 확대하고, 업체들의 지원금 사용 내역에 대해 철저하고 투명한 감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경북도와 도의회는 조례안을 제정중이다.
지난 6년간이 그러했듯 자칫 그냥 넘어갈 수 있는 문제였지만 이번 보도는 언론의 기본 역할이 무엇인지를 증명한 쾌거로 뿌듯한 느낌이 든다. 이달의 기자상으로 선정한 심사위원들도 이런 점을 높게 평가한 것이 아닌지 자평하고 있다.
회차 심사평
제195회 전체 총평
제195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평
고승우 심사위원
제195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53건이 출품돼 25건이 예선을 통과해 10건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출품작의 수가 지난 수개월의 평균치를 훨씬 뛰어넘은 것은 단순히 한 해의 마지막 달이었던 이유만은 아닌 듯하다. 출품된 작품들의 수준도 높았다. 이는 전국의 기자 일꾼들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는 소중한 증거다. 현장에서 치열하게 뛰면서 흘린 땀이 그 만큼 많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취재보도부문의 ‘공정위 조사직원, 현대차로부터 금품수수 단독보도’(KBS 경제과학팀 박중석 기자·영상취재팀 조영천 기자)는 언론의 사회적 감시기능이 무엇인지를 보여준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공정위가 관련자들을 경징계로 마무리한 것은 솜방망이 처벌로 미흡하며 후속보도가 그런 부분을 파헤치는 식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다. ‘5.16이 혁명 - 뉴라이트 교과서 입수 및 분석’(CBS 사회부 육덕수 기자)은 매우 시의적절한 기사라는 데 이의가 없었다. 특히 관련 자료 입수와 분석 시간이 짧았는데도 불구하고 문제의식을 가지고 노력한 점이 높이 평가되었다. ‘제이유그룹 정관계 로비의혹 및 로비리스트 특종보도, 9개월 탐사보도’(시사저널 취재부 정희상 전문기자, 사회팀 신호철 기자)는 다른 대부분의 언론이 소홀히 한 문제를 집요하게 파헤친 것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검찰 총수가 ‘사상 최대의 로비사건’이라고 말했던 것에 비해 지금까지의 수사결과는 그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는 점은 여전히 국민적 의혹의 대상이라는 견해가 제시되었다. 언론의 지속적인 감시가 필요한 사건이라는 데 심사위원 대부분이 동의했다. 본선의 문턱을 넘지 못한 ‘겸재 그림 21점, 80년 만에 환국했다’(중앙일보 국제부 유권하 기자 외 2명)는 약탈문화재의 반환을 다룬 좋은 기사라는 평이었으나 좀 더 내용이 충실했다면 좋았을 것이라는 점이 지적되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출품작 5편 가운데 유일하게 ‘대입 논술, 신화 그리고 진실은(1부 상·중·하)’(중앙일보 정책사회부 양영유 차장·강홍준·김은하·박수련 기자)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논술 사교육의 효용성, 비용 부담문제와 출제 대학의 문제점 등을 상세하게 다룬 것으로 매우 유익했다는 평을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은 KBS의 시사기획<쌈>이 휩쓸었다. ‘파워엘리트 그들의 병역을 말하다’(KBS 탐사보도팀 이경희·임장원·한승복, 영상취재팀 윤기현·이중우·오범석·홍병국 기자)와 ‘한미 FTA 정부는 진실을 말하고 있는가’(KBS 시사보도팀 박종훈·이상훈 기자)가 수상작이 되었다. 전자는 우리 사회의 단골메뉴인 병역문제를 치밀하게 파헤쳤다는 평을 받았다. 특히 삼성 등 거대 광고주를 대상으로 석연치 않은 병역면제 사유 등을 치밀하게 분석한 것이 많은 점수를 받는데 기여했다. 후자는 정부가 추진 중인 한민 FTA 협상에 대한 대국민홍보에서 드러난 통계 조작이나 왜곡 등을 차분하게 정리했다는 평을 받았다. 본선에서 탈락한 ‘뉴스후 연예인은 유령대학생?’(MBC 기획취재팀 이재훈 기자)은 언론이 침묵하던 공공연한 교육계 부조리를 비판했다는 점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지역취재보도부문에는 12건이 출품되어 경합을 벌여 6건이 예심을 통과했고 최종적으로 두 건이 영예를 안았다. ‘경북도, 시외버스업체에 수백억대 묻지마 퍼붓기’(매일신문 사회2부 최정암 차장·정욱진 기자)는 타 시도의 경우와 비교하는 등 지역 현안을 심도 있게 파헤친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56년전 인천지역 민간인 학살의 진실을 찾아’(경인일보 인천본사 사회부 김종호 부국장, 사진부 임순석 차장, 인천본사 사회부 임성훈·송병원 차장·김장훈·정경부 목동훈·김창훈 기자)는 강화군 교동면을 중심으로 자행된 민간인 학살을 10회에 걸쳐 다룬 것은 역사바로잡기에 기여한 기사라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본선에 올랐으나 최종 관문을 통과하지 못한 작품 가운데 ‘김정길 대한체육회장 동생들 부산 땅 투기 고발’은 권력층 비리를 집요하게 추적한 점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는 11건이 출품되어 5건이 예선을 통과했고 결국 ‘냉전의 흉터, 철책선 걷어내자’(경인일보 사회부 왕정식·김도현 기자, 지역사회부 박현수·이종태·김요섭·사진부 한영호 기자)가 영예를 안았다. 본선에서 좌절한 ‘영산강을 생명의 강으로’, ‘공공저널리즘 프로젝트 - 두 바퀴 세상’, ‘’고난의 역사 현장 - 일제 전적지를 가다‘, ’강원도 기업유치, 희망인가 신기루인가‘ 등은 나름대로 좋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에 아쉽게 되었다.
지역기획보도 방송부문에는 10건이 출품되어 4건이 본선에 올라 ‘바다 미생물’(여수MBC 보도국 박민주·이복현 기자)이 최종 승자가 되었다. 미생물에 대한 집중조명으로 그 자원화 가능성 등을 제시한 것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어류도 육종시대’, ‘ 서른아홉 노총각의 선택’, ‘하의도 350년 투쟁’이 예선을 통과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