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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마 보험료’ 천국 기획시리즈
취재후기
(215회) 「‘묻지마 보험료’ 천국 기획시리즈」 / 서울경제…
<수상소감> 우승호 서울경제 금융부
‘놀랍고, 놀랍고, 놀라웠다.’
생명보험상품의 보험료 속내를 들여다 보는 과정이 그랬다.
지난해 생보사가 거둬간 보험료만 75조원, 지금까진 누적 보험료는 수백 조원에 이른다. 국민 두 명 중 한 명꼴인 2,000만 명이 생명보험 가입자로 계약 건수만 수 억 건에 달한다. 하지만 보험료에 대한 문제제기는 단 한 건도 없었다. 보험은 연간 민원 건수가 3만 건이 넘고, 소송은 1만 건, 소송금액만 3조원이 넘는 대표적 ‘민원(民怨) 산업’이다. 그러나 보험료에 대한 민원이나 소송은 단 한 건도 없다. 놀랍지만 사실이다.
보험료와 관련된 건 전부 비밀이다. 보험료 산정의 기초통계가 되는 ‘경험생명표’ 부터 대외비다. 단순통계 자료인데 비밀이다. 보험료 구성 내역은 말할 것도 없고, 상품을 몇 개 만들어 팔았는지도 비밀이다. 보험료는 ‘업계자율’이기 때문에 알려줄 것도 없고, 알 필요도 없다는 것이 감독당국 입장이다. 카드나 펀드ㆍ은행 수수료 1~2%포인트에 칼날을 들이대는 것과는 딴판이지만 사실이다.
보험사에서 20년, 30년을 일했다는 베테랑들도 보험료가 어떻게 결정되는지, 마진이 얼마인지 모른다. 보험상품을 관리 감독하는 관계자들도 “보험료처럼 어려운 건 묻지 말라”고 손사래를 친다. 보험정책을 담당하는 정부기관들은 “보험사가 알아서 할 일”이라고 관심조차 없다. 업계조차 “감독당국은 아무 것도 모른다“고 무시한다. 그런데도 각종 보험관련 정책이 쏟아진다. 어이없지만 현실이다.
생보사들은 매년 수 천 개씩 신상품을 쏟아내고 계약자들은 수 십 조원의 보험료를 낸다. 보험료와 관련된 문제나 민원은 없고, 모든 게 비밀이지만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아무 것도 모른다는 감독당국은 척척 정책을 내놓는다. 신기에 가깝다.
보험사와 계약자들은 매년 만 건이 넘는 소송을 한다. 결과는 가입자의 완패. 보험사들이 법의 울타리를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넓혀놨기 때문이다. 보험사들은 ‘가입 후 2년이 지나도 자살이면 보험금을 안 준다’고 법을 고치는 중이다. 가입 후 바로 자살하는 역선택을 막기 위해 2년이라는 기한을 뒀지만, 그 마저 없애겠다는 것이다. 우울증 등 질병으로 자살해도 보험금은 없다. 하지만 ‘그런 법이 어디 있냐’고 따지는 목소리는 개미소리 만하다. 계약자의 권익은 그렇게 사라져 왔다.
‘묻지마 보험료 천국’ 시리즈는 시작일 뿐이다. ‘생명보험은 어렵다. 복잡하다. 전문적이다’라는 장막을 거둬 낸 것이다. 누구든 캐내면 캐낼 수 있고, 캐낼 것이 많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개인적으로 기자 생활 10년 동안 묵은 숙제 몇 가지를 했다는 것에 마음 한 켠이 홀가분하다. 마지막으로 ‘이 시리즈는 서울경제신문이었기에 가능했다’는 말을 기록에 남기고 싶다.
이 회차 수상작 2008년 7월
제215회(2008년 7월)에서 상을 받은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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