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 용인경전철(주) 비리 의혹
경기신문 사회2부 최영재 기자
수상이라는 영광을 안겨준 용인경전철 보도는 검찰수사 및 용인시와 용인경전철(주)의 재협상 등이 진행중인 관계로 지금도 취재후기를 쓰기가 조심스러운 미완의 숙제다.
그 숙제를 앞에 두고 기자로서의 길을 더 힘있게 가라고 격려해 주신 심사위원들과 특히 귀중한 지면을 아낌없이 할애해 주신 편집국장 및 선·후배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사실 4년전 '특혜'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는 최초의 실시협약에 대한 문제제기로 시작된 용인경전철 특혜비리 의혹에 대한 첫 보도 이후 용인경전철은 관심의 끈을 놓을래야 놓을 수 없는 '기자로서의 의무'와 같은 것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국제중재에 넘겨지고 6개월이 훌쩍 넘은 지난 10월 4일밤 첫 소식을 듣고, 보안을 유지하는 용인시 공무원들과 용인경전철(주)를 탐문 취재하여 확인하게 된 용인경전철과 관련한 국제중재법원의 1단계 판정은 충격 그 자체였다.
취재결과 국제중재법원의 1단계 판정에 의해 용인시가 2011년도 용인시 본예산의 38.9%에 해당하는 5천158억9천100만원을, 그중에서도 4천530억원은 당장 11일까지 지급해야 한다는 내용을 6일자로 단독 보도하게 되었다. 이후 전국 대부분의 유력 언론사들이 일제히 후속보도와 심층보도에 나서면서 용인경전철을 둘러싼 엄청난 반향을 실감했다.
또 4년전부터 꾸준히 제기한 조사특위 구성과 청문회 실시, 검찰 수사의뢰가 2011년 전격적으로 이뤄지고, 경전철 핵심 관계자에 대한 검찰의 출국금지와 압수수색 등 본격적인 수사가 진행되는 것을 보면서 기사의 힘이 의혹의 진실을 밝히고 세상을 바꾸는 단초가 될 수도 있다는 분명한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됐다.
취재를 하고 기사를 쓰면서 지방자치제 부활 20년을 맞는 2011년에 내가 낸 세금이 허투루 쓰여지나 간과하고 지나치는 이들이 많은 현실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엄청난 혈세가 투입됨에도 지자체장의 전시성·선심성 정책이 불러온 재정위기 등의 후과를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는 교훈을 온국민이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지난 4년간의 기나긴 취재가 혼자만의 외로운 싸움이 아니었다는 위안을 갖게 해줬다.
특히 국제중재판정 이후 머리를 맞대고 위기 타개에 나서야 할 용인시 공무원들이 오히려 자기 자리 지키기에 급급해 시민단체 명의를 도용한 검찰 수사의뢰 사실 여론화를 사주하는 모습을 후속 보도하면서 가야할 길이 멀다는 것을 또 한번 절실하게 느꼈다.
하지만 아직도 모든 것을 다 쏟아내지 못하고 많은 것들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시민들의 혈세인 용인경전철이 올곧이 용인시민들의 발로 돌아오는 날까지 취재는 계속될 것이다.
회차 심사평
제254회 전체 총평
제254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평
정필모 KBS 해설위원
권력에 대한 제도 언론의 비판·감시기능이 약화됐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사실 ‘이달의 기자상’에도 최근 몇 년 동안 권부의 비리나 부정을 집요하게 파헤친 특종다운 특종기사가 출품됐던 적이 별로 없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모두 44편의 출품작 가운데 취재보도부문에서 모처럼 권력 핵심부와 관련된 기사가 2편이나 본심에 올라왔다.
하나는 시사IN의 ‘MB 아들, 내곡동 50억 대 집 샀다’이고, 또 다른 하나는 시사저널의 ‘단독 공개, 퇴임 이후 MB 사저’이다. “청와대를 고정으로 출입하는 수많은 거대 매체 기자들을 쑥스럽게 했다”는 한 언론사 정치부 기자의 고백처럼 두말이 필요 없는 특종다운 특종이었다. 특히 상대적으로 취재환경이 열악한 시사주간지 기자들이 오랫동안 발품을 팔아 끄집어낸 특종은 때 마침 치러진 서울시장 선거 판세는 물론 정치권 전체에 상당한 파급력을 가져왔다.
다만 같은 소재의 특종기사가 공교롭게도 경쟁관계에 있는 두 주간지에서 본지 기준으로 같은 날 발행되고 이례적으로 본지 보도에 앞서 인터넷과 팟캐스트에 경쟁적으로 먼저 보도한 배경 등을 놓고 언론계의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그만큼 심사위원들의 논의와 평가가 어느 때보다도 신중하고 뜨거웠다.
결국 수상작으로는 시사저널 기사가 뽑혔다. 보도 시점이나 내용면에서 보다 후한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시사저널 기사는 인터넷판 게재시점이 한 발 앞섰고 ‘MB의 퇴임 후 사저용’이라는 점을 밝혀내는 등 내용면에서도 보다 완성도가 높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비해 시사IN 기사는 매입한 집의 철거 전 사진을 확보한 것으로 미뤄 취재를 먼저 시작한 것으로 추정되고 아들 이시형씨를 단독 인터뷰한 것은 돋보였지만 종합적인 평가에서 아쉽게도 함께 수상작으로 선정되지 못했다.
고의가 아니라는 해명에도 불구하고 공적서에 기사 게재시점을 일주일 앞당겨 표기하고도 스스로 조기에 바로잡지 않은 것은 감점의 요인이 됐다. 그렇다 하더라도 수상작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시사IN이 출품한 ‘나경원 후보의 피부클리닉 출입논란’ 기사와 함께 서울시장 선거과정에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MBC의 ‘이태원 살인사건 용의자, 14년 만에 덜미 미국 법원 구속’ 기사도 취재보도부문에서 예심을 통과했으나 본심에서 수상작으로 선정되지는 못했다. 미궁에 빠졌던 사건에 대해 국내 사법당국이 수사를 재개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아직 수사가 끝나지 않은 만큼 신중을 기하자는 의견이 있었다.
경제보도부문에서는 출품작 4편 가운데 유일하게 예심을 통과한 SBS의 ‘짝퉁 파는 소셜 커머스’가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이 기사는 실험 등을 통해 신뢰도를 높인 생활밀착형 보도로 파장도 컸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출품작 6편 가운데 한겨레신문의 ‘나쁜 일자리, 사내하청’과 서울신문의 ‘뉴캅스-수사버전을 올려라’ 등 2편이 예심을 통과했다. 이 중 ‘뉴캅스-수사버전을 올려라’가 수상작으로 뽑혔다. 이 기사는 검·경 수사권 조정이 여론의 관심사가 된 시점에서 풍부한 사례를 통해 경찰 수사시스템의 개선 필요성을 잘 제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비해 ‘나쁜 일자리, 사내하청’은 심각한 사회문제를 핵심을 잘 잡아 밀도 있게 취재했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새롭게 제기된 문제는 아니라는 점에서 아쉽게도 수상작으로 선정되지는 못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는 5편의 출품작 가운데 YTN의 ‘10·26 재보궐선거 뉴스특보’가 유일하게 본선에 올라왔으나 최종 수상작을 내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블릿 PC를 이용한 출구조사 등 YTN의 선거보도가 진일보했다는 평가와 함께 앞으로 기대가 된다는 의견이 있었다.
지역취재보도부문에서는 가장 많은 10편이 출품돼 그 중에서 3편이 예심을 통과했다. 그러나 수상작은 경기신문의 ‘용인시 용인경전철(주) 비리 의혹’ 1편뿐이었다. 이 기사는 향후 수지타산문제로 완공 후 운행 중단 상태에 있는 용인경전철 건설을 둘러싼 비리를 최초로 파헤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에 중부일보의 ‘황우석 박사, 코요테 복제 성공했나’는 제목에서 보듯이 최초 보도에서 다소 확신이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평가를 받아 수상작에 선정되지 못했다. 대구MBC의 ‘사상 최초 초등학교 축구 승부조작’은 의혹 보도로 축구협회가 조사에 나서 진상을 밝히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역시 아쉽게도 최종 수상작으로 뽑히지는 못했다.
지역기획 신문·통신부문에서는 출품작 4편 가운데 무등일보의 ‘영구임대 20년…삶의 질을 고민하자’와 전남일보의 ‘영산강 고대문화 600년 대탐사:이제는 마한이다’ 등 2편이 본선에 올라왔다. 이 가운데 지금까지 백제권으로 간주돼왔던 영산강 유역의 고대문화를 마한문화로 새롭게 조명했다는 평가를 받은 전남일보의 기사가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지역기획 방송부문에서는 5편의 출품작 가운데 G1강원민방의 ‘지역 갈등, 보이지 않는 실체를 밝힌다’와 TBC(대구방송)의 ‘석면 지붕 언제까지…’ 등 2편이 예심을 통과했으나 최종 수상작을 내지는 못했다.
전문보도부문에서는 출품작 3편 가운데 조선일보의 ‘국회의원에게 날아온 인사청탁 문자메시지(사진부문)’가 본선에 올라왔으나 아쉽게도 수상작으로 선정되지 못했다. 후속 취재 여하에 따라서는 파장이 클 수 있는 내용이지만 보충취재가 더 이뤄졌어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청탁받은 의원을 굳이 공개하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았느냐는 지적이 있었다.
이번 달에는 모두 44편의 출품돼 그 가운데 5편만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출품작 수가 많지도 않았지만, 출품작 중에서도 좋은 작품이 많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달의 기사장’ 심사 때 흔히 나오는 말은 “역시 언론이 언론다우려면 힘 있는 곳의 비리와 부정에 대해 감시, 고발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생존경쟁에 몰려 황폐해진 언론환경을 뛰어넘는 특종다운 특종기사가 많이 나오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