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특례법 때문에 아기를 버립니다
국민일보 김유나 기자
지난달 5일 새벽, 기사를 쓴 직후 서울 신림동 주사랑공동체교회로부터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김 기자, 아이 두 명이 또 버려졌어요.” 이 교회는 영아가 길거리에 버려져 목숨을 잃지 않도록 아기를 보관하는 ‘베이비박스’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입양특례법이 개정된 이후 국내외 입양이 법원 허가제로 바뀌었다. 이 과정에서 출생신고 서류 제출이 의무화돼 이에 부담을 느낀 부모들이 아기들을 버리게 된 것이다. 당초 기사는 허가제 전환 이후 입양 건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는 사실을 지적하려 했지만 취재를 거듭할수록 문제가 다른 곳에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바로 아기의 출생신고였다. 입양을 가지 못하고 보육원으로 보내지는 아기들의 사연을 접하면서 어른들의 법 때문에 아기들이 버려지는 현장을 보게 됐다.
입양특례법에 관한 기사를 20여건 작성하면서 들었던 생각은 법이 현실보다 앞서있다는 것이었다. 좋은 취지에서 만들었지만, 사회 현실과는 동떨어져 있었다.
물론 아기를 버린 이들을 옹호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다만 법 때문에 죄 없는 아기들이 버려지는 안타까운 현실을 조금이나마 바꾸고 싶었다. 관련법의 재개정 움직임이 국회에서 일고 있다니 다행스럽다.
수차례 직접 베이비박스를 찾아 아기를 만났다. 또 버려진 아기가 자라고 있는 보육원도 추적해 다시 만나기도 했다. 자신이 버려졌다는 사실도 모른 채 천사 같은 표정으로 곤히 잠들어 있던 아기들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부디 이 아기들이 좋은 양부모를 만나 따뜻한 가정에서 자랄 수 있길 희망한다. ‘아기가 또 버려졌다’는 비보를 더 이상 듣지 않게 되길 바란다.
회차 심사평
제269회 전체 총평
부산CBS ‘세제혜택 수단 전락한 푸드뱅크’ 식품관련 기업 위선 폭로
한국기자협회 기자상 심사위원회가 새로 구성된 지 만 1년이 되었다. 그 동안 몇 분의 심사위원이 신상의 변화로 교체되었지만 심사위원회 자체에는 큰 변화는 없었다. 다만 심사 분야와 절차에 몇 가지 변화가 있었다. 작품의 좀 더 엄정한 평가를 위해 응모 공적서에서 타 언론사의 선행보도 여부와 외부의 재정지원 여부를 밝히도록 하였다. 그리고 이번 달부터 응모 부문을 조금 조정하여 현실에 맞고 소외되는 부문이 없게 배려했다. 그리고 심사위원들의 점수를 집계할 때 최고점과 최하점을 제외하여 더욱더 심사의 공정성을 기하기로 했다.
심사방식은 전과 동일하다. 심사위원들이 먼저 개별심사로 작품마다 6점에서 10점까지 점수를 매겨서 나온 평균점이 9점 이상이면 가부 투표 없이 최종 수상작이 되고, 8점 이상 9점 미만이면 평가 논의를 거친 후 수상 여부를 가부 투표로 결정한다. 심사위원은 소속사 출품작에 대해서는 점수를 매기거나 평가 발언을 하거나 수상 가부 투표를 하지 않는다.
이달에는 모두 38건의 작품이 출품되어 8건이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먼저 취재보도부문에는 출품된 9개의 작품 가운데 4개의 작품이 8점을 넘겼고 이들은 모두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이 가운데 KBS 사회2부 김시원, 김준범 기자의 ‘이동흡, 특정업무경비 본인 MMF 계좌 입금 등 연속보도’는 이동흡 헌재소장 지명자의 인사검증에서 결정적인 증거를 제시한 점이 높이 평가되었다. 그러나 단발성 보도였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지적되었다.
동아일보 사회부 정원수 기자 외 11명의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검증’은 다수로 팀을 꾸려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고위공직자 검증작업을 벌인 점에서 호평을 받았으나 다른 언론사에서 하지 못한 특별한 검증 항목은 별로 없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오마이뉴스 사회부 황방열, 이병한, 최지용, 박소희 기자의 ‘헌법 위의 이마트’ 연속보도는 이마트의 탈법적인 직원감시와 노조파괴 행태에 대해 일련의 치밀한 보도를 이어간 점이 좋은 점수를 받았다.
한겨레신문 사회부 정환봉 기자의 ‘국가정보원 대선 여론조작 사건 보도’는 한 기자의 끈질긴 추적으로 국정원의 선거개입이라는 탈법행위를 밝혀냈다는 점이 높이 평가되었다.
경제보도부문에는 1개 작품이 출품되었으나 평균 8점을 넘기지 못했다. 기획보도 신문부문에는 6개의 작품이 출품되어 국민일보 사회부 김유나, 정현수, 김미나 기자의 ‘입양특례법 때문에 아기를 버립니다’와 한겨레신문 사회부 김태규 외 4인의 검찰개혁 시리즈 ‘정치검찰의 민낯’이 8점을 넘겼다. 국민일보 작품은 현실을 무시한 입양특례법의 부작용을 연속보도를 통해 부각시킴으로써 언론의 사후점검의 중요성을 잘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아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한겨레의 작품은 정치검사들의 문제의 심각성을 시의 적절하게 환기했으나 분석력과 심층성이 좀 부족했다는 지적으로 수상작으로 선정되지는 못했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는 네 작품이 출품되었으나 8점을 넘긴 작품이 없었다.
지역 취재보도부문에는 모두 열 개 작품이 출품되어 이 가운데 KNN 경남본부 송준우, 전성호, 박영준, 이원주 기자의 ‘어민 두 번 울리는 수산물재해보험’과 부산CBS 보도제작국 강동수, 강민정 기자의 ‘식품기업 재고처리와 세제 혜택 수단으로 전락한 푸드뱅크 실태’가 8점을 넘겼고 모두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KNN의 작품은 피해보험에 가입하고도 무지로 인해 제대로 보상을 받지 못하는 어민들이 제대로 보상을 받을 수 있게 해주었다는 점에서, 그리고 부산CBS의 작품은 식품기업이 재고를 처리하고 세제혜택을 받기 위해 먹기에 적절치 못한 음식을 푸드뱅크에 기부하는 위선적 행위를 증거로써 잘 폭로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지역기획 신문 부문과 방송 부문에는 각각 한 편씩 출품되었으나 모두 8점을 넘기지 못했다. 전문보도 사진부문에는 모두 네 작품이 출품되었으나 광주매일신문 사진부 김애리 기자의 ‘우주강국 향한 꿈의 궤적’만이 8점을 넘겼고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 작품은 위성발사체의 S자 궤적을 잘 포착했는데 이를 위해서 사전에 연구하고 준비하여 적절한 지점에서 오랫동안 대기함으로써 얻어낸 개가였다는 점에서 심사위원들의 호평을 받았다. 기자협회 비회원 기자가 출품하는 특별상 부문에는 두 작품이 응모했으나 둘 다 8점을 넘지 못했다.
<기자상 심사위원회>