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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작 제254회 · 2011년 10월 경제보도부문 출품 2-02

짝퉁 파는 소셜 커머스

SBS 기획취재팀

취재후기

(254회) '짝퉁 파는 소셜 커머스' / SBS

'짝퉁 파는 소셜 커머스' SBS 기획취재팀 조지현 기자 간단할 줄 알았습니다. ‘유명 소셜 커머스 업체인 위메이크프라이스(이하 ‘위메프’)가 베스트셀러인 ‘키엘’ 크림을 싸게 팔았는데, 아무래도 가짜인 것 같다’는 제보를 들었을 때, 진위를 가려내는 건 쉬운 일일 것 같았습니다. 문제가 된 키엘 크림은 저 역시 몇 년 동안 써왔던 제품이었고, 인터넷에 돌고 있는 제품 사진은, 한 눈에 봐도 포장은 물론이고 내용물의 색깔과 질감이 정품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였기 때문입니다. 제품 후기를 남긴 블로거들을 통해 가짜로 의심되는 제품들을 구해 직접 눈으로 보자 확신은 더 커졌습니다. 키엘 한국지사에 문의하거나, 여의치 않으면 분석기관을 통해 성분을 밝혀내면 되겠다 싶었습니다. 그러나 상황은 기대처럼 간단치 않았습니다. 먼저, ‘국내 공식 수입원은 진위를 말해 줄 것’이라는 제 기대는 그저 ‘순진한 기대’에 불과했습니다. ‘진위를 밝힐 이유가 없다’는 겁니다. 공식수입원인 키엘 한국지사를 통해 한국에 들여와 정상적인 방법으로 유통된 제품이 아니므로 자신들 소관이 아니라는 설명이었습니다. 제품을 매장에 가져가 봤지만 돌아온 대답은 마찬가지였습니다.제품만을 보여줬을 때는 “가짜같다”, “부작용 우려되니 사용하지 말아라”고 말했지만, 진위를 묻자, 병행수입품이나 다른 경로를 통해 들어온 제품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는 대답만 되풀이했습니다. 그럼 차선책을 써야 했습니다. 성분을 분석해 직접 진위를 가려내는 겁니다. 내로라하는 큰 기관부터 화장품 성분 분석을 전문으로 하는 기관, 대학의 화장품 학과까지 ?개 기관과 접촉했습니다. 그러나 대답은 당황스러웠습니다. ‘주름개선’이나 ‘미백’처럼 특수 기능 성분을 내세운 화장품이 아닌 일반 크림은 성분을 정확히 가려내 비교하기 어렵고, 게다가 설령 ‘A와 B, 두 제품이 다르다’는 사실은 알아낸다 해도, ‘위조됐다’혹은 ‘가짜다’고 판정할 수는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모든 기관이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같은 말을 했습니다. ‘오직 제조사만이 진위를 말할 수 있다’는 게 그들의 공통된 결론이었습니다. 답답했습니다. 공식 수입원은 진위 판별을 거부하고, 성분 분석으로는 절대 진위를 알 수 없다면, 속아서 제품을 산 소비자 8천여명은 대체 어떻게 하란 말입니까. 게다가 판매자인 위메프 측은 ‘미국 백화점에서 산 정품이 맞다’며, ‘위조품이라는 주장은 영업 방해에 해당한다’고 구매자를 몰아세우며, 반품하려면 해외 배송비 12000원을 내라고 하는 어이 없는 상황. 결국 취재진은 열쇠를 쥐고 있는 제조사의 문을 다시 두드렸고 한국지사에서 또 한 번 퇴짜를 맞았습니다. 마지막 희망을 걸었던 미국 본사에서도 답이 없었습니다. 진위를 밝힐 수 없다면, 이렇게 소비자들만 답답할 수 밖에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기사에 담을 수 밖에 없겠구나 하며, 마지막으로 키엘 측을 설득하던 무렵, 미국 키엘 본사에서 제품을 검토해 보겠다는 답이 왔습니다. 본사의 분석 결과를 기다리며, 문제의 제품이 어떻게 수입됐는지 경로를 밝히는 데 주력했습니다. 인터넷에서는 발빠른 네티즌 수사대가 미국측 제품 공급업체의 이름을 추리해 놓고 있었고, 구글에서 이 업체를 찾아 통화한 결과, 역시 예상과 맞아떨어졌습니다. 망한 기업에서 물건을 넘겨받아 처리하는 청산 전문업체였습니다. ‘미국 백화점에서 직접 샀다’는 위메프의 주장은 거짓이었던 겁니다. 그리고, 마음을 졸이던 일주일이 지나고 키엘 부사장 명의의 답장이 왔습니다. ‘당신의 예상대로, 제품의 포장고 내용물 모두 가짜임이 확인됐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편지를 들고 해명을 듣기 위해 위메프를 찾아갔습니다. 반응은 예상했던대로였습니다. 견본 제품을 믿고 거래를 추진한 것이었고, 자신들도 피해자라는 겁니다. 씁쓸했습니다. 제품을 전수 검사해 팔지는 못할지언정, ‘미국 백화점에서 산 정품이니 믿고 사라’는 문구까지 내세우며 진품임을 강조해선 안될 일이었습니다. 또 그로 인해 조금이라도 싸게 사려던 소비자들이 겪은 그동안의 마음 고생은 단순히 환불해준다고 없어지는 것이 아니니까요. 지금도 어디에선가 인기 브랜드를 내건 가짜 화장품이 유통되고 있을지 모릅니다. 위조 핸드백이나 위조 의류 등도 문제이지만, 먹는 것이나 바르는 것처럼 직접 몸에 흡수되는 건 더욱더 가짜를 만들어서도 팔아서도 안된다고 봅니다. 그리고 자사 제품의 이름을 달고 유통되는 위조품에 대해 제조업체가 좀 더 적극적으로 진위 판별에 나섬으로써 소비자 피해를 막는 노력이 이뤄지길 기대해 봅니다.

회차 심사평

제254회 전체 총평

제254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평 정필모 KBS 해설위원 권력에 대한 제도 언론의 비판·감시기능이 약화됐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사실 ‘이달의 기자상’에도 최근 몇 년 동안 권부의 비리나 부정을 집요하게 파헤친 특종다운 특종기사가 출품됐던 적이 별로 없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모두 44편의 출품작 가운데 취재보도부문에서 모처럼 권력 핵심부와 관련된 기사가 2편이나 본심에 올라왔다. 하나는 시사IN의 ‘MB 아들, 내곡동 50억 대 집 샀다’이고, 또 다른 하나는 시사저널의 ‘단독 공개, 퇴임 이후 MB 사저’이다. “청와대를 고정으로 출입하는 수많은 거대 매체 기자들을 쑥스럽게 했다”는 한 언론사 정치부 기자의 고백처럼 두말이 필요 없는 특종다운 특종이었다. 특히 상대적으로 취재환경이 열악한 시사주간지 기자들이 오랫동안 발품을 팔아 끄집어낸 특종은 때 마침 치러진 서울시장 선거 판세는 물론 정치권 전체에 상당한 파급력을 가져왔다. 다만 같은 소재의 특종기사가 공교롭게도 경쟁관계에 있는 두 주간지에서 본지 기준으로 같은 날 발행되고 이례적으로 본지 보도에 앞서 인터넷과 팟캐스트에 경쟁적으로 먼저 보도한 배경 등을 놓고 언론계의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그만큼 심사위원들의 논의와 평가가 어느 때보다도 신중하고 뜨거웠다. 결국 수상작으로는 시사저널 기사가 뽑혔다. 보도 시점이나 내용면에서 보다 후한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시사저널 기사는 인터넷판 게재시점이 한 발 앞섰고 ‘MB의 퇴임 후 사저용’이라는 점을 밝혀내는 등 내용면에서도 보다 완성도가 높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비해 시사IN 기사는 매입한 집의 철거 전 사진을 확보한 것으로 미뤄 취재를 먼저 시작한 것으로 추정되고 아들 이시형씨를 단독 인터뷰한 것은 돋보였지만 종합적인 평가에서 아쉽게도 함께 수상작으로 선정되지 못했다. 고의가 아니라는 해명에도 불구하고 공적서에 기사 게재시점을 일주일 앞당겨 표기하고도 스스로 조기에 바로잡지 않은 것은 감점의 요인이 됐다. 그렇다 하더라도 수상작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시사IN이 출품한 ‘나경원 후보의 피부클리닉 출입논란’ 기사와 함께 서울시장 선거과정에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MBC의 ‘이태원 살인사건 용의자, 14년 만에 덜미 미국 법원 구속’ 기사도 취재보도부문에서 예심을 통과했으나 본심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되지는 못했다. 미궁에 빠졌던 사건에 대해 국내 사법당국이 수사를 재개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아직 수사가 끝나지 않은 만큼 신중을 기하자는 의견이 있었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출품작 4편 가운데 유일하게 예심을 통과한 SBS의 ‘짝퉁 파는 소셜 커머스’가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이 기사는 실험 등을 통해 신뢰도를 높인 생활밀착형 보도로 파장도 컸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출품작 6편 가운데 한겨레신문의 ‘나쁜 일자리, 사내하청’과 서울신문의 ‘뉴캅스-수사버전을 올려라’ 등 2편이 예심을 통과했다. 이 중 ‘뉴캅스-수사버전을 올려라’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이 기사는 검·경 수사권 조정이 여론의 관심사가 된 시점에서 풍부한 사례를 통해 경찰 수사시스템의 개선 필요성을 잘 제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비해 ‘나쁜 일자리, 사내하청’은 심각한 사회문제를 핵심을 잘 잡아 밀도 있게 취재했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새롭게 제기된 문제는 아니라는 점에서 아쉽게도 수상작으로 선정되지는 못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5편의 출품작 가운데 YTN의 ‘10·26 재보궐선거 뉴스특보’가 유일하게 본선에 올라왔으나 최종 수상작을 내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블릿 PC를 이용한 출구조사 등 YTN의 선거보도가 진일보했다는 평가와 함께 앞으로 기대가 된다는 의견이 있었다. 지역취재보도부문에서는 가장 많은 10편이 출품돼 그 중에서 3편이 예심을 통과했다. 그러나 수상작은 경기신문의 ‘용인시 용인경전철(주) 비리 의혹’ 1편뿐이었다. 이 기사는 향후 수지타산문제로 완공 후 운행 중단 상태에 있는 용인경전철 건설을 둘러싼 비리를 최초로 파헤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에 중부일보의 ‘황우석 박사, 코요테 복제 성공했나’는 제목에서 보듯이 최초 보도에서 다소 확신이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평가를 받아 수상작에 선정되지 못했다. 대구MBC의 ‘사상 최초 초등학교 축구 승부조작’은 의혹 보도로 축구협회가 조사에 나서 진상을 밝히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역시 아쉽게도 최종 수상작으로 뽑히지는 못했다. 지역기획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출품작 4편 가운데 무등일보의 ‘영구임대 20년…삶의 질을 고민하자’와 전남일보의 ‘영산강 고대문화 600년 대탐사:이제는 마한이다’ 등 2편이 본선에 올라왔다. 이 가운데 지금까지 백제권으로 간주돼왔던 영산강 유역의 고대문화를 마한문화로 새롭게 조명했다는 평가를 받은 전남일보의 기사가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지역기획 방송부문에서는 5편의 출품작 가운데 G1강원민방의 ‘지역 갈등, 보이지 않는 실체를 밝힌다’와 TBC(대구방송)의 ‘석면 지붕 언제까지…’ 등 2편이 예심을 통과했으나 최종 수상작을 내지는 못했다. 전문보도부문에서는 출품작 3편 가운데 조선일보의 ‘국회의원에게 날아온 인사청탁 문자메시지(사진부문)’가 본선에 올라왔으나 아쉽게도 수상작으로 선정되지 못했다. 후속 취재 여하에 따라서는 파장이 클 수 있는 내용이지만 보충취재가 더 이뤄졌어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청탁받은 의원을 굳이 공개하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았느냐는 지적이 있었다. 이번 달에는 모두 44편의 출품돼 그 가운데 5편만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출품작 수가 많지도 않았지만, 출품작 중에서도 좋은 작품이 많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달의 기사장’ 심사 때 흔히 나오는 말은 “역시 언론이 언론다우려면 힘 있는 곳의 비리와 부정에 대해 감시, 고발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생존경쟁에 몰려 황폐해진 언론환경을 뛰어넘는 특종다운 특종기사가 많이 나오길 기대한다.

이 회차 수상작 2011년 10월

제254회(2011년 10월)에서 상을 받은 작품입니다.

취재보도부문 · 1편
단독공개, 퇴임 이후 ‘MB 사저’
1-07 시사저널 김지영
경제보도부문 · 1편
짝퉁 파는 소셜 커머스 지금 보는 작품
2-02 SBS 조지현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 1편
뉴캅스 - 수사버전을 올려라
3-06 서울신문 백민경·이영준·윤샘이나·김진아
지역취재보도부문 · 1편
용인시 용인경전철(주) 비리 의혹
5-08 경기신문 최영재·오영택
지역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 1편
영산강고대문화 600년 대탐사 ‘이제는 馬韓이다’
7-04 전남일보 이건상·박상지·배현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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